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마482

행정부작위 위헌확인

결정일: 2021년 5월 18일

결정 전문

사 건 2021헌마482 행정부작위 위헌확인
청 구 인 1. 김○○
2. 신○○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서인
담당변호사 임재홍, 김진경
피 청 구 인 국방부장관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의 지위 등
청구인 김○○은 김□□의 아버지, 청구인 신○○은 김□□의 어머니이다. 위 김□□은 유엔(UN)군사령부 공동경비대대 경비중대 ○○(직위생략)으로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Joint Security Area, 다음부터 ‘JSA’라 한다) 내 ○○GP(Guard Post)에서 근무하던 중, 1998. 2. 24. 12:20경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다음부터 ‘이 사건 사망’이라고 한다). 육군본부는 1998. 6. 8. 매화장보고서에 위 김□□(다음부터 ‘망인’이라고 한다)의 사망구분을 자살로 기록하였다.

나. 이 사건 사망에 대한 수사
(1) 1차 수사
육군 제1사단 헌병대는 1998. 2. 24.부터 미군 범죄수사대와 합동으로 이 사건 사망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였다. 1998. 3. 27.부터는 수사본부가 제1사단 헌병대에서 제1군단 헌병대로 격상되어 수사권을 인계받은 제1군단 헌병대가 1998. 4. 29.까지 이 사건 사망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였다. 군사법경찰관은 1998. 4. 29. 미군 측과 합동으로, 이 사건 사망에 대하여 정확한 자살 동기는 알 수 없으나 현장조사 및 증거물 감정결과 망인이 자신의 권총으로 자살하였다고 발표하였다.

(2) 2차 수사
위 수사기록을 송부 받은 육군본부 검찰부는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1998. 6. 1.부터 1998. 11. 29.까지 이를 재수사하였다. 군검찰은 미군 측으로부터 현장수거증거품을 반환받아 탄도, 화약반응에 대하여 감정을 실시하고 총성실험 비디오, 오디오 자료를 입수하여 분석하는 등 각종 조사를 한 다음 망인의 사인을 자살로 판단하였다.

(3) 3차 수사
위 수사결과에 대하여 계속 의혹이 제기되자, 국방부는 의혹해소를 위하여 특별합동조사단을 구성하였다. 특별합동조사단은 1998. 12. 9.부터 망인의 타살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 사건 사망에 관하여 전면 재조사하였다. 특별합동조사단은 현장방문 및 조사, 참고인 조사, 계좌추적 및 거짓말탐지기 검사 등 각종 실험 및 시험 실시, 법의학토론회 개최 등을 통하여 유가족이 제기한 의문사항 및 초동수사에서 미흡하였던 부분을 재조사하고 타살가능성과 자살가능성에 대하여 검토한 후 망인이 자살한 것으로 결론내리고, 1999. 4. 14. 망인이 지급받은 권총을 이용하여 자살한 것으로 수사결과를 언론에 발표하였다.

다. 국회 국방위원회 의정활동 보고서 발간
국회 국방위원회 ‘김□□ 중위 사건 진상규명 소위원회’는 1999. 5. 31. 의정보고서에서, 군수사기관의 부실 수사에 대한 의문 및 특별합동조사단 수사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망인은 타살되었을 수 있다’는 취지의 의정 활동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라. 이 사건 사망 관련 손해배상 소송 경과
(1) 청구인들과 망인의 동생 김△△은, 특별합동조사단을 비롯한 군수사기관이 이 사건 사망에 관한 수사과정에서 이미 사망원인을 자살로 결론 내린 상태에서 진상을 은폐ㆍ조작하거나 요식적인 수사를 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02. 1. 31. 그 청구가 모두 기각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99가합103871).

(2) 청구인들과 위 김△△은 항소하였는데, 서울고등법원은 2004. 2. 17. 위 나. (1) 항 기재 1차수사와 관련하여 군수사기관의 일부 수사과정에서 위법성이 인정되고 그로 인하여 정신적 손해를 입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위자료 합계 12,00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일부 인정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02나13814). 청구인들과 위 김△△, 대한민국은 모두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06. 12. 7. 그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대법원 2004다14932).

마.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2009년 결정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2009. 10. 21. 망인이 자살하였는지 또는 타살하였는지 여부 및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을 규명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사망은 군의문사 사건의 진상을 명백히 밝히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군의문사 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 제25조에 따라 진상규명불능 결정을 하였다.

