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8헌마1203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0년 12월 23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18헌마1203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
대리인 법무법인 대한중앙
담당변호사 조기현, 이동규, 신예원
피 청 구 인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주 문]
피청구인이 2018. 11. 12. 인천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8500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18. 11. 12. 인천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85006호로 피청구인으로부터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피의사실은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8. 8. 11. 18:33경 인천 부평구(주소 생략)에 있는 ○○마트 ○○점 1층 계산대에서, 다른 고객인 피해자가 구매 후 계산대에 올려놓은 피해자 소유의 시가 10,800원 상당의 ‘○○’ 클렌징폼 화장품 1개(이하 ‘이 사건 화장품’이라 한다)를 가지고 가 절취하였다.』
나. 이에 청구인은 2018. 12. 21.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사건 당일 계산대 뒤편에서 구매한 물품을 담다가 근처에 놓인 이 사건 화장품을 보고 구매한 물품의 증정품으로 착각하여 가지고 왔을 뿐이다. 이처럼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타인의 물건으로 인식하지 못한 이상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에게 절도죄를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8. 8. 11. 인천 부평구(주소 생략)에 있는 ○○마트 ○○점에서 남편 윤○○와 함께 108,130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하여 같은 날 18:32경 위 마트 1층 계산대에서 윤○○의 롯데카드로 결제하였다.
(2) 청구인의 결제가 끝난 후 위 마트의 담당 계산원은 다음 순서의 고객인 피해자가 구매한 이 사건 화장품을 시스템에 인식시킨 후 위 계산대 뒤편의 물건을 담는 곳에 놓아두었다. 청구인은 같은 날 18:33경 위 계산대 뒤편의 물건을 담는 곳에서 자신이 구매한 물품을 담다가 이 사건 화장품을 발견하고는 손으로 집어들어 살펴본 후, 이를 가지고 위 장소를 빠져 나갔다.
(3) 피해자는 이 사건 화장품이 없어진 것을 깨닫고 경찰에 바로 신고하였고, 경찰은 위 마트 CCTV 영상을 확인한 후 사건 당시 결제된 신용카드 번호 등을 토대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아 청구인을 피의자로 특정하였다. 청구인은 2018. 10. 18. 경찰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이 사건 화장품을 임의제출하였고, 경찰은 이를 압수하였다.
나. 청구인의 불법영득의사의 존부
(1)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절도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절도죄의 불법영득의사는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 또는 처분하려는 의사를 뜻한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2000도3655 판결 참조).
(2) 청구인은 사건 당일 계산대 뒤편에서 구매한 물품을 담다가 근처에 놓인 이 사건 화장품을 보고 자신이 구매한 물품의 증정품으로 착각하여 가지고 왔을 뿐, 타인의 물건을 훔치려는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피해자는 자신이 구매한 다른 상품을 계산대에 올려놓는 사이에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가지고 갔으며, 매장 CCTV 영상 확인 결과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찬찬히 살펴보고 가져갔으므로 고의로 가져간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한다.
(3) 청구인은 사건 당일 남편과 함께 위 마트에 갔으며, 이 사건 화장품을 자신이 구매한 다른 물품들과 함께 장바구니에 넣지 않고, 보이기 쉽게 손으로 따로 들고 나왔다. 해당 장소가 대형마트의 계산대 근처로서 불특정 다수가 빈번히 통행하는 공개된 장소이고, CCTV 촬영 및 녹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청구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면 위와 같이 범행이 쉽게 발각될 수 있는 방식으로 이 사건 화장품을 갖고 나오지 않았을 것으로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게다가 이 사건 화장품은 시가 10,800원 상당으로서, 그 경제적 가치가 크지 않아 청구인이 범행 발각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를 절취할 동기가 부족하고, 청구인에게는 동종 전과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사정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이 사건 화장품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자신이 구매한 물품의 증정품으로 착각하여 가지고 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 청구인은 경찰에서 일관되게 불법영득의사를 부인하였고, 앞서 보았듯이 실제로 불법영득의사의 존부를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이 사건 화장품의 사진이나 사건 당시의 정황을 촬영한 매장 CCTV 영상이 첨부되어 있지 아니하여(이 사건 수사기록에는 매장 CCTV 영상을 촬영한 사진만 첨부되어 있는데, 그마저도 화질이 좋지 않다), 피해품의 형상이나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이후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를 확인한 것 외에 별다른 추가 수사를 하지 않았다.
