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결정

19정책0065

대한적십자사 행동강령 의견표명의 건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 의결일: 2019년 10월 28일

요지

의견표명

검토의견서 제출

이유

「대한적십자사 임직원 행동강령 및 행위기준」에 대한 의견
Ⅰ. 쟁점 및 검토기준
1. 쟁점
「대한적십자사 임직원 행동강령 및 행위기준」(이하 "행동강령"이라고 한
다) 제40조 제1항1)이 「헌법」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등을 제한하는지 여부
2. 검토기준
가. 「헌법」제8조, 제21조, 제37조
나. 「정당법」제22조
다. 「대한적십자사조직법」제1조, 제2조, 제3조
라.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제19조
II. 행동강령에 대한 검토
1. 대한적십자사의 성격
가. 대한적십자사는 「대한적십자사조직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제네
바협약의 정신과 국제적십자운동 기본원칙에 따른 적십자사업의 수행을 통
해 적십자의 이상인 인도주의를 실현하고 세계평화와 인류복지에 공헌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음.
1) 「대한적십자사 임직원 행동강령 및 행위기준」
제40조(부당한 정치개입 금지 및 정치인 등의 부당한 요구에 대한 처리)
① 임직원은 적십자사의 특수성에 비추어 정당 기타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없으며 선거에 있어서 특정정당 또는 특정인의 지지나 반대를 하기 위한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나. 기관의 성격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공직유관단체로 "정부 또는 지
방자치단체의 출자·출연·보조를 받는 기관·단체"로 공공기관으로 분류될 수
있음.
2. 관련 기본권
가. 「헌법」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는 인격을
형성하는 개인적 가치인 자기실현의 수단임과 동시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평등한 배려와 존중을 기본원리로 공생·공존관계를 유지하고 정치적 의사결
정에 참여하는 사회적 가치인 자기통치를 실현하는 수단(헌법재판소 1999.
6. 24. 자 97헌마265 결정)”이라고 하여 표현의 자유가 인간의 존엄에 근거
하는 인격의 가장 직접적인 표현으로서 민주정치의 존립 및 성장을 위해
불가결한 것임을 밝히고 있음.
나. 또한 「헌법」제8조 제1항은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재판소는 「헌법」제8조 제1항에 규정된
정당설립의 자유에는 정당가입의 자유 및 정당 활동의 자유도 포함된다고
판시함으로써 정당가입의 자유도 헌법상의 기본권임을 분명히 하였음(헌법
재판소 2004. 12. 16. 자 2004헌마456 결정).
다.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제19조 제2항은 “모든 사
람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이 권리는 구두, 서면 또는 인쇄,
예술의 형태 또는 스스로 선택하는 기타의 방법을 통하여 국경에 관계없이
모든 종류의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접수하며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한다.”
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3항은 “(a) 타인의 권리 또는 신용의 존중, (b) 국가

안보 또는 공공질서 또는 공중보건 또는 도덕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경
우 법률로써만 제한될 수 있다”고 하여 그 제한의 한계에 대해 규정하고
있음.
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한다)는 "공무원·교원의 정치적 자유
보장에 대한 권고 결정(2019. 2. 15.)"에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위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라도 그 제한은 매우 강한 정도의 명
확성이 요구되며 과잉금지원칙의 적용에서도 보다 엄격한 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보았고, "정당가입 및 활동을 이유로 한 고용차별에 대한 권고
결정(2008. 8. 25., 08진차527)"에서는 정당가입 및 활동의 자유는 「헌법」제
8조 제1항, 「정당법」제22조 제1항에 의해 보장되는 국민의 기본권이며 다
만 「정당법」제22조 제1항 단서에서 제한하고 있는 자들만 이러한 기본권
이 제한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음.
3. 행동강령의 검토
가. 「헌법」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제한은 국가안전보장·질
서유지·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고, 제한하는
경우에도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고, 제한이 과도하지 않도
록 규정하고 있음.
나. 일반적으로 표현의 자유는 사상이나 의견을 외부에 표현하는 자유로
서 개인적 표현의 자유인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단적 표현의 자유인 집회·
결사의 자유를 총칭하는 개념이고, 포괄적으로는 수단을 불문하고 사상과
의견, 나아가 정보를 전달하는 자유를 의미함.

