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결정
14정책0001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대법원 2012두20991)에 관한 의견제출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
의결일: 2014년 1월 13일
요지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대법원 2012두20991)에 관한 의견제출
주문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한다)는 대법원에 계속 중인 “요양불승 인처분 취소사건(2012두20991)”에 대한 재판이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중대 한 영향을 미치는 재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 28조 제1항에 따라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출한다. 아 래 대법원 2012두20991사건(서울고등법원 2012누6836 판결에 대한 상고사건) 을 심리함에 있어 "의족 등 보조기구에 의지하여 근로를 제공하는 장애인 근로자의 의족이 업무 중 파손되었을 경우, 의족은 생물학적 신체가 아니므 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부상이라고 할 수 없어 요양급여의 지급대상 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합리적 사유가 없는 차별에 해 당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
I. 검토배경 의족을 장착하고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이 사건1) 원고가 제설작 업을 하던 중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여 그 의족이 파손되었고, 의 족 파손의 상병을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이하 "이 사건 피고"라고 한다)에 대 하여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으나 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 다)이 내려진바,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이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 에 있다.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애인 역시 근로를 통해 자신과 그 가족의 생계 를 유지하는바, 장애인 근로자는 여느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업무상의 사유 에 따른 부상 등의 위험에 노출되며, 특히 신체를 대체하는 의족, 의수 등 의 보조기를 사용하는 장애인 근로자는 근로의 종류 및 성질에 따라 해당 보조기가 없을 경우 사실상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그러나 이 사건 원고에 대한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의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의족은 신체의 일부가 아니므로 그 파손을 부상이라고 할 수 없어 요양급여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 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위원회는 이 사건 소송의 쟁점과 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우리 사회의 대표적 약자인 장애인 근로자의 인권 보호와 향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장애인의 직업 재활 및 고용에 관한 협약(ILO 협약 제159호)」 등의 국제법과 「헌법」, 「장애인차별 1) 대법원 2012두20991사건(서울고등법원 2012누6836 판결에 대한 상고사건)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 한다)」, 「사 회보장기본법」 등의 국내법에 근거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8조 제1 항의 규정에 따라 해당 재판부에 의견을 제출할 것에 대해 검토하게 되었 다. II. 판단 및 참고 기준 대한민국헌법 제6조, 제11조, 제34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 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6조, 사회보장기본법 제1조 내지 제5조, 제9조,
제10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2006. 12. 13. 채택, 2009. 1. 10. 발효) 전문, 제1조, 제3조 내지 제5조, 제12조, 제26조,
제27조, 장애인의 직업 재활 및 고용에 관한 협약(ILO 협약 제159호) (1984. 6. 20. 채택, 2000. 11. 15. 발효) 제1조, 제3조, 제4조를 판단 및 참고 기준으로 하였다.
Ⅲ. 판단 1.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함)」제5조 제1호에서 규정한 요양급여는 원칙적으로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또는 질병"에 대하여 보상을 하고 있는데, 의족의 파손은 신 체의 부상이 아닌 물적 손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요양급여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이 사건 처분의 사유로 들고 있다.
따라서 「산재보험법」상 부상을 사전적 의미의 "생물학적 신체"의 부상 으로 한정하여 해석해야 하는지 여부 및 의족의 파손을 부상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라고 할 수 있다. 2. 관련 규정 가. 대한민국 헌법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대한민국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 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한 동법 제34조에서는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 의무와 장애인에 대한 국가의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장애인에 대 하여 형식상으로는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지 아 니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함으로 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를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규 정하면서, 제8조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에 대한 모든 차별 을 방지하고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차별시정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 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장애인권리협약과 ILO협약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이하 "장애인권리협약"이라 함)」 제3조는
“(b) 차별 금지”와 “(c) 완전하고 효과적인 사회 참여 및 통합”, “(d) 인간 의 다양성과 인류의 한 부분으로서의 장애인에 대한 차이의 존중과 수용” 등을 중요한 원칙으로 정하고 있고, 제4조는 “(a) 본 협약에서 인정되는 권리 이행을 위한 모든 적절한 법률적, 행정적 및 기타 조치를 채택한다”,
“(b)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현존 법, 규정, 관습 및 관행을 개정 또는 폐지하기 위하여 입법을 포함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d) 본 협약과 일치되지 않는 행위 또는 관행을 제한하고, 공공 당국 및 기관 들이 본 협약에 따라 행동하도록 보장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동 협약 제5조2)에서는 “평등과 차별금지”를, 제12조3)는 “법 앞에 서의 평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17조는 “모든 장애인은,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기초 위에서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고유성에 대해 존중받을 권리 가 있다”고 하여 여러 조항에 걸쳐 장애인의 평등권과 장애인에 대한 차 별금지를 강조하고 있다. 한편 장애인의 노동권에 대하여 동 협약 제27조에서는 “당사국은 고용 과정 기간동안 장애를 입은 사람을 포함하여 노동권을 보호하고 촉진한 다”라고 규정하면서 동 조 (e)항에서 “구직, 취업 및 지속적 근무와 복직 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고용의 기회와 경력개발을 장려한 다”고 규정하고 있다. 2) 1. 당사국은 모든 사람은 법 앞과 법 아래에서 평등하며 법의 동등한 보호와 혜택을 차별 없이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2. 당사국은 장애를 사유로 하는 모든 차별을 금지하고 모든 유형의 차별에 대한 동등하고 효과적인 법적보호를 장애인 들에게 보장한다. 3. 차별을 제거하고 평등을 증진하기 위하여 당사국은 합리적인 편의제공이 가능하도록 보장하는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 한다. 4. 장애인의 사실상의 평등을 촉진시키거나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본 협약의 조건 하에서 차별로 간 주되어서는 안 된다. 3) 2. 당사국은 장애인들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법적능력을 누려야 함을 인정한다. 3. 당사국은 장애인들이 그들의 법적능력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지원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입법 및 기타 조치를 취한다
장애인의 직업 재활 및 고용에 관한 협약4)(이하 “ILO협약”이라 함) 제1조는 “이 협약의 목적상, 각 회원국은 직업재활의 목적을 장애인이 적 절한 고용을 보장받고, 보유하며, 진급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장애인에 대한 사회로의 통합 또는 재통합을 고양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본 다”라고 규정하고, 제3조는 “위에서 언급한 정책은 모든 범주의 장애인이 적절한 직업재활 방법을 이용하는 것을 보장하며, 공개노동시장에서 이들 을 위한 고용기회를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동 협약 제4조는 ”장애인과 다른 근로자간에 기회 및 대우에 있어 서의 효과적인 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특별한 적극적 조치는 다른 근로자 들에 대한 차별대우로 간주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회원국은 장애인이 모든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완전하고 동등하 게 향유하도록 하고 장애인의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며 고용관련 제 반 사안에 대하여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장애인에 대 한 차별이 존재하는 법, 규정, 관행들을 폐지하는 등 모든 적절한 법률적·
행정적 조치를 채택하여, 장애인이 법 앞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도록 하여 야 한다.
