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마1419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0년 5월 27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19헌마1419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곽태철
피 청 구 인 대구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9. 10. 28. 대구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42219호, 50507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9. 10. 28. 피청구인으로부터 폭행 피의사실에 관하여 기소유예처분(대구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42219호, 50507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9. 8. 20. 22:00경 대구 동구 (주소 생략)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번호 생략) 화물차 운전석에서 피해자 이○○(이하 ‘피해자’라고 한다)로부터 내리지 않는
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게 되자 이에 대항하여 가슴과 왼팔을 2회 정도 발로 차는 등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피해자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였을 뿐, 피해자를 발로 차는 등의 방법으로 폭행을 가한 사실이 없다.
피해자가 화물차 운전석에 앉아 있던 청구인에게 갈비뼈를 부러뜨리고, 넓적다리의 근육과 힘줄을 손상시킬 정도의 심한 폭행을 가하는 동안 청구인은 피해자에 의해 붙잡힌 다리를 흔드는 소극적 방어행위를 하였을 뿐인바, 이것이 폭행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당행위 내지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쟁점
이 사건 쟁점은 청구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와 청구인의 폭행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이를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나. 인정사실
(1) 피해자(1974년생, 당시 45세, 180cm)는 2019. 8. 18.경 청구인(1955년생, 당시 64세, 173cm)을 고용하고, 화물차를 제공하여 그 운송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2) 피해자는 2019. 8. 20. 22:00경 대구 동구 (주소 생략) 도로변에 주차해 둔 (차량번호 생략) 화물차의 운전석에 앉아 있던 청구인에게 해고 통보를 하면서 화물차에서 하차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청구인이 이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가 나, 청구인의 양쪽 갈비뼈를 때리고, 다리를 잡아당겨 청구인에게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늑골의 골절 등 상해(이하 ‘이 사건 상해’라고 한다)를 가하였다.
(3) 경찰은 당시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폭행 피의사건 발생보고를 하였는데, 위 보고에는 청구인이 피해자의 가슴과 왼팔을 2 내지 3회 차는 등 폭행하였다는 피의사건도 포함되어 있다.
(4) 피해자는 2019. 9. 25. 경찰 조사에서 ‘밑에서 하차를 요구하면서 화물차 운전석에 앉아 있던 청구인의 다리와 허리를 잡아당겼지만, 청구인은 손잡이를 꽉 잡고 내려오지 않았다. 청구인이 버티다가 발로 가슴과 왼팔을 3 내지 4회 차는 등 대항하였다.’고 진술하였다.
(5) 피청구인은 2019. 10. 28. 청구인의 폭행 피의사실에 관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고, 피해자의 이 사건 상해 피의사실에 관하여는 대구지방법원 2019고약13127호로 약식명령을 청구하였다. 대구지방법원은 2020. 1. 10. 이 사건 상해 범죄사실을 이유로 피해자에게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고, 이후 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청구인의 폭행사실 인정 여부
(1) 기소유예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비록 사안 자체가 가볍다고 하더라도 피의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현출된 증거가 유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면 단순히 재량적, 심정적 판단으로 혐의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무죄추정의 원칙 및 형사 증거법의 원칙에 따라 피의사실 인정 여부를 판단하거나 추가적인 조사를 통하여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헌법상 원칙에 부합한다(헌재 2018. 7. 26. 2018헌마188; 헌재 2019. 6. 28. 2017헌마882 참조).
