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8헌마290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0년 12월 28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08헌마290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자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상건
피청구인 대구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대구지방검찰청 2008년 형제7514호 업무방해 피의사건에서 피청구인이 2008. 2. 28.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에 대한 대구지방검찰청 2008년 형제7514호 업무방해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회’ 사무국장으로 일을 하다가 운영위원회에서 6개월의 정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서, 2008. 1. 26. 12:20경 대구 남구 ○○동 2142-8 소재 ‘○○회’ 사무실 내에서 사무실 임대계약 명의가 청구인이라는 이유로 같은 사무실 간사인 피해자 최○락(40세)을 사무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 정당한 업무를 약 50분 간 방해한 것이다.」
나. 위 피의사실에 관하여 피청구인이 2008. 2. 28.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되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기소유예처분을 하자, 청구인은 2008. 3. 28. 위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에 대한 운영위원회의 정직처분은 정관의 규정을 어긴 것이어서 무효이고, 오히려 피해자 최○락이 ‘○○회’에서 해고된 사람이므로, 위 피해자가 청구인이 점유하고 있는 위 사무실에 마음대로 들어와 서류 등을 옮기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청구인의 이 사건 행위에 대하여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수사미진 내지 사실오인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한 후 기소유예처분을 하고 말았으니 이는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먼저, 이 사건 수사기록과 심판기록에 나타난 증거자료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회’는 장애인 권리옹호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면서 그 부설기관으로 ○○생활센터를 두고 있는 비법인사단인데, 최○현이 약 4년간 위 사단의 대표자(회장)로, 청구인이 약 12년간 위 사단의 사무국장으로 근무해 오고 있었다.
(2) 그런데 위 최○현의 유라시아 횡단 중 발생한 보조자의 사망사고처리와 관련하여 내부 갈등이 생기자 ‘2007. 12. 28. 제18차 운영위원회’라는 이름의 회의를 열어 최○현을 회장직에서 해임하는 한편, 청구인을 운영위원직에서 해임하고 근로자로서 6개월간 정직시킨다는 결의를 하였고, ‘2008. 1. 4. 제19차 운영위원회’라는 이름의 회의를 다시 열어 위 제18차 운영위원회의 결의내용을 재확인하는 결의를 하였다. 그런데, 위 제18차, 제19차 운영위원회는 위 사단 부설기관인 ○○생활센터의 운영위원회일 뿐 위 사단 자체의 운영위원회는 아니었다(대구지방법원 2008가합2672, 대구고등법원 2008나5876 판결이유 참조).
(3) 위 사단은 2008. 1. 22.경 제7차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여 위 제18차, 제19차 운영위원회의 결의는 정관상 무효임을 확인하고 도리어 직원인 피해자 등을 해임하였다.
(4) 2008. 1. 26. 오전 피해자와 그 일행 등 몇 명이 잠겨 있는 위 사단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 필요한 서류 등을 찾아 옮기고 있었다.
(5) 청구인은 건물 주인으로부터 피해자 일행이 사무실 서류 등을 옮긴다는 소식을 듣고 그 날 12:00경 112신고를 하였고, 이에 동명대지구대 2팀 소속 경찰관 3명이 현장에 청구인보다 먼저 도착하였으며, 이 때 피해자는 경찰관들에게 자신은 위 사무실 간사이고 전임 간사인 청구인으로 인해 업무를 볼 수 없어 필요한 것을 챙겨 다른 곳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짐을 옮기는 중이라고 설명하였다.
(6) 2008. 1. 26. 12:20경 청구인이 현장에 도착하여 피해자 등에게 나가라고 하면서 사무실 내 물건을 차고 선풍기를 던지며 피해자를 막아 사무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등의 행동을 하였고, 이 때 피해자가 경찰관들에게 청구인을 업무방해로 처벌해 달라고 요청하자, 경찰관들은 청구인에게 계속하여 소란을 피우면 업무방해로 처벌할 것임을 몇 차례 경고한 후, 이를 듣지 않는 청구인을 같은 날 13:15경 현행범으로 체포하였다.
