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4헌마27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04년 5월 27일
결정요지
청구인들에게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 및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이를 인정하기 어려운 정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수절도 혐의를 인정한 후 기소유예 처분한 것은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인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형법 제331조 제2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형법 제331조 제2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이○범 외 1인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광석
피청구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03. 10. 29.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3년 형제99287호 사건에서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3년 형제99287호 기소유예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청구인들과 청구외 강○석은 2003. 10. 29. 피청구인으로부터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 및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의자 강○석은 서울 관악구 ○○아파트 관리원, 같은 신○동은 서초구 양재동 소재 ○○코리아 회사원, 같은 이○범은 대학생으로서 위 신○동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자인바, 합동하여,
2003. 8. 12. 11:15경 서울 관악구 ○○동에 있는 ○○아파트 3단지 304동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번호판 없는 50cc 검정색 텍트 오토바이 2대와 빨간색 텍트 오토바이 1대 등 오토바이 3대 시가 150,000원 상당을 각 1대씩 끌고 나와 이를 절취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의자들은 초범이고, 직업이 일정하며, 사안이 경미하고 피해품이 압수되어 피해가 회복되었으므로 각 그 소추를 유예한다.
나. 청구인들은 위 기소유예처분을 받자, 자신들은 위 아파트의 관리인인 청구외 강○석이 주민들의 민원을 처리하기 위하여 주차장에 버려진 오토바이들을 치워야 한
다고 해서 함께 끌고 간 것이며 절취의 고의가 없었는데도 피청구인이 범죄혐의를 인정한 다음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04. 1. 9. 각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청구인들은 남의 물건을 훔친다는 의사로 이 사건 오토바이들을 주차장에서 끌고 나온 것이 아니다. 이 사건 오토바이들은 오랜 기간 방치되어 주요 부속이 모두 망가진 상태여서 시동도 안 걸렸고, 청구인들은
아파트 관리인인 청구외 강○석이 지난 1년간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라고 하여 이를 믿었으며, 수사기관도 결국 이 사건 종결시까지 위 오토바이들의 소유자를 찾지 못하였다. 또한 청구인들이 현행범으로 체포된 시간은 오전 11:15경으로서, 영업을 위하여 이 사건 아파트를 방문한 것이므로 양복을 입고 시시티브이(CCTV) 영업책자와 견적서류 및 스크루드라이버 등 기본적인 설치도구를 넣은 가방을 들고 있었으며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아파트 상가 앞을 지나고 있었는데, 청구인들이 위 오토바이들을 훔치려 했다면 남의 눈에 잘 띄는 대낮에 정장차림으로 아파트 단지에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3.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청구인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이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하나 오토바이들을 고쳐서 타고 다니려는 의사로 주차장에서 끌고 나왔고, 위 오토바이들을 분실물 혹은 점유이탈물로서 경찰서나 파출소에 신고한 사실이 없다. 또한 청구외 강○석이 아파트 관리소 직원이기는 하나 아파트 주차장의 오토바이들에 대하여 처분 권한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에게는 이 사건 오토바이들을 영득하려는 의사의 합의가 있었다고 보여지므로 피청구인의 처분은 정당하다.
4. 판 단
가. 수사미진 및 법률판단상의 문제점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데 대한 인식과 의사, 즉 절도의 고의가 있어야 하며,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서 이용하고 처분할 의사, 즉 불법영득의사가 있어야 한다.
