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4헌바4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 제4항 제1호 위헌소원

결정일: 2005년 6월 30일

결정요지

1.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에게는 공무원에 버금가는 정도의 청렴성과 업무의 불가매수성이 요구되고, 이들이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수수 등의 수재행위를 하였을 경우에는 별도의 배임행위가 있는지를 불문하고 형사제재를 가함으로써 금융업무와 관련된 각종 비리와 부정의 소지를 없애고, 금융기능의 투명성ㆍ공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므로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의 직무와 관련한 수재행위에 대하여 일반 사인과는 달리 공무원의 수뢰죄와 동일하게 처벌한다고 하더라도 거기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살인죄와 비교하여 법정형의 하한이 2배 높고, 수수액만을 기준으로 법정형이 달라지는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살인죄와 이 사건 법률조항위반죄는 보호법익이 서로 다르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는 살인죄와는 달리 사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 일반적으로 수수액이 증가하면 범죄에 대한 비난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 금융기관 임ㆍ직원의 부정부패로 인한 대형 금융사고의 발생방지라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배경, 그리고 금융기관의 임ㆍ직원과 마찬가지로 직무의 공정성과 염결성을 요구받는 공무원의 경우에도 수뢰액이 5,000만 원 이상인 경우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형벌체계상 현저히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넘는 과잉형벌이라고 할 수 없다.
재판관 전효숙의 반대의견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의 청렴성과 불가매수성이라는 중요한 법익을 보호하고 5,000만 원 이상의 수재행위와 같이 비난가능성이 높은 범죄에 대한 엄한 형벌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행위불법의 크기와 행위자책임의 정도를 훨씬 초과하는 과중하고 가혹한 형벌을 규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헌의 의심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이로 인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법원의 양형이 왜곡됨으로써 법의 권위를 떨어뜨릴 위험을 초래하고 있는 반면에 일반예방적인 효과의 유효성 여부는 검증되지 않고 있다. 나아가 금품수수액을 기준으로 하는 불법평가는 경제사정에 따라 매우 유동적이므로 범죄자들 사이에 수수액에 관한 법률의 개정으로 심한 실질적인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고, 이를 시정할 적절한 방법을 찾기도 어렵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많은 양형인자 중 법익침해의 정도라는 불법요소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어 법관으로 하여금 수많은 양형인자를 양형에 적절히 반영할 수 없게 하고, 이에 따라 범죄자의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을 선고할 수 없도록 법관의 양형결정권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결정 전문

[당 사 자]청 구 인 1. 박○원(2004헌바4)
대리인 법무법인 신성
담당변호사 황형모
2. 강○정(2005헌바44)
3. 문○주(2005헌바44)
4. 김○환(2005헌바44)
2.~4. 대리인 변호사 조진제
당해사건 부산지방법원 2003고합659(2004헌바4)
부산고등법원 2004노1062(2005헌바44)
[주  문]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1990. 12. 31. 법률 제4292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4항 제1호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가. 사건의 개요(1) 2004헌바4청구인 박○원은 새마을금고연합회 ○○광역시지부에서 검사차장으로 근무하던 자로서, 2002. 11. 초순경 청구외 박○석으로부터 그가 매입하려는 건물을 담보로 위 지부 산하 새마을금고로부터 20억 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승낙한 다음, 같은 달 13.경 그 사례비 명목으로 7,000만 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부산지방법원 2003고합659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사건으로 소송계속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 제4항 제1호에 대하여 위헌 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위 법률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2005헌바44청구인 강○정, 문○주, 김○환(이하 ‘청구인 강○정 등’이라 한다)은 ○○상호저축은행의 직원들로서 공모하여 청구외 김○모, 서○훈에게 모텔신축공사자금 23억 대출과 관련하여 자문 및 편의를 봐준 후, 위 김○모, 서○훈으로부터 3회에 걸쳐 2억 4,000만 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각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항소심인
부산고등법원 2004노1062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사건으로 소송계속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 제4항 제1호에 대하여 위헌 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위 법률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이 사건 심판대상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1990. 12. 31. 법률 제4292호로 개정된 것, 이하 ‘특경법’이라 한다) 제5조 제4항 제1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로서 그 내용 및 관련규정은 다음과 같다.
