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94헌가5
상법 제41조 제1항 위헌제청
결정일: 1996년 10월 4일
결정요지
1. 營業讓渡人의 競業可能性은 營業의 種類 및 營業地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어 競業禁止區域과 期間을 세분한다는 것이 立法技術上 쉽지 아니할 뿐 아니라, 舊 商法(1984. 4. 10. 法律 제3724호로 改正되고 1994. 12. 22. 法律 제4796호로 改正되기 前의 것) 제41조 제1항은 그에 반하는 特約을 인정하고 있고 그 違反에 대한 處罰規定을 두고 있지 않으며 競業과 損害 사이에 相當因果關係가 있어야만 損害賠償을 청구할 수 있어서 一律的인 競業禁止區域 및 期間의 設定에서 오는 不合理性이 완화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立法裁量權의 한계를 벗어나 職業選擇의 自由를 過剩侵害한 것으로 볼 수 없다.
2. 면단위에서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는 당사자들의 거래환경과 대도시에서의 그것은 질적으로 다른 것이며, 일반적으로 거래당사자들은 그러한 각자의 거래환경을 염두에 두고 계약체결에 임하는 것이므로, 면단위에서 행해진 영업양도행위와 서울특별시에서 행해진 영업양도행위는 그 대상업종이 같은 종류라 하여도 이들을 같은 기준점에 놓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달리 다른 기준점이 쉽게 책정될 수 없는 한 이 사건 규정으로 인하여 서울특별시와 같은 대규모 지역이 다른 면 등의 소규모 지역에 비해 같은 종류의 영업양도인에게 더
불리하다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바로 입법자에게 이 사건 규정의 입법에 있어서 자의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제청법원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제청신청인 전 시 인
관련사건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93가합6755 손해배상청구사건
2. 면단위에서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는 당사자들의 거래환경과 대도시에서의 그것은 질적으로 다른 것이며, 일반적으로 거래당사자들은 그러한 각자의 거래환경을 염두에 두고 계약체결에 임하는 것이므로, 면단위에서 행해진 영업양도행위와 서울특별시에서 행해진 영업양도행위는 그 대상업종이 같은 종류라 하여도 이들을 같은 기준점에 놓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달리 다른 기준점이 쉽게 책정될 수 없는 한 이 사건 규정으로 인하여 서울특별시와 같은 대규모 지역이 다른 면 등의 소규모 지역에 비해 같은 종류의 영업양도인에게 더
불리하다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바로 입법자에게 이 사건 규정의 입법에 있어서 자의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제청법원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제청신청인 전 시 인
관련사건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93가합6755 손해배상청구사건
참조조문
결정 전문
【주 문】 구 상법(1984. 4. 10. 법률 제3724호로 개정되고, 1994. 12. 22. 법률 제47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관련사건의 원고 오수길은 1991. 5. 7. 피고 전○인으로부터 서울 성동구 군자○ 330 소재 피고 동화상협 주식회사의 알루미늄휠 서울지역 판매대리점 영업을 양수하였는바, 피고 전○인이 다음 해인
1992. 1. 초순경 서울 동대문구 이문○ 218의 46에 한국타이어 장안대리점을 개설하고 위 동화상협 주식회사로부터 알루미늄휠을 공급받아 공장도가격 이하로 판매하자 원고 오수길은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에 위 피고들을 상대로 구 상법(1984. 4. 10. 법률 제3724호로 개정되고, 1994. 12. 22. 법률 제47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상법"이라 한다) 제41조 제1항 소정의 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의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피고 전○인이 상법 제41조 제1항에 대한 위헌제청신청(위 법원 94카기124)을 하자 위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1994. 4. 22. 이 사건 위헌제청결정을 한 것이다.
나. 심판의 대상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상법 제41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인바, 심판대상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법 제41조【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①영업을 양도한 경우에 다른 약정이 없으면 양도인은 10년간 동일한 서울특별시·직할시·시·읍·면과 인접 서울특별시·직할시·시·읍·면에서 동종영업을 하지 못한다.
2. 위헌심판 제청결정이유와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위헌심판 제청결정이유의 요지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은 영업양도와 관련한 상거래질서유지와 영업양수인의 보호라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영업양도인의 경업행위를 일정한 범위내에서 금지함으로써 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바, 공공복리를 위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라도 가능한 한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최소한 침해하는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은 경업금지구역을 인구수에 따라 구분되는 동일한 서울특별시·직할시·시·읍·면과 인접 서울특별시·직할시·시·읍·면으로 정하면서 자본금·매출액·종업원수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 양도영업의 규모에 관하여는 아무런 구분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서울특별시에서 구멍가게 영업을 양도한 경우와 같이 영업의 규모와 지역에 따라서는 그 제한의 정도가 비례의 원칙 및 평등권에 어긋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위헌의 의심이 있다.
