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6헌마948

기소유예처분 등 취소

결정일: 2007년 7월 26일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2006헌마948 기소유예처분 등 취소
청 구 인1. 권 ○ 우
2. 신 ○ 재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신성
담당변호사 안상돈, 석용진, 이찬효, 황형모, 강동규, 박영주, 임경윤
피청구인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부산지방검찰청 2006형제13518호 명예훼손 피의사건에서 피청구인이 2006. 5. 18.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헌법소원기록과 증거자료인 부산지방검찰청 2006형제13518호 불기소사건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청구인 권○우, 같은 신○재는 청구외 백○성(이하 ‘고소인’이라 한다)에 의하여 명예훼손죄로 고소되었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주1]
(1) 청구인 신○재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전포2동 소재 ○○아파트 106동의 동대표를 하였던 자인바, 2005. 8. 일자불상 12:00경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소재 ○○뷔페에서 청구외 구○복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사실은 위 아파트 동대표회의 회장인 고소인이 위 아파트 단지내 광고설치업체인 ○○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위 구○복에게, ‘고소인이 돈 1,000만원을 받아 이 중 500만원만 입금하고 나머지는 관리소장과 고소인이 나누어 사용하였다’고 말하여 마치 고소인이 광고비를 횡령한 것처럼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고소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2) 청구인 권○우, 같은 신○재는 청구외 양○애ㆍ황○모 등과 공모하여, 2005. 11. 3. 20:00경 위 ○○아파트 중앙광장에서 사실은 고소인이 광고비를 횡령한 사실이 없음에도 입주민 약 250명이 모인 자리에서 위 권○우ㆍ양○애ㆍ황○모는 돌아가면서 핸드마이크를 이용하여, 고소인이 위 ○○으로부터 돈 4,000만원을 받아 500만원만 입금하고 나머지 3,500만원을 착복하였으니 이를 밝혀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말하고, 위 신○재 등은 주민들 속에 있으면서 회장이 잘못이 있으면 물러나야지 돈 3,500만원에 대하여 밝히라고 말하는 등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고소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3) 청구인 권○우, 같은 신○재는 청구외 양○애ㆍ황○모 등과 공모하여 2005. 11. 7. 22:30경 위 중앙광장에서 입주민 약 500명이 모인 자리에서 위 권○우ㆍ양○애ㆍ황○모 등은 앞에 나서서 핸드마이크 등을 이용하여 위 (1)항 기재와 같은 내용으로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고소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다.
나. 피청구인은 이 사건을 수사 후 2006. 5. 18. 청구인 권○우에 대하여는 초범이고 가담 정도가 경미하여 사안이 중하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청구인 신○재에 대하여는 초범이고 위 (1)항 피의사실의 경우 식사를 하는 도중 고소인에 대한 소문을 말한 것에 불과하고, 나머지 피의사실의 경우 가담 정도가 경미하여 사안이 중하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각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부산지방검찰청 2006형제13518호).
다. 이에 청구인들은 2006. 8. 17. 피청구인의 위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 단
가.쟁점의 정리
기소유예처분이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함에 충분한 혐의가 있음에도 제반사항을 고려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처분이므로, 피의자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사정을 주장하는 등 일관되게 변소하고 있는 사건에서는, 피의자의 변소내용을 주의 깊게 청취하고 그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통해 과연 그와 같은 변소에 타당성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한 후 비로소 피의자의 범죄혐의 유무를 확정하여야 할 것이다.
피청구인은, 이 사건 피의사실이 형법 제307조 제2항의 범죄에 해당되고 제반증거에 의하여 청구인들의 위 혐의가 인정된다는 전제하에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청구인들은 이 사건 피의사실과 같이 발언한 사실 자체가 없어 혐의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다투는 것인바,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들이 과연 형법 제307조 제2항 소정의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는지 여부라 할 것이다.
나. 청구인 신○재의 2005. 8. 일자불상경 명예훼손의 점
(1) 청구인 신○재는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2005. 8. 일자불상경 청구외 구○복과 식사를 함께 하면서 고소인에 관한 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위 구○복에게 고소인이 광고비를 횡령하였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여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였고, “2005. 9. 3.에 있었던 임시 동대표회의에서 고소인이 ‘위와 같은 발언을 위 구○복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말하자 위 구○복은 ‘신○재로부터 그러한 말을 들은 기억이 없다.’는 발언을 하였다.”고 진술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사정을 주장하였다(수사기록 163면).
