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결정

10정책0002

용산사건에 대한 재정신청 사건에 대한 의견제출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 의결일: 2010년 1월 11일

이유

국 가 인 권 위 원 회
결 정
제 목 용산철거민농성 강제진압 경찰에 대한 재정신청(서
울고등법원 2009초재3341)에 관한 의견제출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는「국가인권위원회법」(이하 "인권
위법"이라 한다) 제28조 제2항의 규정에 근거하여 현재 서울고등법원에 계
속 중인 용산철거민농성 강제진압 경찰에 대한 재정신청(서울고등법원 2009
초재3341, 피의자명 ○○○ 등, 이하 "이 사건 재정신청"이라 한다) 담당재판
부에 다음과 같이 의견을 제출하고자 한다.
Ⅰ. 검토배경
이 사건 재정신청의 요지는 2009. 1. 20.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남일당
건물에서 발생한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의 사망사건(이하 "이 사망사
건"라 한다)과 관련하여, ○○○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에 대한 공소제기를 결
정해 달라는 것이다. 2009. 2. 2. 제기된 ○○○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피
고소인으로 한 고소사건에 대해 검찰은 불기소결정 및 항고기각결정을 하
였고 재정신청인들은 이에 불복하여 2009. 12. 7. 서울고등법원에 이 사건
재정신청을 한 것이다.

이 사망사건에 대하여 2009. 1. 20. 위원회에도 ○○○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피진정인으로 한 진정이 접수되었고, 위원회는 이 진정사건에 대하여
통상의 진정사건 처리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하였다. 이 사건 재정신청사
건 및 위원회에 접수된 진정사건의 핵심쟁점은 경찰에 의한 공권력의 행사
가 과도하여 위법한 것이었는지 여부이다. 그동안 위원회는 핵 폐기장 건설
을 반대하는 부안주민들의 집회 및 시위 사건, 여의도 농민 사망사건, 촛불
집회 사건 등에서 경찰력 행사의 적법성에 관하여 권고 또는 의견을 제시
하여 왔다. 이에 위원회는 그동안 이루어진 진정사건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
로 공권력 행사의 적법성에 관하여 이 사건 재정신청이 계속 중인 재판부
에 인권위법 제28조 제2항에 따른 사실상 및 법률상 사항에 관한 의견을
제출하기로 결정하였다.
Ⅱ. 경찰권 행사의 적법요건─검토기준
일반적으로 경찰이 행사한 공권력이 적법한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헌법상 원칙인 적법절차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이다. 이 과잉금지의 원칙이
경찰력에 대하여 적용된 것이 경찰비례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적법절차
의 원칙은 모든 국가작용에 적용되는 원칙으로서 모든 공권력행사는 정당
한 법을 근거로 정당한 절차에 따라 행사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과잉금지
원칙이 경찰작용의 영역에 대하여 적용된 경찰비례의 원칙은 국가(경찰)작
용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공익과 제한되는 사익 사이에는 적절한 비례관계
가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
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고 최

소한도의 범위에 그쳐야 한다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헌법」제37조 제2
항). 이하에서는 이러한 경찰비례의 원칙을 구체화시킨 국내의 여러 법령들
과 이와 관련된 국제규범과 우리나라 판례의 태도를 살펴보기로 한다.
1. 국내법상의 기준
경찰비례의 원칙을 구체화하여 경찰권이 남용되는 것을 규제하고 있는
국내의 법령은 대표적으로 「경찰법」제4조, 「경찰관직무집행법」제1조,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제3조,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제4조, 제11조 등이 있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법률
(1)「경찰법」제4조(권한남용의 금지)
국가경찰은 그 의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자
유와 권리를 존중하고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정중립을 지켜야 하며,
부여된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2)「경찰관직무집행법」제1조(목적) ② 이 법에 규정된 경찰관의 직권은
그 직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이를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나. 대통령령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3조 (경찰장비의 일반적 사용기준) 경찰장비는 통상의 용법에 따라 필
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이를 사용하여야 한다.

다. 경찰청 훈령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
제4조(인권보호 원칙) ① 경찰관은 직무수행 시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삼
고 인권보장과 관련된 모든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여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
하고 보호하여야 한다.
제11조(직무수단의 한계)경찰관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인권을 침해하
지 않도록 해당 직무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가장 적합하고도 필요 최소한의
수단과 방법을 선택하여야 한다.
2. 국제규범 및 기준
위와 같은 국내 법령 이외에도 경찰비례의 원칙을 담은 국제 준칙으로
1979. 12. 17.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법집행관을 위한 행동준칙(Code of
Conduct for Law Enforcement Officials)」과 1990. 9. 7. 제8차 "범죄예방과
범죄자 처우에 관한 유엔회의"에서 채택된 「법집행관들의 무력 및 무기 사
용에 관한 기본원칙(Basic Principles on the Use of Force and Firearms by
Law Enforcement Officials)」이 있다. 위 준칙들은 각국의 경찰 등 법집행
관들이 지켜야 할 무력 및 무기사용에 관한 기본원칙과 행동준칙을 정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법집행관을 위한 행동준칙(Code of Conduct for Law Enforcement
Officials)」
○ 법집행관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
해야 하며, 모든 개인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제2조).
○ 법집행관은 엄격히 필요한 경우에만 그리고 그들의 의무를 수행하는

