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97헌마150

시외버스운송사업양도양수인가처분취소

결정일: 1998년 8월 27일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97헌마150 시외버스운송사업양도양수인가처분 취소
청 구 인 주식회사 ○○고속
대표이사 황 ○ 종
대리인 변호사 이석연, 윤영철
피 청 구 인 전라북도지사

주 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94년 이래 피청구인으로부터 자동차운수사업법상의 면허, 인가를 받아 전주-이리 등 여러 노선에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이다.
청구인은 광주고등법원에 피청구인이 1994. 12. 24.자로 한 청구외 유한회사 □□고속과 청구외 주식회사 △△고속 사이의 시외버스운송사업 양도·양수에 대한 인가처분이 자동차운수사업법에 위반됨을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95구46)을 제기하였던바, 위 법원은 1996. 8. 22. 청구인의 청구를 받아들여 위 인가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나, 상고심인 대법원은 1997. 4. 25. 청구인이 위 인가처분으로 인하여 침해당한 이익이 법률상의 보호되는 이익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청구인의 청구를 각하하는 판결(96누14906)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같은 해 5. 1. 청구인에게 송달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1997. 5. 22. 우리재판소에 피청구인이 1994. 12. 24.자로 한 위 인가처분은 헌법 제11조 제1항에 규정한 평등권,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 제23조 제1항의 재산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취소되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피청구인이 1994. 12. 24.자로 한 위 시외버스운송사업 양도·양수에 대한 인가처분의 위헌여부이다.

