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5헌바438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법률 제70조 제2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1년 3월 25일
결정요지
가.심판대상조항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고의 이외에 추가로 요구되는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피해자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거나 저해하려는 인식을 넘어 사람의 명예에 대한 가해 의사나 목적으로 해석되고, 이때 피해자인 사람은 특정될 것을 요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분명하게 해석되고 있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심판대상조항은, 일단 훼손되면 다른 구제수단을 통해 완전한 회복이 어렵다는 ‘외적 명예’라는 보호법익의 특성과 익명성ㆍ비대면성ㆍ전파성이 크다는 ‘정보통신망’이란 매체의 특성을 고려하여, ‘비방할 목적’이란 초과주관적 구성요건과 ‘공공연한 거짓 사실의 적시’라는 행위태양이 충족되는 범위에서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를 한정적으로 규제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심판대상조항의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한 거짓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는 형법 제307조 제2항, 제309조 제2항, 제311조의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출판물에 의한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모욕죄’ 보다 행위태양과 불법이 가중되어 있고, 입법자는 이러한 죄질의 차이를 고려하여 법정형을 가중하여 정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심판대상조항은, 일단 훼손되면 다른 구제수단을 통해 완전한 회복이 어렵다는 ‘외적 명예’라는 보호법익의 특성과 익명성ㆍ비대면성ㆍ전파성이 크다는 ‘정보통신망’이란 매체의 특성을 고려하여, ‘비방할 목적’이란 초과주관적 구성요건과 ‘공공연한 거짓 사실의 적시’라는 행위태양이 충족되는 범위에서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를 한정적으로 규제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심판대상조항의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한 거짓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는 형법 제307조 제2항, 제309조 제2항, 제311조의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출판물에 의한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모욕죄’ 보다 행위태양과 불법이 가중되어 있고, 입법자는 이러한 죄질의 차이를 고려하여 법정형을 가중하여 정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12조 제1항, 제13조 제1항, 제21조 제1항, 제4항, 제37조 제2항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3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07조 제2항, 제309조, 제311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3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07조 제2항, 제309조, 제311조
결정 전문
사 건 2015헌바438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법률 제70조 제2항 위헌소원
2018헌바475(병합)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 등 위헌소원
2019헌마116(병합)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관한 법률 제70조 위헌확인
청 구 인 1. 신○○(2015헌바438)국선대리인 변호사 구은미
2. 김□□(2018헌바475)국선대리인 변호사 한위수
3. 김△△(2019헌마116)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상훈
당 해 사 건 1. 대법원 2015도16013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2015헌바438)
2. 서울북부지방법원 2018고정434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2018헌바475)
[주 문]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 김△△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2015헌바438
청구인 신○○는 2013. 6. 2.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4. 9. 25.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대구지방법원 2014고단24). 이후 위 청구인은 항소하였으나 2015. 9. 24. 항소기각되고(대구지방법원 2014노3741), 상고하였으나 2015. 12. 10. 상고기각되었다(대법원 2015도16013).
청구인은 상고심 재판 계속 중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2015. 12. 10. 기각되었다(대법원 2015초기947). 이에 청구인은 위 법률조항이 명확성원칙, 과잉금지원칙, 평등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2015. 12. 22.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18헌바475
청구인 김□□는 2016. 3. 14.부터 2017. 1. 26.까지 여러 번에 걸쳐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8. 10. 18.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8고정434).
청구인은 위 재판 계속 중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8. 10. 18. 기각되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8초기1160). 이에 청구인은 위 법률조항 등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2018. 11. 28.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2019헌마116
청구인 김△△은 2018. 4. 13.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피의사실로, 2019. 1. 29. 보호관찰소 선도위탁 조건부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광주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3581호).
