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6헌마1252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07년 7월 26일

결정 전문

헌법재판소
결정
사 건 2006헌마1252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 ○ 석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 춘 희
피청구인대구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2006. 5. 30. 대구지방검찰청 2006년형제19145호 사건에서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청구인은 2005. 11. 22. 청구외 손○락으로부터 폭행 및 상해죄로 고소당하였는바(대구지방검찰청 2006년 형제19145호), 고소사실의 요지는 ‘청구인과 청구외 박○찬은 공동하여 2005. 10. 25. 04:00경 경산시 하양읍 소재 ○○아파트 관리사무실 앞길에서, 위 손○락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으로 당선되고 위 박○찬이 낙선한 것에 불만을 품고 위 손○락과 다투던 중, 청구인은 손으로 위 손○락의 멱살을 잡아당기고, 위 박○찬은 손으로 위 손○락의 멱살을 잡아 바닥에 넘어뜨리고 발로 차는 등 하여 위 손○락에게 약 7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족관절 골절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라는 취지이다.
나. 피청구인은 2006. 5. 30. 청구인에 대하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상해)죄를 적용하되, ‘동종 전력이 없고, 위 손○락의 멱살을 잡은 것에 불과하여 그 가담정도가 경미하며, 위 사건은 위 박○찬, 손○락의 다툼에서 비롯된 것으로 최초 위 손○락도 청구인에 대하여는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들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피청구인은 같은 날 위 박○찬에 대하여는 같은 죄명으로 벌금 50만원의 약식 기소를 하고, 위 손○락에 대하여는 아래 2.의 가.항과 같이 청구인 및 위 박○찬을 폭행하였다는 혐의사실을 인정, 벌금 50만원의 약식 기소를 하였다.).
다. 청구인은 위 손○락과 박○찬 사이의 싸움을 말린 사실이 있을 뿐 위 박○찬과 공동하여 위 손○락에게 상해를 입힌 바 없다는 취지로 무고함을 주장하면서 2006. 11.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제기하였다.