「헌법」 제6조에 따라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은 국내법과 같 은 효력을 지니므로 위 협약들의 회원국인 우리나라는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바, 이 사건 소송의 원인이 된 처분 및 이 사건 소송의 1심 과 2심 판결이 장애를 사유로 한 차별적 판단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 정당한 사유의 존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4) ILO 협약 제159호
3. 의족의 파손을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부상 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인지 여부 가. 헌법재판소의 판례에 따른 평등권 침해 판단 기준 헌법재판소는 "평등은 법의 적용이나 입법에 있어서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된다는 상대적.실질적 평등을 뜻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5) 대법원 역시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의 원칙이란, 모 든 국민이 모든 경우에 모든 점에서 똑같이 취급되어야 한다는 절대적 평 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규율대상의 차이를 전제로 한 상대적 평등”을 말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6) 한편, 헌법재판소는 시혜적 법률에 있어서는 입법자에게 보다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이 경우 합리적 근거 유무에 관한 자의금지 원칙을 심사기준으로 한다.7) 자의금지 원칙의 심사요건으로는 먼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지에 관련된 차별취 급의 존재여부와 이러한 차별취급이 자의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인바, 두 개의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가의 판단은 일반적으로 당 해 법규정의 의미와 목적에 달려있고, 차별취급의 자의성은 합리적 이유 가 결여된 것을 의미한다.8) 따라서 국가의 사회보장의무 이행의 일환인 산업재해보상보험에 대해 5) 헌법재판소 1999. 7. 22. 자 98헌바14 결정 6) 대법원 2008. 11. 20. 선고 2007두8287 전원합의체 판결 7) 헌법재판소 2004. 6. 24.자 2003헌바111 결정 8) 헌법재판소 2002. 11. 28.나 2002헌바45 결정
규정하고 있는 「산재보험법」의 해석 및 적용에 있어 자의적 차별이 발 생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해당 법규정의 목적을 먼저 살펴볼 필 요가 있다. 나. 「산재보험법」의 목적 요양급여 지급의 근거규정인 「산재보험법」은 제1조에서 “산업재해보 상보험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 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4조는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국가의 사회보장·
사회복지 증진 노력 의무, 신체장애자 등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에 대한 국가의 보호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근거하여 마련된 「사회보 장기본법」은 제2조에서 “사회보장은 모든 국민이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 로부터 벗어나 행복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자립을 지원 하며, 사회참여·자아실현에 필요한 제도와 여건을 조성하여 사회통합과 행복한 복지사회를 실현하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한다”고밝히고 있다. 위 법은 제3조에서 “사회보험”에 대해 “국민에게 발생하는 사회적 위 험을 보험의 방식으로 대처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소득을 보장하는 제 도”라고 정의하고 있는바, 「산재보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산업재해보 상보험은 근로자에게 업무수행으로 발생하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마련
된 사회보험의 일종이므로, 동법을 해석.적용함에 있어 위와 같은 사회 보장의 기본이념에 근거하여야만 한다. 다. 차별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요양급여는 「산재보험법」 제40조 제1항에 근거하여 지급되는 것으로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를 요건으 로 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부상"의 사전적 의미는 “몸에 상처를 입 음”이라는 뜻인바, "몸" 즉 "신체"는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이루는 전체 또는 그것의 활동 기능이나 상태”를 의미한다. 이 때, 이 사건 피고 및 1심, 2심 재판부와 같이 "신체"를 문언적 의미 그대로 생물학적 유기체로서의 몸에 한정하여 해석할 경우, 의족은 신체 에 해당하지 않아 업무상의 사유로 파손이 되더라도 부상으로 인정될 수 없고, 따라서 요양급여가 지급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다음과 같은 차별적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즉, 같은 업무상의 사고로 동일한 다리 부위의 손상을 입게 되어 업무 를 수행하는데 동일한 정도의 지장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가 장애가 없는 비장애인이라면 손상을 입은 다리 부위와 관련한 요양급여 신청에 대해 급여지급대상으로 인정될 것이지만, 당사자가 의족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라면 손상을 입은 의족이 신체로 인정되지 않아 부상이 아니라는 사유로 요양급여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상이한 결과가 발생된다. 이처럼 기 판결들에서와 같이 신체를 사전적 의미에 한정짓는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였을 때, 요양급여의 지급 여부가 "손상된 부위가 사전적 의미의 신체에 해당되는지"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바, 비장애인이 다리를 다쳤을 때는 요양급여가 지급되나 의족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의족인 다리 에 손상을 입은 경우에는 요양급여를 지급받을 수 없는 불리한 결과가 초 래되어 차별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는「장애인차별금지법」제4조에 규정된 “장애를 고려하 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 우”에도 해당하는바, 이러한 차별적 결과를 합리화시키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이는 「헌법」상 평등권 침해에 이르거나, 「장애인차별금지법」
의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 4. 의족의 파손을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부상 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한 합리적 사유의 존재 여부 가. 근로의 측면에서 의족과 생물학적 신체인 다리와의 동일성 이 사건 원고는 우측 슬부 상단부를 절단한 후 허리에 띠를 하여 남은 다리 부위에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의족을 사용하고 있다. 아파트 경비원 인 이 사건 원고는 주로 아파트의 시설 관리, 경비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신체의 활동 가능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팔다리의 기능 이 절대적으로 중요한바, 만약 다리의 한 쪽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 면 활동에 있어 심하게 제약을 받아 실질적인 업무수행이 불가능하게 된 다.
따라서 한 쪽의 생물학적 신체인 다리가 절단되어 부존재한 이 사건 원고는 이처럼 활동 가능성이 필히 요구되는 경비업무를 수행하기 불가능 한 상황이지만, 의족을 사용함으로써 생물학적 다리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어 당해 사고 발생 전까지 무리없이 본인의 업무를 수행해왔다. 따라서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은 단순히 원고의 우측다리의 부존재로 인한 불편과 기능상의 필요를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측다리를 완전히 대체하여 생 물학적 다리와 같이 기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이 사건 원고의 의 족은 실질적으로 원고가 경비원으로 종사할 수 있게 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였으며, 의족의 파손으로 인하여 원고는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 에 처하게 되었다. 나. 합리적 사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근로자의 부상”을 단지 생물학적 신체의 부상으로 한정하여 해석함으로써,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을 신체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산재보험법」은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 공정하게 보상”하고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사회보장기본법」의 기본이념과 합치되도록 해석할 것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이 근로자의 부상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의 여 부를 판단함에 있어 이러한 관련법들의 제정 목적과 취지, 원고가 종사하 고 있는 업무 및 업무환경, 원고의 의족이 근로에 있어 어떠한 역할을 수 행하고 있는지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만약 원고의 의족의 파손을 단순히 생물학적 신체의 일부가 아니라는
I. 검토배경 의족을 장착하고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이 사건1) 원고가 제설작 업을 하던 중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여 그 의족이 파손되었고, 의 족 파손의 상병을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이하 "이 사건 피고"라고 한다)에 대 하여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으나 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 다)이 내려진바,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이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 에 있다.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애인 역시 근로를 통해 자신과 그 가족의 생계 를 유지하는바, 장애인 근로자는 여느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업무상의 사유 에 따른 부상 등의 위험에 노출되며, 특히 신체를 대체하는 의족, 의수 등 의 보조기를 사용하는 장애인 근로자는 근로의 종류 및 성질에 따라 해당 보조기가 없을 경우 사실상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그러나 이 사건 원고에 대한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의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의족은 신체의 일부가 아니므로 그 파손을 부상이라고 할 수 없어 요양급여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 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위원회는 이 사건 소송의 쟁점과 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우리 사회의 대표적 약자인 장애인 근로자의 인권 보호와 향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장애인의 직업 재활 및 고용에 관한 협약(ILO 협약 제159호)」 등의 국제법과 「헌법」, 「장애인차별 1) 대법원 2012두20991사건(서울고등법원 2012누6836 판결에 대한 상고사건)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 한다)」, 「사 회보장기본법」 등의 국내법에 근거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8조 제1 항의 규정에 따라 해당 재판부에 의견을 제출할 것에 대해 검토하게 되었 다. II. 판단 및 참고 기준 대한민국헌법 제6조, 제11조, 제34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 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6조, 사회보장기본법 제1조 내지 제5조, 제9조,
제10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2006. 12. 13. 채택, 2009. 1. 10. 발효) 전문, 제1조, 제3조 내지 제5조, 제12조, 제26조,
제27조, 장애인의 직업 재활 및 고용에 관한 협약(ILO 협약 제159호) (1984. 6. 20. 채택, 2000. 11. 15. 발효) 제1조, 제3조, 제4조를 판단 및 참고 기준으로 하였다.
