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결정

22정책0033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19조 등 위헌법률심판사건에 대한 의견제출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 의결일: 2022년 10월 24일

요지

국가인권위원회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재판소 2019헌가30 위헌법률심판사건에 관하여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19조 및 제25조 제2호는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HIV 감염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제출합니다.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19조 및 제25조 제2호는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HIV 감염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주문

국가인권위원회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재판소 2019헌가30 위헌법률심판 사건에 관하여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19조 및 제25조 제2호는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HIV 감염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제출합니다.

이유

국 가 인 권 위 원 회
결 정
제 목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19조 등 위헌법률심판사건
에 대한 의견제출
주 문
국가인권위원회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재판소 2019헌가30 위헌법률심판
사건에 관하여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19조 및 제25조 제2호는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HIV 감염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제출합니다.
이 유
Ⅰ. 의견제출의 배경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이하 "에이즈예방법"이라 한다)이 2008. 3. 21.
법률 제8940호로 개정되기 전, 구법 제19조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이하
"HIV"이라 한다) 감염자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감염의 예방조치 없이 행하는
성행위(제1호),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하여 타인에게 전파할 수 있는 행위(제2호)
를 금지하고, 제25조 제2호는 이러한 전파매개행위를 한 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는 이러한 규정이 감염병의 전파방지
목적 달성을 위한 적정한 수단이라 보기 어려우며 형사적 제재의 최후적·
보충적 성격에 입각할 때 추상적 위험범에 대한 과도한 형사적 제재라
판단하고, 2007. 2. 26. 국회의장에게, 제19조의 "전파매개행위 금지" 규정과
이와 관련된 벌칙 규정인 제25조 제2호를 삭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
을 표명한 바 있다.
이후 2008. 3. 21. 구법 제19조 제1호는 삭제하는 것으로 개정되었으나,
제19조 제2호와 제25조 제2호는 존속되었다.
그런데 그 후, 헌법재판소에 에이즈예방법 제19조와 이에 대한 벌칙 규정인
제25조 제2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2019헌가30, 이하 "이 사건"이라 한다)이

제청되어 현재 그 심리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사건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감염인의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한 "전파매개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해당 규정이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헌법 제17조의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위원회는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에 대한 재판이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국가인권위원
회법」 제28조 제1항에 따라 에이즈예방법 제19조 및 제25조 제2호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기로 하였다.
Ⅱ. 판단 및 참고기준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제17조를 판단기준으로 하고, 유엔에이즈계획
(UNAIDS)의 "HIV 전염의 범죄화에 관한 정책 요약서(POLICY BRIEF:
Criminalization of HIV Transmission, 2008)" 및 "광범위한 HIV 범죄화 종식
(Ending overly broad criminalization of HIV non-disclosure, exposure
and transmission: Critical scientific, medical and legal considerations,

2013)" 등을 참고기준으로 하였다.
Ⅲ. 판단
1. HIV/AIDS의 일반적인 성격
HIV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이하 "에이즈"라 한다)의 원인 바이러스로
감염인의 모든 체액에 존재하며 특히 혈액, 정액, 질 분비물, 모유에 많은
양이 존재한다. HIV 감염인은 체내에 HIV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을 의미
하고, 에이즈 환자는 HIV 감염인 중 세포면역기능에 결함이 있고, 주폐포자
충폐렴(住肺胞子蟲肺炎)1), 결핵 등의 기회감염 또는 기회질환 등 에이즈 특
유의 임상증상이 나타난 사람을 말한다.
HIV가 타인에게 감염을 일으키려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
다. 첫째, 노출된 HIV의 양이 감염을 일으키기에 충분하여야 하며, 둘째,
HIV가 혈류로 들어가야 한다. HIV 감염 경로는 성접촉(감염인과의 안전하지
않은 성접촉), HIV에 감염된 혈액의 수혈(HIV에 감염된 혈액이나 혈액제제
를 수혈받았을 때), 오염된 주사기의 공동사용(감염인이 사용한 주사기를 사
용했을 때), 수직감염(감염된 여성의 임신, 출산, 모유 수유) 등이 있다. 그러
1) 페포자충이라는 진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폐렴

