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7헌바422
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위헌소원 등
결정일: 2020년 2월 27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17헌바422 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위헌소원 등
청 구 인 전○○
대리인 변호사 박준섭
당 해 사 건 대법원 2017도1805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주 문]
1.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33조 제2항 전문 및 구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33조 제2항 전문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2. 5. 18.부터 ○○조합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사람이다. ○○조합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가 아닌 신○○, 신□□, 권○○(이상 위 조합의 이사장 내지 이사로 등재되어 있던 자들이다)가 2010. 7. 23.경 대구 달서구(주소 생략)에 설립한 법인으로, 신○○, 신□□, 권○○는 2010. 8. 11.경 위 장소에 ○○조합 부속 ‘○○’이라는 의료기관을 개설하였다.
나. 청구인은 다음과 같이 의료법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으로 기소되었다.
『(1)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국가,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민법상 비영리법인, 준정부기관, 지방의료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하 ‘의사 등’이라 한다)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신○○로부터 ○○조합의 명의를 빌려 그 지사무소 형태로 의료기관을 개설할 것을 허락받고, 2012. 4. 23.경 대구 달서구(주소 생략)에 ‘□□’이라는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2013. 3. 22.경에는 대구 남구(주소 생략)에 ‘△△’이라는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등 의사 등이 아닌 자로서 의료기관을 개설하였다.
(2) 청구인은 위와 같이 ○○조합의 외관을 작출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이므로 그 의료기관 명의로 요양급여 비용을 청구할 수 없음에도, 2012. 5.경부터 2013. 12.경까지 위 □□에서 의사를 고용하여 환자를 진료하게 한 후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합계 4,474,315,250원을 지급받아 이를 편취하고, 2013. 4.경부터 2014. 12.경까지 위 △△에서 의사를 고용하여 환자를 진료하게 한 후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합계 2,326,650,730원을 지급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다. 청구인은 2016. 5. 13. 1심에서 의료법위반죄 등에 대하여는 징역 1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등에 대하여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대구지방법원 2015고합179등), 항소하여 2017. 1. 19. 항소심에서 징역 1년 및 징역 2년에 각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며(대구고등법원 2016노290등), 상고하였으나 2017. 8. 29. 상고기각판결을 선고받아(대법원 2017도1805)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라. 청구인은 상고심 계속 중 구 의료법(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의료법’이라 한다) 제33조 제2항과 제87조 제1항 제2호,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7. 8. 29. 기각되었다(대법원 2017초기329). 이에 청구인은 2017. 9. 29. 구 의료법 제33조 제2항과 제87조 제1항 제2호, 구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7도1805 판결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전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것은 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33조 제2항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또한, 청구인은 구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제2호와 형법 제347조 제1항에 대하여 병렬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처럼 보이나,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것은 구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 제1항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나.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현행법을 ‘의료법’으로 표시하고, 연혁이 따로 의미가 있는 경우에만 별도로 표시하기로 한다) 제33조 제2항 전문 및 구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33조 제2항 전문 부분(이하 앞의 조항과 합하여 ‘이 사건 의료법조항’이라 한다), ②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 제1항 부분(이하 ‘이 사건 특경법조항’이라 한다), ③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7도1805 판결(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 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33조(개설 등)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이 경우 의사는 종합병원·병원·요양병원 또는 의원을, 치과의사는 치과병원 또는 치과의원을, 한의사는 한방병원·요양병원 또는 한의원을, 조산사는 조산원만을 개설할 수 있다.
1.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
2.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3. 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하 “의료법인”이라 한다)
4. 「민법」이나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
5.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준정부기관,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방의료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법」에 따른 한국
보훈복지의료공단
구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12조 제2항, 제18조 제3항, 제23조 제3항, 제27조 제1항, 제33조 제2항·제8항(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위반한 자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50조(공갈), 제351조(제347조 및 제350조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 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2.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관련 조항]
의료법(2019. 8. 27. 법률 제16555호로 개정된 것)
제1조(목적) 이 법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제33조(개설 등) ① 의료인은 이 법에 따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아니하고는 의료
업을 할 수 없으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외에는 그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하여야 한다. (각 호 생략)
⑨ 의료법인 및 제2항 제4호에 따른 비영리법인(이하 이 조에서 “의료법인등”이라 한다)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면 그 법인의 정관에 개설하고자 하는 의료기관의 소재지를 기재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관의 변경허가를 얻어야 한다(의료법인 등을 설립할 때에는 설립 허가를 말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 이 경우 그 법인의 주무관청은 정관의 변경허가를 하기 전에 그 법인이 개설하고자 하는 의료기관이 소재하는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과 협의하여야 한다.
⑩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의료법인 등은 다른 자에게 그 법인의 명의를 빌려주어서는 아니 된다.
제35조(의료기관 개설 특례) ① 제33조 제1항·제2항 및 제8항에 따른 자 외의 자가 그 소속 직원, 종업원, 그 밖의 구성원(수용자를 포함한다)이나 그 가족의 건강관리를 위하여 부속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면 그 개설 장소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다만, 부속 의료기관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면 그 개설 장소를 관할하는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48조(설립 허가 등) ① 제33조 제2항에 따른 의료법인을 설립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관과 그 밖의 서류를 갖추어 그 법인의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② 의료법인은 그 법인이 개설하는 의료기관에 필요한 시설이나 시설을 갖추는 데에 필요한 자금을 보유하여야 한다.
