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6헌마1055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0년 2월 27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16헌마105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남○○
대리인 법무법인 여는담당변호사 이광교
피 청 구 인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6. 9. 9.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6년 형제33119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6. 9. 9. 청구인에 대하여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6년 형제33119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공립학교 교사로 국가공무원임에도 페이스북에 2016. 4. 6.경부터 같은 달 12.경까지 3회에 걸쳐 ○○당을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여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6. 12. 8.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이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인터넷 기사 또는 타인의 게시물을 공유하거나, 공유하면서 간단한 의견을 부기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단서 제1호의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로 공무원에게 금지된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고, 가사 선거운동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형법 제2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서울 은평구에 있는 공립학교인 ○○고등학교의 교사이다.
(2) 청구인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3회에 걸쳐 아래 내용의 글을 게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게시행위’라고 한다).
① 2016. 4. 6.경 여성신문에 게재된 ‘강○○ “○○당지지... 새로운 세대의 정치실험 파란 일으킬 것”’이라는 제목의 강○○ 전 장관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면서 “제 맘이 이 맘이라니까요. 정당투표는 ○○땅에 콱 눌러주세요.”라고 타인이 작성한 게시글을 공유하여 게재(이하 ‘게시물 ①번’이라 한다)
② 2016. 4. 9.경 ‘[특별기고] 투표라는 것 해야합니까?’라는 제목의 김○○ ‘녹색평론’ 발행인의 기고문을 공유하면서, 기고문 내용 중 “다음주 나는 ○○당을 지지하기 위해 투표장으로 갈 것이다. ○○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오늘날 선거제도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평민이 정치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근본 원리를 분명히 표방·실천하고 있는 유일한 정치그룹이기 때문이다.” 등의 부분을 복사하여 게시글로 게재(이하 ‘게시물 ②번’이라 한다)
③ 2016. 4. 12.경 ‘흙수저 없는 세상 향한 300석... 꼭 투표하세요!’라는 제목의 한겨레신문 기사를 공유하면서 “국회심판론, 야당심판론, 거대야당심판론, 심판론이 20대 총선의 화두 아닌 화두로 올랐다고 한다.”, “나는 잘못된 문명을 심판하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새로운 대안을 가진 ○○의 가치에 주목한다. 70만이 선택하면 ○○당에서도 선량이 나올 수 있다던데~ㅋ” 등의 글을 직접 작성하여 게재(이하 ‘게시물 ③번’이라 한다)
(3) 청구인의 페이스북에 등록된 친구는 약 270명이고, 청구인은 검찰 조사에서 이 사건 게시행위를 한 이유에 대하여 ‘평소 관심있던 환경문제에 대한 글을 공유하고, ○○당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였다.’고 진술하였다.
(4) 청구인은 이 사건 피의사실 이외에 2016. 4. 8.경 및 같은 달 9.경 페이스북 계정에 인터넷 기사를 공유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부기하는 등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도 입건되었으나, 이 부분은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과 같은 날 혐의없음처분되었다.
(5) 검찰 수사 과정에서 2016. 8.~2016. 9.경 약 1달간의 청구인의 페이스북 계정 게시물의 내용을 확인한 바에 따르면, 청구인은 주로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핵발전소 반대’, ‘GMO 농작물 유해성’, ‘사드배치반대’, ‘지구온난화’, ‘기후’, ‘녹차라떼’, ‘생화학물질 패닉’ 등 주로 생태, 환경, 생명 등과 관련된 글을 게시 또는 공유하였다.