청구인은 위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면서 2019. 1. 30.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 신○○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의 위헌확인을, 청구인 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 형법 제37조, 제38조, 제69조 제2항, 제70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34조의 위헌확인을, 청구인 김△△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전체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청구인들이 구체적인 위헌성을 주장하고 청구인들에게 적용되는 법률조항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2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및 청구인 김△△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된 것)
제70조(벌칙) ②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관련조항]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된 것)
제70조(벌칙) ③ 제1항과 제2항의 죄는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07조(명예훼손)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09조(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제307조 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제1항의 방법으로 제307조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2015헌바438
심판대상조항은 ‘비방할 목적’의 개념 및 범위가 매우 모호하여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 그 의미내용을 일의적으로 확정하기 어려우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은 그 죄질과 행위의 결과가 매우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비방할 목적’ 및 ‘정보통신망을 통하여’라는 사정만으로 그 피해 정도를 고려함이 없이 형법상의 명예훼손죄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보다 법정형의 상한을 가중하여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아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행위에 대하여 특별히 형을 가중할 필요가 있다는 사정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모욕 등의 경우와 차별하여 명예훼손의 경우만을 가중처벌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 2018헌바475
심판대상조항은 ‘비방할 목적’의 개념 및 범위가 매우 모호하여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 그 의미내용을 일의적으로 확정하기 어려우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정보통신망에서의 거짓사실의 표현행위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데, 정보통신망에서 명예훼손을 당한 사람은 직접 반박문을 게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 대하여 게시글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으며, 민사상 손해배상을 제기할 수 있는 등 표현의 자유 제한을 최소화하면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형사처벌의 두려움으로 인하여 표현의 자유의 근본적 기능이 훼손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다. 2019헌마116
심판대상조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는 바, 이때 ‘사람’의 특정 여부를 불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명확성원칙에 위반되고, 피해자가 자신의 신분증을 게시판에 올림으로써 자신을 피해자로 특정할 수 있도록 하였는지에 따라 명예훼손 행위자의 형사처벌 여부가 달라지도록 함으로써 평등원칙에 위반되며, 이는 결국 피해자로 하여금 자신의 신분증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도록 강제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표현의 자유,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1) 심판대상조항은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형사처벌하고 있는바, 그 ‘사람을 비방할 목적’의 의미내용이 불분명하여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문제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문제된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이 형법상 명예훼손죄, 모욕죄와의 관계에서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현저히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문제된다.
(2) 청구인 신○○는, 심판대상조항이 형법상 명예훼손죄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보다 법정형의 상한을 가중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결국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이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와의 관계에서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현저히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주장이라 할 것이므로, 이를 평등원칙 위반 여부에서 살펴보도록 한다.
(3) 청구인 김△△은, 심판대상조항이 피해자가 자신의 신분증을 게시판에 올림으로써 자신을 피해자로 특정할 수 있도록 하였는지에 따라 명예훼손 행위자의 형사처벌 여부가 달라지도록 함으로써 평등원칙에 위반되며, 이는 결국 행위자를 처벌하기 위해 피해자로 하여금 자신의 신분증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도록 강제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명예훼손죄의 성립에 있어 피해자의 특정은 중요한 요소라 할 것이나, 심판대상조항은 명예훼손적 표현행위와 주변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해자가 특정될 수 있어야 행위자를 형사처벌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할 뿐, 피해자가 자신의 인적사항이 기재된 신분증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는지 여부에 따라 행위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달라질 수 있음을 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행위자를 명예훼손죄로 처벌하기 위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자신의 신분증을 스스로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도록 강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잘못된 전제 하에 이루어진 위 주장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입법에 있어서 명확성원칙은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현대 민주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국민주권주의 이념의 실현에 불가결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불명확한 규범에 의한 표현의 자유의 규제는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에 대한 위축 효과를 야기하고, 그로 인하여 다양한 의견·견해·사상의 표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그러한 표현들이 상호 검증을 거치도록 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본래 기능을 상실하게 한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헌법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명확성원칙은 죄형법정주의에서도 요청된다. 헌법 제12조 및 제13조의 죄형법정주의는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며, 여기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여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모든 법규범의 문언을 순수하게 기술적 개념만으로 구성하는 것은 입법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다소 광범위하여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는 없다(헌재 2009. 5. 28. 2006헌바109등; 헌재 2013. 6. 27. 2012헌바37 참조).
(2) 심판대상조항의 보호법익은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로서 외적 명예이고, 심판대상조항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은 고의 외에 추가로 요구되는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이다.
‘사람’의 사전적 의미는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즉 인간을 의미하나, 민법은 ‘사람(人)’을 자연인(自然人)뿐만 아니라 법인(法人)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함으로써 이를 사전적 의미보다 더 넓게 인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법원도 명예훼손죄에 있어 ‘사람’에는 자연인뿐만 아니라 법인도 포함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369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비방’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비웃고 헐뜯어서 말하는 것을, ‘목적’의 사전적 의미는 실현하려고 하는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을 의미한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자연인 또는 법인)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거나 저해하려는 인식 내지 인용을 넘어 사람의 명예에 대한 가해의 의사나 목적을 의미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람, 비방, 목적’이라는 용어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에서만 사용되는 고유한 개념이 아니라 일반인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거나 다른 법령들에서도 사용되는 일반적인 용어로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관의 보충적 해석 작용 없이도 일반인들이 그 대강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다(헌재 2016. 2. 25. 2013헌바105등 참조).