(7) 피해자는 경찰 조사 당시 청구인은 위 사단의 사무국장이었지만 이 사건 전에 운영위원회에서 정직 6개월의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하였고, 청구인은 경찰 조사 당시 자신에 대한 정직 처분은 정관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8) 청구인은 2008. 1. 16.경부터 피해자 등을 배제한 채 위 사단 사무실을 점유하여 왔고, 이 사건 당시 위 사단 사무실에 관한 임대차계약서상 임차인 명의는 청구인으로 되어 있었다.
나. 검토
(1) 쟁점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위력으로써 피해자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판단하였으나, 이 사건과 같이 청구인이 자신에 대한 정직 처분의 법적 효력을 다투면서 업무인계에 응하지 아니하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청구인의 승낙 없이 사무실에 들어가 다른 곳에서 업무를 보는 데 필요한 서류 등을 옮기고 있었던 경우, 위와 같은 사무가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에 해당하는 것인지, 나아가 청구인과의 법적 지위에 관한 분쟁 중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승낙도 없이 잠겨 있던 사무실에 들어가 필요한 서류 등을 가져가려 한 행위를 과연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는 것으로서 형법상 보호할 가치 있는 업무라고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하여 의문이 든다.
(2) 계속성 있는 업무인지 여부
형법 제314조 제1항에 규정된 업무방해죄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로써,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는바, 여기에서 ‘업무’란 ‘사람이 그 사회생활상의 지위에 기하여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한다(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도1752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는 2007. 12. 28.자 제18차 운영위원회 및 2008. 1. 4.자 제19차 운영위원회의 징계결의에 따라 청구인으로부터 업무를 인수받아 사무실을 운영하려고 하였으나 청구인이 응하지 아니하므로 우선 필요한 서류 등을 위 사단 사무실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업무를 보기 위해, 청구인의 승낙 없이 위 사단 사무실로 들어가 필요한 서류 등을 가져가려고 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방해되었다고 하는 피해자의 업무는, 우선 다른 곳에서 위 사단의 업무를 보기 위해 사무실에 있던 필요한 서류 등을 옮기는 사무라고 할 것인데, 이는 위 사단 운영을 위하여 계속적으로 행하는 사무라기보다는 위 사단 사무실을 청구인으로부터 이전받을 때까지 임시로 업무를 보기 위한 방편으로 행한 일회적인 사무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있을 것이다.
(3) 형법상 보호할 가치 있는 업무인지 여부
업무방해죄에서의 업무는 보호의 객체이므로,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이어야 한다. 즉 정당한 업무수행이라고 할 수 없는 행위를 방해한 것에 대하여는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83. 10. 11. 선고 82도2584 판결 참조).
또한 ‘형법상 보호할 가치 있는 업무’이기 위해서는,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 등이 반드시 적법하거나 유효한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의 기반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6도3687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면, 위에서 본 것처럼 피해자는 청구인과의 법적 지위에 관한 분쟁 중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승낙 없이 잠겨 있던 사무실에 들어가 필요한 서류 등을 가져가려 한 것으로서, 이를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는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청구인을 운영위원에서 해임하고 근로자로서 정직 6개월의 처분을 한 위 제18차 및 제19차 운영위원회가 위 사단 정관상의 운영위원회가 아니었다는 법원의 판결이 추후 확정된 점, 위 사단 사무실은 청구인 명의로 임차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2008. 1. 16.경부터 피해자의 출입을 배제시키고 있었으며 그 이전(2008. 1. 4.~1. 15.)에도 피해자 측이 이를 배타적으로 점유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법적으로 사단 사무국장의 지위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던 청구인이 잠가 놓은 사단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필요한 서류 등을 가져가려고 한 피해자의 행위가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라거나 청구인에게 업무방해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도 엿보인다.
다. 법리오해 및 수사미진의 점
그러므로 피청구인으로서는 피해자의 이 사건 사무실 서류 등 이전사무가 계속성 있는 사무에 해당하는지 보다 면밀히 검토하고, 형법상 보호할 가치 있는 업무인지, 그리고 청구인에게 업무방해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와도 관련하여, 청구인과의 법적 분쟁 결과를 기초로 과연 피해자의 이 사건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지 더욱 심도 있게 살펴보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청구인이 행사한 위력으로 인해 피해자의 사무실 서류 등 이전사무가 방해된 점만을 가지고 청구인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위와 같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및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으므로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0. 12. 28.
