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결정

18정책0036

요양급여신청반려처분 취소소송(대법원2016두41071)에 대한 의견제출 심의의 건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 의결일: 2018년 12월 24일

이유

국 가 인 권 위 원 회
결 정
제 목 요양급여신청반려처분 취소소송(대법원 2016두41071)에
관한 의견
국가인권위원회는 "요양급여신청반려처분 취소소송 (대법원 2016두41071)" 의
담당 재판부에, 「헌법」이 규정하는 모성보호와 여성근로의 특별보호, 국제인권
기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정 목적 등을 고려할 때, 태아와 모체가 동일체인
이상 산업재해로 태아에게 발생된 선천적 건강손상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며, 이러한 경우를 유산한 경우와 달리 「산업재해보험보상법」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차별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아래와 같이 제출한다.
아 래
Ⅰ. 의견 제출의 배경
제주의료원 근무 중 태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약품을 직·간접적
으로 취급하여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동을 출산한 간호사(이하 "원고"라고
한다)들은 당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반려하였다. 이후 원고들은 이에 대한 취소소송(이하 "이 사건 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으며, 이 사건 소송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한다)는 이 사건 소송이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동을 출산한 여성근로자와 아동의 전 생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이 사건 소송 결과에 따라 향후 유사소송에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국가인권위원회법」제28조 제1항의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대법원 담당 재판부에 의견을
제출하기로 결정하였다.
Ⅱ. 판단 및 참고기준
1. 판단기준
「헌법」제10조, 제11조, 제34조 및 제36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1조,
제5조, 제37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제34조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제20조, 제21조, 제22조 및 제79조 등, 유엔 아동권리협약 일반
논평, 국제노동기구(ILO) 산업안전보건협약 등
2. 참고기준
1977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한정위헌 결정, 독일 사회법 제7권 제12조,
국가인권위원회 「생식건강 유해인자 노출 근로자 및 그 자녀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권고」(2018. 7. 12.), 여성가족부 「산업안전정책(산재
보험 중심)에 대한 특정성별영향분석평가」(2018. 5. 3.) 등
Ⅲ. 이 사건 소송에 관한 의견
1. 「헌법」, 국제인권기준 및 사회정책적 측면 고려

