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93헌마280
미결수처우 위헌확인
결정일: 1996년 4월 25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93헌마280 미결수 처우 위헌확인
청 구 인 노 ○ 훈
대리인 변호사 이 석 태, 김 형 태, 조 용 환, 백 승 헌
피 청 구 인 서울구치소장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93. 7. 15. 국가보안법위반죄로 용산경찰서 유치장에 구속되었고 같은 달 23. 서울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후 같은 해 8. 10. 구속기소되었다가 같은 해 10. 20.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받고 석방된 자이다.
청구인은 1993. 7. 23.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때부터 위와 같이 재판을 받고 석방될 때까지 미결수용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형자용 의류를 입게 되었던바,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사복을 입지 못하게 하고 수형자용 의류를 입게 한 위 처분이 헌법상 보장되는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고, 또한 위와 같은 공권력 행사의 근거가 되는 구 행형법 제62조(1980. 12. 22. 법률 제3289호로 개정되고 1995. 1. 5. 법률 제49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1993. 12. 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1) 이 사건의 경우 심판의 대상이 되는 처분은, 1993. 7. 23.부터 1993. 10. 20.까지 청구인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서울구치소장이 청구인에게 수형자용 의류를 입게 한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이고, 심판의 대상이 되는 법률조항은 구 행형법 제62조(1980. 12. 22. 법률 제3289호로 개정되고 1995. 1. 5. 법률 제49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로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 행형법 제62조 [미결수용자에 대한 본법의 준용] 미결수용자에 대하여 본법 또는 본법의 규정에 의하여 발하는 명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때에는 수형자에 관한 규정(제46조 제2항 제7호의 접견 · 서신금지중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고 하는 자와의 접견 · 서신금지를 제외한다)을 준용한다.
2. 청구인과 이해관계인의 주장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1) 모든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헌법 제10조). 또한 형사피의자 또는 피고인으로서 구속수사를 받고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헌법 제27조 제4항).
(2) 재소자들이 입는 의류는 보통 흰색이나 회색 또는 파란색으로 되어 있는데 그 의복의 외형만으로 범죄혐의로 구속수감되어 있거나 유죄판결을 받고 형을 복역하고 있는 재소자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사람에게 강제로 어떤 의복을 입게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해하고 자기가 원하는 의복을 선택하여 입을 행복추구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더구나 누가 보아도 범죄자와 동일시하는 의복을 강제로 입힌다는 것은 인격적 모욕을 가하는 행위로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미결수용자에게 강제로 수의를 입힌다는 것은 그의 유죄를 전제로 한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도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것과 다름없이 보이기 때문에 그의 명예에 심각한 훼손을 가져오고 인격을 침해함으로써 결국 무죄로 추정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은 미결수용자에 대한 아무런 배려 없이 기결수에 관한 규정을 미결수에게도 준용함으로써 미결수용자의 의복 문제를 비롯한 각종 처우가 기결수와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미결수용자에게 수의를 입게 하도록 허용하는 한 헌법 제27조 제4항과 헌법 제10조에 위반되는 조항이다.
나. 피청구인의 의견 요지
다음에 나오는 법무부장관의 본안에 관한 의견 요지와 대체로 같다.
다. 법무부장관의 의견 요지
(1) 적법요건의 결여
(가) 보충성의 결여
이 사건 처분은 계속적 성질을 가지는 권력적 사실행위라 할 것인바, 계속적 성질을 가지는 권력적 사실행위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의 대상인 처분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청구인은 위 처분에 대하여 행정쟁송을 제기하여 그 취소, 변경을 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전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음이 분명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는 보충성의 요건이 결여되었다.
또한 행형법 제6조에 의하면 수형인이 그 처우에 대하여 불복이 있을 때에는 법무부장관 또는 순열공무원에게 청원할 수 있고, 위 규정은 같은 법 제62조에 의하여 미결수용자에 대하여도 준용되고 있으므로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법무부장관이나 순열공무원에 대하여 청원을 하여 그 취소, 변경을 요구할 수 있었음에도 이러한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점에서도 역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보충성의 요건이 결여되었다.
(나) 권리보호의 이익의 결여
청구인이 제출한 심판청구서에 의하면, 청구인은 1993. 10. 20. 서울지방법원에서 집행유예의 판결을 선고받고 석방된 후 같은 해 12. 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헌인지의 여부를 다툴 실익이 전혀 없는 것이다.
