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마257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1년 3월 25일

결정 전문

사 건 2020헌마257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최○○
국선대리인 변호사 최지현
피 청 구 인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20. 1. 10. 부산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59721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여성, 만 ○○세)은 2019. 11. 26. 10:40경 부산 도시철도 ○호선 ○○역 승강장에서 피해자 김○○(남성, 만 ○○세)의 멱살을 잡았다는 폭행 혐의로, 피청구인으로부터 2020. 1. 10. 기소유예처분(부산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59721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이에 청구인은 2020. 2. 18.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이 피해자의 멱살을 잡은 것은 피해자가 청구인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여러 차례 찌르고 현장에서 이탈하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한 행동으로서 정당행위 등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해자는 2019. 11. 16. 10:40경 도시철도 ○호선 전동차 내에서 청구인이 옆에서 재채기를 한 것에 불쾌하게 생각하던 중 ○○역에서 함께 하차하게 되었다.
(2) 청구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오른쪽으로 피하였음에도 피해자는 청구인 정면으로 다가와 얼굴 쪽에 기침을 하였다.
(3) 청구인은 이에 대응하지 않고 피해자를 피해 크게 돌아 지하철 승강장을 빠져 나가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돌아와 청구인 바로 옆에서 다시 크게 기침을 하면서, 청구인과 피해자간에 실랑이가 발생하였다.
(4) 청구인은 112에 피해자를 폭행으로 신고하고, 피해자가 사건 현장을 이탈하려고 하자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겨드랑이와 가슴사이의 옷을 잡았다.

나. 판단
(1)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헌재 2014. 4. 24. 2013헌마849;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029 판결 참조).

(2) 청구인은 실랑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손가락으로 자신의 오른쪽 가슴 부위를 3회 찔러 112에 신고하였다고 주장하고 피해자는 이를 부인하여 진술이 엇갈리나, 피해자는 청구인의 얼굴을 향해 기침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는 등 진술의 상당 부분이 CCTV 영상 사본과 일치하지 않고 진술 자체도 일관성이 없어 그 신빙성이 떨어지는 반면, 청구인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진술의 대부분이 CCTV 영상 사본과 일치하여 그 신빙성이 높다. 또한 CCTV 영상 사본에서 피해자의 등에 가려 청구인의 오른쪽 상체는 보이지 않으나 피해자가 청구인의 오른쪽 상체를 향해 오른손으로 여기저기 가리키거나 이를 휘두르는 모습이 확인되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피해자가 오른손으로 청구인의 오른쪽 상체를 찌르는 등의 유형력을 행사하였다고 인정할 여지가 적지 않다. 나아가 청구인은 112에 피해자를 폭행으로 신고하는 도중에 피해자가 사건 현장을 이탈하려고 하자 경찰이 올 때까지 피해자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피해자의 오른쪽 겨드랑이와 가슴사이의 옷을 잡고 있었을 뿐이고, 오히려 피해자가 멱살을 잡고 청구인을 밀치고 당긴 사실이 인정된다. 청구인은 피해자와 전혀 모르는 사이로서 피해자가 사건 현장에서 이탈하는 경우 사후에 피해자의 신병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와 같이 청구인이 피해자의 오른쪽 겨드랑이와 가슴사이의 옷을 잡고 피해자가 사건 현장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는,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법익과 침해법익의 균형성, 긴급성,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여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피해자가 112 신고 전 청구인의 오른쪽 상체에 유형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거나 또는 CCTV 영상 사본에서 확인되는 목격자 등을 조사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정당행위에 대한 법리오해 및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및 자의적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