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8헌마887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0년 5월 27일

결정 전문

사 건 2018헌마887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민○○
대리인 법무법인 길도담당변호사 임부영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8. 5. 17.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2018년 형제2787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8. 5. 17. 청구인에 대하여 아동복지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2018년 형제2787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광주시(주소 생략)에 있는 ○○어린이집(이하 ‘이 사건 어린이집’이라 한다) 원장으로서 소속 보육교사의 아동학대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주의와 감독을 기울여야 함에도 이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소속 교사인 당○○이 2017. 7. 4.부터 같은 달 11일 사이에 피해아동이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3차례에 걸쳐 피해아동의 팔을 거칠게 잡아당기고 숟가락으로 피해아동의 식판을 내리치는 등 신체적 및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8. 8. 29.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정기적으로 소속 교사들에게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외부교육을 이수하도록 하였으며, CCTV를 설치하고 교사회의를 통해 수시로 주의를 환기하는 등 아동학대행위 방지를 위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하였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5년경부터 이 사건 어린이집 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전반적인 운영 및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이 사건 어린이집에는 담임교사 12명, 보조교사 2명, 간호사 1명이 근무하고 있고, 144명의 원아가 있으며 12학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2) 당○○은 이 사건 어린이집 ○○반 보육교사로 근무하면서 2016년 7월경부터 2017년 7월경까지 피해아동(3세)의 담임을 맡았다.
(3) 당○○은 2017. 7. 4.부터 같은 달 11일까지 3차례에 걸쳐 피해아동이 식사나 간식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아동의 팔을 거칠게 잡아끌어 강제로 식사를 하도록 하고, 숟가락으로 피해아동의 식판을 내리치고 손가락질을 하면서 다그치고, 피해아동 옆 탁자를 손바닥으로 내리치는 등의 행동을 하였다.
(4) 피청구인은 2018. 5. 17. 당○○에 대하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공소제기하였고(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8고단973), 같은 날 청구인에 대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5)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19. 7. 17. 당○○에 대한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였다. 당○○이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는데(수원지방법원 2019노4279), 수원지방법원은 2020. 1. 17. 당○○의 위와 같은 행위가 정서적 학대행위(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에는 해당하나 신체적 학대행위(같은 조 제3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서적 학대행위 부분만 유죄로 판단하면서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하였다. 당○○은 전부무죄를 주장하며 상고하였으나(대법원 2020도1957), 대법원은 2020. 4. 9.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같은 날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아동복지법 제74조의 취지 및 판단기준
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4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71조의 위반행위(아동학대행위 등)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고 규정하면서,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 것으로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양벌규정의 취지는 아동학대행위가 개인적인 차원에서 발생할 수도 있지만, 교육기관의 운영방식(가령 교사들의 수와 원생들의 수의 비율), 교사들에 대한 감독·관리 행태 등 구조적인 차원에서 발생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하여 어린이집의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대표자 내지 운영자를 함께 처벌함으로써 그와 같은 위반행위 발생을 방지하고 관련 조항의 규범력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려는 데 있다(헌재 2016. 7. 28. 2015헌마1059 참조).
법인이나 사용인 등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당해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당해 법률의 입법 취지, 처벌조항 위반으로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 그 위반행위에 관하여 양벌조항을 마련한 취지 등은 물론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로 인하여 실제 야기된 피해 또는 결과의 정도,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가능성 또는 구체적인 지휘감독관계,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실제 행한 조치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도6781 참조).

다. 판단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아래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청구인이 소속 교사 당○○의 아동학대행위 방지를 위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1) 청구인은 당○○을 비롯하여 소속 보육교사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성범죄 및 아동학대 관련 범죄전력을 조회하여 아동학대 등 전력이 있는 사람이 채용되는 일이 없도록 하였다.
(2) 청구인은 주1회 개최하는 교사회의에서 보육교사들을 상대로 수시로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실시하였고, 원내 또는 원외에서 교사들이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강의를 듣거나 연수를 받게 하였다.
(3) 청구인은 2016년 10월경 당○○을 포함한 소속교사들에 대하여 아동권리 및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 역할에 관한 온라인 교육을 실시한 후, 교사들로부터 ‘아동학대행위가 있을 경우 원장이 내리는 조치(징계·면직 등)에 따를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서약서를 받았다.
청구인은 2016. 12. 19. 원내에서 실시된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교육 종료 후 보육교사들로부터 교육 결과 보고서(소감 포함)를 작성받기도 하였다.
(4) 당○○은 2016년 5월경부터 2017년 6월경까지 5차례 이상 원내 또는 원외에서 실시되는 아동학대예방 교육(온라인 교육과정 포함)에 참석하여 해당과정을 이수하였다.
(5) 당○○은 수사기관에서 ‘청구인이 교사회의에서 아동학대예방 교육을 수시로 실시하였고, 교사들에게 업무일지를 작성하도록 하고 일지를 매주 검사하였으며, 각반 교실에 들어와 지도점검을 실시하였다’고 진술하였다.
(6) 청구인은 이 사건 어린이집 내부에 CCTV를 설치하여 교사의 아동에 대한 보육 상황을 감독하여 왔고, 학부모들이 원할 경우 언제든지 CCTV를 열람할 수 있게 하여 교사들의 아동학대행위가 억제될 수 있도록 하였다.
(7) 청구인은 어린이집 곳곳에 유엔아동권리협약, 아동학대 발견 및 대응 매뉴얼 등 관련 자료를 게시하여 보육교사들이 아동학대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하였다.
(8) 이 사건 어린이집은 학급 및 교사, 원아 수 등을 고려할 때 비교적 규모가 크기 때문에 청구인이 보육교사와 아동 사이에 일어나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건들을 일일이 감독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면이 있다.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이 아동학대예방을 위하여 행한 조치들과 당○○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기소유예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보육교사나 직원들의 진술을 청취하는 등 보강수사를 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이를 하지 아니한 채 당○○에게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청구인에 대하여 아동복지법 제74조의 양벌규정을 적용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수사미진 및 양벌규정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라. 소결
청구인에게 아동복지법 제74조의 양벌규정에 의한 책임이 인정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증거판단, 수사미진, 법리오해의 잘못에 의한 것이어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