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결정
21정책0028
선원 이주노동자 모집 과정에서 공공성 강화 및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권고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
의결일: 2021년 7월 26일
요지
선원 이주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휴식시간 기준과 합리적인 근로조건이 법률에 의하여 보장받도록 관계법령을 정비할 것 ILO 제188호 「2007 어선원노동협약」 비준을 추진하여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제도개선을 할 것 선원 이주노동자의 모집과 고용 절차를 공공기관에서 전담하는 방안을 조속히 추진할 것 「선원법」을 개정하여 차별금지 및 동등대우 원칙을 법적으로 명시할 것과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수가 보장되도록 「선원 최저임금 고시」‘나. 적용의 특례’ 제3항을 삭제하고, 「선원법」 제57조에 규정된 생산수당에서 이주노동자가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할 것 임금유보와 임금체불, 여권 등 신분증 압수 관행, 숙소 내 감시 및 외출금지 등 인권침해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상시적으로 선원근로감독을 강화하고, 적정 수의 선원근로감독관을 확충할 것 선원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차별을 예방하기 위해 공적 영역에서 인권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한 권리구제 절차를 체계적·실질적으로 강화할 것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한국 국적의 20톤 이상 연근해어선과 원양어선에서 선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모집 과정, 인권 상황, 이탈방지책이 야기한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그 개선방안에 대해 검토함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한국 국적의 20톤 이상 연근해어선과 원양어선에서 선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모집 과정, 인권 상황, 이탈방지책이 야기한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그 개선방안에 대해 검토함
주문
해양수산부장관에게 선원 이주노동자의 인권증진을 위해,
1. 선원 이주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휴식시간 기준과 합리적인 근로 조건이 법률에 의하여 보장받도록 관계법령을 정비할 것을,
2. ILO 제188호 「2007 어선원노동협약」 비준을 추진하여 국제적 기준에 부 합하도록 제도개선을 할 것을,
3. 선원 이주노동자의 모집과 고용 절차를 공공기관에서 전담하는 방안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4. 「선원법」을 개정하여 차별금지 및 동등대우 원칙을 법적으로 명시할 것 과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수가 보장되도록 「선원 최저임금 고시」"나. 적 용의 특례" 제3항을 삭제하고, 「선원법」 제57조에 규정된 생산수당에서 이주노동자가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할 것을,
5. 임금유보와 임금체불, 여권 등 신분증 압수 관행, 숙소 내 감시 및 외출 금지 등 인권침해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상시적으로 선원근 로감독을 강화하고, 적정 수의 선원근로감독관을 확충할 것을,
6. 선원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차별을 예방하기 위해 공적 영역에 서 인권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한 권리 구제 절차를 체계적·실질적으로 강화할 것을 권고합니다.
1. 선원 이주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휴식시간 기준과 합리적인 근로 조건이 법률에 의하여 보장받도록 관계법령을 정비할 것을,
2. ILO 제188호 「2007 어선원노동협약」 비준을 추진하여 국제적 기준에 부 합하도록 제도개선을 할 것을,
3. 선원 이주노동자의 모집과 고용 절차를 공공기관에서 전담하는 방안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4. 「선원법」을 개정하여 차별금지 및 동등대우 원칙을 법적으로 명시할 것 과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수가 보장되도록 「선원 최저임금 고시」"나. 적 용의 특례" 제3항을 삭제하고, 「선원법」 제57조에 규정된 생산수당에서 이주노동자가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할 것을,
5. 임금유보와 임금체불, 여권 등 신분증 압수 관행, 숙소 내 감시 및 외출 금지 등 인권침해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상시적으로 선원근 로감독을 강화하고, 적정 수의 선원근로감독관을 확충할 것을,
6. 선원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차별을 예방하기 위해 공적 영역에 서 인권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한 권리 구제 절차를 체계적·실질적으로 강화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유
국 가 인 권 위 원 회
결 정
제 목 선원 이주노동자 모집 과정에서 공공성 강화 및 인권
침해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권고
주 문
해양수산부장관에게 선원 이주노동자의 인권증진을 위해,
1. 선원 이주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휴식시간 기준과 합리적인 근로
조건이 법률에 의하여 보장받도록 관계법령을 정비할 것을,
2. ILO 제188호 「2007 어선원노동협약」 비준을 추진하여 국제적 기준에 부
합하도록 제도개선을 할 것을,
3. 선원 이주노동자의 모집과 고용 절차를 공공기관에서 전담하는 방안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4. 「선원법」을 개정하여 차별금지 및 동등대우 원칙을 법적으로 명시할 것
과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수가 보장되도록 「선원 최저임금 고시」"나. 적
용의 특례" 제3항을 삭제하고, 「선원법」 제57조에 규정된 생산수당에서
이주노동자가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할 것을,
5. 임금유보와 임금체불, 여권 등 신분증 압수 관행, 숙소 내 감시 및 외출
금지 등 인권침해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상시적으로 선원근
로감독을 강화하고, 적정 수의 선원근로감독관을 확충할 것을,
6. 선원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차별을 예방하기 위해 공적 영역에
서 인권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한 권리
구제 절차를 체계적·실질적으로 강화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 유
Ⅰ. 권고 배경
<2021년 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어선과 상선 등에 고용
된 선원은 총 60,340명으로, 이들 중 이주노동자는 전년 대비 444명 증가하
여 전체 선원의 44%인 26,775명이다. 반면 한국인 선원은 매년 빠르게 감소
하고 있어, 이주노동자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 현장모니터링 결과에 의하면, 이주노동자가 선원
으로 모집 및 고용되는 과정에서 보증금이 포함된 고액의 송출비용이 이주
노동자에게 요구되고, 이주노동자 대다수가 많은 빚을 진 상태로 한국 어선
에 승선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선원 이주노동자가 14시간 이상을 쉬지 못하고 휴일 없이 일하면서
받는 임금은 한국인 선원 임금에 비해 현저하게 낮고, 임금을 매달 정기적
으로 받지 못하거나 임금체불까지 발생한 경우도 있으며, 욕설·폭행 등 인
권침해와 식수·생활공간 사용 등에서 차별을 겪어도, 송입업체 등의 이탈
방지책에 의해 배를 떠나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선원 이주노동자들의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 및 NGO 등은 "강제
노동" 또는 "채무에 의한 구속" 상황이라며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
항에 따라 한국 국적의 20톤 이상 연근해어선과 원양어선에서 선원으로 일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모집 과정, 인권 상황, 이탈방지책이 야기한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그 개선방안에 대해 검토하였다.
Ⅱ. 판단 및 참고기준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제11조, 제32조,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
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조, 제6조, 제7조,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조,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협약」 제12조, 「
선원법」 제25조의2, 제29조, 제57조, 제59조, 제68조, 제75조, 제111조, 제
129조를 판단기준으로 하였다.
ILO 제188호 「2007 어선원노동협약」, ILO 제29호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
과 「강제노동협약 의정서」, ILO 「공정한 모집과정에 대한 일반원칙과 이행
지침」, 「근로기준법」, 해양수산부고시 「외국인선원 관리지침」 및 「2020년도
선원 최저임금 고시」를 참고기준으로 하였다.
Ⅲ. 판단
「헌법」 제10조가 보장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과 「
헌법」 제11조 평등권은 "인간의 권리"로서 "외국인"에게도 보장되며,
세계인권선언 제7조, 자유권 규약 제2조 제1항, 사회권 규약 제2조 제2항,
인종차별철폐협약 제1조 제2항 등은 "모든 사람"을 그 권리의 주체로 하
면서 권리 보장에 있어 인종, 출신민족, 출생 등에 의한 차별이 없을 것을
당사국의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사회권 규약 제7조는 공정한 임금과 차별 없는 동등한 보수, 안전
하고 건강한 근로조건, 휴식·여가 및 근로시간의 합리적 제한, 공휴일에
대한 보수와 정기적인 유급 휴일 등 공정하고 유리한 근로조건을 향유할
권리를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에서의 노동"은 ILO의 노동
기준 등에서 보장하는 모든 노동자가 누려야 할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권리
로서, 이러한 노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에게 양질의 식사와 수면
과 같은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는 환경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32조가 근로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근로의 권
리는 "일할 자리에 관한 권리"만이 아니라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도
보장되어야 하는데,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
해를 방어하기 위한 권리로서 외국인에게도 인정되며, 건강한 작업환경, 일
에 대한 정당한 보수, 합리적인 근로조건의 보장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등을 포함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04헌마670, 2014헌마367)
따라서 「헌법」과 대한민국이 비준한 국제인권조약에 따라, 20톤 이상 연
근해어선과 원양어선에 선원으로 고용되어 근로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보장받으며, 최저임금
등 근로조건에서 국적에 의한 차별을 받지 말아야 하고, 공정하고 유리한
근로조건을 향유할 권리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받
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1. 법률로 정한 근로조건 미적용 실태와 개선방안
가. 선원 이주노동자 근로조건 관련 규정
「헌법」 제32조 제3항에서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
하도록 법률로 정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어, 선원노동자의 근로계약, 임금,
근로시간 및 승무정원, 유급휴가 등은 1962년에 제정된 「선원법」의 적용을
받는다. 「근로기준법」 제4조(근로조건의 결정), 제6조(균등한 처우) 등 기본
적 조항은 선원노동자의 근로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기본적으로 20톤 이상 연근해어선과 원양어선의 이주노동자에게도 「선
원법」이 적용되나, 이들에 대해 선원법령에서 규정한 조항은 「선원법」 제
107조 및 「선원법 시행령」 제39조의 선원인력 수급에 관한 사항과 「선원법
」 제129조의 선내 불만 처리절차에 관한 사항뿐이고, "외국인 선원"정의,
도입규모 결정, 고용 절차, 근로계약 체결, 임금지급, 고충상담 및 선원근로
감독, 행정지도, 행정제재 등은 해양수산부고시 「외국인선원 관리지침」(제
2018-138호)이 규정하고 있다.
한편 「외국인선원 관리지침」 제5조의3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은 외국인
선원 도입 및 효율적 관리를 위해 관련 사항을 선박소유자 단체에 위탁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외국인선원 관리지침」에 근거해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이하 "수협중앙회" 라 한다)가 「어선외국인선원 운용요령」을 마련
하였다.
