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결정

21정책0037

트랜스젠더 인권증진을 위한 정책권고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회 의결일: 2021년 12월 23일

요지

국무총리에게,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성소수자가 정부 정책의 대상으로 가시화될 수 있도록 중앙행정기관·통계작성지정기관의 국가승인통계조사 및 각 기관의 실태조사에서 성소수자의 통계를 파악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관련 지침을 마련할 것 행정안전부장관, 보건복지부장관, 여성가족부장관, 통계청장에게, 각 기관에서 수행하는 국가승인통계조사 및 실태조사에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조사항목 신설 등의 조치를 취할 것 통계청장에게, 현행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조속히 개정하여 성전환증을 정신장애 분류에서 삭제할 것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성소수자는 통계적으로 별도의 인구집단으로 확인되지 않음. 이로 인해 트랜스젠더는 정부의 정책대상으로 고려되지 않거나 사실상 배제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됨. 이와 같은 상황은 다른 중앙행정기관이나 통계작성지정기관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임. 따라서 각 중앙행정기관과 통계작성지정기관이 국가승인통계조사 및 실태조사를 진행할 때 그 내용에 따라 트랜스젠더를 정책대상으로 가시화하기 위하여 ‘성별 정체성’ 조사항목을 신설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서 성전환증을 ‘정신 및 행동 장애’ 범주의 하나인 ‘성인 인격 및 행동의 장애(중분류)’ 하위의 ‘성주체성 장애’로 분류하고 있음. 이는 트랜스젠더를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트랜스젠더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강화하고 혐오와 차별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음. 따라서 통상 5년 주기로 개정하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개정을 조속히 실시하여, 성전환증을 정신장애의 목록에서 삭제할 필요가 있으며, 그들의 의료적 요구와 관련하여서는 별도의 항목을 신설해 보호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

주문

1. 국무총리에게,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성소수자가 정부 정책의 대상으로 가시화될 수 있도록 중앙행정기관·통계작성지정기관의 국가승인통계조사 및 각 기관의 실태조사에서 성소수자의 통계를 파악하도록 하는 내용으 로 관련 지침을 마련할 것을 권고합니다. 2. 행정안전부장관, 보건복지부장관, 여성가족부장관, 통계청장에게, 각 기관 에서 수행하는 국가승인통계조사 및 실태조사에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 소수자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조사항목 신설 등의 조치를 취 할 것을 권고합니다. 3. 통계청장에게, 현행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조속히 개정하여 성전환 증을 정신장애 분류에서 삭제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유

국 가 인 권 위 원 회
상 임 위 원 회
결 정
제 목 트랜스젠더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정책 권고
주 문
1. 국무총리에게,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성소수자가 정부 정책의 대상으로
가시화될 수 있도록 중앙행정기관·통계작성지정기관의 국가승인통계조사
및 각 기관의 실태조사에서 성소수자의 통계를 파악하도록 하는 내용으
로 관련 지침을 마련할 것을 권고합니다.
2. 행정안전부장관, 보건복지부장관, 여성가족부장관, 통계청장에게, 각 기관
에서 수행하는 국가승인통계조사 및 실태조사에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
소수자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조사항목 신설 등의 조치를 취
할 것을 권고합니다.
3. 통계청장에게, 현행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조속히 개정하여 성전환
증을 정신장애 분류에서 삭제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 유