반면 피청구인은 ①구○복의 경찰에서의 진술, ②정○기의 확인서 등으로 이 사건 피의사실을 인정하였으므로, 위 증거들이 이를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를 살핀다.
(2) 먼저 위 정○기의 확인서에는, “청구인 신○재가 위 구○복에게 ‘백○성(고소인)은 형편없는 인간이다. 내가 가만두지 않겠다. 관리소장하고 두 놈이 짜고 다 해쳐먹는다.’라고 말한 사실을 자신이 직접 들었다”고 기재되어 있다(수사기록 99면). 그러나 위 확인서에 청구인 신○재가 당시 ‘고소인이 광고비를 횡령하였다.’고 말한 구체적 표현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이상, 이는 위 신○재가 당시 고소인에 관한 험담을 한 사실을 입증할 증거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위 피의사실을 직접적으로 인정할 증거가 될 수는 없다.
다음으로 구○복이 2005. 12. 5. 경찰에서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언급하면서 “당시 청구인 신○재로부터 ‘고소인이 광고비를 횡령하였다.’는 말을 분명히 들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구○복은 경찰에서 출석을 하게 된 경위를 묻는 사법경찰리의 질문에 대하여 “백○성이가 아는 대로 진술을 좀 해 달라고 하여 출석을 하였습니다.”라고 답한 사실이 있는 점(수사기록 186면) 및 구○복은 위와 같이 청구인 신○재를 만난 이유가 “회장 백○성과 의견충돌이 있는 것을 보고 신○재를 달래기 위하여 식사제의를 하였다.”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187면) 등에 비추어 볼 때, 구○복이 객관적인 지위에 있는 참고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그의 진술만으로 위 피의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오히려 청구인 신○재는 2005. 12. 2. 경찰에서 피의자신문시 “2005. 9. 3. 위 임시 동대표회의시 백○성이 청구인(신○재)에게 위 사항을 해명하여 달라고 하여 청구인은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하였고, 그 자리에서 구○복도 청구인으로부터 ‘고소인이 광고비를 횡령하였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없다고 진술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수사기록 163면), 그 이후인 2005. 12. 15.에 있었던 구○복에 대한 경찰 조사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보면, 위 부분에 관하여 구○복에 대한 별도의 확인절차가 수반되지 아니하는 이상, 위 구○복의 경찰 진술만으로 위 피의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한편 2006. 8. 24. 부산지방법원 2006고정2913호 청구외 양○애ㆍ황○모에 대한 명예훼손사건에서 고소인 및 김○택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루어졌는데, 고소인 및 김○택은 “2005. 9. 3. 당시 고소인ㆍ신○재ㆍ구○복ㆍ정○수ㆍ김○택 등 여러 명의 동대표가 모인 것이 사실이다.”라고 진술하고 있고(헌법소원기록 306ㆍ336면), 김○택은 “당시 구○복이 2005. 8. 일자불상경 청구인 신○재와 식사를 하면서 신○재로부터 ‘고소인이 광고비를 횡령하였다.’는 말을 들었는지 여부는 오래되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헌법소원기록 336면). 만일 구○복이 2005. 9. 3. 그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2005. 12. 15. 구○복이 경찰에서 하였다는 위 진술은 그 신빙성에 상당한 의문이 있다〕.
(3)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 입장에서 범죄혐의 유무를 판단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피청구인은, 정○기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통해 청구인 신○재가 당시 ‘고소인이 광고비를 횡령하였다.’고 말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명확히 하는 한편, 2005. 9. 3. 임시 동대표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에 대한 추가조사를 함으로써 당시 위 구○복이 2005. 8. 일자불상경 “신○재로부터 고소인에 대한 횡령 취지의 표현을 들은 기억이 없다.”는 진술을 하였는지 여부를 가렸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이 사건을 송치받은 후 달리 아무런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곧바로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피청구인이 자의로 수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 신○재의 혐의를 인정하는 처분을 한 것이므로, 이는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다. 청구인 권○우, 같은 신○재의 2005. 11. 3. 및 2005. 11. 7. 명예훼손의 점
(1) 청구인 신○재의 경우
(가) 이 사건 피의사실의 요지에는 “청구인 신○재가 2005. 11. 3. 아파트 중앙광장에 입주민 약 250명이 모인 자리에서 ‘회장이 잘못이 있으면 물러나야지, 돈 3,500만원에 대하여 밝혀라.’라고 말하여 마치 아파트 동대표회의 회장인 고소인이 광고비를 횡령한 것처럼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다.”라고 기재되어 있다(수사기록 1-3면).
