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결정

18정책0021

「병역법」제88조 제1항, 「예비군법」제15조 제9항 위반 사건(2016도10912, 2018도4708)에 대한 대법원 의견제출의 건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 의결일: 2018년 7월 23일

요지

-

양심적 병역거부자, 양심적 예비군훈련 거부자에게 대체복무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각 ?병역법? 제88조 제1항, ?예비군법? 제15조 제9항에 따라 형사 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와 양심적 예비군훈련 거부가 위 각 규정의 ‘정당한 사유’에 포함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 줄 것을 요청한다.

주문

국가인권위원회는 대법원에 계속 중인 2016도10912 병역법 위반 사건과 2018 도4708 예비군법 위반 사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출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양심적 예비군훈련 거부자에게 대체복무의 기회를 제공하 지 않고 각 「병역법」제88조 제1항, 「예비군법」제15조 제9항에 따라 형사 처 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와 양심적 예 비군훈련 거부가 위 각 규정의 "정당한 사유"에 포함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 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유

국 가 인 권 위 원 회
결 정
제 목 「병역법」제88조 제1항, 「예비군법」제15조 제9항 위반사
건에 대한 대법원 의견제출
주 문
국가인권위원회는 대법원에 계속 중인 2016도10912 병역법 위반 사건과 2018
도4708 예비군법 위반 사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출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양심적 예비군훈련 거부자에게 대체복무의 기회를 제공하
지 않고 각 「병역법」제88조 제1항, 「예비군법」제15조 제9항에 따라 형사 처
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와 양심적 예
비군훈련 거부가 위 각 규정의 "정당한 사유"에 포함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
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 유
I. 의견 제출의 배경
현행 「병역법」제88조 제1항1)과 「예비군법」제15조 제9항2)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거나,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아니한 사람을 형사 처벌하도록 규
정하고 있다. 그동안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한 사유"에 포함되지 않
는 것으로 판단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려왔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과 달리 2004년 최초로 1심 무죄 판결이 선고된 이래 현재까지 1
심 무죄 판결이 총 86건 선고되었으며, 이 중 72건이 최근 2년간 선고되었고, 특
히 2016. 10.과 2018. 2.에는 항소심 무죄 판결이 선고되었다.
대법원은 2018. 6. 18. 양심적 병역거부자 형사 처벌에 대한 사건 2건(2016도
10912 병역법위반 사건, 2018도4708 예비군법위반 사건, 이하 “심리 대상 사건”
이라고 한다)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8. 30.에 공개변론을 열기로 결정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형사소송규칙」제161조의2 제2항, 「대법원에서의 변
론에 관한 규칙」제4조의2 제1항에 따라, 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2004년 대법원 판결”이라고 한다) 이후 국내외 환경변화,
국제법적?비교법적 측면, 병역의무, 예비군의무의 형평성 문제 등 "「병역법」제
88조 제1항, 「예비군법」제15조 제9항의 정당한 사유가 양심이나 종교에 따른
병역거부를 포함하는지"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한다)에 의견
을 제출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1) 제88조(입영의 기피 등) ①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모집에 의한 입영 통지서를 포함한다)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일부터 다음 각 호의 기간이 지나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
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다만, 제53조 제2항에 따라 전시근로소집에 대비한 점검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
한 사유 없이 지정된 일시의 점검에 참석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한다.
1. 현역입영은 3일
2. 사회복무요원 소집은 3일
3. 군사교육소집은 3일
4. 병력동원소집 및 전시근로소집은 2일
2) 제15조(벌칙) ⑨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
료에 처한다.
1. 제6조 제1항에 따른 훈련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받지 아니한 사람이나 훈련받을 사람을 대신하여 훈련받은 사람
2. 제6조 제2항에 따른 지휘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항하거나 복종하지 아니한 사람
3. 제8조 제1항에 따른 예비군의 임무수행에 필요한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람

한편, 헌법재판소는 2018. 6. 28. "「병역법」제88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사건에
대해, 병역기피자 등을 형사 처벌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병역법」제88조 제1
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으나, 병역의 종류를 정하고 있는 같은 법 제5조 제1항
이 대체복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
해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다(헌법재판소 2018. 6. 28. 선고
2011헌바379 등 전원재판부 결정). 아울러 위 조항에 대한 개정시한을 2019. 12.
31.까지로 정한바, 개정시한 전까지는 「병역법」제88조 제1항 등 위반 혐의로 기
소되어 재판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유죄 인정 여부가 원칙적으로 개별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위원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 처벌하는 것은 헌법상 양심의 자
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
해온바, 심리 대상 사건의 쟁점과 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양심적 병역거부
자의 인권 보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어,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8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대법원에 의견을 제출하기로 결정하였
다.
II. 판단 및 참고 기준
1. 판단 기준
가. 「헌법」제6조 제1항, 제10조, 제19조, 제20조 제1항, 제37조, 제39조 제1항
나.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제9조 제1항, 제18조
다. 「국가인권위원회법」제2조

