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결정
23정책0003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표명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회
의결일: 2023년 6월 29일
요지
국회의장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19631)의 제44조 제4항과 같이 ‘언론사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에 댓글 게시판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
국회의장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19631)의 제44조 제4항과 같이 ‘언론사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에 댓글 게시판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
국회의장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19631)의 제44조 제4항과 같이 ‘언론사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에 댓글 게시판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
주문
국회의장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19631)의 제44조 제4항과 같이 "언론사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 금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에 댓글 게시판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합 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19631)의 제44조 제4항과 같이 "언론사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 금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에 댓글 게시판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합 니다.
이유
국 가 인 권 위 원 회
상 임 위 원 회
결 정
제 목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표명
주 문
국회의장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19631)의 제44조 제4항과 같이 "언론사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
금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에 댓글 게시판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합
니다.
이 유
Ⅰ. 의견표명의 배경
2023. 1. 26. 발의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19631, 이하 "개정안"이라 한다)은 언론사 및 정보
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하여 제공하거
나 매개하는 경우 해당 기사에 대하여 독자가 생산한 의견을 게재하는 게
시판(이하 "댓글 게시판"이라 한다) 운영을 금지하고 위반한 자에 대해 과태
료를 부과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회재난 관련 기사에 달린 근거 없는 비난성 댓글로
인하여 희생자와 그 가족의 고통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댓글 피해 방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개정안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보아 「국가인권위원회법」(이하 "위원회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대한민국헌법」(이하 "헌법"이라 한다)
및 국제 인권기준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하였다.
Ⅱ. 검토기준
헌법 제21조 및 제37조 제2항, 「세계인권선언」 제19조, 「시민적 및 정치
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9조를 판단기준으로 하고, 헌법재판소 2002. 6.
27. 선고 99헌마480 결정, 헌법재판소 2011. 12. 29. 선고 2007헌마1001 결
정, 국가인권위원회 2020. 6. 30.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 의견표
명」 결정,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일반논평 제34호1): 제19조(의견과 표현의
자유)」 등을 참고하였다.
Ⅲ. 판단
1) UN Human Rights Committee, “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General comment No.
34” (CCPR/C/GC/34), 12 September 2011.
1. 개요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고,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9조는 “모든 사람은 간섭받지 아니하고 의견을
가질 권리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자신의 의견이나 사상을 자유
로이 표명하거나 전달할 수 있는 자유인바,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
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
으로서 오늘날 민주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이고, 이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경우에는 법률유보 원칙, 과잉금지원
칙(비례의 원칙) 등 기본권 제한의 일반원칙에 부합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불명확한 규범에 의한 규제로 표현에 대한 위축효과(chilling effect)가 발생
하지 않도록 명확하게 규정(명확성의 원칙)할 필요가 있다.
특히 표현의 자유를 사전예방적·포괄적으로 제한하도록 법률로써 강
제하는 것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벗어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
는 것에 해당한다.
한편 혐오표현은 성별, 장애, 종교, 나이, 출신지역 등을 이유로 어떤
개인·집단에게, ①모욕, 비하, 멸시, 위협, 또는 ②차별·폭력의 선전과 선
동을 함으로써 차별을 정당화·조장·강화하는 효과를 갖는 표현2)으로서,
2) 국가인권위원회 2021. 7. 22. 21진정0140600 차별시정위원회 결정
혐오의 대상이 되는 집단 구성원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이들에게 위축감, 공
포감,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등 그 해악이 중대하다고 할 것이다.
혐오표현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혐오표현을 차별
문제로 보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혐오와 차별의 규제 및 예방에 관한
기본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며, 혐오·차별에 대한 인식 개
선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교육과 홍보, 인터넷 사업자와 시민사회 등이 주
체가 되어 자율적으로 문제가 되는 표현에 대해 신속한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규제 확산 등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따라야
한다.
