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4헌마732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12호 위헌확인

결정일: 2005년 10월 27일

결정요지

법률 또는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그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직접 기본권을 침해받아야 한다. 그런데,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12호는 그 자체로서 직접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위 규정에 근거한 관할 교육감 또는 교육감이 지정하는 자의 금지시설 및 행위의 해제 여부에 관한 재량권의 행사, 즉 해제 또는 해제거부처분이라는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매개로 하여 비로소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기본권침해 여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 청구는 법령에 대한 직접성 요건을 흠결하여 부적법하다.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가.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12호는 당구장 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사전에 일반적으로 금지한 다음,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자유제한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자유제한의 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도 규정하지 아니하여 자유제한의 해제 여부는 교육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이는 일정한 기준의 승인을 조건으로 허용하는 형식이 아니라 예외적ㆍ재량적 해제를 유보한 전면적 금지에 해당한다. 따라서, 청구인들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서 당구장 시설을 설치하려고 하는 사람들로서 위 법률조항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받고 있는 것이지, 교육감이 자유제한의 해제를 거부한 때에 비로소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받게 된 것이 아니므로, 직접성의 요건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당구장업 자체가 초ㆍ중ㆍ고등학교의 교육을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것이 아닌 점, 당구는 정신집중 훈련과 여가선용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는 점, 당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유기에서 체육활동으로 바뀌었고 그러한 사정이 국내의 입법과 국제적인 체육행사에까지 반영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구장업을 아직도 초ㆍ중ㆍ고등학교의 유해환경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고, 오히려 초ㆍ중ㆍ고등학교 주변 뿐만 아니라 초ㆍ중ㆍ고등학교 내에도 당구장을 설치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특기를 개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미성숙한 학생들이 당구의 오락성에 빠져 학습을 소홀히 할 우려는 학교의 적절한 교육에 의하여 해결하여야 하는 것이고 학교 주변에만 당구장을 설치하지 못하게 한다고 하여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따라서, 위 법률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도 적절하다고 보기 어려
우므로, 헌법 제15조가 보장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참조조문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학교보건법 시행령 제4조(2002. 2. 25. 대통령령 제17520호로 개정된 것)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김

국 외 1인
대리인 변호사 이석연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 김

국은 서울 성북구
○○
동 23-59 지상건물에서, 청구인 이

용은 같은 동 23-61, 29-12 양 지상건물에서 각 당구장 영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로서, 청구인 김

국은 2004. 7.경에, 청구인 이

용은 2004. 8.경에 각 서울특별시 성북교육청에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금지행위 및 시설 해제신청을 하였다.
(2) 그런데, 서울특별시 성북교육청 교육장은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청구인들의 위 해제신청을 거부하고, 그 결과를 2004. 7. 21. 청구인 김

국에게 통지하고, 같은 해 9. 15. 청구인 이

용에게 통지하였다.
(3) 이에 청구인들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서 당구장시설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12호가 자신들의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04. 9. 1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12호(1998. 12. 31. 법률 제5618호로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 및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학교보건법 제6조(정화구역 안에서의 금지행위 등)