Ⅲ. 판단 1.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함)」제5조 제1호에서 규정한 요양급여는 원칙적으로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또는 질병"에 대하여 보상을 하고 있는데, 의족의 파손은 신 체의 부상이 아닌 물적 손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요양급여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이 사건 처분의 사유로 들고 있다.
따라서 「산재보험법」상 부상을 사전적 의미의 "생물학적 신체"의 부상 으로 한정하여 해석해야 하는지 여부 및 의족의 파손을 부상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라고 할 수 있다. 2. 관련 규정 가. 대한민국 헌법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대한민국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 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한 동법 제34조에서는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 의무와 장애인에 대한 국가의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장애인에 대 하여 형식상으로는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지 아 니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함으로 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를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규 정하면서, 제8조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에 대한 모든 차별 을 방지하고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차별시정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 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장애인권리협약과 ILO협약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이하 "장애인권리협약"이라 함)」 제3조는
“(b) 차별 금지”와 “(c) 완전하고 효과적인 사회 참여 및 통합”, “(d) 인간 의 다양성과 인류의 한 부분으로서의 장애인에 대한 차이의 존중과 수용” 등을 중요한 원칙으로 정하고 있고, 제4조는 “(a) 본 협약에서 인정되는 권리 이행을 위한 모든 적절한 법률적, 행정적 및 기타 조치를 채택한다”,
“(b)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현존 법, 규정, 관습 및 관행을 개정 또는 폐지하기 위하여 입법을 포함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d) 본 협약과 일치되지 않는 행위 또는 관행을 제한하고, 공공 당국 및 기관 들이 본 협약에 따라 행동하도록 보장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동 협약 제5조2)에서는 “평등과 차별금지”를, 제12조3)는 “법 앞에 서의 평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17조는 “모든 장애인은,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기초 위에서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고유성에 대해 존중받을 권리 가 있다”고 하여 여러 조항에 걸쳐 장애인의 평등권과 장애인에 대한 차 별금지를 강조하고 있다. 한편 장애인의 노동권에 대하여 동 협약 제27조에서는 “당사국은 고용 과정 기간동안 장애를 입은 사람을 포함하여 노동권을 보호하고 촉진한 다”라고 규정하면서 동 조 (e)항에서 “구직, 취업 및 지속적 근무와 복직 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고용의 기회와 경력개발을 장려한 다”고 규정하고 있다. 2) 1. 당사국은 모든 사람은 법 앞과 법 아래에서 평등하며 법의 동등한 보호와 혜택을 차별 없이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2. 당사국은 장애를 사유로 하는 모든 차별을 금지하고 모든 유형의 차별에 대한 동등하고 효과적인 법적보호를 장애인 들에게 보장한다. 3. 차별을 제거하고 평등을 증진하기 위하여 당사국은 합리적인 편의제공이 가능하도록 보장하는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 한다. 4. 장애인의 사실상의 평등을 촉진시키거나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본 협약의 조건 하에서 차별로 간 주되어서는 안 된다. 3) 2. 당사국은 장애인들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법적능력을 누려야 함을 인정한다. 3. 당사국은 장애인들이 그들의 법적능력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지원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입법 및 기타 조치를 취한다
장애인의 직업 재활 및 고용에 관한 협약4)(이하 “ILO협약”이라 함) 제1조는 “이 협약의 목적상, 각 회원국은 직업재활의 목적을 장애인이 적 절한 고용을 보장받고, 보유하며, 진급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장애인에 대한 사회로의 통합 또는 재통합을 고양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본 다”라고 규정하고, 제3조는 “위에서 언급한 정책은 모든 범주의 장애인이 적절한 직업재활 방법을 이용하는 것을 보장하며, 공개노동시장에서 이들 을 위한 고용기회를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동 협약 제4조는 ”장애인과 다른 근로자간에 기회 및 대우에 있어 서의 효과적인 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특별한 적극적 조치는 다른 근로자 들에 대한 차별대우로 간주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회원국은 장애인이 모든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완전하고 동등하 게 향유하도록 하고 장애인의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며 고용관련 제 반 사안에 대하여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장애인에 대 한 차별이 존재하는 법, 규정, 관행들을 폐지하는 등 모든 적절한 법률적·
행정적 조치를 채택하여, 장애인이 법 앞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도록 하여 야 한다.
「헌법」 제6조에 따라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은 국내법과 같 은 효력을 지니므로 위 협약들의 회원국인 우리나라는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바, 이 사건 소송의 원인이 된 처분 및 이 사건 소송의 1심 과 2심 판결이 장애를 사유로 한 차별적 판단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 정당한 사유의 존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4) ILO 협약 제159호
3. 의족의 파손을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부상 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인지 여부 가. 헌법재판소의 판례에 따른 평등권 침해 판단 기준 헌법재판소는 "평등은 법의 적용이나 입법에 있어서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된다는 상대적.실질적 평등을 뜻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5) 대법원 역시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의 원칙이란, 모 든 국민이 모든 경우에 모든 점에서 똑같이 취급되어야 한다는 절대적 평 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규율대상의 차이를 전제로 한 상대적 평등”을 말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6) 한편, 헌법재판소는 시혜적 법률에 있어서는 입법자에게 보다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이 경우 합리적 근거 유무에 관한 자의금지 원칙을 심사기준으로 한다.7) 자의금지 원칙의 심사요건으로는 먼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지에 관련된 차별취 급의 존재여부와 이러한 차별취급이 자의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인바, 두 개의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가의 판단은 일반적으로 당 해 법규정의 의미와 목적에 달려있고, 차별취급의 자의성은 합리적 이유 가 결여된 것을 의미한다.8) 따라서 국가의 사회보장의무 이행의 일환인 산업재해보상보험에 대해 5) 헌법재판소 1999. 7. 22. 자 98헌바14 결정 6) 대법원 2008. 11. 20. 선고 2007두8287 전원합의체 판결 7) 헌법재판소 2004. 6. 24.자 2003헌바111 결정 8) 헌법재판소 2002. 11. 28.나 2002헌바45 결정
규정하고 있는 「산재보험법」의 해석 및 적용에 있어 자의적 차별이 발 생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해당 법규정의 목적을 먼저 살펴볼 필 요가 있다. 나. 「산재보험법」의 목적 요양급여 지급의 근거규정인 「산재보험법」은 제1조에서 “산업재해보 상보험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 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4조는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국가의 사회보장·
사회복지 증진 노력 의무, 신체장애자 등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에 대한 국가의 보호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근거하여 마련된 「사회보 장기본법」은 제2조에서 “사회보장은 모든 국민이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 로부터 벗어나 행복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자립을 지원 하며, 사회참여·자아실현에 필요한 제도와 여건을 조성하여 사회통합과 행복한 복지사회를 실현하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한다”고밝히고 있다. 위 법은 제3조에서 “사회보험”에 대해 “국민에게 발생하는 사회적 위 험을 보험의 방식으로 대처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소득을 보장하는 제 도”라고 정의하고 있는바, 「산재보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산업재해보 상보험은 근로자에게 업무수행으로 발생하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마련
