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99헌바96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 위헌소원

결정일: 2001년 4월 26일

결정요지

가.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각하결정에는 대상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지 못한다는 이유가 제시되어 있어 청구인들은 이를 믿고 그에 불복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하지 않았는데 당해사건의 상고심판결에서 대상조항을 적용함으로써 그것
이 재판의 전제가 됨이 비로소 명백히 확인된 경우에도, 그 청구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에 해당하는 이상에는 그 청구기간에 대하여 동법 제69조 제2항이 적용될 뿐이고 동법 제69조 제1항이 적용될 여지는 전혀 없는 것이다.
나.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159조 및 제160조에 의하면, 법이 불변기간이라고 규정한 경우에만 이른바 소송행위의 추완이 가능하다고 할 것인바,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2항에 대하여는 이를 불변기간이라고 규정하는 법규정이 없어서 그 기간의 준수에 대하여 추완이 허용되지 않는다.

참조조문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 제68조, 제69조
민사소송법 제159조, 제160조
민법 제766조
예산회계법(1989. 3. 31. 법률 제4102호로 전면개정된 것) 제96조 제2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이○석 외 4인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부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문재인 외 4인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청구외 망 이○춘은 회사원으로서 1987. 6. 18. 22:00경 부산 동구 ○○동 고가도로에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가 개최한 대통령직선제개헌요구시위에 참가하여 시위를 하던 중, 경찰이 최루탄 등을 발사하면서 체포조를 투입하자 뒤로 밀리다가 최루가스 분말을 뒤집어쓰면서 방향감각을 잃고 높이 4미터의 고가도로에서 떨어져 우측전두골골절상 등을 입고 같은 달 24. 사망하였다.
(2)그후 이○춘의 부모형제들인 청구인들은 부산지방법원(97가합28752)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국가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청구인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소멸되었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였다.
(3)청구인들은 이에 불복하여 부산고등법원(98나12447)에 항소하는 한편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이 국가에 대한 채권의 소멸시효를 5년으로 정하고 있어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면서 이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99카기16)을 하였는데, 위 법원은 1999. 3. 26. 본안사건에 관하여는 청구인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민법 제766조 제1항에 의한 3년의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고, 설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예산회계법상의 5년의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여 항소를 기각하고, 위헌제청신청사건에 관하여는 청구인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위 민법조항에 따라 3년의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으므로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의 위헌 여부는 재판의 전제가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4)청구인들은 위 본안사건에 관하여 대법원(99다21257)에 상고를 하였고, 예산회계법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는 더 이상 다투지 아니하였는데, 대법원은 1999. 9. 17. 청구인들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원심법원의 판단과는 달리, 이○춘이 사망한 때로부터 5년이 훨씬 경과한 후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으므로 그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완성으로 소멸되었고, 청구인들이 사망 당시 그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으므로 그때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는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부가적인 판단에 불과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5)이에 청구인들은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1999. 10. 2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1989. 3. 31. 법률 제4102호로 전면개정된 것, 이하 "대상조항"이라 한다)이고, 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예산회계법 제96조(금전채권과 채무의 소멸시효)①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권리로서 시효에 관하여 다른 법률의 규정이 없는 것은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할 때에는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②국가에 대한 권리로서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또한 제1항과 같다.
민법 제766조(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①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 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②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전항과 같다.
2.청구인들의 주장과 이해관계기관의 의견:별지와 같다.
3. 청구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
가.헌법재판소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의 청구는 법률에 대한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이 기각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하고(법 제69조 제2항), 여기의 ‘기각된 날’은 그 기각결정을 송달받은 날을 의미하며(헌재 1992. 1. 28. 90헌바59, 판례집 4, 36, 38; 헌재 1999. 9. 16. 92헌바9, 판례집 11-2, 262, 269), 이 때의 ‘기각’에는 각하도 포함된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청구인들은 제청신청에 대한 각하결정을 1999. 4. 1. 송달받았고, 이 사건 헌법소원은 1999. 10. 29. 제기되었으므로 이 소원은 청구기간이 도과한 뒤에 제기되었음이 명백하여 부적법하다.
나.이와 관련하여 청구인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각하결정에는 대상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지 못한다는 이유가 제시되어 있어 청구인들은 이를 믿고 그에 불복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인데 당해사건의 상고심판결이 대상조항을 적용함으로써 그것이 재판의 전제가 됨이 비로소 명백히 확인되었다. 이러한 경우에는 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에 대하여도 그 청구기간에 관한 한 법 제69조 제2항이 아니라 법 제69조 제1항을 적용하여야 하고 이렇게 되면, 대상조항을 재판에 적용한 대법원판결이 송달된 날을 기산점으로 하여 법 제69조 제1항 소정의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60일 이내’ 또는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라는 청구기간이 진행되는 것이고, 만일 당해사건의 상고심을 구제절차라고 본다면 대법원판결이 송달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법원판결이 송달된 1999. 10. 1.로부터 기산할 때 같은 해 10. 29.에 제기된 이 사건 헌법소원은 어느 경우에든 청구기간을 준수한 것이 된다."