제5조(수재등의 죄) ①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ㆍ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②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금품 기타 이익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하게 할 것을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는 제1항의 형과 같다.
③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소속 금융기관 또는 다른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ㆍ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는 제1항의 형과 같다.
④ 제1항 내지 제3항의 경우에 수수ㆍ요구 또는 약속한 금품 기타 이익의 가액(이하 "수수액"이라 한다)이 1천만 원 이상인 때에는 다음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수수액이 5천만 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
한다.
2. 수수액이 1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미만인 때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의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금융기관"이라 함은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가.~다. 생략
라. 상호저축은행법에 의한 상호저축은행과 그 중앙회
마.~아. 생략
자. 새마을금고법에 의한 새마을금고와 그 연합회
차.~거. 생략
2. 청구인들의 주장 및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가. 청구인들의 주장(1) 청구인들은, 형법은 사기업체의 임ㆍ직원의 경우 공무원과는 달리 직무와의 관련성 이외에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때에만 이를 배임수재죄로 처벌하고 그 법정형도 공무원의 뇌물수수죄에 비해 가볍게 하여 이를 구별하고 있는데, 이러한 형법의 기본체계를 무시하고 이 사건 규정은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이라는 이유로 공무원의 뇌물죄의 가중처벌요건을 정하고 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과 동일하게 처벌하고 있는바, 이는 공무원과 금융기관 임ㆍ직원 사이의 차이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고 있으며 평등원칙, 과잉금지원칙 등에도 반한다고 주장한다.
(2) 청구인 박○원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준용하고 있는 특경법 제5조 제3
항 소정의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금품수수 등을 한 경우를 특경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수수 등을 한 경우와 동일하게 처벌되는바, 전자가 후자보다 행위태양이 광범위하고 죄질이 가벼움에도 불구하고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3) 청구인 강○정 등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수수액이 5,000만 원 이상이면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여 작량감경만으로는 집행유예를 불가능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살인죄나 그 수수액이 4,999만 원인 경우와 비교하면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으로서 법관의 독립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103조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1) 2004헌바4 사건이 사건 법률조항은 평등원칙,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특경법 제5조 제3항 소정의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는 ‘소속 금융기관 또는 다른 금융기관의 임ㆍ직원과 직무상 직접 또는 간접의 연관관계를 가지고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는 경우’를 의미하므로 이를 평등원칙, 과잉금지원칙 등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2) 2005헌바44 사건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은 비록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이지만 국민경제와 국민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그 본질상 공익성을 띠고 있으며, 공무원에 버금가는 청렴성과 업무의 불가매수성을 요구하여 이를 위반할 경우 공무원과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더구나 금융계의 부조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비리의 일소를 위해 이 사건 법률조항이 5,000만 원을 기준으로 그 이상인 경우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것은 현재 우리 나라 국민의 평균적 소득수준이나 금융기관의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 일반의 법감정에 비추어 볼 때 지나친 과잉형벌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그 하한의 법정형을 10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하여 법률 그 자체로서 법관에 의한 양형 재량의 범위를 좁혀 놓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입법자가 그 수수액이 5,000만 원 이상인 경우 그 불법과 비난가능성의 정도를 높게 평가하여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집행유예를 하지 못하도록
입법적 결단을 한 것이므로 이것이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지나치게 제한하여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3. 판 단가. 평등원칙 위반 여부(1) 형법에서는 공무원에 대하여 그 직무의 공정성과 염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부정한 청탁의 유무와 관계없이 금품수수, 요구 및 약속행위 자체를 범죄행위로 보고 있는 반면(형법 제129조), 공무원이 아닌 일반사인에 대하여는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는 것을 전제로 재물 등의 취득행위를 처벌하고 있다(형법 제357조).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면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은 공무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금품수수 등 수재행위 자체에 대하여 처벌받게 된다. 따라서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을 공무원과 같이 처벌하도록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헌법재판소는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의 공정성과 염결성의 정도에 비추어 이들을 공무원과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에게는 공무원에 버금가는 정도의 청렴성과 업무의 불가매수성(不可買收性)이 요구되고, 이들이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수수 등의 수재행위를 하였을 경우에는 별도의 배임행위가 있는지를 불문하고 형사제재를 가함으로써 금융업무와 관련된 각종 비리와 부정의 소지를 없애고, 금융기능의 투명성ㆍ공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므로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의 직무와 관련한 수재행위에 대하여 일반 사인과는 달리 공무원의 수뢰죄와 동일하게 처벌한다고 하더
라도 거기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재 1999. 5. 27. 98헌바26, 판례집 11-1, 622, 628-629 ; 2001. 3. 21. 99헌바72등, 판례집 13-1, 550, 562-563).
