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25진정0089500
요양병원의 HIV 감염인에 대한 입원 거부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위원회
의결일: 2025년 9월 24일
요지
주문 1 : 피진정인에게, 피진정인을 포함한 소속 의료인 및 직원을 대상으로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합니다.
질병관리청의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 길라잡이」 및 「2024 HIV/AIDS 관리지침」에 따르면, HIV 감염인에 대한 진료나 수술 시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을 위해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는 표준주의 원칙을 준수하는 수준을 넘어 별도의 장비나 시설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HIV 관련 전문지식이나 전문인력도 필수적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입원 진료의 경우에도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 환자보다 더 고도화된 시설·장비가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의료서비스 제공 전반에 적용되는 최소한의 감염관리 원칙인 표준주의를 준수하면 충분하다.
질병관리청의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 길라잡이」 및 「2024 HIV/AIDS 관리지침」에 따르면, HIV 감염인에 대한 진료나 수술 시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을 위해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는 표준주의 원칙을 준수하는 수준을 넘어 별도의 장비나 시설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HIV 관련 전문지식이나 전문인력도 필수적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입원 진료의 경우에도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 환자보다 더 고도화된 시설·장비가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의료서비스 제공 전반에 적용되는 최소한의 감염관리 원칙인 표준주의를 준수하면 충분하다.
이유
국 가 인 권 위 원 회
차 별 시 정 위 원 회
결 정
사 건 25진정0089500 요양병원의 HIV 감염인에 대한 입원 거부
진 정 인 ○○○
피 해 자 □□□
피진정인 ○○요양병원장
주 문
피진정인에게, 피진정인을 포함한 소속 의료인 및 직원을 대상으로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
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 유
1. 진정 요지
진정인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이하
"HIV"라 한다) 감염인인 피해자를 돌보고 있다. 진정인은 피해자의 요양
병원 입원을 위해 병원을 알아보던 중, 2025. 2. 3. ○○요양병원(이하 "피
진정병원"이라 한다)으로부터 HIV 감염인도 입원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아
같은 병원에 2025. 2. 11. 입원을 예약하였다. 그러나 피진정병원은 정작 해
당일에 HIV 감염인을 사유로 피해자의 입원을 거부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진정인
피해자는 HIV 감염인이자 폐암 말기 환자로, 주치의의 권고에 따라 요
양병원 입원을 알아보게 되었다. 진정인은 2025. 2. 3., 다제내성균 감염 관
리 전문병원인 피진정병원에 HIV 감염인의 입원이 가능한지 문의하였고, 피
진정병원의 관리이사와 원무부장(참고인)으로부터 모두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피해자의 의사소견서 등을 제출하고 입원일을 2025. 2. 11.로
정하였다.
요양병원을 찾는 동안 임시로 호스피스에 머물던 피해자는 퇴원하였고,
예약한 1인실에 개인 용품도 미리 옮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입원 당일, 피
진정병원 담당 의사는 HIV 감염인은 입원이 불가하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입원을 거부하였다. 피진정병원은 HIV 감염 사실만을 문제
삼았을 뿐, 병원의 전문인력?시설?장비나 피해자의 건강상태 등 다른 사유
는 언급하지 않았다.
나. 피진정인
피진정병원의 관리이사와 원무부장(참고인)은 2025. 2. 3. 진정인과 상담하
는 과정에서 HIV 감염인도 입원할 수 있다고 안내하였으나, 이는 당시 피해자
의 입원을 최종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피진정병원에서는 외래 진료 후 담당
의사가 입원 여부를 결정하는바, 담당 의사(○○○ 진료원장)는 2025. 2. 11.에
이르러서야 직원으로부터 피해자의 의사소견서를 전달받았고, 그 전에는 피해
자나 보호자를 직접 대면하여 진료하거나 입원에 관해 논의한 사실이 없었다.
피진정병원 의료진(○○○ 진료원장, □□□ 진료부장)은 △HIV 및 관련
합병증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여 진료가 어려운 점, △시설이 열악
하여 약제 내성 검사나 적절한 치료제 처방이 어려운 점, △면역검사 등을 수
행할 병리검사실이 없는 점, △구급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응급 상황 시 신
속한 이송?전원이 곤란한 점, △2025. 2. 3. 상담기록상 피해자가 호스피스 이용
중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해자의 상태가 요양병원보
다 호스피스 병상이 있는 의료기관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피
해자의 입원은 적절하지 않다고 결론 내린 것이며, 이는 환자의 건강 상태와
병원의 여건을 고려한 의학적 판단으로, HIV 감염만을 이유로 한 입원 거부가
아니다.