살피건대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에 대하여는 법 제69조가 헌법소원의 종류에 따라 그 기간을 달리 규정하고 있다. 즉 제1항에서는 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을 규정하고 제2항에서는 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과 같이 그 청구가 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에 해당하는 이상에는 그 청구기간에 대하여 법 제69조 제2항이 적용될 뿐이고 법 제69조 제1항이 적용될 여지는 전혀 없는 것이다.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유는 그러한 사유가 뒤에 보는 바와 같이 청구인들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에 해당되는지 여부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사유에 의하여 헌법소원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법 제69조 제1항의 규정이 적용될 수 없음은 마찬가지이다.
다만 당해사건의 원심에서는 대상조항을 적용하지 아니하였는데 대법원이 이를 적용함으로써 청구인들이 그제서야 대상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으니 이것은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하여 소송행위의 추완이 허용되어야 한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청구인들이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어 이 점에 대하여 더 살피건대 법 제40조 제1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159조 및 제160조에 의하면 법이 불변기간이라고 규정한 경우에만 이른바 소송행위의 추완이 가능한 것인데 법 제69조 제2항에 대하여는 이를 불변기간이라고 규정하는 법규정이 없어서 그 기간의 준수에 대하여 추완이 허용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가사 이 청구기간을 불변기간이라 하여 추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이 때에는 민사소송법 제160조에 의하여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없어진 후 2주일내에 해태된 소송행위를 추완하여야 하는데 청구인들이 대법원 판결을 송달받은 1999. 10. 1.로부터 2주일이 지난 같은 달 29일에 이 사건 헌법소원청구를 하였으므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가 그들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더 따져볼 것도 없이 청구인들의 주장은 이유가 없게 된다.
4.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윤영철,한대현,하경철,김영일,주심,권성,김효종,김경일,송인준,주선회【별 지】
〔별 지〕
청구인들의 주장과 이해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사인의 불법행위책임은 민법 제766조에 의해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의 시효로 소멸하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국가의 불법행위책임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5년의 시효로 소멸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국가와 사인을 차별취급하는 것이다.
(2)국가의 불법행위책임은 사경제적 작용에 의한 민사관계로 발생하는 금전채무라는 점에서 사인보다 국가를 우대하여 국가의 책임을 단기에 소멸시킬 합리적 이유가 없다. 법적 안정성과 공공성을 위하여 국가와 사인간의 권리관계를 조기에 종식시킬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공법작용으로 인한 금전채권뿐 아니라 사경제적 작용 또는 민사관계에 의하여 발생하는 금전채권에 대해서까지 사인의 권리를 단기에 소멸시키는 것은 합리적인 제한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며, 오히려 국가가 불법행위로 국민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일반 사인의 경우보다 더욱 가중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국가의 국민에 대한 도리인 것이다.
(3)근본적으로는 국가가 기본적 인권을 유린함으로써 발생한 불법행위 책임에 대하여는 시효라는 것이 인정될 수 없고, 국제적으로도 고문이나 학살 등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유린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시효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다.
(4)따라서 대상조항이 국민의 국가에 대한 채권의 소멸시효를 5년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과 이 조항이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국민이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하여까지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평등권, 사유재산권 보장, 인간의 존엄과 가치, 국가의 기본적 인권보장의무 등에 관한 헌법규정에 위배되고, 기본권제한에 있어서 비례의 원칙에도 반하여 위헌이다.
나. 재정경제부장관의 의견
예산회계법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재정운영을 도모하기 위하여 국가재정의 기본인 예산·결산·회계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는 공법으로, 예산회계법에서 국가에 대한 채권·채무의 소멸시효를 민법의 일반적인 채권소멸시효보다 단기로 정한 것은, 정부회계의 경우 다수 국민을 상대로 복잡한 권리관계가 발생하고, 1회계년도를 단위로 수입·지출이 마감되는 회계년도 독립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으며, 국가의 재정현황이 조기에 정확하게 확정되어야만 매회계년도의 세입·세출 등과 관련하여 국민에 대한 새로운 권리·의무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채권의 소멸시효는 예산회계법뿐만 아니라 민법의 다른 조문 및 다른 법률에서도 채권의 발생원인, 종류, 내용, 채권관계의 조기확정 등의 필요에 따라 각기 실정에 맞게 다양하게 규정되어 있다. 한편 예산회계법 제96조는 국가에 대한 권리뿐만 아니라 국가의 권리도 소멸시효를 동일하게 5년으로 정함으로써 국가와 국민간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예산회계법 제96조는 국가기관의 채권·채무
를 조기에 확정·종결함으로써 예산수립에 있어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재정수지를 조속히 확정하여 행정의 안정성을 도모하며 국가재정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필요한 규정일 뿐만 아니라 위 규정은 국가와 국민간의 형평을 도모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하였다거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다. 법무부장관의 의견
(1) 적법요건에 대한 의견
청구인들은 부산고등법원으로부터 1999. 3. 26. 위헌제청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을 받았고, 위 결정은 그 무렵 청구인들에게 송달되었음에도 그때로부터 14일이 경과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2) 본안에 대한 의견
재정경제부장관의 의견과 대체로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