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9헌바177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1항 제4호 위헌소원
결정일: 2021년 5월 27일
결정요지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가 규정한 범죄의 구성요건은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하는 것’인 반면,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한 범죄의 구성요건은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시정조치 명령을 받고도 이에 응하지 아니한 것’이어서 구성요건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두 죄는 처벌대상이 되는 기본적 사실관계로서의 행위를 달리한다.
나아가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가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한 위반자의 행위 자체를 위법한 것으로 보아 처벌하는 것인 데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은 위법한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이 방치되는 것을 막고자 행정청이 시정조치를 명하였음에도 위반자가 이에 불응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아 처벌하는 것이므로, 양자는 보호법익과 입법목적에서도 차이가 있다. 또한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형사처벌 시에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시정조치 명령 불응행위까지 함께 평가된다고 할 수 없어 심판대상조항이 처벌하고자 하는 시정조치 명령 불응행위가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 영업행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13조 제1항의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아가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가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한 위반자의 행위 자체를 위법한 것으로 보아 처벌하는 것인 데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은 위법한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이 방치되는 것을 막고자 행정청이 시정조치를 명하였음에도 위반자가 이에 불응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아 처벌하는 것이므로, 양자는 보호법익과 입법목적에서도 차이가 있다. 또한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형사처벌 시에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시정조치 명령 불응행위까지 함께 평가된다고 할 수 없어 심판대상조항이 처벌하고자 하는 시정조치 명령 불응행위가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 영업행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13조 제1항의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52호로 개정된 것) 제18조 제1항 제1호, 제39조 제1항 제1호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2010. 3. 17. 법률 제1014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8조 제1항 제1호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2010. 3. 17. 법률 제1014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8조 제1항 제1호
결정 전문
사 건 2019헌바177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1항 제4호 위헌소원
청 구 인 주식회사 ○○대리인 변호사 박홍조
당 해 사 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정2078 할부거래에관한법률위반
[주 문]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52호로 개정된 것) 제48조 제1항 제4호 중 제39조 제1항 제1호 가운데 ‘제18조 제1항을 위반하는 경우’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변경전 상호: 주식회사 □□)은 국내·국외 여행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2012. 11.경부터 2016. 1. 24.경까지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을 하지 아니한 채 상조회원을 모집하고 선수금을 지급받는 등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하였다는 이유로 2016. 3. 10. 기소되어 2016. 8. 18. 벌금 10,000,000원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고합173), 이에 대한 청구인의 항소 및 상고가 순차 기각되어 2017. 5. 30. 위 벌금형이 확정되었다.
나. 청구인은 2016. 6. 29.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할부거래법’ 이라 한다) 제18조 제1항의 요건을 구비하여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을 하라는 취지의 시정조치 명령을 송달받았으나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할부거래에관한법률위반죄로 벌금 3,000,000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약13677). 이에 청구인은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제1심 계속 중 위와 같은 시정조치 명령 위반행위를 형사처벌 하도록 규정한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4호가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9. 4. 25. 벌금 3,000,000원이 선고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정2078), 같은 날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도 기각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초기977). 이에 청구인이 항소하였으나 2020. 7. 16. 항소가 기각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노1318), 상고하지 않아 위 벌금형이 확정되었다.