다. 참고인(피진정병원 전(前)원무부장)
참고인은 피진정병원에서 2025. 2. 15.경까지 원무부장으로 근무하다 현재
는 퇴직한 상태로, 2025. 2. 3. 내원한 진정인과 피해자의 입원 여부에 대해 상
담하였다. HIV 감염인의 입원 가능 여부는 의료진 판단 사항이므로 간호부장에
게 확인하였고, 간호부장이 피해자가 중심정맥관을 삽입한 상태이므로 1인실
입원이 가능하다고 알려 이에 따라 진정인에게 안내하였다.
그러나 2025. 2. 11., 피진정병원 의료진은 병원 여건상 HIV 감염인 진료가
어렵고, 피해자가 HIV 전파 위험이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입원이 불가하다는
결정을 내려, 참고인은 이 내용을 진정인에게 전달하였다.
3.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4. 인정 사실
진정인 등 당사자 진술, 전화조사보고, 피진정병원 누리집 기재 사실 등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진정병원은 ○○도 ○○시에 위치한 의료법인 ○○의료재단 산하
요양병원으로,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2022. 8. 20. ~ 2026. 8. 19.)이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인증현황에 따르면, 피진정병원의 허가 병상수는 150개
이며, 개설 진료과목은 내과, 신경과, 피부과, 외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및 한의과이다. 피진정병원의 의료진은 ○○○ 진료원장(외과 전문의)과 □
□□ 진료부장(가정의학과 전문의) 등 총 4명이다.
나. 피진정병원 누리집의 입퇴원 안내에 따르면, 입원 여부는 외래 진료 후
결정된다. 입원 대상은 노인성질환, 심장질환, 호흡기계질환, 근골격계질환, 뇌
혈관질환 및 각종 암질환으로 안내되어 있으며, "각종 암질환"에는 폐암 등
말기암, 호스피스 환자, 희귀질환자 등 스스로 거동이 어렵거나 자립생활이 곤
란한 경우, 또는 보호자 사정으로 장?단기 입원이 필요한 경우가 포함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다. 진정인은 2025. 2. 3. 피진정병원에 전화하여 HIV 감염인의 입원 가능 여
부를 문의하였고, 당시 관리이사로부터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같은 날 진
정인은 피진정병원에 내원하여 원무부장(참고인)과 피해자의 입원 여부를 상담
하였으며, 그 결과 2025. 2. 11. 오후 1시경 1인실 입원을 예약하였다.
라. 피진정인이 제출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피진정병원 원무부장(참고인)
은 2025. 2. 11. 오후 12시경 진정인에게 전화를 걸어, 당일 의료진이 피해자의
입원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며, 최근 병원 내 감염병 환자가 증가하여
다른 환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진정인이 피해자
는 HIV가 억제되어 있어 전파 우려가 없다고 항변하자, 원무부장은 피해자가
의료진과 지속적으로 접촉해야 하는 환자인 점을 고려해 의료진이 그렇게 판단
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진정인이 2025. 2. 3. 관리이사가 HIV 감염인의
입원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사실을 언급하자, 원무부장은 해당 안내는 의료진
확인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마. 피진정병원이 운영하는 블로그 게시글에 따르면, 피진정병원은 CRE, VRE
등 다제내성균 감염 관리를 전문으로 한다고 홍보하면서 전용 격리병동(1인실
또는 다인실 코호트 격리)을 운영하고, 정기적 살균?소독, 의료진의 일회용 보
호장구 착용, 최신 감염관리 원칙 준수한다고 안내되어 있다. 또한 입원 전 환
자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감염 관리 전담 의료진이 맞춤형 항생제로 치료한다
고 기재되어 있다.
한편,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인증결과 세부 안내(조사기간: 2022. 7. 5. 및 7.