수협중앙회의 「어선외국인선원 운용요령」는 고용계약서 등 표준계약서
마련, 현지 송출회사가 진행하는 입국전 교육에 대해 송입업체를 통한 관리
와 입국후 교육 실시, 선박소유자 교육 실시, 고충상담센터 운영, 송입업체
관리 등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어선외국인선원
운용요령」이 선원 이주노동자 고용과 근로관계에 적용되고 있다.
나. 합리적인 근로조건이 법률에 의하여 보장받도록 관계법령 정비 필요
한국 국적 어선에 고용된 선원 이주노동자의 근로조건도 「선원법」이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아야 함에도, 해양수산부 고시 「외국인선원 관리
지침」, 수협중앙회의 「어선외국인선원 운용요령」(20톤 이상 연근해어선의
경우에만 해당한다)에 의해 근로조건이 선원 이주노동자에게 부당하고 불합
리하게 또한 관행적으로 정해지고 있다.
근로조건의 핵심인 임금의 경우, 고용주가 매월 정기적으로 직접 노동
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선원법」 제52조에서는 선원이 청
구하거나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그가 지정하는 가
족이나 그 밖의 사람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선원 관리지침」 제9조는 선박소유자가 직접 외국인선원
에게 지급하고 증빙서에 서명 또는 날인하도록 하거나, 본인의 서면동의를
받아 선원의 가족 또는 외국의 송출업체에 송금하여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
선박소유자의 책임 하에 송입업체로 하여금 임금지급을 대행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어, 송입업체를 통해 임금이 지급되는 과정에서 송입업체나 송출
업체가 부당한 수수료를 미리 공제하고 지급하는 사례들이 발생하였다.
또한 선박소유자가 송입업체에 임금지급을 위임하고 송입업체는 다시
송출업체에 위임하면서 송출업체가 이탈보증금으로 첫 3개월분 임금을 공
제한 것이 확인되어, 2020년 2월 지방해양수산청이 선박소유자에게 체불임
금 지급 및 송입업체에게 임금체불 재발방지를 지시 한 바 있다.
한편 「어선외국인선원운용요령」 제23조 제2항에서 선박소유자의 사정
또는 경영상 사유가 아닌 이주노동자의 사정으로 근무처 변경을 요청할 경
우, 제3자인 송입업체가 해당 이주노동자를 출국조치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어, 이주노동자는 이러한 송입업체의 출국조치에 대해 방어할
수 없었다.
선원 이주노동자에 대한 노동력 의존도는 심화되고, 이들에 대한 인권
침해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됨에도, 이들에게 법률로 정한 근로조건이 적
용되지 않고 지침과 운용요령에 의해 정해지는 관행은 근로조건의 기준을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한 「헌법」 제32조 제3항에 반하고, 「선원법」의 위임
근거범위도 벗어났다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선원 이주노동자 임금의 직접 지급 원칙과 투명한 지급방식, 송
입업체의 출국조치 등 부당한 조치에 이의신청할 수 있는 법적 절차 보장
등 합리적인 근로조건을 법률에 의하여 보장받을 수 있도록, 관계법령을 정
비할 필요가 있다.
다. 휴식시간 보장 등 근로조건 기준에 대한 국제협약 비준 시급
「선원법」 제6장(근로시간 및 승무정원)은 선원의 근로시간과 휴식시간,
시간외근로수당, 승무정원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제68조 제1항에서
해당 장의 규정은 어선 등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배제하고 있어, 20톤
이상 연근해어선과 원양어선에 고용된 이주노동자 포함, 제68조 제1항에 따
른 어선노동자는 근로시간에 대한 상한기준이 없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
면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당하고 있다.
계절과 날씨, 바다 상황과 어황에 따라 조업일정이나 조업량이 달라지
는 어업의 특수성과 어선에서 무슨 생선을 잡는가에 따라 근무 형태가 상
이한 어로작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작업시간, 휴게시간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더라도 제한 없는 노동시간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19년 총회에서 제1호 협약으로 「노동시간을 1일
8시간, 1주 48시간으로 제한하는 협약」을 채택한 바 있는데, 2007년 6월에
는 조업환경을 고려하면서 선원들의 노동기준과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제188호 협약으로 「2007 어선원노동협약」을 채택하였고, 연안국 위주로 비
준이 이루어져 2017년 발효됐지만,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비준하지 않았다.
「2007 어선원노동협약」은 안전과 보건을 보장할 수 있는 충분한 휴식
시간, 공정한 모집 및 고용알선, 근로계약, 승선인원, 임금지급, 생활환경,
의료, 산업안전, 사회보장 등에 관한 포괄적 협약으로, 가입국이 적용해야
할 노동조건의 최소기준과 송출비용에 대한 규제 등을 정하고 있다.
특히 휴식시간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는데, 「2007 어선원노동협약」 제14
조에서 바다에 3일보다 더 길게 머무르는 어선은 피로를 없애기 위한 목적
에서 어선원에게 제공되어야 하는 최소 휴식시간을 정하면서, 휴식시간은
"24시간 동안 10시간·7일 동안 77시간"보다 적을 수 없다고 명시하고,
대안적 요건을 정할 수 있지만 그러한 대안적 요건도 어선원의 안전과 건
강을 위협하지 않아야 한다며 휴식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어선원의 안전과 합리적인 노동조건을 보장하기 위
한 국제적 약속에 동참하여 「2007 어선원노동협약」의 비준을 조속히 추진
할 필요가 있으며, 비준 전이라도 「선원법」 제68조 제2항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이 노동시간에 관한 기준을 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근거하여, 선원 이
주노동자를 포함한 어선원에게 「2007 어선원노동협약」에 준하는 휴식시간
을 보장하고 노동시간의 상한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모집과정에서 송출비용 실태와 개선방안
가. 선원 이주노동자 모집과정과 송출비용 실태
20톤 이상 연근해어선 및 원양어선의 선주·선사가 선원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고자 할 때는 국내 송입업체에 인력관리 업무를 위탁하고, 송입업체
는 현지국가의 송출업체와 계약을 체결하여 선원을 모집한다. 대부분의 선
주·선사가 이런 모집과정을 거치며, 소수 원양어선 선사 중에는 직접 현지
대리점을 통해 선원을 모집하기도 한다.
현지국가의 송출업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업체로서, 선원을 희
망하는 이주노동자를 모집하여 구직자 명단을 작성한다. 이 구직자 명단에
서 선주·선사가 고용할 선원을 확정하여 이주노동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
면, 송입업체는 이주노동자의 입국과 승선·하선을 관리한다. 한편 송출업
체는 이주노동자에게 한국어·선원실습 등 교육비, 항공료, 서비스비(업체
수수료), 잡비 등을 통칭 송출비용으로 일괄 납부하게 한다.
과거의 산업연수제와 유사하게 민간영역에서 선원 이주노동자를 모집
하는 제도와 관행은 송출비용이 매우 과도하다는 점과 송출비 내역으로 고
용주가 부담하는 것이 마땅한 항목이 이주노동자에게 전가된다거나 송출업
체가 임의로 다양한 항목의 비용을 총액으로 요구한다거나 때로는 공식적
으로 책정된 비용 외에 이주노동자에게 돈을 요구하는 사례들로 인해 많은
비판이 있어왔다.
2007년 수협중앙회에서 송출비용 한도를 1인 기준 300~350만원으로 정
했지만,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 결과, 실제 송출비용은 462~1,267
만원으로 한도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수협중앙회가 송출비
용 한도를 약 650만원으로 높이고, 송출업체가 받을 수 있는 내역을 모집
비, 건강검진, 교육료, 항공료, 수수료 등으로 한정하였으나, 2017~2019년 해
양수산부의 근로실태조사 결과, 이주노동자들이 송출비용으로 최저 300만원
에서 최고 2,000만원까지 납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례로 2020년 인도네시아 송출업체가 낸 선원모집 광고를 살펴보면,
이탈방지 차원으로 집·땅 문서를 제출(퇴사 후 반환)할 것과 이탈보증금
5,000만루피아(약 400만원)가 포함된 1억 2,300만루피아(약 1,000만원)를 송
출비용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지역별 최저임금이 월 180만루피
아에서 440만루피아인 것을 참고할 때, 송출비용 1억 2,300만루피아는 자카
르타에서 일하면서 최소 28개월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그대로 모았을 때
가능한 금액이다.
한국에서 몇 달만 일하면 송출비용을 갚을 수 있다는 송출업체 등의
솔깃한 말에 대다수 이주노동자는 은행 또는 송출업체의 자회사에서 대출
하거나 친척·지인에게서 돈을 빌려 고액의 송출비용을 마련하였는데, 2017
년 해양수산부 조사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노동 강도나 시간에 비해 임금을
적게 받고 월급을 매월 제대로 받지 못해, 송출비용을 갚는 데 24개월 정도
걸려 본국 가족의 생활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선원법」 제111조에서 송입업체는 이주노동자에게 금품을 받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일부 송입업체가 선원 이주노동자에게 사후관리
비 명목으로 임금에서 매월 일정금액을 공제하여 임금 착취혐의로 해경에
적발되기도 하였다.
일례로 2018년 송입업체 A사와 송출업체 B사간 작성한 선원 비용 분담
합의서를 살펴보면, 송출업체 B사는 선원들의 이탈방지를 위해 계약보증금
을 송입업체 A사에 예치할 것과 선원 1명 당 수수료와 매달 4만원을 A사에
게 지급할 것, 이를 위해 B사가 선원들의 계좌를 관리하는 것과 해당 합의
서에 대한 비밀 준수와 누설에 대한 책임 등이 합의서에 기재되어 있었다.
또 2달 뒤, 합의서를 수정하여 관리비 4만원 문구를 삭제하고, 선원의 3년
계약이 만료되어 1년 10개월을 재계약할 때 선원이 A사에 수수료를 지불하
도록 내용을 추가하였다.
