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2헌마84

보험료독촉 및 공매예정고지처분 등 위헌확인

결정일: None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제2지정재판부
결 정
사 건 2002헌마84 보험료독촉및공매예정고지처분 등 위헌확인
청 구 인 정 ○ 명
피청구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1998. 7. 8.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자(구 생활보호법에 의한 생활보호대상자)가 되었으며, 따라서 그 때부터 의료보호법상의 의료보호대상자로서 국민건강보험(구 국민의료보험)의 가입이 면제되었다.
그런데 청구인은 1996. 2.부터 1998. 7.까지, 구 국민의료보험법에 의한 의료보험의 가입자이면서도 의료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았던바, 2001. 11. 17. 국민건강보험공단 광명지사는 청구인에게 위 기간 동안의 보험료 531,300원 및 가산금 79,440원을 2001. 12. 10.까지 납부하라는 "(공매예정) 보험료독촉"이란 제목의 고지서를 송부하였다.
나. 청구인은 구 생활보호법에 의한 생활보호대상자가 되기 전에도 생활보호대상자가 된 시점과 마찬가지로 소득이 없었으며 단지 그 신청을 늦게 하여 1998. 7. 8.에야 생활보호대상자로 되었을 뿐인데도, ① 위 보험료독촉 및 공매예정고지처분이 종전의 밀린 보험료와 가산금을 부과하면서 청구인의 재산에 대한 공매예정 통보를 하는 것은 청구인의 생존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며, ② 또한 그러한 독촉절차 및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의한 징수를 가능하게 한 구 국민의료보험법 제55조, 제56조, 제7조, 제47조, 제51조, 국민건강보험법 제70조, 제71조, 제9조, 제66조, 국세징수법 제31조, 제33조의2, 제86조는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항이고, ③ 빈곤층에 대한 보험료 납부의무 면제 등을 규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가(이에 대해서는 아래 2항 참조) 청구인의 생존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2002. 1.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1) 위 보험료독촉 및 공매예정고지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위 각 법률조항, 3) 위 입법부작위의 위헌 여부이다.
2.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처분 부분
아래 나, 라항에 대한 청구이유와 같다.
나. 국민의료보험법 제55조, 제56조 등에 대하여
국민의료보험법은 헌법 제34조에서, 그리고 국세체납절차등은 헌법 제38조에서 위임된 것인데, 국민의료보험법 제55조가 국세체납처분을 준용하라고 하는 것은 헌법 제34조, 제38조 위반이다(국민건강보험법 제70조도 같다). 생활보호대상자(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의료보험료 부과대상에서 면제되고 있는데, 청구인이 생활보호대상자 지정 직전에도 동일하게 소득이 없었는데도 의료보험체납료를 현재의 생활보호대상자에게 부과하는 것은 "의료보험료 면제대상자"의 입장에서는 형평에 맞지 않고, "사회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료보험법, 국민건강보험법의 목적과 사회보장기본법 규정 위반이므로 생존권을 침해하고, 헌법 제34조, 제37조, 제10조 등을 침해하는 것이다.
다. 국민의료보험법 제4조 제8호, 제7조, 제51조에 대하여(입법부작위)
(1) 제4조 제8호(보험료부과표준)는 생활보호대상자나 그 대상자와 근접한, 유사수준의 빈곤자의 소득, 재산은 제외시키는 규정인데, 단서를 입법부작위했고, 그 시행령 제4조를 보아도 역시 그러하다.
(2) 제7조(자격상실시기)에 대하여 - 제7조 제3호 역시 "의료보호대상자 또는 그와 유사수준의 빈곤층"이라고 규정했어야만 하는데 그렇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있다.
(3) 제51조에 대하여 - 본 조항은 "보험료의 면제"로서 역시 "생활보호자 수준의 빈곤층"을 규정했어야만 했는데, 이를 안한 입법부작위가 있다.