나 악수, 포옹, 입맞춤, 식사 등 일상생활을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는다.
HIV는 주로 성접촉으로 감염되지만, 1회 성관계로 감염될 확률은
0.04~1.4%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HIV 감염인이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복용
하면 HIV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으며, 조기에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는다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타인에 대한 전파도 예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유엔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에서 U=U (Undetectable=
Untransmittable, 검출되지 않으면 전파되지 않는다) 캠페인이 이뤄지고 있다.
"U=U"란, HIV 감염인이 꾸준히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혈중 HIV
양이 미검출 수준으로 떨어지고 그 상태가 유지될 경우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는 상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HIV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도 HIV 노출 전·후 항레트로바이러스제 복용
을 통해 HIV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HIV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성접촉을
했을 때 HIV 감염인으로부터 전달된 수많은 바이러스 중에서 소수의 바이
러스가 감염을 유발하는데, 미리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전파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에 의해 전달된 바이러스를
사멸시켜서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2. 국제동향
가.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의 권고
유엔 산하 AIDS 전담기구인 "유엔에이즈계획"은 2008년 "HIV 전염의
범죄화에 관한 정책 요약서"를 발표하면서, 각 정부에게 “HIV를 특정하여
처벌하는 법과 HIV 상태 공개를 직접 명령하는 법은 HIV 예방, 치료, 관리
및 지원 노력에 역효과를 일으키거나 HIV 및 기타 취약 집단에 있는 사람
들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으므로 폐지”하라고 권고하였다2).
2013년에는 "광범위한 HIV 범죄화 종식"을 발표하면서 2008년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의도적인 전염뿐만 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전염, HIV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았음에도 HIV 노출과 상대방에게 HIV 감염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을 범죄화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유엔에이즈계획은
HIV에 대해 형법을 적용한다면 처벌 대상을 "의도적인 HIV 전염"3)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고, 이 과정에서 최신의 과학적, 의학적 지식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4).
2) UNAIDS, UNAIDS POLICY BRIEF : Criminalization of HIV Transmission, 2008.
3) HIV 감염인이 HIV를 전파할 의도를 가지고 전파행위를 하고, 결과적으로 상대방이 HIV에 감염된 경우.
4) UNAIDS, Ending overly broad criminalization of HIV non-disclosure, exposure and transmission: Critical
scientific, medical and legal considerations, 2013.

나. 의학적 발달과 패러다임의 변화
에이즈는 오랫동안 공포의 대상인 불치병으로 인식되어왔으나, 1990
년대 중반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이 도입되면서 환자의 건강 유지는 물론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획기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유엔에이즈계획 및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HIV 전파를 범죄화하는 법률은
HIV 유병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며, 오히려 공중보건 측면의 접근이 더
유용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특히 2010년대의 연구들은 의학의 발달로
에이즈가 관리 가능한 만성 질환이 되었고, 전파 가능성이 급격하게 저하
되었음에도 형사법이 그러한 사실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HIV/AIDS 예방 및 지원 제도의 패러다임도
바뀌게 되었는데, 과거에는 HIV 감염인에 대한 규제와 감시 그리고 일반
성인 대상의 안전한 성 행태 교육이 주를 이루었다면, 현재는 감염취약
집단의 자발적인 에이즈 검사 활성화, 감염인 등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치료접근성 보장의 중요성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
2021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HIV를 범죄화한 대부분의 법들이 지난 30년간의 HIV

연구와 의학적 발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중을 보호
하기 위한 법률이 의도한 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오히려 부당한 경우,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하였다5).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해당 권고에서 △
오래된 HIV 범죄화 법률을 폐지하거나, △HIV 범죄화 법률을 현대화하거나,
△HIV 범죄화의 우선순위를 낮추거나, △위 모든 수단을 사용하기 어려울
경우 HIV 감염자의 행위를 재판할 때, 최신의 과학 및 의학적 증거를 사용
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미국은 2014년 이후에 9개의 주가 HIV 범죄화
법률을 현대화하거나 폐지하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법률 현대화의 예로 △HIV 감염을 일반
감염과 관련한 법령으로 통합할 것, △HIV를 전염하고자 하는 의도를 요건
으로 할 것, △성폭력 범죄에서 HIV를 이유로 가중 처벌 시 감염을 전제로
할 것, △저위험 행동(구강성교 등)을 비범죄화할 것, △처벌 수위를 경감할
것 등을 제시하였다.
3. 에이즈예방법 제19조 등에 대한 위헌여부 검토
가. 개요
에이즈예방법은 에이즈의 예방·관리와 그 감염인의 보호·지원에 필요한
5) CDC, HIV Criminalization and Ending the HIV Epidemic in the U.S., 2021.

사항을 정함으로써 국민건강의 보호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며, 감염인에
대한 의사 또는 의료기관의 신고, 검진, 감염인의 보호·지원 등을 그 내용으로
한다.
동법 제19조는 “감염인은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파 매개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며, 제25조 제2호는 이를
위반한 경우 징역 3년 이하의 형벌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나. 명확성의 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단지
형식적으로 처벌법규만 있으면 형사처벌이 가능한 것이 아니고 행위 시에
범죄구성요건을 확연히 알 수 있는 명확한 법률이 존재해야 처벌 가능하다는
의미로 "명확하지 않으면 무효(void for vagueness)"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즉, 형사처벌과 관련한 법률이 불명확하면 법집행자, 특히 수사기관의
자의적인 법집행을 통한 남용 우려가 있고, 수사행위가 종국적으로 법원을