나. 모집과정에서 공공기관의 역할을 강화하는 체계 구축 필요
20톤 이상 연근해어선과 원양어선의 선원 이주노동자 모집에 있어 고
액의 송출비용 요구와 송입업체가 이주노동자에게 관리비 등 수수료를 받
는 위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모집과정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
간업체나 이해당사자의 위치에 있는 기관의 개입을 막고, 공공기관의 역할
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2016년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수협중앙회가 직접 송입업무를 담
당하는 방안도 시행되었지만, 최초 3개월분 임금을 이탈보증금 명목으로 공
제한 지방해양수산청 임금체불 사건에서의 송입업체가 수협 자회사였던 점,
「수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조직인 수협중앙회는 어업인과 수산물
가공업자의 이해를 대변할 수밖에 없다는 점, 2007년부터 수협중앙회가 송
입업체를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송출비리 문제를 근절하
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살펴볼 때, 민간업체나 이해당사자의 개입을 허용
하는 방안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국제사회에서는 송출입비용, 특히 이주노동자가 부담하는 송출입비용에
대한 규제를 강조하고 있는데, 2014년 ILO 「강제노동협약 의정서」에서 “국
가는 노동자,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송출입과정에서 송출비용을 내는 관행을
근절해서 인신매매를 막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2019년 ILO <공정
한 모집과정에 대한 일반원칙과 이행 지침>에서도 “송출비용은 구직자·
노동자가 아니라 사용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그동안 민간영역에서 담당해 오던 이주노동자 모집과정에 대해
고용허가제 시행에 있어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하는 역할처럼, 근로계약 체
결, 입국 후 취업교육, 선상 내 인권침해 예방 및 선원 고충관리 등 업무를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이 전담하는 방안을 조속히 추진하여, 과도한 송
출비용과 송입업체의 부당한 수수료 등이 이주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3. 선원 이주노동자에 대한 임금차별 실태와 개선방안
가. 최저임금 결정과 임금차별 실태
「선원법」 제57조(어선원의 임금에 대한 특례)와 제59조(최저임금) 규정에
의해 어선에 고용된 선원의 임금은, 노동시간과 무관한 월 고정급인 최저임금
및 잡은 어획량에 따른 생산수당으로 하거나 비율급으로 정할 수 있다.
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인 선원이 2020년 실제로 받은 임금은 월 평균
493만원이었고, 업종별로는 원양어선의 월 평균임금은 763만원, 20톤 이상 연근
해어선은 413만원이었다. 20톤 이상 연근해어선도 직책별로 살펴볼 때, 해기사
면허 없이 소정의 교육을 수료하면 승선 가능한 직책인 부원 중 한국인 선원
총인원의 47.8%를 차지하는 갑판원이 가장 낮은 임금을 받았는데, 갑판원의 월
평균임금은 최저임금 223만원과 생산수당·상여금 135만원을 합친 358만원이
었다.
선원의 최저임금은 「선원법」에 따라 해양수산부 장관의 「선원 최저임금
고시」로 정해지는데, 선원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이 고시의 "적용
의 특례"규정에서 이주노동자는 가입되어 있지 않은 선원 노동단체와 선박소
유자단체 간의 단체협약에 위임하였다.
2018년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과 수협중앙회는 노사합의서를 작성하
여, 20톤 이상 연근해어선 선원 이주노동자 총 도입규모, 고용허용 업종 확대
등을 정하면서, 당시 선원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이 월 140만원으로 「최저임금
법」에 따른 최저임금 월 157만원보다 낮은 것에 대해, 매년 소폭 인상하여 2021
년부터는 육상노동자의 최저임금과 동일하게 적용할 것을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숙련도·경험 등에 따라 장 직급(갑판장 등), 수 직급(3년 이상 경험),
원 직급(3년 이하 경험)으로 세분되는 부원 중 원 직급이 대다수인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은 위 노사합의서에 의해 2020년 기준 월 172만원으로, 같은 원 직급인
한국인 갑판원의 최저임금 월 223만원에 비해 77% 정도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차등 적용되었다.
또한 어선에서 일하는 경우 「선원법」 제68조(적용범위)에 의해 임금에 시간
외근로 수당이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에서, 어획량에 따른 생산수당도 이주노동
자에게는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한국인 선원과의 임금 격차는 더 크다.
이러한 임금 체계는 선원 이주노동자가 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전체 수익은
높아지면서 어획량에 따라 생산수당을 받는 한국인 선원의 임금 몫은 더 커지는
반면, 수익을 창출하는 이주노동자는 그 혜택을 향유하지 못하는 불공정한 구조
로 볼 수 있고, 2017~2018년 해양수산부 조사에서 선원 이주노동자들도 생산수
당 등을 수령하고 있으나 한국인 선원에 비해 수령액이 적고, 한국 선원과 비교
하여 차별을 당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원양어선은 선장, 항해사 등 해기사를 제외한 대다수 부원이 이주노동자로
전체 원양어선 선원의 76%에 해당하는데, 국제운수노동조합(ITF)에 의해 정해진
2020년 월 최저임금은 수 직급 625달러(약 72만원), 원 직급 465달러(약 53만원)
로, 실제 지급액은 이보다 높았지만, 선원통계연보에서 확인된 원양어선 기관부
에서 부원으로 일하는 한국인 선원의 최저임금 월 239만원에 비해 매우 낮았다.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 모니터링에서 원양어선 이주노동자 52명 중 계약서
상 월급이 1,000달러 미만이 21명, 1,000달러 이상 25명, 2,000달러 이상 4명으로,
이들 대다수가 10년 이상의 승선경력을 가졌고, 최저 월 500달러를 받는 이주노
동자 3명의 경력은 "2년/5년/대답안함"이었다.
나. 선원 이주노동자에 대한 임금차별 시정 필요
임금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서 노동자의 생존을 확보하기 위한 기본 수단
이고 근로조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동일한 가치를 지닌 노동에 대해서는
차별 없이 동일한 임금이 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주노동자의 임금 결정은 「선원 최저임금 고시」에 의해 한국인
선원노동단체와 선박소유자단체 간에 단체협약으로 정해지면서 이주노동자의
의사는 배제되었고, 한국인 선원 최저임금과 차등을 두는 것이 관행적으로 이루
어져 왔다.
이러한 관행은 「선원법」 제59조에서 최저임금 결정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위임하고, 위임된 권한의 행사인 「선원 최저임금 고시」에서 다시 사적 단체 간
협약을 통해 결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어 재위임 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선원 이주노동자를 배제한 제삼자 간의 합의로 근로조건 중 가장 중요
한 임금을 결정한 것은 법률로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하도록 한 「헌법」 제32조
제3항에 위반되며, 한국 국적이냐 아니냐에 따라 차등을 두어 이주노동자의 최
저임금을 한국인 선원보다 낮게 산정한 것은 합리적이라 볼 수 없어, 「헌법」
제11조 평등의 원칙과 사회권 규약 제2조에 반한다고 판단된다.
한편 「선원법」 제57조가 선원 이주노동자에게도 적용되는 조항이라 할 수
있는데,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 어선에서 일하면서 한국이 어업 생산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해오고, 감소하는 한국인 선원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선원 이주노동자에 대해 합리적인 수준의 생산수당을 부여하지 않는 관행에
대해, 이를 정당화할 법적 근거를 찾아볼 수도 없다.
내국인 노동자와의 임금차별에 대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차별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법과 제도가 마련되고 있는 추세임에
도, 한국의 20톤 이상 연근해어선과 원양어선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만큼, 공식
적·제도적으로 차별을 명문화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따라서 「선원 최저임금 고시」"나. 적용의 특례" 제3항을 삭제하며, 「선원
법」에 국적에 따른 차별금지 및 동등대우 원칙을 법적으로 분명히 명시할 필요
가 있으며, 시간외근로 수당을 산정하기 어려운 어업의 특성으로 인해 생산수당
이 임금에 포함되어 있는바, 「선원법」 제57조가 이주노동자에게도 실제 적용되
어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수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4. 선원 이주노동자의 노동조건 실태와 개선방안
가. 열악한 노동·생활환경과 차별 실태
20톤 이상 연근해어선은 무슨 생선을 잡는지에 따라 선원 이주노동자
들이 배를 타고 나가서 조업 하는 기간이 짧게는 하루, 길게는 수개월에 이
르며, 선상노동 이외에도 육지에서 하는 후속작업도 있어 선원 이주노동자
들의 노동은 계속 이어진다.
20톤 이상 연근해어선에 대한 이주노동자센터의 상담사례에 따르면, 멸치
조업 및 가공업 사업장에 고용된 인도네시아 선원 24명 중 13명은 멸치잡이
어선에 승선하여 태풍이나 휴어기로 조업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닌 한 별도의
휴일 없이 일을 하였고, 365일 선박에서 숙식하면서 물이 부족하면 바닷물로
목욕을 해야 했다. 다른 11명은 잡은 멸치를 섬에 설치된 어장막에서 건조하
거나 가공시키는 작업, 즉 육상노동을 하였기 때문에 태풍이 왔을 때도 쉬지
못하고 하루 평균 14~16시간의 일을 하였고, 대형컨테이너 1개와 소형컨테이
너 1개를 숙소로 사용했다.
원양어선에 대한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선령 30년 이상 노후어선 비중
이 66%로 높아 생활환경이 열악한데, 이에 더하여 기본적인 위생공간인 욕실과
화장실 사용, 식수 등에 있어 차별을 받은 것으로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 모니터
링 결과, 확인되었다.
위 모니터링 결과, 원양어선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평균 14시간 30분
으로, 11명은 18시간에서 19시간까지 일을 한 것으로 응답하였고, 화장실과 욕실
8개 중 15명의 이주노동자가 2개, 11명의 한국인이 6개를 사용하는 경우가 양호
했고, 평균적으로 이주노동자 13.4명이 1개의 화장실을 사용하였다. 또 샤워 용
도로 35명이 바닷물을 증류한 물, 10명이 에어컨 물을 사용했다고 하면서, 이들
중 13명은 이주노동자가 사용할 수 있는 욕실이 없었다는 응답도 하였다.
오랜 항해기간 특성상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의 공급은 매우 중요한데, 전체
응답자 52명 중 46명은 바닷물을 증류한 물을 식수로 제공받았다고 응답하였다.