범주에서 요구되어지는 정도로만 유형력을 사용해야 한다(제3조).
<제3조 주석(commentary)>
(a) 본 조항은 법집행관에 의해 사용되는 유형력은 반드시 예외적이어
야 함을 강조한다. 법집행관들이 유형력을 사용하도록 법적으로 승인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사용은 범죄의 예방을 위해 또는 범죄인의 체포를 위한
합법적인 행동이어야 하며, 필요한 이상을 넘어서는 아니 된다.
나. 「법집행관들의 무력 및 무기 사용에 관한 기본원칙(Basic Principles
on the Use of Force and Firearms by Law Enforcement Officials)」
<일반규정>
○ 제1원칙 정부와 법집행기관은 법집행관들에 의한 개인에게 가해지는
무기와 유형력의 사용에 관한 규칙과 규제를 채택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러
한 규칙과 규제를 만듦에 있어 정부와 법집행기관들은 무기와 유형력 사용
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 제4원칙 법집행관들은 임무수행 시 유형력과 무기를 사용하기 전에
가능한 한 비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법집행관들은 다른 방법들이
비효율적이거나, 의도한 결과를 달성할 수 없을 때에 한하여 무기 및 유형
력을 사용할 수 있다.
○ 제5원칙 합법적인 무기 및 유형력 사용을 피할 수 없는 경우에 법집
행관은
(a) 범죄의 심각성과 합법적인 목표달성에 비례하여 무기 및 유형력 사
용을 자제하고
(b) 위해와 상해를 최소화하고, 인간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

(c) 가능한 빠른 시간에 상처를 입거나 영향을 입은 사람에게 의료적
도움과 조치가 취해질 것을 확실히 하여야 한다.
<불법시위 경비>
○ 제12원칙 세계인권선언,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이 규정하
듯이 모든 사람은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시위에 참석할 수 있으므로, 정부와
법집행기관, 법집행관들은 유형력과 무기의 사용은 제13원칙과 제14원칙에
따라서만 용인된다는 것을 숙지해야 한다.
○ 제13원칙 법집행관들은, 불법이지만 비폭력의 시위를 해산함에 있어,
유형력 사용을 피하거나 또는 그것이 실질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경우 필요
한 최소한의 범위로 유형력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
○ 제24원칙 정부와 법집행기관은 상급자가 그 자신의 지휘 아래에 있
는 법집행공무원이 유형력과 무기를 불법하게 사용하거나 사용하였다는 점
을 인지하거나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때 그러한 상급자가 그러한 행위
를 예방, 중지, 또는 보고하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한
상급자가 이에 관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여야 한다.
3. 판례의 태도
이상과 같은 경찰비례의 원칙은 우리나라 법원의 판례도 그대로 인정하
고 있는데 이러한 판례의 취지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경찰권은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명령·강제하는 권력적·침익적 작용을
그 본질로 하기 때문에 국민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침해가능성이 크므로,

경찰권의 발동 및 행사는 반드시 법률에 그 근거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도 엄격한 해석이 요구된다(청주지방법원 2007. 7. 6.
선고 2007고합13 판결). 또한 불법시위를 진압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시
위진압이 불필요하다거나 또는 불법시위의 태양 및 시위 장소의 상황 등에
서 예측되는 피해 발생의 구체적 위험성의 내용에 비추어 시위진압의 계속
수행 내지 그 방법 등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면 그 경찰관들의 직무집행
은 위법한 것으로 평가된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4다2480 판결). 따라
서 불법시위자들이 경찰의 진입시도를 방해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경찰로서
는 최대한 안전하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시위진압을 하여 시위진압과정에서
타인의 생명과 신체에 불필요한 위해를 가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
여야 할 의무가 있으며(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10. 8. 선고 2008가합101525
판결) 이를 게을리 한 채 합리적이고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정도를 넘어 지
나치게 과도한 방법으로 시위진압을 한 잘못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직무집행상의 과실로 발생한 결과로서 경
찰에게 그 책임이 인정 된다(대법원 1995. 11. 10. 선고 95다23897 판결).
4. 소결론
위에서 살펴본 경찰권 행사의 적법요건에 관한 기준의 핵심은 경찰관의
직권은 그 직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내에서 행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경
찰비례의 원칙). 이러한 원칙은 위에서 본 UN의 「법집행관들의 무력 및
무기 사용에 관한 기본원칙(Basic Principles on the Use of Force and
Firearms by Law Enforcement Officials)」가운데 제5원칙에 아주 구체적으
로 명시되어 있다. 이 제5원칙은 경찰이 합법적인 무기 및 유형력 사용을
피할 수 없는 경우에 경찰이 (a) 범죄의 심각성과 합법적인 목표달성에 비