종래 정치적 기본권은 「헌법」제24조, 제25조, 제72조, 제130조가 규정하
는 이른바 "참정권"만을 의미하였으나, 오늘날에는 「헌법」제21조의 표현의
자유와 내적 연관성을 띄면서 「헌법」제8조 등과 결합하여 국민이 정치적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국가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정치적 활
동의 자유를 총칭하는 것으로 넓게 인식되고 있음.
다. 따라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란 국가권력의 간섭이나 통제를 받지 아니
하고 자유롭게 정치적 의사를 형성·발표할 수 있는 자유라고 할 수 있고,
이러한 자유는 ① 정치적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② 자발적으로 정당을
조직·가입하고 활동하며, ③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을 주된 내
용으로 하고 있음. 또한 정치적 중립을 위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매우
강한 정도의 명확성2)을 요구받으며 과잉금지원칙의 적용에 있어서도 보다
엄격한 심사3)를 받아야 할 것임.
1) 「헌법」, 「정당법」저촉
가) 「헌법」제8조 제1항은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
장된다.” 라고 규정하고 있고, 「정당법」제22조 제1항 본문은 “국회의원 선
거권이 있는 자는 공무원 그 밖에 그 신분을 이유로 정당가입이나 정치활
동을 금지하는 다른 법령의 규정에 불구하고 누구든지 정당의 발기인 및
당원이 될 수 있다.”라고 하여 원칙적으로 누구든지 당원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 다만, 단서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는 「국가공무원법」또는 「지
2) 헌법재판소 1998. 4. 30. 선고 95헌가16 결정
3) 헌법재판소 2014. 8. 28. 선고 2011헌바32 등 병합결정 재판관 이정미·이기수의 반대의견.
국가인권위원회, "공무원·교원의 정치적 자유 보장에 대한 권고 결정(2019. 2. 15.)"

방공무원법」에 규정된 공무원을, 제2호에는 총장·학장·교수·부교수·조교수·
전임강사를 제외한 사립학교의 교원을, 제3호에는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공
무원의 신분을 가진 자를 규정하고 있음.
나) 대전지방법원은 공법인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인사규정에 규
정된 정당 활동 금지조항이 문제가 된 사건(대전지방법원 2002. 10. 16. 선
고 2002가합3833 판결)에서 “결국 정당법에 의하여 정당가입이 가능한 직원
에 대하여 정당가입사실 그 자체를 당연면직사유로 규정한 공법인의 인사
규정은 정당법에 저촉되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음.
다) 서울고등법원은 "공무원 및 사립학교교직원 의료보험관리공단" 직
원의 신분이 무엇인가가 문제된 사건(서울고등법원 1993. 6. 17. 선고 93구
7886 판결)에서, 법률에서 위 공단의 임직원을 형법, 기타 법률의 규정에 의
한 벌칙의 적용에 있어서는 이를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러
한 규정의 취지는 위 공단의 임직원의 신분이 공무원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벌칙의 적용에 있어서만 공무원으로 본다는 것이라고 판시하였고, 대법원도
이에 대한 상고심(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누15212 판결)에서 원심을 유
지한 바 있음.
라) 그런데 대한적십자사의 임직원은 「정당법」제22조 제1항 제1호에
규정된 공무원이 아니며, 「대한적십자사조직법」등의 어디에도 「정당법」제
22조 제1항 제3호의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공무원의 신분을 가진 자"에 해
당한다고 볼 여지도 없음.
마) 위원회는 "공무원·교원의 정치적 자유 보장에 대한 권고 결정(2019.

