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8헌마425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09년 2월 26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08헌마42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장○언
대리인 법무법인 태일
담당변호사 김성원
피청구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년 형제149316호 허위진단서작성 및 사기방조 피의사건에서 피청구인이 2008. 2. 28.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피청구인은 청구인을 다음과 같이 허위진단서작성 및 사기방조의 혐의로 입건하였다.
청구인은 1995. 5월부터 현재까지 서울 영등포구 ○○동 92-200 소재 ○○병원 재활의학과 의사로 근무중인 자로서,
(1) 의사로서 의료행위를 할 때에는 환자를 정확히 진료하고 사실대로 진단서를 발급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연, 민○진의 소개로 의뢰받은 환자인 정○훈(현역군인 하사)이 국군마산병원에서 2006. 2. 10.과 같은 해 3. 14. 각 롬풀(ROM FULL, 운동범위)이라는 정상적인 신체등급 2급을 부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006. 6. 5. 시간 불상경 위 장소 진료실에서 정○훈의 상태가 보험사에서 요구하는 장해기준에 못 미치는 장해가 실존하고 있음을 알면서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촬영, 근전도 검사" 등을 함이 없이 정확한 진단을 하지 않고 형식적인 이학적 검사만으로 진료한 후, 그곳에 설치된 컴퓨터에 수록된 진단서 파일에 병록번호: 06010****, 발행번호: 20060****, 성명: 정○훈, 주민등록번호: 850218-*******, 성별: 남, 주소: 수원시 팔달구 ○동 292-6, ① 장애명 우, 족관절 내과골절, 우 비골 원위부골절, ② 장애부위 우, 족관절 관절부 전강직, ③ 장애정도 신전 0-5, 굴곡 0-20 내반 0-7, 외반 0-3 종합 0-35, 수술 후 상태 ④ 장애원인 외상, ⑤ 장애등급 6급 3호, ⑥ 검진의사의 소견란에 우측 족관절 운동각도 0-35도 생명보험 약관 족관절 정상각도 120도 35/120 정상각도 50% 이하 제6급 3항 상기와 같이 진단함, 발행일: 2006. 6. 9., 면허번호: 33117호, 의사 성명란에 장○언이라고 기재하고 출력한 뒤 청구인 성명란에 도장을 날인하고 ○○병원장의 직인을 압날하는 방법으로 허위의 후유장해 진단서 3장을 작성, 발행하고,
(2) 위 정○훈에 대하여 청구인이 작성한 후유장해진단서를 보험사에 제출하여 각 보험금을 수령한다는 정을 알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진료하여 후유장해 유·무를 가리지 않는 등 전문의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않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허위의 후유장해진단서를 작성해 주고 이를 가지고 동부화재 등 보험사에 후유장해 보험금지급청구를 하게 하여 위 정○훈의 900만원의 보험금 지급을 용이하게 하는 등 범행을 방조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이를 수사한 다음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동종전력이 없고, 진단서를 발급해 준 군인이 실제로 군 복무중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아 어느 정도의 장해가 있으며, 그러한 군인의 사정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이 인정되므로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허위로 진단서를 작성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와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문진과정에서 정○훈으로부터 □□병원과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와 수술을 받은 사실을 듣고 엑스레이 촬영을 통하여 치료결과를 확인하였고, 정○훈의 발목의 관절운동각도를 직접 측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물리치료사에게도 측정하도록 하여 두 측정 결과가 유사함을 확인한 후 그 결과를 종합하여 장해진단서를 발급하였을 뿐 정○훈 또는 손해사정인으로부터 어떠한 청탁을 받거나 금품을 수수하고 허위로 진단서를 작성, 발급한 것이 아니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이 사건과 같이 보험금과 관련된 장해의 개념은 ‘상해 또는 질병에 대하여 치유된 후 신체에 남아 있는 영구적인 정신 또는 육체의 훼손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때 ‘치유된 후’라는 것은 ‘상해 또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되고 또한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를 말하는 것인바, 청구인이 장해진단서를 발급해 준 정○훈은 약 6, 7개월 전에 골절상으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군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완치되었는데 청구인은 정○훈에게 ‘생명보험 장해 6급’이라는 진단서를 발급해 준 점, 특정 병원에서만 영구적인 장해진단서가 남발되는 것은 의사와 공모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라는 보험설계사 임영진의 진술, 청구인 스스로 실시한 검사가 충실하지 못한 점, 정○훈에 대한 타 병원의 진단결과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에게 허위진단서 작성 및 사기방조의 혐의를 인정하기 충분하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정당하다.