다. 소결
그렇다면 청구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내지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 이○○
대리인 법무법인 대한중앙
담당변호사 조기현, 이동규, 신예원
피 청 구 인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주 문]
피청구인이 2018. 11. 12. 인천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8500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18. 11. 12. 인천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85006호로 피청구인으로부터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피의사실은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8. 8. 11. 18:33경 인천 부평구(주소 생략)에 있는 ○○마트 ○○점 1층 계산대에서, 다른 고객인 피해자가 구매 후 계산대에 올려놓은 피해자 소유의 시가 10,800원 상당의 ‘○○’ 클렌징폼 화장품 1개(이하 ‘이 사건 화장품’이라 한다)를 가지고 가 절취하였다.』
나. 이에 청구인은 2018. 12. 21.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사건 당일 계산대 뒤편에서 구매한 물품을 담다가 근처에 놓인 이 사건 화장품을 보고 구매한 물품의 증정품으로 착각하여 가지고 왔을 뿐이다. 이처럼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타인의 물건으로 인식하지 못한 이상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에게 절도죄를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8. 8. 11. 인천 부평구(주소 생략)에 있는 ○○마트 ○○점에서 남편 윤○○와 함께 108,130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하여 같은 날 18:32경 위 마트 1층 계산대에서 윤○○의 롯데카드로 결제하였다.
(2) 청구인의 결제가 끝난 후 위 마트의 담당 계산원은 다음 순서의 고객인 피해자가 구매한 이 사건 화장품을 시스템에 인식시킨 후 위 계산대 뒤편의 물건을 담는 곳에 놓아두었다. 청구인은 같은 날 18:33경 위 계산대 뒤편의 물건을 담는 곳에서 자신이 구매한 물품을 담다가 이 사건 화장품을 발견하고는 손으로 집어들어 살펴본 후, 이를 가지고 위 장소를 빠져 나갔다.
(3) 피해자는 이 사건 화장품이 없어진 것을 깨닫고 경찰에 바로 신고하였고, 경찰은 위 마트 CCTV 영상을 확인한 후 사건 당시 결제된 신용카드 번호 등을 토대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아 청구인을 피의자로 특정하였다. 청구인은 2018. 10. 18. 경찰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이 사건 화장품을 임의제출하였고, 경찰은 이를 압수하였다.
나. 청구인의 불법영득의사의 존부
(1)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절도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절도죄의 불법영득의사는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 또는 처분하려는 의사를 뜻한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2000도3655 판결 참조).
(2) 청구인은 사건 당일 계산대 뒤편에서 구매한 물품을 담다가 근처에 놓인 이 사건 화장품을 보고 자신이 구매한 물품의 증정품으로 착각하여 가지고 왔을 뿐, 타인의 물건을 훔치려는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피해자는 자신이 구매한 다른 상품을 계산대에 올려놓는 사이에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가지고 갔으며, 매장 CCTV 영상 확인 결과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찬찬히 살펴보고 가져갔으므로 고의로 가져간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한다.
(3) 청구인은 사건 당일 남편과 함께 위 마트에 갔으며, 이 사건 화장품을 자신이 구매한 다른 물품들과 함께 장바구니에 넣지 않고, 보이기 쉽게 손으로 따로 들고 나왔다. 해당 장소가 대형마트의 계산대 근처로서 불특정 다수가 빈번히 통행하는 공개된 장소이고, CCTV 촬영 및 녹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청구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면 위와 같이 범행이 쉽게 발각될 수 있는 방식으로 이 사건 화장품을 갖고 나오지 않았을 것으로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게다가 이 사건 화장품은 시가 10,800원 상당으로서, 그 경제적 가치가 크지 않아 청구인이 범행 발각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를 절취할 동기가 부족하고, 청구인에게는 동종 전과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사정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이 사건 화장품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청구인이 이 사건 화장품을 자신이 구매한 물품의 증정품으로 착각하여 가지고 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 청구인은 경찰에서 일관되게 불법영득의사를 부인하였고, 앞서 보았듯이 실제로 불법영득의사의 존부를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이 사건 화장품의 사진이나 사건 당시의 정황을 촬영한 매장 CCTV 영상이 첨부되어 있지 아니하여(이 사건 수사기록에는 매장 CCTV 영상을 촬영한 사진만 첨부되어 있는데, 그마저도 화질이 좋지 않다), 피해품의 형상이나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이후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를 확인한 것 외에 별다른 추가 수사를 하지 않았다.
다. 소결
그렇다면 청구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내지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