그런데 응답자의 대다수가 같은 배의 한국인 선원은 생수를 마셨다고 하였고,
심층면담에서 "우리도 한국 사람처럼 생수를 마시고 싶다"는 응답이 많았다.
나. 임금유보와 임금체불 실태
「선원법」 제52조(임금의 지급)에서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정해진 날 정해진 금액만큼 임금
이 지급되지 않는 "임금유보"가 빈번하게 발생하였고, 이러한 임금유보는
"임금체불"에 해당하지만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2017년 해양수산부의 근로실태조사에서 부정기적 임금지급 관련하여 이주
노동자들의 불만 사례가 많았고, 송출비용을 내기 위해 진 채무로 공제액과 가족
생계비 등 매달 지출이 있었던 이주노동자들에게 임금유보는 재정적·정신적
으로 고충이 되었다.
이주노동자센터의 상담사례에 따르면, 2021년 7월에 속초의 20톤 이상 연근
해어선에서 일하던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부산으로 근무처를 옮기면서 몇 달치
임금과 퇴직금을 이탈의 위험이 있다고 송입업체가 안 주는 일이 발생하였는데,
선원 한 명은 자녀가 5명이고 자기 나라도 코로나로 어려움이 커 돈이 필요해서
이탈할 일이 없다고 송입업체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받을 수 없었다. 다른 선원들
의 사례에서 해당 송입업체를 통해 부산으로 근무처를 변경한 후에도 해당금액
을 받지 못해, 임금체불로 고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권이나 통장 및 계약서까
지 송입업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앞서 사례로 든 멸치조업 및 가공업 사업장에서 인도네시아 선원 이주
노동자 24명에게 임금을 월 1회 정기적으로 전액 지급하지 않고, 년 5~6회 지급
하면서 회당 100만~400만 원씩만 지급한 결과, 1억 원 이상의 임금체불 사건이
발생한 건에 대해, 지방고용노동청은 근로계약서에서 명시적으로 정한 약정임
금을 기준으로 체불금품을 2021년 6월 확정한 바 있다.
다. 이탈방지 조치로 인한 인권침해 실태
20톤 이상 연근해어선에서 일하기 위해 근로계약을 체결한 선원 이주노동
자는 계약기간 만료시점까지 해당 선박에서 근무하는 것이 원칙이나, 수협중앙
회의 「어선외국인선원운용요령」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임금체불 등 각 호의
사유에 의해 선원취업(E-10) 비자의 체류기간 내에 근무처를 변경할 수 있고,
송입업체는 이주노동자의 청구에 따라 근무처 변경을 지원 할 수 있다.
그러나 임금체불, 최저임금 미달, 인권침해 및 차별 등으로 계속 근로가
어려워 이주노동자가 하선을 요구하더라도 선주가 하선 동의를 거부 또는 지연
하는 경우, 하선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였고, 선주가 동의하더라도
새로운 배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송입업체의 지원이 필요한데, 송입업체가 수수
료를 요구하기도 하여, 이주노동자는 근무처를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주노동자 대부분이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기대와 몇 달만
일을 하면 송출비용 금액을 벌 수 있다는 업체 등의 말에 높은 금액의 송출비용
에도 빚을 지고 오는데, 실제 받는 임금이 적어 1~2년 일을 해서는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에서 계약이 종료되고 계약연장이 안되거나, 임금체불이 발생했는
데 다른 배로 옮기지 못하면 경제적 사유로 이탈을 결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산업재해와 질병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위험하고 고립된 노동환
경과 폭언·폭행 등 인권침해와 차별 등을 계속 겪으면서,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느껴 육지에서 일하거나 길게 항해하지 않는 다른 배로 옮기고 싶어 했다.
법무부의 2019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20톤 이상 연근해어선에 고용되어 입
국한 이주노동자 17,603명 중 6,206명(35.3%)이 사업장에서 이탈하여 미등록 상
태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등록외국인의 미등록 체류율 7.5%에 비해 매우 높았고,
2020년 한 해 동안에도 매달 수십 명이 배를 떠나 1년 누계 1,019명이 미등록
체류자가 되었다. 해양수산부가 관리하는 이탈 인원통계에서는 2017년 1,388명,
2018년 1,047명, 2019년 874명의 선원 이주노동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한 선박을
이탈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국내 어선에 고용된 이주노동자들이 높은 비율로 이탈하는 상황에 대해,
방지책으로 「외국인선원관리지침」 제13조에서 선원에 대한 사후관리 소홀로
무단이탈이 빈번한 경우에 선박소유자에 대해 시정지시, 경고, 2년 이하 범위
내 이주노동자 고용제한 등을 규정하고, 수협중앙회는 「어선외국인선원운용요
령」 제14조에 따라 송입업체를 선정할 때, 평가항목에 "이탈방지대책 및 사후
관리방안, 근무자 관리 방안 등"(40점, 주관적 평가)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송입업체와 선주가 선원 이주노동자들이 이탈하지
못하도록 자구책을 강구하게 하였는데, 이러한 이탈방지 조치들로 인해 오히려
이주노동자들은 인권침해 상황 속에서도 배를 떠나지 못하고, 부당한 노동조건
에 대해 항의도 하지 못한 채 일을 계속하도록 강요를 받다가 "채무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오히려 이탈을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되었다.
송출·송입업체가 취하는 이탈방지책 중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피해가 가장
큰 것은 고액의 보증금을 이주노동자에게 요구하거나, 송출계약 체결 시 집·땅
등의 문서를 담보물로 받거나, 처음 3개월 동안의 월급을 지불하지 않거나, 근로
기간 내내 임금의 일부를 계속 유보하여 이주노동자가 이탈할 경우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여권, 통장 등 개인서류를 선주 또는 송입업체가 압수하여 배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여권 등을 선원들이 소지하지 못해 은행 업무를
처리하거나 휴대폰을 개설하거나 병원 진료 등의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례
가 빈번하였고,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진단검사 또는 백신 등을 신청할 때
신분 확인용으로 여권을 요구하는데, 여권 등을 돌려받지 못하고 이탈한 경우
방역조치의 사각지대에 처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세 번째는 선원 이주노동자들을 고립·격리시키는 형태로, 어장막 일을 하
는 경우 숙소가 섬에 있어 선주의 허락 없이는 육지로 쉽게 나갈 수 없는 상황이
거나, 원양어선 선원의 경우 국내 항구에 입항하여 잠시 체류하거나 계약만료로
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지정숙소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데, 이주노동자들을 감
시하고 병원 등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출을 금지하여 사실상의 "구
금"이 이루어졌다.
이와 같이 선원 이주노동자의 이탈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이루어지는 조
치들이 오히려 인권침해 상황 속에서 배를 떠나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하도록
이주노동자들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ILO 제29호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과 「선원법」 제25조의2(강제 근로의 금지) 조항에 반하는 조치가 되었다.
ILO의 강제노동에 대한 6가지 지표에 따르면, "폭언과 폭행에 대한 협박
등의 감정적 고문을 포함하는 신체적 또는 성적 폭력, 행동을 제한하거나 업무현
장에 감금하는 것, 부채상환을 위해 노예처럼 일하는 것, 급여지급을 보류하고
거부하는 것, 여권과 신분증명서를 보유하여 노동자로 하여금 떠날 수 없도록
하고, 자신의 신원이나 신분을 밝힐 수 없도록 하는 것, 정부기관에 적발된다고
협박하는 것" 등으로, 앞서 언급된 이탈방지 조치로 인한 인권침해 실태들과
상당수 일치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인권경영이 강화되는 국제사회의 흐름에서 어업 분야도
대상이 되고 있는데, 2021년 5월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서 중국 국적
의 선사를 지목하여 그 선사의 해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시켰고, 그 사유로
해당 선사의 어선에서 많은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강제노동을 하고 있기 때
문이라고 발표하였다. 미국 정부에서 매년 전 세계 나라를 대상으로 작성·
발표하는 인신매매보고서(TIP)에서 한국 국적 어선에 대해서도 2019년부터
계속하여 강제노동을 시키는 자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라. 노동조건 개선 및 인권침해와 차별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 마련 필요
선원 이주노동자의 높은 이탈율은 과도한 송출비용과 그로 인한 채무상태
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임금, 한국인 선원과의 임금차별 등 고용정책의 구조적
문제와 임금체불, 폭행 등 위법적이거나 장시간 노동, 열악한 생활시설, 잦은
산업재해 등 취약한 노동환경에서 기인함에도, 「외국인선원관리지침」 제13조
등에서 선박소유자와 송입업체에게 이탈 책임을 부과하고 이들이 원인요소의
해결 없이 이탈을 막고자 재정적, 신체적, 정신적 통제방법으로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조치들을 시행하는 것에 대해, 국제사회는 한국국적 어선 내
이주노동자들이 강제노동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며,
국가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2017년 유엔 사회권위원회에서 선원 이주노동자들의 여권 압수 관행, 착취
와 사실상 구금, 신체적 학대에 대해 조사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을 포함해
선원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및 사회보장 권리를 보호하고 존중할 것을 한국정부
에 촉구한 바 있다.
따라서 「외국인선원관리지침」 제13조와 「어선외국인선원운용요령」 제14
조 조항은 선박소유자와 송입업체에서 이탈을 막고자 오히려 이주노동자의 인
권을 침해하는 조치를 강행할 수 있는 요소가 되므로, 해당 조항을 삭제할 필요
가 있고, 이탈에 대해서는 고용정책의 구조적 문제 및 취약한 노동환경을 개선
하여 계속 근로의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적절하다 할 수 있다.
또한 임금유보와 임금체불, 여권 등 개인서류 압수, 숙소 내 감시와 선원
이주노동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하는 행위, 폭언·폭행 등에 대해 지속적이
고 상시적으로 선원근로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데, 선원근로감독관이 54명
(2020년 9월 기준, 분부 6명과 지방청 48명)이고, 이들은 어선뿐만 아니라 상선에
승선한 선원들의 근로감독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라, 근로감독의 실효성을 높
이기 위해서는 선원근로감독관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여권 등의 신분증 대리보관은 노동 착취의 원인이 되는 인권침해 사례
이고, 현행 「출입국관리법」제27조를 위반하는 것이므로, 여권 등 신분증 대리
보관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최근 「선원법」이 개정된 바, 그 동안 관행적으로 이루
어졌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 근로감독이 요구된다.