나. 법무부장관의 의견 요지 (1)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이 경업금지의 지역적 범위에 관하여 행정구역단위인 서울특별시·직할시·시·읍·면과 인접 서울특별시·직할시·시·읍·면으로 규정한 것은 위 각 행정구역단위가 나름대로의 사회적·경제적 독자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이는 영업에 관한 인가·허가나 사업자등록 등 영업에 부수되는 기타 법률관계에 관한 관할범위와 같은 것으로 합리적이다.
(2) 구체적인 영업의 형태나 규모는 일률적으로 기준을 정하여 분류하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 조항과 달리 구체적으로 영업지역과 영업규모를 세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 아니라, 영업 양도인과 양수인은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과 다른 특약을 함으로써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의 적용을 배제할 수도 있다.
(3) 뿐만아니라 이 사건 규정은 특약이 있는 경우 특약이 법정의무에 우선하도록 하고 있고, 상법 제41조 제2항에 의할 때 이 사건 규정상의 법정의무보다 적은 경업금지의무를 특약에 의하여 정
하는 경우에는 그 특약이 우선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위헌제청신청인과 같이 경업금지의무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간에 특약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상법은 동일내지 인접 시(市), 정(町), 촌(村)에서 20년간 경업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4)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거나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3. 판단 가. 영업양도는 사실상 영업의 승계를 뜻하며, 따라서 단순한 개개의 구성재산의 가치를 넘어서 영리활동을 목적으로 조직된 유기적 일체로서의 영업 내지 영업재산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전함으로써, 양수인으로 하여금 당해 영업의 세력범위라고도 할 수 있는 종래의 고객이나 구매처 기타 사실관계를 이용하여 양도인의 영업을 그대로 계속할 수 있도록 함에 그 의의가 있다.
나. 이 사건 규정은 1962. 1. 20. 상법 제정시에 신설되었다. 그 연혁은 일본의 상법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상법 제25조 제1항은 "영업양도시 당사자가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을 때에는 양도인은 동일한 시(市)·정(町)·촌(村) 및 인접 시·정·촌에서 20년간 동일한 영업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제2항은 당사자간에 특약이 있는 경우 30년 이내의 범위에서 효력이 인정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보다 기간이 각 10년씩 더 길다. 독일·프랑스의 상법전에는 유사한 규정이 없다.
다. 그런데 양도인이 영업을 양도하고도 인근에서 동종의 영업을 재개하여 종전의 고객·신용 등 사실관계를 자기에게 유인하거나
구매처로 하여금 양수인과의 관계를 끊도록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일이고 이러한 영업양도는 실효성을 잃고 영업양수인은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어렵게 될 것이다. 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경업금지의무는 당사자간의 특정한 약정이 없는 경우에 영업양도의 본질로부터 법이 당사자의 의사의 보완·해석규정으로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경업금지의무를 약정하는 것이 당사자의 합리적인 의사라고 보는 것이다. 이 사건 규정은 이러한 합리적인 당사자의 의사가 명확히 약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를 대비한 의사보충규정(意思補充規定)이라고 할 수 있다. 영업양도인이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여 이행하고도 후에 경업금지에 관한 명시적 약정이 없었음을 이유로 동종영업을 한다면 영업양도라는 형식의 상거래는 매우 불건전해지고 영업양수인에게는 부당한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물론 상인들이 성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직업의식을 갖고 상행위에 임한다면 굳이 이러한 규정을 둘 이유가 없을 것이나 우리나라의 상행위 양태에서 전반적으로 이러한 풍토를 기대하기에는 아직도 부족함이 많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고 영업양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하여 상법의 후견적 기능으로서의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은 영업양도인에 대하여 경업금지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로 인하여 양도인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된다고 할지라도 제한의 입법목적 자체는 정당하고 이를 시장경제질서에 반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
다만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은 양도되는 영업의 성질·규모를 가리지 않고 종래 영업활동이 행해지던 행정구역단위를 기준으로 경업금지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상법 제22조, 제23조 제4항의 상호권보호