3. 판단
가. 증거관계
이 사건 심판기록과 수사기록에 나타난 증거자료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06. 6. 5. ○○병원에 처음 내원한 정○훈(1985. 2. 18.생, 특전사 1공수여단 소속 하사)을 진료하고, 같은 해 6. 9. 재차 진료한 후 정○훈에게 우측 족관절 운동 제한에 대한 장해진단서를 발급해주었는데 정○훈이 내원 당시 가져온 서류에는 ‘정○훈이 우측 족관절 내과골 골절, 우측 비골 원위부 골절로 2005. 11. 23. □□병원에 입원하여 가료 중인 환자로 부종이 호전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장산의료재단 □□병원 소견서)과 ‘정○훈이 2005. 11. 23. 우측 족관절 골절상으로 2005. 11. 28. 국군수도병원 정형외과에 입원하여 2005. 12. 2. 관혈적 정복술 및 금속판 고정술을 시행하였고, 2005. 12. 22. 국군마산병원 정형외과로 후송되어 2006. 1. 16. 금속나사 제거술을 시행한 자로 추후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한 수술일로부터 약 8주 이상의 정형외과적 가료가 필요하다’는 내용(국군마산병원 진단서)이 기재되어 있었다.
(2) 보험약관에서 채택한 에이엠에이(AMA) 의학기준상 발목관절을 중립위로 하여 0도라고 했을 때 발등쪽으로 최대한 움직일 수 있는 각도를 신전, 반대로 발바닥쪽으로 최대한 움직일 수 있는 각도를 굴곡, 발목을 안쪽으로 최대한 움직일 수 있는 각도를 내반, 바깥쪽으로 최대한 움직일 수 있는 각도를 외반이라고 하는데 이 기준을 정상인 기준으로 신전은 20도, 굴곡 40도, 내반 30도, 외반 20도 총 110도인데 보통 이 기준을 토대로 장해여부를 판정하게 된다.
(3) 청구인이 제출한 2006. 6. 5.자 영상자료 및 외래기록지에 의하면, 정○훈은 2006. 6. 5. ○○병원에서 우측 발목관절에 대하여 엑스레이 촬영을 하였고, 청구인이 측정한 발목 관절의 각도가 신전 0-5, 굴곡 0-20 내반 0-5, 외반 0-0으로, 물리치료사가 측정한 발목 관절의 각도가 신전 0-5, 굴곡 0-20, 내반 0-8, 외반 0-5로 되어 있으며, 위 결과를 종합하여 신전 0-5, 굴곡 0-20, 내반 0-7, 외반 0-3, 종합 0-35로 판정한 것으로 되어 있다.
(4) 한편 정○훈은 2006. 2. 10., 2006. 3. 14. 국군마산병원에서 롬풀(ROM FULL)이라는 정상적인 신체등급을 부여받았고, 2006년도에 실시된 체력검정(1.5km 달리기 7분 30초 완주, 윗몸일으키기 2분에 65개 이상, 팔굽혀펴기 2분에 55개 이상)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다.
(5) 청구인은 경찰 피의자신문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가) 정○훈에 대하여 엑스레이 촬영을 한 후 청구인이 직접 발목각도를 측정하였고, 물리치료실에 보내 그곳에서도 각도를 측정하였으며, 정○훈이 제출한 □□병원 소견서, 마산병원 군의관이 작성한 진단서, 수술기록지를 종합하여 장해진단을 내렸다.
(나) 정○훈이 제출한 자료와 엑스레이 촬영지를 확인했으나 더 정확한 것은 청구인이 측정한 각도가 에이엠에이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이고, 환자들이 아프다고 해도 측정을 하며, 정○훈의 경우는 최대한 정확하게 측정을 하여야 하나 정○훈이 장해진단을 받기 위하여 아프다고 거짓말을 해서 정확한 측정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 정○훈이 진료실에 들어와 청구인이 어떻게 왔느냐고 물어보았더니 건물에서 뛰어내리다 다쳐서 수술을 받았는데 장해진단을 받으려고 왔다고 하면서 진단서와 기록지를 제출하여 그것을 보고 우선 엑스레이 촬영과 각도를 측정하였다.