나. 쟁점
이 사건 쟁점은 국가공무원인 청구인이 누리소통망(이른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 계정에 인터넷 기사나 타인의 게시물을 공유하거나, 공유하면서 의견을 부기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의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다. 판단
(1)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의 의미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에 정한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를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지는 행위를 하는 주체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에 표시된 행위를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은 목적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하려면,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거나 선거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특정 선거에서의 특정 후보자의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에 근거하여야 하고, 단순히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행위를 한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8. 26. 선고 2015도1181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도2972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도13629 판결 참조).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중등교원이 ‘페이스북’과 같은 누리소통망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인 견해나 신념을 외부에 표출하였고, 그 내용이 선거와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섣불리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속단해서는 아니 된다. 한편 타인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는 ① ‘좋아요’ 버튼 누르기, ② 댓글 달기, ③ 공유하기의 세 가지가 있는데,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보다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는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의견을 제시하고 싶을 때는 ‘댓글 달기’ 기능을 이용하며, 게시물을 저장하고 싶을 때는 ‘공유하기’ 기능을 이용하는 경향성을 갖게 된다. 그런데 타인의 게시물을 공유하는 목적은 게시물에 나타난 의견에 찬성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반대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용이 재미있거나 흥미롭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자료수집이 필요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용을 당장 읽지 않고 나중에 읽어 볼 목적으로 일단 저장해두기 위한 것일 수도 있는 등 상당히 다양하고, ‘공유하기’ 기능에는 정보확산의 측면과 단순 정보저장의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언론의 인터넷 기사나 타인의 게시글을 단순히 ‘공유하기’한 행위만으로는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도2972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도13629 판결 참조).
따라서 개인 누리소통망 계정에 인터넷 기사나 타인의 게시물을 공유하거나, 공유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덧붙인 경우, 그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게시물의 내용이 게시한 사람의 정치적 선호를 짐작하게 하는 정도를 넘어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에 대한 당선이나 낙선의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정도인지, 누리소통망에 게시한 전체 게시물, 또는 선거를 앞둔 시기에 게시한 게시물의 수와 선거운동 여부가 문제된 게시물의 비중, 이전에도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을 게시한 사실이 있는지, 선거일에 임박하여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하고 페이스북 친구를 과다
하게 추가하면서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이례적으로 연달아 작성, 공유하였다는 등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난 행위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2) 이 사건 게시행위의 선거운동 여부
게시물 ①번은 청구인이 ○○당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강○○ 전 장관의 인터뷰 기사에 ‘정당투표는 ○○땅에 콱 눌러주세요’라는 글이 부기된 타인의 게시물을 페이스북 계정에 공유하여 게시한 것이나, 청구인은 그 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은 부기하지 않았다. 게시물 ②번은 청구인이 ○○당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녹색평론 발행인의 언론 기고문을 공유하면서, 기고문의 내용 중 일부분을 복사해 직접 게시하였으나, 자신의 의견은 부기하지 않았고, 청구인이 복사하여 게시한 내용 중 ‘김○○ <녹색평론> 발행인’ 부분이 포함되어 있어, 그 글을 접하는 일반인이 게시물의 내용이 청구인의 의견이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게시물 ③번은 청구인이 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의 인터넷 기사를 공유하면서 “○○의 가치에 주목한다. 70만이 선택하면 ○○당에서도 선량이 나올 수 있다던데~ㅋ”라는 개인적인 의견을 직접 작성한 것이다.
위 게시물 ①번, ②번은 타인의 게시물을 단순 공유한 것이고, 게시물 ③번은 인터넷 기사를 공유하면서 청구인의 개인적인 감상을 덧붙인 것으로, 그 게시물로 인하여 청구인의 정치적 선호를 짐작할 수는 있지만, 특정 선거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비례투표를 독려하여 그 정당 소속 후보자의 당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 외 청구인이 선거일에 임박하여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하고 페이스북 친구를 과다하게 추가하면서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이례적으로 연달아 작성, 공유하였다는 등 그 목적의사를 추단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게시물 3건의 내용과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청구인의 페이스북 친구의 규모(270명), 청구인이 이 사건 게시행위 이외에 2016. 4. 8.~4. 9.경 페이스북 계정에 선거·정치 관련 글을 2회 게재하였고, 평소 환경·생태 문제에 관한 글을 게시하고 있는 사실만으로는 청구인의 이 사건 게시행위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인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라. 소결
결국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내려진 이 사건 기소유예 처분은 자의적인 증거판단, 수사미진, 법리오해의 잘못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 남○○
대리인 법무법인 여는담당변호사 이광교
피 청 구 인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6. 9. 9.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6년 형제33119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6. 9. 9. 청구인에 대하여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6년 형제33119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공립학교 교사로 국가공무원임에도 페이스북에 2016. 4. 6.경부터 같은 달 12.경까지 3회에 걸쳐 ○○당을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여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6. 12. 8.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이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인터넷 기사 또는 타인의 게시물을 공유하거나, 공유하면서 간단한 의견을 부기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단서 제1호의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로 공무원에게 금지된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고, 가사 선거운동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형법 제2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서울 은평구에 있는 공립학교인 ○○고등학교의 교사이다.
