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바484
구 지적법 제34조 제1항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0년 12월 23일
결정요지
일반적으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당사자로서는 행위 당시의 법률에 따를 수밖에 없는바,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나중에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하더라도 그에 따라 행위한 당사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어 손해배상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
고의 내지 과실의 존부는 구체적인 사건에서 법관이 모든 사실관계와 관련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사건에 따라서는 그 내용과 특수성에 비추어 행위자의 고의 내지 과실이 인정될 수 있다. 당해 사건에서 위법성의 존부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영향을 받게 되므로, 그에 따라 재판의 내용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심판청구가 재판의 전제성을 갖춘 것으로 보고 본안 판단을 하여야 한다.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
고의 내지 과실의 존부는 구체적인 사건에서 법관이 모든 사실관계와 관련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사건에 따라서는 그 내용과 특수성에 비추어 행위자의 고의 내지 과실이 인정될 수 있다. 당해 사건에서 위법성의 존부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영향을 받게 되므로, 그에 따라 재판의 내용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심판청구가 재판의 전제성을 갖춘 것으로 보고 본안 판단을 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결정 전문
사 건 2019헌바484 구 지적법 제34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이○○
대리인 변호사 김화섭, 홍자연
당 해 사 건 서울고등법원 2018나2059558 손해배상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외 조○○는 청구인 등을 상대로 토지의 인도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인천지방법원 2007가단66520, 2008가단72089(병합)], 인천지방법원은 2008. 11. 21. 조○○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고, 이에 조○○가 항소하였으나[인천지방법원 2008나20904, 2008나20911(병합)] 항소심 법원은 2009. 12. 24. 항소를 기각하였다. 소송 과정에서 한국국토정보공사(2015. 6. 4. 변경 전 명칭은 대한지적공사였다. 이하 변경 전후를 통틀어 ‘한국국토정보공사’라고 한다) 직원인 조□□은 2008. 1. 14. 감정측량을 실시하였는바(이하 ‘이 사건 측량’이라고 한다), 제1심 및 제2심은 이 사건 측량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하였다.
이에 조○○가 상고하였는데[대법원 2010다11606, 2010다11613(병합)], 대법원은 2012. 7. 12. 이 사건 측량 결과가 유력한 증거가 된다는 등의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인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였다. 환송심[인천지방법원 2012나16568, 2012나16575(병합), 2012나22419(반소)]은 2013. 6. 19. 이 사건 측량 결과에 근거하여 조○○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이에 청구인 등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2013다56686, 2013다56693(병합), 2013다56709(반소)]은 2013. 10. 11. 상고를 기각(심리불속행)하였다.
나. 청구인은 위법한 이 사건 측량으로 인하여 조○○와의 민사소송에서 패소함으로써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한국국토정보공사와 조□□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인천지방법원 2016가합3078), 인천지방법원은 2018. 10. 2.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청구인이 항소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8나2059558), 항소심 법원은 2019. 10. 30. 항소를 기각하였다. 청구인은 위 항소심 계속 중 구 지적법 제34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9카기20069), 2019. 10. 30. 기각되자, 2019. 12.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지적법(2001. 1. 26. 법률 제6389호로 전부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7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34조(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지적법(2001. 1. 26. 법률 제6389호로 전부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7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34조(지적측량의 구분 등) ① 지적측량은 기초측량 및 세부측량으로 구분한다.
② 지적측량은 측판측량, 경위의측량, 전파기 또는 광파기측량, 사진측량 및 위성측량 등의 방법에 의한다.
③ 지적측량의 세부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측량의 방법이나 절차 등의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지 아니한 채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고, 심판대상조항의 위임을 받은 구 지적법 시행령 제37조 내지 제40조는 경계기준에 관하여 어느 것을 우선적인 측량방법으로 정하여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구 지적법은 지적측량이 제34조 등에 위반된 경우 그 측량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의 조항을 두지 않았으므로 헌법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의 경우 법원에 계속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하고, 이 경우 재판의 전제라 함은 문제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헌재 2011. 11. 24. 2010헌바353 등).
나.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은 이 사건 측량이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불법행위를 청구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는데, 이 경우 심판대상조항에 대해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지를 살펴본다.
헌법재판소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당해 사건과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심사할 권한이 없는 당사자로서는 행위 당시의 법률에 따를 수밖에 없는바, 위 법률에 대하여 나중에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라 행위한 당사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어 손해배상책임은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경우 위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어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왔다(헌재 2008. 4. 24. 2006헌바72; 헌재 2009. 9. 24. 2008헌바23; 헌재 2011. 3. 31. 2009헌바286; 헌재 2011. 9. 29. 2010헌바65등; 헌재 2011. 11. 24. 2010헌바353; 헌재 2014. 4. 24. 2011헌바56; 헌재 2015. 2. 26. 2012헌바466).
이 사건 측량은 당시 시행 중이었던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것이므로, 헌법재판소가 나중에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선고하더라도, 이 사건 측량이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인정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불법행위책임의 요건사실 중 하나인 위법성 판단에 관한 이유가 달라진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관계없이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동일한 결론에 이를 것인 이상,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볼 수도 없다(헌재 2011. 11. 24. 2010헌바353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는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고 이에 따라 본안 판단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의견을 밝힌다.