나아가 명예훼손죄의 보호법익이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적 명예인 점을 고려하여, 대법원은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반드시 사람의 성명을 명시하여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람의 성명을 명시하지 않은 허위사실의 적시행위도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사정과 종합 판단하여 그것이 어느 특정인을 지목하는 것인가를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에는 그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죄를 구성한다.’라고 판시하고 있고(대법원 1982. 11. 9. 선고 82도1256 판결;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도1122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관의 보충적 해석을 통해 피해자가 특정될 것을 요하는 것으로 ‘사람’의 의미가 분명하게 해석되고 있다.
(3) 그렇다면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의 의미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이를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해석이나 적용 가능성이 있는 불명확한 개념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
(1) 표현의 자유 보장과 개인의 명예 보호
헌법은 제21조 제1항에서 언론·출판의 자유를 정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의 자유는 전통적으로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므로, 오늘날 민주국가에서 국민이 갖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헌재 1992. 2. 25. 89헌가104 참조). 다만, 헌법 제21조 제4항 본문은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표현의 자유 보장과 개인의 명예 보호에 조화를 이루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위 헌법조항의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헌재 2012. 5. 31. 2010헌마88 참조).
(2)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명예훼손적 표현이 표현의 자유의 한 내용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사실의 적시가 공연히 이루어진다면 그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로서 외적 명예는 훼손되고, 그로 인해 상대방의 인격권이 침해될 수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외적 명예는 의사소통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최소한의 자격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대화의 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우리의 실존을 지켜주는 핵심적 권리로 이해할 수 있다. 오늘날 사실 적시의 매체가 매우 다양해짐에 따라 명예훼손적 표현의 전파속도와 파급효과는 광범위해지고 있으며, 일단 훼손되면 그 완전한 회복이 쉽지 않다는 외적 명예의 특성에 따라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를 제한해야 할 필요성은 더 커지게 되었다(헌재 2021. 2. 25. 2017헌마1113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개인의 명예, 즉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이러한 금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는 것은 그러한 명예훼손적 표현행위에 대해 상당한 억지효과를 가질 것이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3) 피해의 최소성
(가) 다른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이 적시되면,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이 갖는 익명성·비대면성·전파성으로 말미암아 그 명예훼손적 표현행위에 대한 반론과 토론을 통한 자정작용이 사실상 무의미한 경우도 적지 않다. 거짓사실 유포에서 시작된 신상털기 등으로 말미암아 한 개인에 대한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정보통신망에 살포되기도 함으로써 피해자의 인격권이 침해되고 회복불능의 상황에 처해질 위험 또한 존재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터넷 이용이 상당한 정도로 보편화됨에 따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 범죄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명예와 체면을 중시하는 전통적 가치관의 영향으로 정보통신망에서의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로 피해를 입은 개인이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도 발생하는 등, 그 사회적 피해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므로 한편으로는 표현의 자유의 보장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의 외적 명예라는 보호법익과 우리 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정보통신망에 공연히 거짓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행위를 규제함으로써 인격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외면할 수 없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현실적 필요성을 고려하여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를 규제하면서도, 그 표현의 목적·매체·내용 등을 묻지 않고 모든 표현의 자유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① 비방할 목적으로 ②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③ 공공연하게 ④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⑤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행위’만을 제한하고 있다.
우선, 심판대항조항은 ‘비방할 목적’이란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을 요구함으로써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에서 공공연하게 적시되는 명예훼손적 표현행위 중에서도 정보전달, 공공의 이익을 위한 문제제기 등의 범위를 넘어 사람의 명예에 대한 가해의 의사나 목적을 가진 표현만이 금지되도록 그 규제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에 대법원은 ‘비방할 목적’의 의미를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 있어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다고 보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되며,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판시함으로써, ‘비방할 목적’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고 있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10864 판결 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비방할 목적의 명예훼손적 표현행위 중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것만을 규제하는데, 이때 ‘정보통신망’이란 전기통신사업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하거나 전기통신설비와 컴퓨터 및 컴퓨터의 이용기술을 활용하여 정보를 수집·가공·저장·검색·송신 또는 수신하는 정보통신체제를 의미하고(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1항 제1호), ‘공공연하게’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지 아니하거나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없는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는 심판대상조항의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은 비방할 목적이 있고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명예훼손적 표현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거짓의 사실’이고, 그러한 표현을 하는 자가 그 내용이 거짓의 사실이라는 점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과 의사(고의)가 있을 것을 요구한다. 이와 더불어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3항은 심판대상조항의 죄를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하여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형사처벌을 통한 인격권 보호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나친 위축효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을 처벌하는 것은 자칫 공적인 인물이나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제한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명예훼손적 표현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이 공적인물이나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제한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해석·적용하고 있다.