된 사회보험의 일종이므로, 동법을 해석.적용함에 있어 위와 같은 사회 보장의 기본이념에 근거하여야만 한다. 다. 차별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요양급여는 「산재보험법」 제40조 제1항에 근거하여 지급되는 것으로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를 요건으 로 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부상"의 사전적 의미는 “몸에 상처를 입 음”이라는 뜻인바, "몸" 즉 "신체"는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이루는 전체 또는 그것의 활동 기능이나 상태”를 의미한다. 이 때, 이 사건 피고 및 1심, 2심 재판부와 같이 "신체"를 문언적 의미 그대로 생물학적 유기체로서의 몸에 한정하여 해석할 경우, 의족은 신체 에 해당하지 않아 업무상의 사유로 파손이 되더라도 부상으로 인정될 수 없고, 따라서 요양급여가 지급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다음과 같은 차별적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즉, 같은 업무상의 사고로 동일한 다리 부위의 손상을 입게 되어 업무 를 수행하는데 동일한 정도의 지장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가 장애가 없는 비장애인이라면 손상을 입은 다리 부위와 관련한 요양급여 신청에 대해 급여지급대상으로 인정될 것이지만, 당사자가 의족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라면 손상을 입은 의족이 신체로 인정되지 않아 부상이 아니라는 사유로 요양급여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상이한 결과가 발생된다. 이처럼 기 판결들에서와 같이 신체를 사전적 의미에 한정짓는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였을 때, 요양급여의 지급 여부가 "손상된 부위가 사전적 의미의 신체에 해당되는지"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바, 비장애인이 다리를 다쳤을 때는 요양급여가 지급되나 의족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의족인 다리 에 손상을 입은 경우에는 요양급여를 지급받을 수 없는 불리한 결과가 초 래되어 차별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는「장애인차별금지법」제4조에 규정된 “장애를 고려하 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 우”에도 해당하는바, 이러한 차별적 결과를 합리화시키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이는 「헌법」상 평등권 침해에 이르거나, 「장애인차별금지법」
의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 4. 의족의 파손을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부상 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한 합리적 사유의 존재 여부 가. 근로의 측면에서 의족과 생물학적 신체인 다리와의 동일성 이 사건 원고는 우측 슬부 상단부를 절단한 후 허리에 띠를 하여 남은 다리 부위에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의족을 사용하고 있다. 아파트 경비원 인 이 사건 원고는 주로 아파트의 시설 관리, 경비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신체의 활동 가능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팔다리의 기능 이 절대적으로 중요한바, 만약 다리의 한 쪽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 면 활동에 있어 심하게 제약을 받아 실질적인 업무수행이 불가능하게 된 다.
따라서 한 쪽의 생물학적 신체인 다리가 절단되어 부존재한 이 사건 원고는 이처럼 활동 가능성이 필히 요구되는 경비업무를 수행하기 불가능 한 상황이지만, 의족을 사용함으로써 생물학적 다리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어 당해 사고 발생 전까지 무리없이 본인의 업무를 수행해왔다. 따라서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은 단순히 원고의 우측다리의 부존재로 인한 불편과 기능상의 필요를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측다리를 완전히 대체하여 생 물학적 다리와 같이 기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이 사건 원고의 의 족은 실질적으로 원고가 경비원으로 종사할 수 있게 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였으며, 의족의 파손으로 인하여 원고는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 에 처하게 되었다. 나. 합리적 사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근로자의 부상”을 단지 생물학적 신체의 부상으로 한정하여 해석함으로써,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을 신체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산재보험법」은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 공정하게 보상”하고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사회보장기본법」의 기본이념과 합치되도록 해석할 것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이 근로자의 부상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의 여 부를 판단함에 있어 이러한 관련법들의 제정 목적과 취지, 원고가 종사하 고 있는 업무 및 업무환경, 원고의 의족이 근로에 있어 어떠한 역할을 수 행하고 있는지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만약 원고의 의족의 파손을 단순히 생물학적 신체의 일부가 아니라는
이유
국 가 인 권 위 원 회
결 정
제 목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대법원 2012두20991)에 대
한 의견제출
주 문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한다)는 대법원에 계속 중인 “요양불승
인처분 취소사건(2012두20991)”에 대한 재판이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중대
한 영향을 미치는 재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
28조 제1항에 따라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출한다.
아 래
대법원 2012두20991사건(서울고등법원 2012누6836 판결에 대한 상고사건)
을 심리함에 있어 "의족 등 보조기구에 의지하여 근로를 제공하는 장애인
근로자의 의족이 업무 중 파손되었을 경우, 의족은 생물학적 신체가 아니므
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부상이라고 할 수 없어 요양급여의 지급대상
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합리적 사유가 없는 차별에 해
당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
I. 검토배경
의족을 장착하고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이 사건1) 원고가 제설작
업을 하던 중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여 그 의족이 파손되었고, 의
족 파손의 상병을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이하 "이 사건 피고"라고 한다)에 대
하여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으나 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
다)이 내려진바,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이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
에 있다.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애인 역시 근로를 통해 자신과 그 가족의 생계
를 유지하는바, 장애인 근로자는 여느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업무상의 사유
에 따른 부상 등의 위험에 노출되며, 특히 신체를 대체하는 의족, 의수 등
의 보조기를 사용하는 장애인 근로자는 근로의 종류 및 성질에 따라 해당
보조기가 없을 경우 사실상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그러나 이 사건 원고에 대한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의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의족은 신체의 일부가 아니므로 그 파손을 부상이라고
할 수 없어 요양급여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
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위원회는 이 사건 소송의 쟁점과 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우리
사회의 대표적 약자인 장애인 근로자의 인권 보호와 향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장애인의 직업 재활 및
고용에 관한 협약(ILO 협약 제159호)」 등의 국제법과 「헌법」, 「장애인차별
1) 대법원 2012두20991사건(서울고등법원 2012누6836 판결에 대한 상고사건)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 한다)」, 「사
회보장기본법」 등의 국내법에 근거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8조 제1
항의 규정에 따라 해당 재판부에 의견을 제출할 것에 대해 검토하게 되었
다.
II. 판단 및 참고 기준
대한민국헌법 제6조, 제11조, 제34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
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6조, 사회보장기본법 제1조 내지 제5조, 제9조,
제10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2006. 12.
13. 채택, 2009. 1. 10. 발효) 전문, 제1조, 제3조 내지 제5조, 제12조, 제26조,
제27조, 장애인의 직업 재활 및 고용에 관한 협약(ILO 협약 제159호)
(1984. 6. 20. 채택, 2000. 11. 15. 발효) 제1조, 제3조, 제4조를 판단 및 참고
기준으로 하였다.
Ⅲ. 판단
1.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함)」제5조
제1호에서 규정한 요양급여는 원칙적으로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또는 질병"에 대하여 보상을 하고 있는데, 의족의 파손은 신
체의 부상이 아닌 물적 손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요양급여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이 사건 처분의 사유로 들고 있다.
따라서 「산재보험법」상 부상을 사전적 의미의 "생물학적 신체"의 부상
으로 한정하여 해석해야 하는지 여부 및 의족의 파손을 부상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라고 할 수 있다.