다. 청구인은 2019. 5. 28. 위 할부거래법 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1항 제4호 전부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당해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것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등록의무 위반에 대한 시정조치 명령 불응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그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52호로 개정된 것) 제48조 제1항 제4호 중 제39조 제1항 제1호 가운데 ‘제18조 제1항을 위반하는 경우’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52호로 개정된 것)
제48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해당 법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판매 또는 거래한 대금 총액의 3배에 상당하는 금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판매하거나 거래한 대금 총액의 3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 제39조 제1항에 따른 시정조치 명령에 응하지 아니한 자
[관련조항]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52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영업의 등록 등) ①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서류를 갖추어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도지사 또는 특별자치도지사(이하 "시·도지사"라 한다)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1. 상호·주소·전화번호·전자우편주소(영업소 및 대리점을 포함한다)·대표자의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 등을 적은 신청서
2. 자본금이 15억원 이상임을 증명하는 서류
3. 제27조에 따른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등의 체결 증명 서류
4. 그 밖에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총리령으로 정하는 서류
제39조(시정조치) ① 공정거래위원회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이 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에게 그 시정을 위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1. 제18조 제1항·제3항·제4항·제6항, 제19조, 제20조, 제22조, 제22조의2, 제23조부터 제26조까지, 제27조 제1항·제3항부터 제7항까지·제10항, 제32조, 제33조를 위반하는 경우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2010. 3. 17. 법률 제1014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8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해당 법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판매 또는 거래한 대금 총액의 3배에 상당하는 금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판매하거나 거래한 대금 총액의 3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8조 제1항을 위반하여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제40조 제2항에 따라 등록이 취소된 경우를 포함한다)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하는 자
3.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이미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을 하지 않고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하였다’는 사유로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벌금 10,000,000원을 선고받았는데, 그 후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을 하라는 취지의 시정조치 명령에 불응하였다는 이유로 다시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벌금 3,000,000원을 선고받았다. 심판대상조항은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을 강제하기 위한 것으로서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와 목적이 같고, 실질적으로 보면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이라는 동일한 기본적 사실관계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선불식 할부거래업의 등록제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는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도지사 또는 특별자치도지사에게 등록하여야 하는데(할부거래법 제18조 제1항),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 등록하려는 자는 상법상 회사로서 자본금이 15억 원 이상이어야 하고(할부거래법 제19조),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등록할 경우 선수금을 보전하기 위하여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 등을 체결하여야 하는바(할부거래법 제27조 제1항), 이러한 등록요건은 선불식 할부계약의 체결에 따른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고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는 등록을 함에 있어, 상호·주소·전화번호·전자우편주소(영업소 및 대리점을 포함한다)·대표자의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 등을 적은 신청서(할부거래법 제18조 제1항 제1호), 자본금이 15억 원 이상임을 증명하는 서류(같은 항 제2호), 할부거래법 제27조에 따른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 등의 체결 증명 서류(같은 항 제3호), 그 밖에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총리령으로 정하는 서류(같은 항 제4호)를 갖추어야 한다.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위와 같은 서류를 갖추어 선불식 할부거래업의 등록을 한 경우 시·도지사는 지체 없이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증을 교부하여야 한다(할부거래법 제18조 제2항).
다만, 할부거래법을 위반하여 벌금형을 선고받고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이 임원인 회사라던가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이 지배주주인 회사 등 할부거래법 제20조 제1호 내지 제4호에서 규정한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회사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 등록할 수 없다(할부거래법 제20조).
나.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등록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와 심판대상조항의 의의
할부거래법이 2010. 3. 17. 법률 제10141호로 전부개정되면서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었다. 즉, 할부거래법 제18조 제1항에서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등록의무를 규정하였고, 이 조항을 위반하여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였다(제48조 제1항 제1호). 그리고 동시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할부거래법 제18조 제1항을 위반하는 경우 해당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에게 그 시정을 위한 조치를 명할 수 있게 되었고(제39조 제1항 제1호), 이러한 시정조치 명령에 응하지 아니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었다(제48조 제1항 제3호). 그 후 할부거래법이 2015. 7. 24. 법률 제13452호로 개정되어 제48조 제1항의 제3호가 제4호로 위치를 옮기면서 현재의 심판대상조항과 같은 규정이 되었다.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 자체만으로도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게 되지만 위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을 별도로 둔 것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형사처벌을 받은 후에도 미등록 영업행위를 계속할 수 있어 행정청의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요청되었고,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시정조치 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는 시정조치 명령 위반행위에 대하여도 처벌 규정을 둘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 심판대상조항이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헌법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이중처벌금지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한번 판결이 확정되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국가형벌권의 기속원리로 헌법상 선언된 것으로서,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거듭 행사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 특히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1994. 6. 30. 92헌바38).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은 처벌 또는 제재가 ‘동일한 행위’를 대상으로 행해질 때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그 대상이 동일한 행위인지의 여부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지 여부에 의하여 가려야 한다(헌재 2004. 2. 26. 2001헌바80등).
이 사건 심판청구에 대하여 살피건대,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가 규정한 범죄의 구성요건은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하는 것’인 반면,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한 범죄의 구성요건은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시정조치 명령을 받고도 이에 응하지 아니한 것’이어서, 두 죄는 그 구성요건을 달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하게 되면 공소장에 기재된 과거의 미등록 영업행위가 처벌대상이 되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하면 시정조치 명령을 받은 이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행위가 처벌대상이 된다. 이 사건 심판청구의 예를 보더라도, 청구인이 전자의 범죄사실로 처벌받은 것은 2012. 11.경부터 2016. 1. 24.경까지 미등록 영업행위를 하였다는 것인 데 반하여, 청구인이 후자의 범죄사실로 처벌받은 것은 2016. 6. 29.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을 하라는 취지의 시정조치 명령을 받고, 같은 해 11. 21.경, 같은 해 12. 14.경 그 이행을 독촉하는 공문을 송달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으로서 그 처벌대상이 같지 않다. 따라서 양자는 처벌대상이 되는 기본적 사실관계로서의 행위를 달리한다.
