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마1232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등

결정일: 2020년 10월 13일

결정 전문

사 건 2020헌마1232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등
청 구 인 박○○
대리인 변호사 강병훈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1981년 미합중국(이하 ‘미국’이라 한다)에서 미국 시민권자인 청구외 임 ○○와 혼인하여, 1984. 9. 3.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임□□를 출산하였다. 청구인의 자는 출생과 동시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였고, 그 이후 이 사건 심판청구일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청구인은 상속 등에 대비할 목적으로 청구인의 자를 청구인의 가족관계등록부 중 특정등록사항란의 자녀란에 기록하기를 원하여, 2020. 8. 19.경 법원행정처에 그 가부를 문의하였는데, 해당 민원담당자는 ‘관련 예규에 의할 때 외국인자녀는 원칙적으로 기록대상이 되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이 인지, 입양, 친생자입양한 외국인 자녀만 예외적으로 기록된다’는 취지로 안내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주위적으로, ‘1978. 6. 14.부터 1998. 6. 13. 사이에 태어난 모계출생자가 2004. 12. 31.까지 국적취득신고를 하지 않아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경우 그 자를 모의 가족관계등록부의 특정등록사항에 기록되는 절차에 관한 법령을 제정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가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예비적으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 제91조, ‘기록대상자가 외국인인 경우의 기록방법에 관한 예규’ 제4조가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0. 9. 1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주위적으로 ‘1978. 6. 14.부터 1998. 6. 13. 사이에 태어난 모계출생자가 2004. 12. 31.까지 국적취득신고를 하지 않아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경우 그 자를 모의 가족관계등록부의 특정등록사항에 기록되는 절차에 관한 법령을 제정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이하 ‘이 사건 입법부작위’라 한다), 예비적으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제정된 것) 제8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2015. 4. 24. 대법원규칙 제2598호로 개정된 것) 제91조(이하 ‘이 사건 규칙조항’이라 한다), ‘기록대상자가 외국인인 경우의 기록방법에 관한 예규’(2009. 9. 18. 가족관계등록예규 제314호로 제정된 것) 제4조(이하 ‘이 사건 예규조항’이라 하고, 이들 조항을 모두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제정된 것)
제8조(대법원규칙) 이 법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2015. 4. 24. 대법원규칙 제2598호로 개정된 것)
제91조(대법원예규) 등록사무처리절차 등에 관하여 이 규칙에서 정하지 않은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예규로 정한다.
기록대상자가 외국인인 경우의 기록방법에 관한 예규(2009. 9. 18. 가족관계등록예규 제314호로 제정된 것)
제4조(외국인인 자녀) 외국인인 자녀의 특정등록사항은 국민이 인지, 입양, 친양자입양한 자녀인 경우에만 기록한다.

3. 판단
가. 진정입법부작위와 부진정입법부작위
넓은 의미의 입법부작위에는 첫째, 입법자가 헌법상 입법의무가 있는 어떤 사항에 관하여 전혀 입법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입법행위의 흠결이 있는 경우’, 즉 입법권의 불행사와 둘째, 입법자가 어떤 사항에 관하여 입법은 하였으나 그 입법의 내용ㆍ범위ㆍ절차 등이 당해 사항을 불완전, 불충분 또는 불공정하게 규율함으로써 ‘입법행위에 결함이 있는 경우’, 즉, 결함이 있는 입법권의 행사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전자를 진정 입법부작위, 후자를 부진정 입법부작위라 한다(헌재 2009. 7. 14. 2009헌마349).
청구인의 주위적 청구 부분은 이 사건 입법부작위가 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하는것임을 전제로 한 청구이고, 예비적 청구 부분은 심판대상조항이 ‘1978. 6. 14.부터 1998. 6. 13. 사이에 태어난 모계출생자가 2004. 12. 31.까지 국적취득신고를 하지 않아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경우 그 자를 모의 가족관계등록부의 특정등록사항에 기록되는 절차’에 관하여 불완전, 불충분 또는 불공정하게 규율함으로써 입법행위에 결함이 있는 경우, 즉 부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하는 것임을 전제로 한 청구인 것으로 이해된다. 이하에서는 이를 나누어 살펴본다.

나. 주위적 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진정입법부작위를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예외적으로 헌법에서 기본권보장을 위하여 법령에 명시적인 입법위임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입법자가 상당한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헌법 해석상 특정인에게 구체적인 기본권이 생겨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행위의무 또는 보호의무가 발생하였음이 명백한데도 입법자가 아무런 입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헌재 2009. 7. 14. 2009헌마349).
그러나 이 사건 입법부작위는 위와 같은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청구는 부적법하다.

다. 예비적 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1) 법령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그 자체로 직접 기본권을 침해하여야 한다.
법령에서 특정한 집행행위를 필요적으로 하도록 일의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집행행위에 대한 구제절차가 마련되어 있고 또 그 구제절차를 밟을 것을 요구할 수 없는 예외적인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법령의 내용이 일의적이라는 사정만으로 그 법령 자체가 당연히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볼 수도 없다(헌재 2014. 2. 27. 2012헌마904; 헌재 2016. 8. 2. 2016헌마607 참조).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고 하고, 이 사건 규칙조항은 등록사무처리절차 등에 관하여 이 규칙에서 정하지 않은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예규로 정한다고 하며, 이 사건 예규조항은 이들 법령의 위임을 받아 ‘기록대상자가 외국인인 경우 그 자녀의 특정등록사항을 기록하는 경우’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 사건 예규조항은 외국인인 자녀의 특정등록사항은 국민이 인지, 입양, 친양자입양한 자녀인 경우에만 기록하도록 하는바, 그 내용이 일의적이라고 볼 여지가 없지 않다. 그러나 청구인에 대한 기본권 침해는 이 사건 예규조항을 포함한 심판대상조항 자체에 의하여 직접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예규조항에 근거한 수리거부처분이라는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발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그렇다면 청구인의 예비적 청구, 즉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청구 부분은 심판대상조항이 그 자체로 직접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어 부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