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마1583

형사소송법 제482조 등 위헌확인

결정일: 2020년 12월 22일

결정 전문

사 건 2020헌마1583 형사소송법 제482조 등 위헌확인
청 구 인 최○○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8. 7. 16.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되어 2018. 7. 31. 구속 기소되었고, 2018. 12. 13.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2018고단2091등)에서 업무방해죄 등으로 벌금 1,000만 원(노역장유치 1일 10만 원)을 선고받아 같은 날 석방되었다가, 검사의 항소로 2019. 5. 28. 항소심(대구지방법원 2019노11)에서 위 1심 판결이 파기되고 징역 10월을 선고받아 같은 날 다시 구속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상고하였는데, 상고심(대법원 2019도8531)은 ‘이 사건은 형사소송법 제282조, 제33조 제1항 제5호(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에 따른 필요적 변호 사건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할 뿐만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33조 제3항에 따라 피고인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피고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할 필요성도 있음에도, 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은 피고인에 대하여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아니한 채 공판절차를 진행한 원심의 조치는 그 소송절차가 형사소송법에 어긋나 위법하고, 위와 같이 위법한 공판절차에서 이루어진 소송행위는 무효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2019. 9. 26. 파기·환송판결을 선고하고, 직권으로 보석허가결정을 하여 청구인은 같은 날 석방되었다. 환송 후 항소심(대구지방법원 2019노3801)은 2020. 7. 17.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2020. 7. 25. 청구인에 대하여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위 1심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청구인에 대한 위와 같은 일련의 형사절차를 ‘종전 형사절차’라 한다).

나. 청구인은 ‘자신은 종전 형사절차에서 총 271일간 미결구금되어 있었으나, 확정된 벌금 1,000만 원을 노역장 유치기간으로 환산하면 100일에 불과하여 나머지 171일은 억울하게 구금된 셈이니, 위 171일에 대하여 형사보상을 하여 달라’고 주장하면서 2020. 10. 12. 형사보상을 청구(대구지방법원 2020코147)하였으나, 2020. 10. 26. ‘청구인은 종전 형사절차에서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받았으므로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결정을 받았고, 재항고하여 현재 재항고심(대법원 2020모3627) 계속 중이다.

다. 청구인은 ‘자신은 종전 형사절차에서 171일간 억울한 구금을 당하였으므로 국가가 형사보상 또는 국가배상을 해 주어야 하는바, 이에 관한 규정들인 형법 제57조, 제69조 제2항, 제70조 제1항, 제71조, 형사소송법 제482조,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하 ‘형사보상법’이라 한다) 제2조, 제17조 제2항, 제26조 제1항 제1호, 국가배상법 제2조, 제3조가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2020. 11. 26.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단
가. 형법 제57조, 제69조 제2항, 제70조 제1항, 제71조, 형사소송법 제482조에 관한 부분
형법 제69조 제2항은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한 자는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하는 규정이고, 형법 제70조 제1항은 벌금 등 선고 시 그 유치기간을 정하여 동시에 선고하도록 하는 규정이며, 형법 제71조는 벌금 등 선고를 받은 자가 그 일부를 납입한 때에는 납입금액에 상당한 일수를 유치기간에서 공제하도록 하는 규정으로, 모두 노역장 유치기간을 정하는 것과 관련된 조항들이다. 그리고 형법 제57조는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하도록 하면서 구금일수 1일을 벌금에 관한 유치기간 1일 등으로 계산하도록 하는 규정이고, 형사소송법 제482조는 판결선고 이후일지라도 판결확정 전까지의 구금일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하도록 하면서 구금일수 1일을 벌금에 관한 유치기간 1일 등으로 계산하도록 하는 규정으로, 모두 미결구금일수 전부를 노역장 유치기간에 산입하여 계산하도록 하는 것과 관련된 조항들이다.
그런데 청구인은 종전 형사절차에서 자신의 미결구금일수 전부를 노역장 유치기간에 산입하고도 남는 미결구금일수에 대하여 국가가 보상 또는 배상하지 아니하는 것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것이므로, 위 각 조항들로 인하여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형사보상법 제2조, 제26조 제1항 제1호, 국가배상법 제2조, 제3조에 관한 부분
헌법 제28조는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으로서 구금되었던 자가 법률이 정하는 불기소처분을 받거나 무죄판결을 받은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에 정당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입법자는 형사보상법을 통하여 헌법 제28조의 형사보상청구권을 구체화하고 있다. 형사보상법 제2조는 ‘무죄재판을 받아 확정된 사건’의 피고인에 대한 보상요건을 미결구금에 대한 보상(제1항)과 형 집행에 대한 보상(제2항)으로 나누어 규정하고, 제26조 제1항 제1호는 ‘면소 또는 공소기각의 재판을 받아 확정되었으나 면소 또는 공소기각의 재판을 할 만한 사유가 없었더라면 무죄재판을 받을 만한 현저한 사유가 있었을 경우’를 보상요건에 포함시키고 있는바, 위 각 조항은 헌법상 형사보상청구권의 의의에 따라 형사피고인으로서 구금되었던 자가 ‘무죄판결을 받은 경우’나 ‘무죄판결을 받은 것과 실질적으로 동일시할 수 있는 경우’에 형사보상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 제29조 제1항 제1문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정당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입법자는 국가배상법을 통하여 헌법 제29조의 국가배상청구권을 구체화하고 있다. 국가배상법 제2조는 국가배상책임 발생의 법률요건 등을 규정하고, 제3조는 그 배상기준을 규정하고 있는바, 위 각 조항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 일반에 관한 국가배상책임의 존부 및 범위를 판단하는 근거로서 법관의 해석·적용을 거쳐야 하고, 특정한 행위에 관한 국가배상청구권을 인정하는 규정은 아니다.
청구인은 ‘형사절차에서 무죄판결을 받지는 않았더라도, 최종적으로 확정된 벌금형에 관한 노역장 유치기간을 초과하여 미결구금된 경우 그 초과일수에 대하여 국가가 보상 또는 배상하지 아니하는 것’의 위헌성을 주장하면서 형사보상법 제2조, 제26조 제1항 제1호, 국가배상법 제2조, 제3조의 부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하여 다투는 듯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의 주장과 위 각 규정의 의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은 입법자가 불완전·불충분 또는 불공정하게 형사보상 또는 국가배상에 관하여 입법한 경우가 아니라, 애당초 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경우의 보상 또는 배상에 관하여 입법적 규율 자체를 전혀 하지 않은 경우이므로, 그 실질은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이다. 그런데 헌법에서 위와 같은 입법을 하도록 명시적으로 입법위임을 하지 아니하였고, 헌법 해석상으로도 그와 같은 입법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는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헌재 2013. 9. 26. 2012헌바191; 헌재 2016. 11. 15. 2016헌마935 참조).

다. 형사보상법 제17조 제2항에 관한 부분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한다. 따라서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당해 법령 또는 법령조항에 의한 기본권 침해의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직접성의 요건이 결여된다(헌재 1998. 8. 27. 96헌마398 참조).
형사보상법 제17조 제2항은 형사보상청구가 이유 없을 때에는 청구기각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청구기각은 구체적인 사건에서 법원의 해석·적용을 거쳐 결정으로 이루어지게 되므로, 위 조항 자체로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다고 볼 수 없어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을 인정할 수 없다.

3.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