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7헌마950
재판취소 등
결정일: 2021년 1월 28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17헌마950 재판취소 등
청 구 인 박○○ 외 8인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김경식, 김정일, 김명철
피 청 구 인 대한민국
법률상 대표자 법무부장관 박범계
[주 문]
1.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68조 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2.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서울특별시는 1961년부터 1962년까지 사이에 서울 영등포구 ○○동 ○○ 답 603평(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을 포함한 ○○동 일대에 공익주택, 초등학교, 구로수출산업공업단지 등을 조성하였고, 국가재건최고회의는 1963년 10월경 이 사건 토지 등을 주민들에게 유상 분배하였다.
나. 망 이○○은 망 백○○이 분배받은 이 사건 토지를 망 백○○으로부터 상속하였음을 이유로 피청구인을 상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서울민사지방법원 65가5470)를 제기하여 1967. 2. 8. 제1심 법원에서 승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같은 해 12. 8. 이 사건 토지가 망 백○○에게 분배확정된 사실은 인정되나 망 이○○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 백○○의 재산상속관계(단독상속 또는 공동상속 여부 및 상속분)를 자세히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망 이○○의 청구를 기각(서울고등법원 67나646, 이하 ‘1차 민사판결’이라 한다)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망 이○○은 상고하지 않아 1차 민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망 이○○과 함께 피청구인을 상대로 분배농지에 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던 수분배자들 중 38명의 승소판결이 1968. 3. 19.경 피청구인의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확정되자(서울민사지방법원 65가5470, 서울고등법원 67나646, 대법원 68다106), 서울지방검찰청은 1968. 3. 23. ‘농지분배 서류의 조작사실을 인지하였다’며 관련 공무원 등을 구속하는 등 수사에 착수하였는데, 망 이○○도 그 무렵 피의자로 입건되었으나 같은 해 12. 30.경 그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소중지처분이 내려졌다.
라. 이후 서울지방검찰청은 위 수사를 계속하여 수분배자들을 체포한 후 민사소송의 취하 또는 권리포기를 하도록 강압ㆍ회유하여 일부에 대해서는 민사소송의 취하 또는 권리 포기를 받고 석방하거나 불입건조치를 하였고, 권리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구속한 후 소를 취하하면 석방하였으나 그렇지 않으면 사기죄 또는 위증죄로 기소하였으며, 피청구인은 그 형사판결과 수사기록 등으로 위 38명의 승소판결에 대한 재심(서울고등법원 68사23)을 청구하여 모두 승소하였다.
마.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정리위원회’라 한다)는 2008. 7. 8. ○○동 일대 토지 관련 형사사건을 ‘구로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의혹 사건’으로 명명하면서 국가가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민사소송에 개입하여 공권력을 부당하게 남용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국가는 수사과정에서의 석방을 전제로 민사소송과 권리를 포기할 것을 강요한 국가기관의 행위로 인하여 권리행사를 방해받은 백□□ 등에 대해 사과하고 화해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진실규명결정을 하였다. 위 진실규명결정에는 망 이○○이 구속영장 청구 전 민사소송의 포기 또는 권리포기 후 석방된 자로 분류되었다.
바. 청구인들은 망 이○○의 상속인들로서 피청구인을 상대로, 망 이○○을 사기죄 등으로 입건하여 체포한 뒤 망 이○○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으면 구속하겠다고 협박하여 망 이○○으로 하여금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민사소송 및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토지 시가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52320)를 제기하였으나 2015. 9. 17.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의 청구가 모두 기각되었고, 이에 대하여 청구인들이 항소(서울고등법원 2015나2055869)하였으나 2017. 4. 12. 피청구인의 강압 등으로 망 이○○이 상고를 포기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의 항소가 모두 기각되었으며, 이에 대하여 청구인들이 상고(대법원 2017다230215)하였으나 같은 해 7. 27.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의 상고가 모두 기각되었다.