(2) 청구인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3회에 걸쳐 아래 내용의 글을 게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게시행위’라고 한다).
① 2016. 4. 6.경 여성신문에 게재된 ‘강○○ “○○당지지... 새로운 세대의 정치실험 파란 일으킬 것”’이라는 제목의 강○○ 전 장관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면서 “제 맘이 이 맘이라니까요. 정당투표는 ○○땅에 콱 눌러주세요.”라고 타인이 작성한 게시글을 공유하여 게재(이하 ‘게시물 ①번’이라 한다)
② 2016. 4. 9.경 ‘[특별기고] 투표라는 것 해야합니까?’라는 제목의 김○○ ‘녹색평론’ 발행인의 기고문을 공유하면서, 기고문 내용 중 “다음주 나는 ○○당을 지지하기 위해 투표장으로 갈 것이다. ○○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오늘날 선거제도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평민이 정치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근본 원리를 분명히 표방·실천하고 있는 유일한 정치그룹이기 때문이다.” 등의 부분을 복사하여 게시글로 게재(이하 ‘게시물 ②번’이라 한다)
③ 2016. 4. 12.경 ‘흙수저 없는 세상 향한 300석... 꼭 투표하세요!’라는 제목의 한겨레신문 기사를 공유하면서 “국회심판론, 야당심판론, 거대야당심판론, 심판론이 20대 총선의 화두 아닌 화두로 올랐다고 한다.”, “나는 잘못된 문명을 심판하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새로운 대안을 가진 ○○의 가치에 주목한다. 70만이 선택하면 ○○당에서도 선량이 나올 수 있다던데~ㅋ” 등의 글을 직접 작성하여 게재(이하 ‘게시물 ③번’이라 한다)
(3) 청구인의 페이스북에 등록된 친구는 약 270명이고, 청구인은 검찰 조사에서 이 사건 게시행위를 한 이유에 대하여 ‘평소 관심있던 환경문제에 대한 글을 공유하고, ○○당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였다.’고 진술하였다.
(4) 청구인은 이 사건 피의사실 이외에 2016. 4. 8.경 및 같은 달 9.경 페이스북 계정에 인터넷 기사를 공유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부기하는 등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도 입건되었으나, 이 부분은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과 같은 날 혐의없음처분되었다.
(5) 검찰 수사 과정에서 2016. 8.~2016. 9.경 약 1달간의 청구인의 페이스북 계정 게시물의 내용을 확인한 바에 따르면, 청구인은 주로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핵발전소 반대’, ‘GMO 농작물 유해성’, ‘사드배치반대’, ‘지구온난화’, ‘기후’, ‘녹차라떼’, ‘생화학물질 패닉’ 등 주로 생태, 환경, 생명 등과 관련된 글을 게시 또는 공유하였다.
