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99헌마147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00년 2월 24일

결정요지

고소인은 피고소인이 고소인에게 가방을 집어던지고 목 뒷덜미를 수회 잡아흔들어 넘어뜨리는 바람에 머리를 방바닥에 부딪히며 정신을 잃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피고소인은 고소인과 말다툼은 하였지만 아무런 폭행도 가하지 않았는데 고소인이 갑자기 거실에 드러눕게 되어 병원 응급실에 후송되었으나 고소인에 대한 엑스레이 검사 결과 담당의사로부터 고소인에게 아무런 이상이 없으니 귀가해도 좋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이와같이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주장이 정면으로 대립되는 상태에서 사건 현장에는 다른 참고인들이 있었는데, 피청구인이 그 참고인들에 대하여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아니한 채 고소인의 주장만 받아들여 고소사실을 인정한 것은 수사미진이라고 판단된다.
고소인이 제출한 상해진단서는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말다툼한 날로부터 3일이 지난 후 작성된 것으로 기재된 병명이 임상적 추정에 불과하고 증상 부분도 주관적 증상이 심하다는 것으로 되어있는바, 그 진단서에 대하여 피고소인은 고소인을 초진한 의사의 견해와 다르다면서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으므로 초진 의사를 상대로 고소인을 초진할 당시의 상황 및 위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를 상대로 그 진단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를 각 조사하여 고소인에 대한 상해부분이 과연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말다툼하던 날 있었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인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피청구인이 이러한 수사를 하지 않은 채 고소인의 주장만 받아들여 성급히 수사를 종결하고 고소사실을 인정한 후 기소유예처분하였다면 이는 청구인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제1항
형법 제257조 제1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김○숙
대리인 변호사 조종만
피청구인 창원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1999. 1. 27. 창원지방검찰청 1999년 형제3661호 사건의 피고소인 김○숙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창원지방검찰청 1999년 형제3661호 불기소사건기록 - 이하 “불기소사건기록”이라 한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청구인은 1998. 11. 16. 창원경찰서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고소당하였는바, 그 고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피고소인)은 가정주부로서, 1998. 11. 7. 01:40경 창원시 ○○동 41블럭 13놋트 소재 청구인의 집 거실에서 청구인과 고소인 송○은이 공동투자하여 건축한 위 집의 처리 문제에 관하여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말다툼하다가 두 손으로 고소인의 목덜미를 잡아흔들어 뒤로 넘어지게 하여 고소인에게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상 등을 가한 것이다.
나. 피청구인은 위 고소사건(창원지방검찰청 1999년 형제3661호)에 대하여 수사한 후,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정상에 참작할 점이 있다는 이유로 1999. 1. 27.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피청구인이 적시한 정상 참작의 이유는 “피고소인은 초범이고 본건 범행이 우발적이며 사안이 그리 중하지 아니한데다 피해자와 합의되었고 피의자가 본건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는 것이다.
다. 청구인은 위 기소유예처분에 불복하여 1999. 3. 17. 피청구인이 피의사실에 부합하는 증거와 그에 배치되는 증거에 관한 최소한의 조사도 하지 아니하고 청구인에 대한 피의사실을 모두 인정한 채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공정한 수사의 결과로 볼 수 없으며,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위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기에 이르렀다.
2.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이 사건 기록과 불기소사건기록을 검토하여 볼 때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과연 고소인 송○은에게 폭행을 가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이다.
청구인(피고소인)은 사건 당일 고소인과 언쟁을 벌인 것은 사실이나 고소인에게 폭행을 가한 일이 전혀 없고 다만 고소인이 평소에 심장이 약한 탓으로 언쟁중 스스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여 거실 바닥에 드러누운 사실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고소인은 청구인이 자기에게 가방을 집어던지고 목덜미를 잡아흔드는 바람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방바닥에 부딪혀 정신을 잃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불기소사건기록 전체를 통하여 청구인이 고소인에게 폭행을 가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검토해 보기로 한다.
나. 청구인의 고소인에 대한 폭행사실 인정 여부
(1) 사건 현장의 참고인 조사
불기소사건기록을 검토하여 볼 때 고소인과 청구인의 주장은 다음과 같이 대립되고 있다.
먼저, 고소인은 1998. 11. 6. 19:30경 청구외 노○석(고소인의 남편), 허