그런데 고소장과 고소인에 대한 진술조서에 청구인 신○재가 위 일시, 장소에서 어떠한 발언을 하였다는 점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수사기록 어디에도 청구인 신○재가 위 일시, 장소에서 어떠한 발언을 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피의사실은 그 자체로 실제 이루어진 수사내용과 부합하지 않는다.
한편 피의사실의 요지에는 청구인 신○재가 2005. 11. 7. 위 장소에서 있었던 명예훼손행위에 가담한 것처럼 기재되어 있는데(수사기록 1-3면), 청구인 신○재는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위 일시에는 위 장소에서의 모임에 참석한 사실조차 없었다고 변소하고 있으며(수사기록 162면), 수사기록 어디에도 청구인 신○재가 위 모임에 참석하였다는 증거는 나타나 있지 않다. 따라서 위와 같은 피의사실 역시 실제 행하여진 수사내용과 부합하지 않는다.
(나) 설사 피청구인이, 청구인 신○재가 실제로 위 각 모임에서 발언하거나 참석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2005. 10. 30. 청구인 권○우, 청구외 양○애ㆍ황○모 등과 ‘고소인이 횡령을 한 것처럼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기로’ 공모한 이상 공모공동정범 이론에 의하여 명예훼손죄의 죄책을 진다는 전제 하에 이 부분 각 피의사실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였다고 보더라도, [주2] 이에 대한 증거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즉 권○우ㆍ신○재ㆍ황○모는 2005. 10. 30. 양○애의 집에 간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수사기록 152ㆍ163ㆍ131면), 양○애 역시 위 일시에 자신의 집에 남자들은 모이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어(수사기록 120면) 명예훼손에 대한 공모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있으며, 고소인의 추측성 진술 이외에는 달리 위 공모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
(다) 위와 같이 청구인 신○재가 위 각 피의사실의 일시, 장소에서 명예훼손행위를 실제로 분담하였다는 증거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면, 피청구인은 위 일시, 장소에 실제로 참석하였던 사람들을 상대로 참고인조사를 하여 청구인 신○재의 행위분담 여부를 확정하고, 만일 행위분담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청구인 신○재가 황○모ㆍ양○애 등과 사전에 공모를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추가로 수사를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이 사건을 송치받은 후 달리 아무런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곧바로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피청구인이 자의로 수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하는 처분을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역시 청구인 신○재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것이다.
(2) 청구인 권○우의 경우
(가) 청구인 권○우는, “2005. 11. 3. 위 아파트 중앙광장에서 열린 모임에 참석하여 발언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아파트 관리규약에 대한 설명만을 하였을 뿐 ‘고소인이 광고비를 횡령하였다.’고 말한 사실은 없고, 2005. 11. 7. 위 장소에서 열린 모임에 참석한 것은 사실이나 그 당시에는 아무런 발언을 한 바가 없다.”고 변소하여 피의사실을 정면으로 부인하였다(수사기록 150ㆍ152면).
피청구인은, 고소인의 진술과 참고인인 청구외 정○수ㆍ차○선ㆍ김○찬의 각 진술 등을 근거로 청구인 권○우에 대한 위 각 피의사실을 인정하였다(수사기록 1-6, 1-7면).
그러나 피의자가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사건에서는, 피의자에게 불리한 참고인의 진술만을 토대로 혐의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피의자의 변명을 주의 깊게 청취하고 피의자에게 유리한 참고인 또는 중립적인 지위에 있는 참고인의 진술 역시 가능한 한 수집하여 위 각 참고인들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후에 범죄혐의 유무를 확정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고소인의 진술에 불명확한 점이 있다면 추가조사를 통하여 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고, 고소인에게 유리한 참고인들 서로 간에 진술이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면 역시 추가조사를 통하여 그 부분을 명확히 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나)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피청구인이 청구인 권○우의 피의사실을 인정하는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고소인의 진술인바, 고소인의 경찰 진술만으로는 고소인이 위 권○우 등의 횡령 발언을 직접 들었는지 여부조차 분명하지 아니하다.
즉, 고소인은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진술인이 돈 3,500만원을 횡령하였다는 말을 들은 사실이 있습니까.”라는 물음에 “예, 그 때 입주민들이 많이 들었습니다.”라고 답하였는바(수사기록 16면), 이러한 진술만으로는 고소인 자신이 청구인 권○우의 횡령 발언을 직접 들었다고 단정하기가 어렵다〔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소인은 청구외 양○애ㆍ황○모에 대한 명예훼손사건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진술하였는데, 그 때에는 “위 양○애 등이 3,500만원을 회장이 횡령하였다고 직접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하였다〕.