통해 통제된다고 해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간
기본권을 침해당하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위원회는 2007. 2. 26. 에이즈예방법이 2008. 3. 21. 법률 제8940호로
개정되기 전 구법 개정안의 제19조 및 제25조 제2호의 삭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하면서, 특히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인 성행위를 규율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회에서도 2006. 11. 14. 구법이 "감염인을 차별·배제하는 감시와 통제
의 규정이 주를 이루고 있어 공포와 무지를 확산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제19조 및 제25조 제2호의 폐지를 포함하는 전부개정법률안이 발의6)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구법 제19조 제1호를 삭제하는 것으로 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제19조 제2호의 내용은 삭제되지 않고 법 제19조
로 남아 감염인의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한 "전파매개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법 제19조의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한 전파매개행위"를 살펴보면, HIV
는 감염인의 모든 체액에 존재하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접촉
하고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모든 행위를 포섭할 수 있다. 이렇듯 법 제19조
6) 현애자의원 등 20인 발의(의안번호 175366).

의 "체액"과 "전파매개행위"는 그 개념 및 범위가 불명확하고 자의적으로
확대될 수 있으므로 남용이 우려되고 있다.
HIV 전파매개행위와 관련하여 2002~2018년 선고된 1심 판결 23건7)
을 분석한 연구8)에 따르면, 피해자가 실제로 HIV에 감염된 사례는 1건에
불과하였으며, 이마저도 법원은 피고인과의 성관계로 피해자가 HIV에 감염
되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분석한 판결 중 다른 죄와
병합 없이 전파매개행위에 대해서만 처벌된 사안은 9건이었는데, 이 중 1회
의 전파매개행위에 대하여 기소된 사안은 2건으로 각각 징역 6개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다. 나머지 7건의 사건은 여러 차례의
전파매개행위에 대한 것으로, 4건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2건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나머지 1건은 징역 8개월이 선고되었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2016년 선고된 서울중앙지법 판결9)에서,
피고인은 피해자 2명과 예방조치 없이 항문을 이용한 유사 성교행위를
하여 에이즈예방법 위반으로 기소되었는데, 법원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꾸준히 받은 경우, 콘돔 등의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전파의 위험성이
7) 이중 성접촉을 이유로 기소된 사안은 20건이다.
8) 김찬,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상 전파매개행위 처벌의 문제, 공익과 인권<19-0>, 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 2019.
9., 후술하는 판결 사례는 이 논문에서 인용한다.
9)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 28. 선고 2015고단5249 판결.

매우 낮다는 것이 현재 의학계의 다수 견해임을 인정하였으나, 이를 일반화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면서 피고인의 HIV 검사 결과 "not detected(검출
안 됨)" 소견이 나왔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가 전파매개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2018년 선고된 서울중앙지법 판결10)에서, 피고인은 자신이 HIV
감염인임을 숨기고 피해자와 5회에 걸쳐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항문을
이용한 성행위를 하여 에이즈예방법 위반으로 기소되었는데, 피고인은 HIV
RNA 농도가 "not detected(검출 안 됨)" 또는 "20copies/ml" 미만11)으로
확인된바, 전파매개의 가능성이라는 추상적 위험조차 초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전파매개의 가능성이라는 추상적
위험조차 초래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는 없고, 위와 같은 상태에서 성관계
등을 통해 HIV를 전파할 위험이 사실상 "0"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으나 그 위험이 "0"이 된다고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상과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이 HIV의 전파방지를 목적으로 하면서도,
전파가 되지 않았거나 전파의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까지
10)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8. 14. 선고 2017고단6412 판결.
11) 다수의 연구와 미국 CDC(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혈중 HIV RNA 농도가 200
copies/ml미만일 경우 HIV 전파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처벌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은 추상적이고 모호한 법 조항이 원인이라
볼 수 있다.
법 문언의 해석만으로는 "체액"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전파매개
행위"가 상대방의 감염을 전제로 하는지, 혹은 감염 여부·위험성과 상관
없이 바이러스에 노출되기만 하면 전파매개행위가 성립하는지 명확하지
않으며, 일상생활까지 처벌 대상의 범위가 확대될 수 있어 남용의 위험성이
적지 않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다. 비례의 원칙 위반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이 사건 법률조항은 HIV의 전파를 예방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이러한 목적은 일응 정당하다 할 것이다.
2) 수단의 적절성
이 사건 법률조항은 HIV 전파방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전파매개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전파매개행위"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어떤 행위를 뜻하
는지 그 의미가 불명확하고 광범위하여, 입법목적과 수단 간의 관계를 판단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전파매개행위"를 피임 도구 없는 성접촉으로 한정한다고 하더
라도, 성접촉 자체가 내밀하고 사적인 영역에서 이뤄지는 행위이므로 이에
대한 감독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점, 성접촉이라는 지극히 내밀한 개인
의 행위를 국가가 규율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인 점을 감안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전파방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적절하고, 효과적인 수단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오히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사적인 행위에 대하여 형사적인 처벌
을 규정함으로써 HIV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불안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고,
이는 HIV 전파의 근본적인 예방책이라고 할 수 있는 HIV 감염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저해할 우려가 크다.
3) 침해의 최소성
HIV/AIDS 관련 다수 연구에 따르면, HIV 전파방지의 가장 효과