③ 의료법인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정관을 변경하려면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87조(벌칙)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하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생명·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 발생 가능성이 낮은 의료행위까지 전부 의사, 치과의사 및 한의사에게 독점시키는 것으로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의료인 아닌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를 독점시킴으로써 의료소비자의 의료행위 선택권을 침해한다.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의사 등만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의료행위의 개념에 관하여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범죄의 구성요건을 불확정·불명확하게 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나. 의료인이 실제 진료를 하였고 투약도 한 이상 이를 사기죄로 의율할 수는 없다. 부정수급환수를 통하여 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기죄로 의율하는 것은 헌법상 비례원칙에 반하고, 이는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며, 정당한 법률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따라서 의사 등이 아닌 사람이 의료기관을 설립한 후 의료인이 진료한 행위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를 수령한 것에 이 사건 특경법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위헌이다.
다. 청구인에게 이 사건 특경법조항을 적용하여 사기 혐의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이 사건 판결은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특경법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구체적 규범통제절차에서 제청법원이나 헌법소원청구인이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특정한 해석이나 적용 부분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한정위헌청구 역시 원칙적으로 적법하다. 다만, 재판소원을 금지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한정위헌청구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당해사건 재판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의 인정이나 평가 또는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의 법률조항의 단순한 포섭·적용에 관한 문제를 다투거나, 의미 있는 헌법문제를 주장하지 않으면서 법원의 법률해석이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경우 등은 모두 현행의 규범통제제도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헌재 2012. 12. 27. 2011헌바117 참조).
청구인은 이 사건 특경법조항을 ‘의사 등이 아닌 사람이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의료인이 진료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행위’에 적용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의사 등이 아닌 사람이 의료기관을 개설하였다 하더라도 의료기관 개설과 별개로 실제로는 의료인이 진료를 하고 투약을 한 이상 사기죄로 의율할 수 없다는 취지로서, 위 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것이라기보다는 문제된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평가한 법원의 판단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형식적으로는 한정위헌심판청구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의 법률조항의 단순한 포섭·적용에 관한 문제를 다투거나 법원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판결에 대한 심판청구
청구인은 당초 이 사건 판결에 대하여는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지 않았고, 이사건 심판청구에 이르러 그 취소를 구하는 취지의 청구를 추가하면서, 이 사건 판결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이 사건 특경법조항을 적용하여 유죄로 판단한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때에 당사자가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이를 배척하였을 경우에 당사자가 직접 헌법재판소에 제기하는 것인바, 재판의 취소는 그 자체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에 대한 규제
(1) 의사 등이 아닌 자, 즉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국가,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민법이나 특별법에 따른 비영리법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준정부기관,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방의료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법’에 따른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아닌 자는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의료법 제33조 제2항). 이를 위반한 경우, 당해사건 당시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였으나(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현재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의료법 제87조), 이와 별도로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의료업을 1년의 범위에서 정지시키거나 개설 허가의 취소 또는 의료기관 폐쇄를 명할 수 있다(의료법 제64조 제1항 제4호의2). 그리고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자도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의료법 제90조), 보건복지부장관은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2호).
그리고 의료인이라도 의료법에 따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아니하고는 의료업을 할 수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설한 그 의료기관 내에서만 의료업을 하여야 하며, 이를 위반한 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의료법 제33조 제1항, 제90조).
(2)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따른 자 외의 자도 그 소속 직원·종업원, 그 밖의 구성원(수용자를 포함한다)이나 그 가족의 건강관리를 위하여 부속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그 개설 장소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하고, 병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면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의료법 제35조 제1항).
(3) 의료법인은 법인의 설립, 정관변경 및 재산처분 시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의료법 제48조 제1항, 제3항), 개설하는 의료기관에 필요한 시설이나 시설을 갖추는 데에 필요한 자금을 보유하여야 한다(의료법 제48조 제2항).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면 의료기관 소재지의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과 협의하여 정관의 변경허가(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을 설립할 때에는 설립허가)를 얻어야 한다(의료법 제33조 제9항). 다만, 민법 제34조에 따라 법인은 정관으로 정한 목적의 범위 내에서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므로, 비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것은, 의료기관 개설이 법인 설립의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로 한정된다.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은 일정한 경우 설립 허가가 취소될 수도 있다(의료법 제51조, 민법 제38조).
한편, 의료법인에 대하여는 민법 중 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므로(의료법 제50조), 민법이나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뿐만 아니라 의료법인 역시 성격상 비영리 재단법인이다(헌재 2019. 8. 29. 2014헌바212등). 의료법 시행령 제20조에서도 의료법인 등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영리추구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법인의 설립자의 자격을 의료인으로 제한하지는 않으므로, 의료법인을 설립하는 자는 일반인이든 법인이든 조합이든 상관없다(의료법 시행규칙 제48조 제1호 참조).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은 다른 자에게 그 법인의 명의를 빌려주어서는 아니 되고(의료법 제33조 제10항), 이를 위반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의료업을 1년의 범위에서 정지시키거나 개설 허가의 취소 또는 의료기관 폐쇄를 명할 수 있다(의료법 제64조 제1항 제5호).