2. 참고 기준
가. 「세계인권선언」제4조, 제18조
나. 유엔 인권위원회(United Nations Commissions on Human Rights) 결의
1987/46, 1989/59, 1993/84, 1995/83, 1998/77, 2000/34, 2002/45,
2004/35, 유엔 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 결의 22/2(2012),
24/17(2013) 등
다.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일반논평 제22호(1993년)
라.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위원회의 개인통보사건에 대한 결정
마. 유엔 인권이사회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 제2차 최종보고서(2013년)
바. 유엔 인권최고대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분석 보고서」2013년, 2017년
사.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위원회의 대한민국에 대한 제4차 최종견해
(2015년)
아. 「독일기본법」제4조 제3항, 제12a조
자. 「유럽연합기본권헌장」제10조 제2항
차. 「미주인권협약」제12조 제1항
카.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 2005. 12. 26. 결정 "양심적 병역거부권 및 대체
복무제도에 대한 권고" 등
Ⅲ. 「병역법」제88조 제1항, 「예비군법」제15조 제9항의 정당한 사유
가 양심이나 종교에 따른 병역거부를 포함하는지 여부에 대한 의
견
1. 심리 대상 사건의 개요

가. 2016도10912 병역법 위반 사건
피고인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2013년 현역입영 통지에 불응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을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병역법」제88조 제1항 위반의 공소사실
로 기소되었다. 1심과 원심 모두 피고인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여 징역 1년 6월
의 형을 선고하였다.
나. 2018도4708 예비군법 위반 사건
피고인은 현역복무를 마친 후 "여호와의 증인" 종교에 귀의하여 2017년 예비
군 훈련 소집 통지에 불응하였고, 정당한 사유 없이 예비군 훈련에 불참하였다
는 이유로 「예비군법」제15조 제9항 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1심과 원심
모두 피고인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였으며, 원심은 집행유예를 선고한 제1심 판
결을 파기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였다.
2. 심리 대상 사건의 쟁점 및 기존 대법원 판례
가. 심리 대상 사건의 쟁점
심리 대상 사건의 피고인들을 비롯한 양심적 병역거부자, 양심적 예비군훈련
거부자에 대한 처벌의 근거 규정인 「병역법」제88조 제1항, 「예비군법」제15조
제9항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벌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

단함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유죄를 선고받고 형사 처벌되어 왔는데, 일
부 하급심 법원과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대법원의 판단과 달리 양심적 병역거부
가 정당한 사유에 포함되므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인들 또한 정당한 사유에 양심적 병역거부가 포함된다고 주장하며 상고
한바,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인정 여부
와 향후 하급심 법원의 판단이 달라지게 되므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이 조항들
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심리 대상 사건의 쟁점이다.
나. "정당한 사유"에 대한 2004년 대법원 판결 요지
1) 다수의견
「병역법」제88조 제1항에서의 "정당한 사유"는 원칙적으로 추상적 병역의무의
존재와 그 이행 자체의 긍정을 전제로 하되, 다만 병무청장 등의 결정으로 구체
화된 병역의무의 불이행을 정당화할 만한 사유, 즉 질병 등 병역의무불이행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에 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자신이 믿는 종교적 교리에 좇아 형성된 인격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양심
의 명령에 따라 현역병 입영을 거부하는 자에 대하여 「병역법」제88조 제1항을
적용하여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피고인의 양심상의 결정에 반하여
현역병 입영을 강제하는 것으로서, 「헌법」제19조가 보호하는 "자신의 양심상 결
정에 반하는 행위를 강제 받지 아니할 자유"를 제한하는 것에 해당한다.
헌법상 기본권의 행사가 국가공동체 내에서 타인과의 공동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다른 헌법적 가치 및 국가의 법질서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
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포함한 모든 기본권 행사의 원칙적인 한계

이므로, 양심 실현의 자유도 결국 그 제한을 정당화할 헌법적 법익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헌법」제37조 제2항에 따라 법률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는 상대적 자
유이다.
「헌법」제39조 제1항은 국방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바, 현대 민주국가에서
주권자인 국민에게 국방의 의무라는 헌법적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그것이 주
권자인 국민 자신에게도 필요한 일이라는 관점에서 정당화되며, 이는 국가의 존
립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의무인바, 「병역법」제88조 제1항은 이를 구
체화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
병역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국가의 안전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도 보장될 수 없으므로, 병역의무는 궁극적으
로 국민 전체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양심의 자
유가 이러한 헌법적 법익보다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헌법」제37
조 제2항에 따라 양심의 자유를 제한한다 하더라도 이는 헌법상 허용된 정당한
제한에 해당한다.
2) 소수의견
국가의 모든 권력 행사는 궁극적으로 기본권적인 가치의 실현에 기여하여야
하며, 국가의 권력작용은 마땅히 기본권을 존중하고 기본권에 기속되어야 하는
헌법적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헌법」제19조가 양심상의 결정 형성과 그 실현을 기본권으로 보호하고자 한
근본적인 의도는 헌법이 최고 가치로 상정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바탕
이 되는 개인 인격의 정체성을 보장하고, 나아가 대다수의 사회구성원과 생각을

