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8헌마310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0년 2월 25일
결정요지
청구인들이 산업단지의 관리기관인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3항에 의한 입주계약을 체결하면서 첨부한 추진계약서는 비록 입주계약서에 첨부되어 있기는 하지만 작성일자와 내용, 계약목적 등이 입주계약서와 상이한 계약서로서, 단지 내용상 서로 관련이 있어 입주계약서에 첨부되어 있기는 하나 특단의 사정에 대한 검토 없이 추진계약서의 내용이 그대로 변경계약이 필요한 입주계약사항이라 보기는 어렵다. 특히 청구인들로 하여금 집단화건물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이전참여업체와 분양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의 내용은 청구인들 일방의 노력만으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성질의 것으로 청구인들이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을 위반하였다면 추진계약서 제13조에 의해 계약 해지의 사유가 되는 등 채무불이행에 따른 민사적 책임만이 문제될 뿐이지, 추진계약서가 입주계약서에 첨부되어 있다고 해서, 이를 “입주계약사항”으로 보고 변경계약 없이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형사적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
가사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을 입주계약의 일부로 보아 이를 “입주계약사항”에 해당한다고 볼지라도, 이는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입주계약사항” 중 변경계약이 필요한 사항, 즉 산업집적활성화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사업내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설사 그렇게 본다 하더라도 청구인들이 위 공단의 지시에 순응하면서 일을 처리해 온 과정을 보면 그들에게 이 사건 법률위반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가사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을 입주계약의 일부로 보아 이를 “입주계약사항”에 해당한다고 볼지라도, 이는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입주계약사항” 중 변경계약이 필요한 사항, 즉 산업집적활성화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사업내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설사 그렇게 본다 하더라도 청구인들이 위 공단의 지시에 순응하면서 일을 처리해 온 과정을 보면 그들에게 이 사건 법률위반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제38조, 제53조 제4호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제38조, 제53조 제4호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1. 주식회사 ○○월드
대표이사 유○식
2. 이○석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박요찬
피청구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07형제64562호 산업집적활성화및공장설립에관한법률위반 피의사건에서 피청구인이 2008. 1. 4.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집적활성화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산업단지의 개발·관리와 산업활동지원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서울디지털산업단지(구 구로공단)의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공단인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입주한 의류제조업체들이 공장 내 판매장을 설치하고 그 공장에서 생산된 의류를 직접 할인판매하는 것을 넘어 다른 업체의 물건까지 판매하는 탈법적인 판매장 운영행위를 하자 이에 대한 형사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는 한편, 단지 내 약 27개 판매장 운영업체 중 약 21개사가 관계법령을 위반하여 자사제품 외에 타사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이를 양성화하기 위하여 디지털산업단지 내에 일정범위의 구역을 용도변경하여 다른 업체의 물건 판매를 허용하고 탈법적으로 운영되는 종전 판매장들을 이 구역으로 집단적으로 이전시키는 판매장이전집단화사업을 추진하였다.
나. 이에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청구인들을 판매장이전집단화사업의 부지제공업체로 선정하고 2004. 7. 20.경 ‘판매장 집단화 사업추진계약서’(이하 ‘추진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해 추진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04. 11. 9. 산업자원부장관은 청구인들의 부지(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대하여 판매장이전집단화사업 추진을 위해 용도변경을 해주었다. 2005.1.10.경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청구인들과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3항에 의한 입주계약을 체결하면서 입주계약서 및 이에 첨부된 위 추진계약서에 따라 청구인들이 용도변경한 부지 내에 신축하는 건물(이하 ‘집단화건물’이라 한다)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판매장이전집단화사업에 동의하는 이전참여업체와 집단화건물 분양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다(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 그러나 청구인들은 착공 후 3개월이 되는 2005. 8. 16.까지(사업진행일정 변경에 따라 2005. 11. 16.로 연기됨, 수사기록 218-220면) 이전참여업체와의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위 집단화건물 공사를 계속 진행하였고, 2007. 4. 6.경 건물사용승인을 받았지만 그때까지 이전참여업체 9개 업체 중 1개 업체만 입점하였다.
다. 이에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청구인들이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에 의한 입주계약의 변경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다며 2007. 7. 2. 산업집적활성화법위반혐의로 고발하였고 피청구인은 2008. 1. 4. 위 고발내용에 대하여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청구인들이 이전참여업체와 분양계약을 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라. 청구인들은 자신들은 혐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자신들의 범죄혐의를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며 2008. 4. 3. 위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관련 법령조항 및 계약서조항
가. 관련 법령조항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제38조(입주계약 등) ① 산업단지안에서 제조업을 영위하거나 영위하고자 하는 자는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관리기관과 그 입주에 관한 계약(이하 “입주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입주기업체 및 지원기관이 입주계약사항 중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새로이 변경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은 산업단지안에서 제조업외의 사업을 영위하거나 영위하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 이를 준용한다.