즉, 헌법재판소는, 명예훼손 관련 실정법을 해석·적용할 때에는 공적 인물과 사인, 공적 관심 사안과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 간에는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야 하고, 공적 인물의 공적 활동에 대한 명예훼손적 표현은 그 제한이 더 완화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헌재 1999. 6. 24. 97헌마265; 헌재 2013. 12. 26. 2009헌마747 참조). 대법원도,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관심과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므로, 정부 또는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고,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 또는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언론보도 등으로 인하여 그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에 관여한 공직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다소 저하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보도의 내용이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그 보도로 인하여 곧바로 공직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성립되지는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1. 9. 2. 선고 2010도17237 판결 참조).
(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헌법 제21조 제4항 후문, 민법 제751조 제1항), 법원은 가해자에 대해 피해자의 청구에 의하여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민법 제764조). 또한 그 피해자가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에 직접 반론을 게시할 수 있고, 해당 명예훼손 정보를 처리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그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으며(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1항), 방송통신위원회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에 대해서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운영자로 하여금 그 처리를 거부·정지·제한하도록 명할 수 있다(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2호, 제2항). 나아가 피해자는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하여 피해를 입은 경우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반론보도를 청구할 수 있는 등(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 제16조 제1항) 형사처벌 이외에 별도의 구제절차가 마련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징벌적 손해배상을 통해 형벌을 대체하는 위하력과 예방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입법례와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만으로는 형벌과 같은 위하력과 예방효과를 확보하기 어렵다. 민사상 구제수단의 경우 소송비용 부담이 크고 소송기간도 장기간일 수 있어 비록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그로 인한 손해를 신속히 회복하기는 어려우며, 정보통신망에서의 정보는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반복·재생산되며 확산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적 표현을 모두 확인하여 직접 반박하거나 그 삭제를 일일이 요구하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언론사에 정정보도·반론보도를 청구하는 것은 언론사가 아닌 일반 개인이 행한 명예훼손적 표현에 대해서는 적합한 구제수단이 될 수 없고, 무엇보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에 비방 목적의 거짓사실이 광범위하게 유포된 이후에는 사후적 구제수단만으로 실추된 명예를 완전히 회복하기 어렵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구제수단들이 비방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에 공연히 거짓의 사실을 적시하는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를 방지하기에 충분한 대체수단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마) 사정이 이와 같다면, 심판대상조항은 익명성·비대면성·전파성이 크다는 매체(정보통신망)의 특성과 일단 훼손되면 다른 구제수단을 통하여 완전한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보호법익(외적 명예)의 특성을 고려하여, 일정한 목적·행위태양·내용 등의 요건이 충족되는 범위에서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를 한정적으로 규제함으로써 표현의 자유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 할 것이므로, 피해의 최소성도 인정된다.
(4)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정보통신망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한되는 측면이 있더라도, 그 제한의 정도가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피해자가 겪게 될 명예의 실추를 방지하고 인격권을 보호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과 제한되는 사익 사이에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5)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라. 형벌체계상 균형 상실로 인한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어떤 유형의 범죄에 대하여 특별히 형을 가중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가중의 정도가 통상의 형사처벌과 비교하여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이어서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형벌체계에 있어서 법정형의 균형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 헌법상 절대원칙은 아니다.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로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헌재 2021. 2. 25. 2019헌바58 참조). 그러므로 보호법익과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 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2) 형법 제307조 제2항, 제309조 제2항과의 비교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형법 제309조 제2항의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한편,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그 징역형 또는 벌금형의 상한이 가중되어 있는바, 이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문제된다.
형법 제307조 제2항, 제309조 제2항과 심판대상조항은 공공연하게 거짓(허위)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인 ‘비방할 목적’을 요구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거나 저해하려는 인식 내지 인용을 넘어 사람의 명예에 대한 가해의 의사나 목적이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형법 제307조 제2항의 명예훼손죄와 구성요건이 다르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비방할 목적으로 거짓의 사실을 드러낸 경우만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타인에 대한 표현행위가 익명성·비대면성·전파성을 바탕으로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그 진위 확인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소위 ‘퍼나르기’ 또는 ‘찌라시’의 형태로 표현물이 확대·재생산됨으로써 명예훼손의 정도와 범위가 광범위하게 커진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므로, 형법 제307조 제2항 및 제309조 제2항의 명예훼손죄와 구성요건이 다르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거짓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심판대상조항)’는 일반적인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2항)’ 및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9조 제2항)’에 비하여 행위불법과 결과불법이 가중된다 할 것이므로, 입법자가 이러한 죄질의 차이를 고려하여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을 가중하여 규정한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3) 형법 제311조와의 비교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모욕행위’는 정보통신망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어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로 처벌되고 있음에 반하여,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거짓사실 적시 명예훼손행위’는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가중처벌되고 있는데, 이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문제된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모욕행위’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거짓사실 적시 명예훼손행위’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범죄행위가 이루어진다는 점, 그 보호법익이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적 명예라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명예훼손행위는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하는 것으로서, 구체적 사실이 아닌 단순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으로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모욕행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대법원 1987. 5. 12. 선고 87도739 판결 참조).