달리 하고 다른 윤리적 가치관을 가진 소수의 국민을 관용으로 대함으로써 자유
민주주의의 이념적 정당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양심실현의 자유도 「헌법」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는 상
대적 자유이나, 헌법상의 기본권상호간 또는 기본권과 국민의 의무 등 헌법적
가치나 법익이 상호 충돌하고 대립하는 경우, 모든 기본권의 가치적인 핵심을
존중하고 이를 보장하여야 할 헌법적 의무를 지니고 있는 국가로서는 성급한 법
익교량이나 추상적인 가치형량에 의하여 양자택일식으로 어느 하나의 가치만을
쉽게 선택하고 나머지의 가치를 버리거나 희생시켜서는 안 되고, 충돌하는 가치
나 법익이 모두 최대한 실현될 수 있는 조화점이나 경계를 찾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종래 "정당한 사유"에 대한 대법원 판례의 해석은 병역법을 전체 법질서, 특히
헌법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병역법 그 자체만으로 분리?한정하여 해석한 결
과이거나 추상적인 가치형량만을 거쳐 「병역법」제88조 제1항이 추구하는 헌법
적 가치가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심의 자유의 헌법적 가치보다 더 우월하거나 적
어도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는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위 조항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함으로써, 양심의 자유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고 규범조화적
해석이라는 헌법적 요청도 소홀히 한 결과가 되었다.
병역법상의 형벌조항을 해석함에 있어서도 상위 규범인 헌법의 가치와 방향,
특히 기본권의 국가권력에 대한 기속력을 주목하고 그것의 헌법적 의미와 내용
이 최대한 실현되고 관철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상?하 규범 사이에서 실질적이
고 내용적인 합치가 확보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충돌하고 있는
헌법적 가치와 법익이 동시에 가장 잘 실현될 수 있는 조화점을 찾아내어야 하

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 양심 형성의 과정과 내용, 양심실현의 구체적 모습, 법질서와의 충
돌에서 발생하는 양심상 갈등의 정도, 양심의 관철이 「병역법」제88조 제1항의
근본적 입법목적을 훼손하는 결과가 될 것인지, 다른 대체의무 부과 가능성이
존재하는지, 근본적으로 형벌의 부과가 형벌의 본래적 의미를 온전하게 충족할
수 있는 것인지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국가는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 의무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헌법적 의무
와 아울러 그러한 권한과 가능성까지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그러한
의무나 권한행사를 다하지 않은 경우의 불이익은 국가가 스스로 부담하여야 하
는 것이지 이를 개인에게 귀책시켜서는 안된다.
3. 2004년 대법원 판결 이후 국내외 환경 변화
가.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의 변화 추이
2004년 대법원 판결은 2004. 5.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병역법」제88조
제1항 위반 사건의 첫 1심 무죄 판결 선고 후인 2004. 7.에 내려졌고, 헌법재판
소도 바로 다음 달인 2004. 8. 위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하였다(헌법재판소
2004. 8. 26. 선고 2002헌가1 전원재판부 결정). 그러나 이후에도 당사자와 사건
담당 법원은 지속적으로 위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단을 요청하였다.
비록 헌법재판소는 2011. 8.에도 「병역법」제88조 제1항과 「향토예비군설치법
」제15조 제8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하였으나 각 결정에서 위헌 취지의 반대의
견이 있었으며, 「병역법」제88조 제1항 위반으로 기소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정당한 사유"를 인정하는 1심 무죄 판결이 이어졌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과 대법원의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2016. 10.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병역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재판에서 최초로 무죄 판
결(광주지방법원 2016. 10. 18. 선고 2015노1181 판결)이 선고된 후 1심 무죄 판
결 선고가 급증하여, 2017년부터 현재까지 1심 무죄 판결이 72건 선고되었다.
2018. 2.에는 두 번째 항소심 무죄 판결(부산지방법원 2018. 2. 1. 선고 2017노
3008 판결)이 선고되었고, 같은 해 6. 28. 헌법재판소는 병역의 종류를 규정하고
있는 「병역법」제5조 제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다.
위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재판관 중 일부(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는 처
벌조항인 「병역법」제88조 제1항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
집에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을 뿐임에도 양심적 병역거부
자가 처벌되는 것은, 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는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
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지금처럼 병역종류조항
에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아니한 상황에서는 양심상의 결정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하거나 소집에 불응하더라도 이를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병역
법」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사회적 인식의 변화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도입 여부에 대한 여러 차례의 설문조
사가 실시되었는데, 비록 실시 주체에 따라 찬성 비율은 다소 다르게 나타났으
나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
다.