청 구 인 이○자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상건
피청구인 대구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대구지방검찰청 2008년 형제7514호 업무방해 피의사건에서 피청구인이 2008. 2. 28.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에 대한 대구지방검찰청 2008년 형제7514호 업무방해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회’ 사무국장으로 일을 하다가 운영위원회에서 6개월의 정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서, 2008. 1. 26. 12:20경 대구 남구 ○○동 2142-8 소재 ‘○○회’ 사무실 내에서 사무실 임대계약 명의가 청구인이라는 이유로 같은 사무실 간사인 피해자 최○락(40세)을 사무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 정당한 업무를 약 50분 간 방해한 것이다.」
나. 위 피의사실에 관하여 피청구인이 2008. 2. 28.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되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기소유예처분을 하자, 청구인은 2008. 3. 28. 위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에 대한 운영위원회의 정직처분은 정관의 규정을 어긴 것이어서 무효이고, 오히려 피해자 최○락이 ‘○○회’에서 해고된 사람이므로, 위 피해자가 청구인이 점유하고 있는 위 사무실에 마음대로 들어와 서류 등을 옮기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청구인의 이 사건 행위에 대하여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수사미진 내지 사실오인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한 후 기소유예처분을 하고 말았으니 이는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먼저, 이 사건 수사기록과 심판기록에 나타난 증거자료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회’는 장애인 권리옹호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면서 그 부설기관으로 ○○생활센터를 두고 있는 비법인사단인데, 최○현이 약 4년간 위 사단의 대표자(회장)로, 청구인이 약 12년간 위 사단의 사무국장으로 근무해 오고 있었다.
(2) 그런데 위 최○현의 유라시아 횡단 중 발생한 보조자의 사망사고처리와 관련하여 내부 갈등이 생기자 ‘2007. 12. 28. 제18차 운영위원회’라는 이름의 회의를 열어 최○현을 회장직에서 해임하는 한편, 청구인을 운영위원직에서 해임하고 근로자로서 6개월간 정직시킨다는 결의를 하였고, ‘2008. 1. 4. 제19차 운영위원회’라는 이름의 회의를 다시 열어 위 제18차 운영위원회의 결의내용을 재확인하는 결의를 하였다. 그런데, 위 제18차, 제19차 운영위원회는 위 사단 부설기관인 ○○생활센터의 운영위원회일 뿐 위 사단 자체의 운영위원회는 아니었다(대구지방법원 2008가합2672, 대구고등법원 2008나5876 판결이유 참조).
(3) 위 사단은 2008. 1. 22.경 제7차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여 위 제18차, 제19차 운영위원회의 결의는 정관상 무효임을 확인하고 도리어 직원인 피해자 등을 해임하였다.
(4) 2008. 1. 26. 오전 피해자와 그 일행 등 몇 명이 잠겨 있는 위 사단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 필요한 서류 등을 찾아 옮기고 있었다.
(5) 청구인은 건물 주인으로부터 피해자 일행이 사무실 서류 등을 옮긴다는 소식을 듣고 그 날 12:00경 112신고를 하였고, 이에 동명대지구대 2팀 소속 경찰관 3명이 현장에 청구인보다 먼저 도착하였으며, 이 때 피해자는 경찰관들에게 자신은 위 사무실 간사이고 전임 간사인 청구인으로 인해 업무를 볼 수 없어 필요한 것을 챙겨 다른 곳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짐을 옮기는 중이라고 설명하였다.
(6) 2008. 1. 26. 12:20경 청구인이 현장에 도착하여 피해자 등에게 나가라고 하면서 사무실 내 물건을 차고 선풍기를 던지며 피해자를 막아 사무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등의 행동을 하였고, 이 때 피해자가 경찰관들에게 청구인을 업무방해로 처벌해 달라고 요청하자, 경찰관들은 청구인에게 계속하여 소란을 피우면 업무방해로 처벌할 것임을 몇 차례 경고한 후, 이를 듣지 않는 청구인을 같은 날 13:15경 현행범으로 체포하였다.