라. 국민건강보험법 제70조, 제71조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법 제70조, 제71조는 국민의료보험법 제55조, 제56조의 경우와 같다. 국민건강보험법 제70조가 위헌이면 제71조도 역시 위헌이다. 즉 사회보장이 목적인 의료보험법, 건강보험법상 보험료체납에 "가산세"와 똑같은 "가산금" 부과는 헌법 제 34조, 제38조 위반이다. 특히 생활보호대상자(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사람은 국민의료보험법, 국민건강보험법 적용 대상자가 아니므로 그에 대한 체납독촉, 체납처분은 불가능한 것이다.
마. 국민건강보험법 제9조, 제66조에 대하여(입법부작위)
(1) 제9조(자격상실시기) 제1항 제5호 "수급권자가 된 날"은, "수급권자 또는 동등 수준의 빈곤층임이 확인된 자"로 개정되어야만 하는 입법부작위가 있다.
(2) 제66조(보험료 면제)는 역시 "수급권자와 동등 수준의 빈곤층임이 확인된 자"로 규정안한 입법부작위가 있다.
바. 국세징수법 부분에 대하여(입법부작위)
(1) 국민의료보험법 제55조, 국민건강보험법 제70조에 의거 준용되는 국세징수법 제31조는 "압류금지재산 규정"인 바, 언뜻 보면 생존권을 보장한 듯 보이지만, 그 생존권은 고작 3개월간 식료, 연료와 의복, 침구, 가구 등에 그치고 있어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따라서 역시 "생활보호대상자 또는 그와 동등한 수준의 빈곤층"을 입법부작위한 기본권 침해가 있다.
(2) 제33조의2(초과압류금지)는 제31조와 별개의 독립된 규정이지만 "필요한 재산 이외의 재산"에서 무엇이 "필요한 재산"인지를 규정도 안하고, 그 시행령도 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있다.
(3) 제86조(결손처분)는 "생활보호대상자와 그 동등 수준의 빈곤자"를 규정안한 입법부작위가 있다.
3. 판단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를 살펴본다.
가. 이 사건 처분 부분
이 사건 처분은 밀린 보험료 및 가산금의 독촉행위와 "공매예정"의 공고를 포함하고 있다.
(1) 우선 보험료와 가산금의 독촉 부분에 대하여 본다.
이 사건 심판청구 후 피청구인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청구인의 이 사건 보험료 연체에 대하여 이미 피청구인은 10여차례에 걸쳐 독촉한 사실이 있고, 1998. 5. 15.에는 피청구인이 청구인 주소지 소재 주택을 압류한 사실이 있으며, 청구인은 그 압류처분 및 체납보험료 부과처분에 대하여 행정심판으로 다툰 적도 있었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 한 보험료 미납에 독촉이 반복된 경우, 반복된(최후의) 독촉행위는, 추가된 금액이 표시되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순한 기존 독촉행위를 재확인시키는 것에 불과하고 이로서 국민의 권리의무나 법적 지위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최후의 독촉행위를 항상 헌법소원으로 다툴 수 있다고 한다면 헌법소원 청구기간의 존재를 무의미하게 만들며, 소의 남용을 가져올 우려도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독촉처분(보충성 원칙의 문제는 별론으로 한다)은 원칙적으로 원래의 독촉처분이 되어야 하며, 후에 반복된 독촉행위를 그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설사 그렇게 보지 않더라도, 국민건강보험법은 공단의 보혐료 등에 관한 처분에 대하여 이의신청, 심사청구, 행정소송이라는 사전구제절차를 마련하고 있는데(동법 제76, 77, 78조),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그러한 절차를 경유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한 보충성의 원칙에 위배되고 있다.
(2) "공매예정" 고지 부분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사실에 의하면 공단은 청구인 주택을 압류한 상태인데, 공매예정고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공매예정" 고지는 공단(행정청)이 앞으로 공매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청구인에게 알려주는 것이며, 이미 이행된 압류처분에 대한 후속조치를 통지하는 것에 불과하므로(그 공매날짜가 특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고지 자체로 청구인의 권리의무를 변동시키거나 새롭게 법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 것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역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라 하기 어렵다.