가. 위헌법률심판이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에 있어서 위헌 여부가 문제 되는 법률이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는 헌법재판소가 별도로 독자적인 심사를 하기 보다는 되도록 법원의 이에 관한 법률적 견해를 존중하여야 하며, 법원의 견해를 유지할 수 없음이 명백한 때에만 이를 부정하고 헌법재판소가 직권으로 조사하여 판단할 수 있다. 문제되는 법률의 위헌 여부가 구체적인 사건을 다루는 재판의 전제가 되는지 여부는 위헌 여부만 판단하는 헌법재판소보다는 사건기록을 갖고 당해 사건을 종국적으로 해결하는 법원이 더 잘 알 것이고,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의 실체 판단보다는 형식적 요건인 재판의 전제성에 관하여 치중하여 철저히 규명하려고 든다면 결과적으로 본안사건의 종국적 해결에 지연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헌재 1993. 5. 13. 92헌가10등; 헌재 1996. 10. 4. 96헌가6 등 참조).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당해 사건 법원이 종국적으로 판단하는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심판대상인 법률조항이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지 않음이 법리상 명백할 때, 또는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논리적으로 그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질 여지가 없음이 명백하다는 결론에 이르는 때에 비로소 재판의 전제성을 부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헌재 2014. 1. 28. 2010헌바251 반대의견 참조).
나. 불법행위의 주관적 성립요건인 고의 내지 과실의 존부는 개별적·구체적 사실관계와 유리된 채 일의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건에서 법관이 모든 사실관계와 관련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법률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효력을 상실한 경우 위헌결정 이전에 그 법률에 기초하여 행위를 한 사정만으로는 그 행위를 한 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7다42433 판결, 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21796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고의 내지 과실의 존부가 일의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법리가 모든 사안에서 예외 없이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개별적인 사건에 따라서는 불법행위라고 주장되는 행위의 내용 및 문제가 된 법률의 내용, 행위자가 그 법률에 기초하여 행위를 하게 된 경위 등 해당 사안의 내용과 특수성에 비추어 행위자의 고의 내지 과실이 인정될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어떠한 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이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인 고의 내지 과실의 존부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사건을 재판하는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헌재 2012. 12. 27. 2011헌가5; 헌재 2014. 4. 24. 2011헌바56 반대의견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당해 사건 법원은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재판의 전제성이 충족된다고 판단한 다음 그 위헌성 여부를 판단하였는데, 이러한 법원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또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위법성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당해 사건에서 위법성의 존부는 이 사건 측량의 근거가 되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영향을 받게 되고, 그에 따라 재판의 내용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보아야 한다(헌재 2008. 4. 24. 2006헌바72 반대의견 참조).
라. 결론적으로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측량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사건 재판을 담당하는 법원이 판단할 사항으로서, 헌법재판소에서 당해 사건에서 청구가 인용될 수 없음이 명백한지 여부를 미리 판단함은 적절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에 대하여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고 본안 판단을 하여야 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청 구 인 이○○
대리인 변호사 김화섭, 홍자연
당 해 사 건 서울고등법원 2018나2059558 손해배상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외 조○○는 청구인 등을 상대로 토지의 인도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인천지방법원 2007가단66520, 2008가단72089(병합)], 인천지방법원은 2008. 11. 21. 조○○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고, 이에 조○○가 항소하였으나[인천지방법원 2008나20904, 2008나20911(병합)] 항소심 법원은 2009. 12. 24. 항소를 기각하였다. 소송 과정에서 한국국토정보공사(2015. 6. 4. 변경 전 명칭은 대한지적공사였다. 이하 변경 전후를 통틀어 ‘한국국토정보공사’라고 한다) 직원인 조□□은 2008. 1. 14. 감정측량을 실시하였는바(이하 ‘이 사건 측량’이라고 한다), 제1심 및 제2심은 이 사건 측량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하였다.
이에 조○○가 상고하였는데[대법원 2010다11606, 2010다11613(병합)], 대법원은 2012. 7. 12. 이 사건 측량 결과가 유력한 증거가 된다는 등의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인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였다. 환송심[인천지방법원 2012나16568, 2012나16575(병합), 2012나22419(반소)]은 2013. 6. 19. 이 사건 측량 결과에 근거하여 조○○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이에 청구인 등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2013다56686, 2013다56693(병합), 2013다56709(반소)]은 2013. 10. 11. 상고를 기각(심리불속행)하였다.
나. 청구인은 위법한 이 사건 측량으로 인하여 조○○와의 민사소송에서 패소함으로써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한국국토정보공사와 조□□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인천지방법원 2016가합3078), 인천지방법원은 2018. 10. 2.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청구인이 항소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8나2059558), 항소심 법원은 2019. 10. 30. 항소를 기각하였다. 청구인은 위 항소심 계속 중 구 지적법 제34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9카기20069), 2019. 10. 30. 기각되자, 2019. 12.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지적법(2001. 1. 26. 법률 제6389호로 전부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7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34조(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지적법(2001. 1. 26. 법률 제6389호로 전부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7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34조(지적측량의 구분 등) ① 지적측량은 기초측량 및 세부측량으로 구분한다.