적인 수단은 감염의 조기 발견과 지속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의 경우, HIV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 혈액검사 시 양성반응 여부를 조기에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검사
방법 도입 등과 같은 근본적인 예방책이면서 덜 침해적인 수단을 상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염인의 광범위한 사적 행위를 규율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HIV 감염인이라 하더라도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아 전파 위험이 없는
상태일 수 있고, HIV 감염 확률이나 HIV 감염 조건 등을 감안할 때, 감염인
과의 접촉이 곧 전파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 감염인의 약물치료
의 정도 및 HIV 검출 여부, 상대방의 감염 여부, 전파행위의 고의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전파매개행위"로 해석될 수 있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만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추상적인 위험만으로 감염인의 기본권을 제한
하는 것으로서 과도한 입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의도적 전파행위
로 타인의 감염을 유발한 것이 분명하다면, 이는 현행 형법 규정으로도 처
벌이 가능하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반 행위에 대해 징역형만을 규정하여

법관의 양형을 통해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을 구현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징역형은 각종 자격의 제한이 따르고 인신의 자유를 박탈
하는 것으로 다른 어떤 기본권 제한 수단보다도 처벌되는 자의 자유를
침해하며, 집행 후에도 그의 인격적 가치나 사회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후적·보충적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점(헌법재판소 2005. 9. 29.
2003헌바52 등 참조)을 고려하면, 이는 법률 자체가 현저하게 불합리하여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을 위반한 것이라 판단된다.
4)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법률조항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공중 보건의
유지이며, 이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은 감염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사생활
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감염인이라 하더라도 치료를 받으면 전파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 도달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감염인 대다수가
감염을 인지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예방관리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으며12), 많은 감염인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13), 이 사건
12) 질병관리청의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관리대책(2019. 11.)에 따르면, 2023년까지 감염인지 90%·치료율 90%·치료효
과 9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13) 2016~2017년 한국 HIV 낙인 지표 조사 공동 기획단이 수행한 한국 HIV 낙인 지표 조사(UNAIDS 후원)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104명 중 1명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현재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법률조항에 따라 추상적 위험범을 처벌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은
모호한 반면, 이를 처벌함으로써 감염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이 제한되는 정도는 상당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4. 소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문의 추상성과 광범위성으로 인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고, 보다 근본적이고 덜 침해적인 수단을 상정
할 수 있음에도 지극히 사적인 행위를 징역형으로 처벌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을 위배하여 헌법에서 보장하는 HIV 감염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
이에 대하여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원 이충상, 위원 한석훈의
반대의견이 있다.
Ⅳ. 위원 이충상, 위원 한석훈의 반대의견
1. 법 제19조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음
다수의견은, 법 제19조의 "체액을 통한 전파매개행위"를 살펴보면

HIV는 그 감염인("HIV 감염인"을 "감염인"이라고 약칭한다)의 모든 체
액에 존재하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접촉하고 생활하면서 발
생하는 모든 행위를 포섭할 수 있으므로 위 "체액"과 "전파매개행위"
는 그 개념과 범위가 불명확하다고 한다.
그러나 법 제19조의 "전파매개행위"는 2008. 3. 21. 법률 제8940호로
개정되기 전의 "전파할 수 있는 행위"를 그 조문의 제목에 맞추어서
"전파매개행위"로 줄여쓴 것이므로 HIV를 전파할 수 있는 행위만을 의미
하고 HIV를 전파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행위는 포섭하지 않음이 명백하다.
그리고 다수의견의 전반부가 지적한 대로 감염인과의 안전하지 않은 성접
촉(즉 콘돔을 쓰지 않은 성행위)만이 HIV를 전파할 수 있고 악수, 포옹, 입
맞춤, 식사 등 일상생활과 콘돔을 쓴 성행위에 의해서는 HIV가 전파될 수
없다(전파가능성이 전혀 없다). 따라서 법 제19조의 "전파매개행위"에
"콘돔을 쓰지 않은 성행위"만이 해당하고 악수, 포옹, 입맞춤, 식사 등 일
상생활과 "콘돔을 쓴 성행위"는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다(수혈, 주사기
의 공동사용, 수직감염은 이 문건에서 논외로 한다).
또한 다수의견의 전반부가 지적한 대로 HIV가 전파되기 위해서는 노출
된 HIV의 양이 전파를 일으키기에 충분하여야 하며 혈액, 정액, 질 분비물,