례하여 무기 및 유형력 사용을 자제하고, (b) 위해와 상해를 최소화하고, 인
간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경찰청 훈령인 「인권
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도 이러한 제5원칙과 동일한 취지에서 제4
조와 제11조에서 경찰관은 직무수행 시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인권보장
과 관련된 모든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여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
여야 하며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해당 직무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가장 적합하고도 필요 최소한의 수단과 방법을 선택하여야 함
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듯 경찰권이 남용되는 것을 우려하고 공권력이 필요 이상으로 과도
하게 행사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각급 법령에 산재한 이유는 경찰권이
라는 공권력은 그 특성상 남용될 경우 국민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원칙은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
게 될 경찰관 자신의 안전과 생명의 보호를 위하여도 절실하다고 하겠다.
특히 이 사망사건이 발생한 당시의 상황과 같이 인화물질로 인한 화재발생
의 가능성이 극도로 높은 상황에서는 국민 및 진압경찰관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주의의무는 평소보다 더욱 더 높아진다 할 것이다.
Ⅲ. 이 사망사건에서 경찰력 행사의 적법성 여부
이상에서는 경찰이 공권력을 행사할 때 준수해야 경찰비례의 원칙을 구
체화한 각종 법령 및 판례와 기준을 살펴보았다. 이하에서는 이 사망사건과
관련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를 먼저 살펴보고, 이러한 사실관계에 입각하여
경찰의 공권력 행사가 적정하였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1. 사실관계
이 사망사건의 경위와 관련된 법원의 형사판결(2009고합153·168·247병
합), 검찰의 불기소결정(2009년 형제15055,15056,15057호), 검찰이 작성한 경
찰특공대원들에 대한 진술조서를 종합하여 이 사망사건이 일어나게 된 경
위와 사정에 관한 사실관계를 살펴본다.
가. 기본적인 사실관계
(1) 2009. 1. 19. 12:30경 한강지구대에서 개최된 현장대책회의에는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이었던 △△△, 용산경찰서장이었던 □□□, 서울지방
경찰청 기동단장, 정보부장 등이 참석하였고, 이 자리에서 □□□은 경찰특
공대 투입을 건의하였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저녁 무렵 당시 서울지방경찰
청장이었던 ○○○는 2009. 1. 20. 경찰특공대를 투입하기로 하는 내용의
「1. 20. 전철연 "한강로 3가 남일당빌딩 점거 농성장" 진입계획」(이하 "진
입계획"이라 한다)을 최종 승인하고 결재하였다. 이 진입계획은 경찰이 진압
하여야 할 농성장의 상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취지로 보고, 분석하고 있
다.
○ 전철연 상공철대위 30명 1. 19. 05:30부터 남일당 건물 5층 옥상에 망
루를 설치하여 대형 쇠파이프 50개, 염산(박카스병) 약 100개, 신나(20리터)
60여개, 새총 10개, 화염병 5박스(120여개), 철근, 벽돌, 작업공구(빠루, 망치
등) 등 다수의 위험물을 소지한 채 농성을 하고 있음.
○ 경력진입 시 투석발사기(새총) 등 위해용품 사용하며 화염병·염산이
든 병을 투척하는 등의 방법으로 극렬저항 및 강성회원 중심으로 가스통을

이용한 방화·화염방사 뿐만 아니라 자해·분신·투신 등 돌출행동이 우려
됨.
○ 화염병 투척, 가스통 이용 화염방사 등에 대비하여 안전조치 후 진입
하고 돌출행동에 따른 인명피해가 없도록 대비하여야 함.
위와 같은 진입계획에 의하면, 경찰 지휘부는 사전에 이미 농성자들이 소
지한 위험물질의 종류와 양을 파악하고 있었으며 농성자들의 화염병 투척
등을 통한 극렬저항 및 분신·투신·자해와 가스통을 이용한 방화·화염방
사 등의 극단적인 돌출행동이 우려된다는 사실을 파악하였다.
(2) 경찰은 진입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세부적인 안전대책과 우발상황대비
계획을 수립하였고, 진압작전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300톤급 대형크레인 2대
와 고가사다리차를 동원하여 망루 지붕을 해체할 계획을 세웠다. 그리하여
밀폐된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도 수성막포 및 화학분말 살포를 가
능하게 함으로써 화재사고와 질식사고에 대비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작전
당일인 2009. 1. 20. 300톤급 대형크레인 2대는 준비되지 않았고, 경찰은
100톤급 크레인 1대만을 이용하여 작전을 강행하는 것으로 작전계획을 급
히 변경하였다.
(3) 2009. 1. 20. 06:30경 경찰특공대 3, 5제대원들은 남일당 건물 1층 계단
을 통하여 진입하였고, 06:45경에는 크레인을 이용하여 경찰특공대 1제대원
중 약 13명이 올라탄 컨테이너를 남일당 옥상으로 이동시켜 진압작전을 개
시(이하 "제1차 진입"이라 한다.)하였다. 그런데 위험상황의 발생에 따른 농
성자들의 긴급피신 및 투신방지를 위해서는 망루에 가까운 남일당 건물 좌
측 및 후면에 안전매트나 안전그물 등을 설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찰