사. 이에 따라 청구인들은 2017. 8. 28. ①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 ② 서울고등법원 2015나2055869 판결 및 대법원 2017다230215 판결, ③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④ 피청구인이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 기본법’이라 한다) 제34조, 제36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7호에 따른 피해보상과 후속조치를 하지 아니하는 부작위가 각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아. 한편, 망 이○○은 1964. 6. 19. ‘서울 구로구 ○○동 □□ 및 같은 동 △△ 토지’(이하 ‘별건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피청구인을 상대로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서울민사지방법원은 1967. 3. 9. 망 이○○의 청구를 인용하였다(서울민사지방법원 64사5133). 피청구인이 항소하였으나, 1968. 2. 9. 항소가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67나1001), 피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1968. 7. 16. 상고가 기각되었다(대법원 68다804). 이후 피청구인이 제기한 재심에서 위 판결이 취소되었다가(서울고등법원 68사24) 위 진실규명결정 이후 망 이○○의 상속인인 망 백△△, 망 백▽▽의 재심청구를 통하여 다시 피청구인의 위 재심청구가 기각되는 판결[서울고등법원 2012재나37, 2012재나1207(병합), 대법원 2013다28445, 2013다28452(병합)]이 확정되었고, 그에 기하여 망 이○○의 상속인들인 청구인들이 피청구인을 상대로 국가배상을 구하여 2019. 10. 2.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에게 별건 토지의 시가 상당액 3,338,768,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상속분에 따라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14010)을 선고받았으며, 같은 해 11. 1. 피청구인으로부터 위 판결금을 지급받았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68조 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이하 ‘재판소원금지 조항’이라 한다), ② 서울고등법원 2015나2055869 판결 및 대법원 2017다230215 판결(이하 통틀어 ‘심판대상 판결들’이라 한다), ③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제1항(이하 ‘심리불속행 조항’이라 한다), ④ 피청구인이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34조, 제36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7호에 따른 피해회복과 후속조치를 하지 아니하는 부작위(이하 ‘피해 회복 등 미조치’라 한다)가 각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68조(청구 사유) ①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4조(심리의 불속행) ①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면 더 나아가 심리(審理)를 하지 아니하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棄却)한다.
1. 원심판결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경우
2. 원심판결이 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위반 여부에 대하여 부당하게 판단한 경우
3. 원심판결이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경우
4.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 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
6. 「민사소송법」제42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반헌법적인 국가기관의 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자들의 권리구제를 위한 재판에서 법원의 판결들이 서로 배치되는 경우라면 재판소원을 허용하여야 할 것이고, 그와 같은 경우에도 재판소원금지 조항으로 인하여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면 이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 평등권,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 판결들은 과거사정리 기본법의 입법목적과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상규명 결정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으므로 위 판결들은 취소되어야 한다. 또한, 대법원 2017다230215 판결은 심리불속행 사유가 없음에도 심리불속행 판결을 하여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였다.
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의 심리불속행 제도는 자의적으로 운용될 수 있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있다.
라. 피청구인은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34조, 제36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7호에서 정하고 있는 피해자의 피해 및 명예의 회복과 관련하여 피해 회복과 후속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망 이○○의 유족인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4. 판단
가. 재판소원금지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금지 조항에 대하여,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에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한정위헌결정(헌재 2016. 4. 28. 2016헌마33)을 선고함으로써, 그 위헌 부분을 제거하는 한편 그 나머지 부분이 합헌이라고 판단하였다. 헌법재판소는 그 이후에도 위헌 부분이 제거된 나머지 부분으로 그 내용이 축소된 재판소원금지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하였다(헌재 2016. 5. 26. 2015헌마940; 헌재 2018. 8. 30. 2015헌마861등; 헌재 2019. 2. 28. 2018헌마336; 헌재 2019. 6. 28. 2018헌마1093; 헌재 2020. 11. 26. 2019헌마402 등 참조).