(2)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사건 현장에서 직접 112에 ‘피해자가 옷을 찢고 사람을 때린다.’고 신고한 후 일관되게 ‘자신은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였을 뿐 발로 차거나 폭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피해자와 엇갈리게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청구인의 경우 피해자의 유형력 행사로 인해 이 사건 상해를 입은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사진과 상해진단서 등 객관적인 증거가 있음에 반해, 피해자의 경우에는 청구인의 폭행으로 멍이 들었다고 하는데도 이를 뒷받침할만한 피해 부위 사진 등 객관적인 증거를 발견하기 어렵다. 또한 피해자가 청구인의 폭행사실을 진술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피해자가 청구인이 한 행위의 태양 등을 과장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을 선뜻 믿기는 곤란하고,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이 피해자를 폭행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그렇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청구인의 폭행사실을 인정할 증거에 대하여 추가 조사를 하였어야 함에도 오로지 피해자의 경찰 진술에 기초하여 곧바로 청구인의 폭행 혐의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라.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싸움을 하는 사람 사이에서 겉으로는 서로 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이러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라고 평가되지 아니하는 한, 이는 사회관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헌재 2013. 8. 29. 2011헌마743; 헌재 2017. 4. 27. 2017헌마26 참조).
(2) 설령 피해자의 진술대로 청구인의 폭행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① 청구인이 가하였다는 폭행의 내용은 피해자가 갈비뼈를 때려 청구인에게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가하고, 계속하여 다리를 잡아당기는 동안 ‘청구인이 이에 대항하여 피해자의 가슴과 왼팔을 발로 찬 행위’가 전부인 점, ② 운전석에서 버티는 청구인을 직접 끌어내기 위해 바지가 벗겨질 정도로 거칠게 다리를 잡아당기는 피해자의 위법한 공격이 당시 지속되고 있었으므로, 청구인으로서는 이를 방어할 필요가 있었던 점, ③ 청구인은 이미 갈비뼈가 부러진 채로 운전석에 갇혀 있었는데, 당시의 급박한 상황에서 발로 피해자를 차는 방법 외에 다른 방어수단 내지 회피수단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선제적이고 일방적인 위법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함과 동시에 이를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인 유형력 행사로서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하다.
(3) 그렇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당시의 상황을 보다 면밀히 살펴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나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밝혀보았어야 함에도 이에 대한 별다른 고려 없이 바로 청구인에게 폭행 혐의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마.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과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곽태철
피 청 구 인 대구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9. 10. 28. 대구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42219호, 50507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9. 10. 28. 피청구인으로부터 폭행 피의사실에 관하여 기소유예처분(대구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42219호, 50507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9. 8. 20. 22:00경 대구 동구 (주소 생략)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번호 생략) 화물차 운전석에서 피해자 이○○(이하 ‘피해자’라고 한다)로부터 내리지 않는
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게 되자 이에 대항하여 가슴과 왼팔을 2회 정도 발로 차는 등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피해자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였을 뿐, 피해자를 발로 차는 등의 방법으로 폭행을 가한 사실이 없다.
피해자가 화물차 운전석에 앉아 있던 청구인에게 갈비뼈를 부러뜨리고, 넓적다리의 근육과 힘줄을 손상시킬 정도의 심한 폭행을 가하는 동안 청구인은 피해자에 의해 붙잡힌 다리를 흔드는 소극적 방어행위를 하였을 뿐인바, 이것이 폭행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당행위 내지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쟁점
이 사건 쟁점은 청구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와 청구인의 폭행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이를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나. 인정사실
(1) 피해자(1974년생, 당시 45세, 180cm)는 2019. 8. 18.경 청구인(1955년생, 당시 64세, 173cm)을 고용하고, 화물차를 제공하여 그 운송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2) 피해자는 2019. 8. 20. 22:00경 대구 동구 (주소 생략) 도로변에 주차해 둔 (차량번호 생략) 화물차의 운전석에 앉아 있던 청구인에게 해고 통보를 하면서 화물차에서 하차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청구인이 이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가 나, 청구인의 양쪽 갈비뼈를 때리고, 다리를 잡아당겨 청구인에게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늑골의 골절 등 상해(이하 ‘이 사건 상해’라고 한다)를 가하였다.