「헌법」제36조 제2항은 국가의 모성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헌법」제32조
제4항에 따르면 여성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임금 및 근로
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또한 「헌법」제10조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할 국가의 의무를 규정
하고 있는데, 태아의 생명권 역시 이 조항에 의해 보호되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사회보장 및 사회복지 증진 의무 등을 고려할 때 임신한 여성근로자와
태아는 업무상 유해요소로부터 특별히 보호될 필요가 있다.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제7조는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조건"을 향유할 권리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고, 국제노동
기구(ILO) 「산업안전보건협약」에 따라 국가와 사용자는 공공부문을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작업환경에 내재된 위험요소를 최소화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다할 의무가 있다.
또한 ILO 「화학물질협약」제15조에 따라, 사용자는 작업장 내에서 사용
되는 화학물질이 갖는 유해성에 대해 소속 근로자에게 알리고 교육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며, 국내 산업안전보건법령 또한 작업장 내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위험경고 등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일반논평 9를 통해 장애아동의 권리 보장을
강조하고, 일반논평 14를 통해서는 한명 또는 그 이상의 확인된 아동과 관련
하여 사법당국이나 행정당국 또는 공공기관이 대리자를 통해 내리는 개별적인
결정에는 아동의 최선의 이익을 최우선 사항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아울러 일반논평 16에 따르면 국가는 기업의 활동과 경영이 아동권리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보장하고, 민간 또는 공공기관 등에 의해 권리를
침해당한 아동에게는 효과적인 구제수단을 제공해야 하며, 배상의 수준 또는
형태를 결정할 때에는 아동이 성인보다 권리침해의 결과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는 점과 그러한 결과가 회복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고 평생 동안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배상이 시의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이상과 같이 헌법과 국제인권기준에 따르면 여성근로자와 태아는 충분히
보호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 사건 소송에서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험급여 지급에 부정적이며, 일반적으로 헌법재판소는 사회보장급여
수급권이 추상적 권리이고,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자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1심은, “임신 중에 업무에 기인하여 건강손상이 발생하였고
이것이 출산 후에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발현·진단된 경우에 이를 산업재해
보상법상 업무상 재해로 포섭하여 "요양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새로운 종류의
보험급여나 급여항목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고 급여의 수준을 인상하는
것도 아니며, 최고보상한도나 평균임금과 같이 전체근로자집단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므로 별도의 예산편성과 집행계획을 마련하여야 할 정도로
산재보험재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바 있다.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1조는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
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ㆍ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영되는 산재보험은 개인과 그 가족의 생활과 복지에 치명적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산업재해에 대비하여 사회경제적 안정을 도모하는
사회보장 장치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이 사건 소송에서와 같이 업무상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태아의
건강손상을 신생아의 질병으로 한정하여 해석할 경우, 근로자와 그 가족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산재보상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특히 제주의료원에서는 임신 당시 야간근무 제외 외 모성보호를 위한 특별한
조치가 부족하였고, 원고들에게 태아 및 임신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품을 취급하게 하면서 이에 대한 고지나 예방조치가 부족했던 점 등을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2. 태아의 건강손상이 산업재해보상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과 관련하여 2012년 제주의료원이 서울대학교에 역학조사를 의뢰한
결과, 원고 자녀의 선천성 심장질환의 발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정하는 업무상 사유에 따른 질병으로 인정되기 위해
서는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만 있으면 되며(2009. 4. 9. 선고
2008두23764 판결 등), 1심 역시 임산부와 태아가 유해한 약물에 노출되어
심장질환이 있는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바 있다.

이에 대해 2심은 업무상 재해는 업무상 사유로 입은 부상 또는 질병인데,
출산 이후에는 어머니가 아닌 출산아가 지닌 선천성 질병으로 바뀌므로
그 업무상 재해는 원고들과 독립된 법인격체인 원고들의 자녀에 대한 질병
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난원공, 동맥관 개방의 경우
질병 특성 상 태아 시기에 진단할 수 없고, 심실중격결손증, 폐동맥판막 폐쇄,
심방중격결손증은 태아 시기부터 진단 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태아 시기 심장에 선천적인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일부 질병의
특성 상 출산 후 진단될 수밖에 없는데, 우리 민법에 따르면 태아가 생존해서
출생하지 않는 이상 별도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므로, 태아의 건강손상을
당시 모체의 건강손상으로 보아 산재를 인정하는 것이 태아의 권리보호
측면에서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하여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어머니와 태아 사이는 생물학적으로
분리할 수 없는 "자연적 통일체"로, 만약 태아가 어머니의 임신기간 동안
발생한 보험사고로 인해 건강이 손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산재보험을
통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이는 동등대우 및 사회국가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1)한바 있다. 일본 최고재판소도 미나마타병 사건의 상고심에서 태아는
모체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태아에 대한 상해는 곧 모체에 대한 상해에 해당
한다고 판단하였다.
1) BVerfGE 45. 376. Beschluss des Ersten Senates vom 22. Juni. 1977 - BvL 2/74 -
Unfallversicherung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당시 태아는 모체와 동일체이므로 태아의 건강
이상은 곧 근로자인 모체의 건강 이상이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함에 있어
발병시점부터 인정해야 하므로, 1심에서와 같이 태아의 건강 손상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3. 유산의 경우와 달리 대하는 것이 차별 소지가 있는지 여부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 정의"(제5조 제1호)와
"급여 수급권자" 조항을 문리적으로 해석하여, 유산 및 유산 증후는 「산업재해
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으나, 사산·미숙아 출산·선천성
장애 또는 질환아 출산에 대해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아 평등원칙 위반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1심은 모성과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측면에서 유산, 유산증후와 태아의
건강 손상을 구별할 합리적 근거가 없고, 태아의 건강도 유산이나 유산 증후
만큼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판단한바 있다.
이에 대해 2심은, 유산 및 유산증후의 경우에는 여성근로자 본인의 신체
완전성을 해하여 근로능력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는 측면이 있는 반면, 태아의
건강손상에서 비롯한 선천성 질병을 가진 자녀의 출산은 여성근로자 본인의
신체기능이나 노동능력의 감소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으므로 이를 다르게
취급하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임신부는 임신과 출산으로 인하여 많은 건강상 어려움을 겪게 되고,
태아의 건강 손상이 있거나 알게 될 경우에는 진료 횟수 증가, 경제적·정신적