(7) 피해자는 경찰 조사 당시 청구인은 위 사단의 사무국장이었지만 이 사건 전에 운영위원회에서 정직 6개월의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하였고, 청구인은 경찰 조사 당시 자신에 대한 정직 처분은 정관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8) 청구인은 2008. 1. 16.경부터 피해자 등을 배제한 채 위 사단 사무실을 점유하여 왔고, 이 사건 당시 위 사단 사무실에 관한 임대차계약서상 임차인 명의는 청구인으로 되어 있었다.
나. 검토
(1) 쟁점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위력으로써 피해자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판단하였으나, 이 사건과 같이 청구인이 자신에 대한 정직 처분의 법적 효력을 다투면서 업무인계에 응하지 아니하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청구인의 승낙 없이 사무실에 들어가 다른 곳에서 업무를 보는 데 필요한 서류 등을 옮기고 있었던 경우, 위와 같은 사무가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에 해당하는 것인지, 나아가 청구인과의 법적 지위에 관한 분쟁 중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승낙도 없이 잠겨 있던 사무실에 들어가 필요한 서류 등을 가져가려 한 행위를 과연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는 것으로서 형법상 보호할 가치 있는 업무라고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하여 의문이 든다.
(2) 계속성 있는 업무인지 여부
형법 제314조 제1항에 규정된 업무방해죄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로써,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는바, 여기에서 ‘업무’란 ‘사람이 그 사회생활상의 지위에 기하여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한다(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도1752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는 2007. 12. 28.자 제18차 운영위원회 및 2008. 1. 4.자 제19차 운영위원회의 징계결의에 따라 청구인으로부터 업무를 인수받아 사무실을 운영하려고 하였으나 청구인이 응하지 아니하므로 우선 필요한 서류 등을 위 사단 사무실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업무를 보기 위해, 청구인의 승낙 없이 위 사단 사무실로 들어가 필요한 서류 등을 가져가려고 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방해되었다고 하는 피해자의 업무는, 우선 다른 곳에서 위 사단의 업무를 보기 위해 사무실에 있던 필요한 서류 등을 옮기는 사무라고 할 것인데, 이는 위 사단 운영을 위하여 계속적으로 행하는 사무라기보다는 위 사단 사무실을 청구인으로부터 이전받을 때까지 임시로 업무를 보기 위한 방편으로 행한 일회적인 사무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있을 것이다.
(3) 형법상 보호할 가치 있는 업무인지 여부
업무방해죄에서의 업무는 보호의 객체이므로,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이어야 한다. 즉 정당한 업무수행이라고 할 수 없는 행위를 방해한 것에 대하여는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83. 10. 11. 선고 82도2584 판결 참조).
또한 ‘형법상 보호할 가치 있는 업무’이기 위해서는,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 등이 반드시 적법하거나 유효한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의 기반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6도3687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면, 위에서 본 것처럼 피해자는 청구인과의 법적 지위에 관한 분쟁 중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승낙 없이 잠겨 있던 사무실에 들어가 필요한 서류 등을 가져가려 한 것으로서, 이를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는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청구인을 운영위원에서 해임하고 근로자로서 정직 6개월의 처분을 한 위 제18차 및 제19차 운영위원회가 위 사단 정관상의 운영위원회가 아니었다는 법원의 판결이 추후 확정된 점, 위 사단 사무실은 청구인 명의로 임차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2008. 1. 16.경부터 피해자의 출입을 배제시키고 있었으며 그 이전(2008. 1. 4.~1. 15.)에도 피해자 측이 이를 배타적으로 점유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법적으로 사단 사무국장의 지위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던 청구인이 잠가 놓은 사단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필요한 서류 등을 가져가려고 한 피해자의 행위가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라거나 청구인에게 업무방해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도 엿보인다.
다. 법리오해 및 수사미진의 점
그러므로 피청구인으로서는 피해자의 이 사건 사무실 서류 등 이전사무가 계속성 있는 사무에 해당하는지 보다 면밀히 검토하고, 형법상 보호할 가치 있는 업무인지, 그리고 청구인에게 업무방해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와도 관련하여, 청구인과의 법적 분쟁 결과를 기초로 과연 피해자의 이 사건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지 더욱 심도 있게 살펴보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청구인이 행사한 위력으로 인해 피해자의 사무실 서류 등 이전사무가 방해된 점만을 가지고 청구인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위와 같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및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으므로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0.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