누구든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서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 및 시설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구역 안에서는 제2호, 제4호, 제8호 및 제10호 내지 제14호에 규정한 행위 및 시설 중 교육감 또는 교육감이 위임한 자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정하는 행위 및 시설은 제외한다.
12. 당구장(초ㆍ중등교육법 제2조 제1호의 규정에 의한 유치원 및 고등교육법 제2조 각 호의 규정에 의한 학교의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의 경우를 제외한다)
학교보건법시행령(2002. 2. 25. 대통령령 제17520호로 개정된 것) 제4조(행위제한이 완화되는 구역) 법 제6조 제1항 단서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구역”이라 함은 제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상대정화구역(법 제6조 제1항 제12호의 당구장시설을 하는 경우에는 절대정화구역을 포함한 전 정화구역)을 말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과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1) 헌법재판소는 헌재 1997. 3. 27. 선고 94헌마196 등 결정에서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이하 ‘정화구역’이라 한다) 안에서의 금지행위 및 시설로서 당구장을 규정하고 있던 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13호가 대학이나 유치원 등의 정화구역 안에서 당구장 시설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위헌이지만 초ㆍ중ㆍ고등학교 등과의 관계에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으나,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것이다.
(2) 당구장은 더 이상 오락장이나 학교교육에 유해한 시설이 아니고, 건전한 생활체육시설이다. 당구장업은 과거 공중위생법상 유기장으로 규제되다가 1998. 3. 31. 국민체육진흥법의 개정으로 체육시설업으로 분류되었고, 1989. 7. 1. 체육시설의설치ㆍ이용에관한법률의 시행과 더불어 신고대상인 체육시설업으로 전환되었다. 나아가 당구경기 그 자체도 남녀노소 누구나 여가로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생활체육이다. 이는 당구경기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의 정식 또는 시범종목으로 채택되었고 세계당구협회가 이미 국제경기총연합회 및 국제올림픽위원회에 가입하였고, 대한당구연맹 또한 대한체육회의 준가맹단체가 되었다. 한편, 최근에는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당구장을 설치하여 특기적성교육프로그램으로 당구를 지도하기도 하고 대학특기자 입학을 추진하고 있다.
(3) 한편, 초등학교의 경우 당구장을 이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므로 유치원과 마찬가지로 그 주변에 당구장 시설을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초등학생이 학습을 소홀히 하거나 교육적으로 나쁜 영향을 받을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따라서, 당구장에 대하여서 다른 체육시설과 달리 정화구역 내에서의 시설을 금지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어서 헌법에 위반되고, 체육시설 등에 대한 시대적 조류의 변화에 따라 당구에 대하여 체육시설업으로서의 확고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현재의 시대적 추이를 감안하여 당구의 오락성과 당구장의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여 학습의 능률화를 기하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으므로 헌법재판소의 위 결정은 변경되어야 한다.
(5) 청소년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소년의 건전한 체력향상과 문화향유의 기회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특히 청소년기에 당구를 특기로 하여 대성하고자 하는 청소년의 꿈을 꺾는 등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과 형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 교육인적자원부장관 및 서울특별시 성북교육청 교육장의 의견
당구를 치는 행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나, 당구장은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청소년에 대한 유해환경으로서의 성격도 지니고 있으므로, 이를 규제할 정당성이 있는 것이다. 한편, 이 사건 법률은 정화구역 안에서 심의를 거쳐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당구장 시설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비례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3. 판 단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법률 또는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그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직접ㆍ현재ㆍ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받아야 하는 것을 요건으로 한다. 여기서 말하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하므로, 당해 법령에 근거한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기본권 침해의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직접성의 요건이 결여된다(헌재 1998. 11. 26. 96헌마55등, 판례집 10-2, 756, 762 ; 2000. 11. 30. 99헌마190, 판례집 12-2, 325, 340).