바. 육군본부 전사망심의위원회의 2010년 재심의 결정
육사총동창회, 청구인 김○○ 등은 2010년 8월경 육군본부를 상대로 망인의 사망구분에 대해 재심의하여 이를 ‘자살’에서 ‘순직’으로 변경할 것 등을 요청하였다. 육군본부 전사망심의위원회는 2010. 11. 23. ‘군수사기관이 세 차례에 걸친 수사결과 자살로 결론내린 점, 대법원은 수사결론에 혼선을 일으킨 1차 수사 미흡의 잘못을 인정하였으나 군수사기관의 2, 3차 수사 결론은 긍정한 점,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및 기타 자료는 의혹을 제시하였으나 종전의 자살 결정을 번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점’ 등을 근거로 하여, 위 요청에 대해 기각결정을 하였다.

사. 국민권익위원회의 2012년 시정권고 의결
청구인 김○○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육군본부의 위 바. 항 기재 기각결정은 부당하므로 망인을 순직으로 처리해달라는 내용의 신청을 하였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자문의뢰결과와 감정의뢰회보 및 각 기관의 수사, 조사기록, 판결문 등을 종합검토한 후, 2012. 8. 6. 육군참모총장에 대하여 군 수사기관의 초동수사 과실 등으로 인해 사망원인이 불분명하게 된 망인의 순직 여부에 대해 재심의하여 순직으로 인정할 것을 시정권고한다는 내용을 의결하였다.

아.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의 2017년 순직결정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2017. 9. 1.경 망인의 사망구분에 대하여, 군인사법 시행령 제60조의23 제1항 제2호 별표8의 "순직Ⅰ형에 해당하지 않는 경계ㆍ수색ㆍ매복ㆍ정찰활동ㆍ첩보활동 등의 직무수행(이와 직접 관련된 준비 또는 정리행위, 직무수행을 위하여 목적지까지 이동하거나 직무수행 종료 후 소속부대 등으로 이동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중 사망한 사람"의 순직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아 순직Ⅱ형(2-2-1)으로 결정하였다.

자. 청구인들의 대한민국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청구인들은, 대한민국이 이 사건 사망에 대하여 순직결정을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망 이후 순직결정이 이루어진 2017. 9. 1.에 이르기까지 순직처리를 거부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하여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대한민국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19. 3. 27. 그 청구가 모두 기각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합537222). 청구인들은 항소하였지만, 2020. 8. 20. 그 항소가 모두 기각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9나2018196). 청구인들은 상고하였으나, 2021. 2. 25. 그 상고도 모두 기각되었다(대법원 2020다262373).

차.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
청구인들은 2021. 4. 28. ‘피청구인이 1998. 2. 24. JSA ○○GP(Guard Post)에서 사망한 망인의 군인사법 법령상 사망구분에 관하여 2017. 9. 1. 전까지 자살 등 일반사망에서 진상규명불능 등 순직으로 결정을 변경하면서, 사망구분을 변경하게 된 경위를 공포하지 아니한 부작위’로 인해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 등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며,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단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이에 의거하여 기본권의 주체가 행정행위 내지 공권력의 행사를 청구할 수 있음에도 공권력의 주체가 그 의무를 해태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여기서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가 의미하는 바는, 첫째, 헌법상 명문으로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경우, 둘째, 헌법의 해석상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도출되는 경우, 셋째,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등을 포괄한다(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참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들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이 사건 사망 이후부터 순직결정이 이루어진 2017. 9. 1.경까지 이 사건 사망에 대한 순직처리가 위법하게 거부 또는 지연 되었다는 등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법원은 진상규명 불능의 사망과 순직결정에 관한 상당한 기간에 걸친 법령의 보완ㆍ정비, 국민권익위원회의 육군참모총장에 대한 심사 보류 요청 등 여러 사정을 토대로, 청구인들이 문제 삼은 순직처리 거부 또는 지연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로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합537222; 서울고등법원 2019나2018196; 대법원 2020다262373). 청구인들은 이 사건 헌법소원에 이르러 이 사건 사망에 대한 순직결정이 뒤늦게 이루어진 것이 부당함을 다시 주장하며 ‘피청구인이 망인의 군인사법 법령상 사망구분에 관하여 2017. 9. 1.전까지 자살 등 일반사망에서 진상규명불능 등 순직으로 결정을 변경하면서 사망구분을 변경하게 된 경위를 공포하지 아니한 부작위’를 다투고 있으나, 헌법 규정이나 헌법의 해석상 그와 같은 구체적인 작위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울러 군인사법 등 다른 관련 법령상으로도 청구인들이 다투고 있는 내용과 같은 피청구인의 작위의무가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국, 피청구인에게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청구인들이 다투는 부작위는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