(3) 경찰은 당시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폭행 피의사건 발생보고를 하였는데, 위 보고에는 청구인이 피해자의 가슴과 왼팔을 2 내지 3회 차는 등 폭행하였다는 피의사건도 포함되어 있다.
(4) 피해자는 2019. 9. 25. 경찰 조사에서 ‘밑에서 하차를 요구하면서 화물차 운전석에 앉아 있던 청구인의 다리와 허리를 잡아당겼지만, 청구인은 손잡이를 꽉 잡고 내려오지 않았다. 청구인이 버티다가 발로 가슴과 왼팔을 3 내지 4회 차는 등 대항하였다.’고 진술하였다.
(5) 피청구인은 2019. 10. 28. 청구인의 폭행 피의사실에 관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고, 피해자의 이 사건 상해 피의사실에 관하여는 대구지방법원 2019고약13127호로 약식명령을 청구하였다. 대구지방법원은 2020. 1. 10. 이 사건 상해 범죄사실을 이유로 피해자에게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고, 이후 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청구인의 폭행사실 인정 여부
(1) 기소유예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비록 사안 자체가 가볍다고 하더라도 피의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현출된 증거가 유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면 단순히 재량적, 심정적 판단으로 혐의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무죄추정의 원칙 및 형사 증거법의 원칙에 따라 피의사실 인정 여부를 판단하거나 추가적인 조사를 통하여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헌법상 원칙에 부합한다(헌재 2018. 7. 26. 2018헌마188; 헌재 2019. 6. 28. 2017헌마882 참조).
(2)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사건 현장에서 직접 112에 ‘피해자가 옷을 찢고 사람을 때린다.’고 신고한 후 일관되게 ‘자신은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였을 뿐 발로 차거나 폭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피해자와 엇갈리게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청구인의 경우 피해자의 유형력 행사로 인해 이 사건 상해를 입은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사진과 상해진단서 등 객관적인 증거가 있음에 반해, 피해자의 경우에는 청구인의 폭행으로 멍이 들었다고 하는데도 이를 뒷받침할만한 피해 부위 사진 등 객관적인 증거를 발견하기 어렵다. 또한 피해자가 청구인의 폭행사실을 진술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피해자가 청구인이 한 행위의 태양 등을 과장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을 선뜻 믿기는 곤란하고,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이 피해자를 폭행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그렇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청구인의 폭행사실을 인정할 증거에 대하여 추가 조사를 하였어야 함에도 오로지 피해자의 경찰 진술에 기초하여 곧바로 청구인의 폭행 혐의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라.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싸움을 하는 사람 사이에서 겉으로는 서로 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이러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라고 평가되지 아니하는 한, 이는 사회관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헌재 2013. 8. 29. 2011헌마743; 헌재 2017. 4. 27. 2017헌마26 참조).
(2) 설령 피해자의 진술대로 청구인의 폭행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① 청구인이 가하였다는 폭행의 내용은 피해자가 갈비뼈를 때려 청구인에게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가하고, 계속하여 다리를 잡아당기는 동안 ‘청구인이 이에 대항하여 피해자의 가슴과 왼팔을 발로 찬 행위’가 전부인 점, ② 운전석에서 버티는 청구인을 직접 끌어내기 위해 바지가 벗겨질 정도로 거칠게 다리를 잡아당기는 피해자의 위법한 공격이 당시 지속되고 있었으므로, 청구인으로서는 이를 방어할 필요가 있었던 점, ③ 청구인은 이미 갈비뼈가 부러진 채로 운전석에 갇혀 있었는데, 당시의 급박한 상황에서 발로 피해자를 차는 방법 외에 다른 방어수단 내지 회피수단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선제적이고 일방적인 위법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함과 동시에 이를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인 유형력 행사로서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하다.
(3) 그렇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당시의 상황을 보다 면밀히 살펴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나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밝혀보았어야 함에도 이에 대한 별다른 고려 없이 바로 청구인에게 폭행 혐의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마.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과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