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결정

20진정0253200

성폭력 피해자 조사시 분리조치 미흡에 따른 인격권 및 사생활 침해

국가인권위원회 침해구제제2위원회 의결일: 2020년 9월 10일

요지

주문 1 : 법무부장관에게, 교정기관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조사업무 수행 시 방어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보장을 위하여 독립된 공간에서 관련자를 조사하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하여 시행하기를 권고합니다.

피진정인이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공개된 장소에서 성추행 가해자 및 피해자인 진정인을 상대로 구체적인 피해내용을 조사함으로써 진정인은 비록 즉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질문에 답변하였다고 하더라도 성적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는 헌법 제10조 및 제17조에서 보장하는 진정인의 인격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한편 교도소 내 성추행 피해 신고 사건의 경우 「범죄수사규칙」 및 「성폭력 범죄 수사 및 피해자 보호 규칙」의 규정과 같이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독립된 공간에서 조사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어, 피해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어떤 절차와 방식으로 조사를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지침이 없다. 이에 법무부장관에게, 교정기관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조사업무 수행 시 방어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보장을 위하여 독립된 공간에서 관련자를 조사하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하여 시행할 것을 권고할 필요가 있다.

주문

법무부장관에게, 교정기관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조사업무 수행 시 방 어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보장을 위하여 독립된 공간에서 관련자를 조사하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하여 시행하기를 권고합니다.

이유

국 가 인 권 위 원 회
침해구제제2위원회
결 정
사 건 20진정0253200 성폭력 피해자 조사시 분리조치 미흡에 따른
인격권 및 사생활 침해
진 정 인 OOO
피진정인 OOO
주 문
법무부장관에게, 교정기관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조사업무 수행 시 방
어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보장을 위하여 독립된 공간에서 관련자를
조사하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하여 시행하기를 권고합니다.
이 유
1. 진정요지
피진정인은 2020. 3. 16. 성추행 피해사건의 신고자인 진정인을 조사하면
서 별도의 분리된 공간에서 조사하지 않고, 다른 수용자들과 여성교도관이
있는 공개된 조사실에서 조사하여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였다.

2. 당사자 및 관계인(관계기관)의 주장 요지
가. 진정인
위 진정요지와 같다.
나. 피진정인(OO교도소 교도관)
피진정인은 2020. 3. 12. 성추행 등의 피해신고 사건에 대하여 같은 달
16. 13:12부터 15:54까지 OO교도소 조사실에서 진정인을 조사하였고, 조사
를 시작하면서 사건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진정인에게 불편한 점이나 애로
사항이 있는지 물었으나 진정인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며 불편한 기색
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1차 조사 말미에 피진정인이 조사 결과에 따라 진정인도 규율
위반행위가 입증되면 징벌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다고 말하자, 진정인은 화
를 내며 “왜 내가 징벌위원회에 회부되느냐? 나는 신고자다.”라고 말하며
진술조서의 열람 및 무인 날인을 거부한 사실이 있다.
1차 조사와 달리 2차 조사 시에는 별도의 칸막이가 설치된 장소에서
다른 수용자들이 볼 수 없도록 차단된 상태에서 진정인을 조사하였다.
다. 참고인 ○○○(동료수용자)
참고인은 2020. 3. 16. 진정인이 조사받은 같은 시간대에 수용생활 방해
로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은 바 있으며, 참고인이 조사받을 당시 본인 이외
에도 조사를 받는 수용자가 2명이 더 있었다. 조사실은 공간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조사를 받거나 교도관에게 크게 항의하는 소리는 같은
조사실에 있는 참고인뿐만 아니라 다른 수용자들에게도 들릴 수 있다.