나. 쟁점
이 사건 쟁점은 국가공무원인 청구인이 누리소통망(이른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 계정에 인터넷 기사나 타인의 게시물을 공유하거나, 공유하면서 의견을 부기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의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다. 판단
(1)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의 의미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에 정한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를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지는 행위를 하는 주체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에 표시된 행위를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은 목적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하려면,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거나 선거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특정 선거에서의 특정 후보자의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에 근거하여야 하고, 단순히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행위를 한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8. 26. 선고 2015도1181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도2972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도13629 판결 참조).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중등교원이 ‘페이스북’과 같은 누리소통망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인 견해나 신념을 외부에 표출하였고, 그 내용이 선거와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섣불리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속단해서는 아니 된다. 한편 타인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는 ① ‘좋아요’ 버튼 누르기, ② 댓글 달기, ③ 공유하기의 세 가지가 있는데,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보다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는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의견을 제시하고 싶을 때는 ‘댓글 달기’ 기능을 이용하며, 게시물을 저장하고 싶을 때는 ‘공유하기’ 기능을 이용하는 경향성을 갖게 된다. 그런데 타인의 게시물을 공유하는 목적은 게시물에 나타난 의견에 찬성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반대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용이 재미있거나 흥미롭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자료수집이 필요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용을 당장 읽지 않고 나중에 읽어 볼 목적으로 일단 저장해두기 위한 것일 수도 있는 등 상당히 다양하고, ‘공유하기’ 기능에는 정보확산의 측면과 단순 정보저장의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언론의 인터넷 기사나 타인의 게시글을 단순히 ‘공유하기’한 행위만으로는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도2972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도13629 판결 참조).
따라서 개인 누리소통망 계정에 인터넷 기사나 타인의 게시물을 공유하거나, 공유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덧붙인 경우, 그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게시물의 내용이 게시한 사람의 정치적 선호를 짐작하게 하는 정도를 넘어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에 대한 당선이나 낙선의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정도인지, 누리소통망에 게시한 전체 게시물, 또는 선거를 앞둔 시기에 게시한 게시물의 수와 선거운동 여부가 문제된 게시물의 비중, 이전에도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을 게시한 사실이 있는지, 선거일에 임박하여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하고 페이스북 친구를 과다
하게 추가하면서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이례적으로 연달아 작성, 공유하였다는 등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난 행위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2) 이 사건 게시행위의 선거운동 여부
게시물 ①번은 청구인이 ○○당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강○○ 전 장관의 인터뷰 기사에 ‘정당투표는 ○○땅에 콱 눌러주세요’라는 글이 부기된 타인의 게시물을 페이스북 계정에 공유하여 게시한 것이나, 청구인은 그 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은 부기하지 않았다. 게시물 ②번은 청구인이 ○○당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녹색평론 발행인의 언론 기고문을 공유하면서, 기고문의 내용 중 일부분을 복사해 직접 게시하였으나, 자신의 의견은 부기하지 않았고, 청구인이 복사하여 게시한 내용 중 ‘김○○ <녹색평론> 발행인’ 부분이 포함되어 있어, 그 글을 접하는 일반인이 게시물의 내용이 청구인의 의견이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게시물 ③번은 청구인이 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의 인터넷 기사를 공유하면서 “○○의 가치에 주목한다. 70만이 선택하면 ○○당에서도 선량이 나올 수 있다던데~ㅋ”라는 개인적인 의견을 직접 작성한 것이다.
위 게시물 ①번, ②번은 타인의 게시물을 단순 공유한 것이고, 게시물 ③번은 인터넷 기사를 공유하면서 청구인의 개인적인 감상을 덧붙인 것으로, 그 게시물로 인하여 청구인의 정치적 선호를 짐작할 수는 있지만, 특정 선거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비례투표를 독려하여 그 정당 소속 후보자의 당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 외 청구인이 선거일에 임박하여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하고 페이스북 친구를 과다하게 추가하면서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이례적으로 연달아 작성, 공유하였다는 등 그 목적의사를 추단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게시물 3건의 내용과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청구인의 페이스북 친구의 규모(270명), 청구인이 이 사건 게시행위 이외에 2016. 4. 8.~4. 9.경 페이스북 계정에 선거·정치 관련 글을 2회 게재하였고, 평소 환경·생태 문제에 관한 글을 게시하고 있는 사실만으로는 청구인의 이 사건 게시행위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인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라. 소결
결국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내려진 이 사건 기소유예 처분은 자의적인 증거판단, 수사미진, 법리오해의 잘못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