그리고 청구외 정○수ㆍ차○선ㆍ김○찬은 경찰에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을 당시 모두, “백○성의 부탁을 받고 출석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어 일응 고소인에게 유리한 참고인들이라고 할 것인데, 위 정○수ㆍ차○선이 당시 아파트 중앙광장에서 “회장이 4,000만원의 광고비 중 3,500만원을 해먹었다.”는 말을 직접 들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는데 반하여(수사기록 179ㆍ180ㆍ197면), 위 김○찬은 “3,500만원을 꼭 횡령하였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그 말을 들어보면 회장이 그 돈을 횡령한 것으로 인정을 하도록 하였다.”고 진술하여(수사기록 202ㆍ203면) 위 참고인들의 각 진술이 서로 불일치하고 있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은 먼저 고소인을 상대로 청구인 권○우의 횡령 취지의 표현을 직접 들었는지 여부를 명확히 하고, 2005. 11. 3. 및 2005. 11. 7. 당시 아파트 중앙광장에 모인 주민들이 다수 있으므로 고소인에게 유리한 참고인의 진술 이외에도 청구인 권○우에게 유리한 참고인의 진술 역시 청취하며, 또한 위 정○수ㆍ차○선과 위 김○찬의 진술이 서로 불일치하므로 이 부분에 대한 추가조사를 통하여 과연 위 일시, 장소에서 청구인이 “백○성(고소인)이 광고비를 횡령하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실제로 하였는지 여부를 명확히 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 밖에 청구인 권○우가 2005. 10. 30. 청구외 양○애ㆍ황○모, 청구인 신○재 등과 ‘고소인이 횡령을 한 것처럼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기로’ 공모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점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다) 한편 청구인 권○우와 같은 피의사실로 약식기소되었던 청구외 양○애ㆍ황○모는 [주3] 부산지방법원 2006고정2913호로 각 정식재판 청구를 하여 2006. 10. 26. 각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이에 검사가 부산지방법원 2006노3087호로 항소하였으나 2007. 3. 27.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되었고,이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대법원 2007도2648호로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2007. 6. 14.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되었는바,위 무죄판결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백○성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 양○애가 2005. 11. 3. 및 2005. 11. 7. 2회에 걸쳐 ‘광고를 다 떼내야 한다. 4,000만원의 광고비가 들어왔는데 500만원만 입금되고 3,500만원이 없어졌다. 입주자들이 이를 밝혀야 한다. 동대표, 회장이 사퇴하여야 한다.’고 말하였고, 피고인 황○모도 2005. 11. 7. 입주자들 앞에서 ‘광고비를 찾아야 한다.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 왜 물러난다고 해놓고 물러나지 않느냐’고 입주자들에게 말하여 입주자들이 전부 회장이 횡령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피고인들이 3,500만원을 회장과 관리소장이 나누어 썼다거나 횡령하였다거나 개인적으로 사용하였다고 직접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하고 있고, 증인 정○수 역시 이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2005. 11. 3. 및 2005. 11. 7. ‘해쳐먹었다’라고 꼬집어 말하지는 않았으나, ‘광고비가 없어졌으니 회장을 내려앉혀야 하고 그 돈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고, 입주자들 사이에서 ‘해쳐먹었으니까 내려오라’는 말이 들렸다.”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증인 백○성ㆍ정○수의 위와 같은 각 법정진술에 비추어 피고인들이 위 각 일시에 입주자들 앞에서 적어도 “회장 백○성이 광고설치 대행업체인 ○○으로부터 4,000만원을 받아 그 중 500만원만 관리사무소에 입금하고 나머지 금액을 관리소장과 함께 나누어 사용하였다.”는 표현을 직접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들이 “광고비 4,000만원 중 3,500만원이 없어졌다. 입주자들이 이를 밝혀야 한다. 동대표, 회장이 사퇴하여야 한다.”고 발언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 ‘나누어 사용하였다’, ‘해쳐먹었다’ 등과 같은 횡령 취지의 표현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이상 피고인들이 입주자들 앞에서 한 위와 같은 발언은 입주자로서 광고대행업체가 아파트내 광고를 통하여 얻는 광고비가 4,000만원임에도 아파트에 지원되는 금액이 500만원으로 지나치게 적다는 판단 하에 아파트내 광고운영과 관련하여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인 백○성에 대하여 “광고대행방식에 의한 광고비 수익상황에 대한 인식이나 그 시정노력 등의 부족을 이유로 관리책임자로서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로 볼 여지가 충분이 있다 할 것이어서, “피고인들이 ‘회장 백○성이 광고비를 횡령하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검사 제출의 각 증거들만으로는 위 각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또 피고인들의 발언 이후에 이를 듣고 있던 입주자들 사이에서 ‘해쳐먹었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직접 위와 같은 횡령 취지의 표현을 하지 않았던 이상 위와 같은 입주자들의 발언과 관련하여 형사책임을 지우기 위하여는 피고인들이 명예훼손적 발언을 한 입주자들과 사전에 공모하였다고 볼 증거가 있어야 할 것인데, 검사 제출의 각 증거들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비록 위 무죄판결이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 이후에 있었던 고소인ㆍ정○수의 법정진술을 토대로 이루어진 것임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피의사실을 주동하였다는 이유로 약식기소되었던 양○애ㆍ황○모가 이후의 재판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은, 피청구인이 이 사건의 추가조사를 행하였다면 위 양○애ㆍ황○모, 나아가 청구인 권○우의 명예훼손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할 것이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이 사건을 송치받은 후 달리 아무런 수사를 진행하여 보지 않고 곧바로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피청구인이 자의로 수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하는 처분을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는 청구인 권○우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조대현의 아래 4.