2. 관련 규정
가. 대한민국 헌법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대한민국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
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한 동법 제34조에서는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 의무와 장애인에
대한 국가의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장애인에 대
하여 형식상으로는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지 아
니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함으로
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를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규
정하면서, 제8조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에 대한 모든 차별
을 방지하고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차별시정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
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장애인권리협약과 ILO협약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이하 "장애인권리협약"이라 함)」 제3조는
“(b) 차별 금지”와 “(c) 완전하고 효과적인 사회 참여 및 통합”, “(d) 인간
의 다양성과 인류의 한 부분으로서의 장애인에 대한 차이의 존중과 수용”
등을 중요한 원칙으로 정하고 있고, 제4조는 “(a) 본 협약에서 인정되는
권리 이행을 위한 모든 적절한 법률적, 행정적 및 기타 조치를 채택한다”,
“(b)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현존 법, 규정, 관습 및 관행을 개정
또는 폐지하기 위하여 입법을 포함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d)
본 협약과 일치되지 않는 행위 또는 관행을 제한하고, 공공 당국 및 기관
들이 본 협약에 따라 행동하도록 보장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동 협약 제5조2)에서는 “평등과 차별금지”를, 제12조3)는 “법 앞에
서의 평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17조는 “모든 장애인은,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기초 위에서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고유성에 대해 존중받을 권리
가 있다”고 하여 여러 조항에 걸쳐 장애인의 평등권과 장애인에 대한 차
별금지를 강조하고 있다.
한편 장애인의 노동권에 대하여 동 협약 제27조에서는 “당사국은 고용
과정 기간동안 장애를 입은 사람을 포함하여 노동권을 보호하고 촉진한
다”라고 규정하면서 동 조 (e)항에서 “구직, 취업 및 지속적 근무와 복직
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고용의 기회와 경력개발을 장려한
다”고 규정하고 있다.
2) 1. 당사국은 모든 사람은 법 앞과 법 아래에서 평등하며 법의 동등한 보호와 혜택을 차별 없이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2. 당사국은 장애를 사유로 하는 모든 차별을 금지하고 모든 유형의 차별에 대한 동등하고 효과적인 법적보호를 장애인
들에게 보장한다.
3. 차별을 제거하고 평등을 증진하기 위하여 당사국은 합리적인 편의제공이 가능하도록 보장하는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
한다.
4. 장애인의 사실상의 평등을 촉진시키거나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본 협약의 조건 하에서 차별로 간
주되어서는 안 된다.
3) 2. 당사국은 장애인들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법적능력을 누려야 함을 인정한다.
3. 당사국은 장애인들이 그들의 법적능력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지원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입법
및 기타 조치를 취한다
장애인의 직업 재활 및 고용에 관한 협약4)(이하 “ILO협약”이라 함)
제1조는 “이 협약의 목적상, 각 회원국은 직업재활의 목적을 장애인이 적
절한 고용을 보장받고, 보유하며, 진급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장애인에
대한 사회로의 통합 또는 재통합을 고양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본
다”라고 규정하고, 제3조는 “위에서 언급한 정책은 모든 범주의 장애인이
적절한 직업재활 방법을 이용하는 것을 보장하며, 공개노동시장에서 이들
을 위한 고용기회를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동 협약 제4조는 ”장애인과 다른 근로자간에 기회 및 대우에 있어
서의 효과적인 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특별한 적극적 조치는 다른 근로자
들에 대한 차별대우로 간주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회원국은 장애인이 모든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완전하고 동등하
게 향유하도록 하고 장애인의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며 고용관련 제
반 사안에 대하여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장애인에 대
한 차별이 존재하는 법, 규정, 관행들을 폐지하는 등 모든 적절한 법률적·
행정적 조치를 채택하여, 장애인이 법 앞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도록 하여
야 한다.
「헌법」 제6조에 따라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은 국내법과 같
은 효력을 지니므로 위 협약들의 회원국인 우리나라는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바, 이 사건 소송의 원인이 된 처분 및 이 사건 소송의 1심
과 2심 판결이 장애를 사유로 한 차별적 판단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
정당한 사유의 존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4) ILO 협약 제159호
3. 의족의 파손을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부상
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인지 여부
가. 헌법재판소의 판례에 따른 평등권 침해 판단 기준
헌법재판소는 "평등은 법의 적용이나 입법에 있어서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된다는 상대적·실질적 평등을 뜻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5) 대법원 역시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의 원칙이란, 모
든 국민이 모든 경우에 모든 점에서 똑같이 취급되어야 한다는 절대적 평
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규율대상의 차이를 전제로 한 상대적 평등”을
말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6)
한편, 헌법재판소는 시혜적 법률에 있어서는 입법자에게 보다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이 경우 합리적 근거 유무에 관한
자의금지 원칙을 심사기준으로 한다.7) 자의금지 원칙의 심사요건으로는
먼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지에 관련된 차별취
급의 존재여부와 이러한 차별취급이 자의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인바, 두 개의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가의 판단은 일반적으로 당
해 법규정의 의미와 목적에 달려있고, 차별취급의 자의성은 합리적 이유
가 결여된 것을 의미한다.8)
따라서 국가의 사회보장의무 이행의 일환인 산업재해보상보험에 대해
5) 헌법재판소 1999. 7. 22. 자 98헌바14 결정
6) 대법원 2008. 11. 20. 선고 2007두8287 전원합의체 판결
7) 헌법재판소 2004. 6. 24.자 2003헌바111 결정
8) 헌법재판소 2002. 11. 28.나 2002헌바45 결정
규정하고 있는 「산재보험법」의 해석 및 적용에 있어 자의적 차별이 발
생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해당 법규정의 목적을 먼저 살펴볼 필
요가 있다.
나. 「산재보험법」의 목적
요양급여 지급의 근거규정인 「산재보험법」은 제1조에서 “산업재해보
상보험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
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4조는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국가의 사회보장·
사회복지 증진 노력 의무, 신체장애자 등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에 대한
국가의 보호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근거하여 마련된 「사회보
장기본법」은 제2조에서 “사회보장은 모든 국민이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
로부터 벗어나 행복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자립을 지원
하며, 사회참여·자아실현에 필요한 제도와 여건을 조성하여 사회통합과
행복한 복지사회를 실현하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한다”고밝히고 있다.
위 법은 제3조에서 “사회보험”에 대해 “국민에게 발생하는 사회적 위
험을 보험의 방식으로 대처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소득을 보장하는 제
도”라고 정의하고 있는바, 「산재보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산업재해보
상보험은 근로자에게 업무수행으로 발생하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마련
된 사회보험의 일종이므로, 동법을 해석·적용함에 있어 위와 같은 사회
보장의 기본이념에 근거하여야만 한다.
다. 차별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요양급여는 「산재보험법」 제40조 제1항에 근거하여 지급되는 것으로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를 요건으
로 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부상"의 사전적 의미는 “몸에 상처를 입
음”이라는 뜻인바, "몸" 즉 "신체"는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이루는 전체
또는 그것의 활동 기능이나 상태”를 의미한다.
이 때, 이 사건 피고 및 1심, 2심 재판부와 같이 "신체"를 문언적 의미
그대로 생물학적 유기체로서의 몸에 한정하여 해석할 경우, 의족은 신체
에 해당하지 않아 업무상의 사유로 파손이 되더라도 부상으로 인정될 수
없고, 따라서 요양급여가 지급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다음과
같은 차별적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즉, 같은 업무상의 사고로 동일한 다리 부위의 손상을 입게 되어 업무
를 수행하는데 동일한 정도의 지장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가 장애가 없는
비장애인이라면 손상을 입은 다리 부위와 관련한 요양급여 신청에 대해
급여지급대상으로 인정될 것이지만, 당사자가 의족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라면 손상을 입은 의족이 신체로 인정되지 않아 부상이 아니라는 사유로
요양급여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상이한 결과가 발생된다.