(라) 정○훈이 마산병원 입원시 군의관 김철용의 경과기록지(2006. 2. 10.자와 2006. 3. 14.자)상 "롬풀(ROM FULL)"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관절이 정상범위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마) 정○훈이 위와 같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발목으로 장해등급을 받게된 것은 ① 군병원에서 2006. 3.까지 검사를 한 후 운동을 게을리해서 다시 발목이 굳게된 것이거나 ② 군기록상의 롬풀이라는 것은 군의관이 강제적으로 꺾어서 수동적으로 측정한 각도일 수 있으며, ③ 의도적으로 환자가 손해사정인들과 장해진단을 받기 위하여 미리 연습을 하고 와서 조금만 만져도 아프다고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바) 정○훈은 장해진단 이후 군에서 측정하는 체력검사에 통과했는데 장해진단을 받은 사람이 이러한 체력검사를 통과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환자가 의도적으로 나온다면 정확한 진단을 못할 수 있는데 정○훈의 경우 정확하게 검사를 하지 않아 진단서가 허위로 작성된 것 같다.
나. 검토
(1) 형법 제233조의 허위진단서작성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진단서의 내용이 실질상 진실에 반하는 기재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허위라는 의사의 주관적 인식이 필요하고, 의사가 주관적으로 진찰을 소홀히 한다든가 착오를 일으켜 오진한 결과로 객관적으로 진실에 반한 진단서를 작성하였다면 허위진단서작성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허위진단서작성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76. 2. 10. 선고 75도1888 판결, 1990. 3. 27. 선고 89도2083 판결 등 참조).
(2)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가) 비록 청구인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경찰에서 수사기관의 추궁에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진술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훈의 신체상태에 비추어 자신의 진단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보일 뿐 허위임을 인식하고 진단서를 작성하였음을 인정한 것으로 판단되지 아니하는 점, (나) 청구인의 정○훈에 대한 진단은 사고 후 다른 병원에서 검사나 치료를 받아오던 환자에 대한 장해진단서 발급을 위한 것으로 기존의 검사를 토대로 진찰한 결과 이루어졌다면 별도의 검사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진단이 잘못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다) 청구인은 측정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물리치료사에게도 관절운동범위를 측정하도록 하여 그 결과를 종합하여 장해진단을 내린 점, (라) 정○훈이 2006년도 체력검정에 합격하고, 이 사건 장해진단서를 이용하여 보험금을 청구한 사실만으로 청구인과 정○훈 또는 제3자와 사이에 이 사건 장해진단서 발급과 관련하여 어떠한 공모관계나 대가관계가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청구인이 형사처벌 또는 행정처분을 감수하면서까지 허위진단서작성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결과적으로 정○훈에 대한 6급의 후유장해진단이 객관적 진실과 달라 잘못되었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후유장해진단서 작성 당시 정○훈의 신체상태가 6급 후유장애에 해당된다는 주관적인 확신을 가지고 장해판단을 한 것이라고 볼 것이지,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장해진단서를 작성한 것이라거나 자신의 진단결과와는 다른 허위내용을 기재한다는 인식을 갖고 이를 작성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3) 그러므로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에게 장해진단을 받은 정○훈을 소환하여 (가) 청구인으로부터 이 사건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받은 경위, (나) 이○연, 민○진으로부터 청구인을 소개받은 내용, (다) 내원 당시 이○연, 민○진과 함께 찾아갔는지 여부, (라) 내원 당시 실제 정○훈의 신체상태, (마) 청구인이 정○훈에게 실시한 검사의 내용, (바) 문진 당시 정○훈이 청구인과 물리치료사에게 객관적인 신체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었는지 아니면 신체상황을 조작하였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이 사건 후유장해진단서의 내용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청구인이 이를 인식하면서 이 사건 후유장해진단서를 작성한 것이라는 점을 좀 더 밝혀본 후 혐의 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함에도 정○훈의 신체상태만을 문제삼아 서둘러 허위진단서작성 및 사기방조의 혐의를 인정하였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위와 같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및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기본권인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9. 2. 26.