나. 사건의 쟁점
(1)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의사 등이 아닌 자는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의료기관을 개설하고자 하는, 의사 등이 아닌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의료법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의료법조항이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를 독점시킴으로써 의료소비자의 의료행위 선택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의료기관의 ‘개설’에 관하여 규율하는 조항일 뿐이고, 비의료인의 ‘의료행위’ 금지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사항이므로, 의료소비자의 의료행위 선택권은 이 사건 의료법조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따라서 의료소비자의 의료행위 선택권 침해 여부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청구인은, 이 사건 의료법조항이 의사 등만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고도 주장하나, 이는 의사 등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금지하는 것이 기본권 침해라는 주장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대한 판단은 과잉금지원칙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과 다르지 않으므로, 이에 대하여도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청구인은, 이 사건 의료법조항이 ‘의료행위’의 개념에 관하여 규정하지 않아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도 주장하나, 이 사건 의료법조항에서는 ‘의료행위’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의료기관의 개설에 관하여 규율하는 조항일 뿐 의료행위 자체를 규율하는 조항이 아니므로, ‘의료행위’ 자체의 명확성 여부와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도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05. 3. 31. 2001헌바87 결정에서 이 사건 의료법조항과 거의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구 의료법(2001. 1. 16. 법률 제6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2항 본문 및 제66조 제3호 중 ‘제30조 제2항 본문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이하 ‘구법 조항’이라 한다)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는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구법 조항의 입법목적은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하여 그 이외의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의료의 적정을 기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 증진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도3875 판결 등). 이러한 구법 조항의 입법목적은 국민건강의 위해방지라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로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주체를 의료인과 의료법인 등 일정한 범위로 제한하는 것은, 의료인이 아닌 자 또는 공적인 성격을 가지지 아니한 자가 의료인을 고용한 다음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행위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의료의 질을 관리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나) 헌법 제36조 제3항은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이를 위하여 국민에게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해야 하는 사회국가적 의무를 지고 있다(헌재 2002. 10. 31. 99헌바76등). 즉 보건의료는 단순한 상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중대한 것이다.
또한, 보건의료 서비스는 공급자와 수요자 등 시장참여자 사이의 정보비대칭, 수요의 불확실, 치료의 불확실, 법적 독점 등 일반 재화와 다른 특성이 있다. 따라서 민간부문의 영리성 추구를 제한할 자율적 규제나 법적 규제가 미흡한 경우에는 의료수요 유발, 고가서비스 추구, 의료인력의 과도한 전문화 등을 통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키므로, 그 수요와 공급을 시장에 전적으로 맡겨 두면 시장의 실패 혹은 사회적 후생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하여, 국민이 보건의료 서비스에 개인의 신분이나 재산에 관계없이 균등하게 접근하고, 보건의료전달체계 내에서 보건의료자원(인력·시설·장비 등)을 균등히 향유하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양의 필수적인 서비스를 받으며, 진료수준의 차이를 배제할 권리가 위협받는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건강권과 국가가 국민에게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해야 하는 사회국가적 의무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유럽 선진국의 의료기관은 거의 대부분이 국·공립병원이거나 비영리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비하여,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비중은 2000년 현재 기관수 기준으로 8.8%, 병상수 기준으로 15.5%로 매우 취약하고, 영리성에 상대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민간부문이 병원의 8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등 민간부문이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인이 아닌 개인이나 회사 등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입법재량을 일탈한 것인지 판단할 때에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현황을 감안하여야 할 것이다.
의료행위는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가 아닌 자에 의하여 의료기관이 관리되는 것을 그 개설단계에서 미리 규율할 필요성이 있다. 의료인이 아닌 일반 개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할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명칭을 사용하여 의료인 아닌 자에 의한 무면허의료행위가 성행할 우려가 있으며, 의료기관의 경영주체와 실제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이 분리됨에 따라서 보건의료의 질이 저하되거나 지나친 영리위주의 과잉 의료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보건의료의 대부분을 민간부문에 의존하고 있고 공공의료부문의 비중이 매우 취약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의 현황에 비추어 볼 때, 국가가 의료기관의 진입과 퇴출을 전적으로 시장에 맡기는 정책을 취하는 대신에, 의료기관의 개설 주체에 대하여 일정한 규율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대자본을 바탕으로 한 기업형 병원은 국민 건강보호라는 공익보다는 영리추구를 우선하여, 환자의 무리한 유치, 1차 진료 또는 의료보험 급여 진료보다는 비급여 진료에 치중하는 진료 왜곡, 수요가 적은 전문진료과목의 미개설 또는 과소 공급, 과잉진료로 인한 의료과소비, 의료설비와 시설에 대한 과대투자로 장기적인 의료자원 수급 계획의 왜곡, 의학교육·연구 등 사회적 필요에 따른 요청의 경시, 소규모 개인 소유 의료기관의 폐업 등으로 건전한 의료질서를 어지럽히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그 결과로 의료비 지출 증가, 국민의 의료비 부담 증가,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의 차별과 위화감 조성, 의료의 공공성 훼손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의료기관의 개설을 의료인이 아닌 일반 개인이나 영리법인에까지 개방할 경우 부정적인 결과도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허용할지 여부는 국민에게 가장 바람직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과 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부에서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상황, 국민건강보험 재정, 일반국민의 의식수준과 사회실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입법정책으로 결정할 재량사항으로서 입법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분야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취약한 공공의료의 실태, 비의료인이나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할 때 의료계 및 국민건강보험 재정 등 국민보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 앞에서 살핀 보건의료서비스의 특성과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해야 하는 사회국가적 의무 등을 감안하여 보면, 의료의 질을 관리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의료인이 아닌 자나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입법자의 판단이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하였다고 할 수 없다.