2. 개정안 주요 내용
개정안은 제44조 제4항을 신설하여, "언론사 및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
을 경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하여 제공하거나 매개하는 경우 해당 기사에 대하여 독자가 생산한 의견
을 게재하는 게시판을 운영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2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근거를 제76조 제2항에 규정하는
내용이다.
3. 개정안에 대한 검토
개정안은 사회재난 기사에 게재된 부적절한 댓글로 인한 희생자와 그
가족의 권리 침해를 방지하고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 사회
재난 기사의 댓글 게시판 전체를 제공하지 않도록 강제하고 있는바, 본 개
정안이 앞서 살펴본 표현의 자유 제한에 관한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원칙
을 준수하고 있는지에 대해 검토한다.
가. 명확성의 원칙 준수 여부
명확성의 원칙은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에서 그 규제되는 표현
의 개념 등을 최대한 명확하고 상세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입법에 있어서 무엇이 금지되는 표현인지가 명확하지 않
으면 표현에 대한 "위축 효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규제 당국의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규제남용의 우려가 있으므로 동 원칙은 표현의
자유에서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개정안은 "사회재난 관련 기사의 댓글 게시판"을 금지하면서도
무엇이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인지3),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금지되는 것
인지4) 등 사회재난 기사의 범위와 금지 기간 등에 대해서 명확하게 규정하거
나 한정하지 않고 있어서, 규제 당국이 어디까지를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
로 보는지에 따라 금지 및 위반 여부가 결정되고 이 과정에서 규제 당국에
의해 자의적으로 남용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개정안은 금지되는 행위가 불명확하거나 모호하여 명확성의 원
칙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과잉금지원칙 준수 여부
3) 개정안은 사회재난의 의미에 대해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도록 하면서도 정작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
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아 규제 당국이 규제 대상이 되는 기사의 범위를 자의적으로 해
석하여 집행할 수 있는 문제가 있음
4) 예를 들어 재난이 발생한지 상당한 기간이 도과된 후 이를 언급하는 기사에도 규제가 적용될 수 있음
1) 개정안의 입법목적 및 목적의 정당성
개정안은 제안이유로 "최근 이태원 참사 관련 기사에 희생자에 대한 근
거 없는 비난성 댓글들이 작성되면서 그 가족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는바, 댓글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 표현을 넘어 특정한 개인 또
는 집단의 비난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과 "이
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을 둘러싸고 희생자의 댓글 피해와 더불어
불필요한 사회 갈등도 유발되고 있는바 공동체 보호라는 측면에서 사회재
난과 관련한 댓글 문제 해결이 요청되고 있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사회재난 기사의 댓글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희생자와
그 가족의 인격권 침해 및 사회재난과 관련한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방지
하는 것이 본 개정안의 입법목적, 즉 개정안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라
할 것이다.
개정안의 입법목적 중 "사회재난 희생자 및 그 가족의 인격권 침해를
방지"한다는 것은 정당한 입법목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사회재난과 관련하여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방지"한다는 목적은
일응 정당한 입법목적으로 볼 수도 있으나, "불필요한 사회 갈등"이라는 것
은 대단히 모호하고 불확정적인 개념이어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다양한 논
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상적인 논의 과정마저 "불필요
한 갈등"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당한 입법목적이라고 보
기 어렵다.
2) 수단의 적합성
사회재난 관련 희생자와 그 가족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이나 혐오표현
등은 인터넷 뉴스 기사의 댓글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모든 공간에서,
모든 형태의 온·오프라인 표현물로 나타날 수 있다.
오히려 인터넷 뉴스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발적·부분적으로 채택한 뉴스
댓글 서비스 폐지로 인하여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의 여론 권력이 강화되거나
악성 게시글이 증가하였다는 비판도 있는바,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상 혐오
표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율규제 확산을 비롯하여 보다 체계적이
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개정안과 같이 인터넷 뉴스 기사 댓글 게시판이라는 하나의 공
론의 장을 막는 것은 사회재난 관련 희생자나 그 가족에 대한 부당한 인격
권 침해를 방지한다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
렵다.