모유에만 HIV 전파가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HIV가 많이 존재하고 그 외의
체액(침, 땀, 눈물, 콧물, 기타)으로는 HIV가 전파될 수 없다(전파가능성이
전혀 없다). 따라서 법 제19조의 "체액"에 정액, 질 분비물, 모유만이 해
당하고 그 외의 체액(침, 땀, 눈물, 콧물, 기타)은 해당하지 않음도 명백하다
다수의견은 전파의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까지 처벌한
사례들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 사례들은 모두 피고인의 HIV 검사 결과가
"검출 안 됨" 또는 "20copies/ml 미만"인 경우들인데, HIV가 한 번 검
출되지 않았다는 것만을 가지고 전파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고
치료제를 1개월 내지 6개월 복용하여 HIV가 검출되지 않기 시작한 후로도
6개월 이상 치료제를 계속 더 복용하여 검출한계치 미만(檢出限界値 未滿)
의 상태를 6개월 이상 유지해야만 비로소 전파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있고
위 유지 전에는 감염인이 콘돔을 쓰지 않고 성교를 하면 전파가능성이 있
고 항문성교를 하면 전파가능성이 보다 높다.14) HIV는 한 번 감염되면 아무
14) 大北全俊, 井上洋士, 山口正純, 白阪琢磨, “Undetectable=Untransmittable (U=U) とは何か : 「ゼロ」の論理につい
て”, 일본에이즈학회지 22호(2020년) 19~20쪽과 山口正純, “HIVは治療をすればうつらない? 解說 「U=U」”,
JaNP+(Japanese Network of People Living with HIV/AIDS)의 2019. 7. 29. 발표문에 의하면, Prevention
Access Campaign(활동가와 연구자의 그룹)의 콘센서스성명 자체에서 「U=U」란 HIV의 양이 6개월 이상 검출한
계치 미만을 유지하고 있는 HIV 감염인은 성행위에 의하여 타인에게 HIV를 감염시킬 위험이 없는 것이라고 하였
다. HIV가 한 번 검출되지 않으면 그때부터 HIV를 감염시킬 위험이 없는 것이 아니다.
다수의견은 "U=U"란, “혈중 HIV의 양이 미검출 수준으로 떨어지고 그 상태가 유지될 경우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라고 하여 미검출 상태가 6개월 이상 유지되어야 함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것은 부정확한 언
급이다. 그리고 손준성 경희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의 견해를 인용한 연합뉴스 2009. 3. 13.자 “제천 에이즈 전파범
전염력 논란(종합)” 기사도 참조할 필요가 있다.

리 좋은 치료제를 오래 복용하여도 체내에서 HIV의 수가 줄어들 뿐이지 평
생 결코 체내에서 HIV가 다 사라지지 않고 근치되지 않으며 치료제의 복용
을 중단하면 곧 증식하는 무서운 바이러스이다(이 점에서 HIV는 다른 바이
러스나 세균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위 처벌사례들은 HIV가 검출되지 않기
시작한 후로도 6개월 이상 치료제를 계속 더 복용하기 전에 성행위를 한
사안에 대하여 기소되었거나 HIV의 양이 6개월 이상 검출한계치 미만을 유
지하고 있는 감염인은 전파가능성이 없다는 신빙성 있는 문헌을 피고인측
이 제출하지 못한 사례들로 보인다15).
다수의견은 전파의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까지 처벌한
사례가 발생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추상적이고 모호한 법 제19조 조항이 원
인이라 볼 수 있고 그래서 법 제19조를 위헌 선언하여 무효로 만들어야 한
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전파의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까지
처벌한 사례가 없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며, 개별 사건에서 전파가능성의
유무는 구체적 사실인정의 문제에 불과하다. 설령 HIV의 양이 6개월 이상
검출한계치 미만을 유지하고 있어서 전파가능성이 없는 감염인이 장래에
기소되고 제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는 개별 사례가 희귀하게 나온다고 하더
라도, 그것은 법 제19조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라 개별 사건에서의
15) HIV 감염인을 위한 인권단체들이 HIV가 검출되지 않기 시작한 후로도 6개월 이상 치료제를 계속 더 복용하면 전파
가능성이 없다는 신빙성 있는 문헌을 제시하면서 이것을 경찰, 검사, 판사로부터 인정받아 불송치 결정, 불기소 결
정,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음을 널리 홍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실인정상의 잘못 때문이다. 법률해석상의 잘못이 아닌 사실인정상의 잘못
때문에 법 제19조를 위헌 선언하여 무효로 만드는 것은 본말전도이며 그렇
게 만들 것이 아니다. 이것은, HIV 전파매개죄와 마찬가지로 추상적 위험범
인 음주운전죄에 있어서 측정시가 아니라 운전시의 혈중알콜농도가 0.05%
이상이었는지에 관하여 잘못된 하급심 판결이 드물게 나왔지만 그것은 도
로교통법의 음주운전죄 조항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라 개별 사건에
서 사실인정을 잘못했기 때문인 것, 따라서 음주운전죄 조항을 위헌 선언할
것이 아닌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요컨대, 법 제19조의 "체액"과 "전파매개행위"는 그 개념과 범위가
불명확하지 않다.
2. 법 제19조는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음
가. 목적의 정당성에 의문이 없음
나. 수단의 적절성
다수의견은 은밀하게 하는 성행위에서 콘돔을 쓰지 않는 것에 대한
감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법 제19조가 전파방지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인지 의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성행위 후의 상대방의 신고에 의하여 과거의 성행위시에 콘
돔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드러나서 처벌받은 실제 사례들이 있고 앞으로도
나올 수 있으므로 성행위시의 콘돔 사용 여부에 대한 사후적 감독 내지 규
제가 가능하고 법 제19조가 전파방지 목적달성에 효과가 있다 할 것이다(이
것은, 뇌물수수도 은밀하게 하지만 뇌물공여자의 신고에 의하여 뇌물수수가
드러나서 처벌받은 실제 사례들이 있으므로 뇌물죄 조항이 뇌물방지 목적
달성에 효과가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따라서 법 제19조가 전파방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을 포함하여 많
은 나라들과 미국의 35개 주에서 감염인이 콘돔을 쓰지 않고 성행위하는
것을 형사처벌하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오히려 법 제19조는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불안을 조장
하며 이는 HIV 전파의 근본적인 예방책이라고 할 수 있는 HIV 감염의 조기
발견과 치료의 장애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HIV 전파의 근본적이고 효율적인 대책은 감염인의 전파매개
행위(콘돔을 쓰지 않고 하는 성행위)를 막아서 타인의 감염을 방지하는 것
이고 그 다음의 대책이 그 감염의 조기 발견 및 치료이므로 다수의견은 타