재판소원금지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한 위 선례들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재판소원금지 조항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나. 심판대상 판결들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허용되지 아니하고, 다만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에 대하여만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 판결들은 위에서 본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예외적인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부분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다. 심리불속행 조항에 관한 판단
헌법소원 사건에서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면 그 위헌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지만(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6항, 제47조 제4항), 형벌법규가 아닌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대하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서 위헌으로 결정된 경우에만 그 법률에 근거한 소송사건이 이미 확정되었더라도 재심을 청구할 수 있을 뿐(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에서는 설사 위헌결정을 받더라도 재심사유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청구인들이 제기한 상고에 대한 판결(대법원 2017다230215)은 이미 확정되었고, 형벌법규가 아닌 심리불속행 조항이 위헌으로 선언된다 하더라도 청구인들이 확정된 위 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구하는 등으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이 부분 심판청구는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헌재 2015. 2. 26. 2013헌마574등 참조).
나아가 헌법재판소는 심리불속행 조항에 대하여 이미 여러 차례 합헌으로 판시한 바 있으므로(헌재 2002. 6. 27. 2002헌마18; 헌재 2005. 9. 29. 2005헌마567 등 참조), 심리불속행 조항에 대해서는 이미 헌법적 해명이 이루어져 예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심리불속행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라. 피해 회복 등 미조치에 관한 판단
청구인들은 ‘구로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의혹 사건’에 관한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행사로 인하여 망 이○○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해가 발생하였으므로 피청구인은 이를 회복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데, 피청구인이 그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자신들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한다.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34조는 "국가는 진실규명사건 피해자의 피해 및 명예의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고, 가해자에 대하여 적절한 법적ㆍ정치적 화해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국민 화해와 통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6조 제1항은 "정부는 규명된 진실에 따라 희생자, 피해자 및 유가족의 피해 및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청구인에게 위 조항에 따라 일정한 피해 회복 조치 등을 해야 할 의무가 직접 발생하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이 조항에 따른 의무 이행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망 이○○이 과거사정리 기본법상의 피해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보고서 중 대상 사건 및 시대상황의 전체적인 흐름과 사건의 개괄적 내용을 정리한 부분은 상당한 신빙성이 있지만, 그러한 전체 구도 속에서 개별 당사자가 해당 사건의 희생자가 맞는지에 관하여는 조사보고서 중 해당 부분을 개별적으로 검토하는 등 증거에 의하여 이를 확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에 망 이○○이 구속영장 청구 전 민사소송의 포기 또는 권리포기 후 석방된 자로 분류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망 이○○에게 이 사건 토지와 관련한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 사건 기록에 드러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청구인들이 망 이○○에게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해는 ‘구로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의혹 사건’에 관한 피청구인의 부당한 공권력행사로 인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우선, 망 이○○이 1차 민사판결을 선고받고 상고를 포기한 이후인 1968. 3. 19.에야 비로소 서울지방검찰청에서 위 ○○동 분배 농지와 관련된 수사가 개시되었으므로, 피청구인이 수사를 수단으로 하여 망 이○○의 1차 민사판결의 청구기각이나 그에 대한 상고포기, 혹은 소송의 목적이 된 실체적인 권리의 포기에 개입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망 이○○은 소재불명을 이유로 기소중지 처분을 받아 사실상 수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망 이○○이 이 사건 토지와 관련하여 수사기관 등에 출석하여 수사를 받았다거나 조사를 받은 내용은 관련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 점, 1차 민사판결은 망 이○○의 취하나 권리포기 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망 이○○의 재산상속관계를 입증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청구가 기각되었던 점, 망 이○○은 1차 민사판결과 인접한 시기에 진행된 별건 토지에 관한 민사소송에서는 상고심까지 권리를 포기하지 않고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점은 모두 ‘구로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의혹 사건’에 관련된 부당한 공권력행사와 1차 민사판결의 패소확정 사이의 인과관계 인정에 배치되는 사정들이다. 이와 달리 망 이○○이 이 사건 토지와 관련하여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해 피해를 입었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은 뚜렷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결국 망 이○○은 이 사건 토지와 관련하여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정하는 피해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토지와 관련하여 망 이○○에 대한 피해 회복 의무 등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재판소원금지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 박○○ 외 8인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김경식, 김정일, 김명철
피 청 구 인 대한민국
법률상 대표자 법무부장관 박범계
[주 문]
1.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68조 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2.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서울특별시는 1961년부터 1962년까지 사이에 서울 영등포구 ○○동 ○○ 답 603평(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을 포함한 ○○동 일대에 공익주택, 초등학교, 구로수출산업공업단지 등을 조성하였고, 국가재건최고회의는 1963년 10월경 이 사건 토지 등을 주민들에게 유상 분배하였다.