3) 침해의 최소성
헌법재판소는 입법자가 임의적 규정으로도 법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
는 경우에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일
체 배제하는 필요적 규정을 둔다면 이는 비례의 원칙의 한 요소인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배한 것으로 보고 있다(헌법재판소 1998. 5. 28. 선고 96헌가12
결정 참조).
즉, 보다 덜 제한적인 방법을 선택하거나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하지 아
니하고 입법목적을 실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하
고 그 불이행에 대하여 제재를 가한다면 침해의 최소성을 위배하게 된다(헌
법재판소 2006. 6. 29. 선고 2002헌바80 결정 참조).
특히 온라인 매체상의 표현물 삭제와 같은 일정한 규제 조치의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유해성에 대한 막연한 의심이나 유
해의 가능성만으로 표현물을 광범위하게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조
화될 수 없으며, 규제하지 않아야 할 표현까지 다 함께 규제하는 것은 과잉
금지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02. 6. 27. 선고 99헌마480 결
정 참조).
그런데 개정안은 사회재난 관련 인터넷 뉴스 기사의 댓글로 인한 희생
자 및 그 가족의 권리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희생자 등에 대한 근거 없
는 비난성 표현물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게시판이라는 공론장 전체를
금지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사회재난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재난 희생자나 유족에 대한 비난성 표
현물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대항표현이나 희생자와 그 가족에
대한 애도의 표현, 사회재난과 관련하여 진상규명을 촉구하거나 정부나 관
련자의 부적절한 대응을 비판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 사회재난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을 공유하는 내용 등 사회재난 이슈를 둘러싼 모든 내용
이 포함될 수 있다.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는 표현물이 게재될 수 있다는 가능성만
으로 국민의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며 사회적 논의가 오갈 수 있는 공론의
장 운영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국민
의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개정안과 같이 하나의 공론장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는 극단적 방식이
아니라 문제의 게시글을 개별적으로 조치하도록 하여 표현의 자유를 최소
한으로 제한할 수 있는 방식의 규제는 현재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
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체계로도 상당 부분
가능하다.
즉, 사회재난 관련 희생자와 그 가족의 수가 어느 정도 특정이 가능한
범위 내인 경우, 명예훼손이나 모욕의 표현은 개인에 대한 권리침해 정보로
서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의 임시조치(게시중단)를 통해 개별적으로 조
치·규율될 수 있으며, 희생자와 유족의 수를 특정하기 어려운 다수인 경우
에도 언론사나 인터넷 뉴스 서비스 제공자의 자율적 조치를 통해 개별적으
로 규율될 수 있다.
따라서 개정안은 사회재난 관련 모든 내용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준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4) 법익의 균형성
사회재난과 같은 공적 사안에 대한 표현물은 진상규명촉구, 정부나 관
리자 측의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비판 및 개선 요구 등 공익을 위한 목적
을 갖거나 정치적인 표현물인 경우가 상당수이다. 개정안에 의하면 희생자
와 그 가족의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는 댓글도 일괄하여 규제되는 등 표현
의 자유가 크게 제한될 수 있으므로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
렵다.
다. 기타
현재 일부 포털이 연예인, 스포츠 선수에 대한 악플을 차단하기 위해
연예·스포츠 기사에 댓글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바, 사
회재난 관련 기사의 댓글 기능 폐지도 희생자와 그 가족의 인격권 보호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언론사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신이
제공하는 뉴스 서비스의 방향성을 자율적으로 설정하고 충돌하는 여러 법
익과 장단점을 형량하여 선택·결정하여야 하는 문제이다.
개정안과 같이 국가가 법률로 사적 서비스를 특정한 내용으로 규제 또
는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 처분 등을 예정하여 법적 의무로 강제하는 것
은 사적 자치의 원칙, 언론사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의 자유, 영
업(직업)의 자유를 침해하고 나아가 시민들이 댓글 기능을 포함한 다양한
뉴스 서비스를 이용할 정당한 권리도 침해하게 된다.