은 위 건물 우측 부분에만 듬성듬성 안전매트를 설치하였다.
(4) 위와 같은 작전에 따라 망루에 진입한 경찰특공대원은 제1차 진입을
하기 이전에 농성현장에 다량의 시너(세녹스) 등 인화물질이 있다는 정보나
이에 따른 안전조치에 대해 교육 및 안내를 받은 바가 없었다. 그리고 진압
작전에 참석한 경찰특공대원들은 망루 안에 다량의 시너가 적재되어 있고
화재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아니한 채 망루에 진입하기 위해서
필요한 장비, 개인용 호신장비인 방패, 화염병 투척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개인소화기를 휴대하였다. 이러한 점은 수사과정에서 경찰특공대원의
다음과 같은 진술을 보면 명백히 드러난다.
(가) 경찰특공대원 ●●●의 진술(검사작성의 2009. 1. 30.자 ●●●에 대
한 제2회 진술조서)
동인은 1차 진입 당시 대원들이 어떤 장비를 갖추고 들어갔는가라는 검
사의 질문에 대하여 “망루 1차 진입 시 빠루, 방패, 장봉(진압봉), 개인소화
기를 들고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컨테이너를 타고 올라왔던 장
비들 중 동력절단기, 큰 분말소화기와 빨간색 소화기 3-4개, 그리고 20킬로
짜리 분말소화기 2개 등은 망루 반대편 옥상 위에 흩어져 있는 상태였습니
다. 위 장비들은 아마 부피가 크고 무거우니까 놔두고 올라 간 것 같습니
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동인은 이어 제2차 진입 시에도 위 분말소화기 등
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나) 경찰특공대원 ▲▲▲의 진술(검사작성의 2009. 1. 31.자 ▲▲▲에 대
한 제2회 진술조서)
동인은 1차 진입 시 개인용 휴대소화기가 거의 다 떨어진 채 빨리 진압

을 종료하라는 특공대장의 명령을 받고 별도의 방제 및 화재방지 장비를
구비하지 못한 채 2차 진입에 투입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또한 동인은
“당시 강당에서나 제대별 회의 때 시위 현장에 수십 통의 시너나 등유 등
인화발화성 물질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나?”라는 검사의 질문에 “그런 이야
기는 듣지 못하였고, 다만 화염병에 대비해서 소화기를 준비하라고는 했
다.”라고 진술하였다.
(다) 경찰특공대 제2제대장 ■■■의 진술(검사작성의 2009. 1. 28.자 ■
■■에 대한 제2회 진술조서)
동인은 “인화물질에 의한 화재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비를 하였는지”에
대한 검사의 질문에 “화염병 투척으로 인한 화재에 대비하여 (개인)소화 장
비를 준비하였지만 이 사건처럼 시너 같은 다량의 인화물질에 의한 화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동인은 또한 “농성현장
에 다량의 인화물질이 있다는 사전 교육 및 고지가 있었나?”라는 검사의
질문에 “(다량의 인화물질)이 있다는 내용은 듣지 못하였고 단지 화염병과
벽돌이 투척되고 있고 새총을 쏘고 있다는 정도만 들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라) 경찰특공대 제1제대장 ◎◎◎의 진술(검사작성의 2009. 1. 30.자 ◎
◎◎에 대한 제3회 진술조서)
검사는 동인에 대하여 "망루 내부에 있는 시너의 양은 화염병 15,000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양이어서 화염병 제조 목적은 아닌 것이 명백하고, 오
히려 자해용이거나 아니면 진압경찰에 대한 공격용 또는 위협용으로 판단
되며 진압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이므로 사전
에 마땅히 다른 대비책을 세웠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

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동인은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다.
“당시 다량의 시너가 망루 내부에 보관 중일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
다. 진압작전에 대한 것은 경찰지휘부가 결정할 문제이지 본인이 대답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진압작전 시 큰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특공대로서는 이
에 대해 조치할 방법이 없다”
(5)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망루에 진입한 경찰특공대원들은 망루에 얼마나
많은 시너와 화염병이 있는지, 이로 인한 화재 위험이 얼마나 높은지에 관
해 교육받지 못하였으며, 소방관들도 이러한 점에 관하여 사전에 정보를 제
공받지 못하였다. 이 점은 현장에 출동하였던 소방관의 진술을 보면 알 수
있다. 소방관 노철재는 “2009. 1. 20. 07:20경 화재발생 당시 경찰 측에서 물
만 살수하다가 "이제는 정식으로 화재진압을 요청하겠다."라고 하여 이 때부
터 뒤늦게 펌프차를 이용 수성막포를 살포하였다”고 진술하면서 당시 시너
의 양 등에 대해 전달받지 못하였는가라는 검사의 질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
“저희가 협조공문을 받은 것이 1. 19. 21:53경인데 그 공문에 나와 있는
것 이외에는 정확한 시너의 양에 대하여 전달받지 못했고, 그 후에 저의 당
직관 이진희가 용산서 담당자와 구체적으로 협의할 당시에도 시너가 정확
하게 얼마나 있는지 말을 안 했기 때문에 저희도 그러면 펌프차로 가능하
겠다고 생각을 하고 출동 계획을 수립한 것입니다. 현장에 도착하여서도 저
의 소방서에서는 화염병만 보았을 뿐 망루 안에 시너가 있다든지 아니면
엘피지 가스통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경찰로부터 전달도 받지 못했습
니다.”(검사작성의 2009. 1. 24.자 ▽▽▽에 대한 제2회 진술조서)