나아가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가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한 위반자의 행위 자체를 위법한 것으로 보아 처벌하는 것인 데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은 위법한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이 방치되는 것을 막고자 행정청이 시정조치를 명하였음에도 위반자가 이에 불응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아 처벌하는 것이므로, 양자는 보호법익과 입법목적에서도 차이가 있다. 또한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형사처벌 시에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시정조치 명령 불응행위까지 함께 평가된다고 할 수 없어 심판대상조항이 처벌하고자 하는 시정조치 명령 불응행위가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 영업행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할 수도 없다.
위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보면,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와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고 두 조항의 보호법익과 입법목적도 다르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13조 제1항의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청 구 인 주식회사 ○○대리인 변호사 박홍조
당 해 사 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정2078 할부거래에관한법률위반
[주 문]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52호로 개정된 것) 제48조 제1항 제4호 중 제39조 제1항 제1호 가운데 ‘제18조 제1항을 위반하는 경우’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변경전 상호: 주식회사 □□)은 국내·국외 여행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2012. 11.경부터 2016. 1. 24.경까지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을 하지 아니한 채 상조회원을 모집하고 선수금을 지급받는 등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하였다는 이유로 2016. 3. 10. 기소되어 2016. 8. 18. 벌금 10,000,000원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고합173), 이에 대한 청구인의 항소 및 상고가 순차 기각되어 2017. 5. 30. 위 벌금형이 확정되었다.
나. 청구인은 2016. 6. 29.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할부거래법’ 이라 한다) 제18조 제1항의 요건을 구비하여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을 하라는 취지의 시정조치 명령을 송달받았으나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할부거래에관한법률위반죄로 벌금 3,000,000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약13677). 이에 청구인은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제1심 계속 중 위와 같은 시정조치 명령 위반행위를 형사처벌 하도록 규정한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4호가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9. 4. 25. 벌금 3,000,000원이 선고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정2078), 같은 날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도 기각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초기977). 이에 청구인이 항소하였으나 2020. 7. 16. 항소가 기각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노1318), 상고하지 않아 위 벌금형이 확정되었다.
다. 청구인은 2019. 5. 28. 위 할부거래법 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1항 제4호 전부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당해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것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등록의무 위반에 대한 시정조치 명령 불응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그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52호로 개정된 것) 제48조 제1항 제4호 중 제39조 제1항 제1호 가운데 ‘제18조 제1항을 위반하는 경우’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52호로 개정된 것)
제48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해당 법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판매 또는 거래한 대금 총액의 3배에 상당하는 금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판매하거나 거래한 대금 총액의 3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 제39조 제1항에 따른 시정조치 명령에 응하지 아니한 자
[관련조항]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52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영업의 등록 등) ①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서류를 갖추어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도지사 또는 특별자치도지사(이하 "시·도지사"라 한다)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1. 상호·주소·전화번호·전자우편주소(영업소 및 대리점을 포함한다)·대표자의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 등을 적은 신청서
2. 자본금이 15억원 이상임을 증명하는 서류
3. 제27조에 따른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등의 체결 증명 서류
4. 그 밖에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총리령으로 정하는 서류
제39조(시정조치) ① 공정거래위원회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이 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에게 그 시정을 위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1. 제18조 제1항·제3항·제4항·제6항, 제19조, 제20조, 제22조, 제22조의2, 제23조부터 제26조까지, 제27조 제1항·제3항부터 제7항까지·제10항, 제32조, 제33조를 위반하는 경우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2010. 3. 17. 법률 제1014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8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해당 법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판매 또는 거래한 대금 총액의 3배에 상당하는 금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판매하거나 거래한 대금 총액의 3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8조 제1항을 위반하여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제40조 제2항에 따라 등록이 취소된 경우를 포함한다)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하는 자
3.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이미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을 하지 않고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하였다’는 사유로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벌금 10,000,000원을 선고받았는데, 그 후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을 하라는 취지의 시정조치 명령에 불응하였다는 이유로 다시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벌금 3,000,000원을 선고받았다. 심판대상조항은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을 강제하기 위한 것으로서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와 목적이 같고, 실질적으로 보면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이라는 동일한 기본적 사실관계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선불식 할부거래업의 등록제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는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도지사 또는 특별자치도지사에게 등록하여야 하는데(할부거래법 제18조 제1항),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 등록하려는 자는 상법상 회사로서 자본금이 15억 원 이상이어야 하고(할부거래법 제19조),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등록할 경우 선수금을 보전하기 위하여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 등을 체결하여야 하는바(할부거래법 제27조 제1항), 이러한 등록요건은 선불식 할부계약의 체결에 따른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고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는 등록을 함에 있어, 상호·주소·전화번호·전자우편주소(영업소 및 대리점을 포함한다)·대표자의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 등을 적은 신청서(할부거래법 제18조 제1항 제1호), 자본금이 15억 원 이상임을 증명하는 서류(같은 항 제2호), 할부거래법 제27조에 따른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 등의 체결 증명 서류(같은 항 제3호), 그 밖에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총리령으로 정하는 서류(같은 항 제4호)를 갖추어야 한다.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위와 같은 서류를 갖추어 선불식 할부거래업의 등록을 한 경우 시·도지사는 지체 없이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증을 교부하여야 한다(할부거래법 제18조 제2항).