6.)에 따르면, 피진정병원은 감염 관리와 관련하여 "의료기구와 관련된 환자
감염 관리 활동을 수행한다(8.2)"와 "환자치료영역의 청소?소독 및 환경관리
(8.4)" 항목에서 목표충족률을 완전히 달성하였다. 또한 "감염예방 및 관리를
위한 운영체계 구축(8.1)"과 "의료기구의 세척?소독?멸균 및 세탁물 관리
(8.3)" 항목에서는 목표충족률을 초과 달성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바. 피진정병원 누리집의 병원 소개에 따르면, 피진정병원은 인근 대학병원과
연계하여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처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사. 질병관리청이 2020. 12. 발행한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 길
라잡이」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HIV는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어 인간의 면역계를 공격하여 손
상시키는 바이러스로, 정액, 질 분비액, 혈액, 모유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체액에 접촉할 때 피부가 손상되지 않았다면 피부 접촉
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은 없다.
2) 의료 제공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입원과
수술 등 진료를 거부하지 말아야 하며, 결핵과 같은 감염병 동반이나 면역
력 저하로 인한 환자 보호 등 특별한 의학적 사유 없이 HIV 감염인을 별도
의 장소에서 진료하거나 진료 순서를 뒤로 미루지 말아야 한다.
3) 의료 제공자는 모든 환자의 진료 과정에서 일반적 감염관리원칙(표
준주의 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HIV 등 혈액매개병원체 보유자의 수술을
위해 별도의 장비나 시설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손 위생, 개인보호구 착용,
주사침 자상 예방, 세척과 소독, 안전한 주사실무 준수 등에 주의를 기울이
면 된다.
아. 「의료법」 제36조 제3호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36조에 따르면, 요양병원
의 입원 대상은 노인성 질환자, 만성질환자, 외과적 수술 또는 상해 후 회복기
에 있어 주로 요양을 필요로 하는 자로 규정되어 있다.
5. 판단
가. 판단기준
「대한민국헌법」 제11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
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및 같은 호 나목은 병력(病歷) 등 19
개 사유 및 기타 사유를 이유로 재화?용역 등의 공급이나 이용과 관련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
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대한민국이 1990년에 가입한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2조 제1항은 모든 사람이 도달 가능한 최고 수준의 신
체적?정신적 건강을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는 점을 당사국이 인정한다고 규
정한다. 또한 유엔 사회권위원회 일반논평 제14호(2000)는 보건의료 및 건
강의 사회적 결정요소뿐 아니라 그에 접근하기 위한 수단과 자격에 관하여,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의견, 민족적?사회적 출
신, 재산, 출생, 장애, 건강상태(HIV/AIDS 포함), 성적 지향, 그리고 시민적?
정치적?사회적 또는 기타 지위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다고 명시한다.
나. 조사대상 여부
진정인은 피진정인이 요양병원 입원 과정에서 HIV 감염인인 피해자의
입원을 거부하였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진정은 "병력(HIV 감염)"을 이유
로 한 의료서비스 이용에서의 불리한 대우에 관한 것이므로, 국가인권위원
회의 조사 대상에 해당한다.
다. 피진정인이 HIV 감염을 이유로 입원을 거부하였는지 여부
피진정인은 피해자의 입원이 확정된 사실은 없으며, 담당 의사가 피해
자의 건강 상태와 병원 여건을 고려해 입원을 결정하지 않은 것일 뿐, HIV
감염을 이유로 한 거부는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의 쟁점은 피진정병원이 피해자의 입원을 "확정"했
는지 여부가 아니라, 2025. 2. 11.자 담당 의사의 결정이 피해자의 입원을
"거부"한 것인지 여부이다. 당사자들의 주장에 비추어 보면, 입원 상담
및 결정 과정에서 피진정병원 직원과 의료진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
았던 측면은 있으나, 담당 의사(○○○ 진료원장)가 해당 일자에 피해자 입
원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실 자체는 다툼이 없다.
한편 피진정인은 피해자가 호스피스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고 주장하
나, 이는 담당 의사가 피해자를 진찰하여 판단한 것이 아닌 2025. 2. 3. 진
정인에 대한 직원 상담 기록에 기재된 "호스피스" 문구로 진정인 상태를
유추하여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입원 거부 통지 이전까지 의료진이
피해자의 상태에 대해 진정인과 논의하거나 호스피스 전원을 권유한 사실
도 확인되지 않는다.