나. 망 이○○은 망 백○○이 분배받은 이 사건 토지를 망 백○○으로부터 상속하였음을 이유로 피청구인을 상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서울민사지방법원 65가5470)를 제기하여 1967. 2. 8. 제1심 법원에서 승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같은 해 12. 8. 이 사건 토지가 망 백○○에게 분배확정된 사실은 인정되나 망 이○○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 백○○의 재산상속관계(단독상속 또는 공동상속 여부 및 상속분)를 자세히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망 이○○의 청구를 기각(서울고등법원 67나646, 이하 ‘1차 민사판결’이라 한다)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망 이○○은 상고하지 않아 1차 민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망 이○○과 함께 피청구인을 상대로 분배농지에 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던 수분배자들 중 38명의 승소판결이 1968. 3. 19.경 피청구인의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확정되자(서울민사지방법원 65가5470, 서울고등법원 67나646, 대법원 68다106), 서울지방검찰청은 1968. 3. 23. ‘농지분배 서류의 조작사실을 인지하였다’며 관련 공무원 등을 구속하는 등 수사에 착수하였는데, 망 이○○도 그 무렵 피의자로 입건되었으나 같은 해 12. 30.경 그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소중지처분이 내려졌다.
라. 이후 서울지방검찰청은 위 수사를 계속하여 수분배자들을 체포한 후 민사소송의 취하 또는 권리포기를 하도록 강압ㆍ회유하여 일부에 대해서는 민사소송의 취하 또는 권리 포기를 받고 석방하거나 불입건조치를 하였고, 권리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구속한 후 소를 취하하면 석방하였으나 그렇지 않으면 사기죄 또는 위증죄로 기소하였으며, 피청구인은 그 형사판결과 수사기록 등으로 위 38명의 승소판결에 대한 재심(서울고등법원 68사23)을 청구하여 모두 승소하였다.
마.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정리위원회’라 한다)는 2008. 7. 8. ○○동 일대 토지 관련 형사사건을 ‘구로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의혹 사건’으로 명명하면서 국가가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민사소송에 개입하여 공권력을 부당하게 남용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국가는 수사과정에서의 석방을 전제로 민사소송과 권리를 포기할 것을 강요한 국가기관의 행위로 인하여 권리행사를 방해받은 백□□ 등에 대해 사과하고 화해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진실규명결정을 하였다. 위 진실규명결정에는 망 이○○이 구속영장 청구 전 민사소송의 포기 또는 권리포기 후 석방된 자로 분류되었다.
바. 청구인들은 망 이○○의 상속인들로서 피청구인을 상대로, 망 이○○을 사기죄 등으로 입건하여 체포한 뒤 망 이○○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으면 구속하겠다고 협박하여 망 이○○으로 하여금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민사소송 및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토지 시가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52320)를 제기하였으나 2015. 9. 17.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의 청구가 모두 기각되었고, 이에 대하여 청구인들이 항소(서울고등법원 2015나2055869)하였으나 2017. 4. 12. 피청구인의 강압 등으로 망 이○○이 상고를 포기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의 항소가 모두 기각되었으며, 이에 대하여 청구인들이 상고(대법원 2017다230215)하였으나 같은 해 7. 27.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의 상고가 모두 기각되었다.