규정에서도 행정구역단위를 기준으로하여 지역단위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관련사건과 같이 서울특별시라는 거대 행정구역단위에서의 경업금지의무 부과는 영업의 규모나 종류에 따라서는 위 입법목적에 비추어 지나치게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닌가 또는 읍·면과 같은 좁은 행정구역단위에서의 영업양도의 경우와 비교하여 자의적으로 불평등한 취급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살피건대 양도인이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 소정의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행정적·형사적 제재는 부과할 수 없고 다만 위 의무위반으로 인한 민사상 책임만 물을 수 있는바, 위 민사상 책임은 양도인의 비용으로 그 위반한 것을 제거할 것 및 장래에 대한 적당한 처분을 구하는 청구(민법 제389조 제3항)와 이로 인하여 양수인이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민법 제389조 제4항, 제390조)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손해배상청구는 양도인의 경업금지의무위반과 양수인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만 인정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경업금지의무가 인정되는 영업의 태양 및 행정구역단위의 광협과는 원칙적으로 직접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없다(서울특별시와 같은 넓은 지역에서는 읍·면 등 지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경업가능성이 높은 대규모 영업이 행해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그와 같은 영업의 경우에는 경업금지구역이 넓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문제가 없고, 그렇지 않은 영업의 경우에는 상당인과관계의 존재라는 기준에 의하여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경업금지구역의 범위가 실질적으로 좁혀지므로 역시 문제는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민법 제389조 제3항 소정의 책임일 것이다. 생각건대 서울특별시와 같은
넓은 행정구역단위의 경우 영업의 종류에 따라서는 양도인의 영업재개지가 종전의 영업장소와 멀리 떨어져 있어 양수인에게 손해를 끼칠 위험이 없는 경우라 할지라도 경업금지의무위반으로 민법 제389조 제3항 소정의 책임을 부담하게 될 수도 있으므로 이 점에서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에 입법론적으로 문제가 없지는 아니하다. 그러나 영업의 종류에 따라서는 전국적으로 경업관계에 있는 영업이 있을 수도 있고, 동(洞)이나 리(里)와 같은 좁은 지역내에서만 경업관계에 있는 영업도 있을 수 있는바, 이와 같이 다양한 경업가능성과 관련하여 어떠한 기준으로 경업금지구역을 정할 것인가 하는 점에 관하여 입법자는 고도의 입법재량권을 갖는다 할 것이고 그 재량권의 행사가 지나치게 비합리적이고 자의적이 아닌 한 이는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서울특별시와 같은 경우에는 각 구(區)나 동(洞)이 아닌 서울특별시 전체를 하나의 독립된 사회·경제적 독자성을 가진 단위로 볼 수 있고 이 점은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이 정하는 다른 구역단위인 직할시·시·읍·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인바, 경업금지구역을 이와 같이 정한 입법재량권의 행사가 명백히 비합리적이고 자의적인 것이라고 볼 특별한 사정은 없다. 물론 경업금지구역을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과 같이 정하는 경우에 앞서 본 바와 같은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예컨대 서울특별시와 같은 경우에 경업금지구역을 구(區)나 동(洞)으로 세분하고 영업의 규모도 그에 맞추어 세분한다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영위되는 영업형태 및 그에 따른 경업가능성의 다양성에 비추어 입법기술상 반드시 용이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과 같이 경업금지구역을 정하더라도 양도인의 경업
행위와 양수인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손해발생의 위험이 없음에도 양수인이 양도인에 대하여 민법 제389조 제3항 소정의 청구를 하는 경우란 실질적 이유에 의하여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은 문제점은 충분히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동일 행정구역내라도 서울특별시와 같은 광범한 지역에서 이 사건 규정이 제정된 당시에 비하여 현재 사회적·경제적 환경이 매우 급격하게 변동되는 상황에서 10년씩이나 특약이 없다 하여 그러한 동종영업을 금지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는 문제될 소지가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입법자가 어느 다른 지역적 범위와 다른 단축된 기간의 설정을 쉽게 할 수 있다고는 보여지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규정의 지역적 범위와 기간산정은 대체로 입법자의 입법형성권 범위내에 속한다고 볼 것인바, 이 사건 규정에서 나타난 그러한 입법형성은 상법 제41조 제1항·제2항에서 달리 특약의 여지를 긍정하고 있고, 그 위반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을 참작한다면 나름대로 충분한 합리성이 있어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이 입법재량권의 한계를 지나치게 일탈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규정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잉침해한 것이라 할 수 없다.
