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9헌마611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1년 2월 24일

결정 전문

사 건 2009헌마611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별지와 같음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경원
담당변호사 임호영

피청구인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09년 형제32332호 업무방해 피의사건에서 피청구인이 2009. 9. 24.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 개요 및 심판 대상
가. 사건 개요
(1) 피청구인은 2009. 9. 24. 청구인들에게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되나,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09년 형제32332호로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들은 주식회사 ○○의 부사장 길○민, 상무 하○일과 공모하여, 2009. 6. 12. 08:45경 서울 마포구 ○○ 1653에 있는 피해자 김○식이 관리하는 ○○오피스텔 2단지 관리단 사무실에서 복도를 점거하고 기계실 문을 열라고 고함을 지르며 문을 주먹으로 꽝꽝 소리가 나도록 수회 강타하는 등 기계실 직원들이 업무교대를 하거나 기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위력으로써 피해자의 관리단 업무를 방해하였다.」

(2) 이에 대하여 청구인들은 당시 ○○오피스텔 2단지(이하 ‘이 사건 단지’라 한다)의 관리인인 김○박과 체결한 이 사건 단지에 대한 건물관리용역계약에 따라 기존 관리업체인 주식회사 □□로부터 업무인수인계를 위해 이 사건 단지의 방재실을 찾아간 것일 뿐이고 나아가 위력을 행사하여 업무방해를 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청구인이 청구인들에게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위와 같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자신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며 2009. 10. 27.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 대상
이 사건 심판 대상은 피청구인이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09년 형제32332호 기소유예처분(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2.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청구인들은 주식회사 ○○(이하 ‘○○’라 한다)의 직원들로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으로 적법하게 선임된 김○박과 체결한 2009. 5. 16.자 건물관리용역계약 및 김○박과 기존 관리업체 □□ 주식회사(이하 ‘□□’라 한다) 사이에 ‘2009. 6. 11.자로 □□가 이 사건 단지의 관리업무를 종결하고 김○박이 지정하는 업체에게 업무인수인계를 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따라 □□로부터 업무인수인계를 받기 위해 이 사건 단지 방재실에 찾아갔는데 김○식 및 □□ 직원들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 복도에 서 있었을 뿐 업무방해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업무’인지 및 업무방해의 고의 여부
(1)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 함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 등이 반드시 적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나,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수사기록 및 관련 증거자료를 고려하면, 피해자 김○식 및 □□가 사건 발생 당시 이 사건 단지에 대해 정당하게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이들의 업무가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에 해당하는지 의문이 든다.

(2) 우선 이 사건 수사기록 및 증거자료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김○식은 2008. 2. 3.경 서울 마포구 ○○ 1653에 있는 ○○오피스텔 1, 2단지(이하 ‘이 사건 오피스텔’이라 한다)의 관리인으로 선임된 이후 이 사건 오피스텔의 위탁관리업체로 △△ 주식회사(이하 ‘△△’라 한다)를 선정하여 이 사건 오피스텔의 관리업무를 수행해오다가 관리인 자격문제로 이 사건 오피스텔의 사업시행주체이자 이 사건 단지 중 76세대의 관리주체인 주식회사 ▽▽산학협동단지(이하 ‘▽▽’이라 한다) 측과 갈등이 생겨, 2008. 12. 15. ▽▽ 및 주민 1명이 김○식을 상대로 이 사건 단지 관리에 대한 관리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하여 2009. 3. 25. 위 가처분신청이 인용되었는바(서울서부지방법원 2008카합2267호, 수사기록 260∼267쪽), 그 주요 요지는 「이 사건 단지는 오피스텔 174세대, 오피스 25세대, 근린생활시설 54세대로 구성된 집합건물로서, ‘1동의 건물 중 구조상 구분된 수개의 부분이 독립된 건물로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이므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이 적용되는바,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은 각 동별로 성립하고 관리단집회도 각 동별로 개최되어야 하며 관리단집회의 결의도 각 동별로 충족되어야 한다. 그런데 김○식을 이 사건 단지 외 1단지를 포함하는 이 사건 오피스텔의 관리인으로 선임 결의한 2008. 2. 3.자 관리단집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한 이 사건 단지의 구분소유자들의 전유부분의 면적 합계가 47.23%에 불과하여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과반수를 요구하는 집합건물법 제38조 제1항의 결의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위 집회에서 김○식을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으로 선임한 결의는 무효이고 결국 김○식은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의 지위에 있지 아니함에도, 김○식이 관리인 선임 결의가 유효하다고 주장하며 계속하여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상 김○식을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으로서의 직무집행을 정지할 만한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것이었다.

