국가인권위원회 결정

22정책0035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표명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회 의결일: 2022년 10월 14일

요지

국회의장에게,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 중 여성가족부 폐지에 관한 부분은 여성인권 및 성평등 정책의 전반적인 후퇴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고, 다양한 인권과제들을 성평등 관점에서 조율할 수 있도록 (가칭)‘성평등부’와 같은 성평등 정책 전담기구로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의견을 표명

주문

국회의장에게,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 중 여성가족부 폐지에 관한 부분은 여성인권 및 성평등 정책의 전반적인 후퇴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고, 다양한 인권과제들을 성평등 관점에서 조율할 수 있도록 (가칭) "성평등부"와 같은 성평등 정책 전담기구로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합니다.

이유

국 가 인 권 위 원 회
상 임 위 원 회
결 정
제 목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표명
주 문
국회의장에게,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 중 여성가족부 폐지에 관한 부분은 여성인권
및 성평등 정책의 전반적인 후퇴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고, 다양한 인권과제들을 성평등 관점에서 조율할 수 있도록 (가칭)
"성평등부"와 같은 성평등 정책 전담기구로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합니다.
이 유
Ⅰ. 의견표명의 배경
제20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
하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 7. 25. 여성가족부 업무보고 시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여성가족부 폐지 로드맵 조속 마련”을 지시하였고, 같은 해 10. 6.

행정안전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발표
하였다. 주호영 의원은 2022. 10. 7.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17759, 이하 "개정안"이라 한다)을 대표발의하였으며, 행정안전부는 국가인권
위원회에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였다.
개정안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여성가족부가 담당하던 청소년·가족, 양성
평등, 권익증진 업무를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면서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설치하고, 여성 고용 업무는 고용노동부로 이관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개정안에는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격상하고, 외교부에
재외동포청을 신설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개정안 중 여성가족부 폐지 부분은 성평등 정책의 컨트롤
타워 기능이 없어지거나 약화되는 등 성평등 정책의 전반적인 후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보아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검토하였다.
Ⅱ. 판단 및 참고 기준
「대한민국헌법」 제34조 제3항,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일반권고 제6호
(1988), 제4차 세계여성회의행동강령(1995),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제7차
(2011), 제8차 대한민국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2018), 제65차 유엔 여성
지위위원회 합의 결론: 성평등 및 모든 여성과 여아의 임파워먼트 달성을 위한
여성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공적 참여와 의사결정 및 폭력 근절(2021) 등을 참고
하였다.

Ⅲ. 판단
1. 성평등 정책 추진기구의 의의
성평등한 사회로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성평등 정책 추진기
구의 설치 여부로, 이는 그 나라가 성평등을 국가적 의제로 삼고 있는지 보
여주는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평등과 관련한 유엔 차원의 국제사회 정책 패러다임은 1975년 "여성 중
심의 접근(WID : Women In Development)"에서 1985년 "젠더 중심의 접근
(GAD : Gender And Development)"으로 이동하였으며, 1995년에는 "성 주류화
(gender mainstreaming)"로 이어졌다.
유엔 여성기구(UN Women)의 "각 나라의 성평등 추진체계("Directory of
NATIONAL MECHANISMS for Gender Equality)"(2008년, 2015년,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성평등 정책 추진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국가는 2008년에는 170
개국, 2015년에는 191개국, 2020년에는 194개국으로 조사되었으며, 2015년에는
3개국의 성평등 정책 추진기구가 폐지되고, 24개국이 신설된 것으로 분석된다.
각국에 설치된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의 조직 형태를 살펴보면, 독립부처(부/
청) 형태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된바, 2020년 기준 독립부처 형태가 160개국,
하부조직 형태가 13개국, 위원회 형태가 17개국, 기타 비정부기구 형태가 4개
국이었다.
특히 2020년에는 2015년 대비 하부조직(국/과), 위원회, 기타 비정부기구 형
태가 모두 감소된 것으로 분석된바, 이는 여성, 젠더, 성평등의 중요성 증대가