더불어 원무부장(참고인)이 2025. 2. 11. 피해자가 의료진 또는 다른 환
자에게 HIV를 전파할 위험이 있어 입원이 어렵다는 담당 의사의 결정을 진
정인에게 전달한 사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의료진이 제출한 진술서에서도
HIV 관련 전문지식?경험 부족 및 시설?장비 한계를 이유로 HIV 감염인에
대한 진료가 어렵다는 사유를 직접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진정병원의 입원 거부는 주로 피해자
의 HIV 감염을 이유로 한 것으로 보이며, 피진정인의 주장과 달리 이를 다
른 사유에 따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라. 피진정인의 행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피진정병원 의료진은 HIV 감염인을 진료한 경험이 없고 전문지식도 부
족하며, 병원 여건상 면역검사, 약제 내성 검사, 치료제 처방, 응급 이송 등
이 곤란하므로 HIV 감염인인 피해자의 입원을 거부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
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의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 길라잡이」 및
「2024 HIV/AIDS 관리지침」에 따르면, HIV 감염인에 대한 진료나 수술 시 의
료인과 환자의 안전을 위해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는 표준주의 원칙을 준수
하는 수준을 넘어 별도의 장비나 시설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HIV 관련 전
문지식이나 전문인력도 필수적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입원 진료
의 경우에도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 환자보다 더 고도화된 시
설?장비가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의료서비스 제공 전반에 적용되는 최소한
의 감염관리 원칙인 표준주의를 준수하면 충분하다.
한편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진정병원은 다제내성균 감염을 전문적으
로 관리하면서 모든 입원환자에 대해 표준주의 원칙을 준수하여 진료한다
고 자체적으로 안내하고 있고, 의료기관평가인증원 또한 피진정병원이 감염
예방 및 관리 활동을 적정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더불어 진정인
은 다인실이 아닌 1인실 입원을 예약한 바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진정병원이 CRE 또는 VRE 감염 환자는 수용하면서 HIV 감염 환자만을
별도로 입원 거부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진정인은 피해자의 주치의 소견에 따라 일반적인 요양을 위해 피
진정병원을 찾은 것으로, 개설 진료과목 범위를 넘어서는 전문적이거나 고
난도 진료를 요청한 것이 아니다. 가령 피해자의 HIV 감염 여부나 면역 상
태에 관한 추가 확인이 필요했다면, 피진정병원은 피해자의 동의를 받아 진
료기록을 열람하거나, 피해자를 진료한 감염내과에 문의할 수 있었다. 피해
자의 치료 약제 또한 다른 입원 환자와 마찬가지로 기존 치료기관 또는 인
근 대학병원과의 협진을 통해 처방이 가능하였다고 보인다. 이러한 점을 종
합하면, 피진정인이 피해자의 입원을 거부한 조치가 정당한 사유에 근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피진정병원의 입원 거부 통지 행위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
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는 HIV 감염을 이유로 입원 및 수술 등을 거부
한 사건(24진정0684300, 24진정0587100, 22진정0567700, 21진정0640400, 21
진정0254920?21진정0254900(병합 등))에서 HIV 감염인에 대한 진료나 수술,
입원 시 의료기관이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는 표준주의 지침을 HIV 감염인
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하면 충분하고 진료?수술?입원을 위한 별도의 장비나
시설은 필요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진료?수술?입원 거부를 합리적 이유 없
는 차별행위로 판단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리고 해당
사건 각 피진정병원은 이를 적극 수용한 바 있다.
HIV 감염인이 입원이나 일상적 진료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타인에게 전
파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것은 의료계에서 널리 알려진 바이다. 그럼에
도 피진정병원의 의료진과 직원이 HIV 감염인은 의료진이나 다른 환자에게
위험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HIV에 관한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으
로 보인다. 따라서 피진정인에게 전 의료인과 직원을 대상으로 한 HIV 감염
인 진료 관련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할 필
요가 있다.
마. 소결
이상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진정인의 행위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병력을 이유로 의료서비스 등 용역의 이용과 관련하여 진정인을 불리하게
대우한 것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평등권 침해의 차
별행위"에 해당한다.
6.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4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주
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5. 9. 24.