라. 제청법원은 일례로 면단위의 지역에 비해 서울특별시와 같은 광범위한 지역의 경우 같은 경업금지의무를 부과함은 심각한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면단위에서 행해진 영업양도 행위와 서울특별시에서 행해진 영업양도 행위는 만일 그 대상업종이 같은 종류라 하여도 이들을 같은 기준점에 놓고 판단할 수
는 없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면단위에서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는 당사자들의 거래환경과 서울특별시에서의 그것은 질적으로 다른 것이며, 일반적으로 거래 당사자들은 그러한 각자의 거래환경을 염두에 두면서 계약체결에 임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영업양수인의 입장에서는 경업금지의무의 위배정도에 대한 판단의 관점이 대도시와 면단위의 시골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달리 다른 기준점이 쉽게 책정될 수 없는 한 이 사건 규정으로 인하여 서울특별시와 같은 대규모 지역이 다른 면 등의 소규모 지역에 비해 같은 종류의 영업의 영업양도인에게 더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바로 입법자에게 이 사건 규정의 입법에 있어서 객관적인 자의성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이 사건 규정은 행정구역단위 및 영업의 태양을 구분하지 않음으로써 관련사건과 같은 경우를 자의적으로 차별하여 평등의 원칙(자의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4. 결론 따라서 구 상법(1984. 4. 10. 법률 제3724호로 개정되고, 1994. 12. 22. 법률 제47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1996. 10. 4.
재판장 재판관 김용준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주심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고중석
재판관 신창언
【이 유】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관련사건의 원고 오수길은 1991. 5. 7. 피고 전○인으로부터 서울 성동구 군자○ 330 소재 피고 동화상협 주식회사의 알루미늄휠 서울지역 판매대리점 영업을 양수하였는바, 피고 전○인이 다음 해인
1992. 1. 초순경 서울 동대문구 이문○ 218의 46에 한국타이어 장안대리점을 개설하고 위 동화상협 주식회사로부터 알루미늄휠을 공급받아 공장도가격 이하로 판매하자 원고 오수길은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에 위 피고들을 상대로 구 상법(1984. 4. 10. 법률 제3724호로 개정되고, 1994. 12. 22. 법률 제47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상법"이라 한다) 제41조 제1항 소정의 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의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피고 전○인이 상법 제41조 제1항에 대한 위헌제청신청(위 법원 94카기124)을 하자 위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1994. 4. 22. 이 사건 위헌제청결정을 한 것이다.
나. 심판의 대상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상법 제41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인바, 심판대상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법 제41조【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①영업을 양도한 경우에 다른 약정이 없으면 양도인은 10년간 동일한 서울특별시·직할시·시·읍·면과 인접 서울특별시·직할시·시·읍·면에서 동종영업을 하지 못한다.
2. 위헌심판 제청결정이유와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위헌심판 제청결정이유의 요지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은 영업양도와 관련한 상거래질서유지와 영업양수인의 보호라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영업양도인의 경업행위를 일정한 범위내에서 금지함으로써 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바, 공공복리를 위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라도 가능한 한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최소한 침해하는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은 경업금지구역을 인구수에 따라 구분되는 동일한 서울특별시·직할시·시·읍·면과 인접 서울특별시·직할시·시·읍·면으로 정하면서 자본금·매출액·종업원수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 양도영업의 규모에 관하여는 아무런 구분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서울특별시에서 구멍가게 영업을 양도한 경우와 같이 영업의 규모와 지역에 따라서는 그 제한의 정도가 비례의 원칙 및 평등권에 어긋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위헌의 의심이 있다.
나. 법무부장관의 의견 요지 (1)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이 경업금지의 지역적 범위에 관하여 행정구역단위인 서울특별시·직할시·시·읍·면과 인접 서울특별시·직할시·시·읍·면으로 규정한 것은 위 각 행정구역단위가 나름대로의 사회적·경제적 독자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이는 영업에 관한 인가·허가나 사업자등록 등 영업에 부수되는 기타 법률관계에 관한 관할범위와 같은 것으로 합리적이다.
(2) 구체적인 영업의 형태나 규모는 일률적으로 기준을 정하여 분류하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 조항과 달리 구체적으로 영업지역과 영업규모를 세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 아니라, 영업 양도인과 양수인은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과 다른 특약을 함으로써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의 적용을 배제할 수도 있다.