이와 같이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에 있어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을 요구하는 이유는, 법령은 일반적으로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매개로 하여 비로소 기본권을 침해하게 되므로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개인은 먼저 일반 쟁송의 방법으로 집행행위를 대상으로 하여 기본권 침해에 대한 구제절차를 밟는 것이 헌법소원의 성격상 요청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령에 근거한 집행행위가 존재한다면 국민은 우선 그 집행행위를 기다렸다가 집행행위를 대상으로 한 소송을 제기하여 구제절차를 밟는 것이 순서이다(헌재 1998. 4. 30. 97헌마141, 판례집 10-1, 496, 503). 특히, 법령에 근거한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재량행위인 경우에는 법령은 집행기관에게 기본권침해의 가능성만을 부여할 뿐 법령 스스로가 기본권의 침해행위를 규정하고 행정청이 이에 따르도록 구속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 때의 기본권의 침해는 집행기관의 의사에 따른 집행행위, 즉 재량권의 행사에 의하여 비로소 이루어지고 현실화된다 할 것이어서 이러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될 여지가 없다(헌재 2005. 5. 26. 2002헌마356등, 공보 105, 696, 700).
그러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학교보건법 시행령 제4조를 보태어 보면, 초ㆍ중ㆍ고등학교 및 이들과 유사한 교육기관의 정화구역 안에서는 당구장 시설의 설치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나, 교육감 또는 교육감이 위임한 자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정될 때에는 절대정화구역인지 상대정화구역인지를 가리지 아니하고 그 설치가 허용된다. 한편 대법원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교육감 또는 교육감이 지정하는 자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서의 금지행위 및 시설의 해제신청에 대하여 그 행위 및 시설이 학습과 학교보건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여 그 금지행위 및 시설을 해제하거나 계속하여 금지(해제거부)하는 조치는 교육감 또는 교육감이 지정하는 자의 재량행위에 속하는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6누8253 판결(공1996하, 24, 3591) 등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자체로서 직접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근거한 관할 교육감 또는 교육감이 지정하는 자의 금지시설 및 행위의 해제여부에 관한 재량권의
행사, 즉 해제 또는 해제거부처분이라는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매개로 하여 비로소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기본권침해 여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령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 청구는 법령에 대한 직접성 요건을 흠결하였다고 할 것이다.
한편, 청구인들은 우리 재판소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개정되기 전의 학교보건법(1991. 3. 8. 법률 제4349호로 개정된 것) 제6조 제1항 제13호 ‘당구장’부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에 대하여 본안판단을 한 헌재 1997. 3. 27. 선고 94헌마196 결정을 원용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도 위 사건과 마찬가지로 직접성의 요건을 구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결정이 선고될 당시의 당구장 시설에 관한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4조에 의하면, 당시에는 유치원과 대학 및 이와 유사한 교육기관의 절대정화구역 안에서의 당구장 시설에 대하여는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단서가 적용될 여지가 없이 절대적으로 그 설치가 금지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위 결정에서의 청구인들은 대학의 절대정화구역 안에서 당구장 영업을 하겠다고 관할 교육청에 금지행위의 해제신청을 하였던 것이고 그 신청이 거부되자 우리 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던 것이므로, 위 사안에서는 직접성의 요건을 결여하였다고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반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은 위 결정 이후 개정된 학교보건법에 따라 당구장시설은 초ㆍ중ㆍ고등학교 및 이들과 유사한 교육기관의 정화구역 안에서만 금지되고, 절대정화구역이든 상대정화구역이든 가리지 않고 관할 교육청의 재량에 의하여 그 허용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므로, 사안을 달리하는 위 결정은 이 사건 헌법소원에 원용될 수 없는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5.와 같은 재판관 조대현의 위헌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
다.
5. 재판관 조대현의 위헌 의견
가. 청구인들의 청구적격에 관하여
이 사건 심판대상인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12호는, 본문에서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서 당구장 시
설을 금지시키고, 그 단서에서 학교보건법시행령 제4조가 정하는 구역(당구장 시설의 경우에는 절대정화구역 및 상대정화구역을 포함한 전 정화구역) 안에서는 교육감 또는 교육감이 위임한 자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정하는 시설은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규정에 위반할 경우에는 시ㆍ도지사가 당구장 시설의 철거를 명할 수 있고(학교보건법 제6조 제3항), 위반자에 대하여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학교보건법 제19조).
이는 당구장 시설의 장소를 법률로써 직접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그 자유제한의 내용도 사전에 일반적으로 금지한 다음,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자유제한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유제한의 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도 규정하지 아니하여 자유제한의 해제 여부는 교육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일정한 기준의 승인을 조건으로 허용하는 형식이 아니라 예외적ㆍ재량적 해제를 유보한 일반적ㆍ전면적 금지에 해당한다.