2. 청구인의 주장과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자동차운수사업법과 그 시행령에 의하면 자동차운송사업의 양도란 노선과 운행계통을 포함한 사업의 양도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노선과 운행계통을 분리하여 노선만 양도하고 운행계통을 제외한다던가 반대로 노선은 제외하고 운행계통만을 양도하는 내용의 자동차운송사업의 양도란 법상 성립할 수도 없고 위법한 것이므로 이를 인가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런데 피청구인이 1994. 12. 24.자로 인가한 청구외 유한회사 □□고속과 청구외 주식회사 △△고속 사이의 시외버스운송사업 양도·양수는 양도대상인 노선들이 그들 상호간에 있어서도 상당부분 서로 중복되어 있을 뿐 아니라 양도후 위 △△고속이 여전히 운행하고 있는 노선들과도 중복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자동차운수사업의 양도·양수에 관한 위와 같은 법리를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서 이를 인가하여서는 아니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청구인은 위 부적법한 인가처분으로 인하여 영업의 자유를 포함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당하였고 영업수입의 감소로 인하여 재산권을 침해당하였으며 합리적인 근거없이 경제적 생활영역에 있어서의 평등권을 침해당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청구인의 위 인가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나. 피청구인 전라북도지사의 의견
공권력의 행사인 행정처분에 대하여 구제절차로서 법원의 재판을 거친 경우에는 당해 행정처분을 직접 대상으로 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하고,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청구인의 위 인가처분이 부적법하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자동차운송사업의 양도와 관련한 노선, 운행계통 등에 대한 법적의미를 잘못 이해한데서 비롯되는 것으로서 위 인가처분은 적법한 것이므로 그로 인하여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어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3. 판단
먼저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여부에 관하여 본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은 행정처분에 대하여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나 그것이 법원의 재판을 거쳐 확정된 행정처분인 경우에는 당해 행정처분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법원의 재판이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결과 헌법소원심판에 의하여 그 재판 자체가 취소되는 경우에 한하여 당해 행정처분에 대한 심판청구가 가능한 것이고 이와 달리 법원의 재판이 취소될 수 없는 경우에는 당해 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도 허용되지 아니하며, 이와 같은 법리는 법원의 재판이 소를 각하하는 판결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헌재 1998. 5. 28. 91헌마98등, 공보 98, 481; 헌재 1998. 6. 25. 93헌마205; 헌재 1998. 6. 25. 98헌마17 참조). 그런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위 인가처분이 부적법함을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가 대법원으로부터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판결을 선고받고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었으며 위 대법원의 각하판결이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한 것도 아니어서 그 재판 자체가 헌법소원심판에 의하여 취소되어야 할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 인가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조승형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
나는 우리재판소가 1998. 5. 28.에 선고한 91헌마98, 93헌마253(병합)사건에서 행정처분은 공권력인 입법ㆍ행정ㆍ사법작용 중 행정작용의 대표적인 행위형식으로써 그 행사나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경우에는 비록 권리구제절차로서 행정소송의 ‘재판’을 거친 행정처분의 경우라 하더라도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상세하게 밝힌 바 있으므로 다수의견에 대하여 여전히 반대한다. 그 이유는 위 사건의 반대의견을 그대로 인용하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의 위임정신이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입법취지는 ‘법원의 재판’에 대한 직접적인 소원과 권리구제절차로서의 ‘재판’을 거친 원 공권력작용에 대한 소원(간접적인 재판에 대한 소원)을 명백히 구분하고 있으며 ‘재판’을 제외한 모든 공권력작용에 대한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에 정하여진 권리구제절차를 모두 거치게 되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고,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라 하여 ‘행정소송법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있지 않은 점으로 본다면 구제절차로서 ‘재판’을 거친 원공권력작용도 헌법소원의 대상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나. 다수의견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행정작용 중에서 행정처분을 제외시키는 논거로 헌법 제107조 제2항 규정,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원칙적인 불인정 판례(1997. 12. 24. 96헌마172등, 판례집 9-2, 842) 및 기판력문제 등을 들고 있으나 이는 다음과 같이 모두 부당한 주장이다.
(1) 헌법 제107조 제2항의 문언에 따르더라도 처분자체의 위헌ㆍ위법성이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 한해서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지고 있을 뿐이므로, 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자체에 의한 직접적인 기본권 침해를 다투는 헌법소원은 모두 가능하다고 할 것이며, 우리재판소가 이미 명령ㆍ규칙 자체가 직접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다는 판례를 확립하고 있으므로 위 헌법조항에 병렬적으로 열거된 ‘처분’의 경우도 명령ㆍ규칙과 달리 보아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2) 다수의견은 우리재판소가 선고한 위 96헌마172등 사건의 결정에서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청구를 받아 들여 이를 취소한 것은 원행정처분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법원의 재판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어 그 재판 자체까지 취소되는 경우에 한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구제하기 위하여 가능한 것이고 이와는 달리 법원의 재판이 취소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으로 인하여 원행정처분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라 하여, 원행정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작용에 대한 심사가 아니라 사법작용과 행정작용에 대한 심사를 동시에 행하는 것으로서 결국 원칙적으로 배제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사실상 허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시킨 것은 법관의 오심에 의한 기본권침해 또는 소송절차상의 기본권침해 등을 이유로 하는 판결이나 결정등에 대하여 제기되는 헌법소원을 배제한다는 것, 즉 재판작용이 원인이 되어 새로이 발생하는 기본권침해 문제를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일 뿐, “재판을 제외하고는” 이라는 법문으로부터 재판의 원인된 원행정처분 자체에 대한 헌법소원까지도 배제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며, 소송물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원칙적인 배제규정은 곧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배제규정이라고 유추해석을 할 수도 없다. 이 점은 비교법적으로도 충분히 논증된다.
또한 위 사건 결정의 판시취지는 결코 다수의견이 지적한 바와 같은 취지가 아니다. 즉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법원의 재판만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 이러한 경우가 아닌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써, 그 재판자체까지 취소할 것을 청구하는 경우에 한하여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이 허용되는 것이라는 취지가 아니다.
(3) 헌법재판소의 원행정처분취소ㆍ공권력불행사위헌확인 결정의 기속력은 행정처분에 대한 법원의 확정재판의 기판력에 우선한다고 봄이 마땅하므로 ‘기판력의 본질’과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취소ㆍ위헌확인결정’이 서로 충돌하는 것은 아니며 위 기속력으로 인하여 위 기판력이 소멸할 뿐이다.
이는 법원의 확정재판의 취소(예컨대 재심)에 의하여 기판력이 소멸되는 법리와 다를 바 없다.
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은 부당하고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대상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적법하여 본안판단을 하였어야 마땅하다.

1998. 8. 27.
재 판 장 재 판 관 김 용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문 희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재 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조 승 형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정 경 식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고 중 석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신 창 언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영 모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한 대 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