2. 15.)"에서 공무원의 경우에도 "직무와 관련하여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시키
지 않는 범위에서 시민으로서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고,
관련 법률 조항의 개정을 추진할 것"을 내용으로 의견표명 및 권고를 한 바
있음.
바) 따라서 대한적십자사의 내부규범으로 보이는 행동강령이 공무원도
아니고 공무원의 신분에 해당하지도 않는 대한적십자사의 임직원에게 "정당
기타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는 권리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및 「정당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임.
2) 제한의 과도성
가) 헌법상 기본권 제한이 과도하지 않도록 요구되는 "법익의 균형성"
요건에 따르면, 어떤 행위를 규제함으로써 초래되는 사적 이익과 행위를 방
치함으로써 초래되는 공적 이익을 비교 형량하여 양자 간에 균형이 유지되
어야 할 것을 요구함.
나)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에 근거하는 인격의 가장 직접
적인 표현으로서 민주정치의 존립과 성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서 「
헌법」제21조 및 제8조에서 인정하고 있는 기본권으로, 정치적 의사를 자유
롭게 표현하고 자유롭게 선거운동 등을 할 수 있는 것을 내용으로 하며 이
는 개인의 이익 및 국민 전체의 공익을 위한 것임.
다) 그런데, 대한적십자사는 "국제적십자운동의 기본원칙"에 따라 전투
등의 적대행위 시에 민간인 및 전투원 등을 구호하는 활동을 주된 업무로
하는 기관임. 행동강령에서 정당가입 등을 제한하고 있는 것은 위의 원칙

중 "중립의 원칙"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임. 그러나 중립의 원칙은 "지속적으
로 모든 사람의 신뢰를 받기 위해 적대행위가 있을 때 어느 편에도 가담하
지 않고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인종적, 종교적 또는 이념적 성격을 띤 논
쟁에 개입하지 않는 것"을 말함. 이는 적십자운동의 창시4) 및 국제적십자운
동의 정신에 비추어 볼 때, 설령 전투 등 적대행위가 정치적, 인종적, 종교
적, 이념적 이유로 발생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필요한 구호행위 등은 정치·
인종 등의 구별 없이 인도주의에 따라 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
임.
즉, 국제적십자운동 기본원칙(The Fundamental Principles of the Red
Cross and Red Crescent Movement) 중 "중립의 원칙"이 기관의 임직원이
시민으로서 일상적 사회생활에서 정당가입 등의 정치적 표현행위를 금지하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임.
라) 국회입법조사처의 "국제적십자운동 기본원칙에 대한 해석"5)에 따르
면, 미국, 영국, 스위스, 프랑스, 일본, 싱가폴, 필리핀, 인도 등 외국의 적십
자사, 국제적십자위원회, 국제적십자연맹 등의 관련 규정에서 개인의 정치
활동을 제한하는 규정을 발견할 수 없었음. 위 자료에 비추어 볼 때, 대한
적십자사가 임직원의 정치적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국제적십자운동의 목적
과 원칙의 준수와 크게 관련된다고 볼 수 없음을 방증하는 것임.
마) 한편 대한적십자사가 남북적십자회담, 남북교류, 이산가족 상봉 창
구 등 일반 공공기관과 구별되는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
4) 국제적십자운동은 1859년 앙리 뒤낭이 "솔페리노 전투"의 참혹상을 목격하고 적군 및 아군을 막
론하고 형제애로써 구호를 할 것을 주창한 데서 유래함.
5) 윤소하 국회의원의 요청에 의해 국회입법조사처가 해외 적십자사 등에 대한 사례를 조사함.

안하더라도 기관의 구성원의 직급·직책, 수행하는 업무 등의 구분 없이 임
직원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과도함.
3) 소결
가)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대한적십자사의 업무수행과 개인으로서의
정당가입 및 지지·반대 등의 정치적 표현행위가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보이지
않으며, 설령 대한적십자사의 업무와 관련되거나 업무 수행에 방해가 된다
고 가정하더라도 직급·직책 등의 구분 없이 임직원 모두에게 일상적 사회생
활에서 정치적 표현행위 일체를 금지할 정도로 불가피해 보이지도 않음.
나) 따라서 민주사회의 기본가치이며 국민의 기본권이자 국민 전체의
공익적 성격을 갖는 정치적 표현행위 일체를 금지하는 것은 기관의 이익과
공익 간의 균형성을 일탈하여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보임.
III. 검토결과
대한적십자사가 「대한적십자사 임직원 행동강령 및 행위기준」제40조 제1
항에서 임직원에게 정당 기타 정치단체의 결성·가입을 금지하고 선거에서
특정 정당 등의 지지·반대를 금지하는 것은 기관의 임직원이면서 동시에 국
민의 지위를 갖는 사람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됨.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신청인·피심인 등 당사자 칸은 따로 싣지 않습니다(본문의 이름은 원천이 가린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