또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거짓사실 적시 명예훼손행위’의 경우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의 익명성·비대면성·전파성으로 인하여 사실의 진위 여부가 확인되기도 전에 거짓사실이 무분별하게 확산됨으로써 여론을 왜곡하고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불가능하게 훼손할 위험성이 크다. 반면, 모욕행위는 구체적 사실이 아닌 행위자의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에 불과하므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전달되더라도 왜곡된 여론의 확대·재생산에 영향을 미치기에 상대적으로 어려운 구조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모욕행위’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거짓사실 적시 명예훼손행위’는 그 행위태양과 불법성의 정도가 다르다 할 것이므로, 입법자가 이러한 죄질의 차이를 고려하여 모욕행위와 달리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행위에 대한 법정형을 가중하여 규정한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 김△△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8헌바475(병합)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 등 위헌소원
2019헌마116(병합)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관한 법률 제70조 위헌확인
청 구 인 1. 신○○(2015헌바438)국선대리인 변호사 구은미
2. 김□□(2018헌바475)국선대리인 변호사 한위수
3. 김△△(2019헌마116)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상훈
당 해 사 건 1. 대법원 2015도16013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2015헌바438)
2. 서울북부지방법원 2018고정434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2018헌바475)
[주 문]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 김△△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2015헌바438
청구인 신○○는 2013. 6. 2.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4. 9. 25.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대구지방법원 2014고단24). 이후 위 청구인은 항소하였으나 2015. 9. 24. 항소기각되고(대구지방법원 2014노3741), 상고하였으나 2015. 12. 10. 상고기각되었다(대법원 2015도16013).
청구인은 상고심 재판 계속 중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2015. 12. 10. 기각되었다(대법원 2015초기947). 이에 청구인은 위 법률조항이 명확성원칙, 과잉금지원칙, 평등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2015. 12. 22.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18헌바475
청구인 김□□는 2016. 3. 14.부터 2017. 1. 26.까지 여러 번에 걸쳐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8. 10. 18.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8고정434).
청구인은 위 재판 계속 중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8. 10. 18. 기각되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8초기1160). 이에 청구인은 위 법률조항 등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2018. 11. 28.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2019헌마116
청구인 김△△은 2018. 4. 13.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피의사실로, 2019. 1. 29. 보호관찰소 선도위탁 조건부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광주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3581호).
청구인은 위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면서 2019. 1. 30.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 신○○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의 위헌확인을, 청구인 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 형법 제37조, 제38조, 제69조 제2항, 제70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34조의 위헌확인을, 청구인 김△△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전체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청구인들이 구체적인 위헌성을 주장하고 청구인들에게 적용되는 법률조항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2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및 청구인 김△△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된 것)
제70조(벌칙) ②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관련조항]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된 것)
제70조(벌칙) ③ 제1항과 제2항의 죄는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07조(명예훼손)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09조(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제307조 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제1항의 방법으로 제307조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2015헌바438
심판대상조항은 ‘비방할 목적’의 개념 및 범위가 매우 모호하여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 그 의미내용을 일의적으로 확정하기 어려우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은 그 죄질과 행위의 결과가 매우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비방할 목적’ 및 ‘정보통신망을 통하여’라는 사정만으로 그 피해 정도를 고려함이 없이 형법상의 명예훼손죄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보다 법정형의 상한을 가중하여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아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행위에 대하여 특별히 형을 가중할 필요가 있다는 사정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모욕 등의 경우와 차별하여 명예훼손의 경우만을 가중처벌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 2018헌바475
심판대상조항은 ‘비방할 목적’의 개념 및 범위가 매우 모호하여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 그 의미내용을 일의적으로 확정하기 어려우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정보통신망에서의 거짓사실의 표현행위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데, 정보통신망에서 명예훼손을 당한 사람은 직접 반박문을 게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 대하여 게시글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으며, 민사상 손해배상을 제기할 수 있는 등 표현의 자유 제한을 최소화하면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형사처벌의 두려움으로 인하여 표현의 자유의 근본적 기능이 훼손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다. 2019헌마116
심판대상조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는 바, 이때 ‘사람’의 특정 여부를 불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명확성원칙에 위반되고, 피해자가 자신의 신분증을 게시판에 올림으로써 자신을 피해자로 특정할 수 있도록 하였는지에 따라 명예훼손 행위자의 형사처벌 여부가 달라지도록 함으로써 평등원칙에 위반되며, 이는 결국 피해자로 하여금 자신의 신분증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도록 강제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표현의 자유,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1) 심판대상조항은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형사처벌하고 있는바, 그 ‘사람을 비방할 목적’의 의미내용이 불분명하여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문제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문제된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이 형법상 명예훼손죄, 모욕죄와의 관계에서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현저히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문제된다.
