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2헌바61

구 민사소송법 제445조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03년 1월 30일

결정요지

1.지급명령은 채무자의 심문과 증거조사 없이 발령되고 채무자의 이의만 없으면 곧바로 확정되는 등 그 생성 및 확정과정이 판결의 그것과는 판연히 다른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채무자가 이의할 기회를 놓치면 실체에 반하는 채무명의가 성립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이의사유의 발생시기를 구별함이 없이 채무자로 하여금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게 하여 채무자를 보호하는 것이 공평의 요청에 부합한다. 그렇다면 구 민소법 제445조가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하여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부여하지 아니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고 따라서 확정된 지급명령을 받은 사람과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이 아니어서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
2.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얼마로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소멸시효기간의 연장을 인정할 것인지 하는 문제는 채권의 성질과 사정변경사유의 내용 등을 고려하여 입법의 재량으로 결정할 문제인데 지급명령은 그 생성과 확정의 과정이 판결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라는 점은 이미 위에서 본 바이고 당사자 쌍방의 참여가 반드시 보장되고 증거조사 내지 자료조사 또한 상당한 정도로 보장되는 파산절차, 재판상 화해절차, 조정절차와도 또한 크게 다르기 때문에 민법
제165조 제2항이 지급명령의 확정을 판결의 확정 등과 차별하여 단기소멸시효기간 연장사유의 하나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23조
구 민사소송법(1990. 1. 13. 법률 제42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5조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개정된 것) 제474조
구 민사소송법(1990. 1. 13. 법률 제4201호로 개정되고, 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445조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165조 제2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주식회사 ○○기업
대표이사 김○립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동화 외 1인
당해사건 1.대법원 2002마977 소송상구조
(2002헌바61)
2.대법원 2002그19 강제집행정지
(2002헌바68)
【주 문】
구 민사소송법(1990. 1. 13. 법률 제4201호로 개정되고, 2002. 1. 26. 법률 제
6626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445조와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165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외 이○희가 청구인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청구이의의 소(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00가단9293호)에서, 채무명의의 내용인 청구인회사의 채권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한 것으로서 비록 그 지급을 명하는 지급명령이 확정된 경우에도 판결에 의하여 채권이 확정된 경우와는 달리 그 소멸시효에 관하여 여전히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는 이유로, 법원이 지급명령에 의한 강제집행을 불허하는 판결을 2001. 5. 18. 선고하였다.
(2) 청구인회사는 항소(부산지방법원 2001나9530호)를 제기하면서 소송상구조신청(부산지방법원 2001카기5048호)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재항고(대법원 2002마977호, 당해사건 제1)를 제기한 후, 확정된 지급명령에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부여하고 있지 아니한 구 민사소송법 제445조(1990. 1. 13. 법률 제4201호로 개정되고, 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와 민법 제165조 제2항(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위 법률에 대한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을 신청(대법원 2002카기42)하였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2002헌바61).
(3) 한편 청구인은 항소심에서 항소심 판결 선고시까지 원심판결의 집행정지를 구하는 강제집행정지신청을 하였으나(부산지방법원 2001카기5730) 기각되었고, 이에 대하여 특별항고를 한 뒤(대법원 2002그19, 당해사건 제2), 역시 같은 법률에 대한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을 신청(대법원 2002카기35)하였으나 기각되자, 별도의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2002헌바68).
나. 심판의 대상
심판대상 법률은 구 민사소송법(1990. 1. 13. 법률 제4201호로 개정되고, 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민소법"이라고 한다) 제445조와 민법 제165조 제2항(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이고 그 규정들 및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구 민사소송법 제445조(지급명령의 확정) 지급명령에 대하여 이의신청이 없거나 이의신청을 취하하거나 각하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지급명령이 확
정된다.
○ 민법 제165조(판결등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①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한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는 10년으로 한다.
②파산절차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 및 재판상의 화해, 조정 기타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도 전항과 같다.