이처럼 기 판결들에서와 같이 신체를 사전적 의미에 한정짓는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였을 때, 요양급여의 지급 여부가 "손상된 부위가 사전적
의미의 신체에 해당되는지"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바, 비장애인이 다리를
다쳤을 때는 요양급여가 지급되나 의족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의족인 다리
에 손상을 입은 경우에는 요양급여를 지급받을 수 없는 불리한 결과가 초
래되어 차별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는「장애인차별금지법」제4조에 규정된 “장애를 고려하
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
우”에도 해당하는바, 이러한 차별적 결과를 합리화시키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이는 「헌법」상 평등권 침해에 이르거나, 「장애인차별금지법」
의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
4. 의족의 파손을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부상
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한 합리적 사유의 존재 여부
가. 근로의 측면에서 의족과 생물학적 신체인 다리와의 동일성
이 사건 원고는 우측 슬부 상단부를 절단한 후 허리에 띠를 하여 남은
다리 부위에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의족을 사용하고 있다. 아파트 경비원
인 이 사건 원고는 주로 아파트의 시설 관리, 경비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신체의 활동 가능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팔다리의 기능
이 절대적으로 중요한바, 만약 다리의 한 쪽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
면 활동에 있어 심하게 제약을 받아 실질적인 업무수행이 불가능하게 된
다.
따라서 한 쪽의 생물학적 신체인 다리가 절단되어 부존재한 이 사건
원고는 이처럼 활동 가능성이 필히 요구되는 경비업무를 수행하기 불가능
한 상황이지만, 의족을 사용함으로써 생물학적 다리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어 당해 사고 발생 전까지 무리없이 본인의 업무를 수행해왔다. 따라서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은 단순히 원고의 우측다리의 부존재로 인한 불편과
기능상의 필요를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측다리를 완전히 대체하여 생
물학적 다리와 같이 기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이 사건 원고의 의
족은 실질적으로 원고가 경비원으로 종사할 수 있게 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였으며, 의족의 파손으로 인하여 원고는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
에 처하게 되었다.
나. 합리적 사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근로자의 부상”을 단지 생물학적 신체의 부상으로 한정하여
해석함으로써,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을 신체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산재보험법」은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 공정하게
보상”하고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사회보장기본법」의 기본이념과 합치되도록 해석할 것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이 근로자의 부상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의 여
부를 판단함에 있어 이러한 관련법들의 제정 목적과 취지, 원고가 종사하
고 있는 업무 및 업무환경, 원고의 의족이 근로에 있어 어떠한 역할을 수
행하고 있는지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만약 원고의 의족의 파손을 단순히 생물학적 신체의 일부가 아니라는
이유로 근로자의 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한다면, 이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산재보험법」의 목적인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저
해하는 결과를 가져와 동법의 취지와 목적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원심은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이 탈부착이 비교적 쉽고 신체의 기
능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신체
의 일부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현재 의족을 완전히 신체
에 고정시키는 기술이 일반에널리 적용되기는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보조기가 신체에 체화되어 쉽게 탈부착 되지 않는 경우에만 신
체의 일부로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신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임과 동시에, 실질적으로 완전
히 동일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을 탈착여부에 따라서 달리 취급하고 있는
것인바, 이에 합리적 사유를 인정하기힘들다고 할 수 있다.
5.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피고의 처분과 1·2심 법원의 판결들은 이 사건 원고의
장애 특성 및 근로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의족은 사전적 의미의 생
물학적 신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 파손을 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를 승인하지 않은 것인바, 이는 근로자라는
동일집단에서 장애의 특성 및 상황을 간과하고 사전적 의미의 생물학적 신
체라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이러한 차별적 결과 발생에 합리적인 사유가 존재한다
고 인정할 수 없는바, 이는 곧 우리 「헌법」과 법률에 배치되는 차별행위
에 해당하며, 국가가 장애인에 대한 모든 차별을 방지하고 실질적으로 해소
하기 위하여 필요한 적극적인 조치를 해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2008년 비준하여 이미 발효된 「장애인권리협약」을
포함하여, 「ILO 협약」, 「헌법」,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의 관련 국내
외 규정과 「사회보장기본법」, 「산재보험법」의 기본이념 및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았을 때 의족 등 보조기구에 절대적으로 의지하여 근
로를 제공하는 장애인이 업무 중 그 의족이 파손되었을 경우 이에 대하여
요양급여를 받을 권리가 차별 없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Ⅳ. 결론
그간 위원회는 장애인의 인권보호를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장애인 근로자의 인권 향상을 위해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권고』,
『2013~2017 장애인 인권증진 중장기 계획 권고』 등을 발표하면서,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의 노동기회 보장 등 평등한 사회참여를 통한 장애인의 기본
적 인권 보장을 위한 국가의 노력을 촉구한 바 있다.
이 사건 피고, 1·2심 재판부와 같이 사전적 의미만을 강조하여 "의족은
생물학적 신체가 아니므로 이 사건 원고의 의족파손을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의 지급대상인 신체의 부상이라고 할 수 없어, 이 사건 처분이 타
당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합리적 사유가 없는 차별에 해당하
며, 더 나아가 노동을 통한 사회참여를 꾀하는 장애인 근로자로 하여금 그
의지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원고와 같이 의족 등 보조기구에 의지하여 근로를 제공
하는 장애인 근로자의 의족이 업무 중 파손되었을 경우, 이를 「산재보험
법」상 요양급여지급대상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8조 제1항에 의하여
대법원 해당 재판부에 위와 같이 의견을 제출한다.
2014. 1. 13.
위 원 장 현 병철
위 원 김 영 혜
위 원 홍 진 표
위 원 장명숙
위 원 한태 식
위 원 김 성 영
위 원 곽 란 주
위 원 강명득
위 정본입니다.
2014. 2. 17.
국 가 인 권 위 원 회
행정사무관 이 경 우 (인)
결 정
제 목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대법원 2012두20991)에 대
한 의견제출
주 문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한다)는 대법원에 계속 중인 “요양불승
인처분 취소사건(2012두20991)”에 대한 재판이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중대
한 영향을 미치는 재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
28조 제1항에 따라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출한다.
아 래
대법원 2012두20991사건(서울고등법원 2012누6836 판결에 대한 상고사건)
을 심리함에 있어 "의족 등 보조기구에 의지하여 근로를 제공하는 장애인
근로자의 의족이 업무 중 파손되었을 경우, 의족은 생물학적 신체가 아니므
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부상이라고 할 수 없어 요양급여의 지급대상
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합리적 사유가 없는 차별에 해
당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
I. 검토배경
의족을 장착하고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이 사건1) 원고가 제설작
업을 하던 중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여 그 의족이 파손되었고, 의
족 파손의 상병을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이하 "이 사건 피고"라고 한다)에 대
하여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으나 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
다)이 내려진바,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이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
에 있다.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애인 역시 근로를 통해 자신과 그 가족의 생계
를 유지하는바, 장애인 근로자는 여느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업무상의 사유
에 따른 부상 등의 위험에 노출되며, 특히 신체를 대체하는 의족, 의수 등
의 보조기를 사용하는 장애인 근로자는 근로의 종류 및 성질에 따라 해당
보조기가 없을 경우 사실상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그러나 이 사건 원고에 대한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의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의족은 신체의 일부가 아니므로 그 파손을 부상이라고
할 수 없어 요양급여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
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위원회는 이 사건 소송의 쟁점과 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우리
사회의 대표적 약자인 장애인 근로자의 인권 보호와 향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장애인의 직업 재활 및
고용에 관한 협약(ILO 협약 제159호)」 등의 국제법과 「헌법」, 「장애인차별
1) 대법원 2012두20991사건(서울고등법원 2012누6836 판결에 대한 상고사건)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 한다)」, 「사
회보장기본법」 등의 국내법에 근거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8조 제1
항의 규정에 따라 해당 재판부에 의견을 제출할 것에 대해 검토하게 되었
다.