I. 권고 배경
최근 한국 사회에 트랜스젠더 군인의 강제 전역, 트랜스젠더 학생의 여대
입학 포기, 트랜스젠더들의 자살 등으로 트랜스젠더의 인권 문제가 크게 부
각되었다. 트랜스젠더는 외모에 대한 편견 등으로 인해 사회·경제·교육·정
치 영역에서 반복적이고 누적된 차별과 혐오, 사회적 낙인을 경험하고 있어
성소수자 중에서도 사회·경제적 상황이 가장 열악한 실정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가 2020년 실시한 「트랜스젠더 혐오
차별 실태조사」(이하 "실태조사"라 한다)에 따르면, 응답자 588명 중 384명
(65.3%)이 지난 12개월(응답일 기준) 동안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혐오표현을 접한 경험을 경로별로 보면 SNS를 포함한
인터넷(97.1%), 방송·신문·인터넷뉴스(87.3%), 드라마·영화 등 영상매체(76.1%)
순이라고 응답하였다. 또한 교육 및 고용 영역에서 직접 차별대우 및 비하
발언 경험뿐 아니라 공공시설 및 의료기관 이용의 어려움, 군복무 및 형사
절차 등에서 부당한 대우 경험 등을 토로하고 있다.
트랜스젠더는 생물학적 성과 성별 정체성 사이의 위화감으로 인해 의료
적 조치, 법적 성별 정정 과정 등에서 다양한 인권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
나, 트랜스젠더에 대한 인권상황을 다루거나 개선하기 위한 정부 정책을 찾
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위원회가 실시한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에 따
른 차별 실태조사(2014)」,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2020)」 등을
바탕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트

랜스젠더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였다.
Ⅱ. 판단 및 참고기준
「대한민국헌법」(이하 "헌법"이라 한다) 제10조, 제11조, 유엔 「세계인권
선언」 제1조, 제2조, 제6조,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
조, 제16조, 제26조,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
2조, 제12조 등을 판단기준으로 하고,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 대한
민국 제3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2015), 유엔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
적 권리위원회 일반논평 제20호(2009), 유엔 사회권위원회 일반논평 제22호
(2016), 유엔 사회권위원회 대한민국 제4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
(2017),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일반권고 제28호(2010), 유엔 여성차별철폐
위원회 대한민국 제8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2018), 유엔 아동권리
위원회 일반논평 제20호(2016),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대한민국 제5~6차 국
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2019), 요그야카르타(Yogyakarta) 원칙(2006,
2017) 등을 참고기준으로 하였다.
Ⅲ. 트랜스젠더 인권 현황
1. 트랜스젠더에 대한 이해
가. 트랜스젠더의 개념
트랜스젠더는 출생 시 지정된 성별과 스스로 인식하고 정체화하며 표
현하는 성별(성별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출
생 시 지정된 성별은 남성이지만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하는 트랜스젠더 여
성, 출생 시 지정된 성별은 여성이지만 자신을 남성으로 인식하는 트랜스젠

더 남성, 그리고 자신을 남성 또는 여성 어느 쪽도 아닌 제3의 성으로 인식
하는 비이분법적 트랜스젠더(Non-binary Transgender)까지를 포괄하는 개
념이다.
트랜스젠더는 "성별 위화감("성별 불일치감"이라고도 한다)"으로 인해 불
편한 감정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고통을 겪고, 나아가 직장이나 사회생활에
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출생 시 지정된 성별의 외모, 신체 특징, 성역할 등을 자신의 성별 정
체성에 맞추어 변화시키는 과정을 트랜지션(Transition, 전환)이라 하며, 이
는 외모, 복장 등의 변화부터 개명, 법적 성별 정정, 수술 등 의료적 조치를
모두 포함한다. 트랜지션을 어느 정도의 과정과 형태로 이행할지는 당사자
가 느끼는 성별 위화감의 정도, 개인 조건 또는 건강상태 등을 고려하여
결정된다. 의료적 조치는 성별 위화감 완화 외에도 성별 정정 또는 병역문
제와 같은 제도적 요인 때문에 이루어지기도 한다. 또한 의료적 조치 없이
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나. 트랜스젠더에 대한 의학적 접근의 변화
20세기 중반부터 트랜스젠더를 정상적인 성별이분법에서 벗어난 병리
적인 현상이자 의학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정신장애의 하나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트랜스젠더가 겪는 정신적 고통이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보다 사회의 혐오와 차별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 드러남에 따라, 성별
정체성을 정신장애로 보는 병리화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루어진다.
이후 미국정신의학회는 2013년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iagnost

