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8헌마686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0년 9월 30일

결정요지

국제결 혼 알선업자와 청구인의 배우자 간에 가장 혼인신고를 하기로 공모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러한 사실을 청구인이 미리 알고 있었 다거나, 청구인이 그러한 공모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점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는 점, 일반적으로 국제결 혼 알선업자의 업무범위는 위장 결혼에 한정되지 않고, 진심으로 혼인을 원하는 자들의 맞선 주선도 포함되어 있는 점, 위장결혼을 할 경우 중개인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라 할 것인데, 이에 대한 증거가 없는 점, 청구인이 자발적인 의사로 배우자와 별거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한국에 특별한 연고가 없는 상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현재까지 맛사지 업소등에서 일해 온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청구인에게 혼인신고 당시에 진정한 혼인의사가 없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그 혐의를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11조 제1항
민법 제815조 제1호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왕펭○○
대리인 법무법인 정세
담당변호사 정대화 외 9인
피청구인 대전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대전지방검찰청 2008년 형제40849호 청구인에 대한 공전자기록불실기재 등 사건에 관하여 2008. 9. 30. 결정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피청구인은 2008. 9. 30. 청구인에 대한 대전지방검찰청 2008년 형제40849호 공전자기록불실기재 등 사건에 관하여, 기소유예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는바(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 이라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중국 국적의 부녀자로 청구외 김○구, 김○송, 진○미와 공모하여, 김○구와 진정으로 혼인하여 결혼생활을 유지할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2007. 4. 12. 충북 보은군 보은읍 사무소 민원실에서 김○구와 청구인 사이에 마치 진정한 혼인이 이루어진 것처럼 허위의 사실이 작성된 혼인신고서를 위 읍사무소 호적계 담당 공무원에게 제출하여, 그 정을 모르는 위 공무원으로 하여금 위 김○구와 청구인 사이에 진정한 혼인이 이루어진 것으로 공전자기록인 호적전산시스템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도록 하는 한편, 그 무렵 그 곳에서 위 호적전산시스템에 비치토록 하여 이를 행사하였다."

나. 이에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2008. 11. 17. 위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및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은 청구외 김○구와 진심으로 혼인할 의사로 혼인신고를 한 것이지 가장 혼인신고를 한 것이 아니며, 청구인과 김○구의 결혼을 알선한 김○송에게 위장결혼의 대가로 돈을 준 사실도 없고, 한국에 입국하기 전에도 김○구와 국제전화를 자주 하면서 정을 쌓아 왔다. 그런데 한국에 온 다음날 청구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배우자 김○구가 청구인을 집에서 강제로 쫓아내어, 어쩔 수 없이 김○구와 생활을 같이 하지 못하고 있으나, 현재에도 김○구와의 혼인생활 지속의사가 여전히 존재한다.
설령 김○구에게는 청구인과 진정한 혼인을 할 의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은 김○구에게도 진정한 혼인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므로 청구인에게는 위장결혼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청구인과 청구외 김○구의 결혼을 알선한 김○송은 김○구를 중국으로 데리고 갈 때 항공료, 숙박료 등을 포함한 모든 비용을 자신이 부담했다는 사실과, 청구인이 한국에 입국한 다음날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맛사지 업소에서 일주일 가량 일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을 비롯한 김○송, 김○구에게 일종의 거래에 기초한 위장결혼 공모 사실을 추정할 수 있다.
청구인은 국제결혼 알선자인 김○송에게 위장결혼의 대가를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대가지급 여부는 위장결혼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는 것이 아니고, 중국 브로커에 대한 수사상 한계로 인하여 이에 대하여 일일이 수사하는 것도 어렵다.
또한 청구인과 김○구는 통상적인 혼인에 수반되는 경제적인 부분을 어떤 식으로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합의도 없이 혼인신고를 하였고, 청구인은 구체적 결혼의사도 없이 만연히 한국에 입국하여 김○송의 업소에서 일을 할 생각 외에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청구인에게 진정한 혼인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

3. 판 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결혼중개인 김○송의 처(妻)인 진○미는 한국에서 맛사지 업소를 운영하던 중 종업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고(수사기록 Ⅱ-502), 김○송은 김○구에게 "중국여자랑 혼인신고를 해 주면, 그 여자를 데리고 들어올 수 있고, 그 여자를 우리 맛사지 업소에서 종업원으로 일을 시켜 돈을 벌게 하여 매달 100만 원 가량을 당신에게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여(수사기록 Ⅱ-520, 수사기록 Ⅲ-747), 김○송이 김○구의 중국방문비용, 호텔비, 식비 등 전비용을 대신 부담하여 김○구를 중국으로 데리고 간 다음, 2006. 11.월 경 청구인과 김○구의 맞선을 주선하였다(수사기록 Ⅱ-497, 520, 수사기록 Ⅲ-746).

(2) 청구인은 당시 중국 위해시의 한 사우나에서 일하던 중, 김○송이 주선한 맞선자리에 나가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김○구를 소개받아 김○구와 혼인하기로 하였으며, 2007. 4. 12. 김○구는 김○송과 함께 김○구와 청구인간의 혼인신고를 하였고, 혼인신고시 김○송과 진○미가 혼인보증을 했다(수사기록 Ⅰ-452, 수사기록 Ⅱ-521).