II. 판단 및 참고 기준
대한민국헌법 제6조, 제11조, 제34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
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6조, 사회보장기본법 제1조 내지 제5조, 제9조,
제10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2006. 12.
13. 채택, 2009. 1. 10. 발효) 전문, 제1조, 제3조 내지 제5조, 제12조, 제26조,
제27조, 장애인의 직업 재활 및 고용에 관한 협약(ILO 협약 제159호)
(1984. 6. 20. 채택, 2000. 11. 15. 발효) 제1조, 제3조, 제4조를 판단 및 참고
기준으로 하였다.
Ⅲ. 판단
1.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함)」제5조
제1호에서 규정한 요양급여는 원칙적으로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또는 질병"에 대하여 보상을 하고 있는데, 의족의 파손은 신
체의 부상이 아닌 물적 손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요양급여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이 사건 처분의 사유로 들고 있다.
따라서 「산재보험법」상 부상을 사전적 의미의 "생물학적 신체"의 부상
으로 한정하여 해석해야 하는지 여부 및 의족의 파손을 부상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라고 할 수 있다.
2. 관련 규정
가. 대한민국 헌법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대한민국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
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한 동법 제34조에서는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 의무와 장애인에
대한 국가의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장애인에 대
하여 형식상으로는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지 아
니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함으로
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를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규
정하면서, 제8조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에 대한 모든 차별
을 방지하고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차별시정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
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장애인권리협약과 ILO협약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이하 "장애인권리협약"이라 함)」 제3조는
“(b) 차별 금지”와 “(c) 완전하고 효과적인 사회 참여 및 통합”, “(d) 인간
의 다양성과 인류의 한 부분으로서의 장애인에 대한 차이의 존중과 수용”
등을 중요한 원칙으로 정하고 있고, 제4조는 “(a) 본 협약에서 인정되는
권리 이행을 위한 모든 적절한 법률적, 행정적 및 기타 조치를 채택한다”,
“(b)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현존 법, 규정, 관습 및 관행을 개정
또는 폐지하기 위하여 입법을 포함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d)
본 협약과 일치되지 않는 행위 또는 관행을 제한하고, 공공 당국 및 기관
들이 본 협약에 따라 행동하도록 보장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동 협약 제5조2)에서는 “평등과 차별금지”를, 제12조3)는 “법 앞에
서의 평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17조는 “모든 장애인은,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기초 위에서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고유성에 대해 존중받을 권리
가 있다”고 하여 여러 조항에 걸쳐 장애인의 평등권과 장애인에 대한 차
별금지를 강조하고 있다.
한편 장애인의 노동권에 대하여 동 협약 제27조에서는 “당사국은 고용
과정 기간동안 장애를 입은 사람을 포함하여 노동권을 보호하고 촉진한
다”라고 규정하면서 동 조 (e)항에서 “구직, 취업 및 지속적 근무와 복직
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고용의 기회와 경력개발을 장려한
다”고 규정하고 있다.
2) 1. 당사국은 모든 사람은 법 앞과 법 아래에서 평등하며 법의 동등한 보호와 혜택을 차별 없이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2. 당사국은 장애를 사유로 하는 모든 차별을 금지하고 모든 유형의 차별에 대한 동등하고 효과적인 법적보호를 장애인
들에게 보장한다.
3. 차별을 제거하고 평등을 증진하기 위하여 당사국은 합리적인 편의제공이 가능하도록 보장하는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
한다.
4. 장애인의 사실상의 평등을 촉진시키거나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본 협약의 조건 하에서 차별로 간
주되어서는 안 된다.
3) 2. 당사국은 장애인들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법적능력을 누려야 함을 인정한다.
3. 당사국은 장애인들이 그들의 법적능력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지원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입법
및 기타 조치를 취한다
장애인의 직업 재활 및 고용에 관한 협약4)(이하 “ILO협약”이라 함)
제1조는 “이 협약의 목적상, 각 회원국은 직업재활의 목적을 장애인이 적
절한 고용을 보장받고, 보유하며, 진급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장애인에
대한 사회로의 통합 또는 재통합을 고양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본
다”라고 규정하고, 제3조는 “위에서 언급한 정책은 모든 범주의 장애인이
적절한 직업재활 방법을 이용하는 것을 보장하며, 공개노동시장에서 이들
을 위한 고용기회를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동 협약 제4조는 ”장애인과 다른 근로자간에 기회 및 대우에 있어
서의 효과적인 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특별한 적극적 조치는 다른 근로자
들에 대한 차별대우로 간주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회원국은 장애인이 모든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완전하고 동등하
게 향유하도록 하고 장애인의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며 고용관련 제
반 사안에 대하여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장애인에 대
한 차별이 존재하는 법, 규정, 관행들을 폐지하는 등 모든 적절한 법률적·
행정적 조치를 채택하여, 장애인이 법 앞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도록 하여
야 한다.
「헌법」 제6조에 따라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은 국내법과 같
은 효력을 지니므로 위 협약들의 회원국인 우리나라는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바, 이 사건 소송의 원인이 된 처분 및 이 사건 소송의 1심
과 2심 판결이 장애를 사유로 한 차별적 판단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
정당한 사유의 존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4) ILO 협약 제159호
3. 의족의 파손을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부상
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인지 여부
가. 헌법재판소의 판례에 따른 평등권 침해 판단 기준
헌법재판소는 "평등은 법의 적용이나 입법에 있어서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된다는 상대적·실질적 평등을 뜻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5) 대법원 역시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의 원칙이란, 모
든 국민이 모든 경우에 모든 점에서 똑같이 취급되어야 한다는 절대적 평
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규율대상의 차이를 전제로 한 상대적 평등”을
말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6)
한편, 헌법재판소는 시혜적 법률에 있어서는 입법자에게 보다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이 경우 합리적 근거 유무에 관한
자의금지 원칙을 심사기준으로 한다.7) 자의금지 원칙의 심사요건으로는
먼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지에 관련된 차별취
급의 존재여부와 이러한 차별취급이 자의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인바, 두 개의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가의 판단은 일반적으로 당
해 법규정의 의미와 목적에 달려있고, 차별취급의 자의성은 합리적 이유
가 결여된 것을 의미한다.8)
따라서 국가의 사회보장의무 이행의 일환인 산업재해보상보험에 대해
5) 헌법재판소 1999. 7. 22. 자 98헌바14 결정
6) 대법원 2008. 11. 20. 선고 2007두8287 전원합의체 판결
7) 헌법재판소 2004. 6. 24.자 2003헌바111 결정
8) 헌법재판소 2002. 11. 28.나 2002헌바45 결정
규정하고 있는 「산재보험법」의 해석 및 적용에 있어 자의적 차별이 발
생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해당 법규정의 목적을 먼저 살펴볼 필
요가 있다.
나. 「산재보험법」의 목적
요양급여 지급의 근거규정인 「산재보험법」은 제1조에서 “산업재해보
상보험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
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4조는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국가의 사회보장·
사회복지 증진 노력 의무, 신체장애자 등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에 대한
국가의 보호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근거하여 마련된 「사회보
장기본법」은 제2조에서 “사회보장은 모든 국민이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
로부터 벗어나 행복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자립을 지원
하며, 사회참여·자아실현에 필요한 제도와 여건을 조성하여 사회통합과
행복한 복지사회를 실현하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한다”고밝히고 있다.