재판장 재판관 이강국 이강국
─────
재판관 이공현 이공현
──────
재판관 조대현 조대현
─────
재판관 김희옥 김희옥
──────
재판관 김종대 김종대
──────
재판관 민형기 민형기
──────
재판관 이동흡 이동흡
──────
재판관 목영준 목영준
─────
재판관 송두환 송두환
─────
청 구 인 장○언
대리인 법무법인 태일
담당변호사 김성원
피청구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7년 형제149316호 허위진단서작성 및 사기방조 피의사건에서 피청구인이 2008. 2. 28.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피청구인은 청구인을 다음과 같이 허위진단서작성 및 사기방조의 혐의로 입건하였다.
청구인은 1995. 5월부터 현재까지 서울 영등포구 ○○동 92-200 소재 ○○병원 재활의학과 의사로 근무중인 자로서,
(1) 의사로서 의료행위를 할 때에는 환자를 정확히 진료하고 사실대로 진단서를 발급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연, 민○진의 소개로 의뢰받은 환자인 정○훈(현역군인 하사)이 국군마산병원에서 2006. 2. 10.과 같은 해 3. 14. 각 롬풀(ROM FULL, 운동범위)이라는 정상적인 신체등급 2급을 부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006. 6. 5. 시간 불상경 위 장소 진료실에서 정○훈의 상태가 보험사에서 요구하는 장해기준에 못 미치는 장해가 실존하고 있음을 알면서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촬영, 근전도 검사" 등을 함이 없이 정확한 진단을 하지 않고 형식적인 이학적 검사만으로 진료한 후, 그곳에 설치된 컴퓨터에 수록된 진단서 파일에 병록번호: 06010****, 발행번호: 20060****, 성명: 정○훈, 주민등록번호: 850218-*******, 성별: 남, 주소: 수원시 팔달구 ○동 292-6, ① 장애명 우, 족관절 내과골절, 우 비골 원위부골절, ② 장애부위 우, 족관절 관절부 전강직, ③ 장애정도 신전 0-5, 굴곡 0-20 내반 0-7, 외반 0-3 종합 0-35, 수술 후 상태 ④ 장애원인 외상, ⑤ 장애등급 6급 3호, ⑥ 검진의사의 소견란에 우측 족관절 운동각도 0-35도 생명보험 약관 족관절 정상각도 120도 35/120 정상각도 50% 이하 제6급 3항 상기와 같이 진단함, 발행일: 2006. 6. 9., 면허번호: 33117호, 의사 성명란에 장○언이라고 기재하고 출력한 뒤 청구인 성명란에 도장을 날인하고 ○○병원장의 직인을 압날하는 방법으로 허위의 후유장해 진단서 3장을 작성, 발행하고,
(2) 위 정○훈에 대하여 청구인이 작성한 후유장해진단서를 보험사에 제출하여 각 보험금을 수령한다는 정을 알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진료하여 후유장해 유·무를 가리지 않는 등 전문의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않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허위의 후유장해진단서를 작성해 주고 이를 가지고 동부화재 등 보험사에 후유장해 보험금지급청구를 하게 하여 위 정○훈의 900만원의 보험금 지급을 용이하게 하는 등 범행을 방조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이를 수사한 다음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동종전력이 없고, 진단서를 발급해 준 군인이 실제로 군 복무중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아 어느 정도의 장해가 있으며, 그러한 군인의 사정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이 인정되므로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허위로 진단서를 작성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와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문진과정에서 정○훈으로부터 □□병원과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와 수술을 받은 사실을 듣고 엑스레이 촬영을 통하여 치료결과를 확인하였고, 정○훈의 발목의 관절운동각도를 직접 측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물리치료사에게도 측정하도록 하여 두 측정 결과가 유사함을 확인한 후 그 결과를 종합하여 장해진단서를 발급하였을 뿐 정○훈 또는 손해사정인으로부터 어떠한 청탁을 받거나 금품을 수수하고 허위로 진단서를 작성, 발급한 것이 아니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이 사건과 같이 보험금과 관련된 장해의 개념은 ‘상해 또는 질병에 대하여 치유된 후 신체에 남아 있는 영구적인 정신 또는 육체의 훼손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때 ‘치유된 후’라는 것은 ‘상해 또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되고 또한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를 말하는 것인바, 청구인이 장해진단서를 발급해 준 정○훈은 약 6, 7개월 전에 골절상으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군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완치되었는데 청구인은 정○훈에게 ‘생명보험 장해 6급’이라는 진단서를 발급해 준 점, 특정 병원에서만 영구적인 장해진단서가 남발되는 것은 의사와 공모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라는 보험설계사 임영진의 진술, 청구인 스스로 실시한 검사가 충실하지 못한 점, 정○훈에 대한 타 병원의 진단결과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에게 허위진단서 작성 및 사기방조의 혐의를 인정하기 충분하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정당하다.