③생략
○ 구 민사소송법(1990. 1. 13. 법률 제42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구 민소법"이라고 한다) 제445조(지급명령의 확정) 가집행 선고있는 지급명령에 대하여 이의신청이 없거나 이의신청을 취하하거나 각하결정이 확정한 때에는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
○ 신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개정된 것) 제474조(지급명령의 효력)지급명령에 대하여 이의신청이 없거나, 이의신청을 취하하거나, 각하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다.
○ 부칙 제3조(법 적용의 시간적 범위)이 법은 이 법 시행 이전에 생긴 사항에도 적용한다. 다만, 종전의 규정에 따라 생긴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법원의 제청신청 기각이유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지급명령에 대하여 이의가 있으면 지급명령절차가 재판절차로 이행되고 이의가 없으면 지급명령절차가 종결되는 것이므로 지급명령은 성질상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어야 할 것이고 따라서 지급명령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도 확정판결에 의한 그것과 같이 10년이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구구 민소법 제445조가 1990. 1. 13. 법률 제4201호로 개정되면서 개정전에 존재하였던 ‘확정된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다’는 내용이 삭제됨으로써 지급명령은 민법 제165조 제2항 소정의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에 더 이상 해당되지 않게 되었다. 개정전의 경우라면 지급명령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은,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과 같이 그 채권의 원래의 소멸시효기간이 비록 단기의 것인 경우에도 민법 제165조 제1항이 적용되는 결과로, 판결이 확정된 때로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할 터이었는데 위와 같은 개정의 결과로 말미암아 이제는 10년이 아닌 원래의 단기(이 사건의 경우 3
년) 소멸시효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이것은 ‘판결 및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에 비하여 ‘지급명령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을 구 민소법 제445조와 민법 제165조 제2항이 불합리하게 차별함으로써 청구인회사의 평등권 및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 법원행정처장의 의견요지
확정된 지급명령에 판결과 같은 효력을 부여하여 지급명령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10년으로 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자의 재량으로 정할 사항이고, 반드시 지급명령으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10년으로 하여야 할 논리필연적인 근거가 없다.
또한 지급명령에는 기판력이 배제되는 점(민사집행법 제58조 제3항)을 감안하면, 지급명령에 기한 집행권원을 가진 자와 판결 등의 집행권원을 가진 자를 다르게 대우한다고 하여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들은 청구인 회사의 재산권이나 평등권을 침해한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3. 구 민소법 제445조에 대한 판단
가. 지급명령절차의 성질
채권자가 강제집행에 의하여 만족을 얻기 위하여서는 채무명의가 필요하고 채무명의를 얻는 원칙적인 방법은 이행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채무자가 채권의 존부에 대하여 다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통상의 소송절차에 의하지 않고서도 간이ㆍ신속하게 더욱 적은 비용으로 채권자가 채무명의를 얻을 수 있게 하여 채권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하여 만들어진 특별한 절차의 하나가 바로 독촉절차라고도 불리는 지급명령절차이다. 독촉절차에서는 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구 민소법 제432조) 채무자의 심문 없이(구 민소법 제436조) 금전 기타 대체물이나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구 민소법 제432조)에 대한 지급명령을 하게 되고 채무자의 이의가 없거나 이의가 각하되면 지급명령은 확정된다(구 민소법 제445조).
이러한 지급명령의 성질에 비추어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이 집행력을 부여하는 것(구 민소법 제519조 제3호, 민사집행법 제56조 제3호)은 논리적으로 당연하고 이와 같이 집행력을 갖는다는 점에서는 확정된 지급명령이 가집행선고있는 판결 또는 확정된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것이지만
확정판결이 갖는 그밖의 효력, 예컨대 기판력이나 소멸시효기간 연장의 효력 같은 것까지를 지급명령에 대하여 동일하게 인정할 것인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왜냐하면 지급명령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채무자의 심문과 증거조사 없이 발령되고 채무자의 이의만 없으면 곧바로 확정되는 등 그 생성 및 확정과정이 판결의 그것과는 판연히 다른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양자 사이의 이러한 차이점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의미를 부여하여 이를 입법에 반영할 것인가의 문제는 입법의 재량과 선택으로 결정될 문제이고 따라서 그 재량과 선택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채무자나 채권자의 재산권,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 한 이로부터 무슨 위헌의 문제는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얼마로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소멸시효기간의 연장을 인정할 것인지 하는 문제도 채권의 성질과 사정변경사유의 내용 등을 고려하여 입법의 재량으로 결정할 문제인 것은 위에서 본 지급명령효과의 문제와 전적으로 동일하다.