와 같은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4.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취소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동의하면서, 그 취소의 헌법적 근거에 관하여 다른 의견을 표시한다.
기소유예처분은 피의자의 범죄혐의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는 처분으로서 피의자의 명예와 사회생활에 불리한 영향을 준다. 그런데도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는 피의자가 무죄임을 주장하여 불복할 수 있는 절차가 없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검사의 단심(單審) 판단에 의하여 유죄로 결정되고 만다. 이는 형사상 불이익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절차가 마련되지 아니한 것으로서 헌법 제12조 제1항의 “적법한 절차”가 미비된 것이고, 범죄혐의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주장하는 피의자가 “법관에 의한 재판”에 의하여 무죄를 밝힐 수 있는 재판청구권(헌법 제27조 제1항)을 부인한 채 유죄라고 단정하여 명예를 저하시키는 점에서 위헌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한 위헌성은 이 사건과 같이 피의자의 무죄 주장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 불복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복할 수 없는 경우에 현실화되어 피의자의 재판청구권을 구체적으로 침해하게 된다(헌재 2000. 6. 29. 99헌가9 결정).
따라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피의자가 무죄를 주장하고 그 주장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사실관계나 법령해석에 관하여 불복하여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불복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경우의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이 허용된다고 하여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불복절차가 충족된다고 보기 어렵다. 헌법소원은 헌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후의 구제수단으로서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적 평가에 그치는 것이 원칙이고,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사실관계나 법령해석에 관한 불복사유를 모두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인격권(명예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취소하는 외에,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를 마련하게 하기 위하여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을 적용하여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 피의자가 불복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헌법 제12조 제1항(‘적법한 절차’ 부분) 과 제27조 제1항(‘법관에 의한 재판’ 부분)에 위반된다.”고 선언할 필요가 있다.

2007. 7. 26.
재판관
재 판 장 재 판 관 이 강 국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공 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조 대 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종 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민 형 기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동 흡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목 영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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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판 관 송 두 환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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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애초에 이 헌법소원은 청구인들(권○우ㆍ신○재) 외에 김○애ㆍ김○례ㆍ민○기ㆍ김○규도 함께 심판청구를 하였는데, 동인들의 심판청구는 피청구인의 동인들에 대한 공소권없음처분을 취소하여 달라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였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 제1지정재판부는 사전심사 후 2006. 9. 5. 공소권없음처분이 범죄혐의 있음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어서 이를 동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동인들의 심판청구를 각하하고, 청구인 권○우ㆍ신○재의 심판청구 부분만 전원재판부의 심판에 회부하는 결정을 하였다.
[주2] .사법경찰리의 고소인에 대한 제1회 진술조서에는 “2005. 10. 30. 12:00경 양○애의 집에서 양○애ㆍ황○모ㆍ권○우ㆍ신○재 등이 모여 백○성을 회장에서 몰아내기로 공모를 하였다.”라는 진술이 기재되어 있다(수사기록 13면).
[주3] .피청구인은 2006. 9. 25.자 「답변서」에서, 위 양○애ㆍ황○모를 약식기소한 이유로 위 사람들이 본건의 주범격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헌법소원기록 29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