추진체계의 구축으로 이어지며, 특히 권한이 많은 독립부처 형태가 증가한 것
으로 보인다.
국가별 성평등 정책 추진기구의 명칭을 여성(women), 젠더(gender), 성평등
(gender equality), 기타로 분류해보면, 2020년 기준 총 194개국 중 여성이 포함
된 국가가 70개국, 젠더는 22개국, 성평등은 8개국, 기타는 81개국, 평등 7개국,
여성+젠더 2개국, 여성+평등 2개국, 여성+젠더+평등 2개국으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5년 북경세계여성대회 참가를 계기로 여성의 정치적·경
제적 주류화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었고, 여성 정책추진을 전담하는 기구의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후 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여성정책을 담당하던 정무장관실(제2실)이 폐지되고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
가 신설되었으며, 6개 부처에 여성정책담당관을 설치하여 "여성정책의 주류화"
를 정책기조로 추진하였다.
그러나 정무장관실(제2실)과 여성특별위원회의 권한의 한계, 재정적·인적 자
원의 부족으로 인한 여성정책 추진과 타 부처와의 조정 어려움, 여성정책 집행기
능 부재 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고, 이에 「정부조직법」이 개정되어 2001.
1. 29. 여성정책 추진을 전담하는 여성부가 신설되었다. 여성부는 여성특별위원
회가 담당했던 여성정책의 조정업무와 남녀 차별 개선 업무에 더하여 가정폭
력,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업무, 성매매 방지업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업무 등을 보건복지부로부터 이관받았고, 이 외에 여성인력 개발에 관한
업무,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 준수 업무, 북경여성행동강령 이행에 관한 업무
등을 맡게 되었다.

여성부는 보육업무, 가족정책 담당 여부에 따라 여성부와 여성가족부를 교차
하며 명칭이 변경되기도 하였다. 현 여성가족부는 가족 해체 및 다문화 가족
등 현안에 적극 대응하기 위하여 보건복지가족부의 청소년 및 다문화 가족을
포함한 가족 기능을 이관받아 2010년부터 업무를 시작하였다. 현재 여성가족부
의 전체 예산 가운데 여성정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 7.1%에 불과하
고, 청소년정책이 19.3%, 가족정책 59.7%에 달하는 등 청소년·가족 업무의 비
중이 크다.
이처럼 여성가족부는 여성정책의 기획ㆍ종합, 여성의 권익증진, 지위향상 등
사무를 관장하는 부처로 출범한 후 현재까지 「양성평등기본법」에 근거하여
양성평등정책, 젠더폭력방지정책, 청소년정책, 가족정책 등 성평등 정책의 컨트
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2. 개정안에 대한 검토
개정안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여성가족부가 담당하는 청소년·가족, 양성
평등, 권익증진 업무를 보건복지부로, 여성고용 업무는 고용노동부로 이관
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여성가족부의 주된 업무인 청소년·가족, 양성평등, 권익
증진 기능을 보건복지부 내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하여 담당하게 한다
는 것이다.
개정안 발의에 앞서 행정안전부는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인구·
가족·아동·청소년·노인 등 종합적 생애주기 정책과 양성평등, 권익증진기능을
총괄하는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하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과 같이 장관과 차관 중간의 위상 및 예우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기능 중심으로 편재된 정부 부처 가운데 이례적으로 대상
("여성")을 중심으로 조직되었는데, 이는 기존의 부녀복지 차원의 접근으로는
뿌리 깊고 구조적인 성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 성인지 감수성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라는 특수성,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일반권고 제6호와
제4차 세계여성대회 행동강령을 통해 여성정책 추진 전담기구를 설치·강화하라
는 권고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만들어진 결과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여성가족부가 폐지될 경우 여성 인권 및 성평등 정책의 전반적인
후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바, 여성가족부의 폐지는 통상적인 행정조직 개편
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하에서는 여
성가족부 폐지와 관련한 영향에 대해 검토한다.
가. 성평등 정책 컨트롤타워의 부재
한 국가의 성평등 정책 추진기구의 설치 유무는 그 나라가 성평등을 국가
적 의제로 삼고 있는지 보여주는 기준이 되며, 오늘날 성평등의 가치는 잠재성
장률을 높이고 불평등을 줄이는 등 한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다. 독립적인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를 구축한 국가가 점차 증가
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성가족부의 업무 가운데 성평등 관점의 범부처 간 조정과 통합 기능은
핵심적인 사항이다. 예컨대 성별영향평가, 성인지예산의 경우 관련 규정에 따
라 모든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에 적용되는바, 제도가 성공적으로 시행
되기 위해서는 전 부처와 지자체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만약 성평등 정책 업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독립부처가 없
다면 성평등 관점의 범부처 간 조정과 통합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여