(3) 청구인은 혼인신고 후 6개월 정도 지난 2007. 10. 6. 인천공항으로 입국하였는데, 그 때 대전에 살던 김○구가 직접 공항까지 배웅을 나왔으며, 청구인은 진○미의 맛사지 업소에 짐을 맡겨두고(수사기록 Ⅱ-542) 김○구의 집으로 가서 하룻밤 잔 후, 다음날부터 일주일 정도 진○미의 맛사지 업소에서 일하면서 그 곳에서 지낸 후 안산 등지에서 일을 해 왔다(수사기록Ⅰ-22, 수사기록 Ⅱ-522, 542, 563, 수사기록 Ⅲ-620, 627).

(4) 청구인과 배우자 김○구는 2007. 10. 6. 하룻밤을 보낸 이후 현재까지 생활을 같이 한 적이 없고(수사기록 Ⅱ-522, 수사기록 Ⅲ-627, 658), 김○구는 앞으로도 청구인과 동거할 의사가 없다(수사기록 Ⅱ-522).

(5) 한편, 결혼중개인 김○송, 그의 처(妻) 진○미는 2008. 9. 30. 이 사건과 관련하여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등 혐의로 기소되었고, 김○구는 청구인과 함께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나. 혼인신고시에 청구인에게 진정한 혼인의사가 있었는지 여부
(1) 김○구는 김○송과의 위장결혼 공모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있고, 김○송 역시 김○구의 중국 여행 경비를 전부 부담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어 김○구와 김○송이 가장 혼인신고를 하기로 한 공모사실이 인정되나, 이러한 사실을 청구인이 미리 알고 있었다거나, 청구인이 이에 적극적으로 공모했다는 점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2) 청구인이 국제결혼 알선업자인 김○송의 주선을 통해 김○구와 혼인을 한 것은 사실이나, 일반적으로 국제결혼 알선업자의 업무범위는 위장결혼에 한정되지 않고, 진심으로 혼인을 원하는 자들의 맞선 주선도 포함되어 있는 점, 위장결혼을 할 경우 중개인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라 할 것인데, 이에 대한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국제결혼 중개인인 김○송이 맞선을 주선하였다는 점과 그가 현재 기소되어 있다는 점만으로 청구인에게도 진정한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한편, 피청구인은 청구인과 김○구가 혼인 후 경제적인 부분을 어떤 식으로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합의도 없이 혼인신고를 하였으므로 가장혼인이라고 주장하나, 통상적인 혼인의 경우에도 혼인 생활 이후의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합의가 반드시 선행된다고 보기 어렵고, 청구인은 김○구와 혼인한 후, 한국에서 돈을 벌어 그것으로 혼인생활을 영위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상, 혼인신고시에 단지 경제적 부분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청구인의 진정한 혼인의사를 부정하기 어렵다.

(4) 청구인은 김○구의 집에서 나오게 된 후 현재까지 김○구와 별거하고 있으나, 이는 본인의 자발적 의사로 나온 것이 아니라, 김○구가 청구인을 협박을 하여 불가피하게 쫓겨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맛사지 업소 사장인 진○미는 청구인이 자발적인 의사로 맛사지 업소로 왔다기 보다는, 김○구가 청구인이 더럽다면서 함께 살 수 없다고 하여 진○미가 운영하는 맛사지 업소로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을 하고 있으므로(수사기록 Ⅱ-564), 청구인이 맛사지 업소에서 일하기 위해 자발적인 의사로 김○구와 별거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5) 한편, 청구인은 입국 당일 자신의 짐을 진○미가 운영하는 맛사지 업소에 맡겨두었다고 진술하나(수사기록 Ⅱ-542), 입국당일 청구인은 김○구, 김○송 등과 함께 위 맛사지 업소 근처 식당에서 저녁식사와 반주를 함께 하였으므로(수사기록 Ⅱ-522, 541), 짐을 맡겨둔 장소가 식당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장소였고, 저녁식사 후 너무 어두워져서 짐을 거기에 두고 온 것으로 다음날 다시 찾아갈 생각이었다는 청구인의 진술이 수긍하기 어렵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단지 자신의 짐을 입국당일 진○미의 맛사지 업소에 맡겨두었다는 점만으로 혼인신고 당시에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추정할 수 없다.

(6) 나아가 청구인은 김○구의 집에서 나온 이후 한국에 특별한 연고가 없는 상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현재까지 맛사지 업소 등에서 일해온 것으로 판단되므로, 현재까지 맛사지 업소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취업 목적 때문에 가장 혼인신고를 하였다고 추정할 수 없다.

(7) 통상 혼인을 결정하는 요소는 배우자의 외모, 성격, 직업, 국적 등으로 다양하며, 그 중 어느 것에 무게를 두어 배우자를 선택할 것인지는 개인의 가치관의 문제라 할 것인바, 청구인이 경찰조사에서 한국에 대한 애정 및 한국인과의 혼인지속의사를 밝힌 점만으로 배우자 김○구와의 진정한 혼인의사를 부정하는 것은, 혼인결정에 고려되는 다양한 요소를 무시한 것이므로 타당하지 않다.

(8)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위와 같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사실오인이나 수사미진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기본권인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0.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