의료인이 아닌 자라고 하더라도,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을 설립하는 방법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으므로, 구법 조항이 의료인 아닌 자나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길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의료인 아닌 자가 개인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영리법인이 직접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만이 제한되고 있을 뿐이다.
영리법인 등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하면 영리법인이 공공의료기관을 사들이고, 결국 공공의료기관엔 돈 안 되는 환자들만 몰리면서 재정 적자가 커지는 악순환이 계속됨에 따라 공공의료가 축소될 수 있으며, 이는 공공의료체계가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민간의료부문의 집단 진료거부와 같은 상황에서 국민에게 기본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위험성을 높인다. 따라서 의료인이 아닌 자나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예외를 허용하지 않은 입법자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기본권제한의 최소침해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또한 법익균형성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구법 조항에 의하여 의료인 아닌 자와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직업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으나 이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의 중대함에 비추어 제한을 통하여 얻는 공익적 성과와 제한의 정도가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현저하게 일탈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다) 따라서 구법 조항이 의료인이 아닌 개인 또는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경영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입법자의 입법재량을 일탈하여 제한의 방법이 부적절하거나 그 정도가 과도하여 헌법상의 한계를 넘었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후 구법 조항은 두 차례에 걸쳐 개정되었으나, 조항의 위치나 일부 표현이 달라졌을 뿐 실질적인 내용의 변경 없이 이 사건 의료법조항에 이르렀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선례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의료기관의 소유 형태와 구성비의 차이는 의료전달 체계와 재원 조달 등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변수이므로, 영리 민간의료기관과 비영리 민간의료기관 그리고 공공의료기관의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보건의료 수요와 공급의 상황, 그 나라의 보건의료체제와 국민들의 보건의료 서비스 이용특성, 의료보험의 체계와 재정 등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배경과 구체적, 개별적 상황을 감안하여 입법자가 그 사회의 실정에 가장 부합하는 형태를 선택하는 입법정책적인 문제라고 할 것이다.
설령 외국 입법례 중에 의사 등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제한하는 사례가 별로 없다 하더라도, 나라마다 보건의료환경이나 의료보험체계가 다르므로 외국의 사례를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시킬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사회보험 방식의 의료보험체계를 가지고 있고, 단일 보험자에 의한 강제가입과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를 취하여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을 통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건강보험은 국민들의 보험료를 재원으로 하여 운영되는 보험제도이므로, 국가는 불필요한 요양급여를 방지하고 요양급여와 비용의 합리성을 확보하여 한정된 건강보험재정으로 최대한의 건강보험 혜택을 부여하여야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나라는 의료공급체계에서 민간의료의 비중이 높고 공공보건의료의 비중이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하여 상당히 낮으며, 의료비 중에서 비급여 진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행위별수가제에 따라 의료 제공량에 대한 통제를 받지 않아 의료공급자의 의료이용 유인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비중은 2017. 12. 현재 의료기관 수 기준으로는 5.3%, 병상 수 기준으로는 9.2%, 의사 수 기준으로는 11.1%로서, 선례 결정 당시보다 더 줄어들었다(헌재 2019. 8. 29. 2014헌바212등 참조).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의사 등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한다면,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경영하는 자와 실제 의료행위를 하는 자가 분리되어 의료인이 외부의 자본에 종속되고, 의료기관이 상업적으로 이용되거나 지나친 영리추구의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이 있다.
또한, 의료법에서는 의료기관 개설자의 준수사항을 규정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의료기관의 종류에 따른 시설기준 및 규격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의 안전관리시설 기준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 및 요양병원의 운영 기준에 관한 사항, 고가의료장비의 설치·운영 기준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의 종류에 따른 의료인 등의 정원 기준에 관한 사항, 급식관리 기준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의 위생 관리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의 의약품 및 일회용 주사 의료용품의 사용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의 감염병환자 등의 진료 기준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 내 수술실·분만실·중환자실 등 감염관리가 필요한 시설의 출입 기준에 관한 사항, 의료인 및 환자 안전을 위한 보안장비 설치 및 보안인력 배치 등에 관한 사항을 지키도록 하고 있는바(제36조), 이처럼 ‘의료기관 개설자’는 의료법에 따라 국민의 생명·신체 보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여러 의무들을 부담하는 자로서, 이를 단순히 ‘일정한 장비를 갖추어 의료업을 시행하는 사업자’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의료행위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개설도 의사 등 일정한 자만 할 수 있게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의료기관에서 행하여지는 의료행위는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물리적·화학적 작용에 의하여 인체에 대한 위험성도 수반하고 있다. 이에 의료법에서는 의료인이라 하더라도 적절한 시설과 장소를 구비한 상태에서 의료행위를 하도록 규제하면서 의료기관의 개설과 관련하여 여러 제한을 가하고 있다. 의료법에서 의료인의 의료행위를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 내에서만 하도록 한정하고, 의료인이라 하더라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제한한 것 역시 의료행위를 단순한 영업행위로 보지 않고 공공성을 강조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의료의 특수성과, 우리나라의 취약한 공공의료의 실태, 의사 등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경영할 때 국민보건 전반에 미치는 영향,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해야 하는 사회국가적 의무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의료의 질을 관리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의사 등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금지한 입법자의 판단이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에서 선례의 판단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선례의 취지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3) 소결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 전○○
대리인 변호사 박준섭
당 해 사 건 대법원 2017도1805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주 문]
1.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33조 제2항 전문 및 구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33조 제2항 전문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2. 5. 18.부터 ○○조합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사람이다. ○○조합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가 아닌 신○○, 신□□, 권○○(이상 위 조합의 이사장 내지 이사로 등재되어 있던 자들이다)가 2010. 7. 23.경 대구 달서구(주소 생략)에 설립한 법인으로, 신○○, 신□□, 권○○는 2010. 8. 11.경 위 장소에 ○○조합 부속 ‘○○’이라는 의료기관을 개설하였다.