본인의 조사에 집중하느라 진정인의 모든 조사 내용이 기억나지는 않
으나 성추행과 관련된 “성기”, “발기”, “삽입”, “만졌냐” 등의 이야기를 들
었고 진정인이 교도관에게 크게 항의하는 소리도 들었다.
라. 관계기관(OO지방교정청, OO교도소, OO교도소, OO교도소)
교정시설 내 성추행·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조사 매뉴얼이나 지침 등은
없으며, 성추행·성폭행 사건과 같은 경우에도 일반사건과 동일한 방식으로
조사를 한다. 사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성추행·성폭행 사건 조사 시 조사
실 내 공간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별도 공간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
다.
3. 관련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4. 인정사실
진정서, 피진정인의 답변서, 참고인 진술, 진정인의 성추행 등 피해 신고
서 및 자술서, 피진정기관 조사실 내부 사진, 근무자 근무보고서, 진정인의
징벌의결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진정인은 2020. 3. 12. 피진정기관 징벌위원회위원장에게 동료수용자
로부터 성추행 및 폭행 피해를 받았다는 내용의 신고서를 제출하였다. 진정
인의 신고서가 접수되자 피진정기관은 사건당일 진정인 및 가해자로부터
자술서를 받는 등 기초조사를 실시하였고, 자술서에는 서로 간 성추행을 당
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나. 진정인은 2020. 3. 16. 13:12부터 15:54까지 피진정기관 고충처리팀 조
사실에서 성추행 및 폭행 피해신고 건에 대하여 피진정인으로부터 1차 조
사를 받았으며, 동시간대에 참고인도 조사실에서 수용생활 방해 혐의로 조
사를 받았다.
다. 피진정기관 고충처리팀은 2020. 3. 16. 총 8명이 근무(남성교도관 6명,
여성교도관 2명)하였으며, 피진정인이 진정인을 조사할 당시 진정인의 옆자
리 맞은편에서 여성교도관이 근무하고 있었다.
라. 고충처리팀 조사실은 각 자리마다 파티션으로 구분되어 있으나 조사
실 구조상 다른 수용자들에 대한 조사 내용이 모두 들리는 환경이다.
마. 피진정인이 2020. 3. 16. 진정인을 상대로 작성한 1차 진술조서에는
성추행 당시 상황, 추행의 정도, 추행의 방법 등에 대한 피진정인의 구체적
인 질문과 진정인의 진술이 기재되어 있다.
바. 진정인의 2차 진술조서에는 옆에 여성 조사관이 있어 성적 수치심이
느껴져 1차 진술조서에 무인 날인을 거부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이 기재되어
있다.
사. 인정사실 다항의 여성교도관은 2020. 3. 16. 진정인에 대한 1차 조사
직후 "피진정인이 진정인에게 징벌위원회 회부와 관련된 발언을 하자 진정
인은 성적 수치심을 이야기 하며 조서에 무인을 찍지 않았다"는 내용의 근
무보고서를 작성하여 보고하였다.

아. 진정인은 2020. 3. 23. 2차 조사를 받았고, 2차 조사는 고충처리팀 조
사실 내 칸막이가 설치된 별도 공간에서 받았다.
자. OO교도소 징벌위원회는 2020. 3. 26. 진정인에 대하여는 강제추행 및
음란행위 혐의로, 가해자 ○○○에 대하여는 폭행 및 음란행위 혐의로 각각
금치30일의 징벌처분을 하였다.
차. 피진정기관은 2020. 7. 3. 진정인과 가해자 ○○○간의 폭행 및 성추
행 사건과 관련하여 ①피의자 ○○○의 피해자 OOO의 준강제추행 혐의는
증거가 불충분하므로 불기소의견, ②피의자 OOO의 피해자의 ○○○에 대
한 강제추행 혐의는 증거가 불충분하여 불기소의견, ③피의자 ○○○의 피
해자 OOO에 대한 폭행의 범죄혐의는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의견으로
OO지방검찰청에 각 송치하였다.
5. 판단
가. 판단기준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국가
는 이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며, 헌법 제17
조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인격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사생활의 내용, 명예, 신용 등을 침
해받지 아니하며, 공공으로부터는 물론 사적인 제3자의 인지 및 침입으로부
터도 보호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성폭력 범죄의 피해자들에게 있어 피해사실과 그 내용은 타인에