위 원 장 이숙진
위 원 강정혜
위 원 김용직
<별지>
관련 규정
1.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평등권) ①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
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
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2.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3.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출생지, 등록기준지, 성년이 되기 전의 주된 거주
지 등을 말한다),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 조건, 기혼ㆍ미혼ㆍ
별거ㆍ이혼ㆍ사별ㆍ재혼ㆍ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
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
효된 전과(前科), 성적(性的) 지향, 학력, 병력(病歷) 등을 이유로 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다만, 현존하는 차별을 없
애기 위하여 특정한 사람(특정한 사람들의 집단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
서 같다)을 잠정적으로 우대하는 행위와 이를 내용으로 하는 법령의 제정
ㆍ개정 및 정책의 수립ㆍ집행은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이하 “차별행위”
라 한다)로 보지 아니한다.
나. 재화?용역?교통수단?상업시설?토지?주거시설의 공급이나 이용과 관
련하여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
차 별 시 정 위 원 회
결 정
사 건 25진정0089500 요양병원의 HIV 감염인에 대한 입원 거부
진 정 인 ○○○
피 해 자 □□□
피진정인 ○○요양병원장
주 문
피진정인에게, 피진정인을 포함한 소속 의료인 및 직원을 대상으로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
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 유
1. 진정 요지
진정인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이하
"HIV"라 한다) 감염인인 피해자를 돌보고 있다. 진정인은 피해자의 요양
병원 입원을 위해 병원을 알아보던 중, 2025. 2. 3. ○○요양병원(이하 "피
진정병원"이라 한다)으로부터 HIV 감염인도 입원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아
같은 병원에 2025. 2. 11. 입원을 예약하였다. 그러나 피진정병원은 정작 해
당일에 HIV 감염인을 사유로 피해자의 입원을 거부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진정인
피해자는 HIV 감염인이자 폐암 말기 환자로, 주치의의 권고에 따라 요
양병원 입원을 알아보게 되었다. 진정인은 2025. 2. 3., 다제내성균 감염 관
리 전문병원인 피진정병원에 HIV 감염인의 입원이 가능한지 문의하였고, 피
진정병원의 관리이사와 원무부장(참고인)으로부터 모두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피해자의 의사소견서 등을 제출하고 입원일을 2025. 2. 11.로
정하였다.
요양병원을 찾는 동안 임시로 호스피스에 머물던 피해자는 퇴원하였고,
예약한 1인실에 개인 용품도 미리 옮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입원 당일, 피
진정병원 담당 의사는 HIV 감염인은 입원이 불가하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입원을 거부하였다. 피진정병원은 HIV 감염 사실만을 문제
삼았을 뿐, 병원의 전문인력?시설?장비나 피해자의 건강상태 등 다른 사유
는 언급하지 않았다.
나. 피진정인
피진정병원의 관리이사와 원무부장(참고인)은 2025. 2. 3. 진정인과 상담하
는 과정에서 HIV 감염인도 입원할 수 있다고 안내하였으나, 이는 당시 피해자
의 입원을 최종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피진정병원에서는 외래 진료 후 담당
의사가 입원 여부를 결정하는바, 담당 의사(○○○ 진료원장)는 2025. 2. 11.에
이르러서야 직원으로부터 피해자의 의사소견서를 전달받았고, 그 전에는 피해
자나 보호자를 직접 대면하여 진료하거나 입원에 관해 논의한 사실이 없었다.
피진정병원 의료진(○○○ 진료원장, □□□ 진료부장)은 △HIV 및 관련
합병증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여 진료가 어려운 점, △시설이 열악
하여 약제 내성 검사나 적절한 치료제 처방이 어려운 점, △면역검사 등을 수
행할 병리검사실이 없는 점, △구급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응급 상황 시 신
속한 이송?전원이 곤란한 점, △2025. 2. 3. 상담기록상 피해자가 호스피스 이용
중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해자의 상태가 요양병원보
다 호스피스 병상이 있는 의료기관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피
해자의 입원은 적절하지 않다고 결론 내린 것이며, 이는 환자의 건강 상태와
병원의 여건을 고려한 의학적 판단으로, HIV 감염만을 이유로 한 입원 거부가
아니다.
다. 참고인(피진정병원 전(前)원무부장)
참고인은 피진정병원에서 2025. 2. 15.경까지 원무부장으로 근무하다 현재
는 퇴직한 상태로, 2025. 2. 3. 내원한 진정인과 피해자의 입원 여부에 대해 상
담하였다. HIV 감염인의 입원 가능 여부는 의료진 판단 사항이므로 간호부장에
게 확인하였고, 간호부장이 피해자가 중심정맥관을 삽입한 상태이므로 1인실
입원이 가능하다고 알려 이에 따라 진정인에게 안내하였다.