나. 청구인은 다음과 같이 의료법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으로 기소되었다.
『(1)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국가,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민법상 비영리법인, 준정부기관, 지방의료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하 ‘의사 등’이라 한다)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신○○로부터 ○○조합의 명의를 빌려 그 지사무소 형태로 의료기관을 개설할 것을 허락받고, 2012. 4. 23.경 대구 달서구(주소 생략)에 ‘□□’이라는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2013. 3. 22.경에는 대구 남구(주소 생략)에 ‘△△’이라는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등 의사 등이 아닌 자로서 의료기관을 개설하였다.
(2) 청구인은 위와 같이 ○○조합의 외관을 작출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이므로 그 의료기관 명의로 요양급여 비용을 청구할 수 없음에도, 2012. 5.경부터 2013. 12.경까지 위 □□에서 의사를 고용하여 환자를 진료하게 한 후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합계 4,474,315,250원을 지급받아 이를 편취하고, 2013. 4.경부터 2014. 12.경까지 위 △△에서 의사를 고용하여 환자를 진료하게 한 후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합계 2,326,650,730원을 지급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다. 청구인은 2016. 5. 13. 1심에서 의료법위반죄 등에 대하여는 징역 1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등에 대하여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대구지방법원 2015고합179등), 항소하여 2017. 1. 19. 항소심에서 징역 1년 및 징역 2년에 각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며(대구고등법원 2016노290등), 상고하였으나 2017. 8. 29. 상고기각판결을 선고받아(대법원 2017도1805)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라. 청구인은 상고심 계속 중 구 의료법(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의료법’이라 한다) 제33조 제2항과 제87조 제1항 제2호,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7. 8. 29. 기각되었다(대법원 2017초기329). 이에 청구인은 2017. 9. 29. 구 의료법 제33조 제2항과 제87조 제1항 제2호, 구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7도1805 판결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전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것은 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33조 제2항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또한, 청구인은 구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제2호와 형법 제347조 제1항에 대하여 병렬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처럼 보이나,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것은 구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 제1항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나.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현행법을 ‘의료법’으로 표시하고, 연혁이 따로 의미가 있는 경우에만 별도로 표시하기로 한다) 제33조 제2항 전문 및 구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33조 제2항 전문 부분(이하 앞의 조항과 합하여 ‘이 사건 의료법조항’이라 한다), ②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 제1항 부분(이하 ‘이 사건 특경법조항’이라 한다), ③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7도1805 판결(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 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33조(개설 등)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이 경우 의사는 종합병원·병원·요양병원 또는 의원을, 치과의사는 치과병원 또는 치과의원을, 한의사는 한방병원·요양병원 또는 한의원을, 조산사는 조산원만을 개설할 수 있다.
1.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
2.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3. 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하 “의료법인”이라 한다)
4. 「민법」이나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
5.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준정부기관,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방의료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법」에 따른 한국
보훈복지의료공단
구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12조 제2항, 제18조 제3항, 제23조 제3항, 제27조 제1항, 제33조 제2항·제8항(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위반한 자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50조(공갈), 제351조(제347조 및 제350조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 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2.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관련 조항]
의료법(2019. 8. 27. 법률 제16555호로 개정된 것)
제1조(목적) 이 법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제33조(개설 등) ① 의료인은 이 법에 따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아니하고는 의료
업을 할 수 없으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외에는 그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하여야 한다. (각 호 생략)
⑨ 의료법인 및 제2항 제4호에 따른 비영리법인(이하 이 조에서 “의료법인등”이라 한다)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면 그 법인의 정관에 개설하고자 하는 의료기관의 소재지를 기재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관의 변경허가를 얻어야 한다(의료법인 등을 설립할 때에는 설립 허가를 말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 이 경우 그 법인의 주무관청은 정관의 변경허가를 하기 전에 그 법인이 개설하고자 하는 의료기관이 소재하는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과 협의하여야 한다.
⑩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의료법인 등은 다른 자에게 그 법인의 명의를 빌려주어서는 아니 된다.
제35조(의료기관 개설 특례) ① 제33조 제1항·제2항 및 제8항에 따른 자 외의 자가 그 소속 직원, 종업원, 그 밖의 구성원(수용자를 포함한다)이나 그 가족의 건강관리를 위하여 부속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면 그 개설 장소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다만, 부속 의료기관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면 그 개설 장소를 관할하는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48조(설립 허가 등) ① 제33조 제2항에 따른 의료법인을 설립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관과 그 밖의 서류를 갖추어 그 법인의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② 의료법인은 그 법인이 개설하는 의료기관에 필요한 시설이나 시설을 갖추는 데에 필요한 자금을 보유하여야 한다.