(다) 청구기간의 도과
청구인은 1993. 7. 23.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면서 미결수용자로서 재소자용 의류를 착용하게 되었으므로 청구인은 그 때부터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인데,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로부터 60일이 지난 1993. 12. 2. 제기되었으므로 청구기간이 지났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2) 본안
(가) 행형법 제66조는 제1항에서 “구치소와 미결수용실의 식량, 의류 및 침구는 자변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식량, 의류 및 침구의 자변이 불가능한 자에게는 이를 관급한다.”고 규정하여 미결수용자는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자기가 착용할 의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자변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결수용자가 착용하는 의류를 원칙적으로 자변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으므로 같은 법 제22조 제2항은 “자변의 의류, 침구와 식량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기하여 행형법시행령 제86조는 제1항에서 “자변의 의류는 계절에 적합하고 교도소 등의 기율과 위생에 무해한 것에 한하여 허가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는 “자변의 의류 및 침구의 수량은 당해 소장이 정한다.”고 규정하여 일정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나) 미결수용자나 수형자가 교도소, 구치소 등 구금시설에 수용되어야 하는 이상 집단수용에 따른 수용시설내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유 · 무죄의 추정과는 별개의 차원에서 미결수용자에 대하여도 필요최소한의 규제를 가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따라서 그러한 범위내에서는 수형자에 관한 규정을 미결수용자에 대하여도 준용하도록 함이 필수불가결하다고 할 것이다. 미결수용자에 대한 의류 제한을 규정하고 있는 행형법 제62조, 제22조 제2항 및 같은법시행령 제86조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미결구금의 궁극적인 목적은 피구금자의 증거인멸 또는 도주의 방지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만일 미결수용자에 대하여 어떠한 의류라도 착용할 수 있도록 무제한으로 방임한다면 미결수용자와 면회자를 포함한 외부인과의 식별이 곤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미결수용자에게 도주 내지 탈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게 되어 미결수용자의 신병확보에 상당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의류 속에 마약이나 흉기 기타 구금시설내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소지가 금지된 물건을 교묘하게 은닉, 밀반입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구금시설내의 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대단히 크다. 나아가 집단수용시설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보건, 위생의 유지 및 관리에도 장애가 될 것이 명백하다. 그러므로 일정한 범위 내에서 미결수용자의 의류착용의 제한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행형법령은 미결수용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국가에서 정한 특정의 의류만을 입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미결수용자가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에는 자신이 착용하는 의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며, 다만 그 경우에 교도소 등의 기율과 위생에 무해한 것이어야 한다는 제한이 뒤따르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제한을 기본권제한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는 미결구금의 취지나 목적에 따른 필요최소한의 제한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인과는 달리 구금시설에 집단수용되어야 하는 특별한 수인의무를 지고 있는 미결수용자에 대하여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실현이라는 공익상의 목적과 집단수용에 따른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그 착용의류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허용된 합리적인 제한이라고 할 것이다. 그 근거규정인 행형법 제62조, 제22조 제2항 및 같은법시행령 제86조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위 법령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 역시 헌법에 위반된 공권력의 행사로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다.
3. 판단
먼저 이 사건 심판청구가 청구기간을 준수하였는지를 살펴본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등으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어서 같은 법 제69조 제1항은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청구중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청구에 대하여 보건대, 청구인은 1993. 7. 23.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그 날부터 이 사건 처분을 받아 수형자용 의복을 입었다고 주장하므로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가 있음을 안 날은 1993. 7. 23.이라 할 것인데, 청구인은 그로부터 60일이 경과한 후임이 날짜 계산상 분명한 1993. 12. 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아가 이 사건 청구중 이 사건 법률조항에 관한 청구에 대하여 보건대,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은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침해를 받은 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나, 법령이 시행된 후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례이다(1996. 3. 28. 선고, 93헌마198 결정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민에 대하여 직접적인 효력을 발생하는 것이지만 청구인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시기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1993. 7. 23.이라 할 것이므로 그 날부터 60일 이내에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어야 하는바, 청구인은 위와 같이 그 날로부터 60일이 경과한 후임이 날짜 계산상 분명한 1993. 12. 2.에 비로소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그 청구기간이 지난 후에 청구되었으므로 부적법하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1996. 4. 25.
