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바60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0년 12월 23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20헌바60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석화
당 해 사 건 서울고등법원 2019재누10116 직위해제처분취소
[주 문]
1. 행정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2항에 의해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중 제9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양천구청장을 상대로 직위해제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제1심 법원은 2018. 7. 13. 청구인의 청구를 받아들여 위 처분에 대한 취소판결을 선고했으나(서울행정법원 2016구합3734), 항소심법원은 2019. 1. 18. 위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8누56468, 이하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이에 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상고심은 2019. 6. 13.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이하 ‘상고심특례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하거나 이유 없다.”라며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을 선고하였다(대법원 2019두36124).
나. 청구인은 2019. 7. 12. 재심대상판결에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재심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서울고등법원에 재심의 소를 제기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19재누10116), 위 재심사건 계속 중인 2019. 8. 13. 상고심특례법 제4조 제1항, 제4조 제3항, 제5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9아1396).
다. 위 재심법원은 2019. 12. 20. 상고심특례법 제4조 제1항, 제4조 제3항 제1호, 제5조 제1항 중 제4조는 항소심인 당해사건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하고,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중 제9호는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 결정을 하였다. 그리고 재심법원은 같은 날 청구인의 재심의 소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라. 이에 청구인은 2020. 1. 27.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상고심특례법 제4조 제1항, 제4조 제3항, 제5조 제1항의 위헌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에 대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청구인의 당해 사건은 판단누락을 이유로 행정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한 사건이므로, 위 당해 사건에서 적용되는 법률조항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의해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중 제9호에 관한 부분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을 이 부분으로 확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행정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2항에 의해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중 제9호에 관한 부분(이하 ‘재심사유한정조항’이라고 한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제1항, 제4조 제3항, 제5조 제1항(이하 이 세 조항을 합쳐서 ‘상고심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 조항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행정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개정된 것)
제8조(법적용예) ② 행정소송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준용한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4조(심리의 불속행) ①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면 더 나아가 심리(審理)를 하지 아니하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棄却)한다.
1. 원심판결(原審判決)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경우
2. 원심판결이 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위반 여부에 대하여 부당하게 판단한 경우
3. 원심판결이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게 해
석한 경우
4.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 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
6.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
③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제1항 각 호의 사유(가압류 및 가처분에 관한 판결의 경우에는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규정된 사유)를 포함하는 경우에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제1항의 예에 따른다.
1. 그 주장 자체로 보아 이유가 없는 때
2. 원심판결과 관계가 없거나 원심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때
제5조(판결의 특례) ① 제4조 및 「민사소송법」 제429조 본문에 따른 판결에는 이유를 적지 아니할 수 있다.
[관련 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1조(재심사유) ① 다음 각 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당사자가 상소에 의하여 그 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이를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9.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
3. 청구인의 주장요지
재심대상판결에 명백한 판단누락이 있었고, 청구인은 이를 지적하며 상고를 하였다. 그럼에도 상고심은 청구인의 상고를 인용하지 아니하고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을 하는 잘못을 범하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이 있으면 당사자가 주장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모두 판단한 것이므로 판단누락이 있을 수 없다.”라고 판시하고 있어 위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청구인의 경우와 같이 ‘재심청구의 남용이나 불필요한 재심청구가 아닌 명백히 인용되어야 하는 재심을 청구한 경우’ 또는 적어도 ‘당사자가 판단누락을 주장하며 상고하였는데,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을 받아 종결됨으로써 판단누락 주장에 대해 상고심이 판단했는지 여부조차 알 수 없는 경우’에도 재심사유한정조항으로 인하여 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수 없게 하는 것은 재판청구권,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다.
아울러 재심사유한정조항으로 인하여 사실상 당사자가 재심을 제기할 수 있는 경우는 재심대상판결에 대해 상고를 하면서 상고이유로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6호의 이유불비 등을 주장하였다가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을 받은 후 다시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판단누락을 이유로 재심을 제기한 경우일 것인데, 법원은 이유불비와 판단누락을 동일한 개념으로 파악하여 이러한 경우조차 재심을 제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이는 재심사유한정조항의 판단누락 개념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므로, 명확성 원칙에도 반한다.
또한 상고심특례조항은 재심사유한정조항과 결합하여 재심대상판결과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에 명백한 잘못이 있음에도 사실상 당사자가 이를 다툴 수 있는 기회를 봉쇄하고 있으므로, 이 역시 재판청구권,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고, 더욱이 심리불속행 사유 역시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명확성 원칙에도 반한다.
