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8헌마1101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9년 6월 28일

결정요지

청구인이 운영하는 ○○주유소에 설치된 경유탱크에 수분이 유입된 경위는 태풍으로 인한 집중 호우로 수위가 상승하자 수압을 견디지 못한 노후화된 맨홀 가이드가 붕괴되면서 무너진 구조물이 기름주입배관 접합부위를 타격하여 발생한 크랙(깨짐)으로 인한 것으로 확인된 점, 깨짐 현상이 발생한 위 기름주입배관 접합부위는 콘크리트 지면 아래 매설되어 있는 부분으로 평소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으며 위와 같은 사고는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고도 볼 수 없는 점, 대구광역시 북구청장은 청구인에게 물과 침전물 함유량을 초과한 자동차용 경유를 판매함에 있어서 고의뿐만 아니라 중대한 과실조차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사업정지 처분이 아닌 경고처분을 한 점 등에 비추어 청구인에게 자동차용 경유의 수분함유량 초과 등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죄가 성립함을 인정하고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45조 제5호, 제27조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안○○
대리인 변호사 박대영
피청구인대구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8. 10. 22. 대구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4148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8. 10. 22. 피청구인으로부터 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대구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4148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7. 9. 1.경부터 대구 북구(주소 생략)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품질기준 고시의 기준을 초과하는 석유제품을 저장, 판매하여서는 아니됨에도, 2018. 8. 27.경 자동차용 경유 품질기준인 물과 침전물 함유량 0.02%를 초과하여 그 함유량이 1.50%∼18.0%에 이르는 품질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경유를 판매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8. 11. 13.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이 운영하는 주유소의 유류탱크를 받치고 있는 벽돌이 집중호우로 무너져 탱크와 파이프 이음새
부분에 균열이 생기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고인 점 등에 비추어 청구인에게는 결과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고, 나아가 이를 용인할 이유나 의사가 없었으므로 미필적 고의 또한 없었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 단
가. 쟁점 및 판단기준
(1)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에게 물과 침전물 함유량을 초과한 자동차용 경유를 판매함에 있어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2) 범죄의 주관적 성립요소로서 고의는 확정적 고의뿐만 아니라 미필적 고의, 즉 결과 발생에 대한 인식과 그것을 용인하는 의사로도 족하므로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다면 원칙적으로 범죄의 성립요소로서 고의가 인정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1214 판결, 대법원 1982. 11. 23. 선고 82도2024 판결 등 참조).
나.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2018. 8. 27. 09:00경부터 12:00경까지 사이에 청구인이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주유한 차량 중 일부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여 확인결과 차량 연료에서 수분이 검출되었고, 위 주유소는 즉시 영업장을 폐쇄하였다.
(2) 2018. 8. 27. 16:00경 □□ 대구경북본부에서 청구인이 운영하는 주유소에 저장 및 판매되고 있는 자동차용 경유에 대하여 품질검사를 실시하였다.
(3) 품질검사를 위해 채취된 9개의 시료 중에서 5개의 시료는 품질적합 판정, 4개의 시료는 품질부적합 판정을 받았으며, 부적합 판정된 4개의 시료에서는 물과 침전물이 각각 0.09%, 1.76%, 18.00%, 1.50% 검출되었다(품질기준 : 0.02%이하).
(4) 2018. 9. 11.경부터 같은 달 19.까지 △△ 업체에서 정밀조사를 한 결과, 집중호우로 인하여 노후화된 맨홀가이드가 붕괴되고 탱크 상부가 내려앉으면서 기름주입배관 접합부위에 깨짐이 발생하여 경유 탱크 내로 수분이 유입되었음이 확인되어 ○○주유소 경유 탱크의 기름주입배관 접합부위 깨짐을 접합하고 탱크 상부에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하였다.
(5) 고발 담당공무원 배○○는 위 사건은 태풍 ‘솔릭’으로 인한 집중호우로 발생한 것이고 청구인의 고의성을 확인할 수 없으며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대구광역시 북구청장 또한 청구인에게 고의 뿐만 아니라 중대한 과실조차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사업정지 처분이 아닌 경고처분을 하였다.
(6) 청구인이 운영하는 ○○주유소에 설치된 경유탱크에 수분이 유입된 경위는 태풍으로 인한 집중 호우로 수위가 상승하자 수압을 견디지 못한 노후화된 맨홀 가이드가 붕괴되면서 무너진 구조물이 기름주입배관 접합부위를 타격하여 발생한 크랙(깨짐)으로 인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깨짐 현상이 발생한 위 기름주입배관 접합부위는 콘크리트 지면 아래 매설되어 있는 부분으로 평소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으며, 위와 같은 사고는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고도 볼 수 없다.
다. 소결
이상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에게 자동차용 경유의 수분함유량 초과 등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의 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위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추가 수사 없이 청구인에게 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위반죄가 성립함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