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DSM)」 제5판에서 "성주체
성 장애(Gender Identity Disorder)"라는 용어를 "성별 위화감(Gender Dysp
horia)"으로 개정하였다. 세계보건기구는 2019년 「국제질병분류(Internation
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and Related Health Problems, ICD)」 제11판
에서 "정신 및 행동 장애(Mental and Behavioural Disorders)"의 범주에 있
던 "성전환증(Transsexualism), 성주체성 장애(Gender Identity Disorder)"를
모두 삭제하였다. 그 대신 성 건강 관련 상태(Conditions related to Sexual
Health) 범주를 신설하고 그 하위에 성별 불일치(Gender Incongruence), 아
동의 성별 불일치, 상세 불명의 성별 불일치로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된
진단코드를 두었다.
2. 트랜스젠더 인권 실태
가. 광범위한 편견과 낙인, 차별과 혐오
2020년 위원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91명 중 451명(76.7%)
이 사람들에게 자신의 성별 정체성을 인지하게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
다고 답변하였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성별 정체성을 본인과 다르게 보기
때문에 본인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인식(73.7%, 434명)하고 있으며, 자신의
성별 정체성 대로 인식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71.8%, 423명)고 답하였다.
또한 외모나 몸 때문에 자신의 성별 정체성이 다른 사람들에게 존중받지
못한다(66.4%, 391명)고 응답하였다.
또한 응답자의 65.3%(384명)는 지난 12개월(응답일 기준) 동안 트랜스
젠더라는 이유로 차별과 혐오표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고, 혐오
표현을 접한 경로는 SNS를 포함한 인터넷(97.1%), 방송·언론(87.3%), 드라
마·영화 등 영상매체(76.1%) 등이었다.

한편, 통계청의 현행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orean Standard Classific
ation of Disease, KCD)"는 2019년 개정된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질병분류
(제11판)를 아직 반영하지 않고 있어, "성전환증(Transsexualism)"을 "정신
및 행동장애" 범주 중 "성인 인격 및 행동의 장애" 하위 범주인 "성주체성
장애"로 분류함으로써 트랜스젠더를 정신장애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는 트
랜스젠더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으로 혐오와 차별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나. 국가 차원의 정보 및 통계의 부재
국가정책에서 정보와 통계 자료가 없는 경우 해당 분야의 문제를 구체
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중요성에 비해 과소평가 되거나 그 분야에 대한
정책 자원 배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정보나
통계가 없어 해당 사안을 공론화하거나 분석할 수 없고, 조치를 취하기도
어렵다.
정부가 정책수립 및 각종 통계작성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인구주택총
조사는 통계청이 5년마다 실시하는데, 성명, 성별, 생년월일 등 인구학적 정
보와 가구, 주거 정보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성별은 남/녀 두 가지로
만 응답할 수 있고 성별 정체성을 별도로 조사하지 않는다. 이처럼 트랜스
젠더에 대한 인구학적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국내 트랜스젠더의 규
모조차 확인할 수 없다.
인구주택총조사 뿐만 아니라 중앙행정기관 및 「통계법」 제15조에 따
른 통계작성지정기관은 "국민보건의료실태통계조사", "가족실태조사" 등 국가

승인통계조사를 비롯하여 관련 법령에 따라 다양한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조사에서도 성별 정체성에 대한 통계를 별도로 수집하지
않아 트랜스젠더 집단이 정책 수립을 위한 인구집단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트랜스젠더 관련 정책 수립 등을 위해 아래 표와 같은
조사에는 성별 정체성에 대한 항목을 포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표> 중앙행정기관이 실시하는 주요 실태조사
조사명 주무 부처 근거 법령 국가승인통계 번호
국민 보건의료
실태통계조사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본법 제117049호
정신건강 실태조사 보건복지부 정신건강복지법 제117050호
의료서비스이용현황
조사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본법 제117030호
의료서비스경험조사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본법 제117099호
가정폭력 실태조사 여성가족부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54011호
가족 실태조사 여성가족부 건강가정기본법 제154001호
양성평등 실태조사 여성가족부 양성평등기본법 제154021호
성폭력 안전
실태조사
여성가족부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54012호
성희롱 실태조사 여성가족부 양성평등기본법 제154018호
인구주택총조사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규칙
제101001호
제101002호
인구동향조사 통계청 인구동향조사규칙 제101003호