한편, 선상에서의 폭언·폭행과 식수 및 생활공간에서의 차별 등을 방지하
기 위해서는 선박소유자, 한국인 선원 등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대책으로 이들에 대한 인권교육이 수협중앙회 등을 통해 실시되어 왔다.
그러나 선박소유자, 한국인 선원 대상 인권교육이 제도적으로 의무화된 교
육이 아니고 필요시 일회성으로 이루어진 점, 선박소유자 등과 이해관계가 분리
되지 않은 수협중앙회 등에서 외부평가 없이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공적 영역에서 인권교육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최근 인권교육이 교과과정 또는 종사자 필수교육으로 제도화 되는 추세에 따라,
해기사 자격증 취득 시 인권교육 과정을 이수하도록 하거나 해양수산부에서
인권침해 및 차별 방지를 위한 교육지침 등을 마련하여 시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이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해 신고할 수 있는 권리구제
절차도 필요한데, 현재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내에 외국인 콜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임금체불, 퇴직·급여 상담, 재해보상, 근로계약, 기타 유형별로 2017년
652건, 2018년 1,825건, 2019년 3,706건이 상담되었고, 이 중 2019년에 7건만 근로
감독관에게 이송되고 나머지 6,176건은 자체해결로 처리되었다.
임금체불에 대한 상담이 3년간 860건임에도 거의 자체해결로 처리되면서
위법행위에 대한 법적·제도적 제재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 이주노동자가
불이익에 대한 걱정 없이 선상에서의 폭언·폭행 등 인권침해와 식수 및 생활공
간에서의 차별 등을 상담·신고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한 점을 고려할 때, 권리
구제 절차가 체계적·실질적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다.
Ⅳ.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
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결 정
제 목 선원 이주노동자 모집 과정에서 공공성 강화 및 인권
침해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권고
주 문
해양수산부장관에게 선원 이주노동자의 인권증진을 위해,
1. 선원 이주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휴식시간 기준과 합리적인 근로
조건이 법률에 의하여 보장받도록 관계법령을 정비할 것을,
2. ILO 제188호 「2007 어선원노동협약」 비준을 추진하여 국제적 기준에 부
합하도록 제도개선을 할 것을,
3. 선원 이주노동자의 모집과 고용 절차를 공공기관에서 전담하는 방안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4. 「선원법」을 개정하여 차별금지 및 동등대우 원칙을 법적으로 명시할 것
과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수가 보장되도록 「선원 최저임금 고시」"나. 적
용의 특례" 제3항을 삭제하고, 「선원법」 제57조에 규정된 생산수당에서
이주노동자가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할 것을,
5. 임금유보와 임금체불, 여권 등 신분증 압수 관행, 숙소 내 감시 및 외출
금지 등 인권침해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상시적으로 선원근
로감독을 강화하고, 적정 수의 선원근로감독관을 확충할 것을,
6. 선원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차별을 예방하기 위해 공적 영역에
서 인권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한 권리
구제 절차를 체계적·실질적으로 강화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 유
Ⅰ. 권고 배경
<2021년 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어선과 상선 등에 고용
된 선원은 총 60,340명으로, 이들 중 이주노동자는 전년 대비 444명 증가하
여 전체 선원의 44%인 26,775명이다. 반면 한국인 선원은 매년 빠르게 감소
하고 있어, 이주노동자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 현장모니터링 결과에 의하면, 이주노동자가 선원
으로 모집 및 고용되는 과정에서 보증금이 포함된 고액의 송출비용이 이주
노동자에게 요구되고, 이주노동자 대다수가 많은 빚을 진 상태로 한국 어선
에 승선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선원 이주노동자가 14시간 이상을 쉬지 못하고 휴일 없이 일하면서
받는 임금은 한국인 선원 임금에 비해 현저하게 낮고, 임금을 매달 정기적
으로 받지 못하거나 임금체불까지 발생한 경우도 있으며, 욕설·폭행 등 인
권침해와 식수·생활공간 사용 등에서 차별을 겪어도, 송입업체 등의 이탈
방지책에 의해 배를 떠나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선원 이주노동자들의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 및 NGO 등은 "강제
노동" 또는 "채무에 의한 구속" 상황이라며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
항에 따라 한국 국적의 20톤 이상 연근해어선과 원양어선에서 선원으로 일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모집 과정, 인권 상황, 이탈방지책이 야기한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그 개선방안에 대해 검토하였다.
Ⅱ. 판단 및 참고기준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제11조, 제32조,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
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조, 제6조, 제7조,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조,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협약」 제12조, 「
선원법」 제25조의2, 제29조, 제57조, 제59조, 제68조, 제75조, 제111조, 제
129조를 판단기준으로 하였다.
ILO 제188호 「2007 어선원노동협약」, ILO 제29호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
과 「강제노동협약 의정서」, ILO 「공정한 모집과정에 대한 일반원칙과 이행
지침」, 「근로기준법」, 해양수산부고시 「외국인선원 관리지침」 및 「2020년도
선원 최저임금 고시」를 참고기준으로 하였다.
Ⅲ. 판단
「헌법」 제10조가 보장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과 「
헌법」 제11조 평등권은 "인간의 권리"로서 "외국인"에게도 보장되며,
세계인권선언 제7조, 자유권 규약 제2조 제1항, 사회권 규약 제2조 제2항,
인종차별철폐협약 제1조 제2항 등은 "모든 사람"을 그 권리의 주체로 하
면서 권리 보장에 있어 인종, 출신민족, 출생 등에 의한 차별이 없을 것을
당사국의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사회권 규약 제7조는 공정한 임금과 차별 없는 동등한 보수, 안전
하고 건강한 근로조건, 휴식·여가 및 근로시간의 합리적 제한, 공휴일에
대한 보수와 정기적인 유급 휴일 등 공정하고 유리한 근로조건을 향유할
권리를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에서의 노동"은 ILO의 노동
기준 등에서 보장하는 모든 노동자가 누려야 할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권리
로서, 이러한 노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에게 양질의 식사와 수면
과 같은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는 환경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32조가 근로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근로의 권
리는 "일할 자리에 관한 권리"만이 아니라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도
보장되어야 하는데,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
해를 방어하기 위한 권리로서 외국인에게도 인정되며, 건강한 작업환경, 일
에 대한 정당한 보수, 합리적인 근로조건의 보장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등을 포함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04헌마670, 2014헌마367)
따라서 「헌법」과 대한민국이 비준한 국제인권조약에 따라, 20톤 이상 연
근해어선과 원양어선에 선원으로 고용되어 근로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보장받으며, 최저임금
등 근로조건에서 국적에 의한 차별을 받지 말아야 하고, 공정하고 유리한
근로조건을 향유할 권리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받
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1. 법률로 정한 근로조건 미적용 실태와 개선방안
가. 선원 이주노동자 근로조건 관련 규정
「헌법」 제32조 제3항에서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
하도록 법률로 정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어, 선원노동자의 근로계약, 임금,
근로시간 및 승무정원, 유급휴가 등은 1962년에 제정된 「선원법」의 적용을
받는다. 「근로기준법」 제4조(근로조건의 결정), 제6조(균등한 처우) 등 기본
적 조항은 선원노동자의 근로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기본적으로 20톤 이상 연근해어선과 원양어선의 이주노동자에게도 「선
원법」이 적용되나, 이들에 대해 선원법령에서 규정한 조항은 「선원법」 제
107조 및 「선원법 시행령」 제39조의 선원인력 수급에 관한 사항과 「선원법
」 제129조의 선내 불만 처리절차에 관한 사항뿐이고, "외국인 선원"정의,
도입규모 결정, 고용 절차, 근로계약 체결, 임금지급, 고충상담 및 선원근로
감독, 행정지도, 행정제재 등은 해양수산부고시 「외국인선원 관리지침」(제
2018-138호)이 규정하고 있다.
한편 「외국인선원 관리지침」 제5조의3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은 외국인
선원 도입 및 효율적 관리를 위해 관련 사항을 선박소유자 단체에 위탁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외국인선원 관리지침」에 근거해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이하 "수협중앙회" 라 한다)가 「어선외국인선원 운용요령」을 마련
하였다.
수협중앙회의 「어선외국인선원 운용요령」는 고용계약서 등 표준계약서
마련, 현지 송출회사가 진행하는 입국전 교육에 대해 송입업체를 통한 관리
와 입국후 교육 실시, 선박소유자 교육 실시, 고충상담센터 운영, 송입업체
관리 등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어선외국인선원
운용요령」이 선원 이주노동자 고용과 근로관계에 적용되고 있다.
나. 합리적인 근로조건이 법률에 의하여 보장받도록 관계법령 정비 필요
한국 국적 어선에 고용된 선원 이주노동자의 근로조건도 「선원법」이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아야 함에도, 해양수산부 고시 「외국인선원 관리
지침」, 수협중앙회의 「어선외국인선원 운용요령」(20톤 이상 연근해어선의
경우에만 해당한다)에 의해 근로조건이 선원 이주노동자에게 부당하고 불합
리하게 또한 관행적으로 정해지고 있다.
근로조건의 핵심인 임금의 경우, 고용주가 매월 정기적으로 직접 노동
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선원법」 제52조에서는 선원이 청
구하거나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그가 지정하는 가
족이나 그 밖의 사람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선원 관리지침」 제9조는 선박소유자가 직접 외국인선원
에게 지급하고 증빙서에 서명 또는 날인하도록 하거나, 본인의 서면동의를
받아 선원의 가족 또는 외국의 송출업체에 송금하여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
선박소유자의 책임 하에 송입업체로 하여금 임금지급을 대행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어, 송입업체를 통해 임금이 지급되는 과정에서 송입업체나 송출
업체가 부당한 수수료를 미리 공제하고 지급하는 사례들이 발생하였다.
또한 선박소유자가 송입업체에 임금지급을 위임하고 송입업체는 다시
송출업체에 위임하면서 송출업체가 이탈보증금으로 첫 3개월분 임금을 공
제한 것이 확인되어, 2020년 2월 지방해양수산청이 선박소유자에게 체불임
금 지급 및 송입업체에게 임금체불 재발방지를 지시 한 바 있다.