청구인들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서 당구장 시설을 설치하려고 하는 사람들로서 이 사건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받고 있다. 교육감이 자유제한의 해제를 거부한 때에 비로소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받게 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청구인들이 이 사건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의하여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받는 상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청구인들은 교육감의 자유제한해제거부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이 사건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대하여 막바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 이 사건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이 사건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당구장 시설의 장소를 법률로써 직접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직업수행의 자유를 일반적으로 제한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앞에서 본 바와 같다.
학교보건법 제1조(목적)ㆍ제5조(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의 설정)ㆍ제6조(정화구역 안에서의 금지행위등)는 학교의 보건ㆍ위생 및 학습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학교경계선으로부터 200미터 이내의 지역을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으로 지정하고 그 구역 안에서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와 시설을 금지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당구장
시설이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는 시설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997. 3. 27. 선고 94헌마196등 결정에서 구학교보건법(1998. 12. 31. 개정되기 전의 법률) 제6조 제1항 제13호에 대하여 1997. 3. 27. “초등학교ㆍ중학교ㆍ고등학교 기타 이와 유사한 교육기관의 학생들은 아직 변별력 및 의지력이 미약하여 당구의 오락성에 빠져 학습을 소홀히 하고 당구장의 유해환경으로부터 나쁜 영향을 받을 위험성이 크므로 이들을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위 법률조항이 초ㆍ중ㆍ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지만 그러한 위험성이 없는 대학과 유치원의 경우에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러한 결정에 따라 개정된 것이 이 사건 심판대상 법률조항이다.
당구장업은 원래 유기장업법(1986. 5. 10. 공중위생법이 제정되면서 폐지)과 공중위생법에 의하여 유기장업으로 분류되어 허가대상으로 규정되었다가, 1989. 3. 31. 체육시설의설치ㆍ이용에관한법률이 제정되면서 그 시행일인 1989. 7. 1.부터 공중위생법상의 유기장업에서 삭제되고 체육시설로 분류되고 신고대상영업으로 규정되었다. 그 후에도 체육시설의설치ㆍ이용에관한법률시행규칙 제5조에 의하여 당구장 출입문에 18세 미만자의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표시하도록 규정되어 있었으나, 그 규정은 1993. 5. 13. 헌법재판소 92헌마80 결정에 의하여 헌법상 보장된 직업수행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되었다. 92헌마80 결정은 당구는 오락이지만 실내운동의 요소도 아울러 갖추고 있으며, 입법자가 당구를 오락 내지 유기의 범주에서 떼내어 운동 내지 체육의 범주로 편입시켰고, 당구에는 약간의 신체운동적 요소와 아울러 경기의 속성상 정신을 집중시키고 성격을 침착하게 하는 기능도 없지 않은 것이고 짧은 시간에 스트레스 해소나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등 여가선용이라는 의미에서 긍적적인 측면이 있으며, 음주ㆍ흡연이나 도박의 문제는 당구장에 한해서 문제되는 것은 아니고, 당구에 관한 부정적인 시각은 당구 자체의 속성에서 유래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주로 당구장의 시설ㆍ환경과 출입자의 성분 때문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에, 당구장에 무조건 18세 미만자의 출입을 봉쇄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당구는 1988년 서울장애자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고,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되었으며, 199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이에 따라 대한당구연맹
이 2001. 2. 2. 대한체육회의 준가맹단체로 등록되었고, 대학에 당구학과를 개설하고 중ㆍ고등학교에서 당구 특기자를 지도하는 방안도 추진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이 당구장업 자체가 초ㆍ중ㆍ고등학교의 교육을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것이 아닌 점, 당구는 정신집중 훈련과 여가선용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는 점, 당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유기(遊技)에서 체육활동으로 바뀌었고 그러한 사정이 국내의 입법과 국제적인 체육행사에까지 반영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구장업을 아직도 초ㆍ중ㆍ고등학교의 유해환경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초ㆍ중ㆍ고등학교 주변 뿐만 아니라 초ㆍ중ㆍ고등학교 내에도 당구장을 설치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특기를 개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미성숙한 학생들이 당구의 오락성에 빠져 학습을 소홀히 할 우려는 학교의 적절한 교육에 의하여 해결하여야 하는 것이고 학교 주변에만 당구장을 설치하지 못하게 한다고 하여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 법률은 입법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도 적절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헌법 제15조가 보장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주심) 이공현 조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