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97헌마6

토지수용처분취소 등

결정일: 1998년 7월 16일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97 헌마 6 토지수용처분취소 등
청 구 인 ○○주식회사
공동대표이사 태○희, 오○덕, 김○운
대리인 변호사 박 형 상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인천 동구 ○○동 97의 2 대 1,603평 5홉, 같은 동 97의 6 대 2,438평 4홉 및 같은 동 97의 7 대 2,067평 1홉(이하 ‘이 사건 대지’라 한다)은 원래 청구외 □□주식회사의 소유였는데, 국방부장관은 1978. 8. 29. 구 국가보위에관한특별조치법(1971. 12. 27. 법률 제2312호, 이하 ‘특별조치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발하여진 국가보위에관한특별조치법제5조제4항에의한동원대상지역내의토지의수용ㆍ사용에관한특별조치령(1971. 12. 31. 대통령령 제5912호, 이하 ‘특별조치령’이라 한다)에 의하여 이 사건 대지를 수용하여 1982. 1. 19. 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고, 청구인회사는 1987. 9. 4. 위 □□주식회사를 흡수합병하였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대지에 대한 이 사건 수용처분 및 이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위헌ㆍ무효인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서 무효라는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하여 서울지방법원에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기절차이행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1995. 5. 19. 청구기각판결(91가합25104)을 선고받았고,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1996. 4. 16.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기각판결(95나23349)을 선고받았으며, 다시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1996. 11. 8. 상고기각판결(96다22273)을 선고받자, 위 대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판결 및 서울지방법원 판결(이하 ‘이 사건 심판대상판결들’이라 한다), 이 사건 수용처분 및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1항 본문과 제72조제3항제1호 후단 중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금지하는 부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이 사건 수용처분과 이 사건 심판대상판결들 및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1항 본문, 제72조제3항제1호 후단인바,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1항 및 제72조제3항제1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청구사유)①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할 수 없다.
제72조(사전심사)③ 지정재판부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지정재판부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결정으로 헌법소원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1. 다른 법률에 의한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 그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거나 또는 법원의 재판에 대하여 헌법소원의 심판이 청구된 경우