(6) 경찰특공대가 망루 안으로 1차 진입할 당시 한꺼번에 망루 안으로 들
이닥침으로써 망루 2층과 3층의 바닥이 한가운데로 함몰되어 무너져 내렸
다. 이로 인해 세녹스통과 화염병들이 뒤집어지고 엎어지는 등 인화물질의
유출로 인해 화재 위험성이 극도로 증대되었고, 07: 06경 망루 안에서 상당
한 정도의 불길이 급속히 번지는 1차 화재가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잠시
후인 07:10경 경찰특공대원들이 농성자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망루 밖
으로 일시 퇴각하였다. 같은 날 07:15경 농성자들은 망루 창문에서 다량의
인화물질(세녹스로 추정)을 망루 밖으로 뿌려 망루 내·외부에 인화물질이
다량으로 유출되어 있었다. 이 당시 망루의 내부에는 가연성 유증기가 충만
하여 화재의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였다. 이러한 점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의 조사결과 보고서, 경찰특공대원들의 진술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화재현장에 관하여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작성한 화재발
생 조사결과보고서는 “화재현장에는 다수의 유류통(시너추정) 화염병, 가스
통(20㎏)등이 있어 유출 시 가건물 내부는 가연성 유증기가 충만하여, 연소
범위에 도달 언제든지 화원만 있으면 폭발적 연소가 진행될 수 있는 환경
이 조성되어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나) 경찰특공대원 ●●●의 진술(검사작성의 2009. 1. 30.자 ●●●에 대
한 제2회 진술조서)
망루에 진입했던 경찰특공대원들의 대부분은 수사과정에서 망루주변에
는 시너로 추정되는 물질이 뿌려졌고 망루 내부에는 시너로 추정되는 휘발
성 인화물질 냄새가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진동을 하였다고 일관되게 진
술하고 있다. 이 경찰특공대원의 하나인 ●●●은 함께 진압작전에 참여한
동료특공대원인 ▲▲▲이 제2차 진입을 마친 이후 망루에서 나오면서 웃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하여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 “당시 이상하
게 술에 취한 듯한 기분이었고 뭔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고 답변하였다
고 진술하고 있다. 이러한 진술은 망루 내부에 가연성 유증기가 얼마나 심
했는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7) 경찰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1차 진입 이후 망루 내·외부에 인화물
질이 많아 화재의 위험성이 매우 높음을 알면서도 망루 4층에 남아있던 농
성자들을 체포하여 작전을 마무리하기 위하여 10여명의 경찰특공대원을 재
차 망루에 진입시켰다("제2차 진입"이라 한다). 이와 같이 경찰이 제2차 진
입을 하고 있던 도중에 07:20경 망루 내·외부에 다량으로 유출되어 있던
인화물질에 불이 붙어 망루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는 2차 화재가 발생하였
는데, 위와 같이 화재에 대한 안전대책이 전혀 없었던 진입경찰들은 갖고
있는 소화기가 없거나 이미 소진된 상태여서 불을 끌 엄두조차 내지 못했
다고 진술하고 있다.
(8) 이러한 진압작전에 대하여 진압작전에 참여하였던 경찰특공대원들도
회의를 나타내고 있다. 경찰특공대원 ●●●은 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진
술하고 있다.(검사작성의 2009. 1. 30.자 ●●●에 대한 제2회 진술조서)
“...중간에 작전이 변경된 것도 그랬고 진압작전 과정에서도 특공대장님이
재촉하는 무전을 하는 것 자체도 좀 신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
었고, 처음에 계획을 했던 작전계획대로 진압작전이 진행되었더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공권력 행사의 적법에 관련된 사실의 인정

위에서 본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될 수
있다.
(1) 경찰은 농성자들이 시너와 화염병을 비롯한 다수의 위험물을 소지하
고 있는 사실을 파악하였고 농성자들의 극렬저항 및 분신·투신·자해와
가스통을 이용한 방화·화염방사 등의 극단적인 돌출행동을 예견하고 이러
한 점을 반영하여 진입계획을 수립하였다.
(2) 그러나 경찰은 진압업무를 담당하는 경찰특공대원들에게 진입작전을
사전에 교육, 안내하는 과정에서 농성자들이 시너 등 인화물질을 다량으로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고지하지 아니하였던 결과로 경찰특공대원들
은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망루에 진입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경찰은 농성
장의 화재에 대비하여 소방업무를 수행할 소방관들에게도 현장에 시너 등
의 화학적 인화물질이 다량으로 적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아니하였
다. 그리고 300톤급 대형크레인 2대가 준비되지 않는 등 사정변경이 생겨
작전을 변경함에 있어서도 애초의 진입계획 보고서에서 예상하고 대비하였
던 화재위험 및 농성자들의 돌출행동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추가적으로 마
련하지 아니하였다. 그 결과 농성장에 투입된 진압경찰관들은 시너와 화염
병 등으로 인한 대형화재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아니하고 화염병 투척에
대비한 개인소화기 및 방염복 정도만을 구비하고 망루에 투입되었다.
(3) 한편, 경찰특공대가 망루 안으로 1차 진입할 당시 세녹스통과 화염병
들이 뒤집어지고 엎어지는 등 인화물질이 유출되고 가연성 유증기가 망루
내부에 가득찼고 이로 인해 화재 위험성이 극도로 증대되었으며 07: 06경
망루 안에서 상당한 정도의 불길이 급속히 번지는 1차 화재가 발생하였다.