위 견해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여전히 타당하다고 본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1)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므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다는 등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1995. 4. 20. 93헌바40, 판례집 7-1, 539, 547 ; 2004. 4. 29. 2003헌바118, 판례집 16-1, 528, 532- 533).
(2) 이를 염두에 두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면, 우선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말하는 금융기관은 사기업이지만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융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시장경제질서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서는 이와 같이 공공성을 지닌 금융기관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필요불가결한 요청이다. 이를 위하여 이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금융기관 임ㆍ직원의 직무에 대하여 그 집행의 투명성ㆍ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공익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다른 임ㆍ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수수 등을 하면 그 수수액이 5,000만 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살인죄와 비교하여 법정형의 하한이 2배 높고, 수수액만을 기준으로 법정형이 달라지는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살인죄와 이 사건 법률조항위반죄는 보호법익이 서로 다르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는 살인죄와는 달리 사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 일반적으로 수수액이 증가하면 범죄에 대한 비난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 금융기관 임ㆍ직원의 부정부패로 인한 대형 금융사고의 발생방지라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배경, 그리고 금융기관의 임ㆍ직원과 마찬가지로 직무의 공정성과 염결성을 요구받는 공무원의 경우에도 수뢰액이 5,000만 원 이상인 경우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고 있는 점(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형벌체계상 현저히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넘는 과잉형벌이라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을 통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공익과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에 의하여 개인이 제한 받는 법익의 정도를 비교형량하였을 때, 법익의 균형성원칙도 충족된다고 할 것이다.
(3) 청구인 박○원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금품수수
등을 한 경우(특경법 제5조 제3항)와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수수 등을 한 경우(특경법 제5조 제1항)를 수수액을 기준으로 동일하게 처벌하는바, 전자는 포괄적인 개념으로서 후자보다 죄질이 가볍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자에 대한 과잉처벌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범죄행위에 대한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균형을 잃지 않는 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영역에 속한다. 따라서 다른 구성요건상의 행위에 대하여 동일한 법정형이 정해져 있다고 하여 곧바로 당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청구인 박○원의 위 주장을 ‘그 지위를 이용하여’의 개념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다는 취지로 보더라도, ‘그 지위를 이용하여’는 ‘소속 금융기관 또는 다른 금융기관의 임ㆍ직원과 직무상 직접 또는 간접의 연관관계를 가지는 지위에 있고, 그 지위에 의하여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경우에 이를 이용하여’라는 의미로 파악될 수 있고(대법원 1988. 4. 25. 선고 88도226 판결), 이는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의심을 가지게 할 정도로 불명확한 개념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리고 ‘직무’라는 개념도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이 그 지위에 수반하여 취급하는 일체의 사무로 이해되는 점을 고려하면(헌재 2001. 3. 21. 99헌바72등, 판례집 13-1, 550, 571), 자신의 ‘직무에 관하여’ 금품수수 등을 한 경우와 ‘지위를 이용하여’ 금품수수 등을 한 경우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정도의 비난가능성을 가진 행위라고 할 수 있다.