재 판 장 재 판 관 김 용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김 진 우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문 희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황 도 연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재 화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조 승 형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정 경 식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고 중 석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신 창 언 _________________________
결 정
사 건 93헌마280 미결수 처우 위헌확인
청 구 인 노 ○ 훈
대리인 변호사 이 석 태, 김 형 태, 조 용 환, 백 승 헌
피 청 구 인 서울구치소장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93. 7. 15. 국가보안법위반죄로 용산경찰서 유치장에 구속되었고 같은 달 23. 서울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후 같은 해 8. 10. 구속기소되었다가 같은 해 10. 20.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받고 석방된 자이다.
청구인은 1993. 7. 23.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때부터 위와 같이 재판을 받고 석방될 때까지 미결수용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형자용 의류를 입게 되었던바,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사복을 입지 못하게 하고 수형자용 의류를 입게 한 위 처분이 헌법상 보장되는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고, 또한 위와 같은 공권력 행사의 근거가 되는 구 행형법 제62조(1980. 12. 22. 법률 제3289호로 개정되고 1995. 1. 5. 법률 제49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1993. 12. 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1) 이 사건의 경우 심판의 대상이 되는 처분은, 1993. 7. 23.부터 1993. 10. 20.까지 청구인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서울구치소장이 청구인에게 수형자용 의류를 입게 한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이고, 심판의 대상이 되는 법률조항은 구 행형법 제62조(1980. 12. 22. 법률 제3289호로 개정되고 1995. 1. 5. 법률 제49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로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 행형법 제62조 [미결수용자에 대한 본법의 준용] 미결수용자에 대하여 본법 또는 본법의 규정에 의하여 발하는 명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때에는 수형자에 관한 규정(제46조 제2항 제7호의 접견 · 서신금지중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고 하는 자와의 접견 · 서신금지를 제외한다)을 준용한다.
2. 청구인과 이해관계인의 주장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1) 모든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헌법 제10조). 또한 형사피의자 또는 피고인으로서 구속수사를 받고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헌법 제27조 제4항).
(2) 재소자들이 입는 의류는 보통 흰색이나 회색 또는 파란색으로 되어 있는데 그 의복의 외형만으로 범죄혐의로 구속수감되어 있거나 유죄판결을 받고 형을 복역하고 있는 재소자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사람에게 강제로 어떤 의복을 입게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해하고 자기가 원하는 의복을 선택하여 입을 행복추구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더구나 누가 보아도 범죄자와 동일시하는 의복을 강제로 입힌다는 것은 인격적 모욕을 가하는 행위로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미결수용자에게 강제로 수의를 입힌다는 것은 그의 유죄를 전제로 한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도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것과 다름없이 보이기 때문에 그의 명예에 심각한 훼손을 가져오고 인격을 침해함으로써 결국 무죄로 추정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은 미결수용자에 대한 아무런 배려 없이 기결수에 관한 규정을 미결수에게도 준용함으로써 미결수용자의 의복 문제를 비롯한 각종 처우가 기결수와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미결수용자에게 수의를 입게 하도록 허용하는 한 헌법 제27조 제4항과 헌법 제10조에 위반되는 조항이다.
나. 피청구인의 의견 요지
다음에 나오는 법무부장관의 본안에 관한 의견 요지와 대체로 같다.
다. 법무부장관의 의견 요지
(1) 적법요건의 결여
(가) 보충성의 결여
이 사건 처분은 계속적 성질을 가지는 권력적 사실행위라 할 것인바, 계속적 성질을 가지는 권력적 사실행위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의 대상인 처분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청구인은 위 처분에 대하여 행정쟁송을 제기하여 그 취소, 변경을 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전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음이 분명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는 보충성의 요건이 결여되었다.
또한 행형법 제6조에 의하면 수형인이 그 처우에 대하여 불복이 있을 때에는 법무부장관 또는 순열공무원에게 청원할 수 있고, 위 규정은 같은 법 제62조에 의하여 미결수용자에 대하여도 준용되고 있으므로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법무부장관이나 순열공무원에 대하여 청원을 하여 그 취소, 변경을 요구할 수 있었음에도 이러한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점에서도 역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보충성의 요건이 결여되었다.
(나) 권리보호의 이익의 결여
청구인이 제출한 심판청구서에 의하면, 청구인은 1993. 10. 20. 서울지방법원에서 집행유예의 판결을 선고받고 석방된 후 같은 해 12. 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헌인지의 여부를 다툴 실익이 전혀 없는 것이다.