제53조(벌칙)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제38조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변경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고 제조업 또는 그 외의 사업을 영위하는 자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35조(입주계약사항의 변경) ① 법 제38조 제2항에서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사항”이라 함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말한다.
1.회사명 또는 대표자성명(대표자성명의 경우에는 법인이 요청하는 때에 한한다)
2.업종(공장의 경우에는 영 제18조의2 제4항의 규정에 의한 업종을 말한다) 또는 사업내용
3.부지면적. 다만, 공장부지의 경우에는 다음 각 목의 요건을 갖춘 부지면적의 변경을 제외한다.
가.변경하고자 하는 자가 설립중인 공장일 것
나.변경면적이 당초 입주계약체결시의 공장부지면적의 100분의 20의 범위이내일 것
다.변경후의 기준공장면적률이 법 제8조 제2호에 따른 기준공장면적률에 적합할 것
4. 건축면적. 다만, 공장의 경우에는 영 제18조의2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공장건축면적의 변경에 한하되, 제3호 각 목의 요건을 갖춘 공장건축면적의 변경을 제외한다.
나. 관련 계약서조항
2004. 7. 20.자 판매장 집단화 사업추진계약서 제3조(집단화 대상부지 제공 및 분양계약) ② “을”(청구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위 제1항의 토지(집단화사업 부지제공토지)에는 판매장 집단화를 위한 건물을 신축하여 판매장이전집단화사업에 동의하고 참여하는자(이전참여업체)에게 분양하고, 분양방식은 이전참여업체가 원하는 분양방식(분양, 임차, 수수료 매장 등)에 따르기로 한다.
③ “을”은 참여업체와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위 제2항의 분양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제4조(이전집단화 사업계획 수립 및 착공) ① “을”은 본 계약 체결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본건 판매장 이전집단화 사업계획(기존건물의 철거, 신축, 건축물 소유권의 귀속, 사업비 부담 등 사업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주요내용 포함)을 수립하고, 이 사업계획에 따라 본건 사업을 추진하도록 한다.
② 위 사업계획의 내용은 관련법 및 건축법 등 기타 관계 법령에 적합하여야 하고, “갑”(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사전승인을 얻어야 하며, 사업계획이 변경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3. 판 단
가. 사건의 쟁점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에 의하면 산업단지의 관리기관(이 사건의 경우 한국산업단지공단)과 동 조 제3항에 의한 입주계약을 체결한 업체가 입주계약사항 중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입주계약의 변경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피청구인은 청구인들로 하여금 집단화건물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이전참여업체와 분양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의 내용이 입주계약사항 중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변경계약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산업집적활성화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제2호의 “업종 또는 사업내용”의 “사업내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청구인들이 3개월 이내에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에 대한 변경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이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 위반이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의 내용이 변경계약을 필요로 하는 “입주계약사항”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나. 검토
(1) 이 사건 추진계약서는 비록 입주계약서에 첨부되어 있기는 하나 작성일자와 내용, 계약목적 등이 입주계약서와 상이한 계약서로서, 단지 내용상 서로 관련이 있어 입주계약서에 첨부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단의 사정에 대한 검토 없이 추진계약서의 내용이 그대로 변경계약이 필요한 입주계약사항이라 보기는 어렵다. 특히 청구인들로 하여금 집단화건물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이전참여업체와 분양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의 내용은 청구인들 일방의 노력만으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성질의 것으로 청구인들이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을 위반하였다면 추진계약서 제13조에 의해 계약 해지의 사유가 되는 등, 동계약 채무불이행에 따른 민사적 책임만이 문제될 뿐이지, 추진계약서가 입주계약서에 첨부되어 있다 해서, 이를 “입주계약사항”으로 보고 변경계약 없이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형사적 책임을 지우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2) 가사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을 입주계약의 일부로 보아 이를 “입주계약사항”에 해당한다고 볼지라도, 이는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입주계약사항” 중 변경계약이 필요한 사항, 즉 산업집적활성화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사업내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설사 그렇게 본다 하더라도 청구인들이 위 공단의 지시에 순응하면서 일을 처리해 온 과정을 보면 그들에게 이 사건 법률위반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가) 산업집적활성화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제2호에 