② 그런데 위와 같이 ▽▽ 등이 김○식을 상대로 관리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한 이후인 2009. 3. 5. 및 위 가처분신청이 인용된 이후인 2009. 4. 13. 두 차례에 걸쳐 이 사건 단지의 구분소유자로 구성된 관리단 집회에서 김○식을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에서 해임하고 김○박을 새로운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결의가 이루어졌고(집회공고문 및 집회회의록, 수사기록 206∼209쪽; 구분소유자들의 김○박에 대한 관리위임장, 심판기록 32∼136쪽), 2009. 4. 3. 김○박은 이 사건 단지의 주차장, 건물관리 및 공용면적 임대업에 관하여 사업자등록을 하였다(사업자등록증, 수사기록 제211쪽).

③ 이후 김○박은 2009. 5. 13. 이 사건 단지의 관리단 회의를 거쳐 이 사건 단지의 위탁관리업체로 ○○를 선정하였으며, 2009. 5. 16. 김○박과 ○○ 대표이사 염○연은 이 사건 단지에 대하여 계약기간을 2009. 5. 18.부터 1년간으로 하는 건물관리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건물관리용역계약서, 수사기록 218∼226쪽).

④ 한편, 김○박은 2009. 5. 20. 이 사건 단지의 기존 관리용역업체인 △△ 대표이사 정○원과 이 사건 단지의 관리용역업무 종결 및 △△가 □□에게 이 사건 단지의 관리업무에 관한 모든 자료를 인수인계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고(합의서, 수사기록 213쪽), 같은 날 □□ 대표이사 김○규와 2009. 5. 11.부터 2009. 6. 11.까지 □□가 이 사건 단지에 대한 관리용역업무를 수행하되 2009. 6. 11. 이전에 김○박이 지명하는 관리업체에게 이 사건 단지의 관리업무에 관한 모든 자료를 인수인계함과 동시에 계약을 종결하며 김○박이 2009. 6. 30.까지 □□에게 잔여용역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합의서, 수사기록 212쪽).

⑤ 이에 따라 김○박은 2009. 5. 29. □□ 대표이사에게 2009. 6. 8.에서 같은 달 11.사이에 ○○ 직원인 하○일, 강○현에게 이 사건 단지의 관리업무에 관한 자료를 인수인계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기도 하였다(내용증명, 심판기록 149쪽).

⑥ 2009. 6. 12. 08:45경 ○○ 직원인 청구인들은 위와 같이 김○박과 체결한 2009. 5. 16.자 건물관리용역도급계약 및 김○박과 □□ 대표이사 사이의 2009. 5. 20.자 합의서에 따라 □□로부터 관리업무 인수인계를 받기 위해 사건 당일 이 사건 단지의 방재실을 방문하였다(길○민, 하○일 및 청구인들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수사기록 95∼205쪽).