먼저, 위원회가 5년마다 실시하는 〈국민인권의식 실태조사〉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해야 한다는 비율이 2005년 10.2%, 2011년 33.3%, 2016년 46.1%
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 5. 국제앰네스티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대체복무제 도입에 찬성하였고, 2016. 7. 서울변호사회가 소속
변호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5%가 대체복무제 도입
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8. 5. 한국교회언론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6.8%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답변하였으나, 대체복무제 도입에
찬성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73.4%가 찬성한다고 답변한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더라도 대체복무제 도입에는 찬성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
로 확인되었다.
다. 병역법 개정안 발의 현황
제20대 국회에는 2018. 7. 현재 대체복무제 도입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병역
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총 3건 발의되어 있다(2016. 11. 15. 의안번호 203582 전해
철의원 등 11인, 2017. 5. 31. 의안번호 207106 이철희의원 등 12인, 2017. 5. 31.
의안번호 207107 박주민의원 등 21인). 이 개정법률안들은 세부 내용에 차이가
있으나, 종교적 신념 또는 헌법상 양심을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자에 대
한 대체복무수단을 마련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대체복무요원의
개념, 영역, 대체복무 신청, 심사위원회 구성, 재심사 절차, 대체복무기간, 근무형
태 등을 규정하고 있다.

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논의와 입장
유엔 인권위원회는 1987년 최초로 양심적 병역거부 행위가 「세계인권선언」과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자유권규약”이라고 한다)에 의
해 보호되는 행위임을 확인하였고, 1989년부터 이를 “권리”라고 명명하는 등 국
제사회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그 견해를 점차 확
장?발전시켜 왔다.
1) 유엔 인권위원회 결의 및 권고
1987년 유엔 인권위원회는 결의 제46호에서 “종교적, 윤리적, 도덕적 또는 이
와 유사한 동기에서 발생하는 심오한 신념에 기초한 양심적 병역거부”를 각 국
이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최초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국가가 존중해야 할
인권으로 최초로 선언하였다.
이후 1989년 결의 제59호, 1993년 결의 제84호, 1995년 결의 제83호, 1998년
결의 제77호에서도 위와 같은 취지와 함께 각 국에 대해 국내법 체계 속에 양심
적 병역거부를 심사할 독립적이고 공평한 의사결정기관을 만들 것을 요청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차별하거나 처벌하지 않도록 결의하였다. 특히 1998년
결의 제77호에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신념 또는 양심에서 유래하는 권리임을
인정하며 대체복무제도의 성격과 함께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하여 박해를 피해
자국을 떠난 사람들은 난민으로서 보호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2000년 결의 제34호에서는 1998년 채택한 제77호 결의의 관점에서 유엔 회원
국에 대해 자국의 현행법과 관행을 점검하도록 촉구하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

소에 양심적 병역거부권에 관한 모범적 실천사례를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해 제
출토록 하였고 한국 정부도 이에 찬성하였다. 또한 2002년 제45호 결의에서는
1998년의 제77호 결의가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있음을 상기하며 각국이
시행하고 있는 법과 관행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결의안을
표결없이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2004년 제54호 결의 역시 위 1998년의 제77호
결의를 언급하면서 「세계인권선언」제18조, 「자유권규약」제18조, 자유권규약위
원회 일반논평 제22호에 규정된 사상?양심?종교의 자유 등에 근거하여 모든 사
람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였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2006년 유엔 인권이사회로 개편된 후, 2012년 및 2013년 결의
에서도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확인하였고, 특히 2013년 결의(A/HRC/RES/24/17)
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구금이 국제인권규약상 "자의적 구금"이라고
인정하고 수감자를 석방할 것을 권고하였다.
2017. 6. 유엔 인권이사회는 35차 회기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분석보고서』를 채택한바, 이 보고서의 결론 및 권고사항
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인정하지 않고 이들을 반복적으로 재판에 회부하여
처벌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였다.
2)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자유권규약」제28조에 의해 설립된 자유권규약위원회는 1993. 7. 일반논평
제22호 제11항에서 “자유권규약은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
지 않다. 그러나 동 위원회는 살상무기를 사용해야 하는 의무가 양심의 자유 및
자신의 종교와 신념을 표현할 권리와 심각하게 충돌할 수 있으므로, 양심적 병
역거부권이 규약 제18조에서 도출될 수 있다고 믿는다. 법률이나 실무관행에 의