규정된 “사업내용”은 대단히 불확정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이를 형벌법규의 구성요건으로 해석함에 있어서는 더욱 엄격하게 해석해야 되는바, “사업내용”을 피청구인이 판단한 것과 같이 청구인들로 하여금 집단화건물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이전참여업체와 분양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의 내용을 포함하는 것으로 넓게 해석한다면 입주계약서 뿐만 아니라 추진계약서 상의 모든 내용들도 이에 해당하여 변경계약이 필요한 “사업내용”에 해당하지 않는 내용을 상정하기 어렵다 할 것으로, 산업집적활성화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제2호에서 변경계약을 필요로 하는 사항을 “회사명 또는 대표자성명”, “업종 또는 사업내용”, “부지면적”, “건축면적”으로 한정적으로 규정한 취지 자체를 몰각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산업집적활성화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제2호에 규정된 “사업내용”이란 “회사명 또는 대표자성명”, “업종”, “부지면적”, “건축면적”에 상응할 정도로 명확하고 구체적인 것으로 “업종”과 관련된 내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그와 달리 판단하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할 터인데 피청구인이 이러한 특별사정이 있는지에 대한 검토 없이 청구인들의 위 추진계약 불이행을 바로 “사업내용”의 변경으로 본 데에는 수사를 소홀히 한 흠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또한, 가사 이전참여업체와 집단화건물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분양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이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 및 동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입주계약의 변경계약을 필요로 하는 “사업내용”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아래 인정되는 사실에 비추어 청구인들에게 이러한 인식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할 것으로 청구인들에게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 위반의 인식이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1) 청구인들은 2005. 8. 5. ‘판매장 이전집단화 사업추진에 따른 진행사항 및 협조요청’이라는 문서를 통해 집단화건물에 대한 설계변경을 이유로 공단에 사업계획 진행일정의 변경을 요청하였고 이에 대해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이를 입주계약서 상의 입주계약의 변경이 아닌 추진계약서에 따른 사업계획의 변경으로 보아 이를 승인하고 이전참여업체와의 분양계약체결기한을 2005. 11. 16.로 연장해주었을 뿐, 청구인들에게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에 따른 입주계약의 변경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또한 청구인들이 2005. 11. 16.까지 이전참여업체와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후에도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이 사건 고발이 이루어진 2007. 7. 2.까지 청구인들에게 입주계약의 변경을 요구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지속적으로 청구인들과 이전참여업체와의 분양계약을 위한 협의를 독려해왔을 뿐이다.
2) 나아가, 청구인들은 이전참여업체와 분양계약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면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제시한 2007. 2. 2.자 협의권고안과 2007. 3. 12.자 최종중재안을 모두 수용했고, 최종중재안의 이행을 확약하는 각서와 위 각서의 이행담보금으로 액면금 3,149,290,672원의 약속어음을 제출하는 등, 이전참여업체와의 분양계약을 위해 성실히 협상에 임해 왔다.
3) 그렇다면 한국산업단지공단을 믿고 위와 같이 판매장이전집단화사업을 성실히 진행해 온 청구인들에게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 위반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소결
따라서 피청구인이 지금까지 수사된 사항만에 의하여 청구인들에 대하여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 위반 혐의를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들의 기본권인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 1. 주식회사 ○○월드
대표이사 유○식
2. 이○석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박요찬
피청구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07형제64562호 산업집적활성화및공장설립에관한법률위반 피의사건에서 피청구인이 2008. 1. 4.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집적활성화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산업단지의 개발·관리와 산업활동지원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서울디지털산업단지(구 구로공단)의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공단인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입주한 의류제조업체들이 공장 내 판매장을 설치하고 그 공장에서 생산된 의류를 직접 할인판매하는 것을 넘어 다른 업체의 물건까지 판매하는 탈법적인 판매장 운영행위를 하자 이에 대한 형사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는 한편, 단지 내 약 27개 판매장 운영업체 중 약 21개사가 관계법령을 위반하여 자사제품 외에 타사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이를 양성화하기 위하여 디지털산업단지 내에 일정범위의 구역을 용도변경하여 다른 업체의 물건 판매를 허용하고 탈법적으로 운영되는 종전 판매장들을 이 구역으로 집단적으로 이전시키는 판매장이전집단화사업을 추진하였다.