2. 판단
가.이 사건 심판 기록 및 불기소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위 손○락은 2005. 10. 24. 20:00경 청구인 및 위 박○찬이 거주하는 하양○○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장 선거에서 회장으로 당선된 직후 여러 주민들과 함께 축하 술자리를 가진 다음 인근 노래방으로 장소를 옮겨서 놀던 중, 같은 달 25. 01:30경 위 선거결과에 불만을 품은 위 박○찬이 노래방 마이크를 빼앗는 등 시비를 걸자, 이에 화가 나 주먹으로 위 박○찬의 얼굴 부분을 1, 2회 때리고, 이를 말리던 청구인의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그의 가슴 부분을 2, 3회 때리는 등 폭행하였다.
(2) 그 후 위 손○락은 같은 날 04:00경 위 ○○아파트 관리사무실 앞길에서 핸드폰으로 위 박○찬을 다시 불러낸 다음, 위 박○찬이 “신○영 사주를 받은 놈, 양아치 같은 놈” 등의 말을 하자 주먹과 발, 무릎으로 위 박○찬의 얼굴과 다리 부분을 수회 때리고 차는 등 폭행하였고, 위 박○찬이 이에 맞서 위 손○락의 멱살을 잡고 대항하여 싸움이 벌어지자, 청구인이 위 두 사람을 말리며 떼어 놓으려 하다가 오히려 세 사람이 서로의 멱살을 잡고 실랑이를 하는 양상이 되었고, 그때 위 손○락과 같이 온 청구외 구○헌, 김○근이 함께 위 싸움을 뜯어말려서 사태가 겨우 일단락되었다.
(3) 그 후 위 손○락은 위 김○근과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청구인은 위 구○헌과 함께 그곳으로부터 좀 떨어진 곳의 벤치로 가서 이야기를 하며 앉아있었는데, 그때 위 박○찬과 위 손○락이 다시 시비를 벌이기 시작하더니 약 5 - 10분 가량 동안 실랑이를 벌이던 끝에 위 박○찬이 위 손○락을 땅바닥에 넘어뜨리고 발로 차는 등 하여 위 손○락이 고소사실 기재와 같은 상해를 입게 되었다.
나. 판단
(1)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의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상해 또는 폭행의 죄를 범한 때"라고 함은 그 수인 간에 소위 공범관계가 존재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고, 또 수인이 동일 장소에서 동일 기회에 상호 다른 자의 범행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범행을 한 경우임을 요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2. 23. 선고 95도1642 판결, 1991. 1. 29. 선고 90도2153 판결,1986. 6. 10. 선고 85도119 판결등 참조).
(2) 그러므로 먼저, 청구인의 공동폭행 여부의 점을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의하여 살피건대, 청구인은 최초 경찰의 조사시부터 검찰의 조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위 박○찬과 손○락 사이의 싸움을 말리려고 하였을 뿐’이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이에 대하여 고소인인 위 손○락은 경찰 및 검찰에서 “김○석이 저를 직접적으로 폭행한 것이 없으므로 제외시켜 달라---, 수사기록 제12면 진술조서)”, “그때 김○석이는 옆에서 저와 박○찬을 떼어내려고 말렸다가 3명이서 서로 멱살을 잡으면서 엉켜---, 수사기록 제120쪽)”라고 진술하여, 고소인인 위 손○락 스스로의 진술도 청구인의 주장에 부합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청구인이 위 손○락과 박○찬 사이의 싸움을 말리고자 두 사람을 떼어놓는 와중에 손○락의 멱살을 잡게 되었다 하여 그것이 과연 폭행의 고의를 가진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조차 의문일 뿐만 아니라, 과연 청구인에게 위 박○찬과 ‘공동폭행’의 죄책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3) 나아가 청구인의 공동상해 여부의 점을 살피건대, 청구인에게 위 박○찬과 ‘공동상해’의 죄책을 묻기 위하여는 ‘사태가 일단락되었던 상황에서 박○찬이 다시 손○락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손○락을 땅바닥에 넘어뜨리고 발로 차는 등’ 할 당시에 청구인에게 상해의 고의 또는 위 박○찬의 행위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거나 위 박○찬과의 사이에 기능적 행위 분담이 있었다고 볼 사정이 있는지를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가) 그러므로 이 사건 기록을 살펴보면, 고소인인 위 손○락은 경찰의 최초 조사시부터 자신이 입은 상해는 청구인이 아닌 박○찬으로 인한 것임을 명백히 하면서 청구인은 수사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수사기록 제12면), “당시 박○찬이 저의 멱살을 잡고 땅바닥에 넘어뜨릴 때 김○석은 박○찬의 옆에 없었으며,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들어보니 김○석은 그때 약간 떨어진 곳에서 구○헌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수사기록 제13면)”, “김○석은 구○헌과 약간 떨어진 곳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박○찬이 재차 저에게 멱살을 잡고 넘어뜨린 후 발로 밟은 것---(수사기록 제14면)”이라고 그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계속되는 경찰 조사시에도 “제가 다리를 다친 원인은 박○찬이 저를 넘어뜨린 후 발로 밟아 그런 것이며, --- 김○석(청구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수사기록 제87면)”라고 진술하였고, 그 후 검찰 조사시에도 “구○헌, 김○근이가 말려 3명이 서로 떨어졌고, 김○근이가 저를 데리고 옆으로 가서 김○근이와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박○찬이가 저에게 와서---(수사기록 제120면)”라고 진술하였으며, 위 구○헌은 박○찬의 형사피고사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3인이 옥신각신하며 밀고당기는 상태에서 너무 말리면 더 싸울 것 같아서 김○석(청구인)과 둘이서 그 자리를 빠져나와 좀 떨어진 벤치로 가서 앉아있었는데, 손○락과 박○찬이 한참 더 싸우는 소리가 나더니 약 5 - 10분 후에 조용해졌고, 그때 싸움이 끝난 것이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형사소송기록 55면, 증인신문조서).
한편, 청구인은 좌측 다리 절단으로 의족을 착용한 4급 장애인으로서 중심을 잡기 어려워 발로 찬다든지 하는 동작은 할 수 없고 겨우 걸어다니는 상태(수사기록 제36면, 127면, 140면)라는 것이다.
(나) 이상의 여러 점들을 종합하여 보면, 가사 청구인이 최초 단계에 위 박○찬의 손○락에 대한 폭행행위에 공동 가공하였던 것이라고 보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태가 일단락된 후 위 박○찬과 손○락이 청구인과는 다소 떨어진 곳에서 다시 실랑이를 벌이다가 약 5 - 10분 후에 위 박○찬이 손○락을 넘어뜨리고 발로 밟아 상해를 입게 한 것에 관하여는 청구인이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청구인에게 위 손○락에 대한 상해의 고의가 있었다거나, 박○찬의 상해행위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거나, 또는 그와의 사이에 기능적 행위분담이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며, 그 밖에 이 사건 수사기록을 살펴보더라도 청구인에게 공동상해의 죄책을 인정할만한 증거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4) 이 사건 수사기록에 나타나는 증거자료들이 위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를 면밀히 검토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청구인에게 공동상해의 죄책이 있다고 인정한 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상해)죄로 의율하여 기소유예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피청구인에게 피의사실의 인정 및 법령의 적용에 있어 불기소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었던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청구인이 청구인에 대하여 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피의사실의 인정 및 법령의 적용에 관한 중대한 잘못에 의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그 정당성이 유지될 수 없는 자의적인 처분이라 할 것이고, 그로써 청구인의 헌법상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청구인으로 하여금 다시 적정한 처분을 할 수 있도록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7. 7. 26.
재판관
재 판 장 재 판 관 이 강 국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공 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조 대 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종 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민 형 기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동 흡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목 영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송 두 환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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