(1) 이 사건 오토바이가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인지 여부
소유자가 소유권을 포기한 재물은 무주물로서 재물의 타인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절도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 소유권의 포기는 소유자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하며, 소유권은 유효하게 포기되어야 하므로 잃어버린 재물이나 잘못 두고 온 재물은 무주물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사건 오토바이들은 번호판도 없는 소형 오토바이로서 소유자가 이를 잃어버렸더라도 신고가 어려운 점을 생각할 때 일응 무주물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한편 청구인들은 사건 당일 아파트 관리소의 직원인 청구외 강○석으로부터 아파트 주차장에 1년 간 버려져 있던 이 사건 오토바이로 인하여 주민의 민원이 있으며 파출소 경관이 순찰시 그에게 문의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하는 말을 믿고 오토바이들을 끌고 나왔으며, 당시 위 오토바이들은 오랜 기간 방치되어 있어서 주요 부속도 망가져 있고 시동도 걸리지 않았으므로(피청구인도 기소유예처분 결정서 이유에서 “사실상 버려진 오토바이”이고, “실제로 거의 못 쓰게 된 물건”이며, “관리자가 없는 물건인 것으로 알고 가져가려고 하였던 점 참작”이라고 하고 있다), 청구인들로서는 이 사건 오토바이가 소유자가 있는 물건이라거나 소유자의 지배하에 있는 물건이라고 인식하였다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청구인들로서는 위 오토바이들이 버려진 물건으로서 어떤 식으로든 위 강○석에게 관리권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을 수 있다.
실제로 경찰에서는 피해 오토바이 차대번호로 소유자를 찾아보았으나 관련자료를 발견하지 못하였고, 인근 주민 및 주변 상가 업주, 종업원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하였으나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하였으며, 당해 경찰서 도난 피해신고 접수대장에서 차대번호 등을 대조하였으나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수사기록 30쪽). 결국 경찰도 더 이상 피해자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압수 오토바이를 매각하여 대가 보관하였다(수사기록 65쪽).
그렇다면 이 사건 피해 오토바이들은 타인의 점유 하에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소유자가 소유권을 포기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타인의 재물인지 여부가 불명확하다. 또한 청구인들에게 재물의 타인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가 불명확하고,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적어도 ‘타인의 점유’를 배제한다는 인식은 없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피청구인은 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진술을 통하여 이 사건 오토바이들이 얼마의 기간 동안 방치되었는지 및 주민들의 민원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피해자가 있는지 여부를 좀 더 조사한 후에 청구인들에게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정하였어야 한다.
(2)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 여부
절도죄 또는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 불법영득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불법영득의사는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사용하고 처분하려는 의사이다. 따라서 불법영득의사는 재물의 타인성을 전제로 하는 범죄성립요건이므로, 먼저 재물의 타인성에 대한 인식 유무를 명확히 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청구인이 청구인들의 재물의 타인성에 대한 인식 유무를 명확히 하
지 않은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한편 청구인들은 일단 절차를 문의하러 오토바이 센타로 가기 위하여 오토바이를 끌고 나오다가 100미터가 넘지 않는 지점에서 검거되었고, 경찰에서부터 한결같이 “훔친 것은 아니다. 법적인 문제가 없으면 고쳐서 쓰려고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여기서 ‘법적인 문제가 없으면’은 소유자가 소유권을 포기한 것이 확실한 경우, 유실물법 등에 의하여 습득자가 유실물의 권리를 취득할 수 있는 경우 등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 경우로 해석될 여지도 있으므로 피청구인은 먼저 이 진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인하였어야 한다.
또한 사건 당시의 정황을 살펴보아도 청구인 신○동은 일정한 직업이 있고 청구인 이○범은 대학생인 점, 청구인들은 경비업체 직원으로서 영업차 위 아파트를 방문하여 당시 양복 차림이었던 점, 청구인들은 위 아파트 관리소 직원인 강○석과 함께 있었던 점, 사건 당시가 오전 11시 15분으로 대낮이었던 점, 청구인들은 검거 당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아파트 상가 근처를 지나고 있었으며, 파출소 순찰차가 오는 것을 보고도 그 자리에 서 있었던 점 등 청구인들에게 불법
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있으므로,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을 현행범체포한 경찰관의 진술을 통하여 청구인들이 검거 당할 당시의 상황, 태도 등을 살펴보고, 최초로 112에 신고를 했다고 하는 아파트 상가 태권도 운영자의 진술을 통하여 그가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따져 보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
나. 소 결
사정이 위와 같음에도 피청구인이 이 사건을 송치받은 후 아무런 수사를 진행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기소유예처분한 것은, 자의로 수사를 다하지 아니하고 청구인들의 혐의를 인정하는 처분을 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이는 청구인들의 평등권, 행복추구권, 재판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였다고 볼 것이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김영일 권 성 김효종(주심)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 이상경
청 구 인 이○범 외 1인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광석
피청구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03. 10. 29.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3년 형제99287호 사건에서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3년 형제99287호 기소유예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청구인들과 청구외 강○석은 2003. 10. 29. 피청구인으로부터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 및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의자 강○석은 서울 관악구 ○○아파트 관리원, 같은 신○동은 서초구 양재동 소재 ○○코리아 회사원, 같은 이○범은 대학생으로서 위 신○동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자인바, 합동하여,
2003. 8. 12. 11:15경 서울 관악구 ○○동에 있는 ○○아파트 3단지 304동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번호판 없는 50cc 검정색 텍트 오토바이 2대와 빨간색 텍트 오토바이 1대 등 오토바이 3대 시가 150,000원 상당을 각 1대씩 끌고 나와 이를 절취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의자들은 초범이고, 직업이 일정하며, 사안이 경미하고 피해품이 압수되어 피해가 회복되었으므로 각 그 소추를 유예한다.