나. 이에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청구인들을 판매장이전집단화사업의 부지제공업체로 선정하고 2004. 7. 20.경 ‘판매장 집단화 사업추진계약서’(이하 ‘추진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해 추진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04. 11. 9. 산업자원부장관은 청구인들의 부지(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대하여 판매장이전집단화사업 추진을 위해 용도변경을 해주었다. 2005.1.10.경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청구인들과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3항에 의한 입주계약을 체결하면서 입주계약서 및 이에 첨부된 위 추진계약서에 따라 청구인들이 용도변경한 부지 내에 신축하는 건물(이하 ‘집단화건물’이라 한다)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판매장이전집단화사업에 동의하는 이전참여업체와 집단화건물 분양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다(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 그러나 청구인들은 착공 후 3개월이 되는 2005. 8. 16.까지(사업진행일정 변경에 따라 2005. 11. 16.로 연기됨, 수사기록 218-220면) 이전참여업체와의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위 집단화건물 공사를 계속 진행하였고, 2007. 4. 6.경 건물사용승인을 받았지만 그때까지 이전참여업체 9개 업체 중 1개 업체만 입점하였다.
다. 이에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청구인들이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에 의한 입주계약의 변경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다며 2007. 7. 2. 산업집적활성화법위반혐의로 고발하였고 피청구인은 2008. 1. 4. 위 고발내용에 대하여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청구인들이 이전참여업체와 분양계약을 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라. 청구인들은 자신들은 혐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자신들의 범죄혐의를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며 2008. 4. 3. 위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관련 법령조항 및 계약서조항
가. 관련 법령조항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제38조(입주계약 등) ① 산업단지안에서 제조업을 영위하거나 영위하고자 하는 자는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관리기관과 그 입주에 관한 계약(이하 “입주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입주기업체 및 지원기관이 입주계약사항 중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새로이 변경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은 산업단지안에서 제조업외의 사업을 영위하거나 영위하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 이를 준용한다.
제53조(벌칙)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제38조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변경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고 제조업 또는 그 외의 사업을 영위하는 자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35조(입주계약사항의 변경) ① 법 제38조 제2항에서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사항”이라 함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말한다.
1.회사명 또는 대표자성명(대표자성명의 경우에는 법인이 요청하는 때에 한한다)
2.업종(공장의 경우에는 영 제18조의2 제4항의 규정에 의한 업종을 말한다) 또는 사업내용
3.부지면적. 다만, 공장부지의 경우에는 다음 각 목의 요건을 갖춘 부지면적의 변경을 제외한다.
가.변경하고자 하는 자가 설립중인 공장일 것
나.변경면적이 당초 입주계약체결시의 공장부지면적의 100분의 20의 범위이내일 것
다.변경후의 기준공장면적률이 법 제8조 제2호에 따른 기준공장면적률에 적합할 것
4. 건축면적. 다만, 공장의 경우에는 영 제18조의2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공장건축면적의 변경에 한하되, 제3호 각 목의 요건을 갖춘 공장건축면적의 변경을 제외한다.
나. 관련 계약서조항
2004. 7. 20.자 판매장 집단화 사업추진계약서 제3조(집단화 대상부지 제공 및 분양계약) ② “을”(청구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위 제1항의 토지(집단화사업 부지제공토지)에는 판매장 집단화를 위한 건물을 신축하여 판매장이전집단화사업에 동의하고 참여하는자(이전참여업체)에게 분양하고, 분양방식은 이전참여업체가 원하는 분양방식(분양, 임차, 수수료 매장 등)에 따르기로 한다.
③ “을”은 참여업체와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위 제2항의 분양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제4조(이전집단화 사업계획 수립 및 착공) ① “을”은 본 계약 체결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본건 판매장 이전집단화 사업계획(기존건물의 철거, 신축, 건축물 소유권의 귀속, 사업비 부담 등 사업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주요내용 포함)을 수립하고, 이 사업계획에 따라 본건 사업을 추진하도록 한다.