라. 소결
개정안은 사회재난의 희생자와 그 가족에 대한 혐오표현의 문제점과
그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환기시키고 공론화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희생자 및 그 가족의 권리 침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입법
목적도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표현 자유의 제한에 관한 명확성의 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Ⅳ.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한다.
상 임 위 원 회
결 정
제 목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표명
주 문
국회의장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19631)의 제44조 제4항과 같이 "언론사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
금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에 댓글 게시판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합
니다.
이 유
Ⅰ. 의견표명의 배경
2023. 1. 26. 발의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19631, 이하 "개정안"이라 한다)은 언론사 및 정보
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하여 제공하거
나 매개하는 경우 해당 기사에 대하여 독자가 생산한 의견을 게재하는 게
시판(이하 "댓글 게시판"이라 한다) 운영을 금지하고 위반한 자에 대해 과태
료를 부과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회재난 관련 기사에 달린 근거 없는 비난성 댓글로
인하여 희생자와 그 가족의 고통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댓글 피해 방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개정안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보아 「국가인권위원회법」(이하 "위원회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대한민국헌법」(이하 "헌법"이라 한다)
및 국제 인권기준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하였다.
Ⅱ. 검토기준
헌법 제21조 및 제37조 제2항, 「세계인권선언」 제19조, 「시민적 및 정치
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9조를 판단기준으로 하고, 헌법재판소 2002. 6.
27. 선고 99헌마480 결정, 헌법재판소 2011. 12. 29. 선고 2007헌마1001 결
정, 국가인권위원회 2020. 6. 30.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 의견표
명」 결정,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일반논평 제34호1): 제19조(의견과 표현의
자유)」 등을 참고하였다.
Ⅲ. 판단
1) UN Human Rights Committee, “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General comment No.
34” (CCPR/C/GC/34), 12 September 2011.
1. 개요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고,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9조는 “모든 사람은 간섭받지 아니하고 의견을
가질 권리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자신의 의견이나 사상을 자유
로이 표명하거나 전달할 수 있는 자유인바,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
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
으로서 오늘날 민주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이고, 이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경우에는 법률유보 원칙, 과잉금지원
칙(비례의 원칙) 등 기본권 제한의 일반원칙에 부합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불명확한 규범에 의한 규제로 표현에 대한 위축효과(chilling effect)가 발생
하지 않도록 명확하게 규정(명확성의 원칙)할 필요가 있다.
특히 표현의 자유를 사전예방적·포괄적으로 제한하도록 법률로써 강
제하는 것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벗어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
는 것에 해당한다.
한편 혐오표현은 성별, 장애, 종교, 나이, 출신지역 등을 이유로 어떤
개인·집단에게, ①모욕, 비하, 멸시, 위협, 또는 ②차별·폭력의 선전과 선
동을 함으로써 차별을 정당화·조장·강화하는 효과를 갖는 표현2)으로서,
2) 국가인권위원회 2021. 7. 22. 21진정0140600 차별시정위원회 결정
혐오의 대상이 되는 집단 구성원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이들에게 위축감, 공
포감,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등 그 해악이 중대하다고 할 것이다.
혐오표현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혐오표현을 차별
문제로 보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혐오와 차별의 규제 및 예방에 관한
기본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며, 혐오·차별에 대한 인식 개
선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교육과 홍보, 인터넷 사업자와 시민사회 등이 주
체가 되어 자율적으로 문제가 되는 표현에 대해 신속한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규제 확산 등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따라야
한다.
2. 개정안 주요 내용
개정안은 제44조 제4항을 신설하여, "언론사 및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
을 경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하여 제공하거나 매개하는 경우 해당 기사에 대하여 독자가 생산한 의견
을 게재하는 게시판을 운영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2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근거를 제76조 제2항에 규정하는
내용이다.