당하지 않다. 전염병이 타인에게 사전에 감염되지 않게 하는 것이 "예방
책"이고 "상책"임에 비하여 타인에게 감염된 후에 그 감염의 조기 발견
및 치료를 하는 것은 "예방책"이 아니라 "사고 후의 수습책"에 불과하
고 "하책"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HIV 감염인의 99% 이상이 성행위에 의해 감염된 것
으로 확인되었으므로, 감염인의 성행위시 콘돔을 쓰게 하는 것은 HIV 감염
방지라고 하는 목적에 제일 적절하고 확실한 수단이다(콘돔만 쓰면 성병감
염 상태에서의 성행위 등의 희귀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HIV 감염을 100% 방
지할 수 있다).
만약 다수의견처럼 법 제19조를 위헌 선언하여 무효로 만들면 감염
인 중 치료제를 전혀 복용하지 않았거나 충분치 않게 복용하여 전파가능성
이 있는 감염인이 콘돔을 쓰지 않고 아무리 많이 성행위를 해도 전파가능
성이 있는 행위(추상적 위험범)에 대하여 처벌을 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피
고인(감염인)의 성행위에 의하여 상대방에게 HIV가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높
은 경우에도, 피고인의 성행위 상대방이 딴 사람들과도 성행위를 하였기 때
문에 피고인에 의하여 전파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전파를 해
서 상해를 입게 한 행위"(침해범)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사례들이 희귀

하지 않다. 위 추상적 위험범은 처벌하지 말고 위 침해범만 처벌하자는 의
견도 있지만, 위 침해범을 처벌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위 의견을 따랐다
가는 양쪽 다 처벌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희귀하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
으로 감염인이 콘돔을 쓰지 않고 하는 성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것이 HIV
감염 확산 방지의 제일 효과적인 예방책인 것을 부정할 수 없다16).
다. 침해의 최소성
다수의견은, 법 제19조가 HIV 감염 예방을 위한 교육 및 홍보, 정확
한 검사방법의 도입 등 보다 근본적인 예방책이면서 덜 침해적인 수단을
상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염인의 광범위한 사적 행위를 규율하는 방
법을 택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의 위반이라고 한다.
그러나 교육 및 홍보, 정확한 검사방법의 도입이 보다 근본적인 HIV
감염 예방책인 것이 아니라 콘돔의 사용이 보다 근본적인 HIV 감염 예방책
이며 교육 및 홍보 등과 콘돔의 사용은 병행해야 하고(교육 및 홍보의 주된
내용도 콘돔을 사용하라는 것임), 감염인에게 성행위시에 콘돔을 사용하라
는 것이 감염인의 광범위한 사적 행위를 규율하는 방법인 것이 아니다.
16)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선진국들을 포함하여 많은 나라들과 미국의 35개 주에서 감염인이 콘돔을 쓰지
않고 성행위하는 것을 형사처벌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법 제19조는 HIV 전파방지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감염인이 성행위시에 콘돔을 사용할 것만 요구하고 있고(감염인에게 성행위
의 사전이나 사후의 신고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님) 콘돔은 비용도 저렴
하고 편의점이나 약국에서 구입하기도 쉽고 사용도 간편하기 때문에 침해
의 최소성의 요건도 갖추고 있다.
다수의견의 추상적 위험에 관한 언급과 법 제25조의 법정형이 과중
하다는 언급에 대하여는, 그런 사항들은 법익의 균형성에서 다루는 것이 타
당하므로 아래의 라.항에서 반박한다.
라. 법익의 균형성
다수의견은, 감염인도 치료를 받으면 전파가능성이 없는 상태에 도달
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감염인 대다수에 대해 이러한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조항에 따라 추상적 위험범을 처벌함으로써 달성
할 수 있는 공익은 모호하고 추상적인 반면, 이를 처벌함으로써 감염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이 제한되는 정도는 상
당하므로, 법 제19조와 제25조 제2호는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전파가능성이 없는 상태에 도달한 감염인에 대해서는 콘돔을
쓰지 않고 성행위를 하여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처벌할 수 없다. 그리고
법 제19조, 제25조 제2호(이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조항들"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보호하려는 "대한민국 국민 5000여만 명이 에이즈에 감염
될 위험을 차단함으로써 공중 보건을 유지하고 신체의 훼손과 사망의 위험
을 방지하며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공익"(헌법 제10조, 제
12조, 제36조 제3항)이 이 사건 조항들에 의하여 침해되는 "감염인의 일반
적 행동자유권(감염인이 성행위를 콘돔을 쓰지 않으면서 할 자유권), 사생활
의 비밀과 자유(콘돔을 쓰지 않으면서 성행위를 하였다는 것에 관한 비밀의
유지)라는 사익"(헌법 제10조, 제17조)보다 크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감염인과 콘돔 없이 성행위를 한 사람이 자신의 성행위 상대
방이 HIV 감염인인 것을 어떤 경위로든 알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감
염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는 경우에도 12주나 되는 잠복기 동안 자신도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때문에 큰 충격과 고통을 받게 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다수의견은, 감염인과의 접촉이 곧 전파로 이어지지 않는데도 감염인
의 약물치료 및 HIV 검출 여부, 상대방의 감염 여부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전파매개행위를 하였다는 것만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추상적