그러나 2025. 2. 11., 피진정병원 의료진은 병원 여건상 HIV 감염인 진료가
어렵고, 피해자가 HIV 전파 위험이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입원이 불가하다는
결정을 내려, 참고인은 이 내용을 진정인에게 전달하였다.
3.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4. 인정 사실
진정인 등 당사자 진술, 전화조사보고, 피진정병원 누리집 기재 사실 등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진정병원은 ○○도 ○○시에 위치한 의료법인 ○○의료재단 산하
요양병원으로,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2022. 8. 20. ~ 2026. 8. 19.)이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인증현황에 따르면, 피진정병원의 허가 병상수는 150개
이며, 개설 진료과목은 내과, 신경과, 피부과, 외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및 한의과이다. 피진정병원의 의료진은 ○○○ 진료원장(외과 전문의)과 □
□□ 진료부장(가정의학과 전문의) 등 총 4명이다.
나. 피진정병원 누리집의 입퇴원 안내에 따르면, 입원 여부는 외래 진료 후
결정된다. 입원 대상은 노인성질환, 심장질환, 호흡기계질환, 근골격계질환, 뇌
혈관질환 및 각종 암질환으로 안내되어 있으며, "각종 암질환"에는 폐암 등
말기암, 호스피스 환자, 희귀질환자 등 스스로 거동이 어렵거나 자립생활이 곤
란한 경우, 또는 보호자 사정으로 장?단기 입원이 필요한 경우가 포함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다. 진정인은 2025. 2. 3. 피진정병원에 전화하여 HIV 감염인의 입원 가능 여
부를 문의하였고, 당시 관리이사로부터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같은 날 진
정인은 피진정병원에 내원하여 원무부장(참고인)과 피해자의 입원 여부를 상담
하였으며, 그 결과 2025. 2. 11. 오후 1시경 1인실 입원을 예약하였다.
라. 피진정인이 제출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피진정병원 원무부장(참고인)
은 2025. 2. 11. 오후 12시경 진정인에게 전화를 걸어, 당일 의료진이 피해자의
입원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며, 최근 병원 내 감염병 환자가 증가하여
다른 환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진정인이 피해자
는 HIV가 억제되어 있어 전파 우려가 없다고 항변하자, 원무부장은 피해자가
의료진과 지속적으로 접촉해야 하는 환자인 점을 고려해 의료진이 그렇게 판단
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진정인이 2025. 2. 3. 관리이사가 HIV 감염인의
입원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사실을 언급하자, 원무부장은 해당 안내는 의료진
확인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마. 피진정병원이 운영하는 블로그 게시글에 따르면, 피진정병원은 CRE, VRE
등 다제내성균 감염 관리를 전문으로 한다고 홍보하면서 전용 격리병동(1인실
또는 다인실 코호트 격리)을 운영하고, 정기적 살균?소독, 의료진의 일회용 보
호장구 착용, 최신 감염관리 원칙 준수한다고 안내되어 있다. 또한 입원 전 환
자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감염 관리 전담 의료진이 맞춤형 항생제로 치료한다
고 기재되어 있다.
한편,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인증결과 세부 안내(조사기간: 2022. 7. 5. 및 7.
6.)에 따르면, 피진정병원은 감염 관리와 관련하여 "의료기구와 관련된 환자
감염 관리 활동을 수행한다(8.2)"와 "환자치료영역의 청소?소독 및 환경관리
(8.4)" 항목에서 목표충족률을 완전히 달성하였다. 또한 "감염예방 및 관리를
위한 운영체계 구축(8.1)"과 "의료기구의 세척?소독?멸균 및 세탁물 관리
(8.3)" 항목에서는 목표충족률을 초과 달성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바. 피진정병원 누리집의 병원 소개에 따르면, 피진정병원은 인근 대학병원과
연계하여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처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사. 질병관리청이 2020. 12. 발행한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 길
라잡이」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HIV는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어 인간의 면역계를 공격하여 손
상시키는 바이러스로, 정액, 질 분비액, 혈액, 모유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체액에 접촉할 때 피부가 손상되지 않았다면 피부 접촉
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은 없다.