고통 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어 유산과 달리 본인의 신체기능이나 노동
능력 감소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없다.
특히 현재 의학 기술상 태아기에 치료가 가능한 태아 자체의 질병이 진단될
경우 임신부 명의로 치료를 받으며, 태아나 임신부의 건강상태가 악화될 경우
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둘을 다르게 대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또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제20조(특별휴가) 제10항의 규정에 따르면,
유산 시 임신 주수에 따른 유산휴가 또는 사산휴가 일수를 규정하고 있는데,
임신 기간이 28주 이상인 경우 출산휴가 기간과 동일하게 90일까지 특별휴가를
부여하고, 그보다 작을 경우에는 5일에서 60일까지로 규정하고 있는 바, 유산의
경우에도 기간에 따라서는 출산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음을 규정한다.
이상을 종합하면 유산한 경우와 달리 태아의 건강손상을 산재보험 대상
에서 제외하는 것은 형식적으로 법을 해석하여 여성근로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서 차별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된다.
4. 기타 고려할 만한 사항
위원회는 「생식건강 유해인자 노출 근로자 및 그 자녀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권고」(2018. 7.) 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5조 개정 전이라도
태아의 건강손상을 산업재해 인정대상에 포함하는 것으로 적극적으로 해석·
적용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명확하게 규정하기 위해 관련법 개정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고용노동부에 권고하였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위원회
권고에 대해 수용 입장을 밝히며 현재 「자녀 건강손상에 대한 산재보상 방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회에는 박주민 의원 대표발의(2016. 11. 17. 발의, 의안번호 3695), 이정미
의원 대표발의(2018. 4. 27. 발의, 의안번호 13285), 신창현 의원 대표발의
(2018. 5. 3. 발의, 의안번호 13437) 등 임신 중인 근로자에게 발생한 업무상
재해가 태아에게 영향을 끼친 경우에는 산업재해로 인정될 수 있도록 명시한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또한 2018. 5. 3. 여성가족부는 「성별영향평가법」제10조에 규정된 특정성별
영향분석평가를 통해, 임신 중 근로자가 업무상 유해인자에 노출되어 미숙아
또는 선천적 장애를 가진 아이를 출산하는 경우 산재보험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추진할 것을 고용노동부에 권고한 사실이 있다. 이 권고에서
여성가족부는 업무상 유해인자에 노출되어 유·사산한 경우와 달리 장애를
가진 아동 등을 출산하는 경우에는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것에 대해
「헌법」제36조 제2항 모성보호의무와 제32조 제4항 여성근로자 보호 의무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아울러 삼성반도체 백혈병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안에 따르면, 습관성
유산 등 생식질환, 선천기형 등 자녀질환이 포함되어 근무와 발병 간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지만 인과성이 의심되는 수준까지 피해자의 범위를 가능한
폭 넓게 인정한 사례도 있다.
Ⅳ.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제28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대법원에 의견을 제출한다.

2018. 12. 24.
위 원 장 최 영 애
위 원 정 상 환
위 원 최 혜 리
위 원 정 문 자
위 원 장 애 순
위 원 김 기 중
위 원 한 수 웅
위 원 조 현 욱
위 원 배 복 주
위 원 김 민 호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신청인·피심인 등 당사자 칸은 따로 싣지 않습니다(본문의 이름은 원천이 가린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