인 위험만으로 감염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과도한 입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감염인이 콘돔을 쓰지 않고 하는 성행위가 전파로 이어질 가
능성이 매우 낮더라도 제로가 아닌 이상에는 콘돔을 쓰게 하여 그 가능성
을 차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것은, 혈중알콜농도가 불과 0.03%인 상태
에서 운전을 하는 경우 혈중알콜 때문에 사고를 낼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그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하여 혈중알콜농도 0.03% 이상인 상태에서의 운전
을 모든 국민에 대하여 금지하고 위반시 처벌하는 것(혈중알콜농도 0.03%에
서 운전을 함에 전혀 지장이 없는 사람도 처벌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최소
한 위헌은 아닌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감염인이 약물치료를 받아 HIV 미
검출 시작 후로도 6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계속 받아 전파가능성이 없는 상
태에 도달하면 이를 고려하여 처벌할 수 없음이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리
고 추상적 위험범에서 결과의 발생(상대방의 감염)은 유무죄의 판단에서 고
려의 대상이 아닌 것이 확립된 판례와 통설이다(양형에서만 고려의 대상이
다). 특히 보건범죄를 추상적 위험범으로 입법하여 사망, 치상의 결과나 구
체적 위험의 발생을 기다리지 않고 추상적 위험을 발생시키는 구성요건실
행행위를 한 것 자체(예컨대, 콘돔을 쓰지 않은 채로 성행위를 한 것 자체)
에 대하여 처벌할 필요성이 크다.

다수의견은 우리나라의 감염인 대다수에 대해 전파가능성이 없는 상
태에 도달하는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에
이즈 환자 연간 신규 발생 인원은 1995년에 109명을 돌파하였고 계속 증가
하여 2013년에 1,000명을 돌파하였으며 현재까지 연평균 1,000명 넘게 계속
신규로 발생하고 있고, 특히 위 숫자는 신고된 감염인의 숫자일 뿐이고 신
고되지 않은 감염인이 별도로 적지 않게 있는 것(신고되지 않고 있다가 수
술을 받게 되었을 때 등에 드러나고 있음)에 비추어 우리나라의 감염인 대
다수에 대해 전파가능성이 없는 상태에 도달하는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고 보기 어렵다. 질병관리청은 2023년까지 감염인지 90%, 치료율 90%, 치료
효과 90%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목표를 달성해 가고 있지 않다는 통계
가 발표되었다. 에이즈 환자들은 고효능치료제의 꾸준한 복용에도 불구하고
여러 부위의 감염과 염증과 궤양과 악성 종양(암)과 기능부전과 마비와 천
공, 결핵, 카포시 육종(빨간 반점), 뇌병증, 양안망막괴사 등이 발생하고 사
망하거나 큰 고통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감염인이 고효능치료제만 꾸준
히 복용하면 별 문제가 없게 되는 것으로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이다. 감염인
1인당 약값이 연 1,000만원 이상이나 되는데 HIV는 한 번 감염되면 평생 체
내에 남으므로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따라서 1개에 천원 남짓에 불과한
콘돔을 수천 개 써서 1명의 감염만 막아도 아주 바람직하다). 그리고 에이