② 지적측량은 측판측량, 경위의측량, 전파기 또는 광파기측량, 사진측량 및 위성측량 등의 방법에 의한다.
③ 지적측량의 세부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측량의 방법이나 절차 등의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지 아니한 채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고, 심판대상조항의 위임을 받은 구 지적법 시행령 제37조 내지 제40조는 경계기준에 관하여 어느 것을 우선적인 측량방법으로 정하여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구 지적법은 지적측량이 제34조 등에 위반된 경우 그 측량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의 조항을 두지 않았으므로 헌법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의 경우 법원에 계속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하고, 이 경우 재판의 전제라 함은 문제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헌재 2011. 11. 24. 2010헌바353 등).
나.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은 이 사건 측량이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불법행위를 청구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는데, 이 경우 심판대상조항에 대해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지를 살펴본다.
헌법재판소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당해 사건과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심사할 권한이 없는 당사자로서는 행위 당시의 법률에 따를 수밖에 없는바, 위 법률에 대하여 나중에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라 행위한 당사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어 손해배상책임은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경우 위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어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왔다(헌재 2008. 4. 24. 2006헌바72; 헌재 2009. 9. 24. 2008헌바23; 헌재 2011. 3. 31. 2009헌바286; 헌재 2011. 9. 29. 2010헌바65등; 헌재 2011. 11. 24. 2010헌바353; 헌재 2014. 4. 24. 2011헌바56; 헌재 2015. 2. 26. 2012헌바466).
이 사건 측량은 당시 시행 중이었던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것이므로, 헌법재판소가 나중에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선고하더라도, 이 사건 측량이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인정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불법행위책임의 요건사실 중 하나인 위법성 판단에 관한 이유가 달라진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관계없이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동일한 결론에 이를 것인 이상,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볼 수도 없다(헌재 2011. 11. 24. 2010헌바353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는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고 이에 따라 본안 판단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의견을 밝힌다.
가. 위헌법률심판이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에 있어서 위헌 여부가 문제 되는 법률이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는 헌법재판소가 별도로 독자적인 심사를 하기 보다는 되도록 법원의 이에 관한 법률적 견해를 존중하여야 하며, 법원의 견해를 유지할 수 없음이 명백한 때에만 이를 부정하고 헌법재판소가 직권으로 조사하여 판단할 수 있다. 문제되는 법률의 위헌 여부가 구체적인 사건을 다루는 재판의 전제가 되는지 여부는 위헌 여부만 판단하는 헌법재판소보다는 사건기록을 갖고 당해 사건을 종국적으로 해결하는 법원이 더 잘 알 것이고,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의 실체 판단보다는 형식적 요건인 재판의 전제성에 관하여 치중하여 철저히 규명하려고 든다면 결과적으로 본안사건의 종국적 해결에 지연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헌재 1993. 5. 13. 92헌가10등; 헌재 1996. 10. 4. 96헌가6 등 참조).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당해 사건 법원이 종국적으로 판단하는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심판대상인 법률조항이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지 않음이 법리상 명백할 때, 또는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논리적으로 그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질 여지가 없음이 명백하다는 결론에 이르는 때에 비로소 재판의 전제성을 부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헌재 2014. 1. 28. 2010헌바251 반대의견 참조).
나. 불법행위의 주관적 성립요건인 고의 내지 과실의 존부는 개별적·구체적 사실관계와 유리된 채 일의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건에서 법관이 모든 사실관계와 관련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법률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효력을 상실한 경우 위헌결정 이전에 그 법률에 기초하여 행위를 한 사정만으로는 그 행위를 한 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7다42433 판결, 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21796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고의 내지 과실의 존부가 일의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법리가 모든 사안에서 예외 없이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개별적인 사건에 따라서는 불법행위라고 주장되는 행위의 내용 및 문제가 된 법률의 내용, 행위자가 그 법률에 기초하여 행위를 하게 된 경위 등 해당 사안의 내용과 특수성에 비추어 행위자의 고의 내지 과실이 인정될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어떠한 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이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인 고의 내지 과실의 존부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사건을 재판하는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헌재 2012. 12. 27. 2011헌가5; 헌재 2014. 4. 24. 2011헌바56 반대의견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당해 사건 법원은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재판의 전제성이 충족된다고 판단한 다음 그 위헌성 여부를 판단하였는데, 이러한 법원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또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위법성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당해 사건에서 위법성의 존부는 이 사건 측량의 근거가 되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영향을 받게 되고, 그에 따라 재판의 내용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보아야 한다(헌재 2008. 4. 24. 2006헌바72 반대의견 참조).
라. 결론적으로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측량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사건 재판을 담당하는 법원이 판단할 사항으로서, 헌법재판소에서 당해 사건에서 청구가 인용될 수 없음이 명백한지 여부를 미리 판단함은 적절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에 대하여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고 본안 판단을 하여야 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