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8헌마294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9년 6월 28일

결정요지

청구인에게 업무상배임 혐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명의로 체결한 1차 공사도급계약과 2차 공사도급계약이 중복공사계약 체결에 해당하여야 하나 그와 같이 단정할 수 없고, 청구인에게 업무상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도 보기 어려우므로, 청구인에게 업무상배임 혐의를 인정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참조조문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제정된 것) 제356조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송○○
대리인 변호사 최원길
피청구인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7. 12. 20.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2017년 형제7681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7. 12. 20. 피청구인으로부터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데(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2017년 형제7681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김포시 (주소 생략)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인 조○○과 공모하여 2015. 6. 3.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이미 ㈜○○에 도급을 준 지하주차장 측면 누수 보수, 지하주차장 입구 측면 크랙보수 및 배수로 방수공사를 □□에 중복하여 도급주고 그 공사대금 합계 286만 원을 □□에 지급함으로써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8. 3. 20.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이 한 공사는 지하주차장 내부의 누수공사이고, □□가 한 공사는 지하주차장의 지상에 위치한 환기구 누수공사로, 위 각 공사는 중복된 공사가 아니며, 설령 중복된 공사라고 하더라도 청구인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3. 판 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2. 5.경부터 2017. 4.경까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아파트 유지ㆍ보수와 관련된 계약 체결, 자금 집행, 공사 관리ㆍ감독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조○○은 2014. 6.경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 선출되어 아파트 관리업무를 총괄하였다.
(2) 조○○은 2015. 5. 21.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명의로 ㈜○○과 사이에 외벽균열보수, 재도장 및 지하주차장 에폭시(방수)공사, 부대시설 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1차 도급’이라 한다), 당시 작성된 견적서에는 지하주차장 누수공사가 부대시설 공사의 하나로 기재되어 있었다.
(3) 또한 조○○은 □□와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 지하주차장 측면 누수 보수, 지하주차장 입구 측면 크랙보수 및 배수로 방수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2차 도급’이라 한다).
(4) 이 사건 1차 도급계약의 견적서에 의하면 지하주차장 누수공사는 3개소에 대한 그라우팅 작업 비용으로 15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이며, 이하 같다)이 기
재되어 있고, 이 사건 2차 도급계약의 견적서에 의하면 지하주차장 측면 누수 보수 공사비용으로 180만 원, 지하주차장 입구 측면 크랙보수 및 배수로 방수 공사비용으로 80만 원이 기재되어 있는데, 법원에서 지정한 전문심리위원에 따르면, 이 사건 2차 도급의 공사비용은 적정하게 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8고정134).
(5) 조○○은 이 사건 피의사실과 같은 내용의 업무상배임죄로 약식기소되어 2018. 1. 26.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7고약12809),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무죄를 선고받았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8고정134). 이에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항소가 기각되어 2019. 3. 23. 위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18노3477).
나. 판단
이 사건 1차 도급 중 ‘외벽균열보수, 재도장’은 지하주차장과는 무관한 아파트 외벽에 한정된 공사이고, ‘지하주차장 에폭시(방수)공사’는 지하주차장 바닥에 한정된 공사인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1차 도급 중 이 사건 2차 도급과 중복공사계약 체결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문제되는 부분은 부대시설 공사 중 ‘지하주차장 누수공사’와 관련된 부분이다.
앞서 본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1차 도급과 이 사건 2차 도급의 구체적인 공사 내역에 차이가 있고(이 사건 1차 도급 중 지하주차장 누수공사는 그 세부 내역이 ‘그라우팅 3개소’로 기재되어 있는바, 그라우팅 공사는 누수를 막기 위해 외벽 천장 등에 구멍을 뚫고 방수재를 주입하는 공사로서 이 사건 2차 도급의 내용과는 구별된다), 이 사건 2차 도급의 공사비용이 적정한 것으로 판단되는 이상 위 2차 도급의 공사비용이 그보다 적은 이 사건 1차 도급 중 지하주차장 누수 공사비용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2차 도급계약이 이 사건 1차 도급계약과 중복으로 체결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설령 위 계약이 중복으로 체결된 것이라고 본다 하더라도, 이 사건 2차 도급의 공사대금은 260만 원으로 비교적 소액이고, 청구인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으로서 공사의 범위, 내용, 주체, 기간 등을 확인하는 업무를 수행하기는 하나 경력 등에 비추어 건설 전문가로 보기는 어려우며, 청구인이 의도적으로 □□의 실질적 운영자에게 유리한 중복계약을 체결할 특별한 동기를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볼 때, 청구인에게 업무상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피청구인은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의 업무상배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사와 판단을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자의적인 처분에 해당하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