설사 그렇지 않다고 보더라도, 이러한 고지행위에 대해서는 앞서 말한 국민건강보험법상의 사전구제절차가 존재한다고 볼 것인데, 이 사건에서 이를 경유한 사실이 없으므로 보충성 원칙에 위배되고 있다.
나. 입법부작위 부분
청구인이 입법부작위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국민의료보험법 제4조 제8호, 제7조, 제51조에서 "생활보호자 수준의 빈곤층"을 배려하는 입법을 하지 않은 것, 국민건강보험법 제9조, 제66조에서 "수급권자 또는 동등 수준의 빈곤층임이 확인된 자"로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국세징수법 제31조에서 "생활보호대상자 또는 그와 동등한 수준의 빈곤층"에 대한 압류금지를 규정하지 않고, 동법 제33조의2(초과압류금지)가 필요한 내용을 누락하고 있고, 동법 제86조(결손처분)가 "생활보호대상자와 그 동등 수준의 빈곤자"를 규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입법부작위에는 기본권보장을 위한 법규정을 전혀 두고 있지 않은 경우와 이에 관한 규정은 두고 있지만 불완전하게 규정하여 그 보충을 요하는 경우를 상정할 수 있는데, 결국 이 사건은 후자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것이며, 이 경우는 그 불완전한 법규 자체를 대상으로 하여 그것이 헌법위반이라는 적극적인 헌법소원은 별론으로 하고, 입법부작위로서 헌법소원의 대상은 삼을 수 없다(헌재 1989. 7. 28. 89헌마1, 판례집 1, 157, 163-164; 1996. 6. 13. 94헌마118등, 판례집 8-1, 500, 509-510; 1996. 6. 13. 93헌마276, 판례집 8-1, 493, 496).
청구인이 입법부작위로서 거론한 위 각 법률조항들은 "생활보호자 수준의 빈곤층" 혹은 "수급권자 또는 동등 수준의 빈곤층임이 확인된 자" 등의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으나, 이는 아무런 입법을 하지 아니하고 방치한 이른바 진정입법부작위의 경우라기보다는 입법은 하였으나 청구인의 관점에서는 불완전한 입법인 경우이므로, 이른바 부진정입법부작위의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그 법률조항들의 위헌성을 적극적으로 다투는 형식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하여야 하고, 소극적으로 그와 같은 입법을 하지 않은 부작위가 위헌이라고 주장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청구인의 입법부작위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청구인이 거론한 위 조항들로서 청구취지에 기재한 조항들에 대하여는 청구인이 적극적으로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으로 보고 아래에서 판단한다.)
다. 법령소원 부분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법률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다고 할 것이므로 당해 법률이 시행되고 있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아울러 위 각 법률이 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당해 법률이 시행된 이후 비로소 자신에게 위 법률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한다(헌재 1993. 11. 25. 89헌마36, 판례집 5-2, 418, 424).
피청구인측 자료에 의하면(서울고등법원 2000루24 결정), 청구인은 1998. 5. 15. 공단으로부터 청구인 주택을 압류당하고, 그 후 공단의 압류처분 및 체납보험료 부과처분 등을 다툰 사실이 있으며, 2000. 5. 20.에는 의료보험료체납처분무효확인 소송에 관련한 소송구조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된 사실이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2000. 5. 20.경에는 심판대상법률조항들에 의한 기본권 침해 사유가 발생함을 알았다고 볼 것이므로, 그로부터 60일이 지난 뒤의 이 사건 헌법소원 청구는 청구기간이 도과한 것이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헌법소원은 부적법하고 그 흠결을 보정할 수 없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1호, 제2호, 제4호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2. 2. 19.
재 판 장 재 판 관 하 경 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효 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주 선 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