따라서 재심사유한정조항과 상고심특례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
4. 상고심특례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재판의 전제가 된다.’라고 함은 첫째 구체적인 사건이 법원에 계속 중이어야 하고, 둘째 위헌 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셋째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2012. 12. 27. 2010헌바406 참조).
그런데 청구인이 심판청구한 상고심특례조항은 청구인의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이 아니어서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재심사유한정조항에 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재심사유한정조항에 의해 청구인의 재심청구가 제한되므로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가 쟁점이 된다. 아울러 청구인이 “재심사유한정조항은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명확성 원칙 위반 여부 역시 살펴본다. 다만,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6호의 이유불비와 재심사유한정조항의 판단누락을 법원이 동일한 개념으로 보는 것은 재심사유한정조항의 불명확성 때문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는 듯하나, 이 주장은 사실상 재심사유한정조항의 해석·적용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또한 청구인은 재심사유한정조항이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 주장의 실질내용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내용과 다를 바 없으므로, 이에 대해서도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명확성의 원칙 위배 여부
헌법재판소는 재심사유한정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헌재 2016. 12. 29. 2016헌바43; 헌재 2019. 2. 28. 2016헌바457),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재심사유한정조항은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이라 하여 누락된 판단 사항의 중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재심제도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이라 함은 그 판단 여하에 따라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 즉 당사자가 소송상 제출한 공격방어방법으로서 판결주문에 영향이 있는 것을 의미함을 알 수 있고, 대법원도 이와 같이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2000. 7. 6. 선고 2000재다193 판결 등 참조).
또한, 재심사유한정조항은 ‘판단을 누락한 때’라고 하여 판결 이유 중에 판단을 명시하지 아니한 경우를 요구하고 있는데, 어떠한 경우가 판단누락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는 다수의 관련 판결들이 선고되어 그 의미내용이 비교적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다. 즉, 판결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하면 되고 당사자의 모든 주장이나 공격방어방법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으며, 판단이 있는 이상 그 판단에 이르는 이유가 소상하게 설시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당사자의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를 일일이 개별적으로 설명하지 아니하더라도 판단누락이 아니고, 설령 실제로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
다고 하더라도 그 주장이 배척될 경우임이 분명한 때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어 판단누락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가 형성되어 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재다218 판결,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1재두10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재심사유한정조항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 재심제도의 입법취지, 관련 규정의 종합적인 해석에 의하여 그 내용이 구체화될 수 있고, 이미 확립된 판례에 기초하여 그 해석 및 적용에 대한 신뢰성이 있는 원칙을 도출할 수 있어 해석자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그 해석이 좌우될 가능성이 없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이러한 선례의 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그와 달리 판단해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다. 따라서 재심사유한정조항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헌법재판소는 다수의 사건에서 재심사유한정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헌재 2012. 12. 27. 2011헌바5; 헌재 2013. 6. 27. 2012헌바414; 헌재 2014. 1. 28. 2013헌바54; 헌재 2017. 6. 29. 2017헌바55; 헌재 2017. 7. 27. 2016헌바455등; 헌재 2019. 2. 28. 2016헌바457),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재심사유한정조항은 불필요한 재심이나 재심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확정된 종국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재심을 통한 분쟁해결의 실효성과 사법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소송당사자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의 재심사유를 상소심에서 이미 주장하여 판단을 받았다면, 이러한 사유를 재심사유로 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을 허용해야 할 만큼 정의의 요청이 절박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허용하는 경우 불필요한 재심이 제기되어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상소를 제기할 수 있는 때 재심사유의 존재를 알고도 상소심에서 그 사유를 주장하지 아니하였거나 상소 자체를 제기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상소심에서 재심사유에 관하여 판단 받을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까지 재심을 통하여 구제를 허용할 필요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것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나 그 내용이 자의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심리불속행제도 자체와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에서 이유를 기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의 관련 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결정하였다. 또 소송당사자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재심사유를 상고이유로 주장하였으나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어 이유 기재 없는 판결을 받는 경우에는 상고이유로 주장한 재심사유가 심리속행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재심사유한정조항이 이유 기재 없는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에까지 적용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거나 재판청구권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여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재심사유한정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이러한 선례의 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그와 달리 판단해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다. 따라서 재심사유한정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재심사유한정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석화
당 해 사 건 서울고등법원 2019재누10116 직위해제처분취소
[주 문]
1. 행정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2항에 의해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중 제9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양천구청장을 상대로 직위해제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제1심 법원은 2018. 7. 13. 청구인의 청구를 받아들여 위 처분에 대한 취소판결을 선고했으나(서울행정법원 2016구합3734), 항소심법원은 2019. 1. 18. 위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8누56468, 이하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이에 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상고심은 2019. 6. 13.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이하 ‘상고심특례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하거나 이유 없다.”라며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을 선고하였다(대법원 2019두36124).
