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마211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1년 3월 25일

결정 전문

사 건 2019헌마211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외 5인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좋은담당변호사 정희장
피 청 구 인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8. 11. 26.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18년 형제9724호 사건에서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각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모두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2018. 11. 26. 피청구인으로부터 모욕 혐의로 각 기소유예처분(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18년 형제9724호, 이하 ‘이 사건 각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들은 김□□과 공모하여 2018. 4. 15. 교회 주보에 ‘박○○가 악한 심사로 담임목사 김□□을 고소하여 악행을 저질렀다’는 내용을 기재하여 배포하고, 2018. 4. 22. 교회 주보에 같은 내용을 기재하여 배포함으로써 박○○를 각 모욕하였다.』

나. 청구인들은 이 사건 각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9. 2. 22.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청구인들이 교회 주보에 위와 같이 기재한 행위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진실한 사실을 교인들에게 알려야 할 공적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서 모욕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설령 모욕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서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부산 ○○구 ○○로 (주소 생략)에 있는 ‘△△교회’(이하 ‘이 사건 교회’라 한다) 집사인 박○○는 2018. 2. 19. 이 사건 교회 담임목사인 김□□을 교회 회비 48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발하였다(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18년 형제4231호, 위 사건에서 김□□은 2018. 7. 25.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2) 김□□과 이 사건 교회 시무장로인 청구인들 6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이 사건 교회 당회는 2018. 4. 13. 개최된 임시당회에서 6명의 찬성으로, 박○○에 대하여 ‘성경이 금하는 세상법정에 형제를 송사하는 행위를 하고도 반성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제명 및 출교를 결의하였다.

(3) 김□□과 청구인들은 2018. 4. 15. 및 2018. 4. 22. 이 사건 교회 주보의 소식란에 ‘당회는 정관에 따라 박○○를 제명, 출교 조치하였다. 이는 박○○가 당회에서 재가한 교통비 48만 원에 대하여 너그러운 형제애를 발휘하지 아니하고 악한 심사로 김□□ 담임목사를 경찰에 고소하였는바, 목회를 훼방하여 성경이 금하는 수사기관에 형제를 고소하는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라고 기재하여 이를 이 사건 교회에 비치하였다(이하 ‘이 사건 주보 작성 및 비치 행위’라 한다).

(4) 박○○는 2018. 4. 16. 이 사건 주보 작성 및 비치 행위에 관하여 김□□과 청구인들을 고소하였고, 피청구인은 2018. 11. 26. 김□□의 모욕의 점에 대하여서는 벌금 30만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하는 한편, 청구인들의 각 모욕의 점에 대하여서는 이 사건 각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5) 그런데 김□□에 대한 약식명령 청구사건(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18고약7810)은 공판절차로 회부(같은 법원 2019고단449)되어 2019. 7. 26. ‘이 사건 주보 작성 및 비치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검사가 항소(부산지방법원 2019노2513)하였으나, 2020. 1. 9.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되어 2020. 1. 17. 위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판단
(1)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도266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청구인들은 박○○의 김□□에 대한 고발행위를 ‘악한 심사’로 행한 ‘악행’이라고 지칭함으로써 박○○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을 표현하였다.

(2) 그런데 청구인들은 이 사건 교회 당회의 구성원들로서 이 사건 교회 집사인 박○○에 대하여 제명 및 출교를 결의하였고, 이는 교인들에게 적절하게 고지하고 그 사유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할 필요가 있는 사안에 해당한다.
한편, 성경에는 성도 간의 다툼을 밖에 고발하지 말라는 취지의 기재가 있고, 대한○○교○○회 권징조례 제3조는 "교인, 직원, 치리회를 불문하고 교훈과 심술과 행위가 성경에 위반되는 것이나 혹 사정이 악하지 아니할지라도 다른 사람으로 범죄하게 한 것이나 덕을 세움에 방해되게 하는 것이 역시 범죄이다"라고 규정하는 등 기독교에서는 성경에 반하는 행동을 ‘악’으로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교회 당회의 입장에서 교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건 교회 주보를 통하여 박○○에 대한 책벌을 공지하면서 박○○의 김□□에 대한 고발행위가 그 징계사유임을 설명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악한 심사’, ‘악행’ 등의 표현이 수반된 것인데, 위와 같은 선악의 가치 판단은 성경 내용과 관련된 것으로 징계사유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는 지나친 표현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나아가 청구인들과 이 사건 주보 작성 및 비치 행위를 함께 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죄책이 가장 크다고 보아 모욕죄로 약식명령이 청구되었던 김□□에 대하여서도 ‘이 사건 주보 작성 및 비치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들의 이 사건 주보 작성 및 비치 행위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함에도, 피청구인은 이 사건 주보 작성 및 비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판단 없이 곧바로 청구인들의 모욕죄가 각 성립함을 인정하고 이 사건 각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3) 따라서 이 사건 각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각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