관련 정책이 표류하거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여성가족
부가 동등한 위상을 가진 다른 부처를 상대로 성평등 정책과 관련한 조정업무를
할 때도 어려움을 겪었는데, 보건복지부 내 본부 형태의 기관으로 축소될 경우,
범부처간 정책 조정과 통합 기능이 제대로 수행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여성가족부 본연의 기능은 성평등 정책의 주무부처로서 관행적이고 구조
화된 성차별 문제를 드러내고 해소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의 방향은
국가 차원의 성평등 정책 업무를 복지, 인구·가족정책 관점으로 접근하였다는
점에서 다소 문제가 있다.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라는 명칭에서도 여성을 출산
정책의 수단으로 취급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최근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인 여성이 겪는 안전에 대한 위기, 디지털 기술 발전과 결합한 젠더 폭력,
혐오 문제 등은 복지나 인구·가족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
이고 중층적인 문제이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20여 년간 성평등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
온바, 업무가 쪼개져 각 부처로 이관될 경우 독립부처 형태로도 수월하지 않았
던 성평등 정책의 기획, 조정 및 총괄 기능은 약화될 것이고, 유기적으로 연결
되지 못하고 구심점을 잃어 표류하게 될 것이며, 각 부처의 고유업무에서 후순
위로 밀리는 등 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한 성평등 정책의 전반적인 후퇴로 이어
질 가능성이 높다.
나. 성평등 업무의 유명무실화
이번 정부조직 개편방안과 관련하여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가 시대 변화
에 맞춰 기능적으로 성평등 업무를 강화하는 내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
나 여성가족부 소관 업무를 보건복지부 등 다른 부처로 이관하면서 예산 증액

등의 조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성평등 업무를 수행하는 기구가 법률에 의해 그
권한과 지위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기구의 권한 등이 정부 지도층의 의지나
선의에 의존하게 되거나, 정치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약화될 수 있는
등 불안정한 상태로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관된 원칙에 따라
성평등 업무를 안정적으로 지속 수행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성평등 정책 전담
기구의 권한과 지위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독립적인 성평등 정책 추진기구이자 부처 위상을 가진 기관에서 성평등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 다른 부처 소속의 본부 위상을 가진 기관에서 성평등
업무를 하는 것은 업무 이관 여부와 상관없이 그 기능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기 어렵다. 우선 본부장이 국무회의에 배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의안 제출
이나 심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서 관련 법령이나 제도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본부 차원에서 다른 기관을
상대로 성평등 정책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은 별도의 기관
으로 수행할 때와는 효과성 측면에서 현저한 차이가 발생할 것인바, 요컨대
개정안대로 시행될 경우, 성평등 정책의 추진은 여성가족부가 수행하던 것과
비교할 때 약화되거나 유명무실화할 우려가 크다.
이뿐 아니라 여성가족부의 청소년·가족, 양성평등, 권익증진 업무는 보건
복지부로, 여성 고용 업무는 고용노동부로 나뉘어 이관될 경우, 각 업무 간
일관된 추진과 통합 효과가 저하될 것으로 전망되고, 성평등 관련 업무들이
업무를 이관받은 기관에서 본래 수행하던 업무에 비해 부수적으로 취급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각종 지표에 따른 우리나라의 성평등 수준은 아직 여성가족부 폐지를