하여 그 권리가 인정된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그들이 가진 특정한 신념의
성격을 이유로 취급을 달리해서는 안되며 또한 마찬가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병역을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2006. 11. 자유권규약위원회는 2004년 대법원 판결의 피고인들이 제기한 개인
통보 사건을 인용하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은 「자유권규약」제18
조를 위반한 것임을 최초로 인정하고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 이들을 석방하고 구
제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였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약 550명의 한국인의
개인통보사건을 인용하면서 개인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징병에 대해 면제를 받을 자격이 있고 이러한 권리는 강요에 의
해 침해될 수 없으며, 이들에 대한 구금이 「자유권규약」제18조 위반임을 넘어
같은 조약 제9조 제1항이 금지하고 있는 자의적 구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2015. 11. 대한민국의 제4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양심적 병
역거부자의 형사처벌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병역의무 제외 권리를 행사한 이유
로 수감된 모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즉각적 석방, 형사 전과 삭제 및 배
상, 양심적 병역거부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민간 성격의 대체복무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권고하면서, 권고 실행과 관련한 정보를 1년 내에 제공하도록
요청하였다.
3) 기타 국제규범상 양심적 병역거부
2009. 12. 발효된 유럽연합 기본권헌장은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명문으로 인정
하였고, 유럽인권재판소는 2011년 "바야탄 대 아르메니아" 사건에서 유럽과 그
밖의 지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의 인정과 관련된 "보편적 합의"가 있고, “민주주
의는 다수가 그들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지 않고 소수에게 공정하고 합리적 대

우를 보장하여야 하므로, 종교적 소수자에게 사회에 봉사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
은 국가가 말하는 것처럼 부당한 차별과 불평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
간 조화와 관용을 증진하고 안정적인 다원주의를 보장한다”고 판단하였다.
4) 한국 정부의 이행 책임과 국제사회의 요구
「헌법」제6조 제1항은 국제법 질서 존중의 원칙을 명백히 하고 있는바, 한국
정부는 자유권규약의 체약국이자 유엔회원국으로서 유엔헌장 및 자유권규약 등
에서 규정하고 있는 인권보호에 관한 각종 책임을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며, 국
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자유권규약에 대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해석과 권
고를 존중할 의무가 있다.
2013. 6. 3. 배포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분
석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 세계 각 국에 수감되어 있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는 총 723명으로, 이 중 대한민국 669명, 아르메니아 31명(2013년 수감자
전원 석방), 에리트레아 15명, 투르크메니스탄 8명으로 대부분의 수감자가 대한
민국 국적자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같이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 징병제 실시 국가 중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구금시설에 구금하는 국
가는 2000년대 이후 6개국(한국, 터키, 싱가포르, 에리트레아, 투르크메니스탄, 나
고르노카라바흐) 정도에 불과하며, 터키의 경우 유럽인권재판소 판결 이후 수감
자가 없는 상태이고 나고르노카라바흐 역시 2018. 6. 현재 수감자가 없어, 전 세
계에서 4개국만이 이들을 수감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 관계로 캐나다(2004.
10.), 호주(2010. 5.), 프랑스(2013. 5.)는 한국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여 받아들였다.
마. 소결