다. 건강, 교육, 고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차별실태
위원회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랜스젠더는 교육, 고용을 비롯하여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차별을 경험하고 있고, 성소수자 중에서도 사회·경제
적 상황이 가장 열악하여, 비정규직 비율, 비경제활동인구 비율 등이 전체
성소수자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랜스젠더는 고용영역에서 법적 성별(주민등록번호)과 외모(성별 표
현)의 불일치로 인하여 구직 포기 및 재직 중 부당한 대우를 겪고 있다.
또한 교육영역에서도 교육자로부터 혐오표현을 경험하는가 하면 성소수
자 관련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울러 군복무 중
또는 수사기관 및 교정시설에서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공중화장실, 탈의실, 숙소, 복장 등 성별에 따라 분리된 공간이나
재화 이용 시 직접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트랜스젠더에게 가해지는 다층적이고 지속적인 차별과 혐오는 그들의
건강상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위원회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더
라도 2019년 한 해 동안 우울증(57.1%), 공황장애(24.4%)로 진단받거나 치료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하는 등 건강상태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며, 실제 전반
적인 건강상태에 대하여 응답자의 30%가 나쁘다고 답변하고 있다.
이렇듯 트랜스젠더는 고용영역, 교육영역은 물론이고, 화장실 등 시설
이용, 행정서비스 이용, 의료적 조치 및 일반적 의료 접근 등 일상생활을
주민등록인구 현황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법 제110026호

영위하면서 다양한 혐오와 차별을 겪고 있다. 그러나 트랜스젠더의 인권침
해 예방이나 인권증진을 위한 법제도는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 역시 전무한 실정이다.
3. 트랜스젠더 인권증진을 위한 개선방안
2000년대 초반 유명 트랜스젠더 연예인의 등장 이후 트랜스젠더라는 용
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그러나 트랜스젠더를 실제로 접한 사람은
드물며 사회 전반의 이해 또한 여전히 부족하다. 2017년 국제 설문조사기관
인 "입소스(Ipsos)"에서 실시한 <트랜스젠더에 대한 세계인의 의식조사
(Global Attitudes Toward Transgender People)>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
의 70%가 트랜스젠더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거나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위원회의 실태조사에서도 임금노동자 중 직장 상사나 동료에게 자
신이 트랜스젠더임을 알린 사람은 19%에 불과했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트랜스젠더는 일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드러나거나 드러내기 쉽지
않다.
가. 차별금지 및 평등사회 실현을 위한 국가의 책무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해소하고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국
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관계 법령 등을 마련하
고 정책을 수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트랜스젠더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와 캠페인을 진행하고, 더불어 미디어에서의 혐오와 차별로부터 보호하
고 인권증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15년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
한 국제규약」에 따른 제4차 대한민국 정부보고서 심의 최종 견해에서 대