수(건축업자)와 함께 청구인 집을 찾아가 고소인과 청구인이 공동투자하여 신축한 주택처리문제로 청구인 부부와 말다툼하던 중, 청구인이 갑자기 자기에게 가방을 집어던지고 목 뒷덜미를 수회 잡아흔들어 넘어뜨리는 바람에 머리를 방바닥에 부딪히며 정신을 잃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당시 고소인과 합의보는 문제로 말다툼은 하였지만 고소인에게 아무런 폭행도 가하지 않았는데 1998. 11. 7. 01:40경 고소인이 갑자기 거실에 드러눕게 되는 바람에 119 구급차로 고소인을 한서병원 응급실로 후송하게 되었고, 이러한 갑작스런 사태 발생이 의심스러워 청구외 홍

준(청구인의 남편), 김

영(청구인의 친정아버지)이 위 구급차를 타고 한서병원까지 따라갔고, 그 곳에서 고소인의 머리, 목, 가슴 등에 대한 엑스레이 검사를 한 결과 담당의사로부터 고소인에게 아무런 이상이 없으니 귀가해도 좋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이와같이 청구인과 고소인의 주장이 정면으로 대립되는 상태에서 사건 현장에는 청구인과 고소인 외에 다른 참고인들도 있었는데, 피청구인이 그 참고인들에 대하여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아니한 채 고소인의 주장만 받아들여 고소사실을 인정한 것은 수사미진이라고 판단된다.
(2) 상해진단서의 신빙성
고소인이 제출한 상해진단서(불기소사건기록 제6쪽)는 청구인과 고소인이 말다툼한 날로부터 3일이 지난 후 작성된 것으로, 그 진단서의 병명란에 기재된 “뇌진탕, 우수부좌상”은 최종진단이 아닌 임상적 추정에 불과하고, 증상 부분도 “두부에 대한 증상은 객관적인 출혈(뇌출혈) 소견은 없으며 주관적 증상(오심, 구토, 두통, 현훈)이 심합니다”라고 되어있다.
위 진단서에 대하여 청구인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소인을 초진한 한서병원 의사가 고소인에게 아무런 이상이 없다면서 귀가해도 좋다고 하였는데 그 후 다른 의사로부터 고소인에게 21일간의 치료를 요한다는 상해진단서가 발급된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면서 강력히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위 한서병원 의사를 상대로 고소인을 초진할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조사하고, 위 상해진단서를 발급한 의사에 대하여도 그 진단서를 작성하게된 경위를 조사하여 고소인에 대한 상해부분이 과연 청구인과 고소인이 말다툼하던 날 있었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인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3) 고소 후의 고소취하 등 처리에 대한 조사
청구인은 이 사건 고소 후 2회에 걸쳐 법무사사무실에서 고소인과 청구외 허○수 등을 만났는데 그 때마다 고소인이 청구인에게 자신을 무고로 고소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였고, 또한 고소인이 청구인도 모르게 고소취하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면서 그 취하서에 청구인이 뉘우치고 있는 것처럼 기재한 점 등을 들어 고소인이 청구인을 고소한 내용이 허위라고 주장하는바, 위 허영수와 고소인 등을 조사하여 위 주장이 사실인지를 밝힘과 아울러 고소사실의 진위를 판단하는 자료로 삼을 필요가 있다.
다. 결국, 피청구인으로서는 위에서 지적한 여러 가지 사항을 철저히 조사, 규명한 다음 청구인의 고소인에 대한 폭행 여부를 엄정하게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고소인의 주장만 받아들여 성급히 수사를 종결하고 고소사실을 인정한 후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행사로서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문희 정경식(주심) 고중석
신창언 이영모 한대현 하경철 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