(2) 청구인 신○○는, 심판대상조항이 형법상 명예훼손죄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보다 법정형의 상한을 가중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결국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이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와의 관계에서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현저히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주장이라 할 것이므로, 이를 평등원칙 위반 여부에서 살펴보도록 한다.
(3) 청구인 김△△은, 심판대상조항이 피해자가 자신의 신분증을 게시판에 올림으로써 자신을 피해자로 특정할 수 있도록 하였는지에 따라 명예훼손 행위자의 형사처벌 여부가 달라지도록 함으로써 평등원칙에 위반되며, 이는 결국 행위자를 처벌하기 위해 피해자로 하여금 자신의 신분증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도록 강제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명예훼손죄의 성립에 있어 피해자의 특정은 중요한 요소라 할 것이나, 심판대상조항은 명예훼손적 표현행위와 주변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해자가 특정될 수 있어야 행위자를 형사처벌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할 뿐, 피해자가 자신의 인적사항이 기재된 신분증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는지 여부에 따라 행위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달라질 수 있음을 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행위자를 명예훼손죄로 처벌하기 위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자신의 신분증을 스스로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도록 강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잘못된 전제 하에 이루어진 위 주장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입법에 있어서 명확성원칙은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현대 민주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국민주권주의 이념의 실현에 불가결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불명확한 규범에 의한 표현의 자유의 규제는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에 대한 위축 효과를 야기하고, 그로 인하여 다양한 의견·견해·사상의 표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그러한 표현들이 상호 검증을 거치도록 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본래 기능을 상실하게 한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헌법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명확성원칙은 죄형법정주의에서도 요청된다. 헌법 제12조 및 제13조의 죄형법정주의는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며, 여기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여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모든 법규범의 문언을 순수하게 기술적 개념만으로 구성하는 것은 입법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다소 광범위하여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는 없다(헌재 2009. 5. 28. 2006헌바109등; 헌재 2013. 6. 27. 2012헌바37 참조).
(2) 심판대상조항의 보호법익은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로서 외적 명예이고, 심판대상조항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은 고의 외에 추가로 요구되는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이다.
‘사람’의 사전적 의미는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즉 인간을 의미하나, 민법은 ‘사람(人)’을 자연인(自然人)뿐만 아니라 법인(法人)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함으로써 이를 사전적 의미보다 더 넓게 인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법원도 명예훼손죄에 있어 ‘사람’에는 자연인뿐만 아니라 법인도 포함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369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비방’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비웃고 헐뜯어서 말하는 것을, ‘목적’의 사전적 의미는 실현하려고 하는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을 의미한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자연인 또는 법인)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거나 저해하려는 인식 내지 인용을 넘어 사람의 명예에 대한 가해의 의사나 목적을 의미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람, 비방, 목적’이라는 용어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에서만 사용되는 고유한 개념이 아니라 일반인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거나 다른 법령들에서도 사용되는 일반적인 용어로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관의 보충적 해석 작용 없이도 일반인들이 그 대강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다(헌재 2016. 2. 25. 2013헌바105등 참조).
나아가 명예훼손죄의 보호법익이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적 명예인 점을 고려하여, 대법원은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반드시 사람의 성명을 명시하여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람의 성명을 명시하지 않은 허위사실의 적시행위도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사정과 종합 판단하여 그것이 어느 특정인을 지목하는 것인가를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에는 그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죄를 구성한다.’라고 판시하고 있고(대법원 1982. 11. 9. 선고 82도1256 판결;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도1122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관의 보충적 해석을 통해 피해자가 특정될 것을 요하는 것으로 ‘사람’의 의미가 분명하게 해석되고 있다.
(3) 그렇다면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의 의미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이를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해석이나 적용 가능성이 있는 불명확한 개념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
(1) 표현의 자유 보장과 개인의 명예 보호
헌법은 제21조 제1항에서 언론·출판의 자유를 정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의 자유는 전통적으로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므로, 오늘날 민주국가에서 국민이 갖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헌재 1992. 2. 25. 89헌가104 참조). 다만, 헌법 제21조 제4항 본문은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표현의 자유 보장과 개인의 명예 보호에 조화를 이루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위 헌법조항의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헌재 2012. 5. 31. 2010헌마88 참조).