사. 이에 따라 청구인들은 2017. 8. 28. ①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 ② 서울고등법원 2015나2055869 판결 및 대법원 2017다230215 판결, ③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④ 피청구인이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 기본법’이라 한다) 제34조, 제36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7호에 따른 피해보상과 후속조치를 하지 아니하는 부작위가 각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아. 한편, 망 이○○은 1964. 6. 19. ‘서울 구로구 ○○동 □□ 및 같은 동 △△ 토지’(이하 ‘별건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피청구인을 상대로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서울민사지방법원은 1967. 3. 9. 망 이○○의 청구를 인용하였다(서울민사지방법원 64사5133). 피청구인이 항소하였으나, 1968. 2. 9. 항소가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67나1001), 피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1968. 7. 16. 상고가 기각되었다(대법원 68다804). 이후 피청구인이 제기한 재심에서 위 판결이 취소되었다가(서울고등법원 68사24) 위 진실규명결정 이후 망 이○○의 상속인인 망 백△△, 망 백▽▽의 재심청구를 통하여 다시 피청구인의 위 재심청구가 기각되는 판결[서울고등법원 2012재나37, 2012재나1207(병합), 대법원 2013다28445, 2013다28452(병합)]이 확정되었고, 그에 기하여 망 이○○의 상속인들인 청구인들이 피청구인을 상대로 국가배상을 구하여 2019. 10. 2.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에게 별건 토지의 시가 상당액 3,338,768,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상속분에 따라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14010)을 선고받았으며, 같은 해 11. 1. 피청구인으로부터 위 판결금을 지급받았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68조 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이하 ‘재판소원금지 조항’이라 한다), ② 서울고등법원 2015나2055869 판결 및 대법원 2017다230215 판결(이하 통틀어 ‘심판대상 판결들’이라 한다), ③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제1항(이하 ‘심리불속행 조항’이라 한다), ④ 피청구인이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34조, 제36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7호에 따른 피해회복과 후속조치를 하지 아니하는 부작위(이하 ‘피해 회복 등 미조치’라 한다)가 각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68조(청구 사유) ①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4조(심리의 불속행) ①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면 더 나아가 심리(審理)를 하지 아니하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棄却)한다.
1. 원심판결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경우
2. 원심판결이 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위반 여부에 대하여 부당하게 판단한 경우
3. 원심판결이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경우
4.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 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
6. 「민사소송법」제42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반헌법적인 국가기관의 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자들의 권리구제를 위한 재판에서 법원의 판결들이 서로 배치되는 경우라면 재판소원을 허용하여야 할 것이고, 그와 같은 경우에도 재판소원금지 조항으로 인하여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면 이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 평등권,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 판결들은 과거사정리 기본법의 입법목적과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상규명 결정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으므로 위 판결들은 취소되어야 한다. 또한, 대법원 2017다230215 판결은 심리불속행 사유가 없음에도 심리불속행 판결을 하여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였다.
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의 심리불속행 제도는 자의적으로 운용될 수 있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있다.
라. 피청구인은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34조, 제36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7호에서 정하고 있는 피해자의 피해 및 명예의 회복과 관련하여 피해 회복과 후속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망 이○○의 유족인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4. 판단
가. 재판소원금지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금지 조항에 대하여,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에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한정위헌결정(헌재 2016. 4. 28. 2016헌마33)을 선고함으로써, 그 위헌 부분을 제거하는 한편 그 나머지 부분이 합헌이라고 판단하였다. 헌법재판소는 그 이후에도 위헌 부분이 제거된 나머지 부분으로 그 내용이 축소된 재판소원금지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하였다(헌재 2016. 5. 26. 2015헌마940; 헌재 2018. 8. 30. 2015헌마861등; 헌재 2019. 2. 28. 2018헌마336; 헌재 2019. 6. 28. 2018헌마1093; 헌재 2020. 11. 26. 2019헌마402 등 참조).