③ 의료법인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정관을 변경하려면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87조(벌칙)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하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생명·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 발생 가능성이 낮은 의료행위까지 전부 의사, 치과의사 및 한의사에게 독점시키는 것으로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의료인 아닌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를 독점시킴으로써 의료소비자의 의료행위 선택권을 침해한다.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의사 등만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의료행위의 개념에 관하여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범죄의 구성요건을 불확정·불명확하게 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나. 의료인이 실제 진료를 하였고 투약도 한 이상 이를 사기죄로 의율할 수는 없다. 부정수급환수를 통하여 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기죄로 의율하는 것은 헌법상 비례원칙에 반하고, 이는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며, 정당한 법률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따라서 의사 등이 아닌 사람이 의료기관을 설립한 후 의료인이 진료한 행위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를 수령한 것에 이 사건 특경법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위헌이다.
다. 청구인에게 이 사건 특경법조항을 적용하여 사기 혐의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이 사건 판결은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특경법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구체적 규범통제절차에서 제청법원이나 헌법소원청구인이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특정한 해석이나 적용 부분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한정위헌청구 역시 원칙적으로 적법하다. 다만, 재판소원을 금지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한정위헌청구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당해사건 재판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의 인정이나 평가 또는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의 법률조항의 단순한 포섭·적용에 관한 문제를 다투거나, 의미 있는 헌법문제를 주장하지 않으면서 법원의 법률해석이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경우 등은 모두 현행의 규범통제제도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헌재 2012. 12. 27. 2011헌바117 참조).
청구인은 이 사건 특경법조항을 ‘의사 등이 아닌 사람이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의료인이 진료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행위’에 적용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의사 등이 아닌 사람이 의료기관을 개설하였다 하더라도 의료기관 개설과 별개로 실제로는 의료인이 진료를 하고 투약을 한 이상 사기죄로 의율할 수 없다는 취지로서, 위 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것이라기보다는 문제된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평가한 법원의 판단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형식적으로는 한정위헌심판청구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의 법률조항의 단순한 포섭·적용에 관한 문제를 다투거나 법원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판결에 대한 심판청구
청구인은 당초 이 사건 판결에 대하여는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지 않았고, 이사건 심판청구에 이르러 그 취소를 구하는 취지의 청구를 추가하면서, 이 사건 판결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이 사건 특경법조항을 적용하여 유죄로 판단한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때에 당사자가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이를 배척하였을 경우에 당사자가 직접 헌법재판소에 제기하는 것인바, 재판의 취소는 그 자체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에 대한 규제
(1) 의사 등이 아닌 자, 즉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국가,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민법이나 특별법에 따른 비영리법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준정부기관,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방의료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법’에 따른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아닌 자는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의료법 제33조 제2항). 이를 위반한 경우, 당해사건 당시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였으나(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현재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의료법 제87조), 이와 별도로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의료업을 1년의 범위에서 정지시키거나 개설 허가의 취소 또는 의료기관 폐쇄를 명할 수 있다(의료법 제64조 제1항 제4호의2). 그리고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자도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의료법 제90조), 보건복지부장관은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2호).
그리고 의료인이라도 의료법에 따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아니하고는 의료업을 할 수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설한 그 의료기관 내에서만 의료업을 하여야 하며, 이를 위반한 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의료법 제33조 제1항, 제90조).
(2)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따른 자 외의 자도 그 소속 직원·종업원, 그 밖의 구성원(수용자를 포함한다)이나 그 가족의 건강관리를 위하여 부속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그 개설 장소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하고, 병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면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의료법 제35조 제1항).
(3) 의료법인은 법인의 설립, 정관변경 및 재산처분 시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의료법 제48조 제1항, 제3항), 개설하는 의료기관에 필요한 시설이나 시설을 갖추는 데에 필요한 자금을 보유하여야 한다(의료법 제48조 제2항).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면 의료기관 소재지의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과 협의하여 정관의 변경허가(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을 설립할 때에는 설립허가)를 얻어야 한다(의료법 제33조 제9항). 다만, 민법 제34조에 따라 법인은 정관으로 정한 목적의 범위 내에서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므로, 비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것은, 의료기관 개설이 법인 설립의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로 한정된다.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은 일정한 경우 설립 허가가 취소될 수도 있다(의료법 제51조, 민법 제38조).
한편, 의료법인에 대하여는 민법 중 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므로(의료법 제50조), 민법이나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뿐만 아니라 의료법인 역시 성격상 비영리 재단법인이다(헌재 2019. 8. 29. 2014헌바212등). 의료법 시행령 제20조에서도 의료법인 등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영리추구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법인의 설립자의 자격을 의료인으로 제한하지는 않으므로, 의료법인을 설립하는 자는 일반인이든 법인이든 조합이든 상관없다(의료법 시행규칙 제48조 제1호 참조).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은 다른 자에게 그 법인의 명의를 빌려주어서는 아니 되고(의료법 제33조 제10항), 이를 위반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의료업을 1년의 범위에서 정지시키거나 개설 허가의 취소 또는 의료기관 폐쇄를 명할 수 있다(의료법 제64조 제1항 제5호).