나. 위헌 여부
이 사건에서 보면 청구인회사의 채권은, 구구 민소법 제445조를 적용할 경우 그 소멸시효기간은 지급명령이 확정한 때로부터 10년이 되지만 구 민소법 제445조에 의하면 그 시효기간이 원래대로 3년이 된다. 결국 구구 민소법 제445조가 구 민소법 제445조와 같이 개정됨으로 말미암아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의 문제에 있어서 청구인과 같이 지급명령을 받은 사람은 판결을 받은 사람에 비하여 불리한 영향을 받게 된 셈이다. 이러한 불이익은 구 민소법 제445조가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하여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한 데서 유래한다. 그러나 앞에서 이미 본 바와 같이 지급명령은 그 생성과 확정의 과정이 판결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이화되어 있기 때문에, 바꾸어 말하면 변론과 증거조사 없이 발령되고 이의가 없으면 단기간내에 확정되므로, 채무자가 이의할 기회를 놓치면 실체에 반하는 채무명의가 성립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이의사유의 발생시기를 구별함이 없이 채무자로 하여금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게 하여 채무자를 보호하는 것이 공평의 요청에 부합한다. 구 민소법이 제519조에서 확정된 지급명령의 집행력을 인정하면서도 제521조 제2항에서 채무자에게 보다 넓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확정된 지급명령의 기판력을 배제하는 내용으로 이를 개정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구 민소법이 확정된 지급명령의 기판력을 배제한 것은 합리적인 이
유가 있는 것이고 나아가, 확정된 지급명령이 기판력을 갖지 않는다면 이를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는 구구 민소법 제445조의 해당부분은 더 이상 이를 존치할 수 없음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구 민소법 제445조가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하여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부여하지 아니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고 따라서 확정된 지급명령을 받은 사람과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이 아니어서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
또한 확정된 지급명령의 내용을 이루는 채권이 재산권에 해당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급명령은 권리실행의 한 절차일 뿐이므로 지급명령 자체가 채권과 별도로 무슨 독자적인 교환가치나 사용가치가 있는 재산권의 성질을 갖는 것은 아니어서, 지급명령에 대하여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하여 이것이 재산권에 대한 무슨 침해가 될 수는 없다.
4. 민법 제165조 제1항에 대한 판단
민법 제165조 제1항은 판결확정에 의하여 채권의 단기소멸시효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됨을 규정하면서 그 제2항에서 판결의 확정 이외에 파산절차의 확정, 재판상의 화해, 조정 기타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 것의 확정을 단기소멸시효연장의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연장사유의 하나로 지급명령의 확정을 포함시키지 아니한 것은 청구인과 같이 확정된 지급명령을 가진 사람을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청구인이 하고 있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얼마로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소멸시효기간의 연장을 인정할 것인지 하는 문제는 채권의 성질과 사정변경사유의 내용 등을 고려하여 입법의 재량으로 결정할 문제인데 지급명령은 그 생성과 확정의 과정이 판결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라는 점은 이미 위에서 본 바이고 당사자 쌍방의 참여가 반드시 보장되고 증거조사 내지 자료조사 또한 상당한 정도로 보장되는 파산절차, 재판상 화해절차, 조정절차와도 또한 크게 다르기 때문에 지급명령의 확정을 판결의 확정 등과 차별하여 단기소멸시효기간 연장사유의 하나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원래 법이 정하고 있는 것보다 단축하는 것은 재산권의 존속기간을 일부 단축하는 것과 유사하여 이를 재산권의 침해문제로 접근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지만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원래 법이 정하
고 있는 것보다 더 연장하는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를 기존의 재산권에 대한 침해라고 볼 수는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법률은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을 침해하거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어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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