3. 판단
가. 증거관계
이 사건 심판기록과 수사기록에 나타난 증거자료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06. 6. 5. ○○병원에 처음 내원한 정○훈(1985. 2. 18.생, 특전사 1공수여단 소속 하사)을 진료하고, 같은 해 6. 9. 재차 진료한 후 정○훈에게 우측 족관절 운동 제한에 대한 장해진단서를 발급해주었는데 정○훈이 내원 당시 가져온 서류에는 ‘정○훈이 우측 족관절 내과골 골절, 우측 비골 원위부 골절로 2005. 11. 23. □□병원에 입원하여 가료 중인 환자로 부종이 호전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장산의료재단 □□병원 소견서)과 ‘정○훈이 2005. 11. 23. 우측 족관절 골절상으로 2005. 11. 28. 국군수도병원 정형외과에 입원하여 2005. 12. 2. 관혈적 정복술 및 금속판 고정술을 시행하였고, 2005. 12. 22. 국군마산병원 정형외과로 후송되어 2006. 1. 16. 금속나사 제거술을 시행한 자로 추후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한 수술일로부터 약 8주 이상의 정형외과적 가료가 필요하다’는 내용(국군마산병원 진단서)이 기재되어 있었다.
(2) 보험약관에서 채택한 에이엠에이(AMA) 의학기준상 발목관절을 중립위로 하여 0도라고 했을 때 발등쪽으로 최대한 움직일 수 있는 각도를 신전, 반대로 발바닥쪽으로 최대한 움직일 수 있는 각도를 굴곡, 발목을 안쪽으로 최대한 움직일 수 있는 각도를 내반, 바깥쪽으로 최대한 움직일 수 있는 각도를 외반이라고 하는데 이 기준을 정상인 기준으로 신전은 20도, 굴곡 40도, 내반 30도, 외반 20도 총 110도인데 보통 이 기준을 토대로 장해여부를 판정하게 된다.
(3) 청구인이 제출한 2006. 6. 5.자 영상자료 및 외래기록지에 의하면, 정○훈은 2006. 6. 5. ○○병원에서 우측 발목관절에 대하여 엑스레이 촬영을 하였고, 청구인이 측정한 발목 관절의 각도가 신전 0-5, 굴곡 0-20 내반 0-5, 외반 0-0으로, 물리치료사가 측정한 발목 관절의 각도가 신전 0-5, 굴곡 0-20, 내반 0-8, 외반 0-5로 되어 있으며, 위 결과를 종합하여 신전 0-5, 굴곡 0-20, 내반 0-7, 외반 0-3, 종합 0-35로 판정한 것으로 되어 있다.
(4) 한편 정○훈은 2006. 2. 10., 2006. 3. 14. 국군마산병원에서 롬풀(ROM FULL)이라는 정상적인 신체등급을 부여받았고, 2006년도에 실시된 체력검정(1.5km 달리기 7분 30초 완주, 윗몸일으키기 2분에 65개 이상, 팔굽혀펴기 2분에 55개 이상)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다.
(5) 청구인은 경찰 피의자신문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가) 정○훈에 대하여 엑스레이 촬영을 한 후 청구인이 직접 발목각도를 측정하였고, 물리치료실에 보내 그곳에서도 각도를 측정하였으며, 정○훈이 제출한 □□병원 소견서, 마산병원 군의관이 작성한 진단서, 수술기록지를 종합하여 장해진단을 내렸다.
(나) 정○훈이 제출한 자료와 엑스레이 촬영지를 확인했으나 더 정확한 것은 청구인이 측정한 각도가 에이엠에이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이고, 환자들이 아프다고 해도 측정을 하며, 정○훈의 경우는 최대한 정확하게 측정을 하여야 하나 정○훈이 장해진단을 받기 위하여 아프다고 거짓말을 해서 정확한 측정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 정○훈이 진료실에 들어와 청구인이 어떻게 왔느냐고 물어보았더니 건물에서 뛰어내리다 다쳐서 수술을 받았는데 장해진단을 받으려고 왔다고 하면서 진단서와 기록지를 제출하여 그것을 보고 우선 엑스레이 촬영과 각도를 측정하였다.