(4)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다. 양형재량권 침해 여부
청구인 강○정 등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이 지나치게 높아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칙적으로 법관의 양형은 법정형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입법자가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법관의 양형의 범위를 좁혀 놓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위헌인지 여부는 일반적으로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에 비추어 법정형이 입법부의 재량의 범위를 넘는지 여부 즉, 위에서 본 평등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검토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의 하한이 살인죄의 그것보다 2배 높다거나 사실상 집행유예의 가능성이 없다거나 수수액을 기준으로 하는 구성요건의 규정형식에 다소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평등원칙,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으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기는 하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곧바로 법관의 양형재량권이 제한된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제한요소를 발견할 수도 없다.
4. 결 론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전효숙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전효숙의 반대의견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합치한다는 다수의견에 찬성하지 아니하므로 다음과 같이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위헌의견을 밝히는 바이다.
가. 공무원의 수뢰액을 기준으로 법정형을 가중하고 있는 특정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위헌소원사건에서, 인간의 존엄성에 비추어 형벌은 행위자의 책임에 비례하여 정하여 져야하고, 법정형의 범위와 종류를 정함에 있어서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
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원칙에 반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이미 밝힌 바 있는바(헌재 2004. 4. 29. 2003헌바118, 판례집 16-1, 528, 534-535), 위 사건에서의 위헌의견의 취지를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의견에도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되 아래에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을 위헌이라고 보는 중요한 논거만 강조해 두고자 한다.
나. 우선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의 금품수수액을 기준으로 가중처벌하여 잠재적 범죄자들을 위하하기 위하여 제정되었다가 그 후 경제사정의 변경으로 1990. 12. 31. 법률 제4292호로 금품수수액이 5,000만 원 이상으로 상향조정되고, 법정형에서 사형이 삭제되었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임ㆍ직원의 청렴성과 불가매수성이라는 중요한 법익을 보호하고 5,000만 원 이상의 수재행위와 같이 비난가능성이 높은 범죄에 대한 엄한 형벌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행위불법의 크기와 행위자책임의 정도를 훨씬 초과하는 과중하고 가혹한 형벌을 규정하는 것은 위헌의 의심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이로 인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법원의 양형이 왜곡됨으로써 법의 권위를 떨어뜨릴 위험을 초래하고 있는 반면에 일반예방적인 효과의 유효성 여부는
검증되지 않고 있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금품수수액에 따라 차등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기 때문에 연속적인 법익침해의 정도를 불연속적으로 나누게 되고, 이에 따라 그 기준액의 경계선상에 있는 범죄행위의 경우 예컨대, 금품수수액이 4,999만 원인 경우와 5,000만 원인 경우를 비교하여 보면 5년과 10년이라는 현저한 법정형의 차이 및 작량감경을 통한 집행유예의 선고가능성의 유무 등 불과 1만 원의 차이로 엄청난 선고형과 형집행유무의 차이를 초래하는바, 책임비례의 원칙에 비추어 위와 같은 불합리를 정당화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이는 수죄를 범하여 금품수수 합계액이 5,000만 원을 훨씬 초과하는 경우와 단 1회의 금품수수액이 5,000만 원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나아가 금품수수액을 기준으로 하는 불법평가는 경제사정에 따라 매우 유동적이므로 범죄자들 사이에 수수액에 관한 법률의 개정으로 심한 실질적인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고, 이를 시정할 적절한 방법을 찾기도 어렵다.
라. 입법자가 정한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는 그 자체로서 대략적인 양형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지만, 형벌의 높이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은 법관들에게 맡겨져 있다. 입법자는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서 법관이 구체적 사건에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합리적이고 적정한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탄력적인 운용을 보장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많은 양형인자 중 법익침해의 정도라는 불법요소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어 법관으로 하여금 수많은 양형인자를 양형에 적절히 반영할 수 없게 하고, 이에 따라 범죄자의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을 선고할 수 없도록 법관의 양형결정권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마.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되어 나는 이에 위헌의견을 밝히는 바이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주심)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 이공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