나. 청구인들은 위 기소유예처분을 받자, 자신들은 위 아파트의 관리인인 청구외 강○석이 주민들의 민원을 처리하기 위하여 주차장에 버려진 오토바이들을 치워야 한
다고 해서 함께 끌고 간 것이며 절취의 고의가 없었는데도 피청구인이 범죄혐의를 인정한 다음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04. 1. 9. 각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청구인들은 남의 물건을 훔친다는 의사로 이 사건 오토바이들을 주차장에서 끌고 나온 것이 아니다. 이 사건 오토바이들은 오랜 기간 방치되어 주요 부속이 모두 망가진 상태여서 시동도 안 걸렸고, 청구인들은
아파트 관리인인 청구외 강○석이 지난 1년간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라고 하여 이를 믿었으며, 수사기관도 결국 이 사건 종결시까지 위 오토바이들의 소유자를 찾지 못하였다. 또한 청구인들이 현행범으로 체포된 시간은 오전 11:15경으로서, 영업을 위하여 이 사건 아파트를 방문한 것이므로 양복을 입고 시시티브이(CCTV) 영업책자와 견적서류 및 스크루드라이버 등 기본적인 설치도구를 넣은 가방을 들고 있었으며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아파트 상가 앞을 지나고 있었는데, 청구인들이 위 오토바이들을 훔치려 했다면 남의 눈에 잘 띄는 대낮에 정장차림으로 아파트 단지에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3.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청구인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이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하나 오토바이들을 고쳐서 타고 다니려는 의사로 주차장에서 끌고 나왔고, 위 오토바이들을 분실물 혹은 점유이탈물로서 경찰서나 파출소에 신고한 사실이 없다. 또한 청구외 강○석이 아파트 관리소 직원이기는 하나 아파트 주차장의 오토바이들에 대하여 처분 권한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에게는 이 사건 오토바이들을 영득하려는 의사의 합의가 있었다고 보여지므로 피청구인의 처분은 정당하다.
4. 판 단
가. 수사미진 및 법률판단상의 문제점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데 대한 인식과 의사, 즉 절도의 고의가 있어야 하며,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서 이용하고 처분할 의사, 즉 불법영득의사가 있어야 한다.
(1) 이 사건 오토바이가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인지 여부
소유자가 소유권을 포기한 재물은 무주물로서 재물의 타인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절도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 소유권의 포기는 소유자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하며, 소유권은 유효하게 포기되어야 하므로 잃어버린 재물이나 잘못 두고 온 재물은 무주물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사건 오토바이들은 번호판도 없는 소형 오토바이로서 소유자가 이를 잃어버렸더라도 신고가 어려운 점을 생각할 때 일응 무주물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한편 청구인들은 사건 당일 아파트 관리소의 직원인 청구외 강○석으로부터 아파트 주차장에 1년 간 버려져 있던 이 사건 오토바이로 인하여 주민의 민원이 있으며 파출소 경관이 순찰시 그에게 문의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하는 말을 믿고 오토바이들을 끌고 나왔으며, 당시 위 오토바이들은 오랜 기간 방치되어 있어서 주요 부속도 망가져 있고 시동도 걸리지 않았으므로(피청구인도 기소유예처분 결정서 이유에서 “사실상 버려진 오토바이”이고, “실제로 거의 못 쓰게 된 물건”이며, “관리자가 없는 물건인 것으로 알고 가져가려고 하였던 점 참작”이라고 하고 있다), 청구인들로서는 이 사건 오토바이가 소유자가 있는 물건이라거나 소유자의 지배하에 있는 물건이라고 인식하였다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청구인들로서는 위 오토바이들이 버려진 물건으로서 어떤 식으로든 위 강○석에게 관리권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을 수 있다.