한편 「어선외국인선원운용요령」 제23조 제2항에서 선박소유자의 사정
또는 경영상 사유가 아닌 이주노동자의 사정으로 근무처 변경을 요청할 경
우, 제3자인 송입업체가 해당 이주노동자를 출국조치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어, 이주노동자는 이러한 송입업체의 출국조치에 대해 방어할
수 없었다.
선원 이주노동자에 대한 노동력 의존도는 심화되고, 이들에 대한 인권
침해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됨에도, 이들에게 법률로 정한 근로조건이 적
용되지 않고 지침과 운용요령에 의해 정해지는 관행은 근로조건의 기준을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한 「헌법」 제32조 제3항에 반하고, 「선원법」의 위임
근거범위도 벗어났다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선원 이주노동자 임금의 직접 지급 원칙과 투명한 지급방식, 송
입업체의 출국조치 등 부당한 조치에 이의신청할 수 있는 법적 절차 보장
등 합리적인 근로조건을 법률에 의하여 보장받을 수 있도록, 관계법령을 정
비할 필요가 있다.
다. 휴식시간 보장 등 근로조건 기준에 대한 국제협약 비준 시급
「선원법」 제6장(근로시간 및 승무정원)은 선원의 근로시간과 휴식시간,
시간외근로수당, 승무정원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제68조 제1항에서
해당 장의 규정은 어선 등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배제하고 있어, 20톤
이상 연근해어선과 원양어선에 고용된 이주노동자 포함, 제68조 제1항에 따
른 어선노동자는 근로시간에 대한 상한기준이 없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
면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당하고 있다.
계절과 날씨, 바다 상황과 어황에 따라 조업일정이나 조업량이 달라지
는 어업의 특수성과 어선에서 무슨 생선을 잡는가에 따라 근무 형태가 상
이한 어로작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작업시간, 휴게시간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더라도 제한 없는 노동시간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19년 총회에서 제1호 협약으로 「노동시간을 1일
8시간, 1주 48시간으로 제한하는 협약」을 채택한 바 있는데, 2007년 6월에
는 조업환경을 고려하면서 선원들의 노동기준과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제188호 협약으로 「2007 어선원노동협약」을 채택하였고, 연안국 위주로 비
준이 이루어져 2017년 발효됐지만,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비준하지 않았다.
「2007 어선원노동협약」은 안전과 보건을 보장할 수 있는 충분한 휴식
시간, 공정한 모집 및 고용알선, 근로계약, 승선인원, 임금지급, 생활환경,
의료, 산업안전, 사회보장 등에 관한 포괄적 협약으로, 가입국이 적용해야
할 노동조건의 최소기준과 송출비용에 대한 규제 등을 정하고 있다.
특히 휴식시간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는데, 「2007 어선원노동협약」 제14
조에서 바다에 3일보다 더 길게 머무르는 어선은 피로를 없애기 위한 목적
에서 어선원에게 제공되어야 하는 최소 휴식시간을 정하면서, 휴식시간은
"24시간 동안 10시간·7일 동안 77시간"보다 적을 수 없다고 명시하고,
대안적 요건을 정할 수 있지만 그러한 대안적 요건도 어선원의 안전과 건
강을 위협하지 않아야 한다며 휴식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어선원의 안전과 합리적인 노동조건을 보장하기 위
한 국제적 약속에 동참하여 「2007 어선원노동협약」의 비준을 조속히 추진
할 필요가 있으며, 비준 전이라도 「선원법」 제68조 제2항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이 노동시간에 관한 기준을 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근거하여, 선원 이
주노동자를 포함한 어선원에게 「2007 어선원노동협약」에 준하는 휴식시간
을 보장하고 노동시간의 상한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모집과정에서 송출비용 실태와 개선방안
가. 선원 이주노동자 모집과정과 송출비용 실태
20톤 이상 연근해어선 및 원양어선의 선주·선사가 선원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고자 할 때는 국내 송입업체에 인력관리 업무를 위탁하고, 송입업체
는 현지국가의 송출업체와 계약을 체결하여 선원을 모집한다. 대부분의 선
주·선사가 이런 모집과정을 거치며, 소수 원양어선 선사 중에는 직접 현지
대리점을 통해 선원을 모집하기도 한다.
현지국가의 송출업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업체로서, 선원을 희
망하는 이주노동자를 모집하여 구직자 명단을 작성한다. 이 구직자 명단에
서 선주·선사가 고용할 선원을 확정하여 이주노동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
면, 송입업체는 이주노동자의 입국과 승선·하선을 관리한다. 한편 송출업
체는 이주노동자에게 한국어·선원실습 등 교육비, 항공료, 서비스비(업체
수수료), 잡비 등을 통칭 송출비용으로 일괄 납부하게 한다.
과거의 산업연수제와 유사하게 민간영역에서 선원 이주노동자를 모집
하는 제도와 관행은 송출비용이 매우 과도하다는 점과 송출비 내역으로 고
용주가 부담하는 것이 마땅한 항목이 이주노동자에게 전가된다거나 송출업
체가 임의로 다양한 항목의 비용을 총액으로 요구한다거나 때로는 공식적
으로 책정된 비용 외에 이주노동자에게 돈을 요구하는 사례들로 인해 많은
비판이 있어왔다.
2007년 수협중앙회에서 송출비용 한도를 1인 기준 300~350만원으로 정
했지만,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 결과, 실제 송출비용은 462~1,267
만원으로 한도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수협중앙회가 송출비
용 한도를 약 650만원으로 높이고, 송출업체가 받을 수 있는 내역을 모집
비, 건강검진, 교육료, 항공료, 수수료 등으로 한정하였으나, 2017~2019년 해
양수산부의 근로실태조사 결과, 이주노동자들이 송출비용으로 최저 300만원
에서 최고 2,000만원까지 납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례로 2020년 인도네시아 송출업체가 낸 선원모집 광고를 살펴보면,
이탈방지 차원으로 집·땅 문서를 제출(퇴사 후 반환)할 것과 이탈보증금
5,000만루피아(약 400만원)가 포함된 1억 2,300만루피아(약 1,000만원)를 송
출비용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지역별 최저임금이 월 180만루피
아에서 440만루피아인 것을 참고할 때, 송출비용 1억 2,300만루피아는 자카
르타에서 일하면서 최소 28개월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그대로 모았을 때
가능한 금액이다.
한국에서 몇 달만 일하면 송출비용을 갚을 수 있다는 송출업체 등의
솔깃한 말에 대다수 이주노동자는 은행 또는 송출업체의 자회사에서 대출
하거나 친척·지인에게서 돈을 빌려 고액의 송출비용을 마련하였는데, 2017
년 해양수산부 조사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노동 강도나 시간에 비해 임금을
적게 받고 월급을 매월 제대로 받지 못해, 송출비용을 갚는 데 24개월 정도
걸려 본국 가족의 생활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선원법」 제111조에서 송입업체는 이주노동자에게 금품을 받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일부 송입업체가 선원 이주노동자에게 사후관리
비 명목으로 임금에서 매월 일정금액을 공제하여 임금 착취혐의로 해경에
적발되기도 하였다.
일례로 2018년 송입업체 A사와 송출업체 B사간 작성한 선원 비용 분담
합의서를 살펴보면, 송출업체 B사는 선원들의 이탈방지를 위해 계약보증금
을 송입업체 A사에 예치할 것과 선원 1명 당 수수료와 매달 4만원을 A사에
게 지급할 것, 이를 위해 B사가 선원들의 계좌를 관리하는 것과 해당 합의
서에 대한 비밀 준수와 누설에 대한 책임 등이 합의서에 기재되어 있었다.
또 2달 뒤, 합의서를 수정하여 관리비 4만원 문구를 삭제하고, 선원의 3년
계약이 만료되어 1년 10개월을 재계약할 때 선원이 A사에 수수료를 지불하
도록 내용을 추가하였다.
나. 모집과정에서 공공기관의 역할을 강화하는 체계 구축 필요
20톤 이상 연근해어선과 원양어선의 선원 이주노동자 모집에 있어 고
액의 송출비용 요구와 송입업체가 이주노동자에게 관리비 등 수수료를 받
는 위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모집과정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
간업체나 이해당사자의 위치에 있는 기관의 개입을 막고, 공공기관의 역할
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2016년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수협중앙회가 직접 송입업무를 담
당하는 방안도 시행되었지만, 최초 3개월분 임금을 이탈보증금 명목으로 공
제한 지방해양수산청 임금체불 사건에서의 송입업체가 수협 자회사였던 점,
「수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조직인 수협중앙회는 어업인과 수산물
가공업자의 이해를 대변할 수밖에 없다는 점, 2007년부터 수협중앙회가 송
입업체를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송출비리 문제를 근절하
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살펴볼 때, 민간업체나 이해당사자의 개입을 허용
하는 방안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국제사회에서는 송출입비용, 특히 이주노동자가 부담하는 송출입비용에
대한 규제를 강조하고 있는데, 2014년 ILO 「강제노동협약 의정서」에서 “국
가는 노동자,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송출입과정에서 송출비용을 내는 관행을
근절해서 인신매매를 막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2019년 ILO <공정
한 모집과정에 대한 일반원칙과 이행 지침>에서도 “송출비용은 구직자·
노동자가 아니라 사용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그동안 민간영역에서 담당해 오던 이주노동자 모집과정에 대해
고용허가제 시행에 있어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하는 역할처럼, 근로계약 체
결, 입국 후 취업교육, 선상 내 인권침해 예방 및 선원 고충관리 등 업무를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이 전담하는 방안을 조속히 추진하여, 과도한 송
출비용과 송입업체의 부당한 수수료 등이 이주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3. 선원 이주노동자에 대한 임금차별 실태와 개선방안
가. 최저임금 결정과 임금차별 실태
「선원법」 제57조(어선원의 임금에 대한 특례)와 제59조(최저임금) 규정에
의해 어선에 고용된 선원의 임금은, 노동시간과 무관한 월 고정급인 최저임금
및 잡은 어획량에 따른 생산수당으로 하거나 비율급으로 정할 수 있다.
