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0헌마699

사법시험제3차시험불합격처분취소 등

결정일: None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제2지정재판부
결 정
사 건 2000헌마699 사법시험제3차시험불합격처분취소 등
청 구 인 박 ○ 태

대리인 변호사 황 덕 남
피청구인 행정자치부장관
주 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제23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에 합격하고, 그 다음 해인 1982. 실시된 제24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에도 석차 289등으로 합격하였으나 제3차면접시험에서 불합격하였다.
당시 사법시험령에 의하면 제3차시험 불합격자에 대해서는 차회시험 1회에 한하여 제2차시험을 면제해 주게 되어 있어 청구인은 1983. 10. 실시된 제25회 사법시험 제3차시험에 다시 응시하였으나 다시 불합격하였다.
(2) 청구인은, 청구인에 대한 피청구인의 1983. 10. 29.의 제25회 사법시험 제3차시험 불합격처분과(이하 ‘이 사건 불합격처분’이라고 한다), 같은 처분의 근거가 된 사법시험의 시험방법에 관한 제5조 중 제3차시험에 관한 사법시험령 제5조 제4항, 시험의 합격결정에 관한 사법시험령 제15조 중 제3차시험에 관한 제3항(이하 ‘이 사건 조항들’이라고 한다)은 행복추구권,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2000. 11. 8. 이 사건 불합격처분의 취소와 이 사건 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그러므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이 사건 불합격처분과 이 사건 조항들의 각 위헌여부이다. 이 사건 조항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법시험령(1970. 5. 5. 대통령령 제4979호로 전면개정되고, 1980. 12. 18. 대통령령 제10102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시험방법) ④ 제3차시험은 면접시험으로 하되, 다음 각호의 사항을 평정한다.
1. 국가관·사명감등 정신자세
2. 전문지식과 응용능력
3. 의사발표의 정확성과 논리성
4. 용모·예의·품행 및 성실성
5. 창의력·의지력 기타 발전가능성
사법시험령(1970. 5. 5. 대통령령 제4979호로 전면개정된 것)
제15조 (시험의 합격결정)
③ 제3차시험의 합격결정에 있어서는 제5조 제4항 각호에 규정된 면접시험 평정요소마다 각각 "상"(3점), "중"(2점), "하"(1점)로 구분하고, 총 15점 만점으로 채점하여 각 시험위원이 채점한 평점의 평균이 "중"(10점)이상인 자를 합격자로 한다. 다만, 시험위원의 과반수가 어느 하나의 평정요소에 대하여 "하"로 평정한 경우에는 불합격으로 한다.
2. 청구인의 주장의 요지
가. 이 사건 불합격처분이 행해질 무렵 정부는 사법시험의 면접시험을 강화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반정부경향을 가진 자들을 임용하지 않기 위한 의도라고 알려져 있었다. 청구인은 석차 때문에 불합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처분의 진정한 근거는 불명확하다.
나. 사법시험은 자격시험의 성격을 가진 것인 점, 같은 면접위원이 응시자 전원을 면접하는 것이 아니므로 평가의 공정성이 보장되어 있지 않고 평가의 기준이 모호하고 불합리한 점, 다른 자격시험에는 면접시험에 의한 불합격자가 없고 사법시험에 있어서도 최근 수년간에는 불합격자가 전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에 대한 이 사건 불합격처분은 재량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여 그 범위를 일탈, 또는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였다.
다. 사법시험령은 그 근거법률이 불분명하여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반될 뿐 아니라 이 사건 조항들은 사법시험령 자체의 위헌성을 떠나서도 위헌이라 할 것인다. 왜냐하면, "국가관, 사명감등 정신자세" 등을 평정항목으로 규정한 제5조 제4항이나, 합격결정기준에 관한 제15조 제3항은 포괄적, 추상적이어서 명확하지 않고, 위임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집권세력에 의해 악용될 수 있는 조항들이고, 실제로 악용되었으며, 또한 자격시험인 사법시험에서는 면접시험이 불필요한 점에 비추어서도 이 사건 조항들은 직업선택의 자유,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3. 판단
직권으로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참조).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의 경우 법률이 시행된 뒤에 비로소 그 법률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여야 한다. 다만 헌법재판소법이 발효되기 전부터 시행되어 온 법률인 경우에는 침해사실을 안 날 또는 침해사실이 있은 날로부터 청구기간을 기산하여서는 아니되고 기본권 침해에 대한 구제수단인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게 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면 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에 따라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게 된 날은 헌법재판소법이 공포 시행되고 나서 헌법재판소가 실제로 구성된 1988. 9. 19.을 말한다(헌재 1991. 11. 25. 89헌마99, 판례집 3, 585, 590).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조항들의 시행일이나 이 사건 불합격처분이 있은 날보다 나중인 헌법재판소 구성일 즉, 1988. 9. 19.로부터 청구기간을 기산하여야 할 것인데 이 때로부터 기산하더라도 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였다.
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으나, 다른 법률에 의한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처분에 대해서는 행정쟁송절차로 먼저 다투어야 하는 것임에도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행정쟁송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따라서, 이러한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상태에서 제기한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심판청구는 보충성의 원칙에도 반한다.
다. 청구인은, 종래 사법시험 제3차 시험에 관한 선례나 판례가 없었고, 청구인이 군복무를 하는 중에 행정소송의 제소기간이 도과됨으로써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었으며, 면접시험에 있어 면접관에게 부여된 재량권에 비추어 구제가능성이 거의 없었던 점, 피청구인으로부터 불합격사유나 구제절차에 관한 어떠한 통지도 받지 못하여 불합격이유를 알지 못한 점, 최근에 이르러 법원 하급심에서 사법시험 제1차 시험에 관한 수험생의 권리를 보호해 주는 판결이 나오게 됨에 따라 비로소 시대상황 변화로 구제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점 등을 들면서, 이 사건은 청구인의 불이익으로 돌릴 수 없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착오로 다른 권리구제절차를 밟지 않은 경우 또는 다른 권리구제절차로 권리가 구제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경우이므로 보충성원칙의 예외로 취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청구기간을 도과한데 대해서도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보충성의 원칙이 배제되거나 청구기간을 도과한데 대해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0. 11. 22.
재 판 장 재 판 관 하 경 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영 모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효 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