2) 의료 제공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입원과
수술 등 진료를 거부하지 말아야 하며, 결핵과 같은 감염병 동반이나 면역
력 저하로 인한 환자 보호 등 특별한 의학적 사유 없이 HIV 감염인을 별도
의 장소에서 진료하거나 진료 순서를 뒤로 미루지 말아야 한다.
3) 의료 제공자는 모든 환자의 진료 과정에서 일반적 감염관리원칙(표
준주의 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HIV 등 혈액매개병원체 보유자의 수술을
위해 별도의 장비나 시설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손 위생, 개인보호구 착용,
주사침 자상 예방, 세척과 소독, 안전한 주사실무 준수 등에 주의를 기울이
면 된다.
아. 「의료법」 제36조 제3호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36조에 따르면, 요양병원
의 입원 대상은 노인성 질환자, 만성질환자, 외과적 수술 또는 상해 후 회복기
에 있어 주로 요양을 필요로 하는 자로 규정되어 있다.
5. 판단
가. 판단기준
「대한민국헌법」 제11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
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및 같은 호 나목은 병력(病歷) 등 19
개 사유 및 기타 사유를 이유로 재화?용역 등의 공급이나 이용과 관련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
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대한민국이 1990년에 가입한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2조 제1항은 모든 사람이 도달 가능한 최고 수준의 신
체적?정신적 건강을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는 점을 당사국이 인정한다고 규
정한다. 또한 유엔 사회권위원회 일반논평 제14호(2000)는 보건의료 및 건
강의 사회적 결정요소뿐 아니라 그에 접근하기 위한 수단과 자격에 관하여,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의견, 민족적?사회적 출
신, 재산, 출생, 장애, 건강상태(HIV/AIDS 포함), 성적 지향, 그리고 시민적?
정치적?사회적 또는 기타 지위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다고 명시한다.
나. 조사대상 여부
진정인은 피진정인이 요양병원 입원 과정에서 HIV 감염인인 피해자의
입원을 거부하였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진정은 "병력(HIV 감염)"을 이유
로 한 의료서비스 이용에서의 불리한 대우에 관한 것이므로, 국가인권위원
회의 조사 대상에 해당한다.
다. 피진정인이 HIV 감염을 이유로 입원을 거부하였는지 여부
피진정인은 피해자의 입원이 확정된 사실은 없으며, 담당 의사가 피해
자의 건강 상태와 병원 여건을 고려해 입원을 결정하지 않은 것일 뿐, HIV
감염을 이유로 한 거부는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의 쟁점은 피진정병원이 피해자의 입원을 "확정"했
는지 여부가 아니라, 2025. 2. 11.자 담당 의사의 결정이 피해자의 입원을
"거부"한 것인지 여부이다. 당사자들의 주장에 비추어 보면, 입원 상담
및 결정 과정에서 피진정병원 직원과 의료진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
았던 측면은 있으나, 담당 의사(○○○ 진료원장)가 해당 일자에 피해자 입
원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실 자체는 다툼이 없다.
한편 피진정인은 피해자가 호스피스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고 주장하
나, 이는 담당 의사가 피해자를 진찰하여 판단한 것이 아닌 2025. 2. 3. 진
정인에 대한 직원 상담 기록에 기재된 "호스피스" 문구로 진정인 상태를
유추하여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입원 거부 통지 이전까지 의료진이
피해자의 상태에 대해 진정인과 논의하거나 호스피스 전원을 권유한 사실
도 확인되지 않는다.
더불어 원무부장(참고인)이 2025. 2. 11. 피해자가 의료진 또는 다른 환
자에게 HIV를 전파할 위험이 있어 입원이 어렵다는 담당 의사의 결정을 진
정인에게 전달한 사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의료진이 제출한 진술서에서도
HIV 관련 전문지식?경험 부족 및 시설?장비 한계를 이유로 HIV 감염인에
대한 진료가 어렵다는 사유를 직접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진정병원의 입원 거부는 주로 피해자
의 HIV 감염을 이유로 한 것으로 보이며, 피진정인의 주장과 달리 이를 다
른 사유에 따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라. 피진정인의 행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피진정병원 의료진은 HIV 감염인을 진료한 경험이 없고 전문지식도 부
족하며, 병원 여건상 면역검사, 약제 내성 검사, 치료제 처방, 응급 이송 등
이 곤란하므로 HIV 감염인인 피해자의 입원을 거부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
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의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 길라잡이」 및
「2024 HIV/AIDS 관리지침」에 따르면, HIV 감염인에 대한 진료나 수술 시 의
료인과 환자의 안전을 위해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는 표준주의 원칙을 준수
하는 수준을 넘어 별도의 장비나 시설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HIV 관련 전
문지식이나 전문인력도 필수적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입원 진료
의 경우에도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 환자보다 더 고도화된 시
설?장비가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의료서비스 제공 전반에 적용되는 최소한
의 감염관리 원칙인 표준주의를 준수하면 충분하다.