나. 청구인은 2019. 7. 12. 재심대상판결에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재심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서울고등법원에 재심의 소를 제기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19재누10116), 위 재심사건 계속 중인 2019. 8. 13. 상고심특례법 제4조 제1항, 제4조 제3항, 제5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9아1396).
다. 위 재심법원은 2019. 12. 20. 상고심특례법 제4조 제1항, 제4조 제3항 제1호, 제5조 제1항 중 제4조는 항소심인 당해사건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하고,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중 제9호는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 결정을 하였다. 그리고 재심법원은 같은 날 청구인의 재심의 소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라. 이에 청구인은 2020. 1. 27.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상고심특례법 제4조 제1항, 제4조 제3항, 제5조 제1항의 위헌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에 대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청구인의 당해 사건은 판단누락을 이유로 행정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한 사건이므로, 위 당해 사건에서 적용되는 법률조항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의해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중 제9호에 관한 부분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을 이 부분으로 확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행정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2항에 의해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중 제9호에 관한 부분(이하 ‘재심사유한정조항’이라고 한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제1항, 제4조 제3항, 제5조 제1항(이하 이 세 조항을 합쳐서 ‘상고심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 조항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행정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개정된 것)
제8조(법적용예) ② 행정소송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준용한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4조(심리의 불속행) ①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면 더 나아가 심리(審理)를 하지 아니하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棄却)한다.
1. 원심판결(原審判決)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경우
2. 원심판결이 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위반 여부에 대하여 부당하게 판단한 경우
3. 원심판결이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게 해
석한 경우
4.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 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
6.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
③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제1항 각 호의 사유(가압류 및 가처분에 관한 판결의 경우에는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규정된 사유)를 포함하는 경우에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제1항의 예에 따른다.
1. 그 주장 자체로 보아 이유가 없는 때
2. 원심판결과 관계가 없거나 원심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때
제5조(판결의 특례) ① 제4조 및 「민사소송법」 제429조 본문에 따른 판결에는 이유를 적지 아니할 수 있다.
[관련 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1조(재심사유) ① 다음 각 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당사자가 상소에 의하여 그 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이를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9.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
3. 청구인의 주장요지
재심대상판결에 명백한 판단누락이 있었고, 청구인은 이를 지적하며 상고를 하였다. 그럼에도 상고심은 청구인의 상고를 인용하지 아니하고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을 하는 잘못을 범하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이 있으면 당사자가 주장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모두 판단한 것이므로 판단누락이 있을 수 없다.”라고 판시하고 있어 위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청구인의 경우와 같이 ‘재심청구의 남용이나 불필요한 재심청구가 아닌 명백히 인용되어야 하는 재심을 청구한 경우’ 또는 적어도 ‘당사자가 판단누락을 주장하며 상고하였는데,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을 받아 종결됨으로써 판단누락 주장에 대해 상고심이 판단했는지 여부조차 알 수 없는 경우’에도 재심사유한정조항으로 인하여 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수 없게 하는 것은 재판청구권,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다.
아울러 재심사유한정조항으로 인하여 사실상 당사자가 재심을 제기할 수 있는 경우는 재심대상판결에 대해 상고를 하면서 상고이유로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6호의 이유불비 등을 주장하였다가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을 받은 후 다시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판단누락을 이유로 재심을 제기한 경우일 것인데, 법원은 이유불비와 판단누락을 동일한 개념으로 파악하여 이러한 경우조차 재심을 제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이는 재심사유한정조항의 판단누락 개념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므로, 명확성 원칙에도 반한다.
또한 상고심특례조항은 재심사유한정조항과 결합하여 재심대상판결과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에 명백한 잘못이 있음에도 사실상 당사자가 이를 다툴 수 있는 기회를 봉쇄하고 있으므로, 이 역시 재판청구권,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고, 더욱이 심리불속행 사유 역시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명확성 원칙에도 반한다.