실제로 경찰에서는 피해 오토바이 차대번호로 소유자를 찾아보았으나 관련자료를 발견하지 못하였고, 인근 주민 및 주변 상가 업주, 종업원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하였으나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하였으며, 당해 경찰서 도난 피해신고 접수대장에서 차대번호 등을 대조하였으나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수사기록 30쪽). 결국 경찰도 더 이상 피해자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압수 오토바이를 매각하여 대가 보관하였다(수사기록 65쪽).
그렇다면 이 사건 피해 오토바이들은 타인의 점유 하에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소유자가 소유권을 포기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타인의 재물인지 여부가 불명확하다. 또한 청구인들에게 재물의 타인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가 불명확하고,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적어도 ‘타인의 점유’를 배제한다는 인식은 없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피청구인은 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진술을 통하여 이 사건 오토바이들이 얼마의 기간 동안 방치되었는지 및 주민들의 민원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피해자가 있는지 여부를 좀 더 조사한 후에 청구인들에게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정하였어야 한다.
(2)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 여부
절도죄 또는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 불법영득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불법영득의사는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사용하고 처분하려는 의사이다. 따라서 불법영득의사는 재물의 타인성을 전제로 하는 범죄성립요건이므로, 먼저 재물의 타인성에 대한 인식 유무를 명확히 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청구인이 청구인들의 재물의 타인성에 대한 인식 유무를 명확히 하
지 않은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한편 청구인들은 일단 절차를 문의하러 오토바이 센타로 가기 위하여 오토바이를 끌고 나오다가 100미터가 넘지 않는 지점에서 검거되었고, 경찰에서부터 한결같이 “훔친 것은 아니다. 법적인 문제가 없으면 고쳐서 쓰려고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여기서 ‘법적인 문제가 없으면’은 소유자가 소유권을 포기한 것이 확실한 경우, 유실물법 등에 의하여 습득자가 유실물의 권리를 취득할 수 있는 경우 등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 경우로 해석될 여지도 있으므로 피청구인은 먼저 이 진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인하였어야 한다.
또한 사건 당시의 정황을 살펴보아도 청구인 신○동은 일정한 직업이 있고 청구인 이○범은 대학생인 점, 청구인들은 경비업체 직원으로서 영업차 위 아파트를 방문하여 당시 양복 차림이었던 점, 청구인들은 위 아파트 관리소 직원인 강○석과 함께 있었던 점, 사건 당시가 오전 11시 15분으로 대낮이었던 점, 청구인들은 검거 당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아파트 상가 근처를 지나고 있었으며, 파출소 순찰차가 오는 것을 보고도 그 자리에 서 있었던 점 등 청구인들에게 불법
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있으므로,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을 현행범체포한 경찰관의 진술을 통하여 청구인들이 검거 당할 당시의 상황, 태도 등을 살펴보고, 최초로 112에 신고를 했다고 하는 아파트 상가 태권도 운영자의 진술을 통하여 그가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따져 보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
나. 소 결
사정이 위와 같음에도 피청구인이 이 사건을 송치받은 후 아무런 수사를 진행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기소유예처분한 것은, 자의로 수사를 다하지 아니하고 청구인들의 혐의를 인정하는 처분을 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이는 청구인들의 평등권, 행복추구권, 재판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였다고 볼 것이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김영일 권 성 김효종(주심)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 이상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