그 직후 07:15경 농성자들이 망루 창문에서 다량의 인화물질(세녹스로 추
정)을 망루 밖으로 뿌려 망루 내·외부에 인화물질이 다량으로 유출되었다.
경찰은 이렇듯 화재의 위험이 높은 상태에서 제2차 진입을 하였는데 수 분
후인 07:20경 망루 내·외부에 다량으로 유출되어 있던 인화물질에 불이 붙
어 망루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위와 같이 화재에 대한 안전대책이 전혀
없었던 진입경찰들은 동료경찰과 농성자들이 망루 안에 남아있음에도 불구
하고 우왕좌왕하며 동료 및 농성자들에 대한 구조는커녕 자기 자신의 안전
을 도모하기에도 여념이 없어 망루를 빠져나오기 바빴다. 그 결과 농성자 5
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이 화재의 원인에
관하여는 현재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2. 경찰의 공권력 행사가 적법하였는지 여부
앞서 살펴본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경찰이 위 제Ⅱ항에서 살펴
본 각종 원칙과 기준들에 부합하게 이 사망사건에 있어서 공권력을 행사하
였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위에서 살펴본 경찰권 행사의 적법요건에 관한 기준의 핵심은 경찰관의
직권은 그 직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내에서 행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경
찰비례의 원칙). 이러한 원칙에 따르면, 경찰은 이 사건의 농성자들을 진압
함에 있어서 농성자 및 진압경찰관의 위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현장의 위
험요인을 파악한 후 이에 대하여 충분한 대책을 수립하고 진압경찰관들로
하여금 현장상황을 숙지하게 하여 진압과정에서 경찰관 자신과 농성자들에
대한 위해를 최소화시키도록 하여야 한다. 즉 경찰은 제1차 진입과 제2차
진입을 실행하면서 경찰비례의 원칙에 따라 진압현장인 망루 내외의 위험
요인을 예견하고 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인명의 손상과 상해 및 기타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당연히 요구된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위와 같은 위험발생의 예견과 그에 따른 위험발생
의 최소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망사건에 있어서 경
찰의 공권력 행사는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진입계획을 수립한 경찰지휘부는 당초에 진입계획을 세울 때 농성
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시너, 화염병 등 위험물질의 종류와 양을 파악하고
있었고 그에 따른 예방책도 마련하였으나 정작 진입작전을 수행함에 있어
서는 이러한 위험성을 도외시하였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경찰지휘부는 제
1차 진입을 수행하는 경찰특공대원 및 소방관에게 이러한 위험성에 대한
교육 또는 정보제공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다. 그리하여 경찰특공대원들은
이러한 점을 모르거나 도외시한 상태에서 망루에 투입되어 시너 및 화염병
으로 인한 화재발생의 가능성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였다. 만약 진압작
전을 시행하는 현장지휘부 및 현장에 투입된 경찰특공대원들이 이러한 점
을 인지, 고려하였다면 화재의 발생을 염두에 두고 이에 관한 조치를 취하
여 화재의 발생을 미리 방지하거나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에도 신속하게 대
응하여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둘째, 경찰은 제1차 진입 시에 이미 제1차 화재가 발생하였고 망루 내·
외에 다량의 시너가 뿌려져 망루 내부에는 가연성 유증기가 가득 차서 조
금이라도 화원이 있으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실을 알았음
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른 작전의 변경, 망루 내부 상황의 파악, 망루 내부
에 있는 농성자들에 대한 설득, 위험원 제거를 위한 현장 정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바로 제2차 진입을 시도하였다. 제2차 진입을 시도
할 당시 건물의 옥상을 제외하고는 모든 건물이 경찰에 의하여 정리되었으

며 이미 많은 농성자가 체포되었고 수명의 농성자만이 경찰에 포위된 상태
에서 망루 4층에 남아 있었다. 이처럼 화재의 위험성이 매우 높고 강제진압
을 할 경우 경찰의 진입계획 보고서가 우려하고 있는 바와 같이 농성자들
의 분신과 방화를 비롯한 돌출행동이 예견되는 상황 아래에서 위험을 감수
하고 곧바로 제2차 진입을 시도할 만큼 시급한 공익적인 요청은 없었다고
보인다. 이러한 점은 단적으로 제2차 진입에 대하여, 심지어 이 진압에 참
여한 경찰특공대원마저도 동의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음에서도 웅
변되고 있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경찰의 제1차 및 제2차 진입작전은 농성자들의
체포에만 중점을 둔 작전으로서 작전의 진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찰
관과 농성자들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대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판단된다. 경찰비례의 원칙에 따라 경찰은 경찰관과 농성자들의 생명과 신
체의 안전을 위하여 위험발생을 예견하여야 하고, 예견된 위험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그러한 의무를 소홀히 하였다. 지금까지 본 바와 같이 망루 내·외부의 상
황과 농성자들의 돌출행동으로 인해 경찰관과 농성자들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해가 충분히 예견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를 회피할 조치를 취
하지 아니하고 위험을 무시하고 작전을 감행한 경찰의 조치는 직무집행에
있어서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망사건에 관한 경찰력
의 행사는 위법한 것으로 판단된다.
IV. 결론
경찰청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은 제4조와 제11조