(2)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명예훼손적 표현이 표현의 자유의 한 내용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사실의 적시가 공연히 이루어진다면 그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로서 외적 명예는 훼손되고, 그로 인해 상대방의 인격권이 침해될 수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외적 명예는 의사소통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최소한의 자격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대화의 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우리의 실존을 지켜주는 핵심적 권리로 이해할 수 있다. 오늘날 사실 적시의 매체가 매우 다양해짐에 따라 명예훼손적 표현의 전파속도와 파급효과는 광범위해지고 있으며, 일단 훼손되면 그 완전한 회복이 쉽지 않다는 외적 명예의 특성에 따라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를 제한해야 할 필요성은 더 커지게 되었다(헌재 2021. 2. 25. 2017헌마1113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개인의 명예, 즉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이러한 금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는 것은 그러한 명예훼손적 표현행위에 대해 상당한 억지효과를 가질 것이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3) 피해의 최소성
(가) 다른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이 적시되면,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이 갖는 익명성·비대면성·전파성으로 말미암아 그 명예훼손적 표현행위에 대한 반론과 토론을 통한 자정작용이 사실상 무의미한 경우도 적지 않다. 거짓사실 유포에서 시작된 신상털기 등으로 말미암아 한 개인에 대한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정보통신망에 살포되기도 함으로써 피해자의 인격권이 침해되고 회복불능의 상황에 처해질 위험 또한 존재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터넷 이용이 상당한 정도로 보편화됨에 따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 범죄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명예와 체면을 중시하는 전통적 가치관의 영향으로 정보통신망에서의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로 피해를 입은 개인이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도 발생하는 등, 그 사회적 피해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므로 한편으로는 표현의 자유의 보장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의 외적 명예라는 보호법익과 우리 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정보통신망에 공연히 거짓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행위를 규제함으로써 인격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외면할 수 없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현실적 필요성을 고려하여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를 규제하면서도, 그 표현의 목적·매체·내용 등을 묻지 않고 모든 표현의 자유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① 비방할 목적으로 ②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③ 공공연하게 ④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⑤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행위’만을 제한하고 있다.
우선, 심판대항조항은 ‘비방할 목적’이란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을 요구함으로써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에서 공공연하게 적시되는 명예훼손적 표현행위 중에서도 정보전달, 공공의 이익을 위한 문제제기 등의 범위를 넘어 사람의 명예에 대한 가해의 의사나 목적을 가진 표현만이 금지되도록 그 규제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에 대법원은 ‘비방할 목적’의 의미를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 있어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다고 보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되며,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판시함으로써, ‘비방할 목적’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고 있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10864 판결 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비방할 목적의 명예훼손적 표현행위 중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것만을 규제하는데, 이때 ‘정보통신망’이란 전기통신사업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하거나 전기통신설비와 컴퓨터 및 컴퓨터의 이용기술을 활용하여 정보를 수집·가공·저장·검색·송신 또는 수신하는 정보통신체제를 의미하고(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1항 제1호), ‘공공연하게’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지 아니하거나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없는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는 심판대상조항의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은 비방할 목적이 있고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명예훼손적 표현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거짓의 사실’이고, 그러한 표현을 하는 자가 그 내용이 거짓의 사실이라는 점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과 의사(고의)가 있을 것을 요구한다. 이와 더불어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3항은 심판대상조항의 죄를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하여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형사처벌을 통한 인격권 보호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나친 위축효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을 처벌하는 것은 자칫 공적인 인물이나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제한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명예훼손적 표현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이 공적인물이나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제한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해석·적용하고 있다.
즉, 헌법재판소는, 명예훼손 관련 실정법을 해석·적용할 때에는 공적 인물과 사인, 공적 관심 사안과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 간에는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야 하고, 공적 인물의 공적 활동에 대한 명예훼손적 표현은 그 제한이 더 완화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헌재 1999. 6. 24. 97헌마265; 헌재 2013. 12. 26. 2009헌마747 참조). 대법원도,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관심과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므로, 정부 또는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고,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 또는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언론보도 등으로 인하여 그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에 관여한 공직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다소 저하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보도의 내용이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그 보도로 인하여 곧바로 공직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성립되지는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1. 9. 2. 선고 2010도17237 판결 참조).