재판소원금지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한 위 선례들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재판소원금지 조항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나. 심판대상 판결들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허용되지 아니하고, 다만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에 대하여만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 판결들은 위에서 본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예외적인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부분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다. 심리불속행 조항에 관한 판단
헌법소원 사건에서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면 그 위헌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지만(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6항, 제47조 제4항), 형벌법규가 아닌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대하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서 위헌으로 결정된 경우에만 그 법률에 근거한 소송사건이 이미 확정되었더라도 재심을 청구할 수 있을 뿐(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에서는 설사 위헌결정을 받더라도 재심사유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청구인들이 제기한 상고에 대한 판결(대법원 2017다230215)은 이미 확정되었고, 형벌법규가 아닌 심리불속행 조항이 위헌으로 선언된다 하더라도 청구인들이 확정된 위 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구하는 등으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이 부분 심판청구는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헌재 2015. 2. 26. 2013헌마574등 참조).
나아가 헌법재판소는 심리불속행 조항에 대하여 이미 여러 차례 합헌으로 판시한 바 있으므로(헌재 2002. 6. 27. 2002헌마18; 헌재 2005. 9. 29. 2005헌마567 등 참조), 심리불속행 조항에 대해서는 이미 헌법적 해명이 이루어져 예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심리불속행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라. 피해 회복 등 미조치에 관한 판단
청구인들은 ‘구로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의혹 사건’에 관한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행사로 인하여 망 이○○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해가 발생하였으므로 피청구인은 이를 회복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데, 피청구인이 그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자신들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한다.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34조는 "국가는 진실규명사건 피해자의 피해 및 명예의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고, 가해자에 대하여 적절한 법적ㆍ정치적 화해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국민 화해와 통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6조 제1항은 "정부는 규명된 진실에 따라 희생자, 피해자 및 유가족의 피해 및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청구인에게 위 조항에 따라 일정한 피해 회복 조치 등을 해야 할 의무가 직접 발생하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이 조항에 따른 의무 이행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망 이○○이 과거사정리 기본법상의 피해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보고서 중 대상 사건 및 시대상황의 전체적인 흐름과 사건의 개괄적 내용을 정리한 부분은 상당한 신빙성이 있지만, 그러한 전체 구도 속에서 개별 당사자가 해당 사건의 희생자가 맞는지에 관하여는 조사보고서 중 해당 부분을 개별적으로 검토하는 등 증거에 의하여 이를 확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에 망 이○○이 구속영장 청구 전 민사소송의 포기 또는 권리포기 후 석방된 자로 분류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망 이○○에게 이 사건 토지와 관련한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 사건 기록에 드러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청구인들이 망 이○○에게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해는 ‘구로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의혹 사건’에 관한 피청구인의 부당한 공권력행사로 인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우선, 망 이○○이 1차 민사판결을 선고받고 상고를 포기한 이후인 1968. 3. 19.에야 비로소 서울지방검찰청에서 위 ○○동 분배 농지와 관련된 수사가 개시되었으므로, 피청구인이 수사를 수단으로 하여 망 이○○의 1차 민사판결의 청구기각이나 그에 대한 상고포기, 혹은 소송의 목적이 된 실체적인 권리의 포기에 개입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망 이○○은 소재불명을 이유로 기소중지 처분을 받아 사실상 수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망 이○○이 이 사건 토지와 관련하여 수사기관 등에 출석하여 수사를 받았다거나 조사를 받은 내용은 관련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 점, 1차 민사판결은 망 이○○의 취하나 권리포기 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망 이○○의 재산상속관계를 입증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청구가 기각되었던 점, 망 이○○은 1차 민사판결과 인접한 시기에 진행된 별건 토지에 관한 민사소송에서는 상고심까지 권리를 포기하지 않고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점은 모두 ‘구로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의혹 사건’에 관련된 부당한 공권력행사와 1차 민사판결의 패소확정 사이의 인과관계 인정에 배치되는 사정들이다. 이와 달리 망 이○○이 이 사건 토지와 관련하여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해 피해를 입었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은 뚜렷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결국 망 이○○은 이 사건 토지와 관련하여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정하는 피해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토지와 관련하여 망 이○○에 대한 피해 회복 의무 등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재판소원금지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