(라) 정○훈이 마산병원 입원시 군의관 김철용의 경과기록지(2006. 2. 10.자와 2006. 3. 14.자)상 "롬풀(ROM FULL)"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관절이 정상범위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마) 정○훈이 위와 같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발목으로 장해등급을 받게된 것은 ① 군병원에서 2006. 3.까지 검사를 한 후 운동을 게을리해서 다시 발목이 굳게된 것이거나 ② 군기록상의 롬풀이라는 것은 군의관이 강제적으로 꺾어서 수동적으로 측정한 각도일 수 있으며, ③ 의도적으로 환자가 손해사정인들과 장해진단을 받기 위하여 미리 연습을 하고 와서 조금만 만져도 아프다고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바) 정○훈은 장해진단 이후 군에서 측정하는 체력검사에 통과했는데 장해진단을 받은 사람이 이러한 체력검사를 통과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환자가 의도적으로 나온다면 정확한 진단을 못할 수 있는데 정○훈의 경우 정확하게 검사를 하지 않아 진단서가 허위로 작성된 것 같다.
나. 검토
(1) 형법 제233조의 허위진단서작성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진단서의 내용이 실질상 진실에 반하는 기재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허위라는 의사의 주관적 인식이 필요하고, 의사가 주관적으로 진찰을 소홀히 한다든가 착오를 일으켜 오진한 결과로 객관적으로 진실에 반한 진단서를 작성하였다면 허위진단서작성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허위진단서작성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76. 2. 10. 선고 75도1888 판결, 1990. 3. 27. 선고 89도2083 판결 등 참조).
(2)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가) 비록 청구인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경찰에서 수사기관의 추궁에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진술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훈의 신체상태에 비추어 자신의 진단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보일 뿐 허위임을 인식하고 진단서를 작성하였음을 인정한 것으로 판단되지 아니하는 점, (나) 청구인의 정○훈에 대한 진단은 사고 후 다른 병원에서 검사나 치료를 받아오던 환자에 대한 장해진단서 발급을 위한 것으로 기존의 검사를 토대로 진찰한 결과 이루어졌다면 별도의 검사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진단이 잘못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다) 청구인은 측정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물리치료사에게도 관절운동범위를 측정하도록 하여 그 결과를 종합하여 장해진단을 내린 점, (라) 정○훈이 2006년도 체력검정에 합격하고, 이 사건 장해진단서를 이용하여 보험금을 청구한 사실만으로 청구인과 정○훈 또는 제3자와 사이에 이 사건 장해진단서 발급과 관련하여 어떠한 공모관계나 대가관계가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청구인이 형사처벌 또는 행정처분을 감수하면서까지 허위진단서작성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결과적으로 정○훈에 대한 6급의 후유장해진단이 객관적 진실과 달라 잘못되었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후유장해진단서 작성 당시 정○훈의 신체상태가 6급 후유장애에 해당된다는 주관적인 확신을 가지고 장해판단을 한 것이라고 볼 것이지,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장해진단서를 작성한 것이라거나 자신의 진단결과와는 다른 허위내용을 기재한다는 인식을 갖고 이를 작성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3) 그러므로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에게 장해진단을 받은 정○훈을 소환하여 (가) 청구인으로부터 이 사건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받은 경위, (나) 이○연, 민○진으로부터 청구인을 소개받은 내용, (다) 내원 당시 이○연, 민○진과 함께 찾아갔는지 여부, (라) 내원 당시 실제 정○훈의 신체상태, (마) 청구인이 정○훈에게 실시한 검사의 내용, (바) 문진 당시 정○훈이 청구인과 물리치료사에게 객관적인 신체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었는지 아니면 신체상황을 조작하였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이 사건 후유장해진단서의 내용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청구인이 이를 인식하면서 이 사건 후유장해진단서를 작성한 것이라는 점을 좀 더 밝혀본 후 혐의 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함에도 정○훈의 신체상태만을 문제삼아 서둘러 허위진단서작성 및 사기방조의 혐의를 인정하였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위와 같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및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기본권인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9. 2. 26.
재판장 재판관 이강국 이강국
─────
재판관 이공현 이공현
──────
재판관 조대현 조대현
─────
재판관 김희옥 김희옥
──────
재판관 김종대 김종대
──────
재판관 민형기 민형기
──────
재판관 이동흡 이동흡
──────
재판관 목영준 목영준
─────
재판관 송두환 송두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