다만, 할부거래법을 위반하여 벌금형을 선고받고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이 임원인 회사라던가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이 지배주주인 회사 등 할부거래법 제20조 제1호 내지 제4호에서 규정한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회사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 등록할 수 없다(할부거래법 제20조).
나.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등록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와 심판대상조항의 의의
할부거래법이 2010. 3. 17. 법률 제10141호로 전부개정되면서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었다. 즉, 할부거래법 제18조 제1항에서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등록의무를 규정하였고, 이 조항을 위반하여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였다(제48조 제1항 제1호). 그리고 동시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할부거래법 제18조 제1항을 위반하는 경우 해당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에게 그 시정을 위한 조치를 명할 수 있게 되었고(제39조 제1항 제1호), 이러한 시정조치 명령에 응하지 아니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었다(제48조 제1항 제3호). 그 후 할부거래법이 2015. 7. 24. 법률 제13452호로 개정되어 제48조 제1항의 제3호가 제4호로 위치를 옮기면서 현재의 심판대상조항과 같은 규정이 되었다.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 자체만으로도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게 되지만 위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을 별도로 둔 것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형사처벌을 받은 후에도 미등록 영업행위를 계속할 수 있어 행정청의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요청되었고,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시정조치 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는 시정조치 명령 위반행위에 대하여도 처벌 규정을 둘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 심판대상조항이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헌법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이중처벌금지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한번 판결이 확정되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국가형벌권의 기속원리로 헌법상 선언된 것으로서,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거듭 행사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 특히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1994. 6. 30. 92헌바38).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은 처벌 또는 제재가 ‘동일한 행위’를 대상으로 행해질 때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그 대상이 동일한 행위인지의 여부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지 여부에 의하여 가려야 한다(헌재 2004. 2. 26. 2001헌바80등).
이 사건 심판청구에 대하여 살피건대,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가 규정한 범죄의 구성요건은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하는 것’인 반면,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한 범죄의 구성요건은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시정조치 명령을 받고도 이에 응하지 아니한 것’이어서, 두 죄는 그 구성요건을 달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하게 되면 공소장에 기재된 과거의 미등록 영업행위가 처벌대상이 되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하면 시정조치 명령을 받은 이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행위가 처벌대상이 된다. 이 사건 심판청구의 예를 보더라도, 청구인이 전자의 범죄사실로 처벌받은 것은 2012. 11.경부터 2016. 1. 24.경까지 미등록 영업행위를 하였다는 것인 데 반하여, 청구인이 후자의 범죄사실로 처벌받은 것은 2016. 6. 29.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을 하라는 취지의 시정조치 명령을 받고, 같은 해 11. 21.경, 같은 해 12. 14.경 그 이행을 독촉하는 공문을 송달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으로서 그 처벌대상이 같지 않다. 따라서 양자는 처벌대상이 되는 기본적 사실관계로서의 행위를 달리한다.
나아가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가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을 한 위반자의 행위 자체를 위법한 것으로 보아 처벌하는 것인 데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은 위법한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이 방치되는 것을 막고자 행정청이 시정조치를 명하였음에도 위반자가 이에 불응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아 처벌하는 것이므로, 양자는 보호법익과 입법목적에서도 차이가 있다. 또한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형사처벌 시에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시정조치 명령 불응행위까지 함께 평가된다고 할 수 없어 심판대상조항이 처벌하고자 하는 시정조치 명령 불응행위가 미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 영업행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할 수도 없다.
위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보면, 할부거래법 제4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와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고 두 조항의 보호법익과 입법목적도 다르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13조 제1항의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