위 법은 제3조에서 “사회보험”에 대해 “국민에게 발생하는 사회적 위
험을 보험의 방식으로 대처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소득을 보장하는 제
도”라고 정의하고 있는바, 「산재보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산업재해보
상보험은 근로자에게 업무수행으로 발생하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마련
된 사회보험의 일종이므로, 동법을 해석·적용함에 있어 위와 같은 사회
보장의 기본이념에 근거하여야만 한다.
다. 차별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요양급여는 「산재보험법」 제40조 제1항에 근거하여 지급되는 것으로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를 요건으
로 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부상"의 사전적 의미는 “몸에 상처를 입
음”이라는 뜻인바, "몸" 즉 "신체"는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이루는 전체
또는 그것의 활동 기능이나 상태”를 의미한다.
이 때, 이 사건 피고 및 1심, 2심 재판부와 같이 "신체"를 문언적 의미
그대로 생물학적 유기체로서의 몸에 한정하여 해석할 경우, 의족은 신체
에 해당하지 않아 업무상의 사유로 파손이 되더라도 부상으로 인정될 수
없고, 따라서 요양급여가 지급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다음과
같은 차별적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즉, 같은 업무상의 사고로 동일한 다리 부위의 손상을 입게 되어 업무
를 수행하는데 동일한 정도의 지장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가 장애가 없는
비장애인이라면 손상을 입은 다리 부위와 관련한 요양급여 신청에 대해
급여지급대상으로 인정될 것이지만, 당사자가 의족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라면 손상을 입은 의족이 신체로 인정되지 않아 부상이 아니라는 사유로
요양급여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상이한 결과가 발생된다.
이처럼 기 판결들에서와 같이 신체를 사전적 의미에 한정짓는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였을 때, 요양급여의 지급 여부가 "손상된 부위가 사전적
의미의 신체에 해당되는지"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바, 비장애인이 다리를
다쳤을 때는 요양급여가 지급되나 의족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의족인 다리
에 손상을 입은 경우에는 요양급여를 지급받을 수 없는 불리한 결과가 초
래되어 차별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는「장애인차별금지법」제4조에 규정된 “장애를 고려하
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
우”에도 해당하는바, 이러한 차별적 결과를 합리화시키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이는 「헌법」상 평등권 침해에 이르거나, 「장애인차별금지법」
의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
4. 의족의 파손을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부상
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한 합리적 사유의 존재 여부
가. 근로의 측면에서 의족과 생물학적 신체인 다리와의 동일성
이 사건 원고는 우측 슬부 상단부를 절단한 후 허리에 띠를 하여 남은
다리 부위에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의족을 사용하고 있다. 아파트 경비원
인 이 사건 원고는 주로 아파트의 시설 관리, 경비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신체의 활동 가능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팔다리의 기능
이 절대적으로 중요한바, 만약 다리의 한 쪽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
면 활동에 있어 심하게 제약을 받아 실질적인 업무수행이 불가능하게 된
다.
따라서 한 쪽의 생물학적 신체인 다리가 절단되어 부존재한 이 사건
원고는 이처럼 활동 가능성이 필히 요구되는 경비업무를 수행하기 불가능
한 상황이지만, 의족을 사용함으로써 생물학적 다리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어 당해 사고 발생 전까지 무리없이 본인의 업무를 수행해왔다. 따라서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은 단순히 원고의 우측다리의 부존재로 인한 불편과
기능상의 필요를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측다리를 완전히 대체하여 생
물학적 다리와 같이 기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이 사건 원고의 의
족은 실질적으로 원고가 경비원으로 종사할 수 있게 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였으며, 의족의 파손으로 인하여 원고는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
에 처하게 되었다.
나. 합리적 사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근로자의 부상”을 단지 생물학적 신체의 부상으로 한정하여
해석함으로써,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을 신체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산재보험법」은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 공정하게
보상”하고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사회보장기본법」의 기본이념과 합치되도록 해석할 것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이 근로자의 부상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의 여
부를 판단함에 있어 이러한 관련법들의 제정 목적과 취지, 원고가 종사하
고 있는 업무 및 업무환경, 원고의 의족이 근로에 있어 어떠한 역할을 수
행하고 있는지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만약 원고의 의족의 파손을 단순히 생물학적 신체의 일부가 아니라는
이유로 근로자의 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한다면, 이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산재보험법」의 목적인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저
해하는 결과를 가져와 동법의 취지와 목적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원심은 이 사건 원고의 의족이 탈부착이 비교적 쉽고 신체의 기
능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신체
의 일부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현재 의족을 완전히 신체
에 고정시키는 기술이 일반에널리 적용되기는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보조기가 신체에 체화되어 쉽게 탈부착 되지 않는 경우에만 신
체의 일부로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신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임과 동시에, 실질적으로 완전
히 동일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을 탈착여부에 따라서 달리 취급하고 있는
것인바, 이에 합리적 사유를 인정하기힘들다고 할 수 있다.
5.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피고의 처분과 1·2심 법원의 판결들은 이 사건 원고의
장애 특성 및 근로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의족은 사전적 의미의 생
물학적 신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 파손을 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를 승인하지 않은 것인바, 이는 근로자라는
동일집단에서 장애의 특성 및 상황을 간과하고 사전적 의미의 생물학적 신
체라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이러한 차별적 결과 발생에 합리적인 사유가 존재한다
고 인정할 수 없는바, 이는 곧 우리 「헌법」과 법률에 배치되는 차별행위
에 해당하며, 국가가 장애인에 대한 모든 차별을 방지하고 실질적으로 해소
하기 위하여 필요한 적극적인 조치를 해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2008년 비준하여 이미 발효된 「장애인권리협약」을
포함하여, 「ILO 협약」, 「헌법」,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의 관련 국내
외 규정과 「사회보장기본법」, 「산재보험법」의 기본이념 및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았을 때 의족 등 보조기구에 절대적으로 의지하여 근
로를 제공하는 장애인이 업무 중 그 의족이 파손되었을 경우 이에 대하여
요양급여를 받을 권리가 차별 없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Ⅳ. 결론
그간 위원회는 장애인의 인권보호를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장애인 근로자의 인권 향상을 위해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권고』,
『2013~2017 장애인 인권증진 중장기 계획 권고』 등을 발표하면서,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의 노동기회 보장 등 평등한 사회참여를 통한 장애인의 기본
적 인권 보장을 위한 국가의 노력을 촉구한 바 있다.
이 사건 피고, 1·2심 재판부와 같이 사전적 의미만을 강조하여 "의족은
생물학적 신체가 아니므로 이 사건 원고의 의족파손을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의 지급대상인 신체의 부상이라고 할 수 없어, 이 사건 처분이 타
당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합리적 사유가 없는 차별에 해당하
며, 더 나아가 노동을 통한 사회참여를 꾀하는 장애인 근로자로 하여금 그
의지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원고와 같이 의족 등 보조기구에 의지하여 근로를 제공
하는 장애인 근로자의 의족이 업무 중 파손되었을 경우, 이를 「산재보험
법」상 요양급여지급대상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8조 제1항에 의하여
대법원 해당 재판부에 위와 같이 의견을 제출한다.
2014. 1. 13.
위 원 장 현 병철
위 원 김 영 혜
위 원 홍 진 표
위 원 장명숙
위 원 한태 식
위 원 김 성 영
위 원 곽 란 주
위 원 강명득
위 정본입니다.
2014. 2. 17.
국 가 인 권 위 원 회
행정사무관 이 경 우 (인)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신청인·피심인 등 당사자 칸은 따로 싣지 않습니다(본문의 이름은 원천이 가린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