(다) 청구기간의 도과
청구인은 1993. 7. 23.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면서 미결수용자로서 재소자용 의류를 착용하게 되었으므로 청구인은 그 때부터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인데,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로부터 60일이 지난 1993. 12. 2. 제기되었으므로 청구기간이 지났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2) 본안
(가) 행형법 제66조는 제1항에서 “구치소와 미결수용실의 식량, 의류 및 침구는 자변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식량, 의류 및 침구의 자변이 불가능한 자에게는 이를 관급한다.”고 규정하여 미결수용자는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자기가 착용할 의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자변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결수용자가 착용하는 의류를 원칙적으로 자변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으므로 같은 법 제22조 제2항은 “자변의 의류, 침구와 식량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기하여 행형법시행령 제86조는 제1항에서 “자변의 의류는 계절에 적합하고 교도소 등의 기율과 위생에 무해한 것에 한하여 허가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는 “자변의 의류 및 침구의 수량은 당해 소장이 정한다.”고 규정하여 일정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나) 미결수용자나 수형자가 교도소, 구치소 등 구금시설에 수용되어야 하는 이상 집단수용에 따른 수용시설내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유 · 무죄의 추정과는 별개의 차원에서 미결수용자에 대하여도 필요최소한의 규제를 가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따라서 그러한 범위내에서는 수형자에 관한 규정을 미결수용자에 대하여도 준용하도록 함이 필수불가결하다고 할 것이다. 미결수용자에 대한 의류 제한을 규정하고 있는 행형법 제62조, 제22조 제2항 및 같은법시행령 제86조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미결구금의 궁극적인 목적은 피구금자의 증거인멸 또는 도주의 방지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만일 미결수용자에 대하여 어떠한 의류라도 착용할 수 있도록 무제한으로 방임한다면 미결수용자와 면회자를 포함한 외부인과의 식별이 곤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미결수용자에게 도주 내지 탈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게 되어 미결수용자의 신병확보에 상당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의류 속에 마약이나 흉기 기타 구금시설내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소지가 금지된 물건을 교묘하게 은닉, 밀반입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구금시설내의 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대단히 크다. 나아가 집단수용시설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보건, 위생의 유지 및 관리에도 장애가 될 것이 명백하다. 그러므로 일정한 범위 내에서 미결수용자의 의류착용의 제한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행형법령은 미결수용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국가에서 정한 특정의 의류만을 입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미결수용자가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에는 자신이 착용하는 의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며, 다만 그 경우에 교도소 등의 기율과 위생에 무해한 것이어야 한다는 제한이 뒤따르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제한을 기본권제한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는 미결구금의 취지나 목적에 따른 필요최소한의 제한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인과는 달리 구금시설에 집단수용되어야 하는 특별한 수인의무를 지고 있는 미결수용자에 대하여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실현이라는 공익상의 목적과 집단수용에 따른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그 착용의류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허용된 합리적인 제한이라고 할 것이다. 그 근거규정인 행형법 제62조, 제22조 제2항 및 같은법시행령 제86조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위 법령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 역시 헌법에 위반된 공권력의 행사로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다.
3. 판단
먼저 이 사건 심판청구가 청구기간을 준수하였는지를 살펴본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등으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어서 같은 법 제69조 제1항은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청구중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청구에 대하여 보건대, 청구인은 1993. 7. 23.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그 날부터 이 사건 처분을 받아 수형자용 의복을 입었다고 주장하므로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가 있음을 안 날은 1993. 7. 23.이라 할 것인데, 청구인은 그로부터 60일이 경과한 후임이 날짜 계산상 분명한 1993. 12. 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아가 이 사건 청구중 이 사건 법률조항에 관한 청구에 대하여 보건대,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은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침해를 받은 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나, 법령이 시행된 후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례이다(1996. 3. 28. 선고, 93헌마198 결정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민에 대하여 직접적인 효력을 발생하는 것이지만 청구인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시기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1993. 7. 23.이라 할 것이므로 그 날부터 60일 이내에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어야 하는바, 청구인은 위와 같이 그 날로부터 60일이 경과한 후임이 날짜 계산상 분명한 1993. 12. 2.에 비로소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그 청구기간이 지난 후에 청구되었으므로 부적법하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1996. 4. 25.
재 판 장 재 판 관 김 용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김 진 우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문 희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황 도 연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재 화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조 승 형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정 경 식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고 중 석 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신 창 언 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