에서 경찰관은 직무수행 시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인권보장과 관련된 모
든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여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하며 직
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해당 직무의 목적 달성을 위하
여 가장 적합하고도 필요 최소한의 수단과 방법을 선택하여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망루농성과 같은 점거농성이 발생한 경우, 경찰이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는 농성이 행해지는 건물의 주변에 시민의 통행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하여 만에 하나 있을 수도 있는 시민의 안전에 대한 피해를 예방하
는 것이어야 하며, 그러한 가운데 농성자들이 농성을 풀 수 있도록 충분한
대화와 설득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재정신청의 피
의자들은 농성자들을 설득 또는 회유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
았으며, 농성개시 당일 바로 각종 테러 등 특수범죄 진압 또는 요인경호 업
무가 주요 업무인 경찰특공대를 배치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렇듯 진압에 참여한 경찰관과 농성자들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안전을
도외시한 채 농성자들의 체포를 최우선으로 하여 진행된 경찰의 진압은 위
에서 살펴본 국내법령의 규정을 비롯하여 각종 기준 및 경찰자신의 규칙인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제4조 및 제11조의 취지에도 어긋난
다고 판단된다. 다시 말하면 경찰은 경찰비례의 원칙에 따라 직무집행의 과
정에서 경찰관과 농성자들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가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
하기 위하여,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위험발생의 요인을 예견하고 이에 따른
위험발생을 방지·회피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함에
도 불구하고 농성자들의 체포에만 주력하여 이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
니하였다.
위원회는 2001년 창설된 이래로 경찰의 공권력 행사의 적법성에 관한 기

준을 설정하고 이에 따라 많은 권고를 하여 왔다. 위원회는 핵 폐기장 건설
을 반대하는 부안주민들의 집회 및 시위 사건, 여의도 농민 사망사건, 촛불
집회 사건 등에서 밝힌 경찰력 행사의 적법성의 기준에 따라 이 사망사건
에 관한 경찰력의 행사가 당·부당의 수준을 넘어서 위법의 영역에 이르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국가가 공권력을 행사함에 있어서 위법한 행위에 대
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소위 사회적으로 국가에 의
한 범죄행위의 불처벌(impunity)의 현상이 발생하여 법치주의에 대한 심대
한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 사건 재정신청의 쟁점인 경
찰력 행사의 적법성에 대한 검토는 앞으로 공권력 행사의 사법적인 기준을
설정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본다.
이상과 같은 의견을 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제28조 제2항의 규정
에 따라 이 사건 재정신청 담당 재판부에 제출하기로 결정한다.
V. 반대의견(위원 김태훈)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1. 다수의견의 편파성
이 사망사건은 용산 국제빌딩 주변 제4구역의 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재
개발지구내의 상가세입자들이거나 그들이 속해 있는 전철연의 회원들(위 제
4구역과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이다)인 농성자들이 재개발로 인
한 보상에 불만을 품고 대량의 화염병, 시너 등 세녹스, 염산, 골프공, 유리

구슬, 쇠구슬, 대형 새총(화염병과 골프공을 100m가 넘는 거리로 날려 보낼
수 있다) 등 위험한 시위용품과 장기간의 농성이 가능한 생활용품을 가지고
한강대로에 접해 있는 남일당 건물에 침입하여 망루를 짓고 농성을 하던
중, 이를 진압하기 위하여 점거 건물과 망루에 진입한 경찰특공대를 향하여
세녹스 등 인화물질을 들이붓고 화염병 등을 투척하다가 결국 망루 내에
화재를 발생시킴으로써 경찰특공대원 1명과 농성자 5명이 사망하게 하고,
경찰특공대원 13명을 포함한 다수에게 상해를 입는 결과가 발생한 참혹한
사건이다.
한편 이 사망사건은 사회적 약자인 재개발지역 내의 철거세입자들의 입
장을 사회적으로 수용하지 못함에 따라 발생한 사회적 갈등에 기인한 측면
이 있으나, 기록에 의하면 다른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정당한 보상을 받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었음에도(전체 세입자 904명 중 약
87%인 788명의 이주가 완료되었다), 농성자들은 현행법상 근거가 없는 "가
수용상가와 임대상가"를 조합측으로부터 단기간 내에 얻어 낸다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목적으로 타인이 관리 중인 건물을 강제로 점거하고 망루
를 설치하여 농성을 하면서 방패와 진압봉, 소화기 등 최소한의 진압장비만
을 갖춘 채 공무를 집행하는 경찰관들을 향하여 치명적인 위력을 가진 위
험물질을 쏟아 붓고 화염병을 던지며 쇠파이프, 삼지창 등을 마구 휘두르다
가 결국 공무집행 중이던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많은 경찰관이 다치게 하
였으니, 이는 국가법질서의 근본을 유린하는 행동으로 법치주의 국가인 우
리나라에서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극렬한 불법폭력시위의 전형
이라 아니할 수 없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견은 농성자들의 시위의 불법폭력성