(3) 뿐만아니라 이 사건 규정은 특약이 있는 경우 특약이 법정의무에 우선하도록 하고 있고, 상법 제41조 제2항에 의할 때 이 사건 규정상의 법정의무보다 적은 경업금지의무를 특약에 의하여 정
하는 경우에는 그 특약이 우선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위헌제청신청인과 같이 경업금지의무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간에 특약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상법은 동일내지 인접 시(市), 정(町), 촌(村)에서 20년간 경업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4)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거나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3. 판단 가. 영업양도는 사실상 영업의 승계를 뜻하며, 따라서 단순한 개개의 구성재산의 가치를 넘어서 영리활동을 목적으로 조직된 유기적 일체로서의 영업 내지 영업재산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전함으로써, 양수인으로 하여금 당해 영업의 세력범위라고도 할 수 있는 종래의 고객이나 구매처 기타 사실관계를 이용하여 양도인의 영업을 그대로 계속할 수 있도록 함에 그 의의가 있다.
나. 이 사건 규정은 1962. 1. 20. 상법 제정시에 신설되었다. 그 연혁은 일본의 상법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상법 제25조 제1항은 "영업양도시 당사자가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을 때에는 양도인은 동일한 시(市)·정(町)·촌(村) 및 인접 시·정·촌에서 20년간 동일한 영업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제2항은 당사자간에 특약이 있는 경우 30년 이내의 범위에서 효력이 인정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보다 기간이 각 10년씩 더 길다. 독일·프랑스의 상법전에는 유사한 규정이 없다.
다. 그런데 양도인이 영업을 양도하고도 인근에서 동종의 영업을 재개하여 종전의 고객·신용 등 사실관계를 자기에게 유인하거나
구매처로 하여금 양수인과의 관계를 끊도록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일이고 이러한 영업양도는 실효성을 잃고 영업양수인은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어렵게 될 것이다. 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경업금지의무는 당사자간의 특정한 약정이 없는 경우에 영업양도의 본질로부터 법이 당사자의 의사의 보완·해석규정으로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경업금지의무를 약정하는 것이 당사자의 합리적인 의사라고 보는 것이다. 이 사건 규정은 이러한 합리적인 당사자의 의사가 명확히 약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를 대비한 의사보충규정(意思補充規定)이라고 할 수 있다. 영업양도인이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여 이행하고도 후에 경업금지에 관한 명시적 약정이 없었음을 이유로 동종영업을 한다면 영업양도라는 형식의 상거래는 매우 불건전해지고 영업양수인에게는 부당한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물론 상인들이 성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직업의식을 갖고 상행위에 임한다면 굳이 이러한 규정을 둘 이유가 없을 것이나 우리나라의 상행위 양태에서 전반적으로 이러한 풍토를 기대하기에는 아직도 부족함이 많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고 영업양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하여 상법의 후견적 기능으로서의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은 영업양도인에 대하여 경업금지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로 인하여 양도인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된다고 할지라도 제한의 입법목적 자체는 정당하고 이를 시장경제질서에 반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
다만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은 양도되는 영업의 성질·규모를 가리지 않고 종래 영업활동이 행해지던 행정구역단위를 기준으로 경업금지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상법 제22조, 제23조 제4항의 상호권보호
규정에서도 행정구역단위를 기준으로하여 지역단위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관련사건과 같이 서울특별시라는 거대 행정구역단위에서의 경업금지의무 부과는 영업의 규모나 종류에 따라서는 위 입법목적에 비추어 지나치게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닌가 또는 읍·면과 같은 좁은 행정구역단위에서의 영업양도의 경우와 비교하여 자의적으로 불평등한 취급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살피건대 양도인이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 소정의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행정적·형사적 제재는 부과할 수 없고 다만 위 의무위반으로 인한 민사상 책임만 물을 수 있는바, 위 민사상 책임은 양도인의 비용으로 그 위반한 것을 제거할 것 및 장래에 대한 적당한 처분을 구하는 청구(민법 제389조 제3항)와 이로 인하여 양수인이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민법 제389조 제4항, 제390조)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손해배상청구는 양도인의 경업금지의무위반과 양수인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만 인정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경업금지의무가 인정되는 영업의 태양 및 행정구역단위의 광협과는 원칙적으로 직접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없다(서울특별시와 같은 넓은 지역에서는 읍·면 등 지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경업가능성이 높은 대규모 영업이 행해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그와 같은 영업의 경우에는 경업금지구역이 넓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문제가 없고, 그렇지 않은 영업의 경우에는 상당인과관계의 존재라는 기준에 의하여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경업금지구역의 범위가 실질적으로 좁혀지므로 역시 문제는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민법 제389조 제3항 소정의 책임일 것이다. 생각건대 서울특별시와 같은