한민국 정부에 대해 “"전환치료"의 선전, 혐오 발언, 그리고 성적지향 및 성
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폭력을 포함한 어떤 종류의 사회적 낙인과 차별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식적인 형태로 분명하게 명시하여야 한다”고 권
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문화체육관광부가 2019년 실시한 "혐오표현 추방캠페인"에서
장애인, 이주민, 여성에 대한 혐오표현 문제는 다루면서 성소수자에 대해서
는 제외하였다. 그러나 다양한 조사에서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성소수자는
심각한 혐오표현을 경험하는 집단으로 확인되는 만큼 차별금지와 평등을
실현하는 국가의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 인
권상황 개선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나. 정책대상으로서의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필요성
트랜스젠더는 고용, 교육, 의료, 미디어, 행정서비스, 공공기관이나 금융
기관의 이용과 같은 일상생활 전반에서 편견에 기반한 차별과 혐오를 경험
하고 있음에도 정부 차원에서 심도 있는 조사가 이루어진 경우를 찾기 어
렵다. 위원회 및 민간단체의 트랜스젠더에 대한 실태조사, 법원의 성별정정
신청, 성확정 수술 등 의료서비스 이용 실태 등을 볼 때 트랜스젠더가 현실
적으로 존재함에도 각 중앙행정기관과 통계작성지정기관에서 실시하는 국
가승인통계조사 및 실태조사에서는 트랜스젠더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부 각 부처가 소관 업무에서 트랜스젠더를 정책대상으로 포섭하
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바, 우선적으로 기초 조사를 통해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를 정책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관련 정책이 수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통계청은 5년마다 인구주택총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각 부처는 정책 수
립과 각종 통계작성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조사항목에는 성명, 성별,
생년월일 등 인구학적 정보와 혼인, 경제활동 상태, 주거형태 등의 가구 및
주거 정보가 포함된다. 그러나 해당 조사에서 성별은 남/녀 두 가지로만 응
답할 수 있고 성별 정체성을 별도로 조사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조사로
는 응답자가 트랜스젠더 인지 여부를 알 수 없고,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성
소수자는 통계적으로 별도의 인구집단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트
랜스젠더는 정부의 정책대상으로 고려되지 않거나 사실상 배제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은 다른 중앙행정기관이나 통계작성지정기관
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각 중앙행정기관과
통계작성지정기관이 국가승인통계조사 및 실태조사를 진행할 때 그 내용에
따라 트랜스젠더를 정책대상으로 가시화하기 위하여 "성별 정체성" 조사항
목을 신설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여
성적지향, 성별 정체성의 정보를 어떻게 질문하고 수집할지에 대해 심도 있
게 연구하는 한편, 지정성별, 젠더 항목, 성별 정체성 등을 포함해 조사하고
있는 캐나다와 아르헨티나 등의 사례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인권침해
소지가 없는 방식으로 조사문항이나 질문내용을 구성하는 등 각별한 노력
이 필요하다.
다. 트랜스젠더의 비병리화
트랜스젠더에 대한 보건의료정책 중 국내외적으로 주요하게 제기되는
쟁점은 "트랜지션 관련 의료보험", "정신병리적 접근의 철폐(비병리화)", "전
환치료의 금지"이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10년 네덜란드 국가보고

서에 대한 최종권고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가슴 성형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위원회도 2006년과 2016년, 제1차, 제3차 국
가인권정책기본계획 권고안에서 "성전환 관련 수술에 대한 국민건강보험의
단계적 적용 검토" 등을 권고한 바 있으나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고, 사실
상 국내 보건의료정책에서 트랜스젠더 관련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장기적으로 국제적인 인권 수준에 부합하도록 트랜스젠더 관련 의료정책에
대해 진지한 검토와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와 같은 국제기구 및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성전환
증(Transsexualism)을 정신장애 항목에서 제외하고 있음에도 한국의 경우
현행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서 성전환증을 "정신 및 행동 장애" 범주의
하나인 "성인 인격 및 행동의 장애(중분류)" 하위의 "성주체성 장애"로 분류
하고 있다. 이는 트랜스젠더를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트랜스젠더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강화하고 혐오와 차별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통상 5년 주기로 개정하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의 개정을 조속히 실시하여, 성전환증을 정신장애의 목록에서 삭제할 필요
가 있으며, 그들의 의료적 요구와 관련하여서는 별도의 항목을 신설해 보호
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라. 소결
이상에서 트랜스젠더가 사회의 전 영역에서 일상적인 불편함 뿐만 아
니라 사회적 편견과 낙인, 차별과 혐오에 시달리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
러나 당면한 모든 문제를 일시에 해결하기에는 아직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트랜스젠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매우 부족하다. 이러한 인식의 부족은
정부의 정책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그동안 트랜스젠더에 대한 정책적인 고

려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트랜스젠더의 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
하여 정부 차원에서 그들의 규모와 요구를 파악하고 정부 정책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Ⅳ.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
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신청인·피심인 등 당사자 칸은 따로 싣지 않습니다(본문의 이름은 원천이 가린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