논할 때가 아님을 시사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21년 "세계성별격차
보고서(The Global Gender Gap Report)"에 의하면 한국의 성격차지수는 156
개국 중 102위로 하위권이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9월 발표한 "2022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을 보면 2021년 여성 고용률은 전년보다 0.5%포인트 상승한 51.2%
를 기록했으나, 남성 고용률(70.0%)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여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47.4%로 남성 임금근로자 비정규직 비율(31.0%)에 비해 높아,
여성 고용의 질 역시 남성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한 국가인데, 우리나라 남녀 임금근로자의
중위소득을 비교할 때, 여성 임금근로자의 중위소득이 남성 임금근로자 중위
소득에 비해 31.5% 낮으며, 이는 OECD 평균(11.7%)의 약 3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2021년 전체 강력범죄 피해자 2만 2,476명 중 85.8%가 여성이고, 규모
1,000명 이상인 공공기관의 임원 중 4.4%만이 여성이라는 점 등 성차별이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임을 진단하는 지표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여성가족부에 대해 일부에서는 성평등과 관련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가족부의 조직이나 예산 현황에서 확인
할 수 있듯 현재 여성가족부의 업무 가운데 청소년과 가족의 업무 비중이 크
고 성평등 예산은 도리어 미미한바, 여성가족부가 성평등 정책 전담기구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어려운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여성가족부가 담당해온 성평등, 젠더 폭력, 여성 고용, 가족돌봄지원
문제 등은 사회 문화적 구조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시
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여성가족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
이다. 따라서 지금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할 것이 아니라 여성가족부가 20여 년

간 쌓아온 전문성과 경험을 살려 성평등 정책을 추진할 전담기구로서 위상을
강화하는 등 우리 사회의 성평등 수준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
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가족부가 성평등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가칭)
"성평등부"(가칭)와 같은 형태로 개편하여 여성이나 가족뿐 아니라 노동, 복지,
환경, 교육 등 다양한 사회문제와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평등부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성평등을
국가의 주요의제로 삼고 성평등 정책 전담기구 뿐 아니라 모든 부처와 지방자치
단체가 협력하여 성평등에 다가갈 수 있도록 법·제도적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
다. 시대적 흐름에 역행
1995년 유엔 제4차 세계여성대회에서 189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통과
시킨 "북경여성행동강령"은 각 정부에 여성발전을 위한 국가기구를 설치하고,
여기에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배치할 것을 주문하였다. 이후 2020년 기준
전 세계 194개국에 성평등 정책 추진기구가 설치되어 있으며, 160개국에는
독립부처 형태로 존재한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대한민국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를 통해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일반권고 제6호와 북경여성행동강령, 특히 국가
기구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관련한 지침을 상기하며
여성가족부의 3가지 소관 업무(젠더, 청소년, 가족)에 대한 권한, 책임, 그리고
인적·재정적 자원의 배분을 명확히 규정할 것 등을 권고하였고, 유엔 여성지위
위원회 역시 이러한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다.

오늘날 성평등 문제는 개별 국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류 보편의
인권문제이자 한 나라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컨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전 사회적으로 감염병 관리와 자영업 지원
문제에 집중하였으나, 점차 어린이집과 학교가 문을 닫게 되자 그 공백을
대부분 여성들이 메우게 된 결과 2020년 한 해에만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워킹맘
15만 6,000명이 노동시장을 떠났다. 우리 사회의 저출생 문제를 구조적 성차별
에서 원인을 찾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뿐만 아니라 필수 돌봄 노동을
담당하는 여성 요양보호사·간호사·보육교사들이 살인적 업무 부담에 시달리고,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극한에 이르렀으나 이에 대한 대책은 미비하였다.
이처럼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가 다발적으로 발생할 때, 성차별로
인한 문제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성평등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평등의 관점에서 조율하는 컨트롤타워이자
집행력을 갖춘 성평등 정책 전담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여성가족부가 20여 년간 국가 차원에서 성평등을 위한 법 제도를 정비
하고, 여성폭력 방지, 피해자 보호 및 권익증진과 관련하여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나,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우리 사회의 성평등 수
준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 요컨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보건복지부 내 본부(국)를 신설하여 이관할 경우, 그 기능이 제대로 유지된다고
보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여성인권 및 성평등 정책의 전반적인 후퇴로 이어질
것이 명백하며, "성주류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도 역행하
는 것이다.
Ⅳ.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의견을 표명한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신청인·피심인 등 당사자 칸은 따로 싣지 않습니다(본문의 이름은 원천이 가린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