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인 선원이 2020년 실제로 받은 임금은 월 평균
493만원이었고, 업종별로는 원양어선의 월 평균임금은 763만원, 20톤 이상 연근
해어선은 413만원이었다. 20톤 이상 연근해어선도 직책별로 살펴볼 때, 해기사
면허 없이 소정의 교육을 수료하면 승선 가능한 직책인 부원 중 한국인 선원
총인원의 47.8%를 차지하는 갑판원이 가장 낮은 임금을 받았는데, 갑판원의 월
평균임금은 최저임금 223만원과 생산수당·상여금 135만원을 합친 358만원이
었다.
선원의 최저임금은 「선원법」에 따라 해양수산부 장관의 「선원 최저임금
고시」로 정해지는데, 선원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이 고시의 "적용
의 특례"규정에서 이주노동자는 가입되어 있지 않은 선원 노동단체와 선박소
유자단체 간의 단체협약에 위임하였다.
2018년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과 수협중앙회는 노사합의서를 작성하
여, 20톤 이상 연근해어선 선원 이주노동자 총 도입규모, 고용허용 업종 확대
등을 정하면서, 당시 선원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이 월 140만원으로 「최저임금
법」에 따른 최저임금 월 157만원보다 낮은 것에 대해, 매년 소폭 인상하여 2021
년부터는 육상노동자의 최저임금과 동일하게 적용할 것을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숙련도·경험 등에 따라 장 직급(갑판장 등), 수 직급(3년 이상 경험),
원 직급(3년 이하 경험)으로 세분되는 부원 중 원 직급이 대다수인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은 위 노사합의서에 의해 2020년 기준 월 172만원으로, 같은 원 직급인
한국인 갑판원의 최저임금 월 223만원에 비해 77% 정도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차등 적용되었다.
또한 어선에서 일하는 경우 「선원법」 제68조(적용범위)에 의해 임금에 시간
외근로 수당이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에서, 어획량에 따른 생산수당도 이주노동
자에게는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한국인 선원과의 임금 격차는 더 크다.
이러한 임금 체계는 선원 이주노동자가 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전체 수익은
높아지면서 어획량에 따라 생산수당을 받는 한국인 선원의 임금 몫은 더 커지는
반면, 수익을 창출하는 이주노동자는 그 혜택을 향유하지 못하는 불공정한 구조
로 볼 수 있고, 2017~2018년 해양수산부 조사에서 선원 이주노동자들도 생산수
당 등을 수령하고 있으나 한국인 선원에 비해 수령액이 적고, 한국 선원과 비교
하여 차별을 당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원양어선은 선장, 항해사 등 해기사를 제외한 대다수 부원이 이주노동자로
전체 원양어선 선원의 76%에 해당하는데, 국제운수노동조합(ITF)에 의해 정해진
2020년 월 최저임금은 수 직급 625달러(약 72만원), 원 직급 465달러(약 53만원)
로, 실제 지급액은 이보다 높았지만, 선원통계연보에서 확인된 원양어선 기관부
에서 부원으로 일하는 한국인 선원의 최저임금 월 239만원에 비해 매우 낮았다.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 모니터링에서 원양어선 이주노동자 52명 중 계약서
상 월급이 1,000달러 미만이 21명, 1,000달러 이상 25명, 2,000달러 이상 4명으로,
이들 대다수가 10년 이상의 승선경력을 가졌고, 최저 월 500달러를 받는 이주노
동자 3명의 경력은 "2년/5년/대답안함"이었다.
나. 선원 이주노동자에 대한 임금차별 시정 필요
임금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서 노동자의 생존을 확보하기 위한 기본 수단
이고 근로조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동일한 가치를 지닌 노동에 대해서는
차별 없이 동일한 임금이 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주노동자의 임금 결정은 「선원 최저임금 고시」에 의해 한국인
선원노동단체와 선박소유자단체 간에 단체협약으로 정해지면서 이주노동자의
의사는 배제되었고, 한국인 선원 최저임금과 차등을 두는 것이 관행적으로 이루
어져 왔다.
이러한 관행은 「선원법」 제59조에서 최저임금 결정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위임하고, 위임된 권한의 행사인 「선원 최저임금 고시」에서 다시 사적 단체 간
협약을 통해 결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어 재위임 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선원 이주노동자를 배제한 제삼자 간의 합의로 근로조건 중 가장 중요
한 임금을 결정한 것은 법률로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하도록 한 「헌법」 제32조
제3항에 위반되며, 한국 국적이냐 아니냐에 따라 차등을 두어 이주노동자의 최
저임금을 한국인 선원보다 낮게 산정한 것은 합리적이라 볼 수 없어, 「헌법」
제11조 평등의 원칙과 사회권 규약 제2조에 반한다고 판단된다.
한편 「선원법」 제57조가 선원 이주노동자에게도 적용되는 조항이라 할 수
있는데,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 어선에서 일하면서 한국이 어업 생산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해오고, 감소하는 한국인 선원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선원 이주노동자에 대해 합리적인 수준의 생산수당을 부여하지 않는 관행에
대해, 이를 정당화할 법적 근거를 찾아볼 수도 없다.
내국인 노동자와의 임금차별에 대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차별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법과 제도가 마련되고 있는 추세임에
도, 한국의 20톤 이상 연근해어선과 원양어선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만큼, 공식
적·제도적으로 차별을 명문화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따라서 「선원 최저임금 고시」"나. 적용의 특례" 제3항을 삭제하며, 「선원
법」에 국적에 따른 차별금지 및 동등대우 원칙을 법적으로 분명히 명시할 필요
가 있으며, 시간외근로 수당을 산정하기 어려운 어업의 특성으로 인해 생산수당
이 임금에 포함되어 있는바, 「선원법」 제57조가 이주노동자에게도 실제 적용되
어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수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4. 선원 이주노동자의 노동조건 실태와 개선방안
가. 열악한 노동·생활환경과 차별 실태
20톤 이상 연근해어선은 무슨 생선을 잡는지에 따라 선원 이주노동자
들이 배를 타고 나가서 조업 하는 기간이 짧게는 하루, 길게는 수개월에 이
르며, 선상노동 이외에도 육지에서 하는 후속작업도 있어 선원 이주노동자
들의 노동은 계속 이어진다.
20톤 이상 연근해어선에 대한 이주노동자센터의 상담사례에 따르면, 멸치
조업 및 가공업 사업장에 고용된 인도네시아 선원 24명 중 13명은 멸치잡이
어선에 승선하여 태풍이나 휴어기로 조업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닌 한 별도의
휴일 없이 일을 하였고, 365일 선박에서 숙식하면서 물이 부족하면 바닷물로
목욕을 해야 했다. 다른 11명은 잡은 멸치를 섬에 설치된 어장막에서 건조하
거나 가공시키는 작업, 즉 육상노동을 하였기 때문에 태풍이 왔을 때도 쉬지
못하고 하루 평균 14~16시간의 일을 하였고, 대형컨테이너 1개와 소형컨테이
너 1개를 숙소로 사용했다.
원양어선에 대한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선령 30년 이상 노후어선 비중
이 66%로 높아 생활환경이 열악한데, 이에 더하여 기본적인 위생공간인 욕실과
화장실 사용, 식수 등에 있어 차별을 받은 것으로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 모니터
링 결과, 확인되었다.
위 모니터링 결과, 원양어선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평균 14시간 30분
으로, 11명은 18시간에서 19시간까지 일을 한 것으로 응답하였고, 화장실과 욕실
8개 중 15명의 이주노동자가 2개, 11명의 한국인이 6개를 사용하는 경우가 양호
했고, 평균적으로 이주노동자 13.4명이 1개의 화장실을 사용하였다. 또 샤워 용
도로 35명이 바닷물을 증류한 물, 10명이 에어컨 물을 사용했다고 하면서, 이들
중 13명은 이주노동자가 사용할 수 있는 욕실이 없었다는 응답도 하였다.
오랜 항해기간 특성상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의 공급은 매우 중요한데, 전체
응답자 52명 중 46명은 바닷물을 증류한 물을 식수로 제공받았다고 응답하였다.
그런데 응답자의 대다수가 같은 배의 한국인 선원은 생수를 마셨다고 하였고,
심층면담에서 "우리도 한국 사람처럼 생수를 마시고 싶다"는 응답이 많았다.
나. 임금유보와 임금체불 실태
「선원법」 제52조(임금의 지급)에서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정해진 날 정해진 금액만큼 임금
이 지급되지 않는 "임금유보"가 빈번하게 발생하였고, 이러한 임금유보는
"임금체불"에 해당하지만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2017년 해양수산부의 근로실태조사에서 부정기적 임금지급 관련하여 이주
노동자들의 불만 사례가 많았고, 송출비용을 내기 위해 진 채무로 공제액과 가족
생계비 등 매달 지출이 있었던 이주노동자들에게 임금유보는 재정적·정신적
으로 고충이 되었다.
이주노동자센터의 상담사례에 따르면, 2021년 7월에 속초의 20톤 이상 연근
해어선에서 일하던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부산으로 근무처를 옮기면서 몇 달치
임금과 퇴직금을 이탈의 위험이 있다고 송입업체가 안 주는 일이 발생하였는데,
선원 한 명은 자녀가 5명이고 자기 나라도 코로나로 어려움이 커 돈이 필요해서
이탈할 일이 없다고 송입업체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받을 수 없었다. 다른 선원들
의 사례에서 해당 송입업체를 통해 부산으로 근무처를 변경한 후에도 해당금액
을 받지 못해, 임금체불로 고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권이나 통장 및 계약서까
지 송입업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앞서 사례로 든 멸치조업 및 가공업 사업장에서 인도네시아 선원 이주
노동자 24명에게 임금을 월 1회 정기적으로 전액 지급하지 않고, 년 5~6회 지급
하면서 회당 100만~400만 원씩만 지급한 결과, 1억 원 이상의 임금체불 사건이
발생한 건에 대해, 지방고용노동청은 근로계약서에서 명시적으로 정한 약정임
금을 기준으로 체불금품을 2021년 6월 확정한 바 있다.