나. 사건의 쟁점
(1)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의사 등이 아닌 자는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의료기관을 개설하고자 하는, 의사 등이 아닌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의료법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의료법조항이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를 독점시킴으로써 의료소비자의 의료행위 선택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의료기관의 ‘개설’에 관하여 규율하는 조항일 뿐이고, 비의료인의 ‘의료행위’ 금지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사항이므로, 의료소비자의 의료행위 선택권은 이 사건 의료법조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따라서 의료소비자의 의료행위 선택권 침해 여부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청구인은, 이 사건 의료법조항이 의사 등만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고도 주장하나, 이는 의사 등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금지하는 것이 기본권 침해라는 주장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대한 판단은 과잉금지원칙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과 다르지 않으므로, 이에 대하여도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청구인은, 이 사건 의료법조항이 ‘의료행위’의 개념에 관하여 규정하지 않아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도 주장하나, 이 사건 의료법조항에서는 ‘의료행위’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의료기관의 개설에 관하여 규율하는 조항일 뿐 의료행위 자체를 규율하는 조항이 아니므로, ‘의료행위’ 자체의 명확성 여부와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도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05. 3. 31. 2001헌바87 결정에서 이 사건 의료법조항과 거의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구 의료법(2001. 1. 16. 법률 제6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2항 본문 및 제66조 제3호 중 ‘제30조 제2항 본문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이하 ‘구법 조항’이라 한다)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는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구법 조항의 입법목적은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하여 그 이외의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의료의 적정을 기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 증진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도3875 판결 등). 이러한 구법 조항의 입법목적은 국민건강의 위해방지라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로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주체를 의료인과 의료법인 등 일정한 범위로 제한하는 것은, 의료인이 아닌 자 또는 공적인 성격을 가지지 아니한 자가 의료인을 고용한 다음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행위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의료의 질을 관리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나) 헌법 제36조 제3항은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이를 위하여 국민에게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해야 하는 사회국가적 의무를 지고 있다(헌재 2002. 10. 31. 99헌바76등). 즉 보건의료는 단순한 상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중대한 것이다.
또한, 보건의료 서비스는 공급자와 수요자 등 시장참여자 사이의 정보비대칭, 수요의 불확실, 치료의 불확실, 법적 독점 등 일반 재화와 다른 특성이 있다. 따라서 민간부문의 영리성 추구를 제한할 자율적 규제나 법적 규제가 미흡한 경우에는 의료수요 유발, 고가서비스 추구, 의료인력의 과도한 전문화 등을 통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키므로, 그 수요와 공급을 시장에 전적으로 맡겨 두면 시장의 실패 혹은 사회적 후생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하여, 국민이 보건의료 서비스에 개인의 신분이나 재산에 관계없이 균등하게 접근하고, 보건의료전달체계 내에서 보건의료자원(인력·시설·장비 등)을 균등히 향유하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양의 필수적인 서비스를 받으며, 진료수준의 차이를 배제할 권리가 위협받는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건강권과 국가가 국민에게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해야 하는 사회국가적 의무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유럽 선진국의 의료기관은 거의 대부분이 국·공립병원이거나 비영리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비하여,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비중은 2000년 현재 기관수 기준으로 8.8%, 병상수 기준으로 15.5%로 매우 취약하고, 영리성에 상대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민간부문이 병원의 8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등 민간부문이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인이 아닌 개인이나 회사 등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입법재량을 일탈한 것인지 판단할 때에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현황을 감안하여야 할 것이다.
의료행위는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가 아닌 자에 의하여 의료기관이 관리되는 것을 그 개설단계에서 미리 규율할 필요성이 있다. 의료인이 아닌 일반 개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할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명칭을 사용하여 의료인 아닌 자에 의한 무면허의료행위가 성행할 우려가 있으며, 의료기관의 경영주체와 실제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이 분리됨에 따라서 보건의료의 질이 저하되거나 지나친 영리위주의 과잉 의료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보건의료의 대부분을 민간부문에 의존하고 있고 공공의료부문의 비중이 매우 취약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의 현황에 비추어 볼 때, 국가가 의료기관의 진입과 퇴출을 전적으로 시장에 맡기는 정책을 취하는 대신에, 의료기관의 개설 주체에 대하여 일정한 규율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대자본을 바탕으로 한 기업형 병원은 국민 건강보호라는 공익보다는 영리추구를 우선하여, 환자의 무리한 유치, 1차 진료 또는 의료보험 급여 진료보다는 비급여 진료에 치중하는 진료 왜곡, 수요가 적은 전문진료과목의 미개설 또는 과소 공급, 과잉진료로 인한 의료과소비, 의료설비와 시설에 대한 과대투자로 장기적인 의료자원 수급 계획의 왜곡, 의학교육·연구 등 사회적 필요에 따른 요청의 경시, 소규모 개인 소유 의료기관의 폐업 등으로 건전한 의료질서를 어지럽히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그 결과로 의료비 지출 증가, 국민의 의료비 부담 증가,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의 차별과 위화감 조성, 의료의 공공성 훼손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의료기관의 개설을 의료인이 아닌 일반 개인이나 영리법인에까지 개방할 경우 부정적인 결과도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허용할지 여부는 국민에게 가장 바람직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과 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부에서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상황, 국민건강보험 재정, 일반국민의 의식수준과 사회실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입법정책으로 결정할 재량사항으로서 입법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분야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취약한 공공의료의 실태, 비의료인이나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할 때 의료계 및 국민건강보험 재정 등 국민보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 앞에서 살핀 보건의료서비스의 특성과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해야 하는 사회국가적 의무 등을 감안하여 보면, 의료의 질을 관리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의료인이 아닌 자나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입법자의 판단이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하였다고 할 수 없다.