따라서 재심사유한정조항과 상고심특례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
4. 상고심특례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재판의 전제가 된다.’라고 함은 첫째 구체적인 사건이 법원에 계속 중이어야 하고, 둘째 위헌 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셋째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2012. 12. 27. 2010헌바406 참조).
그런데 청구인이 심판청구한 상고심특례조항은 청구인의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이 아니어서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재심사유한정조항에 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재심사유한정조항에 의해 청구인의 재심청구가 제한되므로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가 쟁점이 된다. 아울러 청구인이 “재심사유한정조항은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명확성 원칙 위반 여부 역시 살펴본다. 다만,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6호의 이유불비와 재심사유한정조항의 판단누락을 법원이 동일한 개념으로 보는 것은 재심사유한정조항의 불명확성 때문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는 듯하나, 이 주장은 사실상 재심사유한정조항의 해석·적용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또한 청구인은 재심사유한정조항이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 주장의 실질내용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내용과 다를 바 없으므로, 이에 대해서도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명확성의 원칙 위배 여부
헌법재판소는 재심사유한정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헌재 2016. 12. 29. 2016헌바43; 헌재 2019. 2. 28. 2016헌바457),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재심사유한정조항은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이라 하여 누락된 판단 사항의 중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재심제도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이라 함은 그 판단 여하에 따라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 즉 당사자가 소송상 제출한 공격방어방법으로서 판결주문에 영향이 있는 것을 의미함을 알 수 있고, 대법원도 이와 같이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2000. 7. 6. 선고 2000재다193 판결 등 참조).
또한, 재심사유한정조항은 ‘판단을 누락한 때’라고 하여 판결 이유 중에 판단을 명시하지 아니한 경우를 요구하고 있는데, 어떠한 경우가 판단누락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는 다수의 관련 판결들이 선고되어 그 의미내용이 비교적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다. 즉, 판결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하면 되고 당사자의 모든 주장이나 공격방어방법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으며, 판단이 있는 이상 그 판단에 이르는 이유가 소상하게 설시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당사자의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를 일일이 개별적으로 설명하지 아니하더라도 판단누락이 아니고, 설령 실제로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
다고 하더라도 그 주장이 배척될 경우임이 분명한 때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어 판단누락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가 형성되어 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재다218 판결,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1재두10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재심사유한정조항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 재심제도의 입법취지, 관련 규정의 종합적인 해석에 의하여 그 내용이 구체화될 수 있고, 이미 확립된 판례에 기초하여 그 해석 및 적용에 대한 신뢰성이 있는 원칙을 도출할 수 있어 해석자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그 해석이 좌우될 가능성이 없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이러한 선례의 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그와 달리 판단해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다. 따라서 재심사유한정조항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헌법재판소는 다수의 사건에서 재심사유한정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헌재 2012. 12. 27. 2011헌바5; 헌재 2013. 6. 27. 2012헌바414; 헌재 2014. 1. 28. 2013헌바54; 헌재 2017. 6. 29. 2017헌바55; 헌재 2017. 7. 27. 2016헌바455등; 헌재 2019. 2. 28. 2016헌바457),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재심사유한정조항은 불필요한 재심이나 재심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확정된 종국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재심을 통한 분쟁해결의 실효성과 사법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소송당사자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의 재심사유를 상소심에서 이미 주장하여 판단을 받았다면, 이러한 사유를 재심사유로 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을 허용해야 할 만큼 정의의 요청이 절박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허용하는 경우 불필요한 재심이 제기되어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상소를 제기할 수 있는 때 재심사유의 존재를 알고도 상소심에서 그 사유를 주장하지 아니하였거나 상소 자체를 제기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상소심에서 재심사유에 관하여 판단 받을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까지 재심을 통하여 구제를 허용할 필요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것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나 그 내용이 자의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심리불속행제도 자체와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에서 이유를 기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의 관련 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결정하였다. 또 소송당사자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재심사유를 상고이유로 주장하였으나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어 이유 기재 없는 판결을 받는 경우에는 상고이유로 주장한 재심사유가 심리속행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재심사유한정조항이 이유 기재 없는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에까지 적용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거나 재판청구권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여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재심사유한정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이러한 선례의 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그와 달리 판단해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다. 따라서 재심사유한정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재심사유한정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