게 결코 알려지기 원하지 않는 것임에도, 피해자들은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동일한 피해 내용을 반복하여 진술하거나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피해내용
등이 알려져 추가적인 피해를 입기도 한다.
이에 경찰청 훈령인 「성폭력범죄의 수사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규칙」
제18조(조사 시 유의사항) 제3항과 제4항은 경찰관은 피해자의 입장을 최대
한 존중하여 가급적 피해자가 원하는 시간에 진술녹화실 등 평온하고 공개
되지 않은 장소에서 조사하고, 공개된 장소에서의 조사로 인하여 신분이 노
출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하며,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조사와 피의자에 대
한 신문을 분리하여 실시하고, 대질신문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예외적
으로 실시하되, 시기·장소 및 방법에 관하여 피해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제219조(성폭력범죄
수사시 유의사항) 제1항 및 제3항은 성폭력범죄를 수사함에 있어서는 피해
자의 인권을 최우선시 하도록 하며, 동조 제3항에는 성폭력 피해자 조사 시
공개된 장소에서의 조사 및 증언요구로 인하여 신분노출이 되지 않도록 유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령 「특별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제3조(사법경찰관리의 신조) 제
1호는 수사과정에서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같은 법 제
5조(비밀의 엄수)는 범죄를 수사하는 때에는 피의자·피해자 그 밖의 사건
관계인의 명예를 훼손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공개된 장소에서 성폭력피해 조사에 따른 인격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 관련
진정인은 피진정기관에 거실에서 동료 수용자로부터 성추행 및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 신고서를 제출하였고, 이 신고에 따라 피진정인은 고충처리
팀 조사실에서 진정인을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한 사실이 있다. 진정인이
강제추행 및 음란행위 혐의로 금치 30일의 처분을 받은 사실과 가해자 ○
○○의 준강제추행 및 폭행 혐의에 대해 OO지방검찰청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당시 피진정인은 진정인을 성추행 가해자겸
피해자로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범죄수사규칙」및 「성폭력 범죄 수사 및 피해자 보호 규칙」에
따라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피해자의 인권을 최우선시 하도록 하며, 성폭력
피해자 조사 시 공개된 장소에서의 조사 및 증언 요구로 인하여 신분 노출
이 되지 않도록 유의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피진정기관의 내부 징벌절차
에 위 규정이 직접적으로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수사절차를 겸하거
나 수사절차로 나아갈 수 있는 이 사건 조사에 있어서는 위 규정들의 취지
가 참작될 수 있다.
조사 당시 피진정인의 옆자리에 여성교도관이 근무하고 있고 참고인
등 수용자들이 조사실에 있는 상황에서 피진정인은 성추행 피해 신고자인
진정인에게 “항문을 어디에 갖다 대던가요”, “성기가 항문에 닿거나 삽입되
지는 않았나요”, “진술인의 성기를 어떻게 만졌나요”, “진술인의 성기가 발
기가 되었나요” 등 구체적인 피해사실을 질문하고 대답을 요구함으로써, 진
정인이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인 사실, 그 구체적인 피해 내용이 공개된 장
소에서 적나라하게 노출되게 하였고 이에 대한 답변을 하는 진정인으로 하
여금 난처하게 만들었다.
피진정기관의 조사실은 파티션으로 구분되어 있다고 하나 이 사건과

같이 동시에 여러 사건들의 조사가 진행되는 경우 여성교도관을 포함한 다
른 조사관과 피조사자가 다른 사건의 조사내용을 들을 수 있는 구조이므로,
성범죄 사건과 같이 개인의 내밀한 사적인 영역을 조사하는 경우에는 제3
자가 없는 독립된 공간에서 조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결국 피진정인이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공개된 장소에서 성
추행 가해자 및 피해자인 진정인을 상대로 구체적인 피해내용을 조사함으
로써 진정인은 비록 즉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질문에 답변하였다고 하더
라도 성적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는 헌법 제10조 및 제
17조에서 보장하는 진정인의 인격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것
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한편 교도소 내 성추행 피해 신고 사건의 경우 「범죄수사규칙」및 「성
폭력 범죄 수사 및 피해자 보호 규칙」의 규정과 같이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독립된 공간에서 조사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어, 피해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어떤 절차와 방식으로 조사
를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지침이 없다. 이에 법무부장관에게, 교정기관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조사업무 수행 시 방어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보장을 위하여 독립된 공간에서 관련자를 조사하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하
여 시행할 것을 권고할 필요가 있다.
6.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제44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주
문과 같이 결정한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신청인·피심인 등 당사자 칸은 따로 싣지 않습니다(본문의 이름은 원천이 가린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