이처럼 국제사회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권리로 인정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구금과 처벌을 이들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국
내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대체복무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형사 처
벌하는 것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근래에는 대체복무제 마련 필요
성에 대한 일반 시민의 인식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으며, 헌법재판소 역시 2018.
6. 28. 이와 같은 취지로 병역의 종류에 대체복무를 포함하지 않은 것에 대해 헌
법불합치 결정을 하였으나, 개선 입법이 마련되어 시행되기까지 양심적 병역거
부자들은 여전히 재판과 형사 처벌의 가능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전원합의체의 심리 대상 사건에 대한 판결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를 형사 처벌에서 제외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함으로써, 양심적 병역거
부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공익에 기여할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4. 형평성 있는 대체복무제 도입 가능성 및 해외사례
가. 병역의무와의 형평성 확보 가능성 및 원칙
위원회는 2016. 11. 28. 결정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에 관한 헌법소원에 대
한 의견제출』을 비롯한 여러 차례의 권고를 통해, “양심”이란 개인의 도덕성에
관한 개념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삶의 전반을 통해서 정신적으로 형성
된 개인의 내면적 기준을 의미하며, 개인의 양심에 기반한 결정을 존중하는 것
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민주사회의 중핵적인 요소이며 그것이 민주사회의 기본질
서 유지에 중대한 해악이 되지 않는 한 국가는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최대한 보
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왔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전쟁 및 이에 수반하는 인간의 살상에 반대하기 때문에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는 병역거부자들의 종교관, 세계관, 가치관에 입각한
확고하고 진지한 거부로서, 우리 「헌법」및 「자유권규약」에 비록 명시적으로 규
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보장되는 보편적 인권인 양심의 자유에
해당한다.
형사정책적 측면에서 살펴보아도 형사처벌은 범죄행위의 예방 및 억제 효과
를 가져야 하는 것인데,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대부분은 스스로의 결정에 대해
반성하거나 처벌이 두려워 결정을 번복하지 않으므로, 이들에 대한 처벌은 특별
예방 효과가 없고, 개개인의 고유한 양심에 의하여 병역을 거부하기 때문에 일
반예방적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헌법상 국방의 의무는 모든 국민에게 있고, 모든 국민은 넓은 의미의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으며, 여성이나 장애인 또는 특정 사유에 의한 군면제나 병
역을 모두 마친 국민에게도 넓은 의미의 국방의 의무가 있고, 현역병 외에 개인
의 특성에 따라 또는 여러 가지 필요에 의한 다양한 형태의 복무제도(2015년 기
준 사회복무요원,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공익법무관, 공중보건의 등 약
83,000여명)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병역 의무만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것으
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 처벌함으로써 이들의 양심의 자유를 일방
적으로 제한하기 보다는,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무 이행을 통한 국가안보라는 충
돌하는 두 헌법적 가치를 모두 최대한 실현시킬 수 있는 조화로운 해석원칙을
사용하여,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볼 때 우리나라 역시 충분히 합리적인 제도를 마
련할 수 있으며, 1998년 유엔 인권위원회의 결의 제77호와 위원회의 2005. 12.
『양심적 병역거부권 및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권고』 등에서 권고한 바와 같이,
대체복무의 인정 여부를 공정하게 판정할 기구와 절차를 마련하고, 구제활동이
나 환자수송, 소방업무 등 사회의 평화와 안녕, 질서유지 및 인간보호에 필요한
봉사와 희생정신을 필요로 하는 영역에서 현역복무기간의 약 1.5배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합숙 형태로 제도를 도입하되 차츰 기간단축과 복무형태의 변화 등을
통해 제도를 개선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 예비군의무와의 형평성 확보 가능성 및 원칙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는 예비군에서도 발생하게 되는데, 약 8년간의 복무기
간 동안 최소 148시간 이상의 훈련이 부과되는 예비군의 경우, 이를 거부하게
되면 약식재판을 통해 대개 수십만 원 내외의 벌금이 선고되지만, 거부한 훈련
은 다음 분기나 이듬해로까지 이월되면서 그 훈련들에 대한 거부에 대해 각 벌
금형이 선고되는 특성이 있다.
또한 「예비군 교육훈련 지침」에 따른 다른 훈련들이 계속 잇따르게 되고 이
훈련들마다 벌금과 추가 훈련이 계속 누적되어, 벌금액수가 100만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정식재판에 회부되어 형사 처벌됨으로써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에 양심적 예비군훈련 거부자의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 사건에 대한 재판
을 진행하던 울산지방법원 담당재판부는 2007. 4. 18. 양심적 예비군훈련 거부자

에 대한 처벌의 근거 규정이 되는 「향토예비군설치법」제15조 제8항에 대해 위
헌심판제청(2007헌가12)을 하였다.
위원회는 이 사건에 대하여 "양심적 예비군훈련 거부자에게 일반적인 예비군
훈련 거부자와 마찬가지로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죄를 적용하는 것은 국방의 의
무를 집총의 의무로 축소 해석하여 이들의 양심의 자유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므
로, 향토예비군설치법 소정의 훈련을 거부하는 행위가 오직 양심상의 결정에 따
른 것으로서 양심의 자유라는 헌법적 보호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입법자는 「헌법」제19조
의 양심의 자유에 의하여 공익이나 법질서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법적
의무를 대체하는 다른 가능성이나 법적 의무의 개별적인 면제와 같은 대안을 제
시함으로써 양심상의 갈등을 완화해야 할 의무가 있고, 만약 이러한 가능성을
제공할 수 없다면 적어도 의무위반시 가해지는 처벌이나 징계에 있어서 경감이
나 면제를 허용함으로써 양심의 자유를 보호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아
야 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였다(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 2007.
11. 26. 결정 "「향토예비군설치법」제15조 제9항 위헌제청(2007헌가12) 사건에 대
한 의견 제출").
헌법재판소는 2011. 8. 30. 이 사건에 대하여 「향토예비군설치법」제15조 제8
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으나, 당시 한정위헌으로 판단한 소수
의견은 형사 처벌에 대한 등가적인 대안 중 하나로 많은 선진국들이 시행해오고
있는 대체복무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위 소수의견에 따르면, 당시 우리나라의 예비군 규모가 약 300만 명임에 반하
여 양심적 예비군훈련 거부자의 수는 1년에 10명 내지 20명 정도로 소수인바,