② 위 사업계획의 내용은 관련법 및 건축법 등 기타 관계 법령에 적합하여야 하고, “갑”(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사전승인을 얻어야 하며, 사업계획이 변경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3. 판 단
가. 사건의 쟁점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에 의하면 산업단지의 관리기관(이 사건의 경우 한국산업단지공단)과 동 조 제3항에 의한 입주계약을 체결한 업체가 입주계약사항 중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입주계약의 변경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피청구인은 청구인들로 하여금 집단화건물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이전참여업체와 분양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의 내용이 입주계약사항 중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변경계약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산업집적활성화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제2호의 “업종 또는 사업내용”의 “사업내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청구인들이 3개월 이내에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에 대한 변경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이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 위반이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의 내용이 변경계약을 필요로 하는 “입주계약사항”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나. 검토
(1) 이 사건 추진계약서는 비록 입주계약서에 첨부되어 있기는 하나 작성일자와 내용, 계약목적 등이 입주계약서와 상이한 계약서로서, 단지 내용상 서로 관련이 있어 입주계약서에 첨부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단의 사정에 대한 검토 없이 추진계약서의 내용이 그대로 변경계약이 필요한 입주계약사항이라 보기는 어렵다. 특히 청구인들로 하여금 집단화건물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이전참여업체와 분양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의 내용은 청구인들 일방의 노력만으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성질의 것으로 청구인들이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을 위반하였다면 추진계약서 제13조에 의해 계약 해지의 사유가 되는 등, 동계약 채무불이행에 따른 민사적 책임만이 문제될 뿐이지, 추진계약서가 입주계약서에 첨부되어 있다 해서, 이를 “입주계약사항”으로 보고 변경계약 없이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형사적 책임을 지우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2) 가사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을 입주계약의 일부로 보아 이를 “입주계약사항”에 해당한다고 볼지라도, 이는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입주계약사항” 중 변경계약이 필요한 사항, 즉 산업집적활성화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사업내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설사 그렇게 본다 하더라도 청구인들이 위 공단의 지시에 순응하면서 일을 처리해 온 과정을 보면 그들에게 이 사건 법률위반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가) 산업집적활성화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제2호에 규정된 “사업내용”은 대단히 불확정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이를 형벌법규의 구성요건으로 해석함에 있어서는 더욱 엄격하게 해석해야 되는바, “사업내용”을 피청구인이 판단한 것과 같이 청구인들로 하여금 집단화건물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이전참여업체와 분양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의 내용을 포함하는 것으로 넓게 해석한다면 입주계약서 뿐만 아니라 추진계약서 상의 모든 내용들도 이에 해당하여 변경계약이 필요한 “사업내용”에 해당하지 않는 내용을 상정하기 어렵다 할 것으로, 산업집적활성화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제2호에서 변경계약을 필요로 하는 사항을 “회사명 또는 대표자성명”, “업종 또는 사업내용”, “부지면적”, “건축면적”으로 한정적으로 규정한 취지 자체를 몰각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산업집적활성화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 제2호에 규정된 “사업내용”이란 “회사명 또는 대표자성명”, “업종”, “부지면적”, “건축면적”에 상응할 정도로 명확하고 구체적인 것으로 “업종”과 관련된 내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그와 달리 판단하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할 터인데 피청구인이 이러한 특별사정이 있는지에 대한 검토 없이 청구인들의 위 추진계약 불이행을 바로 “사업내용”의 변경으로 본 데에는 수사를 소홀히 한 흠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또한, 가사 이전참여업체와 집단화건물 착공 후 3개월 이내에 분양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추진계약서 제3조 제3항이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 및 동법 시행규칙 제35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입주계약의 변경계약을 필요로 하는 “사업내용”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아래 인정되는 사실에 비추어 청구인들에게 이러한 인식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할 것으로 청구인들에게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 위반의 인식이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1) 청구인들은 2005. 8. 5. ‘판매장 이전집단화 사업추진에 따른 진행사항 및 협조요청’이라는 문서를 통해 집단화건물에 대한 설계변경을 이유로 공단에 사업계획 진행일정의 변경을 요청하였고 이에 대해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이를 입주계약서 상의 입주계약의 변경이 아닌 추진계약서에 따른 사업계획의 변경으로 보아 이를 승인하고 이전참여업체와의 분양계약체결기한을 2005. 11. 16.로 연장해주었을 뿐, 청구인들에게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에 따른 입주계약의 변경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또한 청구인들이 2005. 11. 16.까지 이전참여업체와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후에도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이 사건 고발이 이루어진 2007. 7. 2.까지 청구인들에게 입주계약의 변경을 요구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지속적으로 청구인들과 이전참여업체와의 분양계약을 위한 협의를 독려해왔을 뿐이다.
2) 나아가, 청구인들은 이전참여업체와 분양계약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면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제시한 2007. 2. 2.자 협의권고안과 2007. 3. 12.자 최종중재안을 모두 수용했고, 최종중재안의 이행을 확약하는 각서와 위 각서의 이행담보금으로 액면금 3,149,290,672원의 약속어음을 제출하는 등, 이전참여업체와의 분양계약을 위해 성실히 협상에 임해 왔다.
3) 그렇다면 한국산업단지공단을 믿고 위와 같이 판매장이전집단화사업을 성실히 진행해 온 청구인들에게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 위반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소결
따라서 피청구인이 지금까지 수사된 사항만에 의하여 청구인들에 대하여 산업집적활성화법 제38조 제2항 위반 혐의를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들의 기본권인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