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가2

구 수질환경보전법 제61조 위헌제청

결정일: 2021년 4월 29일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관하여 비난할 근거가 되는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에 대하여 형벌을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는바, 이는 헌법상 법치국가원리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된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구 수질환경보전법(1995. 12. 29. 법률 제5095호로 개정되고, 2004. 10. 22. 법률 제72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 제1호
구 수질환경보전법(1995. 12. 29. 법률 제5095호로 개정되고, 2005. 3. 31. 법률 제745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제5호

결정 전문

사 건 2019헌가2 구 수질환경보전법 제61조 위헌제청
제 청 법 원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당 해 사 건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8고단717 수질환경보전법위반
[주 문]
구 수질환경보전법(1995. 12. 29. 법률 제5095호로 개정되고, 2004. 10. 22. 법률 제72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중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57조 제5호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도 해당조의 벌금형을 과한다’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 유]
1. 사건개요
당해 사건의 피고인인 ○○ 주식회사는 구역화물자동차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인데, 1997. 1. 6.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으로부터 "그 사용인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1996. 9. 6. 업무상 과실로 특정수질유해물질인 유류를 공공수역에 유출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약식명령을 고지받아 위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96고약7569). 피고인은 2018. 6. 22. 위 약식명령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여(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8재고약1), 같은 해 7. 4. 재심개시결정을 받아 공판절차에 회부되었다(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8고단717).
제청법원은 2019. 1. 2. 구 수질환경보전법 제61조 중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57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도 해당조의 벌금형을 과한다’ 부분에 대하여 직권으로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2. 심판대상
피고인의 사용인은 1996. 9. 6. 구 수질환경보전법 제57조 제5호의 위반행위를 하였으므로, 심판대상을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수질환경보전법(1995. 12. 29. 법률 제5095호로 개정되고, 2004. 10. 22. 법률 제72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중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57조 제5호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도 해당조의 벌금형을 과한다’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수질환경보전법(1995. 12. 29. 법률 제5095호로 개정되고, 2004. 10. 22. 법률 제72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 또는 법인이나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56조 내지 제59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각 해당조의 벌금형을 과한다.

[관련조항]
구 수질환경보전법(1995. 12. 29. 법률 제5095호로 개정되고, 2005. 3. 31. 법률 제745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벌칙)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5.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제29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위반하여 특정수질유해물질등을 누출ㆍ유출시킨 자
구 수질환경보전법(1995. 12. 29. 법률 제5095호로 개정되고, 2004. 10. 22. 법률 제72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배출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공공수역에 특정수질유해물질, 폐기물관리법에 의한 지정폐기물, 석유사업법에 의한 석유제품 및 원유(석유가스를 제외한다. 이하 "유류"라 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의한 유독물, 농약관리법에 의한 농약을 누출·유출시키거나 버리는 행위

3. 제청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 이유
헌법재판소는 2010. 11. 25. 2010헌가88 결정에서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2005. 3. 31. 법률 제7459호로 개정된 것) 제81조 중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에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77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도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한다.’ 부분이 법치국가원리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심판대상조항은 위 결정의 심판대상조항과 그 내용이 대동소이하므로 같은 이유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인다.

4. 판단
형벌은 범죄에 대한 제재로서 그 본질은 법질서에 의해 부정적으로 평가된 행위에 대한 비난이다. 만약 법질서가 부정적으로 평가한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결과의 발생이 누군가의 잘못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누군가에게 형벌을 가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이 "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라는 책임주의는 형사법의 기본원리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원리로부터 도출되는 원리이고, 법인의 경우도 자연인과 마찬가지로 책임주의원칙이 적용된다.
심판대상조항은 법인의 대리인ㆍ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이하 ‘종업원 등’이라 한다)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공공수역에 특정수질유해물질등을 누출ㆍ유출시킨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면 곧바로 그 법인에게도 종업원 등에 대한 처벌 조항에 규정된 형을 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법인의 가담 여부나 이를 감독할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법인에 대한 처벌요건으로 규정하지 않고, 달리 법인이 면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하지 않은 채, 곧바로 법인을 종업원 등과 같이 처벌하는 것이다. 그 결과, 법인은 선임ㆍ감독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에도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형벌을 부과받게 된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관하여 비난할 근거가 되는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에 대하여 형벌을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는바, 이는 헌법상 법치국가원리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된다(헌재 2019. 4. 11. 2017헌가30; 헌재 2020. 6. 25. 2020헌가7 참조).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