의료인이 아닌 자라고 하더라도,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을 설립하는 방법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으므로, 구법 조항이 의료인 아닌 자나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길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의료인 아닌 자가 개인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영리법인이 직접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만이 제한되고 있을 뿐이다.
영리법인 등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하면 영리법인이 공공의료기관을 사들이고, 결국 공공의료기관엔 돈 안 되는 환자들만 몰리면서 재정 적자가 커지는 악순환이 계속됨에 따라 공공의료가 축소될 수 있으며, 이는 공공의료체계가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민간의료부문의 집단 진료거부와 같은 상황에서 국민에게 기본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위험성을 높인다. 따라서 의료인이 아닌 자나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예외를 허용하지 않은 입법자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기본권제한의 최소침해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또한 법익균형성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구법 조항에 의하여 의료인 아닌 자와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직업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으나 이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의 중대함에 비추어 제한을 통하여 얻는 공익적 성과와 제한의 정도가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현저하게 일탈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다) 따라서 구법 조항이 의료인이 아닌 개인 또는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경영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입법자의 입법재량을 일탈하여 제한의 방법이 부적절하거나 그 정도가 과도하여 헌법상의 한계를 넘었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후 구법 조항은 두 차례에 걸쳐 개정되었으나, 조항의 위치나 일부 표현이 달라졌을 뿐 실질적인 내용의 변경 없이 이 사건 의료법조항에 이르렀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선례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의료기관의 소유 형태와 구성비의 차이는 의료전달 체계와 재원 조달 등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변수이므로, 영리 민간의료기관과 비영리 민간의료기관 그리고 공공의료기관의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보건의료 수요와 공급의 상황, 그 나라의 보건의료체제와 국민들의 보건의료 서비스 이용특성, 의료보험의 체계와 재정 등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배경과 구체적, 개별적 상황을 감안하여 입법자가 그 사회의 실정에 가장 부합하는 형태를 선택하는 입법정책적인 문제라고 할 것이다.
설령 외국 입법례 중에 의사 등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제한하는 사례가 별로 없다 하더라도, 나라마다 보건의료환경이나 의료보험체계가 다르므로 외국의 사례를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시킬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사회보험 방식의 의료보험체계를 가지고 있고, 단일 보험자에 의한 강제가입과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를 취하여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을 통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건강보험은 국민들의 보험료를 재원으로 하여 운영되는 보험제도이므로, 국가는 불필요한 요양급여를 방지하고 요양급여와 비용의 합리성을 확보하여 한정된 건강보험재정으로 최대한의 건강보험 혜택을 부여하여야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나라는 의료공급체계에서 민간의료의 비중이 높고 공공보건의료의 비중이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하여 상당히 낮으며, 의료비 중에서 비급여 진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행위별수가제에 따라 의료 제공량에 대한 통제를 받지 않아 의료공급자의 의료이용 유인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비중은 2017. 12. 현재 의료기관 수 기준으로는 5.3%, 병상 수 기준으로는 9.2%, 의사 수 기준으로는 11.1%로서, 선례 결정 당시보다 더 줄어들었다(헌재 2019. 8. 29. 2014헌바212등 참조).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의사 등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한다면,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경영하는 자와 실제 의료행위를 하는 자가 분리되어 의료인이 외부의 자본에 종속되고, 의료기관이 상업적으로 이용되거나 지나친 영리추구의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이 있다.
또한, 의료법에서는 의료기관 개설자의 준수사항을 규정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의료기관의 종류에 따른 시설기준 및 규격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의 안전관리시설 기준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 및 요양병원의 운영 기준에 관한 사항, 고가의료장비의 설치·운영 기준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의 종류에 따른 의료인 등의 정원 기준에 관한 사항, 급식관리 기준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의 위생 관리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의 의약품 및 일회용 주사 의료용품의 사용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의 감염병환자 등의 진료 기준에 관한 사항, 의료기관 내 수술실·분만실·중환자실 등 감염관리가 필요한 시설의 출입 기준에 관한 사항, 의료인 및 환자 안전을 위한 보안장비 설치 및 보안인력 배치 등에 관한 사항을 지키도록 하고 있는바(제36조), 이처럼 ‘의료기관 개설자’는 의료법에 따라 국민의 생명·신체 보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여러 의무들을 부담하는 자로서, 이를 단순히 ‘일정한 장비를 갖추어 의료업을 시행하는 사업자’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의료행위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개설도 의사 등 일정한 자만 할 수 있게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의료기관에서 행하여지는 의료행위는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물리적·화학적 작용에 의하여 인체에 대한 위험성도 수반하고 있다. 이에 의료법에서는 의료인이라 하더라도 적절한 시설과 장소를 구비한 상태에서 의료행위를 하도록 규제하면서 의료기관의 개설과 관련하여 여러 제한을 가하고 있다. 의료법에서 의료인의 의료행위를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 내에서만 하도록 한정하고, 의료인이라 하더라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제한한 것 역시 의료행위를 단순한 영업행위로 보지 않고 공공성을 강조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의료의 특수성과, 우리나라의 취약한 공공의료의 실태, 의사 등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경영할 때 국민보건 전반에 미치는 영향,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해야 하는 사회국가적 의무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의료의 질을 관리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의사 등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금지한 입법자의 판단이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에서 선례의 판단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선례의 취지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3) 소결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의료법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