다. 이탈방지 조치로 인한 인권침해 실태
20톤 이상 연근해어선에서 일하기 위해 근로계약을 체결한 선원 이주노동
자는 계약기간 만료시점까지 해당 선박에서 근무하는 것이 원칙이나, 수협중앙
회의 「어선외국인선원운용요령」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임금체불 등 각 호의
사유에 의해 선원취업(E-10) 비자의 체류기간 내에 근무처를 변경할 수 있고,
송입업체는 이주노동자의 청구에 따라 근무처 변경을 지원 할 수 있다.
그러나 임금체불, 최저임금 미달, 인권침해 및 차별 등으로 계속 근로가
어려워 이주노동자가 하선을 요구하더라도 선주가 하선 동의를 거부 또는 지연
하는 경우, 하선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였고, 선주가 동의하더라도
새로운 배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송입업체의 지원이 필요한데, 송입업체가 수수
료를 요구하기도 하여, 이주노동자는 근무처를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주노동자 대부분이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기대와 몇 달만
일을 하면 송출비용 금액을 벌 수 있다는 업체 등의 말에 높은 금액의 송출비용
에도 빚을 지고 오는데, 실제 받는 임금이 적어 1~2년 일을 해서는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에서 계약이 종료되고 계약연장이 안되거나, 임금체불이 발생했는
데 다른 배로 옮기지 못하면 경제적 사유로 이탈을 결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산업재해와 질병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위험하고 고립된 노동환
경과 폭언·폭행 등 인권침해와 차별 등을 계속 겪으면서,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느껴 육지에서 일하거나 길게 항해하지 않는 다른 배로 옮기고 싶어 했다.
법무부의 2019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20톤 이상 연근해어선에 고용되어 입
국한 이주노동자 17,603명 중 6,206명(35.3%)이 사업장에서 이탈하여 미등록 상
태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등록외국인의 미등록 체류율 7.5%에 비해 매우 높았고,
2020년 한 해 동안에도 매달 수십 명이 배를 떠나 1년 누계 1,019명이 미등록
체류자가 되었다. 해양수산부가 관리하는 이탈 인원통계에서는 2017년 1,388명,
2018년 1,047명, 2019년 874명의 선원 이주노동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한 선박을
이탈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국내 어선에 고용된 이주노동자들이 높은 비율로 이탈하는 상황에 대해,
방지책으로 「외국인선원관리지침」 제13조에서 선원에 대한 사후관리 소홀로
무단이탈이 빈번한 경우에 선박소유자에 대해 시정지시, 경고, 2년 이하 범위
내 이주노동자 고용제한 등을 규정하고, 수협중앙회는 「어선외국인선원운용요
령」 제14조에 따라 송입업체를 선정할 때, 평가항목에 "이탈방지대책 및 사후
관리방안, 근무자 관리 방안 등"(40점, 주관적 평가)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송입업체와 선주가 선원 이주노동자들이 이탈하지
못하도록 자구책을 강구하게 하였는데, 이러한 이탈방지 조치들로 인해 오히려
이주노동자들은 인권침해 상황 속에서도 배를 떠나지 못하고, 부당한 노동조건
에 대해 항의도 하지 못한 채 일을 계속하도록 강요를 받다가 "채무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오히려 이탈을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되었다.
송출·송입업체가 취하는 이탈방지책 중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피해가 가장
큰 것은 고액의 보증금을 이주노동자에게 요구하거나, 송출계약 체결 시 집·땅
등의 문서를 담보물로 받거나, 처음 3개월 동안의 월급을 지불하지 않거나, 근로
기간 내내 임금의 일부를 계속 유보하여 이주노동자가 이탈할 경우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여권, 통장 등 개인서류를 선주 또는 송입업체가 압수하여 배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여권 등을 선원들이 소지하지 못해 은행 업무를
처리하거나 휴대폰을 개설하거나 병원 진료 등의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례
가 빈번하였고,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진단검사 또는 백신 등을 신청할 때
신분 확인용으로 여권을 요구하는데, 여권 등을 돌려받지 못하고 이탈한 경우
방역조치의 사각지대에 처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세 번째는 선원 이주노동자들을 고립·격리시키는 형태로, 어장막 일을 하
는 경우 숙소가 섬에 있어 선주의 허락 없이는 육지로 쉽게 나갈 수 없는 상황이
거나, 원양어선 선원의 경우 국내 항구에 입항하여 잠시 체류하거나 계약만료로
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지정숙소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데, 이주노동자들을 감
시하고 병원 등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출을 금지하여 사실상의 "구
금"이 이루어졌다.
이와 같이 선원 이주노동자의 이탈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이루어지는 조
치들이 오히려 인권침해 상황 속에서 배를 떠나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하도록
이주노동자들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ILO 제29호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과 「선원법」 제25조의2(강제 근로의 금지) 조항에 반하는 조치가 되었다.
ILO의 강제노동에 대한 6가지 지표에 따르면, "폭언과 폭행에 대한 협박
등의 감정적 고문을 포함하는 신체적 또는 성적 폭력, 행동을 제한하거나 업무현
장에 감금하는 것, 부채상환을 위해 노예처럼 일하는 것, 급여지급을 보류하고
거부하는 것, 여권과 신분증명서를 보유하여 노동자로 하여금 떠날 수 없도록
하고, 자신의 신원이나 신분을 밝힐 수 없도록 하는 것, 정부기관에 적발된다고
협박하는 것" 등으로, 앞서 언급된 이탈방지 조치로 인한 인권침해 실태들과
상당수 일치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인권경영이 강화되는 국제사회의 흐름에서 어업 분야도
대상이 되고 있는데, 2021년 5월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서 중국 국적
의 선사를 지목하여 그 선사의 해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시켰고, 그 사유로
해당 선사의 어선에서 많은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강제노동을 하고 있기 때
문이라고 발표하였다. 미국 정부에서 매년 전 세계 나라를 대상으로 작성·
발표하는 인신매매보고서(TIP)에서 한국 국적 어선에 대해서도 2019년부터
계속하여 강제노동을 시키는 자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라. 노동조건 개선 및 인권침해와 차별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 마련 필요
선원 이주노동자의 높은 이탈율은 과도한 송출비용과 그로 인한 채무상태
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임금, 한국인 선원과의 임금차별 등 고용정책의 구조적
문제와 임금체불, 폭행 등 위법적이거나 장시간 노동, 열악한 생활시설, 잦은
산업재해 등 취약한 노동환경에서 기인함에도, 「외국인선원관리지침」 제13조
등에서 선박소유자와 송입업체에게 이탈 책임을 부과하고 이들이 원인요소의
해결 없이 이탈을 막고자 재정적, 신체적, 정신적 통제방법으로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조치들을 시행하는 것에 대해, 국제사회는 한국국적 어선 내
이주노동자들이 강제노동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며,
국가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2017년 유엔 사회권위원회에서 선원 이주노동자들의 여권 압수 관행, 착취
와 사실상 구금, 신체적 학대에 대해 조사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을 포함해
선원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및 사회보장 권리를 보호하고 존중할 것을 한국정부
에 촉구한 바 있다.
따라서 「외국인선원관리지침」 제13조와 「어선외국인선원운용요령」 제14
조 조항은 선박소유자와 송입업체에서 이탈을 막고자 오히려 이주노동자의 인
권을 침해하는 조치를 강행할 수 있는 요소가 되므로, 해당 조항을 삭제할 필요
가 있고, 이탈에 대해서는 고용정책의 구조적 문제 및 취약한 노동환경을 개선
하여 계속 근로의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적절하다 할 수 있다.
또한 임금유보와 임금체불, 여권 등 개인서류 압수, 숙소 내 감시와 선원
이주노동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하는 행위, 폭언·폭행 등에 대해 지속적이
고 상시적으로 선원근로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데, 선원근로감독관이 54명
(2020년 9월 기준, 분부 6명과 지방청 48명)이고, 이들은 어선뿐만 아니라 상선에
승선한 선원들의 근로감독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라, 근로감독의 실효성을 높
이기 위해서는 선원근로감독관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여권 등의 신분증 대리보관은 노동 착취의 원인이 되는 인권침해 사례
이고, 현행 「출입국관리법」제27조를 위반하는 것이므로, 여권 등 신분증 대리
보관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최근 「선원법」이 개정된 바, 그 동안 관행적으로 이루
어졌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 근로감독이 요구된다.
한편, 선상에서의 폭언·폭행과 식수 및 생활공간에서의 차별 등을 방지하
기 위해서는 선박소유자, 한국인 선원 등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대책으로 이들에 대한 인권교육이 수협중앙회 등을 통해 실시되어 왔다.
그러나 선박소유자, 한국인 선원 대상 인권교육이 제도적으로 의무화된 교
육이 아니고 필요시 일회성으로 이루어진 점, 선박소유자 등과 이해관계가 분리
되지 않은 수협중앙회 등에서 외부평가 없이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공적 영역에서 인권교육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최근 인권교육이 교과과정 또는 종사자 필수교육으로 제도화 되는 추세에 따라,
해기사 자격증 취득 시 인권교육 과정을 이수하도록 하거나 해양수산부에서
인권침해 및 차별 방지를 위한 교육지침 등을 마련하여 시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이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해 신고할 수 있는 권리구제
절차도 필요한데, 현재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내에 외국인 콜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임금체불, 퇴직·급여 상담, 재해보상, 근로계약, 기타 유형별로 2017년
652건, 2018년 1,825건, 2019년 3,706건이 상담되었고, 이 중 2019년에 7건만 근로
감독관에게 이송되고 나머지 6,176건은 자체해결로 처리되었다.
임금체불에 대한 상담이 3년간 860건임에도 거의 자체해결로 처리되면서
위법행위에 대한 법적·제도적 제재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 이주노동자가
불이익에 대한 걱정 없이 선상에서의 폭언·폭행 등 인권침해와 식수 및 생활공
간에서의 차별 등을 상담·신고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한 점을 고려할 때, 권리
구제 절차가 체계적·실질적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다.
Ⅳ.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
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신청인·피심인 등 당사자 칸은 따로 싣지 않습니다(본문의 이름은 원천이 가린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