은 전혀 외면한 채 일부 경찰관들이나 소방관의 단편적인 진술만을 근거로
막연히 경찰이 농성자들이 갖고 있던 세녹스 및 화염병으로 인한 화재발생
의 가능성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망사건에 있어서 경찰
의 공권력 행사는 적법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고 있으니, 이는 진정한 인권옹
호기관인 위원회로서는 취할 수 없는 일방적이고도 편파적인 판단이라 아
니할 수 없다.
2. 다수의견의 불합리성
다수의견의 요지는, 첫째, 경찰 지휘부는 당초의 진입계획을 세울 때에는
시너 및 화염병으로 인한 위험요인을 파악하여 이에 따른 조치를 예정하였
으나 제1차 진입을 수행한 현장에서 이러한 위험성을 도외시함으로써 망루
에 투입된 경찰특공대원들이 시너 및 화염병으로 인한 화재발생의 가능성
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여 피해가 확대되었고, 둘째, 경찰은 제1차 진입
을 한 이후에 이미 제1차 화재가 발생하였고 망루 내외에서 시너가 뿌려졌
으며 망루 내부에는 가연성 유증기가 가득 차서 조금이라도 화원이 있으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작전의 변경, 망루 내부 상황의 파악, 망루 내부에 있는 농성자들에 대한
설득, 현장의 정리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바로 제2차 진입을
시도함으로써 농성자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견 중 첫째 부분, 즉 제1차 진입에 의한 피해 부분은 다수
의견이 들고 있는 사람들의 마지막 검찰에서의 소회 정도의 진술만으로는
경찰 지휘부의 당초 진입계획의 변경으로 말미암아 제1차 진입을 수행한

경찰특공대원들이 현장에서 시너 등의 위험성을 도외시하게 되었다고 인정
하기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 사망사건의 피해가 주로 제2차 진입에 의하여
발생하였다는 점에서도 타당성이 없다. 기록에 의하면 경찰은 전후사정을
고려하여 특공대 투입 하루 전날 펌프차 2대를 동원하고 에어매트 등 추락
에 대비한 안전장구도 준비하여 갔으나 건물 주변에 화염병 잔해물 등 유
리조각이 많고 화염병 투척이 계속되고 있어 이를 설치할 경우 더 큰 위험
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설치하지 않다가 망루 화재 발생 직후 설치하였
던 사실 등이 인정된다.
다수의견 중 둘째 부분, 즉 제2차 진입에 의한 피해 부분도 기록에 의하
면 농성장소가 한강로 왕복 8차선 도로 옆에 위치하여 일반인과 차량의 왕
래가 빈번한 만큼 농성자가 투척한 화염병 등으로 인해 일반인의 안전에
심각한 위해 발생이 예상되어 신속한 진압이 요구되는 급박한 상황이었고,
농성자들은 "경찰의 선 철수"라는 실현되기 어려운 내용을 협상의 전제조건
으로 고수하고 있었으며, 경찰특공대원들은 현장에서 농성자들의 화염병 투
척으로 발생한 화재를 개인용 소화기 등을 이용하여 제1차 진입 시까지 효
과적으로 진화하였기 때문에 화염병 투척 등 행위는 충분히 진압할 수 있
을 것으로 판단하고 신속하게 제2차 진입을 결정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여
기에 어떤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거나 경찰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현
저하게 불합리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3. 결 론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주의는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법치주의에 의하여
비로소 가능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자유와 방종은 구별되어야 한다. 다수의

견은 균형감각을 상실하고 사건을 전체적으로 보지 아니한 채 이 사망사건
의 배경이 된 극렬한 불법폭력시위를 진압하기 위한 경찰의 필요최소한의
공권력 행사를 과잉진압으로 단정하고 처벌받아야 할 범죄행위라고까지 주
장하고 있으니, 다수의견은 인권개념을 폄훼하고 조속히 시정해야 할 우리
사회의 "떼법문화"를 조장함으로써 인권위가 오히려 우리나라의 인권 선진
국으로의 진입을 방해하고 있다는 비난을 감수하도록 만들었다 할 것이다.

2010. 1. 11.
위 원 장 현 병 철
위 원 최 경 숙
위 원 유 남 영
위 원 문 경 란
위 원 김 태 훈
위 원 정 재 근
위 원 황 덕 남
위 원 조 국
위 원 최 윤 희
위 원 김 양 원
위 원 장 주 영

위 정본입니다.
2010. 2. 2.
국 가 인 권 위 원 회
행정사무관 이 경 우 (인)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신청인·피심인 등 당사자 칸은 따로 싣지 않습니다(본문의 이름은 원천이 가린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