이들에 대해 대체복무제를 허용하되 대체복무 기간을 예비군 훈련기간과 최소한
같거나 더 장기간으로 할 것, 대체복무의 강도나 어려움을 예비군 훈련의 경우
보다 최소한 같거나 더욱 무겁고 힘들게 할 것, 경찰 등에 의한 사전적인 자료
수집과 더불어 엄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전문가들에 의하여 심사위원회가 구
성되도록 할 것 등의 원칙을 제시하였다.
또한 대체복무제를 운영하고 있는 많은 나라의 경험에서 보면,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사이비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는 반드시 정확한
것이 아님이 밝혀졌다고 평가하며, 현재의 「향토예비군설치법」에 따른 일반 예
비군 훈련내용이 약 2년간의 병영집체 복무를 해야 하는 현역복무와 비교할 때
매우 가벼운 것이므로 그 복무의 고역과 등가적인 대체복무의무를 부과하는 것
이 현역의 경우에 비하여 훨씬 용이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다. 대체복무제 도입 필요성 및 의의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요지
헌법재판소는 2018. 6. 28. 「병역법」제5조 제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다고 해서 이들의 병역의무를 전적으로 면제
하는 것은 아니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징병제 국가들은 대부분 이들로
하여금 비군사적 성격의 공익적 업무에 종사하게 함으로써 병역의무의 이행에
갈음하는 제도, 즉 대체복무제를 두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의무를 단순히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양
심을 지키면서도 국민으로서의 국방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집총 등 군사훈련
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를 대신하는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하는 것인바, 이들의 병
역거부를 군복무의 고역을 피하기 위한 핑계라거나 국가공동체에 대한 기본의무

는 이행하지 않으면서 국가의 보호만을 바라는 무임승차라고 볼 수는 없고, 군
복무의 위험과 어려움 때문에 병역의무 이행을 회피하고자 하는 다른 병역기피
자들과는 구별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현재의 대법원 판례에 따를 때 「병역법」제88조 제1
항에 의해 형사 처벌을 받게 되고, 이후에도 공무원이 될 기회를 가질 수 없게
되는 등 여러 부가적 불이익을 받게 됨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이들의 절박한 상
황과 대안의 가능성을 외면하고 양심을 지키려는 국민에 대해 양심의 포기 아니
면 교도소에의 수용이라는 양자택일을 강요해왔다. 따라서 국가는 국방의무와
양심의 자유를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
대체복무제는 병역의무의 일환으로 도입되는 것이고 현역복무와의 형평을 고
려하여 최대한 등가성을 가지도록 설계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관용은 결코 병역의무의 면제와 특혜의 부여에 대한 관용이 아니
다.
라. 대체복무제 도입 해외 사례
대체복무제는 20세기 초부터 도입되기 시작하였는데, 1903년 호주가 최초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였고, 영국은 1916년 최초로 대체복무법을 성문화하였다. 미
국의 경우 남북전쟁과 세계대전 중에도 종교교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였
고, 1973년 징병제를 폐지하였다.
1) 독일
통일 전 서독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후 동서로 분단되어 냉전 중이던
1949년, 헌법인 「기본법」제4조 제3항에서 종교와 양심의 불가침성을 규정하고

이에 근거하여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였고, 1956년에 「기본법」제7차 개정
을 통해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명문화하였다. 또한 2003년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법」을 제정하였는데, 대체복무를 신청함에 있어 사유와 신청시한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며, 대체복무기간과 군복무기간은 9개월로 동일하게 운영하면서
주로 병원, 공공복지분야 등에서 출퇴근 형식을 원칙으로 하였고, 2011년 징병제
가 폐지되면서 대체복무제도 역시 폐지되었다.
2) 아르메니아
아르메니아는 1988년부터 6년간 아제르바이잔과 전쟁 후 1994년 휴전하였으
나 소규모로 무력충돌이 계속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04. 1. 「대체복무법」을
시행하였다. 당초 군복무기간 24개월의 1.75배인 42개월 동안 대체복무를 하도록
하였으나, 유럽평의회로부터 36개월로 축소할 것을 요구받기도 하였다. 「대체복
무 장소와 대체복무복장에 관한 규정」상 대체복무자들은 정신병원, 고아원, 진료
소 등에서 근무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2011. 7.경 유럽인권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문제된
"바야탄 대 아르메니아" 사건에서 「자유권규약」제18조와 같은 내용으로 규정되
어 있는 「유럽인권협약」제9조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인정되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신청자를 구금한 것이 위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는 판결을 한 후,
아르메니아 정부는 「민간대체복무법」을 개정하고 수감 중이던 양심적 병역거부
자를 석방하여 2017. 6.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분
석 보고서(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 Analytical report of the
Office of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에서 모
범사례로 소개되기도 하였다.