넓은 행정구역단위의 경우 영업의 종류에 따라서는 양도인의 영업재개지가 종전의 영업장소와 멀리 떨어져 있어 양수인에게 손해를 끼칠 위험이 없는 경우라 할지라도 경업금지의무위반으로 민법 제389조 제3항 소정의 책임을 부담하게 될 수도 있으므로 이 점에서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에 입법론적으로 문제가 없지는 아니하다. 그러나 영업의 종류에 따라서는 전국적으로 경업관계에 있는 영업이 있을 수도 있고, 동(洞)이나 리(里)와 같은 좁은 지역내에서만 경업관계에 있는 영업도 있을 수 있는바, 이와 같이 다양한 경업가능성과 관련하여 어떠한 기준으로 경업금지구역을 정할 것인가 하는 점에 관하여 입법자는 고도의 입법재량권을 갖는다 할 것이고 그 재량권의 행사가 지나치게 비합리적이고 자의적이 아닌 한 이는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서울특별시와 같은 경우에는 각 구(區)나 동(洞)이 아닌 서울특별시 전체를 하나의 독립된 사회·경제적 독자성을 가진 단위로 볼 수 있고 이 점은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이 정하는 다른 구역단위인 직할시·시·읍·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인바, 경업금지구역을 이와 같이 정한 입법재량권의 행사가 명백히 비합리적이고 자의적인 것이라고 볼 특별한 사정은 없다. 물론 경업금지구역을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과 같이 정하는 경우에 앞서 본 바와 같은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예컨대 서울특별시와 같은 경우에 경업금지구역을 구(區)나 동(洞)으로 세분하고 영업의 규모도 그에 맞추어 세분한다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영위되는 영업형태 및 그에 따른 경업가능성의 다양성에 비추어 입법기술상 반드시 용이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과 같이 경업금지구역을 정하더라도 양도인의 경업
행위와 양수인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손해발생의 위험이 없음에도 양수인이 양도인에 대하여 민법 제389조 제3항 소정의 청구를 하는 경우란 실질적 이유에 의하여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은 문제점은 충분히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동일 행정구역내라도 서울특별시와 같은 광범한 지역에서 이 사건 규정이 제정된 당시에 비하여 현재 사회적·경제적 환경이 매우 급격하게 변동되는 상황에서 10년씩이나 특약이 없다 하여 그러한 동종영업을 금지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는 문제될 소지가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입법자가 어느 다른 지역적 범위와 다른 단축된 기간의 설정을 쉽게 할 수 있다고는 보여지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규정의 지역적 범위와 기간산정은 대체로 입법자의 입법형성권 범위내에 속한다고 볼 것인바, 이 사건 규정에서 나타난 그러한 입법형성은 상법 제41조 제1항·제2항에서 달리 특약의 여지를 긍정하고 있고, 그 위반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을 참작한다면 나름대로 충분한 합리성이 있어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이 입법재량권의 한계를 지나치게 일탈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규정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잉침해한 것이라 할 수 없다.
라. 제청법원은 일례로 면단위의 지역에 비해 서울특별시와 같은 광범위한 지역의 경우 같은 경업금지의무를 부과함은 심각한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면단위에서 행해진 영업양도 행위와 서울특별시에서 행해진 영업양도 행위는 만일 그 대상업종이 같은 종류라 하여도 이들을 같은 기준점에 놓고 판단할 수
는 없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면단위에서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는 당사자들의 거래환경과 서울특별시에서의 그것은 질적으로 다른 것이며, 일반적으로 거래 당사자들은 그러한 각자의 거래환경을 염두에 두면서 계약체결에 임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영업양수인의 입장에서는 경업금지의무의 위배정도에 대한 판단의 관점이 대도시와 면단위의 시골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달리 다른 기준점이 쉽게 책정될 수 없는 한 이 사건 규정으로 인하여 서울특별시와 같은 대규모 지역이 다른 면 등의 소규모 지역에 비해 같은 종류의 영업의 영업양도인에게 더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바로 입법자에게 이 사건 규정의 입법에 있어서 객관적인 자의성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이 사건 규정은 행정구역단위 및 영업의 태양을 구분하지 않음으로써 관련사건과 같은 경우를 자의적으로 차별하여 평등의 원칙(자의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4. 결론 따라서 구 상법(1984. 4. 10. 법률 제3724호로 개정되고, 1994. 12. 22. 법률 제47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1996. 10. 4.
재판장 재판관 김용준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주심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고중석
재판관 신창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