2. 당사자의 주장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 이 사건 수용처분은 위헌무효인 특별조치령에 의하여 수용하였을 뿐 아니라, 헌법 제23조제3항에 위배하여 국회입법절차를 실질적으로 생략한채 대통령령에 의하여 사유재산을 수용하게 하고 있으므로 무효이고, 이 사건 심판대상판결들은 헌법재판소 1994. 6. 30. 92헌가18 결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해석을 함으로써, 국가법해석의 통일성을 해치고, 헌법 제23조제1항, 제11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2) 법원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무시하는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헌법 해석의 통일을 위하여 헌법재판소가 법원의 판결을 취소할 수 있어야 하는데도,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1항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이라는 제한규정과 제72조제3항제1호 후단의 규정이 법원의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봉쇄하는 것은 위헌이다.
(3) 헌법 제107조제2항은 “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규정의 의미는 행정재판권은 특별법원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법원의 사법권에 속한다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하므로 행정처분의 위헌여부에 관한 재판권은 법원만이 배타적으로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나. 법원행정처장의 의견요지
(1) 이 사건 심판대상판결들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것에 대하여 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
(2)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1항 본문의 규정은 우리 헌법이 갖는 헌법소원의 내재적인 한계에 따른 당연한 규정으로 헌법에 합치된다.
(3) 헌법 제107조제2항은 “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수용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은 부적법하다.
다. 국방부장관의 의견요지
이 사건 수용처분은 당시 유효한 법률이었던 특별조치법에 의하여 발하여진 특별조치령에 의하여 적법하게 이루어 진 것이고, 특별조치법이 위헌으로 결정되었다 하더라도(헌재 1994. 6. 30. 92헌가18 결정) 이 사건 수용처분이 당연무효가 되지는 아니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심판대상판결들에 대한 심판청구부분
우리 재판소는 1997. 12. 24. 선고, 96헌마172등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1항 본문의 ‘법원의 재판’에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도 내에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1항은 헌법에 위반된다”라고 결정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판결이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청구인은 헌법재판소가 1994. 6. 30. 선고한 92헌가18 결정에서 특별조치법과 같이 명백히 위헌ㆍ무효인 법령에 기한 행정처분이 무효라고 선고하였으나, 법원은 이 사건 심판대상판결들에서 위 헌법재판소결정의 소수의견에 따라 위헌ㆍ무효인 법령에 기한 이 사건 각 수용처분이 취소할 수 있음에 그치고 무효는 아니라는 취지로 판결함으로써 위 헌법재판소결정의 취지에 어긋나는 판결을 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헌법재판소결정의 다수의견은 위헌ㆍ무효인 법령에 기한 행정처분이 항상 무효라는 것은 아니고 그 무효 여부는 당해 사건을 재판하는 법원이 판단할 사항이라는 것이다. 즉 위 결정은 “상위법인 특별조치법 제5조제4항의 위헌 여부는 하위법인 특별조치령의 위헌 여부 및 효력 유무의 전제가 되고 특별조치법 제5조제4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되면 자동적으로 이 위헌법률조항에 근거한 특별조치령도 위헌ㆍ무효가 되고 아울러 위헌ㆍ무효인 특별조치령에 근거한 수용처분도 위헌ㆍ무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헌법령에 기한 행정처분의 무효 여부는 당해 사건을 재판하는 법원이 위헌성의 정도 등에 따라 판단할 사항이다)”라고 설시하고 있는바, 이 견해에 의하면 특별조치법에 근거한 이 사건 수용처분이 무효인지 여부는 법원이 판단하여야 할 사항이지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할 사항은 아닌 것이다(헌재 1998. 4. 30. 95헌마93등, 공보 27, 384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판결들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예외적인 재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음이 명백하므로 그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원칙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법원의 재판에 대한 것으로서 부적법한 것이다.
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1항 본문 및 제72조제3항제1호 후단에 대한 심판청구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 부분 및 제72조제3항제1호 후단 부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이 사건 심판대상판결들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인용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이나,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심판대상판결들이 청구인의 주장자체에 의하더라도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예외적인 재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심판청구가 부적법하여 각하를 면할 수 없는 이상 이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8. 2. 27. 96헌마371, 공보 26, 267 참조).
다. 이 사건 수용처분에 대한 심판청구부분
우리 재판소는 96헌마 172,173(병합)사건에 관하여 1997. 12. 24. 선고한 결정(판례집 9-2, 842)에서,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법원의 재판은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선언하면서, 그와 같은 법원의 재판을 취소함과 아울러, 그 재판의 대상이 되었던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까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한 바 있다.
그러나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는 것은, 원행정처분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재판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어 그 재판 자체까지 취소하는 경우에 한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구제하기 위하여 가능한 것이고, 이와는 달리 법원의 재판이 취소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으로 인하여 원행정처분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헌재 1998. 5. 28. 91헌마98등).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판결들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인의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아니하는 이 사건에 있어, 원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부분청구도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