즈 치료약 복용으로 인한 여러 심각한 부작용들도 있다(항암제로 머리카락
이 다 빠지는 부작용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위와 같이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큰 문제인 HIV 감염인이 수만 명
이상으로 증가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필요성이 강하고 감염인으로
하여금 성행위시 콘돔을 쓰게 하는 것이 그러한 차단의 유효하고 적절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들에 의하여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이
모호하다거나 추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다수의견은 법 제25조 제2호가 선택형으로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을
규정하여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심각한 증세를 초래할 수 있고 한 번 전파되면 아무리 좋은
약을 오래 복용하여도 결코 감염인에게서 다 제거되지 않는 HIV를 전파할
수 있는 매개행위(콘돔을 쓰지 않고 행한 성행위)에 대하여 법정형으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규정한 것을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HIV 전파매개행위자
에 대하여 긴급체포를 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3년 이하의 징역형이라는 법
정형은 긴급체포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정형에 불과하다. 직무유기죄,
피의사실공표죄, 공무상 비밀 누설죄, 일반물건 방화죄에 선택형으로 벌금

형이 없지만 그 조항들을 위헌이라고 볼 것이 아닌 것과 같은 맥락에서
HIV 전파매개행위죄에 벌금형이 없다는 이유로 그 조항을 위헌이라고 볼
것이 아니다. 실제로 HIV 전파매개행위에 대하여 거의 다 집행유예가 선고
되고 있으며, 범정이 아주 가벼운 경우에 판사가 선고유예를 함으로써 피고
인에 대한 여러 자격의 제한을 방지할 수 있고, 범정이 더욱 가벼운 경우에
는 아예 검사가 기소유예를 할 수도 있다. 이 법 시행 후 30년 동안의 전파
매개행위 판결례 전수 조사결과17) 판결례가 44건에 불과하였고 그 중 다른
공소사실 없이 전파매개행위로만 기소된 피고인 9명 중 실형이 2명뿐이었
는데 그 2명 중 1명(징역 6개월)은 이종전과로 인한 집행유예 결격자였고
나머지 1명(징역 8개월)은 2년간 수천 회의 성매매에 의한 전파매개행위를
한 사람이라서 각 불가피하게 실형이 선고된 것에 비추어 법 제25조 제2호
가 과중한 처벌을 야기하였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헌법재판소는 법정형이
과중하다는 주장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입법재량사항으로 보아 합헌판단
을 하고 있다.18) 법 제25조 제2호에 선택형으로 벌금형을 넣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법률이 제일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라고 하여 위헌이
라고 볼 것은 아니다.
마. 소결
17) 다수의견이 인용한 김찬의 논문 참조.
18) 헌법재판소 2001. 4. 26. 99헌바43 결정, 2001. 11. 29. 2001헌가16 결정, 2021. 9. 30. 2019헌바360, 361 결정
등.

법 제19조, 제25조 제2호는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3. 현대 보건형법에서의 입법자의 재량과 헌법합치적 법률해석
현대의 보건형법에서 가벌적 예비행위들을 확대하여 불특정 다수인에
대한 추상적 위험의 초래를 단절할 필요성이 크고 그러한 입법에 있어서
입법자가 넓은 재량을 가지고 형사정책적으로 입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
다. 국가인권위원회나 헌법재판소가 입법자인 것이 아니므로 입법자인 국회
의 현대적 보건입법을 위헌으로 보는 것은 아주 신중할 필요가 있다. 국회
가 이 사건 조항들을 삭제한다면 그 삭제도 입법자의 재량 범위 내이므로
위헌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만보를 물러서서 법 제19조에 모호한 측면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해
석에 의하여 위 조항이 헌법에 합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한에는 위 조
항을 위헌으로 해석하지 않고 합헌으로 해석해야 한다(합헌적 법률해석, 헌
법합치적 해석. 헌법재판소 1989. 7. 14. 88헌가5 결정 등 참조).
위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보아도 이 사건 조항들을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874 판결이 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인
이 그 하급심 판시 기재와 같이 성관계를 함으로써 타인에게 전파매개행위
를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헌법 제10조 위반이라는 상고이유를 받아들
이지 않은 것을 첨언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 사건 조항들을 삭제하는 것 또는 법 제25조 제2
호에 벌금형을 선택형으로 추가하는 것을 국회에 권고할 수는 있으며 그
권고대로 입법되면 약자 내지 소수자인 HIV 감염인들을 위하여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4. 반대의견 결론
법 제19조 및 제25조 제2호는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
지 않으므로 합헌이다.
Ⅴ. 결론
이상과 같이, 에이즈예방법 제19조 및 제25조 제2호는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HIV 감염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는바, 위에서 본 위원 이충상,
위원 한석훈의 반대의견이 있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8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주문과
같이 의견을 제출한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신청인·피심인 등 당사자 칸은 따로 싣지 않습니다(본문의 이름은 원천이 가린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