⑦ 한편, 2009년 지역난방 열요금 장기체납 안내문 및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암지사장의 이 사건 단지에 대한 열공급 정지 안내문(수사기록 286, 287쪽), 도로사용료 부과고지서(수사기록 288쪽) 등에 의하면 김○식은 이 사건 단지의 2009. 1월경부터 3월경까지의 관리비 지출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3) 검토
위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김○식에 대한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으로서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기 이전과 이후에 두 차례에 걸쳐 열린 이 사건 단지의 관리단 집회에서 김○식을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에서 해임하고 김○박을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으로 선임한 결의에 하자가 있다고 보이지 않고, 애당초 김○식으로부터 이 사건 단지의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 및 □□조차도 김○박이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으로 선임된 이후 김○식이 아닌 김○박과 이 사건 단지의 관리용역업무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한 점 등을 종합하면 김○식이 2009. 6. 12. 당시 이 사건 단지의 정당한 관리인에 해당한다거나 김○식이 이 사건 단지의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피해자를 □□로 보더라도, □□는 2009. 5. 1.경부터 기존에 이 사건 단지의 관리업무를 수행하던 △△로부터 관리업무를 하도급받아 이를 수행하던 중, 2009. 5. 20. 김○박과의 사이에 2009. 6. 11.까지 이 사건 단지의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김○박이 지명하는 관리업체에게 이 사건 단지의 관리에 관련된 모든 자료를 인수인계하고 계약을 종결하며 잔여 관리용역대금은 2009. 6. 30.까지 지급받기로 합의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김○박과 ○○ 사이의 관리용역계약 및 김○박과 □□ 사이의 위 합의에 따라 이 사건 단지의 관리업무를 인수인계해야 하는 ○○ 직원인 청구인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의 업무가 업무방해죄에 의하여 보호되는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
이에 반해 ▽▽의 입주지원센터 실장인 이○희는 ▽▽과 김○식 사이의 갈등 끝에 ▽▽이 김○식을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으로 인정하였고 청구인들을 비롯한 ○○ 직원들에게 진정한 관리인의 지위가 정해질 때까지 이 사건 단지에 들어오지 말 것을 당부하였음에도 청구인들이 무단으로 침입하였다고 진술하나(이○희 작성의 진술서, 수사기록 82쪽), 다른 증거자료에 의하면 이○희가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으로 김○박을 선출, 확정하는 관리단 임원회의에 관리단 이사로서 참석하여 발언·심의·공고에 참여하고, 김○박과 종전 관리업체인 □□와의 계약 종료 및 인수인계에 관한 합의서 작성 및 서명날인 과정에 참여한 사실(증인 김○박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3회 공판조서의 일부; 증인 이○희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5회 공판조서의 일부), 2009. 5. 28.자로 ‘2009. 4. 13. 전용면적에 따른 구분소유자의 의결권 76.89% 동의로 김○박을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으로 선출, 확정하였다.’라는 내용의 확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고(수사기록 210쪽) 그 외 이○희가 ○○ 직원들인 청구인들에게 위와 같은 고지를 할 권한이 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는 점, 이○희가 2009. 6. 12. 자정에는 이 사건 단지 내에 있었으나 사건 당시에는 현장에 있지 않았던 점(이○희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5회 공판조서의 일부)에 비추어 보면 수사기관에서의 이○희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보인다.

(4) 소결
그렇다면 김○식 내지 □□의 이 사건 단지 관리업무를 형법상 보호가치 있는 업무라고 보기 어렵고 ○○ 직원인 청구인들로서는 이 사건 단지의 관리인인 김○박과 2009. 5. 16.자로 체결한 관리용역계약 및 김○박과 □□ 사이의 합의서 내용에 따라 2009. 6. 12.부터 개시되는 관리업무의 인수인계 및 그 집행을 위하여 이 사건 단지 내 관리사무실이 있는 방재실을 방문하게 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청구인들에게 업무방해의 고의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나. 업무방해행위의 존부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있어서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는 것이면 족하고(대법원 1991. 6. 28. 선고 91도944 판결),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178 판결).
살피건대 청구인들은 사건 당시 단순히 □□로부터 관리업무 인수인계 및 집행을 위해 방문한 것인데 □□ 측에서 잔여용역비를 전부 받을 때까지 인수인계를 해주지 못하겠다며 문을 열어주지 않아 방재실 앞 복도에 양쪽으로 줄지어 서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바, 당시 현장 촬영사진(수사기록 84, 85쪽)을 살펴보더라도 청구인들이 이 사건 방재실 앞 복도에 서 있는 행동 외에 김○식 등의 진술과 같이 복도를 배타적·전면적으로 점거하여 통행을 방해하거나 위력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없는 점을 종합할 때 청구인들이 업무방해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다.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의 점
그러므로 피청구인으로서는 (1) 수사기관에 제출된 자료 등을 통해 사건의 발생 경위를 면밀히 살펴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단지의 관리업무의 정당한 주체가 누구인지 밝히고, (2) 이에 따라 피해자의 업무가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인지 여부 및 청구인들에게 업무방해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3) 나아가 청구인들이 객관적으로 ‘위력’을 행사함으로써 업무방해행위를 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았어야 함에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당한 관리업무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민사상 문제일 뿐이라는 전제 하에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 및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 참고인 및 목격자 등의 진술만을 토대로 청구인들에게 곧바로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하고 말았다.

라.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위와 같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및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들의 기본권인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1. 2. 24.

[별지]
청구인들 목록 생략
1. 백○철 외 11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