4. 결론
결국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한다. 이 결정은 이 사건 심판청구중 토지수용처분취소 청구부분에 관하여 아래 5.와 같은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
나는 우리재판소가 1998. 5. 28. 에 선고한 91헌마98, 93헌마253(병합)사건에서 행정처분은 공권력인 입법ㆍ행정ㆍ사법작용 중 행정작용의 대표적인 행위형식으로써 그 행사나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경우에는 비록 권리구제절차로서 행정소송의 ‘재판’을 거친 행정처분의 경우라 하더라도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상세하게 밝힌 바 있으므로 다수의견 중 토지수용처분취소 청구부분에 대한 각하의견에 대하여 여전히 반대한다. 그 이유는 위 사건의 반대의견을 그대로 인용하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의 위임정신이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입법취지는 ‘법원의 재판’에 대한 직접적인 소원과 권리구제절차로서의 ‘재판’을 거친 원 공권력작용에 대한 소원(간접적인 재판에 대한 소원)을 명백히 구분하고 있으며 ‘재판’을 제외한 모든 공권력작용에 대한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에 정하여진 권리구제절차를 모두 거치게 되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고,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라 하여 ‘행정소송법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있지 않은 점으로 본다면 구제절차로서 ‘재판’을 거친 원공권력작용도 헌법소원의 대상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나. 다수의견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행정작용 중에서 행정처분을 제외시키는 논거로 헌법 제107조 제2항 규정,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원칙적인 불인정 판례(1997. 12. 24. 96헌마172등, 판례집 9-2, 842) 및 기판력문제 등을 들고 있으나 이는 다음과 같이 모두 부당한 주장이다.
(1) 헌법 제107조 제2항의 문언에 따르더라도 처분자체의 위헌ㆍ위법성이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 한해서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지고 있을 뿐이므로, 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자체에 의한 직접적인 기본권 침해를 다투는 헌법소원은 모두 가능하다고 할 것이며, 우리재판소가 이미 명령ㆍ규칙 자체가 직접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다는 판례를 확립하고 있으므로 위 헌법조항에 병렬적으로 열거된 ‘처분’의 경우도 명령ㆍ규칙과 달리 보아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2) 다수의견은 우리재판소가 선고한 위 96헌마172등 사건의 결정에서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청구를 받아 들여 이를 취소한 것은 원행정처분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법원의 재판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어 그 재판 자체까지 취소되는 경우에 한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구제하기 위하여 가능한 것이고 이와는 달리 법원의 재판이 취소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으로 인하여 원행정처분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라 하여, 원행정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작용에 대한 심사가 아니라 사법작용과 행정작용에 대한 심사를 동시에 행하는 것으로서 결국 원칙적으로 배제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사실상 허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시킨 것은 법관의 오심에 의한 기본권침해 또는 소송절차상의 기본권침해 등을 이유로 하는 판결이나 결정등에 대하여 제기되는 헌법소원을 배제한다는 것, 즉 재판작용이 원인이 되어 새로이 발생하는 기본권침해 문제를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일 뿐, “재판을 제외하고는” 이라는 법문으로부터 재판의 원인된 원행정처분 자체에 대한 헌법소원까지도 배제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며, 소송물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원칙적인 배제규정은 곧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배제규정이라고 유추해석을 할 수도 없다. 이 점은 비교법적으로도 충분히 논증된다.
또한 위 사건 결정의 판시취지는 결코 다수의견이 지적한 바와 같은 취지가 아니다. 즉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법원의 재판만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 이러한 경우가 아닌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써, 그 재판자체까지 취소할 것을 청구하는 경우에 한하여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이 허용되는 것이라는 취지가 아니다.
(3) 헌법재판소의 원행정처분취소ㆍ공권력불행사위헌확인 결정의 기속력은 행정처분에 대한 법원의 확정재판의 기판력에 우선한다고 봄이 마땅하므로 ‘기판력의 본질’과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취소ㆍ위헌확인결정’이 서로 충돌하는 것은 아니며 위 기속력으로 인하여 위 기판력이 소멸할 뿐이다.
이는 법원의 확정재판의 취소(예컨대 재심)에 의하여 기판력이 소멸되는 법리와 다를 바 없다.
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 중 위 부분은 부당하고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대상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 중 토지수용처분취소 청구부분은 적법하여 본안판단을 하였어야 마땅하다.

1998. 7. 16.
재 판 장 재 판 관 김 용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문 희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재 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조 승 형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정 경 식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고 중 석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신 창 언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영 모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한 대 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