3. 개정안에 대한 검토
개정안은 사회재난 기사에 게재된 부적절한 댓글로 인한 희생자와 그
가족의 권리 침해를 방지하고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 사회
재난 기사의 댓글 게시판 전체를 제공하지 않도록 강제하고 있는바, 본 개
정안이 앞서 살펴본 표현의 자유 제한에 관한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원칙
을 준수하고 있는지에 대해 검토한다.
가. 명확성의 원칙 준수 여부
명확성의 원칙은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에서 그 규제되는 표현
의 개념 등을 최대한 명확하고 상세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입법에 있어서 무엇이 금지되는 표현인지가 명확하지 않
으면 표현에 대한 "위축 효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규제 당국의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규제남용의 우려가 있으므로 동 원칙은 표현의
자유에서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개정안은 "사회재난 관련 기사의 댓글 게시판"을 금지하면서도
무엇이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인지3),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금지되는 것
인지4) 등 사회재난 기사의 범위와 금지 기간 등에 대해서 명확하게 규정하거
나 한정하지 않고 있어서, 규제 당국이 어디까지를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
로 보는지에 따라 금지 및 위반 여부가 결정되고 이 과정에서 규제 당국에
의해 자의적으로 남용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개정안은 금지되는 행위가 불명확하거나 모호하여 명확성의 원
칙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과잉금지원칙 준수 여부
3) 개정안은 사회재난의 의미에 대해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도록 하면서도 정작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
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아 규제 당국이 규제 대상이 되는 기사의 범위를 자의적으로 해
석하여 집행할 수 있는 문제가 있음
4) 예를 들어 재난이 발생한지 상당한 기간이 도과된 후 이를 언급하는 기사에도 규제가 적용될 수 있음
1) 개정안의 입법목적 및 목적의 정당성
개정안은 제안이유로 "최근 이태원 참사 관련 기사에 희생자에 대한 근
거 없는 비난성 댓글들이 작성되면서 그 가족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는바, 댓글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 표현을 넘어 특정한 개인 또
는 집단의 비난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과 "이
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을 둘러싸고 희생자의 댓글 피해와 더불어
불필요한 사회 갈등도 유발되고 있는바 공동체 보호라는 측면에서 사회재
난과 관련한 댓글 문제 해결이 요청되고 있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사회재난 기사의 댓글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희생자와
그 가족의 인격권 침해 및 사회재난과 관련한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방지
하는 것이 본 개정안의 입법목적, 즉 개정안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라
할 것이다.
개정안의 입법목적 중 "사회재난 희생자 및 그 가족의 인격권 침해를
방지"한다는 것은 정당한 입법목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사회재난과 관련하여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방지"한다는 목적은
일응 정당한 입법목적으로 볼 수도 있으나, "불필요한 사회 갈등"이라는 것
은 대단히 모호하고 불확정적인 개념이어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다양한 논
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상적인 논의 과정마저 "불필요
한 갈등"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당한 입법목적이라고 보
기 어렵다.
2) 수단의 적합성
사회재난 관련 희생자와 그 가족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이나 혐오표현
등은 인터넷 뉴스 기사의 댓글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모든 공간에서,
모든 형태의 온·오프라인 표현물로 나타날 수 있다.
오히려 인터넷 뉴스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발적·부분적으로 채택한 뉴스
댓글 서비스 폐지로 인하여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의 여론 권력이 강화되거나
악성 게시글이 증가하였다는 비판도 있는바,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상 혐오
표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율규제 확산을 비롯하여 보다 체계적이
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개정안과 같이 인터넷 뉴스 기사 댓글 게시판이라는 하나의 공
론의 장을 막는 것은 사회재난 관련 희생자나 그 가족에 대한 부당한 인격
권 침해를 방지한다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
렵다.
3) 침해의 최소성
헌법재판소는 입법자가 임의적 규정으로도 법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
는 경우에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일
체 배제하는 필요적 규정을 둔다면 이는 비례의 원칙의 한 요소인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배한 것으로 보고 있다(헌법재판소 1998. 5. 28. 선고 96헌가12
결정 참조).