한편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진정병원은 다제내성균 감염을 전문적으
로 관리하면서 모든 입원환자에 대해 표준주의 원칙을 준수하여 진료한다
고 자체적으로 안내하고 있고, 의료기관평가인증원 또한 피진정병원이 감염
예방 및 관리 활동을 적정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더불어 진정인
은 다인실이 아닌 1인실 입원을 예약한 바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진정병원이 CRE 또는 VRE 감염 환자는 수용하면서 HIV 감염 환자만을
별도로 입원 거부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진정인은 피해자의 주치의 소견에 따라 일반적인 요양을 위해 피
진정병원을 찾은 것으로, 개설 진료과목 범위를 넘어서는 전문적이거나 고
난도 진료를 요청한 것이 아니다. 가령 피해자의 HIV 감염 여부나 면역 상
태에 관한 추가 확인이 필요했다면, 피진정병원은 피해자의 동의를 받아 진
료기록을 열람하거나, 피해자를 진료한 감염내과에 문의할 수 있었다. 피해
자의 치료 약제 또한 다른 입원 환자와 마찬가지로 기존 치료기관 또는 인
근 대학병원과의 협진을 통해 처방이 가능하였다고 보인다. 이러한 점을 종
합하면, 피진정인이 피해자의 입원을 거부한 조치가 정당한 사유에 근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피진정병원의 입원 거부 통지 행위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
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는 HIV 감염을 이유로 입원 및 수술 등을 거부
한 사건(24진정0684300, 24진정0587100, 22진정0567700, 21진정0640400, 21
진정0254920?21진정0254900(병합 등))에서 HIV 감염인에 대한 진료나 수술,
입원 시 의료기관이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는 표준주의 지침을 HIV 감염인
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하면 충분하고 진료?수술?입원을 위한 별도의 장비나
시설은 필요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진료?수술?입원 거부를 합리적 이유 없
는 차별행위로 판단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리고 해당
사건 각 피진정병원은 이를 적극 수용한 바 있다.
HIV 감염인이 입원이나 일상적 진료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타인에게 전
파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것은 의료계에서 널리 알려진 바이다. 그럼에
도 피진정병원의 의료진과 직원이 HIV 감염인은 의료진이나 다른 환자에게
위험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HIV에 관한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으
로 보인다. 따라서 피진정인에게 전 의료인과 직원을 대상으로 한 HIV 감염
인 진료 관련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할 필
요가 있다.
마. 소결
이상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진정인의 행위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병력을 이유로 의료서비스 등 용역의 이용과 관련하여 진정인을 불리하게
대우한 것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평등권 침해의 차
별행위"에 해당한다.
6.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4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주
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5. 9. 24.
위 원 장 이숙진
위 원 강정혜
위 원 김용직
<별지>
관련 규정
1.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평등권) ①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
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
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2.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3.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출생지, 등록기준지, 성년이 되기 전의 주된 거주
지 등을 말한다),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 조건, 기혼ㆍ미혼ㆍ
별거ㆍ이혼ㆍ사별ㆍ재혼ㆍ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
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
효된 전과(前科), 성적(性的) 지향, 학력, 병력(病歷) 등을 이유로 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다만, 현존하는 차별을 없
애기 위하여 특정한 사람(특정한 사람들의 집단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
서 같다)을 잠정적으로 우대하는 행위와 이를 내용으로 하는 법령의 제정
ㆍ개정 및 정책의 수립ㆍ집행은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이하 “차별행위”
라 한다)로 보지 아니한다.
나. 재화?용역?교통수단?상업시설?토지?주거시설의 공급이나 이용과 관
련하여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신청인·피심인 등 당사자 칸은 따로 싣지 않습니다(본문의 이름은 원천이 가린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