3) 대만
대만은 2000년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였는데, 도입 당시 22개월의 현역복무기
간의 약 1.5배인 33개월로 정하였다가 2003년에는 가산기간을 4개월로, 2007년에
는 2개월로 단축하였고 2018년부터 모병제로 변경하면서 현역복무와 대체복무자
모두 4개월 복무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또한 대체복무제를 처음 실시할 당시
의 복무분야는 6종류(경찰역, 소방역, 사회역, 환경보호역, 교육서비스역, 문화서
비스역)였으나, 이후 16종류까지 증가되었고, 2021년 대체복무제도도 폐지될 예
정이다3).
4) 포르투갈
포르투갈은 헌법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규정하고 있는바, 법률에 따라 병역
의무의 대상이 되지만 무장 병역에 부적합한 자로 판정을 받은 국민들은 그들의
상황에 적합한 비무장 병역 또는 대체복무를 이행하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무장 병역의 경우와 동일한 기간 및 노동 강도를 지닌 대체복무를 이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마. 소결
대법원은 2004년 대법원 판결에서 이미 대체복무제 도입에 관한 검토를 입법
자들에게 권고한 바 있는데, 그동안 정부나 입법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였다. 이제 우리 사회가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 국가안보를 모두 조화시
킬 수 있는 대체복무제도를 마련하여 시행할 수 있는 가능성과 역량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입법부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대체복무제를 마련해야 한다.
3) 2018년에 대학원 연구원으로 대체복무를 하는 경우 3년이 소요되는 관계로 2021년까지 운영됨.

5. 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필요한 조치
2018. 6. 28. 「병역법」제5조 제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및 같은
법 제88조 제1항에 대한 합헌 결정으로 인해, 원칙적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
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의 적용여부는 재판부에 의해 결
정된다.
위 헌법불합치 결정에서 일부 재판관(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은 "병역
종류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이 선고되면, 법원도 더 이상 처벌조항에 따
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양심상의 결정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하거나 소집에 불응하여 형사재판을 받고 있던 사람에 대하여는, 심
리결과 그 양심의 진실성이 인정될 경우 당해 사건 법원은 대체복무제가 도입되
기 전이라 하더라도 입영거부 또는 소집불응 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이
유로 무죄를 선고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그 사람에 대하여는 향후 「병역법」
의 개정으로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는 경우, 군복무를 이행하는 사람과의 형평상
다시 현역 입영통지 또는 소집통지를 하여 대체복무를 하게 하여야 할 것이나,
이러한 불필요한 절차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개선입법이 될 때까지 재판절차를
정지하였다가 「병역법」이 개정되어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개정법이 정한 절차
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는 방안도 있다고 생각된다"고 판단하였다.
광주지방법원 2016. 10. 18. 선고 2015노1181 판결에서도 법원은 대체복무제도
가 마련되지 않은 현행 법령 하에서 무죄판결의 의미에 대해 "법원이 양심적 병
역거부자에게 정당한 이유를 인정하여 무죄판결을 하더라도 이는 현역병 입영
불응에 대한 정당한 사유에 대한 판단일 뿐이므로, 무죄판결이 포괄적인 병역의

무의 면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판단을 하였다.
2008년 병무청의 『종교적 사유 등에 의한 병역거부자의 사회복무체계 편입
방안』에서도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경우 과도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과
필요한 경과조치로, 신청자에 대한 입영연기 조치, 재판에 계류 중인 사람 및 복
역 중인 사람에 대한 조치, 복역을 만료하고 출소한 사람에 대한 조치를 제시한
바 있다.
이처럼 현재 계속 중인 재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판결이 내려
지더라도 이들에게 병역의무는 물론 대체복무의무까지 완전히 면제되는 것은 아
니며, 추후 대체복무제도가 마련될 경우 이를 이행하도록 할 수 있다.
위원회는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 그 결과
를 바탕으로 정부와 국회에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Ⅳ.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제28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대법원에 의견을 제출하기로 결정한다.
2018. 7. 23.
위 원 정 상 환
위 원 최 혜 리
위 원 정 문 자

위 원 한 위 수
위 원 이 은 경
위 원 장 애 순
위 원 김 기 중
위 원 한 수 웅
위 원 조 현 욱
위 원 배 복 주

위 정본입니다.
2018. 7. 30.
국 가 인 권 위 원 회
의사담당 이 수 연 (인)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신청인·피심인 등 당사자 칸은 따로 싣지 않습니다(본문의 이름은 원천이 가린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