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93헌바28

민사소송법 제431조 위헌소원

결정일: 1996년 3월 28일

결정 전문

사 건 93헌바28 민사소송법 제431조 위헌소원
청 구 인 이 ○ 우
대리인 변호사 송 호 신
당해사건 춘천지방법원 92나3612 화해부존재등확인청구사건

[주 문]
이 사건 심판 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청구외 이○오를 상대로 강원 양양군 손양면 임야 60,397 평방미터 중 일부 (이하 계쟁 부동산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에 소유권보존등기말소 등 청구소송(89가단536)을 제기하였는데, 그 소송이 계속 중 1989. 9. 22. 10:00의 변론기일에 위 당사자 사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계쟁 부동산에 대한 일부 지분 등에 관하여 1989. 9. 22. 약정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포기한다. 소송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는 내용의 재판상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화해조서가 작성되었다.
(2) 그 후 청구인은 위 법원에 위 89가단536호 사건의 재판부로부터 화해권유를 받았으나 자신에게 불리한 화해를 할 이유가 없어 이를 거절하였으며, 그 기일의 변론조서에 화해조서가 첨부되어 있지 아니하고, 위 변론기일은 정식으로 지정된 화해기일이 아니므로, 위 재판상 화해는 부존재이거나 무효라고 주장하고 화해부존재확인청구(주위적 청구) 및 화해무효확인청구(예비적 청구) 소송(92가단741)을 제기하여 1992. 8. 31. 청구기각의 판결을 선고받고 춘천지방법원에 항소하여 그 사건(92나3612, 이하 당해사건이라고 한다)이 항소심 계속중 민사소송법 제431조가 그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하여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93카기98)을 하였으나, 위 법원은 1993. 5. 21. 그 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을 하였고, 청구인은 같은 해 6. 12. 그 각하결정정본을 송달받고, 같은 해 6. 2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당해사건에 관하여는 제청신청각하결정과 동시에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되고 1994. 3. 8.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제206조의 조서 또는 즉시항고로 불복을 신청할 수 있는 결정이나 명령이 확정한 경우에 제422조 제1항에 기재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확정판결에 대한 제422조 내지 제430조의 규정에 준하여 재심을 제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민사소송법(1960. 4. 4. 제정 법률 제547호, 최종개정 1995. 1. 5. 법률 제4931호, 이하 이 법이라 한다) 제431조(1990. 1. 13. 법률 제4201호로 개정된 것) 중 "제206조의 조서가 확정한 경우에 제422조 제1항에 기재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확정판결에 대한 제422조 내지 제430조의 규정에 준하여 재심을 제기할 수 있다."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의 심판청구이유의 요지
재판상 화해는 판결과 달리 당사자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므로 당사자 사이에 재판상 화해를 할 의사가 전혀 존재하지 아니하는 등 부존재 또는 무효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하고 화해조서가 작성된 경우에는 그 하자가 이 법 제422조 제1항 소정의 각 재심사유보다 더 중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준재심사유를 이 법 제422조 제1항에 기재한 사유에 한정하여 위와 같은 하자를 준재심사유로 인정하지 아니하고 있다. 이는 법관도 인간으로서 잘못을 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시하고 법원의 권위나 소송행위 내지 사법제도의 안정성만을 중시하여 위와 같이 중대한 하자를 재판에서 다툴 기회를 박탈하는 것으로서(대법원의 해석에 의하면 화해부존재나 화해무효확인의 소도 허용되지 아니한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천명한 헌법 전문,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한 헌법 제10조, 평등권을 보장한 헌법 제11조 제1항, 재판청구권을 보장한 헌법 제27조 제1항에 위배된다.
나. 법무부장관의 의견
재판상 화해에 하자가 있을 때 그에 대하여 준재심의 소만이 허용되는가, 아니면 기일지정신청이나 화해무효확인청구의 소 등으로 이를 다툴 수 있는가는 민사소송법 제206조, 제431조 등의 법률해석 문제일 뿐,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곧바로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화해조서에 대하여 다툴 방법이 없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이 당연히 침해된다고는 할 수 없다.
가사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화해조서에 대하여 다툴 수 없게 된다고 하더라도 헌법상 재판을 받을 권리에 상급심의 재판을 받을 권리 또는 재심을 받을 권리가 당연히 포함되는 것은 아니고 소송상 화해가 법관의 관여하에 이루어지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다. 법원의 제청신청 각하 이유
재판상 화해에 하자가 있을 때 그에 대하여 준재심의 소만이 허용되는가, 아니면 기일지정신청이나 화해무효확인청구의 소 등으로 이를 다툴 수 있는가는 민사소송법 제206조, 제431조 등의 법률해석 문제일 뿐,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있다 하여 논리필연적인 귀결로 재판상 화해의 하자를 기일지정신청이나 화해무효확인청구 등으로 다툴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 즉 법적 안정성을 중시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에 충실한 해석을 하고자 하는 대법원의 입장과 달리 이 사건 법률조항에도 불구하고 준재심의 소는 실체법상의 하자가 없는 재판상 화해의 구제책이고 실체법상의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기일지정신청이나 화해무효확인청구 등으로 구제되어야 한다는 입론도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인지 아닌지 여부에 따라 재판상 화해의 하자를 기일지정신청이나 별소로 다툴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되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위 위헌제청신청은 위 화해부존재확인청구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는지에 관하여 살필 필요도 없이 그 주장 자체로 신청의 이익이 없다(더구나 청구인은 위 소송에서 화해의 실질이라 할 화해의 합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바, 이는 재판상 화해의 당연무효사유로서 준재심에 의하지 아니하고도 기일지정신청이나 신소의 제기 등으로 이를 다툴 수 있다할 것이니 청구인의 위 위헌제청신청사유는 위 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될 수 없음이 명백하다).

3.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 있어서는 법원에 계속중인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당해사건의 재판의 전제로 되어야 한다. 이 경우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하려면 우선 그 법률이 당해사건에 적용할 법률이어야 하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를 말한다(헌법재판소 1993. 7. 29. 선고, 90헌바35 결정 참조).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재판상 화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에 기재한 사유(재심사유)가 있는 때에는 준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으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재판상 화해의 합의가 없음을 청구원인으로하여 화해부존재나 화해무효의 확인을 구하는 당해사건에 적용할 법률이라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에 따라 당해사건의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전혀 달라지는 경우라고도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는 당해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할 수 없다(준재심 이외의 방법으로 화해조서의 무효 등의 사유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학설상 견해의 대립이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 및 이 법 제206조와 관련하여 재판상 화해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어 당사자 사이에 기판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확정판결의 당연무효사유와 같은 사유가 없는 한 준재심의 방법에 의하여서만 가능하고 기일지정신청을 함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것이 1962.2.15. 선고, 4294민상914 전원합의부 판결 이래 대법원의 확립된 견해이나 이 문제는 이 사건 법률조항 및 민사소송법 제206조의 법률해석문제에 불과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4. 결론
이상의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1996. 3. 28.
재 판 장 재 판 관 김 진 우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문 희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황 도 연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재 화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조 승 형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정 경 식 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고 중 석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신 창 언 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