즉, 보다 덜 제한적인 방법을 선택하거나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하지 아
니하고 입법목적을 실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하
고 그 불이행에 대하여 제재를 가한다면 침해의 최소성을 위배하게 된다(헌
법재판소 2006. 6. 29. 선고 2002헌바80 결정 참조).
특히 온라인 매체상의 표현물 삭제와 같은 일정한 규제 조치의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유해성에 대한 막연한 의심이나 유
해의 가능성만으로 표현물을 광범위하게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조
화될 수 없으며, 규제하지 않아야 할 표현까지 다 함께 규제하는 것은 과잉
금지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02. 6. 27. 선고 99헌마480 결
정 참조).
그런데 개정안은 사회재난 관련 인터넷 뉴스 기사의 댓글로 인한 희생
자 및 그 가족의 권리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희생자 등에 대한 근거 없
는 비난성 표현물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게시판이라는 공론장 전체를
금지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사회재난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재난 희생자나 유족에 대한 비난성 표
현물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대항표현이나 희생자와 그 가족에
대한 애도의 표현, 사회재난과 관련하여 진상규명을 촉구하거나 정부나 관
련자의 부적절한 대응을 비판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 사회재난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을 공유하는 내용 등 사회재난 이슈를 둘러싼 모든 내용
이 포함될 수 있다.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는 표현물이 게재될 수 있다는 가능성만
으로 국민의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며 사회적 논의가 오갈 수 있는 공론의
장 운영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국민
의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개정안과 같이 하나의 공론장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는 극단적 방식이
아니라 문제의 게시글을 개별적으로 조치하도록 하여 표현의 자유를 최소
한으로 제한할 수 있는 방식의 규제는 현재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
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체계로도 상당 부분
가능하다.
즉, 사회재난 관련 희생자와 그 가족의 수가 어느 정도 특정이 가능한
범위 내인 경우, 명예훼손이나 모욕의 표현은 개인에 대한 권리침해 정보로
서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의 임시조치(게시중단)를 통해 개별적으로 조
치·규율될 수 있으며, 희생자와 유족의 수를 특정하기 어려운 다수인 경우
에도 언론사나 인터넷 뉴스 서비스 제공자의 자율적 조치를 통해 개별적으
로 규율될 수 있다.
따라서 개정안은 사회재난 관련 모든 내용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준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4) 법익의 균형성
사회재난과 같은 공적 사안에 대한 표현물은 진상규명촉구, 정부나 관
리자 측의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비판 및 개선 요구 등 공익을 위한 목적
을 갖거나 정치적인 표현물인 경우가 상당수이다. 개정안에 의하면 희생자
와 그 가족의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는 댓글도 일괄하여 규제되는 등 표현
의 자유가 크게 제한될 수 있으므로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
렵다.
다. 기타
현재 일부 포털이 연예인, 스포츠 선수에 대한 악플을 차단하기 위해
연예·스포츠 기사에 댓글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바, 사
회재난 관련 기사의 댓글 기능 폐지도 희생자와 그 가족의 인격권 보호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언론사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신이
제공하는 뉴스 서비스의 방향성을 자율적으로 설정하고 충돌하는 여러 법
익과 장단점을 형량하여 선택·결정하여야 하는 문제이다.
개정안과 같이 국가가 법률로 사적 서비스를 특정한 내용으로 규제 또
는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 처분 등을 예정하여 법적 의무로 강제하는 것
은 사적 자치의 원칙, 언론사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의 자유, 영
업(직업)의 자유를 침해하고 나아가 시민들이 댓글 기능을 포함한 다양한
뉴스 서비스를 이용할 정당한 권리도 침해하게 된다.
라. 소결
개정안은 사회재난의 희생자와 그 가족에 대한 혐오표현의 문제점과
그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환기시키고 공론화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희생자 및 그 가족의 권리 침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입법
목적도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표현 자유의 제한에 관한 명확성의 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Ⅳ.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한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신청인·피심인 등 당사자 칸은 따로 싣지 않습니다(본문의 이름은 원천이 가린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