(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헌법 제21조 제4항 후문, 민법 제751조 제1항), 법원은 가해자에 대해 피해자의 청구에 의하여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민법 제764조). 또한 그 피해자가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에 직접 반론을 게시할 수 있고, 해당 명예훼손 정보를 처리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그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으며(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1항), 방송통신위원회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에 대해서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운영자로 하여금 그 처리를 거부·정지·제한하도록 명할 수 있다(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2호, 제2항). 나아가 피해자는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하여 피해를 입은 경우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반론보도를 청구할 수 있는 등(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 제16조 제1항) 형사처벌 이외에 별도의 구제절차가 마련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징벌적 손해배상을 통해 형벌을 대체하는 위하력과 예방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입법례와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만으로는 형벌과 같은 위하력과 예방효과를 확보하기 어렵다. 민사상 구제수단의 경우 소송비용 부담이 크고 소송기간도 장기간일 수 있어 비록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그로 인한 손해를 신속히 회복하기는 어려우며, 정보통신망에서의 정보는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반복·재생산되며 확산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적 표현을 모두 확인하여 직접 반박하거나 그 삭제를 일일이 요구하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언론사에 정정보도·반론보도를 청구하는 것은 언론사가 아닌 일반 개인이 행한 명예훼손적 표현에 대해서는 적합한 구제수단이 될 수 없고, 무엇보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에 비방 목적의 거짓사실이 광범위하게 유포된 이후에는 사후적 구제수단만으로 실추된 명예를 완전히 회복하기 어렵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구제수단들이 비방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에 공연히 거짓의 사실을 적시하는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를 방지하기에 충분한 대체수단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마) 사정이 이와 같다면, 심판대상조항은 익명성·비대면성·전파성이 크다는 매체(정보통신망)의 특성과 일단 훼손되면 다른 구제수단을 통하여 완전한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보호법익(외적 명예)의 특성을 고려하여, 일정한 목적·행위태양·내용 등의 요건이 충족되는 범위에서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를 한정적으로 규제함으로써 표현의 자유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 할 것이므로, 피해의 최소성도 인정된다.
(4)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정보통신망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한되는 측면이 있더라도, 그 제한의 정도가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피해자가 겪게 될 명예의 실추를 방지하고 인격권을 보호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과 제한되는 사익 사이에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5)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라. 형벌체계상 균형 상실로 인한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어떤 유형의 범죄에 대하여 특별히 형을 가중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가중의 정도가 통상의 형사처벌과 비교하여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이어서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형벌체계에 있어서 법정형의 균형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 헌법상 절대원칙은 아니다.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로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헌재 2021. 2. 25. 2019헌바58 참조). 그러므로 보호법익과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 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2) 형법 제307조 제2항, 제309조 제2항과의 비교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형법 제309조 제2항의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한편,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그 징역형 또는 벌금형의 상한이 가중되어 있는바, 이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문제된다.
형법 제307조 제2항, 제309조 제2항과 심판대상조항은 공공연하게 거짓(허위)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인 ‘비방할 목적’을 요구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거나 저해하려는 인식 내지 인용을 넘어 사람의 명예에 대한 가해의 의사나 목적이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형법 제307조 제2항의 명예훼손죄와 구성요건이 다르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비방할 목적으로 거짓의 사실을 드러낸 경우만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타인에 대한 표현행위가 익명성·비대면성·전파성을 바탕으로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그 진위 확인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소위 ‘퍼나르기’ 또는 ‘찌라시’의 형태로 표현물이 확대·재생산됨으로써 명예훼손의 정도와 범위가 광범위하게 커진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므로, 형법 제307조 제2항 및 제309조 제2항의 명예훼손죄와 구성요건이 다르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거짓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심판대상조항)’는 일반적인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2항)’ 및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9조 제2항)’에 비하여 행위불법과 결과불법이 가중된다 할 것이므로, 입법자가 이러한 죄질의 차이를 고려하여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을 가중하여 규정한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3) 형법 제311조와의 비교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모욕행위’는 정보통신망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어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로 처벌되고 있음에 반하여,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거짓사실 적시 명예훼손행위’는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가중처벌되고 있는데, 이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문제된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모욕행위’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거짓사실 적시 명예훼손행위’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범죄행위가 이루어진다는 점, 그 보호법익이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적 명예라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명예훼손행위는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하는 것으로서, 구체적 사실이 아닌 단순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으로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모욕행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대법원 1987. 5. 12. 선고 87도739 판결 참조).
또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거짓사실 적시 명예훼손행위’의 경우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의 익명성·비대면성·전파성으로 인하여 사실의 진위 여부가 확인되기도 전에 거짓사실이 무분별하게 확산됨으로써 여론을 왜곡하고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불가능하게 훼손할 위험성이 크다. 반면, 모욕행위는 구체적 사실이 아닌 행위자의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에 불과하므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전달되더라도 왜곡된 여론의 확대·재생산에 영향을 미치기에 상대적으로 어려운 구조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모욕행위’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거짓사실 적시 명예훼손행위’는 그 행위태양과 불법성의 정도가 다르다 할 것이므로, 입법자가 이러한 죄질의 차이를 고려하여 모욕행위와 달리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행위에 대한 법정형을 가중하여 규정한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 김△△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